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소설은 허구의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소설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및 단체는 현실과 하등의 관련이 없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설 속 묘사와 관계없이 모두 성인이며, 미성년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건전한 사회 질서 유지와 올바른 성 풍속 확립을 위해, 본 소설을 현실과 혼동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현대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으로서 보편타당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수치/조교]여고생 아영이 이야기 : 03. 거짓된 우정의 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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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애들은 수다쟁이다.
"아영이 완전 변태야. 저번에 화장실 가는데 보니까 교복치마 끝에 허연 물을 질질 묻히고 다니던데?"
"치마에도 묻었냐? 난 저번에 쟤 나갔을때 의자 보니까 보짓물이 뚝뚝 떨어져 있더라고. 순간 핥을 뻔했어. 궁금하다, 아영이 보짓물 맛은 어떨까?"
"진짜 대박이다. 쟤 집에 가는길에 한번만 대달라고 부탁해볼까? 요새 지 친구들이랑 같이 안가고 혼자 집에 가던데."
"뭘 그러냐 그냥 말없이 덮치면 되지. 학교에서 내내 남자애들 보면서 그렇게 젖어있는거겠지."
여자애들도 만만치 않다.
"어머~ 진짜 깬다 쟤. 애들이 다 저년 쳐다보느라 우린 찬밥이라니까?"
"원래 누리던 인기로 만족을 못했나보지~ 진짜 요망한 년이야~ 저런 년은 살다살다 또 첨봤어."
"남자애들이 지 가지고 무슨 상상하는지 모르나? 알고도 저러면 진짜 저건 천상 똥걸레다 똥걸레."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아영이가 버젓이 있는 자리에서 그녀에 대한 험담을 마구 늘어놓았다.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기가 너무나 괴롭고 수치스러웠던 그녀는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밖에는 민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영이를 바라보던 민준의 따스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는 말했다.
"...미안. 그냥 우리 여기까지 하자."
"오빠... 진짜 다 오해에요... 말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전부 말해드릴게요... 제발 그러지 마요..."
순간 민지가 나타났다.
"여기서 자위해."
아영이는 이제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채, 민준의 눈 앞에서 다리를 크게 벌리고 그녀의 저속한 T팬티 위로 비부를 문질렀다.
무지개같은 환희가 아영이의 아랫도리를 휘감았고 아영이는 눈앞이 흐려지는 걸 느끼며 쾌감에 젖어갔다. 그녀의 허리가 저속한 모양새로 낭창낭창하게 움직였다.
민지의 뒤에서 준석이 나타났다.
"씨발년 나 오기도 전에 벌써 다 적셔놨네. 나랑 떡 함 치자. 내꺼 오랜만에 보지?"
준석은 바지를 열어 커다란 물건을 꺼냈다.
"니 서방 앞에서 따먹히면 더 기분 좋을거야. 너는 변태년이니까."
민준의 아연한 표정을 뒤로 한 채, 준석은 성난 페니스를 아영이의 젖은 입구에 가져다 댔다.
...
...
...
"아아아아아악!!!"
아영이는 질겁하며 잠에서 깼다. 끔찍한 악몽이었다. 아영이는 몸서리를 쳤다.
"하아..."
어두운 방 침대 위에 앉아,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아영이는 시계를 확인했다. 4시 38분이었다.
학교에 가기는 한참 이른 새벽이었지만, 그녀는 다시 잠들지 못한 채 몇 시간이고 그대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아영이의 끈적한 애액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 침대 시트를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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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향하는 아영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어제 있었던 민지와의 일이 생각났다.
원래 민지를 깔보던 아영이였지만,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히고 난 후 그 관계는 역전되었다.
그러다 어제 대놓고 모욕당하고 약점을 잡힌 채로, 여자로서 가장 부끄러운 모습을 감추는 걸 허락받지 못하고 낱낱히 내보였다.
할 수만 있다면 지워버리고만 싶은 하루였지만, 아영이의 치태는 민지의 디지털 카메라에 모두 녹화된 채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아영이는 너무도 괴로웠다. 한편으로는, 밀려오는 수치심에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학교에 가는 버스에서도 행길에서도, 얼굴을 붉히는 아영이를 본 사람들은 그런 걸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매일 등교하는 아영이의 교복 차림은 너무나 단정하고 청순한 여고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학교에 도착한 후, 여느 때와 같이 일상적으로 복도 사물함에서 강요된 교복을 꺼내 화장실로 향했다.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교복 블라우스를 벗고, 맨 허리가 반 뼘 정도 드러날 정도의 길이의, 가슴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타이트한 블라우스를 입었다.
이제 막 학생에서 여성으로 꽃피는 듯한 깜찍한 매력의 치마를 벗고, 무릎 위 20센티가 넘어 허벅지 윗쪽만 겨우 가릴 수 있는, 남자에게 대놓고 보여주려는 듯한 초미니 교복치마를 입었다.
아직 소녀 테를 채 못 벗은 앙증맞은 하늘색 팬티를 벗고, 홍등가의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손바닥만한 검정색 끈팬티를 꺼내서 양 다리를 통과시켰다. 그 조그마한 천 조각엔, 아영이가 그 동안 내내 욕정한 결과물이 허옇게 굳어져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일찍 등교한 여자애들은 삼삼오오 화장실에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가,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 칸에서 나오는 아영이를 보고 묘하게 침묵하며 경멸어린 눈초리를 보냈다.
질시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은 아영이는 어제 이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인지 오늘따라 왠지 한층 더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 이것은 아영이에게 전혀 새삼스러운 차림새가 아니었다. 요즘 학교 애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아영이의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아영이의 모습은, 그녀가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남자든 상관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여성이라는 듯한 교태미가 넘쳤다.
협박당한 첫날 그 교복을 입었을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그 날의 아영이는 그녀답지 않은 짧은 옷을 억지로 누가 입혀놓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영이는, 원래의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단아하고 매력적인 아우라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남자를 갈구하는 듯한 관능적인 느낌으로 변모했다.
이것이 두 달동안 일어난 아영이의 변화이다. 그녀는 분명 그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그녀도 모르는 사이 점점 또렷이 자각하게 되었다. 자각의 계기는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진부한 것이 아닌, 아영이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묘한 맥락에서부터였다.
어제 민지와의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수치심은 한층 더 고조되어, 부끄러움이 빌어온 고양감이 그녀를 더욱 요염하고 도색적인 여성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반에 들어서자, 남학생들은 모두 그녀의 바뀐 분위기를 느꼈다. 목소리를 낮춰 그들은 아영이의 귀에 들리지 않게 말들을 주고받았다.
"야, 아영이 오늘따라 더 죽여주지 않냐?"
"그동안도 존나 꼴렸는데 오늘은 진짜 못 참겠네. 쟤 얼굴 빨개진 거 맞아? 아흐~ 쟤랑 진짜 한번만 하고싶어 미치겠다."
