2.
아침이 밝았다. 침대에서 눈을 뜬 혜진은 자신의 사지가 멀쩡하고 이제 더 이상 구속구에 속박되어져 있지 않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새 지져분하게 어지럽혀져있던 방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고 침대보와 커버 이불 등도 모두 다 새걸로 교체되어져 있었다. 그리고...상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놔두고 먼저 떠나간 듯 했다. 검고 긴 머리카락을 앞머리에서 쓸어헤치며 혜진은 고개를 숙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어젯밤과 오늘 새벽까지 있었던 그 일이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나 간절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어제의 그 끔찍한 흔적들이 그녀의 몸 곳곳에 증거로 남아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상원의 밸트에 맞아 빨갛게 훙이 생긴 흔적이 선명히 자리잡혀 있었고 양팔과 양다리에는 구속구에 묶여 살이 쓸린 자욱이 생생히 남아 어제의 일이 절대 꿈이 아닌 악몽의 시작을 알리는 전초전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온몸은 뻐근하고 쑤시고 아팠다. 입 천장과 입안 구석의 살들이 찢어졌는 듯 입을 벌릴때마다 쓰라리고 아파왔다. 어디 한군데 몸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안도했다. 안심했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고 그 누가 말했지 않은가. 그 말이 새삼스러 너무나 고맙게 느껴지고 있었다. 거기에 그 끔찍한 악몽을 만든 곽상원이라는 남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으로 여겨졌다. 앞으로도 이런일이 수차례 반복될것이라는 것을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단은..현재 그녀의 마음은 안도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저절로 한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몸이 안도하고 편안해지자..그녀의 감정이 다시금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복받쳐있던 서러운 감정이 서서히 뭉개뭉개 그녀의 심장을 옥죄여오며 답답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어찌하면 좋은가..정말 어찌하면 좋을까..도통 방도가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 상원과 살게 된다면 자신의 몸은 얼마 버티지 못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필시 그렇게 될것이리라. 그는 자신을 그저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어제의 일을 경험하고 잘 알게 되지 않았는가. 그는 어젯밤 자신의 몸을 희롱하면서 기분이 좋았었는지 이런저런 얘기들을 그녀에게 들려주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건물이 여러채 있으며 그 건물에는 하나같이 이 모텔의 주인처럼 충직한 부하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또한 자신을 위해 마련된 방에는 하나같이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있고 그것은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되는 순간 지체없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요원들이 출동할것이라는 것. 또한 자신을 제외하고 수많은 여성들을 상원은 암캐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그녀는 그에게 새로운 장난감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신의 돈과 재력이면 얼마든지 여자를 쥐락펴락 할수 있으며 그것은 너의 목숨과도 직결된다는 소리를 서슴치 않고 했었다. 이 말뜻은 이런 인적이 드문 곳에 자신을 데리고 와서 쥐도새도 모르게 자신을 없앨수 있다는 속뜻이 담긴 그런 이야기였다. 그저 도망가고 싶을 뿐이었다. 이젠 결혼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혼자 멀리 떠나고 싶었다. 온갖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저어 대고 있었다. 자살까지 하고 싶은 충동마저 일 것 같았다. 눈물이 핑돌고 몸이 바르르 떨려왔다. 안돼..이럴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해.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거지같은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되면 그저 안타깝고 눈물만이 하염없이 흐를 뿐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모텔방 침실에 앉아 흐느끼며 눈물을 쏟고 있던 혜진이었다. 그리고 얼마뒤 거울 옆에 놓여져 있는 모텔의 객실 전화기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혜진은 깜짝 놀라곤 그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필시 뭔가 좋지 않은 내용의 전화일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몇 번의 전화벨소리가 울리고 난후 그녀는 수화기에 손을 가져가 수화기를 들고 그녀의 귀에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아....간밤엔 잘주무셨습니까.. 아가씨.”
수화기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어젯밤에 만났던 모텔의 주인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다시금 듣게 되자 그녀는 어제 밤에 있었던 일들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도망가 문이 열렸을 때..그때..기억을 잃기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바로 그자였다. 헤진은 이가 바득 바득 갈리며..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라가고 있었다.
“1시간내로 준비를 마치시고 1층으로 와주십시오.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상원 도련님은 아침 일찍 일이 있으시다면서 먼저 출발하셨습니다. 자아..그럼 슬슬.......1시간내로 끝내지 못하실 경우에는 저희가 올라가서 도와드리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모텔의 주인은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뜻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고도 남는 혜진이였다. 시간내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실력행사를 하겠단 뜻이리라..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발걸음을 힘겹게 향해가고 있었다.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파 물이 닿을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 씻지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몸위로 상원의 오줌이 뿌려지고 입에 자지를 쳐넣고 몸 전체를 채찍질 하지 않았던가.. 온몸의 그 더러운 경험과 기억을 서둘러 씻고 싶었다. 그녀는 구석 구석 온몸에 거품을 내여가며 씻어가고 있었다. 입안도 가글을 했고 항문안까지 세척제를 사용하여 깔끔하게 씻어갔다. 뭔가 한결 개운해진거 같은 느낌도 들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커다란 타올로 온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아낸후에 그녀의 검고 긴 머리카락을 드라이를 이용해 말린후 가방안에서 화장품을 꺼냈다. 나갈 때 나가더라도 스킨과 로션같은 기초화장은 하고 나가고 싶었다. 어젯밤의 그 지독했던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처절하게 울어댔고 그 일로 인해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열되고 심각하게 다크서클이 자리매겨진 얼굴을 그녀는 조금이나마 없애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윽고 화장이 다 끝나고 옷매무새가 다 갖추어진 그녀는 거울에 자신의 몸을 한바퀴 비춰보이고는 모텔방을 나오기 시작했다. 뭐가 어찌 되었든지. 자신은 일단은 곽상원의 약혼자이니까..이 남자들이 자신을 어쩌지는 못할것이리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애써 태연한척 하며 엘리베이터안에 올라타 1층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띵똥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열리자 마자 모텔의 주인이 고개를 숙이며 이죽거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아가씨.”
“......................”
뺨을 후려쳐버리고 싶었다. 저 가증스런 얼굴에 침을 뱉고 신고있던 하이힐로 자근 자근 밟아줘 버리고 窩?맘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녀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주인의 등뒤로 거대한 체격의 장정 둘이 바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상원 도련님이 댁까지 정중히 아가씨를 모시고 가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요. 자아..어서 밖으로 나가 차에 오르시지요.”
여전히 자신에게 기분나쁜 웃음을 내비치는 모텔주인은 팔을 모텔 밖으로 가리키고는 그녀를 밖으로 안내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주인의 뒤에 있던 거구의 사내들이 그녀의 양 쪽 팔을 붙잡고 거의 반강제적으로 그녀를 모텔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별 반항도 하지 않은채 그저 그 사내들이 이끄는 대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모텔 밖의 온도차는 꽤나 급격했다. 그녀는 갑작스런 추위와 한기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모텔 밖 주차장에는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중형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사내중 한명이 차 문을 열고 그녀를 뒷좌석에 태운후 바로 옆에 함께 앉았고 다른 한명은 차 앞의 운전석에 타서 차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혜진이 차에 탄 것을 확인한 모텔의 주인은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듯 그의 휴대폰에 귀를 가까이대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혜진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다. 필시 상원에게 전화하는 것일거라고 그녀는 지래짐작하고 있었다. 이윽고 통화가 끝난 모텔의 주인은 뒷자리의 창문을 열으라는 손짓을 했고 운전석에 앉아있던 덩치의 사내는 곧 그의 말대로 뒷좌석 창문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아가씨 그럼 조심히 살펴가십시오. 언제든 또 놀러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능글능글하게 웃어대며 자신에게 말하는 저 남자의 모습에 혜진은 도저히 참을수 없었던 것인지 그녀의 입에서는 저절로 저 치를 향해 침을 뱉어버리고 말았다.모텔주인은 혜진의 갑작스런 침세례에 조금 당황을 한 듯 했지만 이내 자신의 뺨부분에 묻어있는 그녀의 침을 스윽 손으로 닦아낸후 되려 그 침들을 쪽쪽 소리를 내가며 빨아재끼기 시작했다.
“흐흐..돌아가시면서 제게 주시는 선물입니까? 아가씨같이 아름다운 미인이 뱉는 침이라면 얼마든지 받을수 있읍지요. 흐흐흐”
그렇게 말한 주인은 싱긋 미소를 내비치고서는 다시금 창문을 닫으라는 제스쳐를 보였고 앞자리 운전석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인후 창문을 닫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징그럽기까지 한 사내였다. 어쩌면 저리도 뻔뻔하기 이를데가 없단 말인가. 저 사내가 자신을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어젯밤 그녀는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지금은 그저 후회와 괴로움만이 그녀의 가슴에 자리잡아 그녀를 괴롭히고 있을 뿐이었다. 차가 앞으로 달려나가자 그녀는 그저 눈을 감고 현재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앞으로의 일들을 곱씹어 보고 있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게 차를 타고 가던 혜진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모습을 보이자 반가움과 안도감이 절로 들어오고 있었다. 덩치들은 그녀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은채 조용히 그녀의 집 앞까지 그녀를 데려가고 있었다. 이윽고 집앞까지 도착을 하게 되자 뒷좌석에 혜진과 함께 타고 있던 덩치가 먼저 자리에서 내려 그녀가 앉아있는 곳의 차 문을 열어주고서는 내리라는 손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 덩치들이 하라는 대로 따를 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뒷자석에 함께 탔었던 사내는 속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어 그녀에게 내비쳐보였다.
“상원도련님이 맛있는거나 드시라면서 주시고 가셨습니다.”
라며 나직한 목소리로 사내는 혜진에게 말했다. 헤진은 어이가 없었다. 병주고 약준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기가 차서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헤진의 손바닥을 사내는 강제로 펴보인후 가지고 있던 봉투를 쥐어준후 잽싸게 차에 올라 떠나가기 시작했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 남자의 속내가 훤히 보이고 있었다. 찢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사람은 다 그런 것이다. 봉투에 가려져 있다면 뭐든 그 속이 궁금한 법 아니겠는가..그녀는 분을 삭이고는 이내 봉투안을 슬쩍 옅보기 시작했다..얼핏봐도..0이라는 숫자가 제법 많이 붙은 수표가 한 장 보였다..일십백천...혜진은 그 수표의 0이 몇 개 붙어있는지 봉투안에서 그 수표를 꺼내어 세어보고는 그것이 천만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토록 쉽게 이런 돈을 용돈 쓰듯이 쥐어주는 그에게 혜진은 왜 그 남자에게 그토록 많은 여자들이 벌래처럼 꼬여대는지 알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도 그 많은 벌래중에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그녀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고 불쌍하고 애절하게 느껴져 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힘없이 집앞의 대문을 열어재끼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간 집은 어제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집안에는 웬일인지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거실에 마주보고 앉아서 차를 마시며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는듯했다. 혜진의 아버지는 그녀가 집에 들어오자 몸을 쭈볏거리면서 쇼파에서 일어나 혜진을 쳐다보며 씁슬한 미소를 지어내면서 말했다.
"왔니..아가.."
자신의 손을 잡으려 다가오는 아버지의 손길을 그녀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이 매몰차게 내치면서 눈을 부라리며 그의 아버지를 매섭게 쏘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이토록 매섭게 돌변한 혜진의 모습을 보게된 그녀의 아버지는 울적하고 애처로운 표정을 딸에게 내비치며 그녀의 손등을 강제적으로 움켜쥐고선 다시금 말을 이었다.
"미안하게 됐다. 그치만 이게 다..너와 우리 모두를 위한거라고 좀 생각해다오.."
자신에게 하소연하듯이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혜진은 증오와 분노가 가득 섞인 표정을 보이며 "이 손 놔요!"라고 거칠게 외치고는 자신의 손을 잡은 아버지의 손을 강하게 내치며 붙잡은 손을 떨어뜨렸다.자신에게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그녀의 모습에 아버지는 어쩔주를 몰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어머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혜진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너 지금 이게 무슨 아버지한테 이게 무슨 태도야!어서 빨리 아버지한테 사과드리지 못해?!"
혜진은 기가 찬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고는잡아먹을듯한 눈초리로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노려보더니 절규하듯이 자신의 목소리를 집이 떠나갈정도로 크게 외쳐대며 소리쳤다.
"태도? 지금 태도라고 했어요? 지금 두분이 저한테 태도를 논하실수 있으세요? 사과라구요?사과는 오히려 제가 받아야 마땅하다구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혜진은 숨소리를 거칠게 식식 거리더니 갑자기 입고 있던 옷을 훌렁 훌렁 벗어대기 시작했다. 딸의 갑작스런 이 행위에 그녀의 부모는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누가 말릴겨를도 없이 혜진은 입고 있던 옷들을 팬티 하나 없이 전부 벗어버리곤 그녀의 알몸을 두사람에게 보란듯이 내비쳐 보이면서 소리쳤다.
"똑똑히 봐요! 내가 어젯밤 그 곽상원이란 남자에게 어떤꼴을 당했는지 똑똑히 보란 말예요!"
그렇게 말한 혜진은 자신을 두 팔을 양쪽으로 펼치고선 그녀의 알몸뚱이를 자신의 부모에게 보란듯이 내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어제밤에 있었던 악몽같은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녀의 온 몸에는 상원의 가죽 밸트에 맞아 붉게 물들고 흉터가 일어난 상처의 흔적들이 수도없이 그녀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혜진의 몸을 보게 된 그녀의 어머니는 벌어진 입을 손으로 가리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저 할말을 잃고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침통한 표정으로 그녀의 벗은 모습을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보여요? 이 유린됨 몸뚱아리가 보이시냐구요? 그 더러운 자식한테 첫경험을 빼앗긴 내 심정은 어떻겠어요? 도저히 난 엄마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할수도 없어요!"
