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소설은 허구의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소설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및 단체는 현실과 하등의 관련이 없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설 속 묘사와 관계없이 모두 성인이며, 미성년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건전한 사회 질서 유지와 올바른 성 풍속 확립을 위해, 본 소설을 현실과 혼동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현대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으로서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안녕하세요. 이슬꽃망울입니다.^^
옛날에 플롯만 써둔 이야기를 이번에 풀어놓으려 합니다.
과거 회고 형식으로 시작해 주요 인물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쓰여집니다.
물론 픽션이며 현실의 지명, 인명, 단체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쓰다보니 남자들 술자리 언어가 좀 들어가는군요. 불쾌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제 평소 말투는 절대 저렇지 않습니다)
장르는 SM/학창물/협박/수치/노출/조교 입니다. 백합/레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그럼 시작합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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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조교]여고생 아영이 이야기 : 00. 평온한 일상의 붕괴(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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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 결혼식이라 십수년만에 반 친구들이 모였다.
부페에서 나온 우리는 호프집에 들어가서 맥주를 신나게 마시며 추억팔이를 했고, 호프집에서 나와서 집에 갈 놈들은 다 갔다.
그리고 나랑 고2때 친했던 친구 셋만 남았다. 나까지 넷.
뭘 더 먹긴 좀 배불러서 바에 들어왔다.
우린 어느새 예전의 그 빠박머리 고삐리들로 돌아갔고, 그 때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 얘기하면서 낄낄댔다.
화제가 돌고 돌다가, 같은 반이었던 어떤 여자애 얘기가 나왔다.
"그년 퇴학당하고 나서 졸업식때도 학교 찾아왔었다는데? 난리도 아니었대 운동장에서."
"그래? 왜 나는 못 봤지? 근데 걔 2학년때까진 인기 완전 많았었잖아. 어쩌다가 그렇게 된거래?"
"몰라 나도. 뭐 떡맛을 제대로 봤나보지."
"아니 그래도 그렇지. 상황이 존나 이상하잖아. 보통 여자들 상식으로 그게 말이 쨈鳴?생각하냐?"
"나도 모른다니까. 그걸 왜 자꾸 나한테 물어보냐."
"근데 걔 요즘 뭐한대? 지금 생각해봐도 완전 새끈했는데. 어디 업소 뛰고 있겠지."
"그 업소 어딘지 알면 진짜 한번 찾아가고싶다. 걔 정도면 내가 한 삼십만원까진 낸다 진짜로."
"병신들아 니네는 그게 문제야. 떠도는 소문들을 다 믿냐? 업소는 개뿔, 여자애가 고딩때 좀 까지게 놀수도 있지."
"좀 까지게 노는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그러지 새끼야. 얘가 몰라도 한참을 모르네. 걔 문과반 애들한테는 되게 유명했어."
"난 소문같은 건 안 믿고 살아. 난 고딩때 그런일 있었는지도 몰랐어. 이 새끼들이 학교에 왔으면 공부나 하지."
"니가 맨날 소식이 존나 느리니까 그런 거 아냐? 이정도로 눈닫고 귀막고 사는 놈은 내 주변에 너밖에 없다."
"아니 뭔데 진짜. 존나 중구난방이네. 정리 좀 해봐. 기승전결에 입각해서 좀."
"야 내가 걔랑 2년간 같은 반이어서 다 알아. 들어봐.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서로 자기가 보고 들은 내용을 교환하며 진실의 퍼즐을 맞춰갔다.
그러는 동안 추억의 그 여고생은, 이미 사회인이 돼 버린 우리의 음험한 혓바닥에 의해 또다시 십수 번은 더 따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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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쓸 얘기는, 사소한 사건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그 여자애 이야기이다.
이름을 그대로 갖다 쓰면 나중에 문제될것 같으니까 가명을 쓰겠다. 아영이라고. 고2때 아영이는 나와 같은 3반이었다.
아영이는 매력적인 애였다. 단순히 이뻤다기 보단, 선이 정말 여성스러웠던 애였다.
여고생이라고 하기엔 좀 성숙한, 굴곡있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가슴은 꽉찬 B? 작은 C? 정도였고 골반이 서양 모델들처럼 크고 비율이 좋았다.
키는 150대 후반이라 별로 안 컸지만, 특유의 그 몸매 때문에 멀리서 봐도 "쟤는 정말 여자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교복은 거의 줄이지 않았는데도 몸매가 드러나서, 남자놈들 사이에서 순위를 매길 때 아영이가 항상 1위를 했다.
성적도 그럭저럭 상위권이었다. 반에서 한 5등 정도는 했나?
얘가 앞장서고 나대고 하는 성격이 아니라 친구가 많진 않았지만 나름 같이 다니는 여자애들 그룹이 있었다. 걔네는 다 아영이만큼 이뻤다.
남자놈들한테 고백도 많이 받았는데, 좋아하는 남자 있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콧대 높은, 그야말로 절벽 위의 꽃이었다.
문제는, 속으로 그녀를 넘보는 남자애들의 숫자만큼 그녀를 질투하는 여자애들도 많다는 거였다.
선생님들도 남자애들도 다 아영이한테는 싹싹하게 굴었으니 미울 만도 했을 거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여자애들이랑도 겉으로는 잘 지냈다.
서로 인사하면서, 호들갑을 떨며 "볼때마다 어쩜 점점 더 이뻐지니" 하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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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도 우리 반이었다. 아영이보다는 약간 급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여자애였다.
지은이는 아영이랑 다른 그룹에서 놀았지만 서로 잘 지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분명히 물밑으로 기싸움도 했던 거 같은데 그땐 내가 어려서 그런 건 하나도 몰랐다.
그렇지만 쉬는 시간에 아영이가 어떤 잘 생긴 3학년 형(민준이라고 한다)이랑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걸 제법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봤던 건 분명 기억난다.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다가도 인사할 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죽고 못사는 친구처럼 친한 척을 할 수 있다니. 여자는 정말 무섭다.
여기서 아영이의 썸남(?)인 민준이 형의 이야기를 잠시 하고 넘어가겠다.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아영이와 민준은 가깝게 지내기 시작했다.
1학년에서 독보적인 미모를 가진 아영이는 상급생 남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거리였고, 운동도 잘하고 성적도 좋아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도맡아 하던 민준은 용감하게 아영이에게 접근했다.
아영이도, 멋진 오빠가 그녀의 곁에서 자신을 지켜 주는 기분이 싫지 않았다. 그렇게 아영이와 민준은 석 달 동안 매일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가깝게 지냈다.