그녀를 질시하던 여학생들 역시 오늘만큼은 아영이의 아우라에 압도당했다.
"저러고 다녀도 역시 아영이는 아영이구나..."
"좀 싸보이긴 해도 여자여자하다 정말..."
"난 그래도 쟤 싫어. 왠지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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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은 아침자습 시간이 끝나자마자 아영이를 만나러 3반으로 내려와 있었다. 아영이도 그것을 눈치채고 복도로 나가 밝게 인사했다.
"오빠!"
"아영아 안녕! 근데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더 이뻐. 정말로."
"저 이뻐졌다구요? 그럼 옛날엔 안 이뻤나? 피..."
"그럴 리가. 예전에도 이뻤지만 오늘은 정말 특별해 보이는데? 사랑을 하는 여자가 이뻐진다던데. 드디어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거야?"
"뭐야 오빠... 재미없어. 아저씨 같애~"
민준은 천지분간 못하고 헛다리를 짚었고, 기분이 좋아진 아영은 입을 삐죽 내미는 시늉을 했다.
"하하... 근데 나 다음 시간은 이동수업이라 일찍 가봐야 해."
"아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또 봐요 오빠! 히히."
아영이는 싱글벙글하며 교실로 돌아왔다.
요 근래 말 못할 고초를 겪으며 정신이 피폐해져가던 아영이에게 민준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새침한 아영이에게 몇 달간 끊임없이 구애하던 민준이었지만, 이제는 아영이에게 민준은 없어서는 안 될, 믿고 기대고 싶은 남자가 되었다.
"힘내자... 힘낼거야... 민준오빠만 있다면 난 다 이겨낼 수 있어... 좋은 날이 분명 올거야."
다짐을 하며 아영이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때문인지, 침울한 기분으로 등교했던 것이 무색하게 오늘 아영이의 기분은 상쾌했다. 남자애들이 평소처럼 음침한 눈초리로 그녀의 가슴과 허리의 맨 살 그리고 허벅지를 훑어내리는 것도, 여자애들이 위아래로 흘겨보는 것도 견딜 수 있었다.
한편, 아영이는 그녀가 복도로 나가 민준오빠와 정답게 이야기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온 것을, 지은이가 줄곧 쳐다봤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영이는 천진난만한 생각을 했다.
"그래... 이렇게 버텨 나가면 돼. 소녀에서 여자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난 앞으로 더 잘 될거야.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 섹시한 여대생으로 거듭날 거야. 그땐 이런 교복 따위는 안 입고 멋진 여성처럼 입고 당당하게 걸어야지..."
하지만 아영이의 이런 마음이 다시금 무참히 무너진 것은, 그날 점심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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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가 아영이의 반을 찾아온 것은 그날 점심시간이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긴 휴식을 마음껏 즐기는 학생들 사이로 민지가 등장해, 아영이의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영이도 그것을 못 본 것은 아니었으나, 외면하며 제발 그녀에게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그 간절한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민지는 아영에게 말을 걸었다.
"아영아 안녕!"
그녀의 걱정과는 상반된 우호적인 태도에, 아영이는 긴장하면서도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어... 안녕 민지야."
"얘가 무슨 꿍꿍이로 찾아왔지? 혹시 애들 앞에서 나를 욕보이려고 하나? 제발 그런 것만은 아니었으면..."
반 친구들은 모두들 제각기 하던 것을 멈추고 아영이와 민지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 전까지 아영이와 민지는 앙숙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민지는 이상하게도 실내화가 아닌, 8홀짜리 워커를 신고 있었다.
아영이는 민지의 의중을 궁금해 하며 의례적인 대화를 애써 이어나갔다.
"신발 샀나봐... 이쁘네... 근데 실내화 신어야 하지 않아?"
"아직 밖에서는 한 번도 안 신어서 괜찮아. 일단 검정 끈 끼워놨는데, 어떤 색 끈 끼우는 게 이쁠지 몰라서 여러 개 갖고 왔어. 니가 볼 땐 어때?"
"음... 갈색 끈도 이쁠 것 같아."
"음... 나 어제 매니큐어 칠해서 이런거 하면 다 벗겨져. 너가 대신 매 줄 수 있겠니?"
아영이는 그녀가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만한 수준의 민지가 그런 걸 시키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으나, 지금은 민지에게 거역할 수 없었다.
"으응..."
"여긴 좁으니까 교실 뒤에서 해 줘."
3반에 조용하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평소의 아영이라면, 문제아로 통하는 민지의 신발끈을 직접 묶어줄 리가 없다.
아영이가 비록 반 친구들 사이에서 예전과 같은 선망의 대상은 아닌 노출광의 의심을 사고 있지만, 다른 반 문제아인 민지가 뭔가 나쁜 짓을 꾸미는 것 같은 불쾌한 예감에 반 친구들은 동요했다.
민지는 교실 뒤편 벽에 기댔다.
"검정 끈 빼고 갈색 끈으로 묶어줘."
"응, 알겠어."
민지는 아영이의 귀에 대고, 아주 작은 소리로 나지막히 속삭였다.
(무릎은 굽히지 말고, 씨발년아.)
그제서야, 아영이는 민지의 간악한 술책을 눈치챘다.
교실 뒤편 벽에 등을 기댄 민지에게 아영이가 허리를 굽힌 채 신발끈을 매 주면, 그녀의 치마는 말려올라가 반 친구들에게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아영이는 이 노골적인 속임수를 진작에 깨닫지 못한 것이 분했다. 그녀는 방금 전 민지가 시킨 대로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도망갈 근거는 없었다.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 채, 매여있던 끈을 풀기 위해 아영이는 민지 앞에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예상했던 대로 아영이의 짧은 치마는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 맨 엉덩이가 드러났다. 그녀가 매일 입는 T팬티의 얇은 끈만이 엉덩이 골을 지나는 모습이었다. 눈이 좋은 친구라면 아영이의 항문 주름까지 셀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반 친구들을 향해 엉덩이를 치켜든 채 가랑이의 은밀한 부분을 훤히 내놓은 자세가 되었다. 비부의 균열로 은근히 파고든 손바닥만한 검은 천의 가운데로, 희뿌연 얼룩 자국을 훤히 볼 수 있었다.
"빨리 하자... 금방 끝나..."
아영이는 민지의 워커 왼쪽의 매듭부터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듭은 민지의 원한처럼 굉장히 단단히, 또 여러 번 묶여 있어 푸는 데 몇 분의 시간이 걸렸다. 또한 구멍이 8개나 되는 워커의 특성 상, 끈을 모두 풀어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른 명이 넘는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비부를 들이대며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상황에 아영이는 그녀도 모르게 요염한 불길이 아랫도리에서 다시금 들끓는 것을 느꼈다.