어제 있었던 악몽의 시간이 새삼 다시금 떠올랐는지 그녀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서럽고 안타까운 심정에 가슴이 매여오는 심정이 한없이 느껴지는 것이 그 원통함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기에 그녀는 그 모든 서러움과 울분을 그녀의 부모에게 모두 디 토해내려는듯 미칠듯이 자신의 부모에게 소리치고 외치며 절규하고 울어댔다. 딸의 미칠듯이 발악하고 소리를 외쳐대는 그 모습을 보고도 그녀의 부모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얼마나 서럽게 울어댔던지 그녀의 목에서는 헛구역질과 기침까지 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한참을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어대던 그녀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채 가라앉히지도 않은채 바닥에 벗어 내던짐 옷들을 주섬주섬 챙긴후 자신의 방으로 빠르게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몇시간이 지났을까. 딸의 방을 몇번이고 노크를 했던 그녀의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내 큰 한숨을 내쉬고는 발길을 돌려 거실의 쇼파에 털썩 앉은후 골머리가 아픈지 이마를 손으로 짚은후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채 깊은 시름에 잠긴 표정을 보이며 딸이 거실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딸과 사이가 벌어지게 될줄은 몰랐다....아니 몰랐다는건 말이 안되겠지.그 곽상원이라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지 않았던가..그런 사내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했다는것 자체가 이미 부모로서의 지위에서 떨어져 나간것이라 그녀는 생각되고 있었다. 자신이 그렇게 과하게 학원에 돈을 쏟아붓지만 않았어도...좀 더 학원 강사들의 이력을 꼼꼼이만 살펴 보았어도 일이 이렇게까진 틀어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막심한 심정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얼마 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혜진의 엄마는 딸이 방에서 나온것인가 하는 맘에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린곳으로 얼굴을 돌렸지만 이내 실망의 얼굴빛을 띄며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문밖으로 나온 사람은 서재에 들어가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그녀의 남편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침통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의 아내가 앉아 있는 쇼파 반대편에 앉은후 뭔가 굳은 결심을 한듯 아내를 쳐다보며 묵묵하고 조용하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결혼 취소 합시다.여보."
남편의 말에 그의 아내는 화들짝 놀라며 턱을 괴고 있던 손을 풀어버리고서는 눈앞에 있는 그의 남편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허겁지겁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여...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제와서 결혼을 못한다고 하면 우린 어떡하고요. 곽은행장이 우릴 도와주고 있어서 지금껏 우리가 길바닥에 내버려지지 않은 거라는걸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안돼요..난.."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남편에게 애원하듯 말을 내뱉는 혜진의 어머니의 표정은 거의 울듯한 얼굴이었다.그녀의 얼굴빛은 남편이 내뱉은 말을 들음과 동시에 점점 파랗게 질려져 가고 있었다.
"그럼 당신은 우리 살자고 딸의 앞날을 망치고 싶은거야? 당신도 봤잖아. 혜진이의 그 알몸뚱이를 말야. 그 수많은 상처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그 상처가 단지 하룻밤만에 생긴 거라고. 응? 저 꼴을 보고도 어느 자식 가진 부모가 가만히 있을수가 있겠어."
남편의 말을 들은 아내는 뭐라 반박할수도 없었다. 어떻게 키운 자식이던가..늦게나마 어렵게 얻은 딸이었다.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입혀주고 먹여주고 하지 않았던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올곧게 행동하는 착하고 성실한 혜진이 자신의 제일 자랑거리 였다는것을 그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억장이 무너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이 그저 딸에게 죄스럽고 미안할 뿐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결심을 굳힌 듯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들고서는 아내에게 말했다.
"전화해서 파혼시키자구. 긴말할거 없어. 혜진이 앞날을 생각하자구.자...당신도 내 결심에 동참해줘. 당신도 똑똑히 들으라구."
그렇게 말한 그는 휴대폰을 쇼파 가운데 놓인 탁자 위에 올려놓은후 온후크를 누른후 통화 소리가 들리게 한 후 곽은행장의 휴대폰 단축번호를 눌렀다.
뚜르르르...뚜르르르..
통화벨소리가 휴대폰 안에서 울려퍼져갔고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벨소리가 멈춘후 "여보세요"라는 중년의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은행장님. 혜진이 아비됩니다."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에게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 아버님 이거 참 요새 바빠서 제가 좀처럼 안부인사 한번 못했군여 이거 참..하하.."
"네에...괜찮습니다...그보다..오늘 제가 좀 드릴 말씀이..."
힘겹게 말을 이어가던 혜진의 아버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곽은행장의 힘찬 목소리가 휴대폰에 먼저 울려퍼지며 그의 말을 먼저 끊기 시작했다.
"아. 혜진이 아버님 그러고보니 기쁜 소식을 전해드린다는걸 깜박했네요. 그 학원 문제 있지 않습니까."
학원 이야기가 나오자 남편 옆에서 잠자코 듣고만 있었던 혜진의 어머니는 금새 귀를 쫑긋 세우고는 남편의 휴대폰에 얼굴을 바짝 가져다대고 있었다.
"그 경쟁관계 학원 말입니다.거기다 세금을 장난아니게 탈세한게 들통나서요.내일부터 세무조사 바로 들어가게 조치를 잘 취해놨습니다. 그리고 혜진네 어머님이 학원 운영하시면서 세무에 대해서 잘 모르셨는지 세금을 너무 많이 내셨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내신 세금 대략 10억원 정도는 다시 돌려받을수 있도록 조치를 다 취해놨습니다."
곽은행장의 통화소리를 들은 혜진의 어머니는 반색하면서 휴대폰을 향해 연신 고개를 굽신거려가며 말했다.
"아이고 은행장님 이리 신경을 써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아..사부인두 옆에 계셨군요. 하하 좋은 소식을 바로 알려줄수 있게 되어 저도 기쁘군요."
휴대폰에서는 너털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고 혜진의 어머니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었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안색은 여전히 굳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곽은행장에게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건낸후 혜진의 결혼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화제를 돌리려 하고 있었다.
"은행장님..참으로 고맙습니다...신경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만..좀 다른 문제를 이야기 해야 할듯 해서요.."
"다른 문제요? 아아...내 정신좀 봐. 내가 이렇다니깐요. 하하하."
또다시 너털 웃음을 터뜨린 곽은행장은 혜진의 아버지에게 싱글거리는 목소리로 다시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버님도 이제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대학 병원 원장 자리는 잘 해결 되었으니까요. 병원 재정이 걸린다고 하셨잖습니까. 그거 다른 지역에서 병원을 합병하는 식으로 얘기가 잘 돼서요. 조만간에 그 병원은 다른 지역 대학병원하고 합치게 될것같습니다. 뭐 합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일이고 중요한건 혜진네 아버님 자리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지요. 합병한다고 해도 원장이 바뀌고 하는 것은 없을 테니 안심하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부탁하신 그 병원에서 은닉되어진 그런것들은 제 밑에 회계 변호 하는 사람들한테 다 일러두었으니 염려 푹 놓으시고요. 세금 관련해서도 잘 해결되어서 국가에 더 내신 세금 한.10억정도는 다 돌려받을수 있도록 모두 조치를 취해두었습니다.”
“,,,,,,,,,,,,,,,,,,,,,”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의 말을 전부 다 듣고나서는 혜진의 파혼에 관련된 얘기가 차마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고 있었다. 돌려받은 10억이란 소리는 말이야 자기가 더 국가에 낸 세금이라고는 하지만 절대로 그런 돈이 아니란 것을 그도 자신의 아내도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은 다 혜진을 상원에게 보내는 결혼지참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으..은행장님...”
혜진의 아버지는 자신이 절절매던 사항들을 이리 손쉽게 해결해는 그의 재력앞에 그저 할말을 잃은채 쉽게 파혼의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누군들 그 말이 쉽게 나오겠는가. 지금 파혼 얘기를 꺼냈다가는 그날로 자신들에게 베풀어주었던것들이 모조리 다 없어져버리는 것이라는 것은 뻔하지 않는가.
“흐흐흐..혜진이 아버님..아들녀석에게 대충 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우리 아들녀석이 좀 방탕한 끼가 없지 않아 있지만 결혼하고 나면 좀 달라질겁니다. 제가 잘 타일를테니까 우리 새아기 신경 많이 좀 써주시고 아무쪼록 혼사가 잘 이뤄지게 해주십시오. 그럼 일이 바빠서 먼저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곽은행장은 능청스런 말투로 혜진의 아버지에게 말하고 나서는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어버렸다.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이 자신에게 했던 마지막 멘트가 너무나 맘에 걸렸다. 상원에게 얘기를 들었다. 그 뜻은 혜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런식으로 갑자기 자신들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만 들고 있었다. 하지만...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 칼날처럼 날이 잔뜩 선 위험한 실타레의 끈을 잡지 않고서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현재 자신들의 능력으로서는 빚을 갚을 능력은 고사하고 지금 당장에라도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더 이상 파혼에 관한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몸은 힘들어도 남들 밑에서 개미처럼 일만 하다 사는 그런 생활을 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비록 남편될 사람이 그런 변태라고 해도 일개 은행장의 자식이 아니던가..사치를 부리면 부렸지.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살아갈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여보.......우리...다시 생각해요..네..? 아무래도..곽은행장의 심기를 함부로 건드렸다가는..혜진도 우리도 위험에 처할지도 모를 것 같아요..”
조심스레 남편에게 의견을 구하는 아내의 말에도 귀가 기울어져가는 그였다. 그래..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다..이미 배는 저 멀리 바닷가까지 떠나갔고 안전하게 항구까지 도착할려면 한참을 더 나아가야 한다.. 그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눈을 지긋이 감고서는 통화를 했던 자신의 휴대폰의 뚜껑을 덮고..자신의 바지 주머니로 다시금 집어넣은채 자신의 개인 서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에 박혀 그저 침대에 누워있던 혜진은 너무나 피곤했던 것인지 그만 옷도 갈아입지 못한채 잠에 골아떨어지고 말았다. 대체 얼마나 잤던 것일까..눈을 떠보니 그녀의 어두컴컴했다. 방안도 조금은 쌀쌀한 것이 난방이 잘 되지도 않은 듯 했다. 방안의 전등을 키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대에 놓인 거울을 보고서는 머리가 잔뜩 떡져있고 화장이 덕지덕지 지워져있는 자신의 꼴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이지 너무나도 처량해보이고 애처로워보이기까지 했다. 거기다 아침에 돌아와 그렇게 난리법석을 피우고 바로 방에 들어와 누워 버린후 여태까지 잔 터일까..그녀의 위장은 아까부터 꼬르륵 소리를 내며 밥을 달라 아우성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방문을 열어 젖히고는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거실에는 늦은 밤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조용히 그녀는 발을 종종걸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살며시 열고서는 냉장고안에 있는 식빵과 햄등을 꺼내 식탁에 내어놓고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들고서는 그릇들이 놓여있던 곳에서 물컵을 꺼내어 그 안에 물을 부어넣기 시작했다. 부엌의 전등을 키지 않은 탓에 주변이 어두웠었던 그녀는 물컵에 물을 따라 마시려다가 그만 실수로 컵을 놓쳐버리고 말았고 곧 그 컵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큰소리를 내며 깨지고 말았다. 그녀는 눈시울을 찡그리며 어쩔수 없다는 듯 부엌의 전등을 주섬주섬 찾아 스위치를 눌렀다.헌데 이상했다..분명 이런 큰 소리가 났다면 어머니나 아버지가 방에서 나와 부엌을 살피는 것이 정상일텐데..아무도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뭔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바닥에 떨어져 깨진 유리컵을 전부 쓸어담에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물컵과 부엌에서 햄과 소스를 발라 만든 샌드위치를 꺼내들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조심히 거실의 전등을 키고서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집안에 혼자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조용하고 조심히 부모님의 침실문을 살짝 열어재꼈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의 방 안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혜진의 부모님은 곽은행장의 늦은 저녁 식사초대를 받고서는 집을 떠났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휴대폰에 문자로 그 내용들을 남겨두었지만...) 늦은 밤..그녀는 혼자서 이 집에 남겨져 있다는 사실에 뭔가가 묘하고 이상 야릇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신세가 안타깝기도 했다. 남들은 결혼할 남자가 있다면 두근거리며 애뜻한 사랑얘기를 밤새 나누며 지내기도 할테고 여행도 다니면서 단둘만의 시간을 갖고 그럴텐데..자신의 꼴은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한심스럽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고도..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렇게 원망하고 미워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이 집에 머물면서 배가 고파 차가운 물한잔과 빵쪼가리를 입속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 이 꼬라지가 정말 너무나 애처롭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정말이지 이건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녀였다. 맛있어서 먹기보단 정말 배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입속으로 남은 빵을 밀어넣은 그녀는 물컵에 남아있는 물들을 모두 다 입속에 들이붇고 입안에 남은 빵들을 물과 함께 삼킨 후에 곧장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아 생리현상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했다.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변기에 앉은 그녀는 문득 자신의 팬티에 묻은 뻘건 선혈 자국을 쳐다보고는 놀란 눈을 부라리곤 후다닥 바지와 팬티를 전부 벗어재끼고는 그 팬티를 두손으로 꼭 쥐고 그 빨갛게 묻어있는 얼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마법에 걸리는 것은 아직 예정이 한참 남아있었고..그렇다면 이 자국은...자신의 처녀막이 뚫려서 나온 것이란 생각이 그녀의 뇌리를 스쳐갔다. 울컥한 기분이 가슴속에서 목구멍위까지 치솟아 올라오고 있었다. 서러웠다. 그 남자가 자신에게 저질렀던 어젯밤의 일들이 새삼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끔찍했던 순간과 함께 그의 자지에 찔려 애원하며 허우적되던 자신의 모습도 다시금 떠올라오고 있었다.그녀의 눈에서는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사타구니에서 느껴져 오고 있는 쓰라린 상처의 흔적들이 묘한 쾌감으로 자신의 몸을 젼율케 하고 있는 것이 이해할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눈을 찡그리고서는 어제의 그 기억들을 전부 잊으려는 듯이 거세게 머리를 좌우로 정신없이 흔들어대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생한 기억들은 그녀의 머리에 더욱더 각인되어 생생하게 계속 그녀의 머릿속에 기억되어져 가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뭔가에 홀린 듯이 자신의 팬티안의 얼룩을 몽롱하게 쳐다보고 있었고 그녀는 길게 혀를 빼내어 그 얼룩에 자신의 혀를 슬쩍 갖다대고서는 그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역한 피의 향취가 그녀의 코를 실룩이게 만들었지만 그녀는 그런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녀의 혀는 점점 그 피묻은 얼룩을 핥아가고 있었고 점점 그 행위는 핥는것에서 빠는 것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것일까..자신의 몸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분명한 듯 했다. 그토록 아프고 힘들었었건만 자신의 첫경험이 그런 변태적인 행위로 남게 되었는데도 그녀의 몸에는 수많은 채찍질에 의해 붉은 상처들이 생겨나 버렸는데도 그녀는 웬지모를 흥분과 쾌감에 몸을 떨면서 변기에 앉아 오줌을 싸대면서 그 보지에서 느껴져오는 쓰리고 아픈 그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프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그녀는 이윽고 그녀의 오줌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몸안에 나오는 물줄기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자 변기의 물을 내리고는 입고있던 옷들을 전부 벗고서는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고 욕조에 그 물을 받기 시작했다. 이윽고 어느정도 욕조에 더운 물이 받아지자 그녀는 물의 온도가 적당한지 손으로 물의 온도를 가늠해 본후 발부터 욕조안으로 담그며 몸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뜨거운 물의 온기가 그녀의 몸안에 퍼져가는 것이 느껴져왔고 몸 곳곳에 생긴 상처의 아픔이 더욱더 시큰거리며 욱신거리면서 그녀의 몸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이 욱신거리는 느낌을 어제는 얼마나 많이 받아왔고 참아왔던가. 그녀는 당장에라도 욕조에서 몸을 빼내어 나가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뚱아리를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만들고픈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그대로 욕조에 주저앉아 화끈거리는 몸을 계속 부여잡고 뜨거운물에 몸을 담그고 있어갔다. 이윽고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뜨거움이 점점 누그러들면서 편안한 물의 느낌이 그녀에게 전달되어져 오고 있었다. 눈이 저절로 감겨왔다. 피곤한 기운이 조금씩이나마 풀리는 것 같았다.조금씩 몸의 피곤이 풀려오자..몸의 욱신거리는 느낌이 썩 싫지많은 않게 느껴져 오고 있었다. 이 후끈거리고 쓰라리는 이 느낌이 썩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되는 그녀였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게 되었던 것인지 그녀 조차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지만..어찌됐든지간에 지금 그녀는 이 기분을 최대한 만끽하고 느끼고 있었다.몸의 후끈거리는 통증과 사타구니에서 느껴지는 쓰라리면서도 찌릿거리는 이 느낌이..그녀의 입에서 저절로 탄식과 신음소리를 내뱉게 만들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토록 상원의 모습이 싫고 미웠는데 오늘은 왠지 자신을 묶고 밸트로 때리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기도 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정말 사람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었다.