누가 먼저 사귀자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정답게 어울리는 걸 보면 누가 봐도 사귄다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사건은 그 날에 터졌다.
점심시간에 급식을 먹고 올라오는 아영이와 어떤 일진 여자애가 말다툼을 했다.
그 여자애는 소문이 안 좋은 애였다. 중학교 때부터 오토바이 타는 애들이랑 놀이터에 떼로 앉아 담배를 피거나 노상을 까거나
미끄럼틀 통 안에서 남자애들이랑 재미보는 전형적인 양아치. 이름은 민지라고 하겠다.
교실 분위기 험악하게 만드는 애들 뒷다마를 까며 올라오다가 눈이 딱 마주친 모양이었다.
아영이답지 않게 뭐라고 딱 쏘아붙이는 순간, 민지가 뺨을 때리려고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아영이가 손을 딱 막으며 웃으며 뭐라고 한마디 던지고 가던 길을 가버렸다. 민지는 주저앉아서 울었다.
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 민지랑 사귀던 남자친구가 아영이한테 고백했다가 차였단다. 물론 그 남자친구도 양아치고. 참고로 그 놈의 이름은 준석이었다.
민지가 왜 울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반 남자애들은 교실로 돌아온 아영이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드립을 치고 재롱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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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의 교복이 타이트하게 변한 건 그로부터 약 일 주일 후였다. 원래 교복을 거의 줄여입지 않는 아영이라 다들 의아해 했다.
예전과 같은 교복으로 등교해서, 매일 아침자습 시작 전에 신발장을 열고 새로운 교복을 꺼내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왔다.
치마는 무릎 위 20센티 정도로 짧아졌고, 블라우스는 길이를 많이 줄여서 배꼽이 보일 정도였다.
그 블라우스는 길이만 문제가 아니었다. 마치 수영복처럼 타이트해 가슴의 단추 사이가 벌어져 드러났다. 가디건은 목이 많이 파여서 가릴 수 없었다.
보통 때 아영이가 가지고 있었던 단아하면서도 섹시한 모습은 없고, 대놓고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입은 듯한 모양새가 나왔다.
교실로 들어오는 아영이를 보고 여자애들은 잠시 벙쪘다가 평소처럼 이뻐졌다고 인사하는데, 지은이도 아영이의 차림새를 보고 말을 건넸다.
"어 아영아! 교복 줄였네? 이쁘다! 너가 그렇게 입으니까 진짜 테가 나네~ 완전 이뻐!"
아영이는 어색한 미소로 답했다.
수업시간 내내 아영이는 무릎 위에 방석을 올리고 있었다. 원래 깔고 앉는 방석이지만, 그대로 앉으면 가랑이 사이가 훤히 보일 만큼 스커트가 짧았기 때문이다.
과목담당 선생님들도 그녀가 교복을 줄인 것을 알았으나, 그녀는 원래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넘어가곤 했다.
쉬는 시간에 체육복을 빌리러 온 다른 반 남자애들은 좋은 구경을 원없이 하고 갔다. 급식을 먹으러 가는 길에는 다른 학년 남학생들한테까지도 몸매를 드러내야 했다.
콧대 높고 단아하기만 하던 아영이가 남자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민준은 오늘도 아영이를 만나러 2학년 3반으로 내려왔다.
복도로 나온 아영이의 차림새를 본 민준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엇, 아영이 교복 줄였네?"
"아... 네 오빠..."
"음... 이쁘긴 한데 너무 과감한 거 아니야? 난 줄이기 전 교복도 좋은데. 다른 남자애들이 보면서 야한 생각하는거 난 좀 별론데..."
"어... 그냥 기분 좀 바꿔보려구 해봤어요..."
"그래, 뭐 아영이는 원래 스타일 좋으니까."
"헤?... 오빠 요즘 공부는 잘 돼요? 이제 수능 1년도 안 남았네요. 열심히 공부하세요.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뭐야 부끄럽게... 아영이도 공부 열심히 해. 난 이제 그만 가볼게."
아영이의 줄인 교복은 그렇게 며칠 동안 화제였다. 남자애들은 가슴과 허벅지를 훔쳐보기 바빴고, 여자애들은 아영이가 없는 자리에서 그녀가 드디어 여우짓을 한다고 몰래 수군거렸다.
그녀를 쳐다보는 여자애들의 냉랭한 시선은 덤이었다. 여자들 사이에서 그녀의 평판은 점점 미묘해져갔다.
하지만 그녀의 지위를 바꿔놓은 제일 큰 사건은 민지와의 다툼이었다.
종전의 싸움으로 원한이 있었던 민지는 아영이의 반에 찾아가 다시금 시비를 걸었다.
아영이는 그 때처럼 냉랭하게 쏘아붙이며 대꾸했지만, 민지가 다시 받아쳤다.
"요새 너 흘리고 다닌다고 말 많이 나오던데, 걸레같은 년이."
말과 동시에 민지는 아영이의 치마를 홱 들췄고, 반 친구들은 남녀 할것없이 할 말을 잃었다.
레이스가 달린, 손바닥만한 검정색 T팬티가 그녀의 음부를 겨우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지가 돌아가고, 아영이는 자리에 엎드려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위로해 주는 건 지은이였다.
"아영아 괜찮아...? 민지 저년 저거 완전 미친년이네. 내가 교무실에 얘기하고 올게 기다려."
"아냐 하지마 지은아 그냥... 나 진짜 괜찮아."
그날 저녁 아영이는 아프다며 조퇴해 버렸고, 야자시간 내내 우리의 화제는 아영이의 검은색 T팬티였다.
"아영이 진짜 대박이다. 그렇게 안봤는데 완전 섹시하네. 나중에 나도 저런 팬티 입은 여자애랑 자고 싶다~"
"몸매 쩌는 애가 그런것까지 입으니까 진짜 장난아니네..."
"아영이 남친은 좋겠다."
여자애들 쪽에선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다 들리니까 조용히 말해 변태들아. 아영이가 미쳤냐 너같은 애랑 자게?"
"너네 지금 수군대는거 내가 아영이한테 다 말할거거든? 나중에 사과해 꼭. 진짜 눈치없다 니네."
"애가 우는데 그러고 싶냐? 완전 저질이다."
그러던 중 지은이가 갑자기 나서서 한마디 했다.
"근데 좀 이상한게... 자기가 입어놓고 왜 그렇게 울지?"
