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는 누구일까?
안녕하세요. 저는 W여대에 다니는 25살 최나은입니다.
얼마 전, A기업에서 멘토링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총 5회에 걸쳐 1:1로 상담을 받는 좋은 기회이기에
저는 당장 신청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전 그 멘토링에 붙어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합격발표가 난지 3일 후, 그에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굵지도 얇지도 않은 평범한 목소리였으며,
경상도가 고향이신지 약간의 사투리가 느껴졌습니다.
다른 대화 없이 그는 저의 스케쥴을 확인 하고 약속장소,
시간, 날짜 등을 일방적으로 정했습니다.
저도 뭐 별 문제없다고 생각되어 승낙하였고,
이틀 뒤, 강남역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를 처음 봤을 땐, 180이 넘어 보이는 큰 키가 눈에
들어왔을 뿐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이였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저희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별다른 사적인 대화없이
직무,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듣고 돌아갔습니다.
뒷날, 저와 함께 멘토링에 합격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멘티님은 밥도 사주며 친절하게 회사 근처의 맛집,
회사생활에 대한 팁을 주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전 많이 아쉬웠습니다. 저도 그런 사소한
이야기부터 회사에 대한 깊은 내용까지 알고 싶었기에.........
약간은 무뚝뚝했던 그가 밉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 아쉬운 소리를 할 수도 없었기에.......
다음번 멘토링 때는 조금 친해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그에게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
저번처럼 그는 약속장소와 시간, 날짜를 정한 뒤
내 의사를 묻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혹시 날 싫어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
전 그에 호감을 사기위해 약속당일 최대한 꾸며서
약속장소에 나갔습니다.
약속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하니,
아직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전 거울을 통해 제 모습을 비춰봤습니다.
치마도 입고 화장도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했던지라...
내가보기에도 나름 예쁜 여자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잠시 후, 그는 정각에 맞춰 도착하였습니다.
제 바뀐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몰라보는지.......
그는 저번처럼 인사만 간단히 하곤,
카페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카페에 도착해서도 저번과 같이.......
회사의 연혁, 직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전 그런 것보다 회사생활의 TIP이나,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계속 듣기만하면 이런 이야기만 계속 할 것 같아......
저는 그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는 내 질문에 마지못해 대답을 몇 가지 대답을 하였습니다.
나름 내가 유도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아 저는 조금
오버를 하여 애인이 있느냐, 가정사 등 아주 사적인 것까지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니 대답을 회피하던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하였습니다.
“이럴꺼면 멘토링 그만하죠.”
아...... 좀 더 친해져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려고
좀 오버하고 그랬던 것이었는데.......
제 뜻과는 정반대로 된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잘해보려 그런거였는데.......”
“아니, 멘토링이면 회사에 대해 알아가야죠. 저에 대해서
안다고 그 쪽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가있는데요?“
제 의도,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서러워........
눈물이 찔끔, 찔끔 나왔습니다.
“멘토님이 저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 조금 친해지려고
그랫던건데........“
그는 우는 절보고는 당황했는지 멋쩍게 웃으며
말을 건냈습니다.
“아.... 전 나은씨가 싫어서 그런거 절대 아니예요.
어서 눈물부터 닦아요.“
제가 계속 울자, 그는 의자를 조금 당겨와
팔을 뻗어 내 눈가를 닦아줬습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사람이어서, 전 그의 몸속에는 냉기가
서려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의 손을 따스했습니다.
그가 조금 달라보였으며, 뭔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에겐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것들도 있는 거예요.
그걸 건드리기에 저도 순간 조금 욱해서 멘토링 그만두자고
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해요. 계속해야죠. 저도 최선을 다해서
멘티역할에 충실할게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번밖에 안본사람.......회사의 상사가 될 수도 있는
사람 앞에서 밑바닥까지 보여준 것 같아 계속 멘토링을
진행해나가기 그렇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니예요. 눈물로 문제해결하려는 제가 바보죠.......
그리고 전 밑바닥까지 다보여준 것 같아서 멘티님과 더 이상
멘토링을 진행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호의는 감사하지만요........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전 고개를 꾸벅여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그도 이렇게 절 보내긴 미안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절 붙잡았습니다.
“이렇게 보내면 제가 미안하죠. 저도 이번일은 없었던 일이라
생각하고, 아니다. 그냥 잊고 다시 멘토링 잘해봐요.“
생각보단 따뜻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만 밑바닥을 다 보여줬기에 계속 멘토링을 하기엔...
“죄송해요. 계속하긴 불가능할 것 같아요.
왠지 저만 발가벗은 채로 멘티님 앞에 서 있는 기분일 것
같아서요....“
전 그를 뿌리치고 카페 밖으로 나가 화장실에서 들어가
조용히 눈물을 닦던 중이었습니다.
‘지잉~~’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멘티님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끝나면 제가 너무 미안하죠. 아까 혼자 발가벗겨진
것이 부끄러워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럼 저도
제 비밀에 대해 어느 정도 말해드리면 공평하겠죠?