샤워를 끝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흥분된 몸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바로 침대로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서는 자신의 손으로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녀는 검지손가락을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가 잔뜩 침을 발라 묻히고서는 그녀의 유방 윗부분에 생겨져 있는 붉게 물든 상처부위를 침이 묻힌 손가락을 가져가 스윽 비벼대기 시작했다. 오싹하면서도 따가운 느낌이 그녀의 전신에 퍼져오고 있었다. 몸이 저절로 부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나쁘지 않아...그래 나쁘지 않았다.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 느낌이 썩 맘에 들은 그녀였다. 이번에는 배에 생긴 상처를 손바닥으로 ?어보았다. 역시나 짜릿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오래간단 옛말이 새삼 떠오르는 그녀였다. 어떻게 이런 느낌을 이제야 깨닫게 된것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녀였다. 그녀의 두손이 자꾸만 자신의 신체를 더듬고 있었다. 뜨겁고 후끈한 느낌이 그녀의 몸 안 구석구석까지 색다른 쾌감을 그녀에게 전하고 있었다. 몸 전체에 붉게 물든 상터 자국을 손으로 ?을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거친 탄성과 신음이 흘러나왔고 그녀의 손길은 더욱더 온몸을 ?어대기 시작했고 그 손길은 좀더 자극이 강한 부위를 더듬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혜진의 얼굴은 점점 빨갛게 달아올라가고 있었고 그녀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후 자신의 바지 안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그녀의 깊은 골짜기 안쪽을 집중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연거푸 그녀의 입에서는 달콤하면서도 짙은 관능의 음성이 그녀의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고.바지안으로 들어간 그녀의 손은 좀더 거세게 그녀의 보지 둔덕을 쓰다듬어 가고 있었고 그때마다 느껴져 오는 짜릿한 쾌감에 그녀의 벌어진 입은 다물줄 모르고 있었다. 단 한번 경험한 것인데 단 하루만에 이런식으로 자신이 변하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자신의 음부를 쓰다듬을때마다 느껴져 오는 전률적인 쾌감은 어제 있었던 고통의 순간을 모두 잊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녀는 바지 안에 집어넣은 손가락의 중지부위를 자신의 갈라진 부위에 얹은 후 위아래로 슬금슬금 문지르기 시작했고 그 갈라진 틈새사이로 젖은 애액이 그녀의 중지를 촉촉히 적셔대고 있었다. 악몽같은 첫경험이 끝나고 그 경험이 자신의 신체에 뭔가 변화를 준것이 분명했다. 혜진은 뜨겁고 달디 단 한숨을 연이어 자신의 방안이 가득차게 내뱉어가면서 유방의 젖꼭지를 남은 한손으로 잡고 비틀면서 바지 안으로 넣은 손을 거칠고 강하게 계속 움직여댔다. 그녀의 중지 손가락은 어느덧 그녀의 질 안쪽까지 깊게 들어가 쑤셔대기 시작하였으며 어젯밤의 상원과 있었던 그 상흔들의 여운이 남아 쓰리고 따가운 느낌이 안쪽에서 느껴져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픔보다는 쾌락의 여운이 더 강하게 느껴져 오고 있었기에 혜진의 질 안에 들어간 중지의 움직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숨이 가빠져 온다. 자신의 중심 안으로 들어간 손가락이 자꾸만 더욱 더 깊게 안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항문과 보지에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손가락을 꽉 꽉 조여대고 있었다. 혜진은 가슴을 만지고 있던 손 역시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는 엄지와 검지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만지작 거리고 돌려대며 그녀의 음핵을 살살살 굴려가며 만져가기 시작했다. 만져도 만져도 뭔가가 부족했다. 그녀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미칠듯이 자신의 음부를 만지고 삽입하며 ?어댔다. 그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는 엉덩이 뒤로 자신의 왼팔을 이동시키고는 잔뜩 더운 습기를 가득 먹어 축축해진 그녀의 항문안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깊게 끼워대기 시작했다. 길고 매끈한 손톱이 그녀의 항문 직장을 긁는 느낌이 그녀의 몸안에 짜릿짜릿한 쾌감을 일어나게 했으며 어제 밤에 상원의 그 굵은 손가락이 자신의 항문을 유린했던 그 경험이 새삼스래 떠오르는 듯 했다. 마치 자신의 손가락을 잡아먹을듯한 기새로 꽉꽉 조여오는 그녀의 보지의 수축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렇다할 성적인 경험이 없었던 그녀로서는 이런 쾌감에 눈뜨게 되자 너무나 깊숙하게 그리고 너무나 쉽게 그것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혜진은 숨을 헐떡이며 손의 움직임을 잠시 멈춘후 침대 밑에 숨겨져 있던 작은 꾸러미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꾸러미 상자 안에는 그녀가 작년에 호기심에 인터넷 성인몰에서 구입했던 자위기구가 들어 있었다. 작년에 학교가 방학을 시작했을무렵 시험을 마치고 며칠간 이렇다할 약속도 계획도 잡혀있지 않았었던 그녀는 인터넷으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우연찮게 성인 쇼핑몰이 그녀의 눈에 띄어 호기심과 궁금함에 모터가 달린 남성의 성기모형을 띄고 있는 자위기구를 주문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당시 그것을 구입하여 물건을 받았을때 그녀는 생각보다 굵고 거대한 남성의 자지 모형의 기구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자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의 감정이 더욱 컸었기에 그녀는 그것을 사두기만 하고 단 한번도 사용을 하지 않았었다. 자위에 열중하고 있던 그녀는 그때 사두었던 그 자위기구가 떠올라 그것을 꺼내어 드디어 오늘 사용을 해보기로 맘을 먹은듯했다. 이미 남자의 물건을 한번 겪어본 터르 그런지 그녀는 그 남성의 성기모양을 한 기구가 더이상 두렵지많은 않았다. 여전히 그 두께와 길이는 약간의 겁이 나기는 했지만 지금 그녀의 감정은 두려움보다는 두근대며 심장이 콩닥거리는 호기심과 쾌락을 갈구하는 감정이 더욱 두 절실히 앞서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래 그 기구를 두 손으로 가볍게 쥔후 자위에 몰두하여 잔뜩 애액이 흘러내려온 그녀의 갈라진 보지 안으로 천천히 집어넣기 시직했다. 두껍고 꽉 차는 느낌이 그녀의 보지 안에 곧장 느껴져 왔다.
"허허헉....으음..."
시애닳는 탄성소리가 저절로 그녀의 입 안에서 토해져 나왔다. 이윽고 그 자위기구의 거의 끝부분까지 자신의 내부에 집어넣은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골라 내쉰후 따로 연결되어 있는 전선의 끝부분에 장착되어져 있는 자위기구의 전원의 스위치를 온으로 올렸다.
위이이이이잉...
약한 진동의 떨림과 함께 모터가 돌아가는 기계 소리가 혜진의 방안에 울려퍼져갔다. 그녀의 국부 안에서 휘몰아치는 격렬한 감각에 혜진은 큰소리로 소리가 날뻔한 것을 간신히 입을 막고 참으며 그 자위기구의 쾌감을 몸서리치도록 만끽해가고 있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자위기구의 움직임은 떨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기구는 제법 비싼 것이었는지 여러가지 움직임이 포함되어져 있던 것이었다. 몇분이 지나자 자위기구는 단순히 진동만 하는 것이 아닌 8자로 회전을 해대며 혜진의 질 안을 계속 휘저어가고 있었다. 생던 처음 느껴보는 쾌감이 그녀의 하복부 밑에서부터 그녀의 머리끝까지 전율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과연 이것이 어제 처음으로 처녀를 잃어버린 여성이 느낄수 있는 쾌감이란 말인가. 그 악몽같고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난 자신이 이런 음란스런 짓을 행하고 느끼며 갈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혜진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녀의 콧속으로 비릿하고 지린 향기가 스며들어왔다. 그녀의 몸 속에서 만들어져 나온 그녀의 음란스런 액기스가 페로몬처럼 방안에 퍼져 진동하고 있는듯했다. 목이 타들어가듯이 뜨겁고 입안에서는 달디 단 침이 계속 흘러 새어나와갔다. 온통 그녀의 머릿속은 음란스런 애욕과 정욕으로 가득차 있었다. 상처로 생긴 몸의 따가움과 쓰라림은 이미 그녀에게는 그저 쾌락의 느낌을 더욱 더 전달해주는 도구로 변해버린지 오래였다. 자위에 몰두하고 있으려니 그녀의 몸에서는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진한 땀이 점점 몸에서 흘러내러오고 있었으며 그 땀들은 그녀의 몸 구석 구석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고 그녀의 침대 시트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그녀의 몸에 잔뜩 붉게 물든 상처들이 덧날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그런것따위는 이제 개념치 않는 듯이 연신 땀을 비오듯이 쏟아내면서 자신의 보지안에 자위기구에 잔뜩 끼워넣고 몸을 들썩이는데 몰두해가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 안에서는 희멀건 애액들이 점점 거품을 일으키며 자위기구 옆으로 스멀스멀 밖으로 새여 나오고 있었으며 그녀는 자위기구와 더불어서 그녀의 손가락을 엉덩이 뒤로 돌려 그녀의 탐스런 엉덩이 굴곡 안쪽으로 손가락을 쑤셔 밀어넣고서는 하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방안 전체 구석구석 그녀의 신음소리와 애액이 질퍽거리는 소리 자위기구의 진동소리가 울려퍼져대고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신음하고 탄식하면서 깊은 오르가즘을 몇 번이나 느껴가며 자위에 계속 몰두해가고 있었다.