"아... 안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해!"
이것은 어느 누가 봐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었다. 여성의 부끄러운 부분을 훤히 드러낸 채 다른 여성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구도는, 두 사람의 관계를 한 눈에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단순히 아영이의 팬티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 좋아하던 남자애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의문을 품을 만한 전개였다. 모종의 불순한 동기로 인해, 공주와 시녀와 같이 서열이 잡혀 있다는 것은 누구든 짐작해봄 직 했다.
반 친구들은 누가 먼저 총대를 메고 저 둘에게 물어볼 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여기서 침묵을 제일 먼저 깬 사람은 지은이였다.
"아영이랑 민지 맨날 싸우더니 화해했네~ 사이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태연자약한 지은이의 목소리에, 민지는 흠칫하고 지은이를 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민지에게 먼저 말을 건 지은이에게 험악한 공기는 전혀 없었다. 민지는 다소 안심하며, 혓바닥을 빼쪽 내밀고 양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지은이에게 눈웃음을 쳤다.
"그렇지? 역시 뭐 친구끼리 싸우는거 아니지. 내가 몰랐는데 아영이 착한 애더라고. 이런 애인 줄 알았으면 진작에 친하게 지낼걸."
"그래 보기좋네~ 종종 놀러와. 담엔 나한테도 아는 척 좀 하고~"
"그래 지은아 다같이 잘 지내자."
아영이가 협박당해 노출녀로 놀림받은 이후 반의 여론을 주도하게 된 지은이의 말에 우중충하던 분위기가 급 반전되었다. 반 애들은 가벼운 말투로 수군댔다.
"뭐야, 둘이 진짜로 화해한거야? 난 또..."
"아깐 살벌한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하마터면 담임한테 일르러 갈 뻔했어."
지은이의 너무나 의외의 반응은 아영이를 또 다시 절망의 수렁으로 내몰았다.
"지은아... 어째서?! 왜 이 상황을 말리지 않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
이제 반에서 아영이와 민지를 말려 줄 사람은 없었다. 민지에게 쏟아진 의혹의 눈초리는, 고맙게도 지은이의 물타기에 의해 대부분 포장되어, 숨죽이던 긴장감이 단번에 날아가 버렸다.
오직 아영이만이 민지를 향한 굴종의 도가니 속에서, 골짜기로 파고드는 조그만 천으로 보지를 겨우 가린 채 3반 공인 노출녀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못박았다.
"아직 안 됐어? 매듭을 너무 꼭 매놨나보네 내가."
"아냐... 금방 돼 조금만 기다려..."
아영이는 민지의 워커 왼쪽에서 검은 끈을 풀어 갈색 끈으로 갈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워커 오른쪽 뿐이었다.
아영이는 뒤를 볼 수 없는 자세였지만, 자신의 고간에 쏟아지는 반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다. 그와 동시에 관능이 스멀스멀 들끓기 시작하는 보지를 의식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애썼다.
그러나 아랫도리가 두근거리는 애잔한 느낌은 쉽사리 멎지 않았고, 아영이의 머리는 또 다시 안개같이 혼탁해지기 시작했다.
허연 얼룩이 뻐덕뻐덕하게 굳어 있는 아영이의 팬티가 또 다시 젖어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끝내야만 했다.
"아... 안돼... 제발..."
워커 오른쪽에 굳게 매인 매듭을 풀려 힘을 주는 순간, 아영이는 아래에서 뜨거운 액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앗... 민지야 잠깐만..."
"안돼 시간없어~ 곧 점심 시간이 끝날 것 같아. 빨리 해주라."
아영이는 자신의 국부에서 나온 애액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명령을 속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다행히도 특유의 끈적함 덕분에, 밖으로는 새지 않고 팬티의 안감에 묻은 채 고여 있었다. 그것이 모여서 흘러내리기 전에 끝내야 하기에, 이제 아영이에게 남은 시간은 촉박해져만 갔다.
오른발도 검은 끈을 모두 풀어 빼냈고, 이제 갈색 끈을 끼우면 모든 것이 끝난다.
아영이는 바쁘게 손을 놀렸지만, 머릿속이 점점 멍해지며 손에 힘이 조금 빠져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남자애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그녀의 치태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시선을 집중했다.
그녀의 균열 속 육단지엔 이미 뜨뜻한 액이 가득 고여 출렁이고 있었다. 아영이도 그것을 느끼고, 새어나오지 않게 양 다리를 서로 교차시키며 입구를 꼭 조였다.
그렇게 자세를 고치자 비부에 파고든 팬티는 미묘하게 움직여, 클리토리스에 맞닿은 천 안감이 살짝살짝 쓸려 가며 알싸하게 퍼진 관능이 그녀의 엉덩이와 등줄기에 감돌았고, 아영이는 새삼 신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어느새 워커의 홀에 끈을 모두 통과시킨 아영이는 이제 매듭을 짓고 마무리하기만 하면 끝났다.
매듭을 짓고 양쪽 끈을 쭉 당기는 순간, 보지 입구에서 힘이 탁 풀려 뽀얀 즙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하읏...!"
흘러나온 애액이 팬티 바깥으로 방울방울 떨어져 반 애들에게 들키기 직전에, 아영이는 풀썩 주저앉으며 민지에게 외쳤다.
"민지야 다 됐어!"
"오~ 좋아 아영아. 역시 공부도 잘 하는 애가 이런 것도 야무지게 한다니까. 빡빡하지도 헐겁지도 않게 잘 됐어."
"하아... 다행이네..."
애닳는 앙큼한 숨결을 애써 태연히 내쉬며 주저앉은 아영이의 뒤에서 지은이가 말했다.
"잘 맸네~ 근데 그 색깔도 괜찮지만 난 아까 게 더 이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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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매여있던 것이 더욱 낫다는 지은이의 말에, 민지는 지은이의 의견을 다시 물어보았다.
"그래? 그럼 다시 원래대로 바꿀까?"
"개인적으로 난 검정이 더 낫다 얘."
아영이는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속으로 지은이에게 외쳤다.
"지은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 너한테 미움 산 적 있었어?!"
아영이와 마찬가지로, 지은이의 말 속 의미를 어렵지 않게 읽어낸 반 친구들은 웅성댔다. 신발끈의 색깔 따위는 이제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 치욕의 노출 쇼를 그만두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의사표시였다.
반 친구들은 모두들 지은이와 아영이 사이의 기류가 급변하는 것을 느꼈다. 반 내의 판세가 새로이 정의되고 있었다.
평소 지은이가 아영이보다 조금 열세였지만, 그래도 아영이와 대등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반에서 지은이 뿐이었다. 협박을 당해 저속한 차림이 되었을 때도, 아영이에게 무릎담요를 선물해 준 사람 또한 지은이였다.