계속하실 의향이 있으시면, 조금 생각해본 후에
아까 그 카페로 오세요.]
전 그 문자를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솔직히 멘토링도 계속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의 비밀이 알고 싶었습니다.
전 치마를 입은 채, 앉아있던 변기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서 눈물로 얼굴 진, 눈 화장을 고치고
그에게 갔습니다.
그의 앞에 서자.
그는 나보고 따라오라고 한 뒤. 어디론가 향했습니다.
5분 정도 걸어가 그가 도착한 곳은 호프집이었습니다.
호프집 안은 아무도 없어 조용했고, 그는 카운터에서
가장 먼 곳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주문을 한 후, 우리는 말없이 한참을 있었습니다.
맥주와 안주들이 나오고 종업원이 멀리가자.......
그는 입을 열었습니다.
“나은씨. 지금 제가 하는 말 아무한테도 말 안하실꺼죠?”
전 소리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의 눈을 쳐다보았습니다.
평소 날카롭게 느껴졌던 그의 눈이 살짝 떨리며,
뭔가 큰 결심을 한 듯하였습니다.
그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신 뒤, 크게 한숨을 내뱉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말을 친한 친구한테도 해본 적 없었는데, 처음 해보네요.
사실 제가 나은씨한테 쌀쌀맞게 굴었던 거 맞아요.
전 원래 나은씨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여자들한테
다 그러거든요. 그게 나은씨를 싫어서, 여자들이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예요.
그러한 이유는 전부 저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난 그의 눈을 보며 그의 말에 집중하였습니다.
“이런 말하면 미친놈보듯 볼 수도 있겠지만.........
전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사랑하는 여자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안되었다.......그래서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자. 그는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더니
이야기를 이어갔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전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정신적, 육체적인 것을 다 지배하고
싶어요. 그렇다보니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도 하죠.
이러한 것들을 제가 사귀던 여자들에게 이해시켜 보려하기도
했고, 시도도 해봤어요. 그런데 다들 절 미친놈 혹은 변태라
생각해서 떠나더라구요.“
난 이제야 그의 말이 조금 이해되어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 그 SM인가....? 주인과 노예... 그 중에서
주인이 되고 싶으신...”
“네. 맞아요. 그게 제 성향이예요.
그런데 다들 그러한 제 성향을 이해해주지도 못할뿐더러,
저 또한 그러한 성향이 있는 것을 애인에게 들어내기가
힘들더라구요.
독특한 저만의 사랑방식이 누군가에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저 또한 이별이란 상처를 입기 싫어서 사랑을 포기했죠.
근데 저도 남자이다보니 이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여자가
생기기에..... 웬만해선 여자들에게 접근을 안하고, 관심도
없는 척하며, 흔한 말로 조금 싸가지없게 구는거예요.“
아........ 뭔가 묘했다.... 그만의 사랑방식이 어떤 것일지....
“아.... 그러시구나....”
“네. 아시겠죠? 제가 나은씨에게 조금 재수없게 군 이유를?
나은씨가 싫어서가 아니예요. 모두에게 그런거니
이제 이해해주실꺼죠...?“
그는 말끝을 흐리며 멋쩍게 웃었다.
“아. 네....”
독특한 사랑방식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고.....
그 아픔을 피하기 위해 여자들을 멀리하는...
그가 외로워보였다.
“멘토링하다가 별 말을 다하네요. 이제 저도 밑바닥?까지
보여드렸으니 다시 멘토링 잘해봐요.”
그는 말을 마치고 나에게 맥주 잔을 내밀며 건배하자는
제스처를 보냈다.
“싫어요.......”
그는 나의 말을 듣곤, 잔을 내려놓고 ‘쩝...’하며 입을 다셨다.
난 그러는 그의 표정을 봤다...
난 왠지 모르겠지만......
그가 궁금했고 그를 더 알고 싶어졌다.
그의 사랑이란 어떤 방식일까? 그의 모습은 어떨까.....
그래서 난 그에게 말했다..
“멘토링말고 저를 한번 사랑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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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W여대에 다니는 25살 최나은입니다.
얼마 전, A기업에서 멘토링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총 5회에 걸쳐 1:1로 상담을 받는 좋은 기회이기에
저는 당장 신청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전 그 멘토링에 붙어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합격발표가 난지 3일 후, 그에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굵지도 얇지도 않은 평범한 목소리였으며,
경상도가 고향이신지 약간의 사투리가 느껴졌습니다.
다른 대화 없이 그는 저의 스케쥴을 확인 하고 약속장소,
시간, 날짜 등을 일방적으로 정했습니다.
저도 뭐 별 문제없다고 생각되어 승낙하였고,
이틀 뒤, 강남역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를 처음 봤을 땐, 180이 넘어 보이는 큰 키가 눈에
들어왔을 뿐 평범한 회사원의 모습이였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저희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별다른 사적인 대화없이
직무,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듣고 돌아갔습니다.