샤워기의 물 온도를 적당히 맞춘 그녀는 바디로션을 골고루 몸에 바른 후 샤워기의 물을 틀고 몸을 씻어가기 시작했다. 몸은 따갑고 쓰리지만 실로 개운하지 않을수 없었다. 왠지 홀가분해진 기분마저 들고 있었다. 그래...어차피 벌어진 일...지난 일은 잊고 다시금 앞을 내다보며 살아야지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겨난 혜진이였다. 그녀는 샤워를 끝마치고 욕실에서 나와 타올로 몸을 골고루 닦아낸후에 젖어있는 머리카락을 말리지는 않은채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는 냉장고를 열고 음료수를 한병 꺼내든후 컵에 따라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고 있었다. 음료를 다 마시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한 그녀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만 상원이란 남자에게서 자신이 안전하게 지낼수 있을까. 이런식으로 매번 당하며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결혼을 파혼한다고 한다면 엄마와 아빠는 그리고 자신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이런 문제 저런 문제 여러 가지를 곰곰이 따지고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정말 이렇다할 명쾌한 답안이 그녀의 머릿속에 나오지는 않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앞날은 오직 그 남자에게 달려있다는 것만이 그녀가 내논 유일한 해답이었다. 그에게서 행복을 느낄수 있게 된다면 그 고통도 그가 가하는 수치심도 받아들일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럽고 괴롭지 않을것이라고 혜진은 생각하게 되었다. 몸을 씻고 자신의 방에 들어온 혜진은 다시금 침대에 누울려고 했지만..자신의 애액에 축축해진 침대보에 다시 눕는다는 것이 너무 찝찝했기에 그녀는 자신의 이불과 베게등을 들고 거실로 나가 자려고 맘을 먹었다. 이제 시간도 너무 늦었고 이 늦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앉아서 티비를 본다든지 잠을 잔다는지 하는게 전부 일것이리라고 생각한 그녀는 침대위의 이불을 팔에 둘러매고 그녀의 방 문을 열어재쳤다. 그 순간 화장대 위에 올려두었던 그녀의 휴대폰이 울려대고 있었다. 혜진은 이 늦은 시간에 누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엄마나 아빠겠거니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늦은 시간까지 안들어오니 딸이 걱정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에게 전화한것이리라..그리 생각한 혜진이였다.. 솔직히 아침에 엄마 아빠 한테 자신이 했던 행동은 좀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부모님이 오시면 솔직하게 사과 드리고 앞으로의 일들을 서로 상의하면서 의견을 조율하자는 생각을 하게된 혜진이였다. 그녀는 둘러맸던 이불을 다시금 침대위에 올려두곤 화장대에 놓은 휴대폰에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그녀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래지며 입을 쩍 벌리고는 입을 다물지 못한채 놀라워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은 다름아닌 곽상원 자신의 약혼자였다. 헤진은 이 남자가 정말 미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말았다. 자신이게 어젯밤 그런 몹쓸 짓을 해놓고도 뻔뻔하게 다시금 이렇게 먼저 연락을 하다니..이 남자는 정말 구제 불능 아니면 진짜 자기 잘난맛에 사는 나르시스트 아니면 진짜 남을 괴롭히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새디스트 라고 혜진은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이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에게 행동한 그 짓거리를 반성한다는 뜻에서 전화를 건 걸수도 있지 않을까..하지만 그 반대일수도 있다. 그저 자신을 여전히 노리개로 생각하고 늦은 밤에 전화를 걸어 본 것인지도 모르지 않는가..하지만 이 남자에게 밉보였다는건 어떤식으로 보복을 당할지 그것도 역시 두려웠다. 그녀는 잠시후 어쩔수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들고 약간의 심호흡을 한후에 상원과의 통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약간은 떨리는 음성으로 혜진은 휴대폰에 자신의 음성을 상원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하..........잘봤어..니 오나니 아주 좋아 죽으려고 하네 그래.”
“...............!!!!”
비꼬는 듯한 상원의 말투..하지만 그 말투보다 그 내용에 혜진은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오..오나니..? 무슨 말이에요 당신..지금..”
“흥..흐흐..거즘 두시간 가까이 보지를 쑤셔대논꼴을 계속 내게 보여줘놓고서는 왜 딴소리를 하는거야? 너..”
혜진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자신이 오늘 자신의 방에서 혼자서 자위를 한 것을 그가 어떻게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녀는 너무나 놀라 차마 반문조차 하지 못하고는 휴대폰을 그저 귀에만 붙이고 있을뿐 아무런 말도 행동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가 되고 말았다. 혜진의 휴대폰에서는 잠시후 상원의 큭큭 거리는 웃음소리가 그녀의 귀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너희 집에 초소형 카메라 같은걸 다는 건 일도 아니라고..”
“다..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어쩜 그리도 뻔뻔하게...”
혜진은 상원의 능글능글한 웃음소리와 그 말투에 기가 찬다는 듯이 그에게 분노의 욕지거리가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그에게 다시금 말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한거에요? 내 방에 어디에 카메라를 숨겨뒀죠? 말해요! 어디에요?”
“하하하..왜? 보여줄거 안보여줄거 다 나한테 보여주니 창피해? 이제와서? 큭큭큭..”
휴대폰에서 울려퍼지는 상원의 웃음소리에 혜진은 등골이 오싹해지고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온몸에서는 닭살이 파르르르 일어나고 있었다.혜진의 얼굴은 금새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어 갔고 그녀는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당혹해 하고 있었다. 자신의 쾌감을 위해 애욕의 화신처럼 자신의 방에서 불타올라 그토록 기분좋은 시간을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의 일거수 일투족을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남자가 그것을 다 보고 말았다니. 그녀는 미쳐버릴거 같았다.
“가만 두지 않겠어. 당신이란 남자..당장에라도 경찰에 신고해 버리겠어요.”
혜진은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간신히 참으며 상원에게 어서 빨리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다시한번 다그쳐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혜진의 불호령에도 상원은 콧방귀 한번 뀌지 않고서는 히죽대는 웃음소리를 여전히 그녀에게 비웃듯이 들려주면서 대꾸해가고 있었다.
“하하하..맘대로 해봐. 난 말야. 어제 너하고 했었던 그 일들하고 방금전에 네가 니 보지하고 똥꼬에 좆나게 쑤셔대며 기분좋다고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모두 다 담아둔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나야..인맥과 돈으로 모든게 다 무마되지만 너는 이 영상이 퍼지면 어떻게 될거 같냐?”
혜진의 경고를 보란 듯이 무시하며 비웃는 상원의 모습에 혜진은 뭐라고 반박하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금 애원하듯이 그에게 말해갔다.
“나...나는 당신의 약혼녀야. 어떻게 약혼녀의 그런 행위들이 찍힌 것을 퍼뜨리려고 하는거야.”
“하하하하..약혼녀? 말해두지만 이 영상에는 내 얼굴은 절대 나오지 않는 각도로 찍혀있거든. 이 영상에는 오로지 너의 모습만 찍혀있다 이거야. 이 영상이 세상에 퍼지게 되면 오히려 네가 나한테 벌을 받아야 될거야. 만약 내가 결혼한 후에 이 영상을 세상에 퍼뜨리면 내가 너를 간통죄로 고소할수도 있다구. 큭큭”
“............”
지긋지긋했다 이런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것에 얼마나 이골이 났길래..이런 짓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것일까. 혜진은 이 남자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던 좀전의 순간들이 정말로 후회스럽고 한탄스러워지고 있었다.
“...............왜 전화 한거에요...?,,,,겨우 이딴 소릴 지껄일려고 나한테 전화한건가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혜진의 잔뜩 화가 난 목소리는 이제 다 죽어가는 힘없는 목소리로 변화되어 버렸다. 이 남자에게서 자신은 이제 벗어나기가 정말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흐흠............곧장 와. 여긴 ........”
상원은 자신이 묵고 있다는 호텔의 객실을 알려준후 일방적으로 혜진과의 통화를 끊어버렸다. 혜진은 상원의 이 당돌한 행동에 어안이 벙벙하고 너무나 화가 나버렸다. 어떻게 자신에게 이렇게 돌변할수 있는 것인지..이런 남자에게 맘이 간 자신에게도 화가 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따를수 밖엔 없다. 그에게 자신의 파렴치한 행위가 낱낱이 들어간 영상이 있고 엄마와 아빠의 돈줄 역시 그의 가족이 쥐고 있다. 어디 한군데 그녀 스스로 맘대로 할수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절망스런 감정만이 그녀의 몸안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어깨에 힘이 절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외출준비를 위해 옷장에서 옷을 주섬주섬 꺼내어 입기 시작했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1시경에 이르러가고 있었다. 옷을 다 갈아입고 자신의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 혜진은 여전히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안을 죽 살펴보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구두를 신고 밖을 나서기 시작했다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거리까지 걸어 나온 그녀는 지나가는 택시에 손을 흔들었고 잠시후 혜진의 흔드는 손에 반응하여 한 대의 택시가 그녀 앞에 정차하고 있었다.
“XX동 호텔까지 가주세요.”
택시의 뒷자리에 앉은 그녀는 무덤덤하게 자신이 갈 위치를 기사에게 전달했고 택시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그녀의 목적지로 출발해가기 시작했다..그녀의 심장은 상원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불안하게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그와 만난다는 사실에 뭔가 두근 거리는 감정도 함께 생겨나고 있었다. 그 감정이 대체 어떤 것인지 그녀 역시 아직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남자의 협박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가는거야...’
자신에게 그런식으로 자문 자답을 하는 혜진은 입술을 꾸욱 다물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계속 진정시키고자 애쓰면서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다. 이윽고 상원이 묵고 있다는 호텔입구에 도착하자 그녀는 택시비를 기사에게 주고난후 택시 뒷좌석을 열고 내렸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새벽녘의 밤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어오고 있었다. 마치 앞으로 그녀에게 닥칠 폭풍같은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환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바람을 피해 서둘러서 호텔의 입구 문을 열어 젖히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호텔 입구에서는 안내를 맡고 있는 사내가 그녀를 보더니 어디에 가시냐면서 바로 물어보자 그녀는 상원의 객실을 그 사내에게 알려주었으며 그 사내는 바로 엘리베이터로 그녀를 안내하며 올라가는 호실의 층수를 눌러주고는 좋은 시간 되시라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다시금 본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혜진은 그 사내의 말처럼 좋은시간을 보내게 될수 있을지..아니면 또다시 끔찍한 악몽의 시간으로 기역하게 될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일단은 곽상원 그 남자를 만나는 것 외에는 자신이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고 가빠진 호흡을 진정시키며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혀가고 있었다.잠시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녀는 뭔가 다짐한 듯이 굳은 의지를 내보이는 표정을 내보이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내부의 구조를 대충 ?어 본후 상원이 묵고 있다는 객실의 호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그가 묵고 있다는 객실의 번호를 확인한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다시금 가라앉히기 위해서 심호흡을 서너번 한 후 상원이 묵고 있는 문에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들어와.”
짤막하고 단호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곽상원 틀림없는 그 남자의 목소리였다.그녀는 굳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문의 도어를 힘입게 돌리곤 안으로 들어갔다.
“.............!!”
안에 들어오자 그녀는 적잖이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곽상원이 묵고 있는 방안에는 그 남자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묵고있는 방의 침대에는 자신외에 다른 벌거벗은 여자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누워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후후..너 오기전부터 데리고 놀던 앤데..너무 많이 마시고 그랬는지 벌써 뻗어버렸거든..그래서 대타로 널 부른거야.”
상원은 입술을 히죽거리며 그녀의 앞에 모습을 보이면서 말했다. 혜진의 상원의 모습을 보고 또다시 당황하고 말았다. 그 역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알몸으로 자신에게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남자는 부끄러움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걸까. 그의 몸에서는 젖은 땀방울이 흥건히 묻어져 있었고 그의 굵은 남성의 심벌은 잔뜩 발기된 상태에서 기름이 잔뜩 묻은것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미 자기가 오기 전에 침대에 쓰러져 있는 여자와 격한 정사를 벌였던 것이 분명한 것이리라. 혜진은 괜시리 심통이 나고 질투가 나는 거 같았다. 자신이외에 다른 여자를 부르는 이 남자..어떻게 약혼녀를 눈앞에 두고도 이런식으로 행동하는 이 인간 말종 같은 자식에게 복종해야 하는 처지가 화가 나고 분에 겨웠지만 그것보다도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저 침대에 쓰러져 뻗어있는 여자가 더 눈에 가시였던 헤진이었다.
“야....일어나. 얼른 이제 너한테 볼은 끝났으니..어서 옷입고 꺼져.”
상원은 침대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뒷꿈치를 이용해서 툭툭 건드리고는 건들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음...........음.......네..네에...주인님...”
“아,,그리고 약에 취해 비몽사몽이겠지만 잘 봐둬.. 내 아내가 될 여자야. 인사드리라고. 뭐..어차피 너처럼 똑같이 나한테 주인님이라고 부를 년중에 하나가 될 여자인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내 아내가 될 여자가 될테니 앞으로 잘 대해주라고.”