그런 지은이가 드디어 돌아서서, 아영이를 나락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다. 작은 사회 안에서의 파워 게임에 승패가 뒤바뀌는 순간을 목도한 반 친구들은 너나 할것없이 수런수런댔다.
이미 쾌락의 스위치가 켜져 멍하니 어깨를 움찔거리는 아영이에게, 민지의 잔인한 두 번째 명령이 내려졌다.
"그럼 원래 걸로 다시 끼워줘 아영아."
사형 선고와 같은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그저 처연히 복종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영이는 주저앉아 있다 다시 일어났다. 여자로서 당연히 감춰야 할 은밀한 부위를 가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절실했다. 하지만 오늘, 바로 지금만큼은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까 흐른 여자의 즙이 아영이의 치마 뒤 끝자락에 허연 얼룩을 남긴 채였지만, 그녀는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흐트러져 있었다.
아영이는 다시 조금 전과 같은 치욕적인 자세를 하고, 그녀가 조금 전에 맸던 끈을 다시 한땀한땀 풀기 시작했다.
왼쪽의 끈을 모두 풀고, 검은 끈으로 갈아 끼우고 매듭을 지었다. 이제 오른쪽만 남았는데, 아영이는 이미 그녀의 한계에 봉착했다.
계속되는 수치심이 선물한 관능의 늪을 헤메는 아영이에게 있어, 이제 더 이상 그녀의 기분을 반 친구들에게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성의 보루가 반쯤 무너져버린 아영이의 비부에서 다시금 울컥하고 애액이 분비됐다. 아까처럼 양 다리를 가로지르며 동굴의 입구를 조였지만, 꼭 죄이는 팬티의 작은 천은 점점 파고들어 오며, 한층 부풀어 올라 계속해서 콩닥콩닥하는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마찰하며 아영이의 고간에 강렬한 쾌미감을 안겨줄 뿐이었다.
아영이는 다리를 배배 꼬며 연신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 그녀의 입구에서 흐른 애액은 이미 허벅지를 지나 오금까지 타고 내려왔다.
"아앗...! 아아앗...!"
끈을 채 다 매지도 못한 채, 다리에 힘이 풀린 아영이는 외마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교실 뒤편 바닥엔 이미 그녀의 이슬이 방울져 난잡하게 떨어져 있었고, 미묘하게 새큼하고 달큰한 여자내음이 반 전체에 감돌았다.
"이러다 점심시간 다 끝나게 생겼어~ 민지야 일단 가구 나중에 또 와."
아영이의 치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없이 지켜보던 지은이는, 아영이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서 그제서야 상황종료를 선언하며 미소 띈 얼굴로 민지에게 말했다. 민지도 화사한 미소로 답했다.
"그래 그럼. 오늘 재밌었다. 나중에 또 올게!"
웃기는 남자녀석 한 놈이 물색없이 끼어들었다.
"꼭 또 와야돼!"
반이 웃음바다가 된 와중에, 오직 아영이만 홀로 바닥에 주저앉아 파르르 떨며 쾌감의 여운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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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은, 그날 학교 일과가 모두 끝날 때까지 반 남자애들의 즐거운 화제거리였다.
"이제 지은이가 우리 반 대세다. 난 아영이에서 갈아탄다."
"그래도 아영이 꼴리지 않냐? 보짓물 줄줄. 아까 똥꼬 주름까지 보이던데."
"얘가 아직 뭘 모르네. 싸보이는 년보단 청순여왕이 갑이지."
"동감. 여친 삼을거면 아영이보단 지은이지. 아영이는 개나소나 따먹을 수 있을 것 같잖아."
여자애들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여왕벌 코스프레도 끝이네. 그러게 정도껏 했어야지."
"쟤 밖에선 조신한 척 학교 오자마자 화장실에서 저 교복으로 갈아입는다며?"
"교복도 교복인데 그런 팬티는 대체 어디서 사? 그런 거 어디서 파는지도 모르는데~"
"근데 그 팬티 아까 보니까 물에 잔뜩 젖은 거 같던데? 보여주면서 오줌이라도 찔끔한 거 아냐? 바닥에도 막 묻었던데."
"정말? 싫다 진짜~"
선망의 대상에서 저속한 노출광으로 완벽히 전락해 버린 아영이는 반 친구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말 많은 남자애들은 평소에 아영이를 소재로는 엄두도 못 냈을 음탕한 이야기를 신나게 해 댔다. 진중한 남자애들은 그녀를 마음 속 고려대상에서 지웠다.
여자애들은 평소에 질투하던 그녀가 망가져가는 것을 천천히 감상하며 즐겼다. 또 아영이에 대해 동경과 선망의 마음을 품었던 여자애들은 환멸감과 배신감,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제 아영이의 편에서 변호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영이도 그 공기를 읽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농락당하는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위로하던 사람들이 차츰차츰 떠나가는 것이 너무도 두려웠다.
아영이는 지은이의 자리 앞에 가서 쭈뼛거리며 말을 꺼냈다.
"지은아... 잠깐 나 좀 봐."
"나 내일까지 학원 숙제 해야돼서 바쁜데... 왜? 여기서 그냥 말하면 안될까?"
지은이는 아영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어... 지은아, 민지랑 나는 사실..."
"아 민지? 아영이 새 친구랑 보기좋네~ 난 처음 볼 때부터 둘이 친해질 줄 알았어. 결국 잘 지낼 거면서 왜 그렇게 오랫동안 싸웠어. 난 아까 너 걱정했잖아."
"걱정해 준건 고맙지만, 그래도 난 네가..."
"아영아 그래두 너 밑에는 좀 가리고 다녀야겠더라. 남자애들한테까지 너무 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내가 다 민망하던데. 속바지를 좀 입어보는건 어때?"
계속해서 그녀의 말허리를 자르며 냉랭하게 대답해 버리는 지은이에게 섭섭했는지, 아영이는 다그쳤다.
"무슨 말이 그래 지은아."
자신을 힐난하는 식의 어투에, 지은이는 바삐 놀리던 펜을 멈추고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경멸이 녹아있었다.
지은이는 자리에 앉아서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그것은 분명 상대를 낮잡아보는 눈빛이었다.
"내 말이 뭐 어때서?"
아영이는, 친구로서의 소통이 일방적으로 끝나가는 것을 느끼며 지은이에게 매달렸다.
"혹시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거 있어 지은아? 있으면 말해 줘."
"잘못한 게 어디 있어. 그냥 우리 반 여자애들 요즘 다 너 걱정하고 있어. 우리 별 탈 없이 잘 지내자 아영아."
이야기의 본질로 들어갈 엄두조차 못 낸 아영이는 그대로 대화를 마쳤다.
"응... 그래야지. 알았어 지은아."
"..."