순간 조용해 졌다가 여자애들이 다시금 술렁댔다.
"야 무슨 말이 그래~ 남자애들 앞에서 들추니까 창피한 거잖아~"
"그것도 그런데... 그런 팬티 입을거면 치마 길이라도 좀 조심했어야지."
지은이가 답하자, 다른 여자애들 몇몇이 거들었다.
"맞어. 나두 요새 아영이 치마 너무 짧다고 생각했어."
"그러네... 꼭 보여주려고 입은 것처럼."
수군대던 여론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혔다. 아영이는 그녀가 없는 자리에서 노출광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매력적인 몸매와 좋은 성적으로 인해 친구들 사이에서 귀족처럼 여겨지던 아영이는 순식간에 평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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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음날 아침이 되고 아영이가 교실로 들어서자, 소란스럽던 교실의 공기가 바뀌었다.
여자애들은 아영이를 꺼리는 눈치였지만, 떨떠름한 미소로 인사는 받아 주었다.
몹시 난처해했던 건 오히려 남자애들 쪽이었다. 누군가 어제 일에 대해 한 마디라도 꺼냈다간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 뻔했다. 모두들 총대를 메고 싶지 않아했다.
아영이가 자리에 앉고 얼마 안 있어 지은이도 곧 등교했는데, 손에 뭘 들고 아영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안녕~ 몸은 좀 괜찮아? 어제 많이 놀랐지?"
"어제 푹 쉬었더니 좋아졌어. 고마워 지은아. 근데 손에 그건 뭐야?"
"이거 무릎담요야~ 너 요새 치마 짧게 입고 다녀서 조마조마했는데 어제 그런 일이 터지네. 아무튼 방석으로 가리고 있지 말고 이제 이거 덮고 있어."
어제 일을 상기한 아영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래~ 우리도 어제 엄청 걱정했다~ 하여튼 과감해 증말. 고맙게"
수업시간이건 언제건 맨날 개드립을 자주 날리던, 웃기는 친구가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 버렸다.
그 날 이후 여러 가지가 바뀌었다.
첫째로, 그 날의 심각함은 사라졌고, 소문은 전교에 퍼져 T팬티에 관한 일은 아영이를 놀리는 레파토리가 되어버렸다.
아영이는 처음엔 창피해 하며 질색했지만, 곧 익숙해지고 쿨해지자 놀림받을 때마다 웃으며 남자애들 등짝을 후려쳤다.
두번째로, 반 여자애들 사이에서, 주도권이 아영이에게서 지은이에게로 넘어갔다.
보통이라면 아영이의 말에 동조했을 여자애들은 지은이에게 물어보고 행동했다.
항상 다른 아이들로부터 선망의 시선을 받던 아영이는 보통 여자애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익숙치 않았으나,
수업시간에 지은이가 사 준 무릎담요를 덮으니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와 이내 마음도 따스해졌다. 새삼 우정을 느끼며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영이랑 같은 학년을 다녔던 남자라면 누구나 그 농담의 뒷맛을 곱씹었을 것이다.
"혹시 그 일이 있고 나서도 그 팬티 입고 다니는 거 아냐?"
아무튼 그렇게 그 날의 일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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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건 나도 다 아는 얘기잖아. 내가 좀 모르는 얘기를 해봐."
"관심없다더니... 너 어디까지 알고 있었냐?"
"딱 니가 얘기한 거기까지밖에 몰라. 그 뒤로 아영이가 같은 반 여자애들한테 외면당했다는 거 정도?"
"그게 다 이유가 있다... 너 이거 다 들으면 진짜 난리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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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내가 원래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영이는 보통 여고생이었다.
(물론 보통 여고생은 아니었다. 여고생이 그런 몸매를 갖고 있다는 게 신기했으니까. 물론 팬티도 그렇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싸늘하게 따돌림당했다.
나는 주변 상황에 별로 관심 안 두면서 사는데, 그렇게 둔감한 나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겉돌았다.
당시의 나는 "쟤가 야하게 하고 다니다가 왕따가 됐구나" 하고 넘어가 버렸는데, 오늘 친구들한테 그 속사정을 다 들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거랑 한참 다르고, 또 그닥 간단한 사건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마음속이 음험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눈치챘을 것이다.
아영이는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방에 있는 노트북 웹캠이 해킹당해서 그녀의 몸이 다 찍혔다고 한다.
협박자는 익명이었고, 아영이에게 줄인 교복과 함께 T팬티를 택배로 보내고
"학교에 오면 매일 이 교복과 속옷으로 갈아입어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학교와 학원, 인터넷에 신상과 함께 뿌려버리겠다"
"일과가 끝나면 집에 갈 때 교복과 속옷을 다시 벗어 신발장에 넣고 가라. 자물쇠는 동봉된 것을 써라"
고 했다고 한다.
아영이는 먼저 T팬티를 입어 보았다. 그것은 아주 작았으나 신축성이 좋아서, 걱정했던 것보다 그녀의 보지를 잘 덮어주었다.
워낙 작은 사이즈라 걷거나 움직일 때마다 자꾸 안으로 파고들어 음순을 스쳤지만, 잘 참다가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라고 애써 위안했다.
다음으로 함께 온 교복을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것은 평소 학교에서 그녀의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차라리 그녀가 경멸하던 일진녀 민지에게나 어울릴 만한 차림새였다.
하지만 민지보다 한층 더 저속해 보이는 교복에 아영이는 머리가 어지러워 질 정도의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에겐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줄인 교복이 그녀의 몸에 정확히 밀착한 것을 보면, 그녀의 사이즈를 낱낱이 알고 있는 자의 소행임에 틀림없었다.
아무튼, 무릎 위 20센치가 넘는, 허벅지 윗부분만 겨우 가리는 스커트와, 맨 허리와 가슴을 드러낸 블라우스를 입은 아영이의 평판은 날로날로 떨어져 갔다.
노출녀라고 농담을 하며 넘어가긴 했지만 요즘의 차림새만 봐도 그 말은 엄연히 농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반 남자들의 욕정어린 시선과 여자들의 경멸의 시선은 그래도 익숙해질 만 했지만,
이동수업이나 점심저녁시간에 밖으로 나가야 할 때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매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뜨거운 시선이 몸을 훑는 것을 느끼며, 아영이는 자기도 모르게 요염한 쾌감이 엉덩이에서 등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한편, 팬티는 하교하기 전 매일 벗어놓고 가야 했기 때문에 한 번도 빨지 못했다. 학교 화장실에서 할 수 있었지만 도중에 누가 들어올까 겁나서 엄두도 못 냈다.