상원은 귀찮다는 듯한 말투로 발가벗겨져 간신히 고개를 들고 비틀거리는 여자를 계속 발로 툭툭 건들며 말하고 있었다. 그런 상원의 행동에 침대에 있는 여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몽롱한 표정을 혜진에게 보이며 가느다라고 어눌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네....네에..........주인님의 아내 되실분........화.....ㄴ...영...해요...저..전.....영하..라고 해,,,”
그녀의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상원은 그녀의 등허리를 발로 거칠게 내리 찍으며 큰 소리로 버럭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누가 네 소개 따위를 하라고 했어! 이게 어디서 쓸데없는 짓거릴 하고 있어! 어서 옷입고
아침이 밝았다. 침대에서 눈을 뜬 혜진은 자신의 사지가 멀쩡하고 이제 더 이상 구속구에 속박되어져 있지 않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새 지져분하게 어지럽혀져있던 방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고 침대보와 커버 이불 등도 모두 다 새걸로 교체되어져 있었다. 그리고...상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놔두고 먼저 떠나간 듯 했다. 검고 긴 머리카락을 앞머리에서 쓸어헤치며 혜진은 고개를 숙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어젯밤과 오늘 새벽까지 있었던 그 일이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나 간절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어제의 그 끔찍한 흔적들이 그녀의 몸 곳곳에 증거로 남아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상원의 밸트에 맞아 빨갛게 훙이 생긴 흔적이 선명히 자리잡혀 있었고 양팔과 양다리에는 구속구에 묶여 살이 쓸린 자욱이 생생히 남아 어제의 일이 절대 꿈이 아닌 악몽의 시작을 알리는 전초전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온몸은 뻐근하고 쑤시고 아팠다. 입 천장과 입안 구석의 살들이 찢어졌는 듯 입을 벌릴때마다 쓰라리고 아파왔다. 어디 한군데 몸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안도했다. 안심했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고 그 누가 말했지 않은가. 그 말이 새삼스러 너무나 고맙게 느껴지고 있었다. 거기에 그 끔찍한 악몽을 만든 곽상원이라는 남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으로 여겨졌다. 앞으로도 이런일이 수차례 반복될것이라는 것을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단은..현재 그녀의 마음은 안도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저절로 한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려오고 있었다. 몸이 안도하고 편안해지자..그녀의 감정이 다시금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복받쳐있던 서러운 감정이 서서히 뭉개뭉개 그녀의 심장을 옥죄여오며 답답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어찌하면 좋은가..정말 어찌하면 좋을까..도통 방도가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 상원과 살게 된다면 자신의 몸은 얼마 버티지 못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필시 그렇게 될것이리라. 그는 자신을 그저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어제의 일을 경험하고 잘 알게 되지 않았는가. 그는 어젯밤 자신의 몸을 희롱하면서 기분이 좋았었는지 이런저런 얘기들을 그녀에게 들려주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건물이 여러채 있으며 그 건물에는 하나같이 이 모텔의 주인처럼 충직한 부하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또한 자신을 위해 마련된 방에는 하나같이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있고 그것은 자신의 신변에 위협이 되는 순간 지체없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요원들이 출동할것이라는 것. 또한 자신을 제외하고 수많은 여성들을 상원은 암캐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그녀는 그에게 새로운 장난감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신의 돈과 재력이면 얼마든지 여자를 쥐락펴락 할수 있으며 그것은 너의 목숨과도 직결된다는 소리를 서슴치 않고 했었다. 이 말뜻은 이런 인적이 드문 곳에 자신을 데리고 와서 쥐도새도 모르게 자신을 없앨수 있다는 속뜻이 담긴 그런 이야기였다. 그저 도망가고 싶을 뿐이었다. 이젠 결혼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혼자 멀리 떠나고 싶었다. 온갖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휘저어 대고 있었다. 자살까지 하고 싶은 충동마저 일 것 같았다. 눈물이 핑돌고 몸이 바르르 떨려왔다. 안돼..이럴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해.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거지같은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되면 그저 안타깝고 눈물만이 하염없이 흐를 뿐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모텔방 침실에 앉아 흐느끼며 눈물을 쏟고 있던 혜진이었다. 그리고 얼마뒤 거울 옆에 놓여져 있는 모텔의 객실 전화기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혜진은 깜짝 놀라곤 그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필시 뭔가 좋지 않은 내용의 전화일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몇 번의 전화벨소리가 울리고 난후 그녀는 수화기에 손을 가져가 수화기를 들고 그녀의 귀에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아....간밤엔 잘주무셨습니까.. 아가씨.”
수화기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어젯밤에 만났던 모텔의 주인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다시금 듣게 되자 그녀는 어제 밤에 있었던 일들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도망가 문이 열렸을 때..그때..기억을 잃기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바로 그자였다. 헤진은 이가 바득 바득 갈리며..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라가고 있었다.
“1시간내로 준비를 마치시고 1층으로 와주십시오.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상원 도련님은 아침 일찍 일이 있으시다면서 먼저 출발하셨습니다. 자아..그럼 슬슬.......1시간내로 끝내지 못하실 경우에는 저희가 올라가서 도와드리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모텔의 주인은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뜻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고도 남는 혜진이였다. 시간내로 내려오지 않는다면 실력행사를 하겠단 뜻이리라..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발걸음을 힘겹게 향해가고 있었다. 온몸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파 물이 닿을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 씻지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몸위로 상원의 오줌이 뿌려지고 입에 자지를 쳐넣고 몸 전체를 채찍질 하지 않았던가.. 온몸의 그 더러운 경험과 기억을 서둘러 씻고 싶었다. 그녀는 구석 구석 온몸에 거품을 내여가며 씻어가고 있었다. 입안도 가글을 했고 항문안까지 세척제를 사용하여 깔끔하게 씻어갔다. 뭔가 한결 개운해진거 같은 느낌도 들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커다란 타올로 온몸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아낸후에 그녀의 검고 긴 머리카락을 드라이를 이용해 말린후 가방안에서 화장품을 꺼냈다. 나갈 때 나가더라도 스킨과 로션같은 기초화장은 하고 나가고 싶었다. 어젯밤의 그 지독했던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처절하게 울어댔고 그 일로 인해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열되고 심각하게 다크서클이 자리매겨진 얼굴을 그녀는 조금이나마 없애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윽고 화장이 다 끝나고 옷매무새가 다 갖추어진 그녀는 거울에 자신의 몸을 한바퀴 비춰보이고는 모텔방을 나오기 시작했다. 뭐가 어찌 되었든지. 자신은 일단은 곽상원의 약혼자이니까..이 남자들이 자신을 어쩌지는 못할것이리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애써 태연한척 하며 엘리베이터안에 올라타 1층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
띵똥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열리자 마자 모텔의 주인이 고개를 숙이며 이죽거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아가씨.”
“......................”
뺨을 후려쳐버리고 싶었다. 저 가증스런 얼굴에 침을 뱉고 신고있던 하이힐로 자근 자근 밟아줘 버리고 窩?맘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녀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주인의 등뒤로 거대한 체격의 장정 둘이 바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상원 도련님이 댁까지 정중히 아가씨를 모시고 가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요. 자아..어서 밖으로 나가 차에 오르시지요.”
여전히 자신에게 기분나쁜 웃음을 내비치는 모텔주인은 팔을 모텔 밖으로 가리키고는 그녀를 밖으로 안내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주인의 뒤에 있던 거구의 사내들이 그녀의 양 쪽 팔을 붙잡고 거의 반강제적으로 그녀를 모텔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별 반항도 하지 않은채 그저 그 사내들이 이끄는 대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모텔 밖의 온도차는 꽤나 급격했다. 그녀는 갑작스런 추위와 한기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모텔 밖 주차장에는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중형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사내중 한명이 차 문을 열고 그녀를 뒷좌석에 태운후 바로 옆에 함께 앉았고 다른 한명은 차 앞의 운전석에 타서 차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혜진이 차에 탄 것을 확인한 모텔의 주인은 어딘가에 전화를 하는 듯 그의 휴대폰에 귀를 가까이대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혜진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다. 필시 상원에게 전화하는 것일거라고 그녀는 지래짐작하고 있었다. 이윽고 통화가 끝난 모텔의 주인은 뒷자리의 창문을 열으라는 손짓을 했고 운전석에 앉아있던 덩치의 사내는 곧 그의 말대로 뒷좌석 창문을 열어주기 시작했다.
“아가씨 그럼 조심히 살펴가십시오. 언제든 또 놀러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능글능글하게 웃어대며 자신에게 말하는 저 남자의 모습에 혜진은 도저히 참을수 없었던 것인지 그녀의 입에서는 저절로 저 치를 향해 침을 뱉어버리고 말았다.모텔주인은 혜진의 갑작스런 침세례에 조금 당황을 한 듯 했지만 이내 자신의 뺨부분에 묻어있는 그녀의 침을 스윽 손으로 닦아낸후 되려 그 침들을 쪽쪽 소리를 내가며 빨아재끼기 시작했다.
“흐흐..돌아가시면서 제게 주시는 선물입니까? 아가씨같이 아름다운 미인이 뱉는 침이라면 얼마든지 받을수 있읍지요. 흐흐흐”
그렇게 말한 주인은 싱긋 미소를 내비치고서는 다시금 창문을 닫으라는 제스쳐를 보였고 앞자리 운전석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인후 창문을 닫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징그럽기까지 한 사내였다. 어쩌면 저리도 뻔뻔하기 이를데가 없단 말인가. 저 사내가 자신을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어젯밤 그녀는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갈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지금은 그저 후회와 괴로움만이 그녀의 가슴에 자리잡아 그녀를 괴롭히고 있을 뿐이었다. 차가 앞으로 달려나가자 그녀는 그저 눈을 감고 현재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앞으로의 일들을 곱씹어 보고 있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게 차를 타고 가던 혜진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모습을 보이자 반가움과 안도감이 절로 들어오고 있었다. 덩치들은 그녀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은채 조용히 그녀의 집 앞까지 그녀를 데려가고 있었다. 이윽고 집앞까지 도착을 하게 되자 뒷좌석에 혜진과 함께 타고 있던 덩치가 먼저 자리에서 내려 그녀가 앉아있는 곳의 차 문을 열어주고서는 내리라는 손짓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그 덩치들이 하라는 대로 따를 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뒷자석에 함께 탔었던 사내는 속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어 그녀에게 내비쳐보였다.
“상원도련님이 맛있는거나 드시라면서 주시고 가셨습니다.”
라며 나직한 목소리로 사내는 혜진에게 말했다. 헤진은 어이가 없었다. 병주고 약준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기가 차서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헤진의 손바닥을 사내는 강제로 펴보인후 가지고 있던 봉투를 쥐어준후 잽싸게 차에 올라 떠나가기 시작했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자신을 생각하고 있는지 그 남자의 속내가 훤히 보이고 있었다. 찢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사람은 다 그런 것이다. 봉투에 가려져 있다면 뭐든 그 속이 궁금한 법 아니겠는가..그녀는 분을 삭이고는 이내 봉투안을 슬쩍 옅보기 시작했다..얼핏봐도..0이라는 숫자가 제법 많이 붙은 수표가 한 장 보였다..일십백천...혜진은 그 수표의 0이 몇 개 붙어있는지 봉투안에서 그 수표를 꺼내어 세어보고는 그것이 천만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토록 쉽게 이런 돈을 용돈 쓰듯이 쥐어주는 그에게 혜진은 왜 그 남자에게 그토록 많은 여자들이 벌래처럼 꼬여대는지 알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도 그 많은 벌래중에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그녀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고 불쌍하고 애절하게 느껴져 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힘없이 집앞의 대문을 열어재끼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간 집은 어제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집안에는 웬일인지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거실에 마주보고 앉아서 차를 마시며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는듯했다. 혜진의 아버지는 그녀가 집에 들어오자 몸을 쭈볏거리면서 쇼파에서 일어나 혜진을 쳐다보며 씁슬한 미소를 지어내면서 말했다.
"왔니..아가.."
자신의 손을 잡으려 다가오는 아버지의 손길을 그녀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이 매몰차게 내치면서 눈을 부라리며 그의 아버지를 매섭게 쏘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이토록 매섭게 돌변한 혜진의 모습을 보게된 그녀의 아버지는 울적하고 애처로운 표정을 딸에게 내비치며 그녀의 손등을 강제적으로 움켜쥐고선 다시금 말을 이었다.
"미안하게 됐다. 그치만 이게 다..너와 우리 모두를 위한거라고 좀 생각해다오.."
자신에게 하소연하듯이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혜진은 증오와 분노가 가득 섞인 표정을 보이며 "이 손 놔요!"라고 거칠게 외치고는 자신의 손을 잡은 아버지의 손을 강하게 내치며 붙잡은 손을 떨어뜨렸다.자신에게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그녀의 모습에 아버지는 어쩔주를 몰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어머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혜진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너 지금 이게 무슨 아버지한테 이게 무슨 태도야!어서 빨리 아버지한테 사과드리지 못해?!"
혜진은 기가 찬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고는잡아먹을듯한 눈초리로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노려보더니 절규하듯이 자신의 목소리를 집이 떠나갈정도로 크게 외쳐대며 소리쳤다.
"태도? 지금 태도라고 했어요? 지금 두분이 저한테 태도를 논하실수 있으세요? 사과라구요?사과는 오히려 제가 받아야 마땅하다구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혜진은 숨소리를 거칠게 식식 거리더니 갑자기 입고 있던 옷을 훌렁 훌렁 벗어대기 시작했다. 딸의 갑작스런 이 행위에 그녀의 부모는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누가 말릴겨를도 없이 혜진은 입고 있던 옷들을 팬티 하나 없이 전부 벗어버리곤 그녀의 알몸을 두사람에게 보란듯이 내비쳐 보이면서 소리쳤다.
"똑똑히 봐요! 내가 어젯밤 그 곽상원이란 남자에게 어떤꼴을 당했는지 똑똑히 보란 말예요!"
그렇게 말한 혜진은 자신을 두 팔을 양쪽으로 펼치고선 그녀의 알몸뚱이를 자신의 부모에게 보란듯이 내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는 어제밤에 있었던 악몽같은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녀의 온 몸에는 상원의 가죽 밸트에 맞아 붉게 물들고 흉터가 일어난 상처의 흔적들이 수도없이 그녀의 몸에 새겨져 있었다. 혜진의 몸을 보게 된 그녀의 어머니는 벌어진 입을 손으로 가리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저 할말을 잃고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침통한 표정으로 그녀의 벗은 모습을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보여요? 이 유린됨 몸뚱아리가 보이시냐구요? 그 더러운 자식한테 첫경험을 빼앗긴 내 심정은 어떻겠어요? 도저히 난 엄마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할수도 없어요!"