(계속)
[수치/조교]여고생 아영이 이야기 : 03. 거짓된 우정의 끝(1)
●●●●●●●●●●
남자애들은 수다쟁이다.
"아영이 완전 변태야. 저번에 화장실 가는데 보니까 교복치마 끝에 허연 물을 질질 묻히고 다니던데?"
"치마에도 묻었냐? 난 저번에 쟤 나갔을때 의자 보니까 보짓물이 뚝뚝 떨어져 있더라고. 순간 핥을 뻔했어. 궁금하다, 아영이 보짓물 맛은 어떨까?"
"진짜 대박이다. 쟤 집에 가는길에 한번만 대달라고 부탁해볼까? 요새 지 친구들이랑 같이 안가고 혼자 집에 가던데."
"뭘 그러냐 그냥 말없이 덮치면 되지. 학교에서 내내 남자애들 보면서 그렇게 젖어있는거겠지."
여자애들도 만만치 않다.
"어머~ 진짜 깬다 쟤. 애들이 다 저년 쳐다보느라 우린 찬밥이라니까?"
"원래 누리던 인기로 만족을 못했나보지~ 진짜 요망한 년이야~ 저런 년은 살다살다 또 첨봤어."
"남자애들이 지 가지고 무슨 상상하는지 모르나? 알고도 저러면 진짜 저건 천상 똥걸레다 똥걸레."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아영이가 버젓이 있는 자리에서 그녀에 대한 험담을 마구 늘어놓았다.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기가 너무나 괴롭고 수치스러웠던 그녀는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밖에는 민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영이를 바라보던 민준의 따스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는 말했다.
"...미안. 그냥 우리 여기까지 하자."
"오빠... 진짜 다 오해에요... 말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전부 말해드릴게요... 제발 그러지 마요..."
순간 민지가 나타났다.
"여기서 자위해."
아영이는 이제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채, 민준의 눈 앞에서 다리를 크게 벌리고 그녀의 저속한 T팬티 위로 비부를 문질렀다.
무지개같은 환희가 아영이의 아랫도리를 휘감았고 아영이는 눈앞이 흐려지는 걸 느끼며 쾌감에 젖어갔다. 그녀의 허리가 저속한 모양새로 낭창낭창하게 움직였다.
민지의 뒤에서 준석이 나타났다.
"씨발년 나 오기도 전에 벌써 다 적셔놨네. 나랑 떡 함 치자. 내꺼 오랜만에 보지?"
준석은 바지를 열어 커다란 물건을 꺼냈다.
"니 서방 앞에서 따먹히면 더 기분 좋을거야. 너는 변태년이니까."
민준의 아연한 표정을 뒤로 한 채, 준석은 성난 페니스를 아영이의 젖은 입구에 가져다 댔다.
...
...
...
"아아아아아악!!!"
아영이는 질겁하며 잠에서 깼다. 끔찍한 악몽이었다. 아영이는 몸서리를 쳤다.
"하아..."
어두운 방 침대 위에 앉아, 꿈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아영이는 시계를 확인했다. 4시 38분이었다.
학교에 가기는 한참 이른 새벽이었지만, 그녀는 다시 잠들지 못한 채 몇 시간이고 그대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아영이의 끈적한 애액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 침대 시트를 적셨다.
●●●●●●●●●●
학교로 향하는 아영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어제 있었던 민지와의 일이 생각났다.
원래 민지를 깔보던 아영이였지만,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히고 난 후 그 관계는 역전되었다.
그러다 어제 대놓고 모욕당하고 약점을 잡힌 채로, 여자로서 가장 부끄러운 모습을 감추는 걸 허락받지 못하고 낱낱히 내보였다.
할 수만 있다면 지워버리고만 싶은 하루였지만, 아영이의 치태는 민지의 디지털 카메라에 모두 녹화된 채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아영이는 너무도 괴로웠다. 한편으로는, 밀려오는 수치심에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학교에 가는 버스에서도 행길에서도, 얼굴을 붉히는 아영이를 본 사람들은 그런 걸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매일 등교하는 아영이의 교복 차림은 너무나 단정하고 청순한 여고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학교에 도착한 후, 여느 때와 같이 일상적으로 복도 사물함에서 강요된 교복을 꺼내 화장실로 향했다.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교복 블라우스를 벗고, 맨 허리가 반 뼘 정도 드러날 정도의 길이의, 가슴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타이트한 블라우스를 입었다.
이제 막 학생에서 여성으로 꽃피는 듯한 깜찍한 매력의 치마를 벗고, 무릎 위 20센티가 넘어 허벅지 윗쪽만 겨우 가릴 수 있는, 남자에게 대놓고 보여주려는 듯한 초미니 교복치마를 입었다.
아직 소녀 테를 채 못 벗은 앙증맞은 하늘색 팬티를 벗고, 홍등가의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손바닥만한 검정색 끈팬티를 꺼내서 양 다리를 통과시켰다. 그 조그마한 천 조각엔, 아영이가 그 동안 내내 욕정한 결과물이 허옇게 굳어져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일찍 등교한 여자애들은 삼삼오오 화장실에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가,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 칸에서 나오는 아영이를 보고 묘하게 침묵하며 경멸어린 눈초리를 보냈다.
질시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은 아영이는 어제 이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인지 오늘따라 왠지 한층 더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 이것은 아영이에게 전혀 새삼스러운 차림새가 아니었다. 요즘 학교 애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아영이의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아영이의 모습은, 그녀가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남자든 상관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여성이라는 듯한 교태미가 넘쳤다.
협박당한 첫날 그 교복을 입었을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그 날의 아영이는 그녀답지 않은 짧은 옷을 억지로 누가 입혀놓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영이는, 원래의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고유의 단아하고 매력적인 아우라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남자를 갈구하는 듯한 관능적인 느낌으로 변모했다.
이것이 두 달동안 일어난 아영이의 변화이다. 그녀는 분명 그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그녀도 모르는 사이 점점 또렷이 자각하게 되었다. 자각의 계기는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진부한 것이 아닌, 아영이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묘한 맥락에서부터였다.
어제 민지와의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수치심은 한층 더 고조되어, 부끄러움이 빌어온 고양감이 그녀를 더욱 요염하고 도색적인 여성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반에 들어서자, 남학생들은 모두 그녀의 바뀐 분위기를 느꼈다. 목소리를 낮춰 그들은 아영이의 귀에 들리지 않게 말들을 주고받았다.
"야, 아영이 오늘따라 더 죽여주지 않냐?"
"그동안도 존나 꼴렸는데 오늘은 진짜 못 참겠네. 쟤 얼굴 빨개진 거 맞아? 아흐~ 쟤랑 진짜 한번만 하고싶어 미치겠다."
그녀를 질시하던 여학생들 역시 오늘만큼은 아영이의 아우라에 압도당했다.