같은 팬티를 계속 입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하게 입으려 했다.
남자들의 음험한 시선이 매일같이 그녀의 몸을 핥을 때마다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난생 처음 느껴지는 아찔한 쾌미감에 전율했다.
그렇게 시간(視姦)을 당할 때마다, 아영이는 균열 사이로 파고들어 스치는 팬티를 느끼지 않으려 애써 진정하며 걸음을 옮겼지만
몸은 마음과는 달라서, 그녀의 밑은 항상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뜨끈한 느낌과 함께 아랫쪽이 콩닥콩닥했다.
자리에 앉을 때마다 울컥 새어나오는 애액 때문에 아영이는 항상 애를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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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가 남자를 갈구하는 듯한 교복차림으로 생활한 지 2 주 가까이 되어갔다.
이것보다 높은 수위의 협박이 오지 않음에 안도하며 내심 조마조마하는, 또 한편으로는 이제 남자들의 시선을 묘하게 의식하게 된 아영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야자시간에 아영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번호 표시금지였다.
문자가 온 걸 보고 확인하기도 전에 아영이의 다리는 벌써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애써 진정하며 문자를 확인했다.
"야자가 끝나고 학생들이 모두 퇴실한 후 준석의 서랍 속에 T팬티를 벗어서 넣어둘 것."
곧바로 사진 1장이 MMS로 수신되었다. 아영이의 학교 내 업스커트 사진으로, 보지를 덮는 손바닥만한 검은 천에 허연 애액이 실처럼 늘어뜨려져 있는 사진이었다.
순간 현기증이 아영이를 엄습했고, 구토감이 몰려왔다.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막고 뛰쳐나갔다.
화장실에서 실컷 토한 뒤 아영이는 흐느껴 울었다.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돼...? 날 어디까지 망가뜨릴 거냐구? 누구야 진짜... 개새끼야..."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업스커트 사진이 학교에 퍼지는 순간, 학교에서도 발정했다는 게 알려지고 그녀의 학교생활은 산산조각날 게 뻔했다.
변태녀로 소문나면 선배 오빠와의 썸도 끝이다. 그런 일만은 막아야 했다.
교실로 돌아온 아영이는 지령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러는 중에도 다리의 떨림은 쉽게 멎지 않았다.
지은이가 준 담요를 꺼내 덮고 나서야 조금 진정하고 머리를 식히고 차근차근 정리했다.
"나랑 장준석의 관계를 아는 사람의 소행이 분명해. 누구지? 혹시 민지인가?"
"내가 장준석한테 꼬리친다고 소문나면 좋은 사람이 누구지?"
"아이 참. 누군지 알아내는게 지금 뭐가 중요해? 누가 협박했듯 시키는 대로 안하면 그 사진이 퍼지는데. 어떻게 할 지나 생각해보자"
"나는 3반이고 장준석은 6반이니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모두 집에 돌아가고 난 후 몰래 나와서 6반 창문을 넘어 들어간다"
생각하자 마자 야자가 끝남을 알리는 종이 쳤고, 친구들은 집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영아, 뭐해? 집에 안가? 얼른 가자"
평소에 같이 하교하던 친구가 물었으나, 아영이는 자신은 볼일이 있다고 말하며 먼저 가라고 했다.
화장실로 들어 간 후 아영이는 복도가 조용해 질 때까지 기다렸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6반 교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고, 아영은 교실 창문을 열었다. 다행히 잠겨 있지 않았고, 운동신경이 좋았던 그녀는 순식간에 뛰어넘을 수 있었다.
책상에 붙어 있는 이름표를 확인하며 준석의 책상을 발견했다.
이제 벗어서 넣기만 하면 됐다. 얼른 벗고 나가려 팬티 허리끈에 양 엄지를 걸치는 순간, 그녀는 또 다시 망설임에 사로잡혔다.
"이 팬티를 장준석이 발견하면 누구 거라고 생각할까? 당연히 내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 때 애들 앞에서 노출된 팬티랑 똑같은 건데"
"팬티를 발견하고 이게 뭐냐며 동네방네 떠들진 않을까? 그러면 나는 매장당할텐데..."
"운좋게 조용히 넘어가도 내가 꼬리치는 거라 생각할텐데... 예전에 그놈이 들이댈 때 일진이라 무시하고 차 버렸는데 어떡하지?"
"이게 장준석 손에 제대로 들어간다는 보장은 있을까? 다른 애가 발견하고 자기가 가지면 어떡하지? 혹시 민지 손에 들어가면 어쩌지?"
"그보다 내일은 팬티 없이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네."
여기까지 생각이 든 순간, 머리가 멍해지며 몸이 나른해졌다. 그와 반대로 아영이의 보지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우.."
"안돼... 정신 차려야 해!"
애써 평정심을 찾은 아영이는 팬티를 얼른 벗었다. 다리를 빼고 팬티를 손에 쥔 순간 시큼하고 달큰한 여자내음이 그녀의 코를 자극했다.
근 2주간 한 번도 빨지 못한 팬티에서 나는 냄새였다.
불이 꺼져 있어서 몰랐는데, 설마해서 달빛에 비추어 보니 검은 팬티는 허옇게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빨아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앞으로 3분 후면 수위가 학교 순찰을 시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도둑으로 오해받는 일은 없어야 했다.
게다가 걸리면 다음 날 팬티의 주인이 그녀라는 것을 광고하는 꼴이 된다.
준석의 서랍에 급히 자신의 팬티를 쳐박고 달려나온 그녀는 옷을 보통 교복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향했다.
"내일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제발..."
하지만 아영이의 바램은 그야말로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다음 날 그녀의 희망은 가장 치욕적인 형태로 무너져 내리게 된다.
○○○○○○○○○○
"그래서 그 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얘기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있다 보니 시켜놓은 술은 어느 새 전부 비웠고, 막차 시간은 이미 지났다.
"아 진짜 꼬치꼬치 캐묻네. 너 아깐 소문에 무덤덤한 놈이라며?"
"다음 이야기 빨랑 계속하라고."
"그 다음 얘기가 궁금해? 조금 있다가 계속 얘기해줄게. 재밌는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어."
"뭐라는 거야 미친놈아 뜬금없이. 이새끼 취했네 취했어."
"그런게 있다 임마."
(계속)
안녕하세요. 이슬꽃망울입니다.^^
옛날에 플롯만 써둔 이야기를 이번에 풀어놓으려 합니다.