어제 있었던 악몽의 시간이 새삼 다시금 떠올랐는지 그녀의 눈에선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서럽고 안타까운 심정에 가슴이 매여오는 심정이 한없이 느껴지는 것이 그 원통함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기에 그녀는 그 모든 서러움과 울분을 그녀의 부모에게 모두 디 토해내려는듯 미칠듯이 자신의 부모에게 소리치고 외치며 절규하고 울어댔다. 딸의 미칠듯이 발악하고 소리를 외쳐대는 그 모습을 보고도 그녀의 부모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얼마나 서럽게 울어댔던지 그녀의 목에서는 헛구역질과 기침까지 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한참을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어대던 그녀는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채 가라앉히지도 않은채 바닥에 벗어 내던짐 옷들을 주섬주섬 챙긴후 자신의 방으로 빠르게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몇시간이 지났을까. 딸의 방을 몇번이고 노크를 했던 그녀의 어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내 큰 한숨을 내쉬고는 발길을 돌려 거실의 쇼파에 털썩 앉은후 골머리가 아픈지 이마를 손으로 짚은후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채 깊은 시름에 잠긴 표정을 보이며 딸이 거실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딸과 사이가 벌어지게 될줄은 몰랐다....아니 몰랐다는건 말이 안되겠지.그 곽상원이라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지 않았던가..그런 사내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했다는것 자체가 이미 부모로서의 지위에서 떨어져 나간것이라 그녀는 생각되고 있었다. 자신이 그렇게 과하게 학원에 돈을 쏟아붓지만 않았어도...좀 더 학원 강사들의 이력을 꼼꼼이만 살펴 보았어도 일이 이렇게까진 틀어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막심한 심정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얼마 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혜진의 엄마는 딸이 방에서 나온것인가 하는 맘에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린곳으로 얼굴을 돌렸지만 이내 실망의 얼굴빛을 띄며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문밖으로 나온 사람은 서재에 들어가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그녀의 남편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침통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의 아내가 앉아 있는 쇼파 반대편에 앉은후 뭔가 굳은 결심을 한듯 아내를 쳐다보며 묵묵하고 조용하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결혼 취소 합시다.여보."
남편의 말에 그의 아내는 화들짝 놀라며 턱을 괴고 있던 손을 풀어버리고서는 눈앞에 있는 그의 남편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며 허겁지겁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여...여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제와서 결혼을 못한다고 하면 우린 어떡하고요. 곽은행장이 우릴 도와주고 있어서 지금껏 우리가 길바닥에 내버려지지 않은 거라는걸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안돼요..난.."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남편에게 애원하듯 말을 내뱉는 혜진의 어머니의 표정은 거의 울듯한 얼굴이었다.그녀의 얼굴빛은 남편이 내뱉은 말을 들음과 동시에 점점 파랗게 질려져 가고 있었다.
"그럼 당신은 우리 살자고 딸의 앞날을 망치고 싶은거야? 당신도 봤잖아. 혜진이의 그 알몸뚱이를 말야. 그 수많은 상처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그 상처가 단지 하룻밤만에 생긴 거라고. 응? 저 꼴을 보고도 어느 자식 가진 부모가 가만히 있을수가 있겠어."
남편의 말을 들은 아내는 뭐라 반박할수도 없었다. 어떻게 키운 자식이던가..늦게나마 어렵게 얻은 딸이었다.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입혀주고 먹여주고 하지 않았던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올곧게 행동하는 착하고 성실한 혜진이 자신의 제일 자랑거리 였다는것을 그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억장이 무너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이 그저 딸에게 죄스럽고 미안할 뿐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결심을 굳힌 듯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들고서는 아내에게 말했다.
"전화해서 파혼시키자구. 긴말할거 없어. 혜진이 앞날을 생각하자구.자...당신도 내 결심에 동참해줘. 당신도 똑똑히 들으라구."
그렇게 말한 그는 휴대폰을 쇼파 가운데 놓인 탁자 위에 올려놓은후 온후크를 누른후 통화 소리가 들리게 한 후 곽은행장의 휴대폰 단축번호를 눌렀다.
뚜르르르...뚜르르르..
통화벨소리가 휴대폰 안에서 울려퍼져갔고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벨소리가 멈춘후 "여보세요"라는 중년의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은행장님. 혜진이 아비됩니다."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에게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 아버님 이거 참 요새 바빠서 제가 좀처럼 안부인사 한번 못했군여 이거 참..하하.."
"네에...괜찮습니다...그보다..오늘 제가 좀 드릴 말씀이..."
힘겹게 말을 이어가던 혜진의 아버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곽은행장의 힘찬 목소리가 휴대폰에 먼저 울려퍼지며 그의 말을 먼저 끊기 시작했다.
"아. 혜진이 아버님 그러고보니 기쁜 소식을 전해드린다는걸 깜박했네요. 그 학원 문제 있지 않습니까."
학원 이야기가 나오자 남편 옆에서 잠자코 듣고만 있었던 혜진의 어머니는 금새 귀를 쫑긋 세우고는 남편의 휴대폰에 얼굴을 바짝 가져다대고 있었다.
"그 경쟁관계 학원 말입니다.거기다 세금을 장난아니게 탈세한게 들통나서요.내일부터 세무조사 바로 들어가게 조치를 잘 취해놨습니다. 그리고 혜진네 어머님이 학원 운영하시면서 세무에 대해서 잘 모르셨는지 세금을 너무 많이 내셨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내신 세금 대략 10억원 정도는 다시 돌려받을수 있도록 조치를 다 취해놨습니다."
곽은행장의 통화소리를 들은 혜진의 어머니는 반색하면서 휴대폰을 향해 연신 고개를 굽신거려가며 말했다.
"아이고 은행장님 이리 신경을 써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아..사부인두 옆에 계셨군요. 하하 좋은 소식을 바로 알려줄수 있게 되어 저도 기쁘군요."
휴대폰에서는 너털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고 혜진의 어머니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었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안색은 여전히 굳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곽은행장에게 다시금 고맙다는 인사를 건낸후 혜진의 결혼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화제를 돌리려 하고 있었다.
"은행장님..참으로 고맙습니다...신경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만..좀 다른 문제를 이야기 해야 할듯 해서요.."
"다른 문제요? 아아...내 정신좀 봐. 내가 이렇다니깐요. 하하하."
또다시 너털 웃음을 터뜨린 곽은행장은 혜진의 아버지에게 싱글거리는 목소리로 다시금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버님도 이제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대학 병원 원장 자리는 잘 해결 되었으니까요. 병원 재정이 걸린다고 하셨잖습니까. 그거 다른 지역에서 병원을 합병하는 식으로 얘기가 잘 돼서요. 조만간에 그 병원은 다른 지역 대학병원하고 합치게 될것같습니다. 뭐 합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일이고 중요한건 혜진네 아버님 자리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지요. 합병한다고 해도 원장이 바뀌고 하는 것은 없을 테니 안심하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부탁하신 그 병원에서 은닉되어진 그런것들은 제 밑에 회계 변호 하는 사람들한테 다 일러두었으니 염려 푹 놓으시고요. 세금 관련해서도 잘 해결되어서 국가에 더 내신 세금 한.10억정도는 다 돌려받을수 있도록 모두 조치를 취해두었습니다.”
“,,,,,,,,,,,,,,,,,,,,,”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의 말을 전부 다 듣고나서는 혜진의 파혼에 관련된 얘기가 차마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고 있었다. 돌려받은 10억이란 소리는 말이야 자기가 더 국가에 낸 세금이라고는 하지만 절대로 그런 돈이 아니란 것을 그도 자신의 아내도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은 다 혜진을 상원에게 보내는 결혼지참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으..은행장님...”
혜진의 아버지는 자신이 절절매던 사항들을 이리 손쉽게 해결해는 그의 재력앞에 그저 할말을 잃은채 쉽게 파혼의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누군들 그 말이 쉽게 나오겠는가. 지금 파혼 얘기를 꺼냈다가는 그날로 자신들에게 베풀어주었던것들이 모조리 다 없어져버리는 것이라는 것은 뻔하지 않는가.
“흐흐흐..혜진이 아버님..아들녀석에게 대충 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우리 아들녀석이 좀 방탕한 끼가 없지 않아 있지만 결혼하고 나면 좀 달라질겁니다. 제가 잘 타일를테니까 우리 새아기 신경 많이 좀 써주시고 아무쪼록 혼사가 잘 이뤄지게 해주십시오. 그럼 일이 바빠서 먼저 이만 전화 끊겠습니다.”
곽은행장은 능청스런 말투로 혜진의 아버지에게 말하고 나서는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어버렸다. 혜진의 아버지는 곽은행장이 자신에게 했던 마지막 멘트가 너무나 맘에 걸렸다. 상원에게 얘기를 들었다. 그 뜻은 혜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런식으로 갑자기 자신들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자꾸만 들고 있었다. 하지만...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 칼날처럼 날이 잔뜩 선 위험한 실타레의 끈을 잡지 않고서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현재 자신들의 능력으로서는 빚을 갚을 능력은 고사하고 지금 당장에라도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혜진의 아버지는 더 이상 파혼에 관한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몸은 힘들어도 남들 밑에서 개미처럼 일만 하다 사는 그런 생활을 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비록 남편될 사람이 그런 변태라고 해도 일개 은행장의 자식이 아니던가..사치를 부리면 부렸지.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살아갈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여보.......우리...다시 생각해요..네..? 아무래도..곽은행장의 심기를 함부로 건드렸다가는..혜진도 우리도 위험에 처할지도 모를 것 같아요..”
조심스레 남편에게 의견을 구하는 아내의 말에도 귀가 기울어져가는 그였다. 그래..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다..이미 배는 저 멀리 바닷가까지 떠나갔고 안전하게 항구까지 도착할려면 한참을 더 나아가야 한다.. 그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눈을 지긋이 감고서는 통화를 했던 자신의 휴대폰의 뚜껑을 덮고..자신의 바지 주머니로 다시금 집어넣은채 자신의 개인 서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에 박혀 그저 침대에 누워있던 혜진은 너무나 피곤했던 것인지 그만 옷도 갈아입지 못한채 잠에 골아떨어지고 말았다. 대체 얼마나 잤던 것일까..눈을 떠보니 그녀의 어두컴컴했다. 방안도 조금은 쌀쌀한 것이 난방이 잘 되지도 않은 듯 했다. 방안의 전등을 키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대에 놓인 거울을 보고서는 머리가 잔뜩 떡져있고 화장이 덕지덕지 지워져있는 자신의 꼴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이지 너무나도 처량해보이고 애처로워보이기까지 했다. 거기다 아침에 돌아와 그렇게 난리법석을 피우고 바로 방에 들어와 누워 버린후 여태까지 잔 터일까..그녀의 위장은 아까부터 꼬르륵 소리를 내며 밥을 달라 아우성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방문을 열어 젖히고는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갔다. 거실에는 늦은 밤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조용히 그녀는 발을 종종걸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살며시 열고서는 냉장고안에 있는 식빵과 햄등을 꺼내 식탁에 내어놓고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들고서는 그릇들이 놓여있던 곳에서 물컵을 꺼내어 그 안에 물을 부어넣기 시작했다. 부엌의 전등을 키지 않은 탓에 주변이 어두웠었던 그녀는 물컵에 물을 따라 마시려다가 그만 실수로 컵을 놓쳐버리고 말았고 곧 그 컵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큰소리를 내며 깨지고 말았다. 그녀는 눈시울을 찡그리며 어쩔수 없다는 듯 부엌의 전등을 주섬주섬 찾아 스위치를 눌렀다.헌데 이상했다..분명 이런 큰 소리가 났다면 어머니나 아버지가 방에서 나와 부엌을 살피는 것이 정상일텐데..아무도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뭔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바닥에 떨어져 깨진 유리컵을 전부 쓸어담에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물컵과 부엌에서 햄과 소스를 발라 만든 샌드위치를 꺼내들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조심히 거실의 전등을 키고서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집안에 혼자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조용하고 조심히 부모님의 침실문을 살짝 열어재꼈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의 방 안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혜진의 부모님은 곽은행장의 늦은 저녁 식사초대를 받고서는 집을 떠났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휴대폰에 문자로 그 내용들을 남겨두었지만...) 늦은 밤..그녀는 혼자서 이 집에 남겨져 있다는 사실에 뭔가가 묘하고 이상 야릇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외롭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으며 자신의 신세가 안타깝기도 했다. 남들은 결혼할 남자가 있다면 두근거리며 애뜻한 사랑얘기를 밤새 나누며 지내기도 할테고 여행도 다니면서 단둘만의 시간을 갖고 그럴텐데..자신의 꼴은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너무나 한심스럽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고도..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렇게 원망하고 미워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이 집에 머물면서 배가 고파 차가운 물한잔과 빵쪼가리를 입속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는 이 꼬라지가 정말 너무나 애처롭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정말이지 이건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녀였다. 맛있어서 먹기보단 정말 배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입속으로 남은 빵을 밀어넣은 그녀는 물컵에 남아있는 물들을 모두 다 입속에 들이붇고 입안에 남은 빵들을 물과 함께 삼킨 후에 곧장 화장실로 들어가 변기에 앉아 생리현상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했다.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변기에 앉은 그녀는 문득 자신의 팬티에 묻은 뻘건 선혈 자국을 쳐다보고는 놀란 눈을 부라리곤 후다닥 바지와 팬티를 전부 벗어재끼고는 그 팬티를 두손으로 꼭 쥐고 그 빨갛게 묻어있는 얼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마법에 걸리는 것은 아직 예정이 한참 남아있었고..그렇다면 이 자국은...자신의 처녀막이 뚫려서 나온 것이란 생각이 그녀의 뇌리를 스쳐갔다. 울컥한 기분이 가슴속에서 목구멍위까지 치솟아 올라오고 있었다. 서러웠다. 그 남자가 자신에게 저질렀던 어젯밤의 일들이 새삼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끔찍했던 순간과 함께 그의 자지에 찔려 애원하며 허우적되던 자신의 모습도 다시금 떠올라오고 있었다.그녀의 눈에서는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사타구니에서 느껴져 오고 있는 쓰라린 상처의 흔적들이 묘한 쾌감으로 자신의 몸을 젼율케 하고 있는 것이 이해할수 없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눈을 찡그리고서는 어제의 그 기억들을 전부 잊으려는 듯이 거세게 머리를 좌우로 정신없이 흔들어대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생한 기억들은 그녀의 머리에 더욱더 각인되어 생생하게 계속 그녀의 머릿속에 기억되어져 가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뭔가에 홀린 듯이 자신의 팬티안의 얼룩을 몽롱하게 쳐다보고 있었고 그녀는 길게 혀를 빼내어 그 얼룩에 자신의 혀를 슬쩍 갖다대고서는 그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역한 피의 향취가 그녀의 코를 실룩이게 만들었지만 그녀는 그런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녀의 혀는 점점 그 피묻은 얼룩을 핥아가고 있었고 점점 그 행위는 핥는것에서 빠는 것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어떻게 된것일까..자신의 몸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분명한 듯 했다. 그토록 아프고 힘들었었건만 자신의 첫경험이 그런 변태적인 행위로 남게 되었는데도 그녀의 몸에는 수많은 채찍질에 의해 붉은 상처들이 생겨나 버렸는데도 그녀는 웬지모를 흥분과 쾌감에 몸을 떨면서 변기에 앉아 오줌을 싸대면서 그 보지에서 느껴져오는 쓰리고 아픈 그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프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그녀는 이윽고 그녀의 오줌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몸안에 나오는 물줄기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자 변기의 물을 내리고는 입고있던 옷들을 전부 벗고서는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고 욕조에 그 물을 받기 시작했다. 이윽고 어느정도 욕조에 더운 물이 받아지자 그녀는 물의 온도가 적당한지 손으로 물의 온도를 가늠해 본후 발부터 욕조안으로 담그며 몸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뜨거운 물의 온기가 그녀의 몸안에 퍼져가는 것이 느껴져왔고 몸 곳곳에 생긴 상처의 아픔이 더욱더 시큰거리며 욱신거리면서 그녀의 몸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이 욱신거리는 느낌을 어제는 얼마나 많이 받아왔고 참아왔던가. 그녀는 당장에라도 욕조에서 몸을 빼내어 나가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뚱아리를 조금이라도 깨끗하게 만들고픈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그대로 욕조에 주저앉아 화끈거리는 몸을 계속 부여잡고 뜨거운물에 몸을 담그고 있어갔다. 이윽고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뜨거움이 점점 누그러들면서 편안한 물의 느낌이 그녀에게 전달되어져 오고 있었다. 눈이 저절로 감겨왔다. 피곤한 기운이 조금씩이나마 풀리는 것 같았다.조금씩 몸의 피곤이 풀려오자..몸의 욱신거리는 느낌이 썩 싫지많은 않게 느껴져 오고 있었다. 이 후끈거리고 쓰라리는 이 느낌이 썩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되는 그녀였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게 되었던 것인지 그녀 조차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지만..어찌됐든지간에 지금 그녀는 이 기분을 최대한 만끽하고 느끼고 있었다.몸의 후끈거리는 통증과 사타구니에서 느껴지는 쓰라리면서도 찌릿거리는 이 느낌이..그녀의 입에서 저절로 탄식과 신음소리를 내뱉게 만들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토록 상원의 모습이 싫고 미웠는데 오늘은 왠지 자신을 묶고 밸트로 때리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기도 했다. 어떻게 된 것일까..정말 사람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었다.