"저러고 다녀도 역시 아영이는 아영이구나..."
"좀 싸보이긴 해도 여자여자하다 정말..."
"난 그래도 쟤 싫어. 왠지 짜증나."
●●●●●●●●●●
민준은 아침자습 시간이 끝나자마자 아영이를 만나러 3반으로 내려와 있었다. 아영이도 그것을 눈치채고 복도로 나가 밝게 인사했다.
"오빠!"
"아영아 안녕! 근데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더 이뻐. 정말로."
"저 이뻐졌다구요? 그럼 옛날엔 안 이뻤나? 피..."
"그럴 리가. 예전에도 이뻤지만 오늘은 정말 특별해 보이는데? 사랑을 하는 여자가 이뻐진다던데. 드디어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거야?"
"뭐야 오빠... 재미없어. 아저씨 같애~"
민준은 천지분간 못하고 헛다리를 짚었고, 기분이 좋아진 아영은 입을 삐죽 내미는 시늉을 했다.
"하하... 근데 나 다음 시간은 이동수업이라 일찍 가봐야 해."
"아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또 봐요 오빠! 히히."
아영이는 싱글벙글하며 교실로 돌아왔다.
요 근래 말 못할 고초를 겪으며 정신이 피폐해져가던 아영이에게 민준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새침한 아영이에게 몇 달간 끊임없이 구애하던 민준이었지만, 이제는 아영이에게 민준은 없어서는 안 될, 믿고 기대고 싶은 남자가 되었다.
"힘내자... 힘낼거야... 민준오빠만 있다면 난 다 이겨낼 수 있어... 좋은 날이 분명 올거야."
다짐을 하며 아영이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 때문인지, 침울한 기분으로 등교했던 것이 무색하게 오늘 아영이의 기분은 상쾌했다. 남자애들이 평소처럼 음침한 눈초리로 그녀의 가슴과 허리의 맨 살 그리고 허벅지를 훑어내리는 것도, 여자애들이 위아래로 흘겨보는 것도 견딜 수 있었다.
한편, 아영이는 그녀가 복도로 나가 민준오빠와 정답게 이야기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들어온 것을, 지은이가 줄곧 쳐다봤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영이는 천진난만한 생각을 했다.
"그래... 이렇게 버텨 나가면 돼. 소녀에서 여자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야. 난 앞으로 더 잘 될거야.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 섹시한 여대생으로 거듭날 거야. 그땐 이런 교복 따위는 안 입고 멋진 여성처럼 입고 당당하게 걸어야지..."
하지만 아영이의 이런 마음이 다시금 무참히 무너진 것은, 그날 점심시간이었다.
●●●●●●●●●●
민지가 아영이의 반을 찾아온 것은 그날 점심시간이었다.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긴 휴식을 마음껏 즐기는 학생들 사이로 민지가 등장해, 아영이의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아영이도 그것을 못 본 것은 아니었으나, 외면하며 제발 그녀에게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그 간절한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민지는 아영에게 말을 걸었다.
"아영아 안녕!"
그녀의 걱정과는 상반된 우호적인 태도에, 아영이는 긴장하면서도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어... 안녕 민지야."
"얘가 무슨 꿍꿍이로 찾아왔지? 혹시 애들 앞에서 나를 욕보이려고 하나? 제발 그런 것만은 아니었으면..."
반 친구들은 모두들 제각기 하던 것을 멈추고 아영이와 민지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 전까지 아영이와 민지는 앙숙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민지는 이상하게도 실내화가 아닌, 8홀짜리 워커를 신고 있었다.
아영이는 민지의 의중을 궁금해 하며 의례적인 대화를 애써 이어나갔다.
"신발 샀나봐... 이쁘네... 근데 실내화 신어야 하지 않아?"
"아직 밖에서는 한 번도 안 신어서 괜찮아. 일단 검정 끈 끼워놨는데, 어떤 색 끈 끼우는 게 이쁠지 몰라서 여러 개 갖고 왔어. 니가 볼 땐 어때?"
"음... 갈색 끈도 이쁠 것 같아."
"음... 나 어제 매니큐어 칠해서 이런거 하면 다 벗겨져. 너가 대신 매 줄 수 있겠니?"
아영이는 그녀가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만한 수준의 민지가 그런 걸 시키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으나, 지금은 민지에게 거역할 수 없었다.
"으응..."
"여긴 좁으니까 교실 뒤에서 해 줘."
3반에 조용하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평소의 아영이라면, 문제아로 통하는 민지의 신발끈을 직접 묶어줄 리가 없다.
아영이가 비록 반 친구들 사이에서 예전과 같은 선망의 대상은 아닌 노출광의 의심을 사고 있지만, 다른 반 문제아인 민지가 뭔가 나쁜 짓을 꾸미는 것 같은 불쾌한 예감에 반 친구들은 동요했다.
민지는 교실 뒤편 벽에 기댔다.
"검정 끈 빼고 갈색 끈으로 묶어줘."
"응, 알겠어."
민지는 아영이의 귀에 대고, 아주 작은 소리로 나지막히 속삭였다.
(무릎은 굽히지 말고, 씨발년아.)
그제서야, 아영이는 민지의 간악한 술책을 눈치챘다.
교실 뒤편 벽에 등을 기댄 민지에게 아영이가 허리를 굽힌 채 신발끈을 매 주면, 그녀의 치마는 말려올라가 반 친구들에게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아영이는 이 노골적인 속임수를 진작에 깨닫지 못한 것이 분했다. 그녀는 방금 전 민지가 시킨 대로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도망갈 근거는 없었다.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한 채, 매여있던 끈을 풀기 위해 아영이는 민지 앞에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예상했던 대로 아영이의 짧은 치마는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 맨 엉덩이가 드러났다. 그녀가 매일 입는 T팬티의 얇은 끈만이 엉덩이 골을 지나는 모습이었다. 눈이 좋은 친구라면 아영이의 항문 주름까지 셀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반 친구들을 향해 엉덩이를 치켜든 채 가랑이의 은밀한 부분을 훤히 내놓은 자세가 되었다. 비부의 균열로 은근히 파고든 손바닥만한 검은 천의 가운데로, 희뿌연 얼룩 자국을 훤히 볼 수 있었다.
"빨리 하자... 금방 끝나..."
아영이는 민지의 워커 왼쪽의 매듭부터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듭은 민지의 원한처럼 굉장히 단단히, 또 여러 번 묶여 있어 푸는 데 몇 분의 시간이 걸렸다. 또한 구멍이 8개나 되는 워커의 특성 상, 끈을 모두 풀어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른 명이 넘는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비부를 들이대며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상황에 아영이는 그녀도 모르게 요염한 불길이 아랫도리에서 다시금 들끓는 것을 느꼈다.
"아... 안돼! 평정심을 유지해야 해!"