과거 회고 형식으로 시작해 주요 인물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쓰여집니다.
물론 픽션이며 현실의 지명, 인명, 단체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쓰다보니 남자들 술자리 언어가 좀 들어가는군요. 불쾌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제 평소 말투는 절대 저렇지 않습니다)
장르는 SM/학창물/협박/수치/노출/조교 입니다. 백합/레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그럼 시작합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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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조교]여고생 아영이 이야기 : 00. 평온한 일상의 붕괴(프롤로그)
○○○○○○○○○○
고등학교 동창 결혼식이라 십수년만에 반 친구들이 모였다.
부페에서 나온 우리는 호프집에 들어가서 맥주를 신나게 마시며 추억팔이를 했고, 호프집에서 나와서 집에 갈 놈들은 다 갔다.
그리고 나랑 고2때 친했던 친구 셋만 남았다. 나까지 넷.
뭘 더 먹긴 좀 배불러서 바에 들어왔다.
우린 어느새 예전의 그 빠박머리 고삐리들로 돌아갔고, 그 때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 얘기하면서 낄낄댔다.
화제가 돌고 돌다가, 같은 반이었던 어떤 여자애 얘기가 나왔다.
"그년 퇴학당하고 나서 졸업식때도 학교 찾아왔었다는데? 난리도 아니었대 운동장에서."
"그래? 왜 나는 못 봤지? 근데 걔 2학년때까진 인기 완전 많았었잖아. 어쩌다가 그렇게 된거래?"
"몰라 나도. 뭐 떡맛을 제대로 봤나보지."
"아니 그래도 그렇지. 상황이 존나 이상하잖아. 보통 여자들 상식으로 그게 말이 쨈鳴?생각하냐?"
"나도 모른다니까. 그걸 왜 자꾸 나한테 물어보냐."
"근데 걔 요즘 뭐한대? 지금 생각해봐도 완전 새끈했는데. 어디 업소 뛰고 있겠지."
"그 업소 어딘지 알면 진짜 한번 찾아가고싶다. 걔 정도면 내가 한 삼십만원까진 낸다 진짜로."
"병신들아 니네는 그게 문제야. 떠도는 소문들을 다 믿냐? 업소는 개뿔, 여자애가 고딩때 좀 까지게 놀수도 있지."
"좀 까지게 노는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그러지 새끼야. 얘가 몰라도 한참을 모르네. 걔 문과반 애들한테는 되게 유명했어."
"난 소문같은 건 안 믿고 살아. 난 고딩때 그런일 있었는지도 몰랐어. 이 새끼들이 학교에 왔으면 공부나 하지."
"니가 맨날 소식이 존나 느리니까 그런 거 아냐? 이정도로 눈닫고 귀막고 사는 놈은 내 주변에 너밖에 없다."
"아니 뭔데 진짜. 존나 중구난방이네. 정리 좀 해봐. 기승전결에 입각해서 좀."
"야 내가 걔랑 2년간 같은 반이어서 다 알아. 들어봐.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서로 자기가 보고 들은 내용을 교환하며 진실의 퍼즐을 맞춰갔다.
그러는 동안 추억의 그 여고생은, 이미 사회인이 돼 버린 우리의 음험한 혓바닥에 의해 또다시 십수 번은 더 따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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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쓸 얘기는, 사소한 사건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그 여자애 이야기이다.
이름을 그대로 갖다 쓰면 나중에 문제될것 같으니까 가명을 쓰겠다. 아영이라고. 고2때 아영이는 나와 같은 3반이었다.
아영이는 매력적인 애였다. 단순히 이뻤다기 보단, 선이 정말 여성스러웠던 애였다.
여고생이라고 하기엔 좀 성숙한, 굴곡있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가슴은 꽉찬 B? 작은 C? 정도였고 골반이 서양 모델들처럼 크고 비율이 좋았다.
키는 150대 후반이라 별로 안 컸지만, 특유의 그 몸매 때문에 멀리서 봐도 "쟤는 정말 여자구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교복은 거의 줄이지 않았는데도 몸매가 드러나서, 남자놈들 사이에서 순위를 매길 때 아영이가 항상 1위를 했다.
성적도 그럭저럭 상위권이었다. 반에서 한 5등 정도는 했나?
얘가 앞장서고 나대고 하는 성격이 아니라 친구가 많진 않았지만 나름 같이 다니는 여자애들 그룹이 있었다. 걔네는 다 아영이만큼 이뻤다.
남자놈들한테 고백도 많이 받았는데, 좋아하는 남자 있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콧대 높은, 그야말로 절벽 위의 꽃이었다.
문제는, 속으로 그녀를 넘보는 남자애들의 숫자만큼 그녀를 질투하는 여자애들도 많다는 거였다.
선생님들도 남자애들도 다 아영이한테는 싹싹하게 굴었으니 미울 만도 했을 거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여자애들이랑도 겉으로는 잘 지냈다.
서로 인사하면서, 호들갑을 떨며 "볼때마다 어쩜 점점 더 이뻐지니" 하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
지은이도 우리 반이었다. 아영이보다는 약간 급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여자애였다.
지은이는 아영이랑 다른 그룹에서 놀았지만 서로 잘 지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분명히 물밑으로 기싸움도 했던 거 같은데 그땐 내가 어려서 그런 건 하나도 몰랐다.
그렇지만 쉬는 시간에 아영이가 어떤 잘 생긴 3학년 형(민준이라고 한다)이랑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걸 제법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봤던 건 분명 기억난다.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다가도 인사할 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죽고 못사는 친구처럼 친한 척을 할 수 있다니. 여자는 정말 무섭다.
여기서 아영이의 썸남(?)인 민준이 형의 이야기를 잠시 하고 넘어가겠다.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아영이와 민준은 가깝게 지내기 시작했다.
1학년에서 독보적인 미모를 가진 아영이는 상급생 남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거리였고, 운동도 잘하고 성적도 좋아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도맡아 하던 민준은 용감하게 아영이에게 접근했다.
아영이도, 멋진 오빠가 그녀의 곁에서 자신을 지켜 주는 기분이 싫지 않았다. 그렇게 아영이와 민준은 석 달 동안 매일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가깝게 지냈다.
누가 먼저 사귀자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정답게 어울리는 걸 보면 누가 봐도 사귄다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사건은 그 날에 터졌다.
점심시간에 급식을 먹고 올라오는 아영이와 어떤 일진 여자애가 말다툼을 했다.