샤워를 끝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흥분된 몸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바로 침대로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서는 자신의 손으로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녀는 검지손가락을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가 잔뜩 침을 발라 묻히고서는 그녀의 유방 윗부분에 생겨져 있는 붉게 물든 상처부위를 침이 묻힌 손가락을 가져가 스윽 비벼대기 시작했다. 오싹하면서도 따가운 느낌이 그녀의 전신에 퍼져오고 있었다. 몸이 저절로 부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나쁘지 않아...그래 나쁘지 않았다.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이 느낌이 썩 맘에 들은 그녀였다. 이번에는 배에 생긴 상처를 손바닥으로 ?어보았다. 역시나 짜릿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오래간단 옛말이 새삼 떠오르는 그녀였다. 어떻게 이런 느낌을 이제야 깨닫게 된것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녀였다. 그녀의 두손이 자꾸만 자신의 신체를 더듬고 있었다. 뜨겁고 후끈한 느낌이 그녀의 몸 안 구석구석까지 색다른 쾌감을 그녀에게 전하고 있었다. 몸 전체에 붉게 물든 상터 자국을 손으로 ?을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거친 탄성과 신음이 흘러나왔고 그녀의 손길은 더욱더 온몸을 ?어대기 시작했고 그 손길은 좀더 자극이 강한 부위를 더듬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혜진의 얼굴은 점점 빨갛게 달아올라가고 있었고 그녀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후 자신의 바지 안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그녀의 깊은 골짜기 안쪽을 집중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연거푸 그녀의 입에서는 달콤하면서도 짙은 관능의 음성이 그녀의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고.바지안으로 들어간 그녀의 손은 좀더 거세게 그녀의 보지 둔덕을 쓰다듬어 가고 있었고 그때마다 느껴져 오는 짜릿한 쾌감에 그녀의 벌어진 입은 다물줄 모르고 있었다. 단 한번 경험한 것인데 단 하루만에 이런식으로 자신이 변하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자신의 음부를 쓰다듬을때마다 느껴져 오는 전률적인 쾌감은 어제 있었던 고통의 순간을 모두 잊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녀는 바지 안에 집어넣은 손가락의 중지부위를 자신의 갈라진 부위에 얹은 후 위아래로 슬금슬금 문지르기 시작했고 그 갈라진 틈새사이로 젖은 애액이 그녀의 중지를 촉촉히 적셔대고 있었다. 악몽같은 첫경험이 끝나고 그 경험이 자신의 신체에 뭔가 변화를 준것이 분명했다. 혜진은 뜨겁고 달디 단 한숨을 연이어 자신의 방안이 가득차게 내뱉어가면서 유방의 젖꼭지를 남은 한손으로 잡고 비틀면서 바지 안으로 넣은 손을 거칠고 강하게 계속 움직여댔다. 그녀의 중지 손가락은 어느덧 그녀의 질 안쪽까지 깊게 들어가 쑤셔대기 시작하였으며 어젯밤의 상원과 있었던 그 상흔들의 여운이 남아 쓰리고 따가운 느낌이 안쪽에서 느껴져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픔보다는 쾌락의 여운이 더 강하게 느껴져 오고 있었기에 혜진의 질 안에 들어간 중지의 움직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숨이 가빠져 온다. 자신의 중심 안으로 들어간 손가락이 자꾸만 더욱 더 깊게 안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항문과 보지에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손가락을 꽉 꽉 조여대고 있었다. 혜진은 가슴을 만지고 있던 손 역시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는 엄지와 검지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만지작 거리고 돌려대며 그녀의 음핵을 살살살 굴려가며 만져가기 시작했다. 만져도 만져도 뭔가가 부족했다. 그녀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미칠듯이 자신의 음부를 만지고 삽입하며 ?어댔다. 그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것일까 그녀는 엉덩이 뒤로 자신의 왼팔을 이동시키고는 잔뜩 더운 습기를 가득 먹어 축축해진 그녀의 항문안으로 그녀의 손가락을 깊게 끼워대기 시작했다. 길고 매끈한 손톱이 그녀의 항문 직장을 긁는 느낌이 그녀의 몸안에 짜릿짜릿한 쾌감을 일어나게 했으며 어제 밤에 상원의 그 굵은 손가락이 자신의 항문을 유린했던 그 경험이 새삼스래 떠오르는 듯 했다. 마치 자신의 손가락을 잡아먹을듯한 기새로 꽉꽉 조여오는 그녀의 보지의 수축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렇다할 성적인 경험이 없었던 그녀로서는 이런 쾌감에 눈뜨게 되자 너무나 깊숙하게 그리고 너무나 쉽게 그것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혜진은 숨을 헐떡이며 손의 움직임을 잠시 멈춘후 침대 밑에 숨겨져 있던 작은 꾸러미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꾸러미 상자 안에는 그녀가 작년에 호기심에 인터넷 성인몰에서 구입했던 자위기구가 들어 있었다. 작년에 학교가 방학을 시작했을무렵 시험을 마치고 며칠간 이렇다할 약속도 계획도 잡혀있지 않았었던 그녀는 인터넷으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우연찮게 성인 쇼핑몰이 그녀의 눈에 띄어 호기심과 궁금함에 모터가 달린 남성의 성기모형을 띄고 있는 자위기구를 주문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당시 그것을 구입하여 물건을 받았을때 그녀는 생각보다 굵고 거대한 남성의 자지 모형의 기구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자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의 감정이 더욱 컸었기에 그녀는 그것을 사두기만 하고 단 한번도 사용을 하지 않았었다. 자위에 열중하고 있던 그녀는 그때 사두었던 그 자위기구가 떠올라 그것을 꺼내어 드디어 오늘 사용을 해보기로 맘을 먹은듯했다. 이미 남자의 물건을 한번 겪어본 터르 그런지 그녀는 그 남성의 성기모양을 한 기구가 더이상 두렵지많은 않았다. 여전히 그 두께와 길이는 약간의 겁이 나기는 했지만 지금 그녀의 감정은 두려움보다는 두근대며 심장이 콩닥거리는 호기심과 쾌락을 갈구하는 감정이 더욱 두 절실히 앞서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래 그 기구를 두 손으로 가볍게 쥔후 자위에 몰두하여 잔뜩 애액이 흘러내려온 그녀의 갈라진 보지 안으로 천천히 집어넣기 시직했다. 두껍고 꽉 차는 느낌이 그녀의 보지 안에 곧장 느껴져 왔다.
"허허헉....으음..."
시애닳는 탄성소리가 저절로 그녀의 입 안에서 토해져 나왔다. 이윽고 그 자위기구의 거의 끝부분까지 자신의 내부에 집어넣은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골라 내쉰후 따로 연결되어 있는 전선의 끝부분에 장착되어져 있는 자위기구의 전원의 스위치를 온으로 올렸다.
위이이이이잉...
약한 진동의 떨림과 함께 모터가 돌아가는 기계 소리가 혜진의 방안에 울려퍼져갔다. 그녀의 국부 안에서 휘몰아치는 격렬한 감각에 혜진은 큰소리로 소리가 날뻔한 것을 간신히 입을 막고 참으며 그 자위기구의 쾌감을 몸서리치도록 만끽해가고 있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자위기구의 움직임은 떨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기구는 제법 비싼 것이었는지 여러가지 움직임이 포함되어져 있던 것이었다. 몇분이 지나자 자위기구는 단순히 진동만 하는 것이 아닌 8자로 회전을 해대며 혜진의 질 안을 계속 휘저어가고 있었다. 생던 처음 느껴보는 쾌감이 그녀의 하복부 밑에서부터 그녀의 머리끝까지 전율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과연 이것이 어제 처음으로 처녀를 잃어버린 여성이 느낄수 있는 쾌감이란 말인가. 그 악몽같고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난 자신이 이런 음란스런 짓을 행하고 느끼며 갈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혜진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녀의 콧속으로 비릿하고 지린 향기가 스며들어왔다. 그녀의 몸 속에서 만들어져 나온 그녀의 음란스런 액기스가 페로몬처럼 방안에 퍼져 진동하고 있는듯했다. 목이 타들어가듯이 뜨겁고 입안에서는 달디 단 침이 계속 흘러 새어나와갔다. 온통 그녀의 머릿속은 음란스런 애욕과 정욕으로 가득차 있었다. 상처로 생긴 몸의 따가움과 쓰라림은 이미 그녀에게는 그저 쾌락의 느낌을 더욱 더 전달해주는 도구로 변해버린지 오래였다. 자위에 몰두하고 있으려니 그녀의 몸에서는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진한 땀이 점점 몸에서 흘러내러오고 있었으며 그 땀들은 그녀의 몸 구석 구석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고 그녀의 침대 시트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그녀의 몸에 잔뜩 붉게 물든 상처들이 덧날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그런것따위는 이제 개념치 않는 듯이 연신 땀을 비오듯이 쏟아내면서 자신의 보지안에 자위기구에 잔뜩 끼워넣고 몸을 들썩이는데 몰두해가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 안에서는 희멀건 애액들이 점점 거품을 일으키며 자위기구 옆으로 스멀스멀 밖으로 새여 나오고 있었으며 그녀는 자위기구와 더불어서 그녀의 손가락을 엉덩이 뒤로 돌려 그녀의 탐스런 엉덩이 굴곡 안쪽으로 손가락을 쑤셔 밀어넣고서는 하체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방안 전체 구석구석 그녀의 신음소리와 애액이 질퍽거리는 소리 자위기구의 진동소리가 울려퍼져대고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신음하고 탄식하면서 깊은 오르가즘을 몇 번이나 느껴가며 자위에 계속 몰두해가고 있었다.