이것은 어느 누가 봐도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었다. 여성의 부끄러운 부분을 훤히 드러낸 채 다른 여성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구도는, 두 사람의 관계를 한 눈에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단순히 아영이의 팬티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 좋아하던 남자애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의문을 품을 만한 전개였다. 모종의 불순한 동기로 인해, 공주와 시녀와 같이 서열이 잡혀 있다는 것은 누구든 짐작해봄 직 했다.
반 친구들은 누가 먼저 총대를 메고 저 둘에게 물어볼 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여기서 침묵을 제일 먼저 깬 사람은 지은이였다.
"아영이랑 민지 맨날 싸우더니 화해했네~ 사이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태연자약한 지은이의 목소리에, 민지는 흠칫하고 지은이를 보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민지에게 먼저 말을 건 지은이에게 험악한 공기는 전혀 없었다. 민지는 다소 안심하며, 혓바닥을 빼쪽 내밀고 양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지은이에게 눈웃음을 쳤다.
"그렇지? 역시 뭐 친구끼리 싸우는거 아니지. 내가 몰랐는데 아영이 착한 애더라고. 이런 애인 줄 알았으면 진작에 친하게 지낼걸."
"그래 보기좋네~ 종종 놀러와. 담엔 나한테도 아는 척 좀 하고~"
"그래 지은아 다같이 잘 지내자."
아영이가 협박당해 노출녀로 놀림받은 이후 반의 여론을 주도하게 된 지은이의 말에 우중충하던 분위기가 급 반전되었다. 반 애들은 가벼운 말투로 수군댔다.
"뭐야, 둘이 진짜로 화해한거야? 난 또..."
"아깐 살벌한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하마터면 담임한테 일르러 갈 뻔했어."
지은이의 너무나 의외의 반응은 아영이를 또 다시 절망의 수렁으로 내몰았다.
"지은아... 어째서?! 왜 이 상황을 말리지 않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
이제 반에서 아영이와 민지를 말려 줄 사람은 없었다. 민지에게 쏟아진 의혹의 눈초리는, 고맙게도 지은이의 물타기에 의해 대부분 포장되어, 숨죽이던 긴장감이 단번에 날아가 버렸다.
오직 아영이만이 민지를 향한 굴종의 도가니 속에서, 골짜기로 파고드는 조그만 천으로 보지를 겨우 가린 채 3반 공인 노출녀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못박았다.
"아직 안 됐어? 매듭을 너무 꼭 매놨나보네 내가."
"아냐... 금방 돼 조금만 기다려..."
아영이는 민지의 워커 왼쪽에서 검은 끈을 풀어 갈색 끈으로 갈음했다. 이제 남은 것은 워커 오른쪽 뿐이었다.
아영이는 뒤를 볼 수 없는 자세였지만, 자신의 고간에 쏟아지는 반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다. 그와 동시에 관능이 스멀스멀 들끓기 시작하는 보지를 의식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애썼다.
그러나 아랫도리가 두근거리는 애잔한 느낌은 쉽사리 멎지 않았고, 아영이의 머리는 또 다시 안개같이 혼탁해지기 시작했다.
허연 얼룩이 뻐덕뻐덕하게 굳어 있는 아영이의 팬티가 또 다시 젖어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끝내야만 했다.
"아... 안돼... 제발..."
워커 오른쪽에 굳게 매인 매듭을 풀려 힘을 주는 순간, 아영이는 아래에서 뜨거운 액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아앗... 민지야 잠깐만..."
"안돼 시간없어~ 곧 점심 시간이 끝날 것 같아. 빨리 해주라."
아영이는 자신의 국부에서 나온 애액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명령을 속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다행히도 특유의 끈적함 덕분에, 밖으로는 새지 않고 팬티의 안감에 묻은 채 고여 있었다. 그것이 모여서 흘러내리기 전에 끝내야 하기에, 이제 아영이에게 남은 시간은 촉박해져만 갔다.
오른발도 검은 끈을 모두 풀어 빼냈고, 이제 갈색 끈을 끼우면 모든 것이 끝난다.
아영이는 바쁘게 손을 놀렸지만, 머릿속이 점점 멍해지며 손에 힘이 조금 빠져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남자애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그녀의 치태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시선을 집중했다.
그녀의 균열 속 육단지엔 이미 뜨뜻한 액이 가득 고여 출렁이고 있었다. 아영이도 그것을 느끼고, 새어나오지 않게 양 다리를 서로 교차시키며 입구를 꼭 조였다.
그렇게 자세를 고치자 비부에 파고든 팬티는 미묘하게 움직여, 클리토리스에 맞닿은 천 안감이 살짝살짝 쓸려 가며 알싸하게 퍼진 관능이 그녀의 엉덩이와 등줄기에 감돌았고, 아영이는 새삼 신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어느새 워커의 홀에 끈을 모두 통과시킨 아영이는 이제 매듭을 짓고 마무리하기만 하면 끝났다.
매듭을 짓고 양쪽 끈을 쭉 당기는 순간, 보지 입구에서 힘이 탁 풀려 뽀얀 즙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하읏...!"
흘러나온 애액이 팬티 바깥으로 방울방울 떨어져 반 애들에게 들키기 직전에, 아영이는 풀썩 주저앉으며 민지에게 외쳤다.
"민지야 다 됐어!"
"오~ 좋아 아영아. 역시 공부도 잘 하는 애가 이런 것도 야무지게 한다니까. 빡빡하지도 헐겁지도 않게 잘 됐어."
"하아... 다행이네..."
애닳는 앙큼한 숨결을 애써 태연히 내쉬며 주저앉은 아영이의 뒤에서 지은이가 말했다.
"잘 맸네~ 근데 그 색깔도 괜찮지만 난 아까 게 더 이쁜 것 같은데?"
●●●●●●●●●●
원래 매여있던 것이 더욱 낫다는 지은이의 말에, 민지는 지은이의 의견을 다시 물어보았다.
"그래? 그럼 다시 원래대로 바꿀까?"
"개인적으로 난 검정이 더 낫다 얘."
아영이는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속으로 지은이에게 외쳤다.
"지은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 너한테 미움 산 적 있었어?!"
아영이와 마찬가지로, 지은이의 말 속 의미를 어렵지 않게 읽어낸 반 친구들은 웅성댔다. 신발끈의 색깔 따위는 이제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 치욕의 노출 쇼를 그만두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의사표시였다.
반 친구들은 모두들 지은이와 아영이 사이의 기류가 급변하는 것을 느꼈다. 반 내의 판세가 새로이 정의되고 있었다.
평소 지은이가 아영이보다 조금 열세였지만, 그래도 아영이와 대등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반에서 지은이 뿐이었다. 협박을 당해 저속한 차림이 되었을 때도, 아영이에게 무릎담요를 선물해 준 사람 또한 지은이였다.