그 여자애는 소문이 안 좋은 애였다. 중학교 때부터 오토바이 타는 애들이랑 놀이터에 떼로 앉아 담배를 피거나 노상을 까거나
미끄럼틀 통 안에서 남자애들이랑 재미보는 전형적인 양아치. 이름은 민지라고 하겠다.
교실 분위기 험악하게 만드는 애들 뒷다마를 까며 올라오다가 눈이 딱 마주친 모양이었다.
아영이답지 않게 뭐라고 딱 쏘아붙이는 순간, 민지가 뺨을 때리려고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아영이가 손을 딱 막으며 웃으며 뭐라고 한마디 던지고 가던 길을 가버렸다. 민지는 주저앉아서 울었다.
나중에 소문을 들어보니, 민지랑 사귀던 남자친구가 아영이한테 고백했다가 차였단다. 물론 그 남자친구도 양아치고. 참고로 그 놈의 이름은 준석이었다.
민지가 왜 울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반 남자애들은 교실로 돌아온 아영이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드립을 치고 재롱을 떨었다.
●●●●●●●●●●
아영이의 교복이 타이트하게 변한 건 그로부터 약 일 주일 후였다. 원래 교복을 거의 줄여입지 않는 아영이라 다들 의아해 했다.
예전과 같은 교복으로 등교해서, 매일 아침자습 시작 전에 신발장을 열고 새로운 교복을 꺼내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왔다.
치마는 무릎 위 20센티 정도로 짧아졌고, 블라우스는 길이를 많이 줄여서 배꼽이 보일 정도였다.
그 블라우스는 길이만 문제가 아니었다. 마치 수영복처럼 타이트해 가슴의 단추 사이가 벌어져 드러났다. 가디건은 목이 많이 파여서 가릴 수 없었다.
보통 때 아영이가 가지고 있었던 단아하면서도 섹시한 모습은 없고, 대놓고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입은 듯한 모양새가 나왔다.
교실로 들어오는 아영이를 보고 여자애들은 잠시 벙쪘다가 평소처럼 이뻐졌다고 인사하는데, 지은이도 아영이의 차림새를 보고 말을 건넸다.
"어 아영아! 교복 줄였네? 이쁘다! 너가 그렇게 입으니까 진짜 테가 나네~ 완전 이뻐!"
아영이는 어색한 미소로 답했다.
수업시간 내내 아영이는 무릎 위에 방석을 올리고 있었다. 원래 깔고 앉는 방석이지만, 그대로 앉으면 가랑이 사이가 훤히 보일 만큼 스커트가 짧았기 때문이다.
과목담당 선생님들도 그녀가 교복을 줄인 것을 알았으나, 그녀는 원래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넘어가곤 했다.
쉬는 시간에 체육복을 빌리러 온 다른 반 남자애들은 좋은 구경을 원없이 하고 갔다. 급식을 먹으러 가는 길에는 다른 학년 남학생들한테까지도 몸매를 드러내야 했다.
콧대 높고 단아하기만 하던 아영이가 남자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민준은 오늘도 아영이를 만나러 2학년 3반으로 내려왔다.
복도로 나온 아영이의 차림새를 본 민준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엇, 아영이 교복 줄였네?"
"아... 네 오빠..."
"음... 이쁘긴 한데 너무 과감한 거 아니야? 난 줄이기 전 교복도 좋은데. 다른 남자애들이 보면서 야한 생각하는거 난 좀 별론데..."
"어... 그냥 기분 좀 바꿔보려구 해봤어요..."
"그래, 뭐 아영이는 원래 스타일 좋으니까."
"헤?... 오빠 요즘 공부는 잘 돼요? 이제 수능 1년도 안 남았네요. 열심히 공부하세요. 제가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뭐야 부끄럽게... 아영이도 공부 열심히 해. 난 이제 그만 가볼게."
아영이의 줄인 교복은 그렇게 며칠 동안 화제였다. 남자애들은 가슴과 허벅지를 훔쳐보기 바빴고, 여자애들은 아영이가 없는 자리에서 그녀가 드디어 여우짓을 한다고 몰래 수군거렸다.
그녀를 쳐다보는 여자애들의 냉랭한 시선은 덤이었다. 여자들 사이에서 그녀의 평판은 점점 미묘해져갔다.
하지만 그녀의 지위를 바꿔놓은 제일 큰 사건은 민지와의 다툼이었다.
종전의 싸움으로 원한이 있었던 민지는 아영이의 반에 찾아가 다시금 시비를 걸었다.
아영이는 그 때처럼 냉랭하게 쏘아붙이며 대꾸했지만, 민지가 다시 받아쳤다.
"요새 너 흘리고 다닌다고 말 많이 나오던데, 걸레같은 년이."
말과 동시에 민지는 아영이의 치마를 홱 들췄고, 반 친구들은 남녀 할것없이 할 말을 잃었다.
레이스가 달린, 손바닥만한 검정색 T팬티가 그녀의 음부를 겨우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지가 돌아가고, 아영이는 자리에 엎드려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위로해 주는 건 지은이였다.
"아영아 괜찮아...? 민지 저년 저거 완전 미친년이네. 내가 교무실에 얘기하고 올게 기다려."
"아냐 하지마 지은아 그냥... 나 진짜 괜찮아."
그날 저녁 아영이는 아프다며 조퇴해 버렸고, 야자시간 내내 우리의 화제는 아영이의 검은색 T팬티였다.
"아영이 진짜 대박이다. 그렇게 안봤는데 완전 섹시하네. 나중에 나도 저런 팬티 입은 여자애랑 자고 싶다~"
"몸매 쩌는 애가 그런것까지 입으니까 진짜 장난아니네..."
"아영이 남친은 좋겠다."
여자애들 쪽에선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다 들리니까 조용히 말해 변태들아. 아영이가 미쳤냐 너같은 애랑 자게?"
"너네 지금 수군대는거 내가 아영이한테 다 말할거거든? 나중에 사과해 꼭. 진짜 눈치없다 니네."
"애가 우는데 그러고 싶냐? 완전 저질이다."
그러던 중 지은이가 갑자기 나서서 한마디 했다.
"근데 좀 이상한게... 자기가 입어놓고 왜 그렇게 울지?"
순간 조용해 졌다가 여자애들이 다시금 술렁댔다.
"야 무슨 말이 그래~ 남자애들 앞에서 들추니까 창피한 거잖아~"
"그것도 그런데... 그런 팬티 입을거면 치마 길이라도 좀 조심했어야지."