샤워기의 물 온도를 적당히 맞춘 그녀는 바디로션을 골고루 몸에 바른 후 샤워기의 물을 틀고 몸을 씻어가기 시작했다. 몸은 따갑고 쓰리지만 실로 개운하지 않을수 없었다. 왠지 홀가분해진 기분마저 들고 있었다. 그래...어차피 벌어진 일...지난 일은 잊고 다시금 앞을 내다보며 살아야지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겨난 혜진이였다. 그녀는 샤워를 끝마치고 욕실에서 나와 타올로 몸을 골고루 닦아낸후에 젖어있는 머리카락을 말리지는 않은채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는 냉장고를 열고 음료수를 한병 꺼내든후 컵에 따라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고 있었다. 음료를 다 마시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한 그녀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만 상원이란 남자에게서 자신이 안전하게 지낼수 있을까. 이런식으로 매번 당하며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결혼을 파혼한다고 한다면 엄마와 아빠는 그리고 자신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이런 문제 저런 문제 여러 가지를 곰곰이 따지고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정말 이렇다할 명쾌한 답안이 그녀의 머릿속에 나오지는 않고 있었다. 자신의 모든 앞날은 오직 그 남자에게 달려있다는 것만이 그녀가 내논 유일한 해답이었다. 그에게서 행복을 느낄수 있게 된다면 그 고통도 그가 가하는 수치심도 받아들일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럽고 괴롭지 않을것이라고 혜진은 생각하게 되었다. 몸을 씻고 자신의 방에 들어온 혜진은 다시금 침대에 누울려고 했지만..자신의 애액에 축축해진 침대보에 다시 눕는다는 것이 너무 찝찝했기에 그녀는 자신의 이불과 베게등을 들고 거실로 나가 자려고 맘을 먹었다. 이제 시간도 너무 늦었고 이 늦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앉아서 티비를 본다든지 잠을 잔다는지 하는게 전부 일것이리라고 생각한 그녀는 침대위의 이불을 팔에 둘러매고 그녀의 방 문을 열어재쳤다. 그 순간 화장대 위에 올려두었던 그녀의 휴대폰이 울려대고 있었다. 혜진은 이 늦은 시간에 누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엄마나 아빠겠거니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늦은 시간까지 안들어오니 딸이 걱정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에게 전화한것이리라..그리 생각한 혜진이였다.. 솔직히 아침에 엄마 아빠 한테 자신이 했던 행동은 좀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부모님이 오시면 솔직하게 사과 드리고 앞으로의 일들을 서로 상의하면서 의견을 조율하자는 생각을 하게된 혜진이였다. 그녀는 둘러맸던 이불을 다시금 침대위에 올려두곤 화장대에 놓은 휴대폰에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그녀의 눈이 갑자기 휘둥그래지며 입을 쩍 벌리고는 입을 다물지 못한채 놀라워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은 다름아닌 곽상원 자신의 약혼자였다. 헤진은 이 남자가 정말 미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말았다. 자신이게 어젯밤 그런 몹쓸 짓을 해놓고도 뻔뻔하게 다시금 이렇게 먼저 연락을 하다니..이 남자는 정말 구제 불능 아니면 진짜 자기 잘난맛에 사는 나르시스트 아니면 진짜 남을 괴롭히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새디스트 라고 혜진은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이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에게 행동한 그 짓거리를 반성한다는 뜻에서 전화를 건 걸수도 있지 않을까..하지만 그 반대일수도 있다. 그저 자신을 여전히 노리개로 생각하고 늦은 밤에 전화를 걸어 본 것인지도 모르지 않는가..하지만 이 남자에게 밉보였다는건 어떤식으로 보복을 당할지 그것도 역시 두려웠다. 그녀는 잠시후 어쩔수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들고 약간의 심호흡을 한후에 상원과의 통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약간은 떨리는 음성으로 혜진은 휴대폰에 자신의 음성을 상원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하..........잘봤어..니 오나니 아주 좋아 죽으려고 하네 그래.”
“...............!!!!”
비꼬는 듯한 상원의 말투..하지만 그 말투보다 그 내용에 혜진은 적잖이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오..오나니..? 무슨 말이에요 당신..지금..”
“흥..흐흐..거즘 두시간 가까이 보지를 쑤셔대논꼴을 계속 내게 보여줘놓고서는 왜 딴소리를 하는거야? 너..”
혜진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자신이 오늘 자신의 방에서 혼자서 자위를 한 것을 그가 어떻게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녀는 너무나 놀라 차마 반문조차 하지 못하고는 휴대폰을 그저 귀에만 붙이고 있을뿐 아무런 말도 행동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가 되고 말았다. 혜진의 휴대폰에서는 잠시후 상원의 큭큭 거리는 웃음소리가 그녀의 귀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너희 집에 초소형 카메라 같은걸 다는 건 일도 아니라고..”
“다..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어쩜 그리도 뻔뻔하게...”
혜진은 상원의 능글능글한 웃음소리와 그 말투에 기가 찬다는 듯이 그에게 분노의 욕지거리가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그에게 다시금 말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한거에요? 내 방에 어디에 카메라를 숨겨뒀죠? 말해요! 어디에요?”
“하하하..왜? 보여줄거 안보여줄거 다 나한테 보여주니 창피해? 이제와서? 큭큭큭..”
휴대폰에서 울려퍼지는 상원의 웃음소리에 혜진은 등골이 오싹해지고 소름이 돋았다. 그녀의 온몸에서는 닭살이 파르르르 일어나고 있었다.혜진의 얼굴은 금새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어 갔고 그녀는 정신을 차릴수 없을 정도로 당혹해 하고 있었다. 자신의 쾌감을 위해 애욕의 화신처럼 자신의 방에서 불타올라 그토록 기분좋은 시간을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의 일거수 일투족을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남자가 그것을 다 보고 말았다니. 그녀는 미쳐버릴거 같았다.
“가만 두지 않겠어. 당신이란 남자..당장에라도 경찰에 신고해 버리겠어요.”
혜진은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간신히 참으며 상원에게 어서 빨리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다시한번 다그쳐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혜진의 불호령에도 상원은 콧방귀 한번 뀌지 않고서는 히죽대는 웃음소리를 여전히 그녀에게 비웃듯이 들려주면서 대꾸해가고 있었다.
“하하하..맘대로 해봐. 난 말야. 어제 너하고 했었던 그 일들하고 방금전에 네가 니 보지하고 똥꼬에 좆나게 쑤셔대며 기분좋다고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모두 다 담아둔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나야..인맥과 돈으로 모든게 다 무마되지만 너는 이 영상이 퍼지면 어떻게 될거 같냐?”
혜진의 경고를 보란 듯이 무시하며 비웃는 상원의 모습에 혜진은 뭐라고 반박하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금 애원하듯이 그에게 말해갔다.
“나...나는 당신의 약혼녀야. 어떻게 약혼녀의 그런 행위들이 찍힌 것을 퍼뜨리려고 하는거야.”
“하하하하..약혼녀? 말해두지만 이 영상에는 내 얼굴은 절대 나오지 않는 각도로 찍혀있거든. 이 영상에는 오로지 너의 모습만 찍혀있다 이거야. 이 영상이 세상에 퍼지게 되면 오히려 네가 나한테 벌을 받아야 될거야. 만약 내가 결혼한 후에 이 영상을 세상에 퍼뜨리면 내가 너를 간통죄로 고소할수도 있다구. 큭큭”
“............”
지긋지긋했다 이런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것에 얼마나 이골이 났길래..이런 짓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것일까. 혜진은 이 남자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던 좀전의 순간들이 정말로 후회스럽고 한탄스러워지고 있었다.
“...............왜 전화 한거에요...?,,,,겨우 이딴 소릴 지껄일려고 나한테 전화한건가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혜진의 잔뜩 화가 난 목소리는 이제 다 죽어가는 힘없는 목소리로 변화되어 버렸다. 이 남자에게서 자신은 이제 벗어나기가 정말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흐흠............곧장 와. 여긴 ........”
상원은 자신이 묵고 있다는 호텔의 객실을 알려준후 일방적으로 혜진과의 통화를 끊어버렸다. 혜진은 상원의 이 당돌한 행동에 어안이 벙벙하고 너무나 화가 나버렸다. 어떻게 자신에게 이렇게 돌변할수 있는 것인지..이런 남자에게 맘이 간 자신에게도 화가 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따를수 밖엔 없다. 그에게 자신의 파렴치한 행위가 낱낱이 들어간 영상이 있고 엄마와 아빠의 돈줄 역시 그의 가족이 쥐고 있다. 어디 한군데 그녀 스스로 맘대로 할수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절망스런 감정만이 그녀의 몸안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어깨에 힘이 절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외출준비를 위해 옷장에서 옷을 주섬주섬 꺼내어 입기 시작했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1시경에 이르러가고 있었다. 옷을 다 갈아입고 자신의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 혜진은 여전히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안을 죽 살펴보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구두를 신고 밖을 나서기 시작했다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거리까지 걸어 나온 그녀는 지나가는 택시에 손을 흔들었고 잠시후 혜진의 흔드는 손에 반응하여 한 대의 택시가 그녀 앞에 정차하고 있었다.
“XX동 호텔까지 가주세요.”
택시의 뒷자리에 앉은 그녀는 무덤덤하게 자신이 갈 위치를 기사에게 전달했고 택시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그녀의 목적지로 출발해가기 시작했다..그녀의 심장은 상원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불안하게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그와 만난다는 사실에 뭔가 두근 거리는 감정도 함께 생겨나고 있었다. 그 감정이 대체 어떤 것인지 그녀 역시 아직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남자의 협박 때문에 어쩔수 없이 가는거야...’
자신에게 그런식으로 자문 자답을 하는 혜진은 입술을 꾸욱 다물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계속 진정시키고자 애쓰면서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다. 이윽고 상원이 묵고 있다는 호텔입구에 도착하자 그녀는 택시비를 기사에게 주고난후 택시 뒷좌석을 열고 내렸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새벽녘의 밤바람이 제법 매섭게 불어오고 있었다. 마치 앞으로 그녀에게 닥칠 폭풍같은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환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바람을 피해 서둘러서 호텔의 입구 문을 열어 젖히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호텔 입구에서는 안내를 맡고 있는 사내가 그녀를 보더니 어디에 가시냐면서 바로 물어보자 그녀는 상원의 객실을 그 사내에게 알려주었으며 그 사내는 바로 엘리베이터로 그녀를 안내하며 올라가는 호실의 층수를 눌러주고는 좋은 시간 되시라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다시금 본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혜진은 그 사내의 말처럼 좋은시간을 보내게 될수 있을지..아니면 또다시 끔찍한 악몽의 시간으로 기역하게 될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일단은 곽상원 그 남자를 만나는 것 외에는 자신이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고 가빠진 호흡을 진정시키며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혀가고 있었다.잠시후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그녀는 뭔가 다짐한 듯이 굳은 의지를 내보이는 표정을 내보이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내부의 구조를 대충 ?어 본후 상원이 묵고 있다는 객실의 호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그가 묵고 있다는 객실의 번호를 확인한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다시금 가라앉히기 위해서 심호흡을 서너번 한 후 상원이 묵고 있는 문에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들어와.”
짤막하고 단호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곽상원 틀림없는 그 남자의 목소리였다.그녀는 굳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문의 도어를 힘입게 돌리곤 안으로 들어갔다.
“.............!!”
안에 들어오자 그녀는 적잖이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곽상원이 묵고 있는 방안에는 그 남자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묵고있는 방의 침대에는 자신외에 다른 벌거벗은 여자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누워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후후..너 오기전부터 데리고 놀던 앤데..너무 많이 마시고 그랬는지 벌써 뻗어버렸거든..그래서 대타로 널 부른거야.”
상원은 입술을 히죽거리며 그녀의 앞에 모습을 보이면서 말했다. 혜진의 상원의 모습을 보고 또다시 당황하고 말았다. 그 역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알몸으로 자신에게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남자는 부끄러움 같은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걸까. 그의 몸에서는 젖은 땀방울이 흥건히 묻어져 있었고 그의 굵은 남성의 심벌은 잔뜩 발기된 상태에서 기름이 잔뜩 묻은것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미 자기가 오기 전에 침대에 쓰러져 있는 여자와 격한 정사를 벌였던 것이 분명한 것이리라. 혜진은 괜시리 심통이 나고 질투가 나는 거 같았다. 자신이외에 다른 여자를 부르는 이 남자..어떻게 약혼녀를 눈앞에 두고도 이런식으로 행동하는 이 인간 말종 같은 자식에게 복종해야 하는 처지가 화가 나고 분에 겨웠지만 그것보다도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저 침대에 쓰러져 뻗어있는 여자가 더 눈에 가시였던 헤진이었다.
“야....일어나. 얼른 이제 너한테 볼은 끝났으니..어서 옷입고 꺼져.”
상원은 침대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뒷꿈치를 이용해서 툭툭 건드리고는 건들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음...........음.......네..네에...주인님...”
“아,,그리고 약에 취해 비몽사몽이겠지만 잘 봐둬.. 내 아내가 될 여자야. 인사드리라고. 뭐..어차피 너처럼 똑같이 나한테 주인님이라고 부를 년중에 하나가 될 여자인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내 아내가 될 여자가 될테니 앞으로 잘 대해주라고.”
상원은 귀찮다는 듯한 말투로 발가벗겨져 간신히 고개를 들고 비틀거리는 여자를 계속 발로 툭툭 건들며 말하고 있었다. 그런 상원의 행동에 침대에 있는 여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몽롱한 표정을 혜진에게 보이며 가느다라고 어눌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네....네에..........주인님의 아내 되실분........화.....ㄴ...영...해요...저..전.....영하..라고 해,,,”
그녀의 목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상원은 그녀의 등허리를 발로 거칠게 내리 찍으며 큰 소리로 버럭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누가 네 소개 따위를 하라고 했어! 이게 어디서 쓸데없는 짓거릴 하고 있어! 어서 옷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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