그런 지은이가 드디어 돌아서서, 아영이를 나락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다. 작은 사회 안에서의 파워 게임에 승패가 뒤바뀌는 순간을 목도한 반 친구들은 너나 할것없이 수런수런댔다.
이미 쾌락의 스위치가 켜져 멍하니 어깨를 움찔거리는 아영이에게, 민지의 잔인한 두 번째 명령이 내려졌다.
"그럼 원래 걸로 다시 끼워줘 아영아."
사형 선고와 같은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그저 처연히 복종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영이는 주저앉아 있다 다시 일어났다. 여자로서 당연히 감춰야 할 은밀한 부위를 가리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절실했다. 하지만 오늘, 바로 지금만큼은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까 흐른 여자의 즙이 아영이의 치마 뒤 끝자락에 허연 얼룩을 남긴 채였지만, 그녀는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흐트러져 있었다.
아영이는 다시 조금 전과 같은 치욕적인 자세를 하고, 그녀가 조금 전에 맸던 끈을 다시 한땀한땀 풀기 시작했다.
왼쪽의 끈을 모두 풀고, 검은 끈으로 갈아 끼우고 매듭을 지었다. 이제 오른쪽만 남았는데, 아영이는 이미 그녀의 한계에 봉착했다.
계속되는 수치심이 선물한 관능의 늪을 헤메는 아영이에게 있어, 이제 더 이상 그녀의 기분을 반 친구들에게 숨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성의 보루가 반쯤 무너져버린 아영이의 비부에서 다시금 울컥하고 애액이 분비됐다. 아까처럼 양 다리를 가로지르며 동굴의 입구를 조였지만, 꼭 죄이는 팬티의 작은 천은 점점 파고들어 오며, 한층 부풀어 올라 계속해서 콩닥콩닥하는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마찰하며 아영이의 고간에 강렬한 쾌미감을 안겨줄 뿐이었다.
아영이는 다리를 배배 꼬며 연신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 그녀의 입구에서 흐른 애액은 이미 허벅지를 지나 오금까지 타고 내려왔다.
"아앗...! 아아앗...!"
끈을 채 다 매지도 못한 채, 다리에 힘이 풀린 아영이는 외마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교실 뒤편 바닥엔 이미 그녀의 이슬이 방울져 난잡하게 떨어져 있었고, 미묘하게 새큼하고 달큰한 여자내음이 반 전체에 감돌았다.
"이러다 점심시간 다 끝나게 생겼어~ 민지야 일단 가구 나중에 또 와."
아영이의 치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없이 지켜보던 지은이는, 아영이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서 그제서야 상황종료를 선언하며 미소 띈 얼굴로 민지에게 말했다. 민지도 화사한 미소로 답했다.
"그래 그럼. 오늘 재밌었다. 나중에 또 올게!"
웃기는 남자녀석 한 놈이 물색없이 끼어들었다.
"꼭 또 와야돼!"
반이 웃음바다가 된 와중에, 오직 아영이만 홀로 바닥에 주저앉아 파르르 떨며 쾌감의 여운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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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은, 그날 학교 일과가 모두 끝날 때까지 반 남자애들의 즐거운 화제거리였다.
"이제 지은이가 우리 반 대세다. 난 아영이에서 갈아탄다."
"그래도 아영이 꼴리지 않냐? 보짓물 줄줄. 아까 똥꼬 주름까지 보이던데."
"얘가 아직 뭘 모르네. 싸보이는 년보단 청순여왕이 갑이지."
"동감. 여친 삼을거면 아영이보단 지은이지. 아영이는 개나소나 따먹을 수 있을 것 같잖아."
여자애들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여왕벌 코스프레도 끝이네. 그러게 정도껏 했어야지."
"쟤 밖에선 조신한 척 학교 오자마자 화장실에서 저 교복으로 갈아입는다며?"
"교복도 교복인데 그런 팬티는 대체 어디서 사? 그런 거 어디서 파는지도 모르는데~"
"근데 그 팬티 아까 보니까 물에 잔뜩 젖은 거 같던데? 보여주면서 오줌이라도 찔끔한 거 아냐? 바닥에도 막 묻었던데."
"정말? 싫다 진짜~"
선망의 대상에서 저속한 노출광으로 완벽히 전락해 버린 아영이는 반 친구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말 많은 남자애들은 평소에 아영이를 소재로는 엄두도 못 냈을 음탕한 이야기를 신나게 해 댔다. 진중한 남자애들은 그녀를 마음 속 고려대상에서 지웠다.
여자애들은 평소에 질투하던 그녀가 망가져가는 것을 천천히 감상하며 즐겼다. 또 아영이에 대해 동경과 선망의 마음을 품었던 여자애들은 환멸감과 배신감,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제 아영이의 편에서 변호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영이도 그 공기를 읽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농락당하는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위로하던 사람들이 차츰차츰 떠나가는 것이 너무도 두려웠다.
아영이는 지은이의 자리 앞에 가서 쭈뼛거리며 말을 꺼냈다.
"지은아... 잠깐 나 좀 봐."
"나 내일까지 학원 숙제 해야돼서 바쁜데... 왜? 여기서 그냥 말하면 안될까?"
지은이는 아영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어... 지은아, 민지랑 나는 사실..."
"아 민지? 아영이 새 친구랑 보기좋네~ 난 처음 볼 때부터 둘이 친해질 줄 알았어. 결국 잘 지낼 거면서 왜 그렇게 오랫동안 싸웠어. 난 아까 너 걱정했잖아."
"걱정해 준건 고맙지만, 그래도 난 네가..."
"아영아 그래두 너 밑에는 좀 가리고 다녀야겠더라. 남자애들한테까지 너무 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내가 다 민망하던데. 속바지를 좀 입어보는건 어때?"
계속해서 그녀의 말허리를 자르며 냉랭하게 대답해 버리는 지은이에게 섭섭했는지, 아영이는 다그쳤다.
"무슨 말이 그래 지은아."
자신을 힐난하는 식의 어투에, 지은이는 바삐 놀리던 펜을 멈추고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경멸이 녹아있었다.
지은이는 자리에 앉아서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그것은 분명 상대를 낮잡아보는 눈빛이었다.
"내 말이 뭐 어때서?"
아영이는, 친구로서의 소통이 일방적으로 끝나가는 것을 느끼며 지은이에게 매달렸다.
"혹시 내가 너한테 잘못한 거 있어 지은아? 있으면 말해 줘."
"잘못한 게 어디 있어. 그냥 우리 반 여자애들 요즘 다 너 걱정하고 있어. 우리 별 탈 없이 잘 지내자 아영아."
이야기의 본질로 들어갈 엄두조차 못 낸 아영이는 그대로 대화를 마쳤다.
"응... 그래야지. 알았어 지은아."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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