지은이가 답하자, 다른 여자애들 몇몇이 거들었다.
"맞어. 나두 요새 아영이 치마 너무 짧다고 생각했어."
"그러네... 꼭 보여주려고 입은 것처럼."
수군대던 여론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혔다. 아영이는 그녀가 없는 자리에서 노출광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매력적인 몸매와 좋은 성적으로 인해 친구들 사이에서 귀족처럼 여겨지던 아영이는 순식간에 평민이 되었다.
●●●●●●●●●●
"안녕"
다음날 아침이 되고 아영이가 교실로 들어서자, 소란스럽던 교실의 공기가 바뀌었다.
여자애들은 아영이를 꺼리는 눈치였지만, 떨떠름한 미소로 인사는 받아 주었다.
몹시 난처해했던 건 오히려 남자애들 쪽이었다. 누군가 어제 일에 대해 한 마디라도 꺼냈다간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 뻔했다. 모두들 총대를 메고 싶지 않아했다.
아영이가 자리에 앉고 얼마 안 있어 지은이도 곧 등교했는데, 손에 뭘 들고 아영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안녕~ 몸은 좀 괜찮아? 어제 많이 놀랐지?"
"어제 푹 쉬었더니 좋아졌어. 고마워 지은아. 근데 손에 그건 뭐야?"
"이거 무릎담요야~ 너 요새 치마 짧게 입고 다녀서 조마조마했는데 어제 그런 일이 터지네. 아무튼 방석으로 가리고 있지 말고 이제 이거 덮고 있어."
어제 일을 상기한 아영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래~ 우리도 어제 엄청 걱정했다~ 하여튼 과감해 증말. 고맙게"
수업시간이건 언제건 맨날 개드립을 자주 날리던, 웃기는 친구가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 버렸다.
그 날 이후 여러 가지가 바뀌었다.
첫째로, 그 날의 심각함은 사라졌고, 소문은 전교에 퍼져 T팬티에 관한 일은 아영이를 놀리는 레파토리가 되어버렸다.
아영이는 처음엔 창피해 하며 질색했지만, 곧 익숙해지고 쿨해지자 놀림받을 때마다 웃으며 남자애들 등짝을 후려쳤다.
두번째로, 반 여자애들 사이에서, 주도권이 아영이에게서 지은이에게로 넘어갔다.
보통이라면 아영이의 말에 동조했을 여자애들은 지은이에게 물어보고 행동했다.
항상 다른 아이들로부터 선망의 시선을 받던 아영이는 보통 여자애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 익숙치 않았으나,
수업시간에 지은이가 사 준 무릎담요를 덮으니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와 이내 마음도 따스해졌다. 새삼 우정을 느끼며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영이랑 같은 학년을 다녔던 남자라면 누구나 그 농담의 뒷맛을 곱씹었을 것이다.
"혹시 그 일이 있고 나서도 그 팬티 입고 다니는 거 아냐?"
아무튼 그렇게 그 날의 일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듯 했다.
○○○○○○○○○○
"아 그건 나도 다 아는 얘기잖아. 내가 좀 모르는 얘기를 해봐."
"관심없다더니... 너 어디까지 알고 있었냐?"
"딱 니가 얘기한 거기까지밖에 몰라. 그 뒤로 아영이가 같은 반 여자애들한테 외면당했다는 거 정도?"
"그게 다 이유가 있다... 너 이거 다 들으면 진짜 난리난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야."
●●●●●●●●●●
여기까지가 내가 원래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영이는 보통 여고생이었다.
(물론 보통 여고생은 아니었다. 여고생이 그런 몸매를 갖고 있다는 게 신기했으니까. 물론 팬티도 그렇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싸늘하게 따돌림당했다.
나는 주변 상황에 별로 관심 안 두면서 사는데, 그렇게 둔감한 나도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겉돌았다.
당시의 나는 "쟤가 야하게 하고 다니다가 왕따가 됐구나" 하고 넘어가 버렸는데, 오늘 친구들한테 그 속사정을 다 들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거랑 한참 다르고, 또 그닥 간단한 사건이 아니었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마음속이 음험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눈치챘을 것이다.
아영이는 협박을 당하고 있었다.
방에 있는 노트북 웹캠이 해킹당해서 그녀의 몸이 다 찍혔다고 한다.
협박자는 익명이었고, 아영이에게 줄인 교복과 함께 T팬티를 택배로 보내고
"학교에 오면 매일 이 교복과 속옷으로 갈아입어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학교와 학원, 인터넷에 신상과 함께 뿌려버리겠다"
"일과가 끝나면 집에 갈 때 교복과 속옷을 다시 벗어 신발장에 넣고 가라. 자물쇠는 동봉된 것을 써라"
고 했다고 한다.
아영이는 먼저 T팬티를 입어 보았다. 그것은 아주 작았으나 신축성이 좋아서, 걱정했던 것보다 그녀의 보지를 잘 덮어주었다.
워낙 작은 사이즈라 걷거나 움직일 때마다 자꾸 안으로 파고들어 음순을 스쳤지만, 잘 참다가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라고 애써 위안했다.
다음으로 함께 온 교복을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것은 평소 학교에서 그녀의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차라리 그녀가 경멸하던 일진녀 민지에게나 어울릴 만한 차림새였다.
하지만 민지보다 한층 더 저속해 보이는 교복에 아영이는 머리가 어지러워 질 정도의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에겐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줄인 교복이 그녀의 몸에 정확히 밀착한 것을 보면, 그녀의 사이즈를 낱낱이 알고 있는 자의 소행임에 틀림없었다.
아무튼, 무릎 위 20센치가 넘는, 허벅지 윗부분만 겨우 가리는 스커트와, 맨 허리와 가슴을 드러낸 블라우스를 입은 아영이의 평판은 날로날로 떨어져 갔다.
노출녀라고 농담을 하며 넘어가긴 했지만 요즘의 차림새만 봐도 그 말은 엄연히 농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반 남자들의 욕정어린 시선과 여자들의 경멸의 시선은 그래도 익숙해질 만 했지만,
이동수업이나 점심저녁시간에 밖으로 나가야 할 때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매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뜨거운 시선이 몸을 훑는 것을 느끼며, 아영이는 자기도 모르게 요염한 쾌감이 엉덩이에서 등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한편, 팬티는 하교하기 전 매일 벗어놓고 가야 했기 때문에 한 번도 빨지 못했다. 학교 화장실에서 할 수 있었지만 도중에 누가 들어올까 겁나서 엄두도 못 냈다.
같은 팬티를 계속 입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하게 입으려 했다.
남자들의 음험한 시선이 매일같이 그녀의 몸을 핥을 때마다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난생 처음 느껴지는 아찔한 쾌미감에 전율했다.
그렇게 시간(視姦)을 당할 때마다, 아영이는 균열 사이로 파고들어 스치는 팬티를 느끼지 않으려 애써 진정하며 걸음을 옮겼지만
몸은 마음과는 달라서, 그녀의 밑은 항상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뜨끈한 느낌과 함께 아랫쪽이 콩닥콩닥했다.
자리에 앉을 때마다 울컥 새어나오는 애액 때문에 아영이는 항상 애를 먹어야 했다.
●●●●●●●●●●
아영이가 남자를 갈구하는 듯한 교복차림으로 생활한 지 2 주 가까이 되어갔다.
이것보다 높은 수위의 협박이 오지 않음에 안도하며 내심 조마조마하는, 또 한편으로는 이제 남자들의 시선을 묘하게 의식하게 된 아영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야자시간에 아영이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번호 표시금지였다.
문자가 온 걸 보고 확인하기도 전에 아영이의 다리는 벌써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애써 진정하며 문자를 확인했다.
"야자가 끝나고 학생들이 모두 퇴실한 후 준석의 서랍 속에 T팬티를 벗어서 넣어둘 것."
곧바로 사진 1장이 MMS로 수신되었다. 아영이의 학교 내 업스커트 사진으로, 보지를 덮는 손바닥만한 검은 천에 허연 애액이 실처럼 늘어뜨려져 있는 사진이었다.
순간 현기증이 아영이를 엄습했고, 구토감이 몰려왔다.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막고 뛰쳐나갔다.
화장실에서 실컷 토한 뒤 아영이는 흐느껴 울었다.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돼...? 날 어디까지 망가뜨릴 거냐구? 누구야 진짜... 개새끼야..."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업스커트 사진이 학교에 퍼지는 순간, 학교에서도 발정했다는 게 알려지고 그녀의 학교생활은 산산조각날 게 뻔했다.
변태녀로 소문나면 선배 오빠와의 썸도 끝이다. 그런 일만은 막아야 했다.
교실로 돌아온 아영이는 지령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지 고민했다. 그러는 중에도 다리의 떨림은 쉽게 멎지 않았다.
지은이가 준 담요를 꺼내 덮고 나서야 조금 진정하고 머리를 식히고 차근차근 정리했다.
"나랑 장준석의 관계를 아는 사람의 소행이 분명해. 누구지? 혹시 민지인가?"
"내가 장준석한테 꼬리친다고 소문나면 좋은 사람이 누구지?"
"아이 참. 누군지 알아내는게 지금 뭐가 중요해? 누가 협박했듯 시키는 대로 안하면 그 사진이 퍼지는데. 어떻게 할 지나 생각해보자"
"나는 3반이고 장준석은 6반이니 여자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모두 집에 돌아가고 난 후 몰래 나와서 6반 창문을 넘어 들어간다"
생각하자 마자 야자가 끝남을 알리는 종이 쳤고, 친구들은 집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영아, 뭐해? 집에 안가? 얼른 가자"
평소에 같이 하교하던 친구가 물었으나, 아영이는 자신은 볼일이 있다고 말하며 먼저 가라고 했다.
화장실로 들어 간 후 아영이는 복도가 조용해 질 때까지 기다렸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6반 교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고, 아영은 교실 창문을 열었다. 다행히 잠겨 있지 않았고, 운동신경이 좋았던 그녀는 순식간에 뛰어넘을 수 있었다.
책상에 붙어 있는 이름표를 확인하며 준석의 책상을 발견했다.
이제 벗어서 넣기만 하면 됐다. 얼른 벗고 나가려 팬티 허리끈에 양 엄지를 걸치는 순간, 그녀는 또 다시 망설임에 사로잡혔다.
"이 팬티를 장준석이 발견하면 누구 거라고 생각할까? 당연히 내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 때 애들 앞에서 노출된 팬티랑 똑같은 건데"
"팬티를 발견하고 이게 뭐냐며 동네방네 떠들진 않을까? 그러면 나는 매장당할텐데..."
"운좋게 조용히 넘어가도 내가 꼬리치는 거라 생각할텐데... 예전에 그놈이 들이댈 때 일진이라 무시하고 차 버렸는데 어떡하지?"
"이게 장준석 손에 제대로 들어간다는 보장은 있을까? 다른 애가 발견하고 자기가 가지면 어떡하지? 혹시 민지 손에 들어가면 어쩌지?"
"그보다 내일은 팬티 없이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네."
여기까지 생각이 든 순간, 머리가 멍해지며 몸이 나른해졌다. 그와 반대로 아영이의 보지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우.."
"안돼... 정신 차려야 해!"
애써 평정심을 찾은 아영이는 팬티를 얼른 벗었다. 다리를 빼고 팬티를 손에 쥔 순간 시큼하고 달큰한 여자내음이 그녀의 코를 자극했다.
근 2주간 한 번도 빨지 못한 팬티에서 나는 냄새였다.
불이 꺼져 있어서 몰랐는데, 설마해서 달빛에 비추어 보니 검은 팬티는 허옇게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빨아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앞으로 3분 후면 수위가 학교 순찰을 시작하는 걸 알기 때문에 도둑으로 오해받는 일은 없어야 했다.
게다가 걸리면 다음 날 팬티의 주인이 그녀라는 것을 광고하는 꼴이 된다.
준석의 서랍에 급히 자신의 팬티를 쳐박고 달려나온 그녀는 옷을 보통 교복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향했다.
"내일 제발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제발..."
하지만 아영이의 바램은 그야말로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다음 날 그녀의 희망은 가장 치욕적인 형태로 무너져 내리게 된다.
○○○○○○○○○○
"그래서 그 다음엔 어떻게 됐는데?"
얘기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있다 보니 시켜놓은 술은 어느 새 전부 비웠고, 막차 시간은 이미 지났다.
"아 진짜 꼬치꼬치 캐묻네. 너 아깐 소문에 무덤덤한 놈이라며?"
"다음 이야기 빨랑 계속하라고."
"그 다음 얘기가 궁금해? 조금 있다가 계속 얘기해줄게. 재밌는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어."
"뭐라는 거야 미친놈아 뜬금없이. 이새끼 취했네 취했어."
"그런게 있다 임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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