뒷날, 저와 함께 멘토링에 합격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멘티님은 밥도 사주며 친절하게 회사 근처의 맛집,
회사생활에 대한 팁을 주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전 많이 아쉬웠습니다. 저도 그런 사소한
이야기부터 회사에 대한 깊은 내용까지 알고 싶었기에.........
약간은 무뚝뚝했던 그가 밉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 아쉬운 소리를 할 수도 없었기에.......
다음번 멘토링 때는 조금 친해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그에게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
저번처럼 그는 약속장소와 시간, 날짜를 정한 뒤
내 의사를 묻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혹시 날 싫어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
전 그에 호감을 사기위해 약속당일 최대한 꾸며서
약속장소에 나갔습니다.
약속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하니,
아직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전 거울을 통해 제 모습을 비춰봤습니다.
치마도 입고 화장도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했던지라...
내가보기에도 나름 예쁜 여자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잠시 후, 그는 정각에 맞춰 도착하였습니다.
제 바뀐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몰라보는지.......
그는 저번처럼 인사만 간단히 하곤,
카페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카페에 도착해서도 저번과 같이.......
회사의 연혁, 직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전 그런 것보다 회사생활의 TIP이나,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계속 듣기만하면 이런 이야기만 계속 할 것 같아......
저는 그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는 내 질문에 마지못해 대답을 몇 가지 대답을 하였습니다.
나름 내가 유도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 같아 저는 조금
오버를 하여 애인이 있느냐, 가정사 등 아주 사적인 것까지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니 대답을 회피하던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하였습니다.
“이럴꺼면 멘토링 그만하죠.”
아...... 좀 더 친해져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려고
좀 오버하고 그랬던 것이었는데.......
제 뜻과는 정반대로 된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잘해보려 그런거였는데.......”
“아니, 멘토링이면 회사에 대해 알아가야죠. 저에 대해서
안다고 그 쪽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뭐가있는데요?“
제 의도,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서러워........
눈물이 찔끔, 찔끔 나왔습니다.
“멘토님이 저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 조금 친해지려고
그랫던건데........“
그는 우는 절보고는 당황했는지 멋쩍게 웃으며
말을 건냈습니다.
“아.... 전 나은씨가 싫어서 그런거 절대 아니예요.
어서 눈물부터 닦아요.“
제가 계속 울자, 그는 의자를 조금 당겨와
팔을 뻗어 내 눈가를 닦아줬습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사람이어서, 전 그의 몸속에는 냉기가
서려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의 손을 따스했습니다.
그가 조금 달라보였으며, 뭔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에겐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것들도 있는 거예요.
그걸 건드리기에 저도 순간 조금 욱해서 멘토링 그만두자고
한 것은 미안하게 생각해요. 계속해야죠. 저도 최선을 다해서
멘티역할에 충실할게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번밖에 안본사람.......회사의 상사가 될 수도 있는
사람 앞에서 밑바닥까지 보여준 것 같아 계속 멘토링을
진행해나가기 그렇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니예요. 눈물로 문제해결하려는 제가 바보죠.......
그리고 전 밑바닥까지 다보여준 것 같아서 멘티님과 더 이상
멘토링을 진행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호의는 감사하지만요........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전 고개를 꾸벅여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그도 이렇게 절 보내긴 미안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절 붙잡았습니다.
“이렇게 보내면 제가 미안하죠. 저도 이번일은 없었던 일이라
생각하고, 아니다. 그냥 잊고 다시 멘토링 잘해봐요.“
생각보단 따뜻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만 밑바닥을 다 보여줬기에 계속 멘토링을 하기엔...
“죄송해요. 계속하긴 불가능할 것 같아요.
왠지 저만 발가벗은 채로 멘티님 앞에 서 있는 기분일 것
같아서요....“
전 그를 뿌리치고 카페 밖으로 나가 화장실에서 들어가
조용히 눈물을 닦던 중이었습니다.
‘지잉~~’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멘티님에게서 온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끝나면 제가 너무 미안하죠. 아까 혼자 발가벗겨진
것이 부끄러워 더 이상 못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럼 저도
제 비밀에 대해 어느 정도 말해드리면 공평하겠죠?
계속하실 의향이 있으시면, 조금 생각해본 후에
아까 그 카페로 오세요.]
전 그 문자를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솔직히 멘토링도 계속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의 비밀이 알고 싶었습니다.
전 치마를 입은 채, 앉아있던 변기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서 눈물로 얼굴 진, 눈 화장을 고치고
그에게 갔습니다.
그의 앞에 서자.
그는 나보고 따라오라고 한 뒤. 어디론가 향했습니다.
5분 정도 걸어가 그가 도착한 곳은 호프집이었습니다.
호프집 안은 아무도 없어 조용했고, 그는 카운터에서
가장 먼 곳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주문을 한 후, 우리는 말없이 한참을 있었습니다.
맥주와 안주들이 나오고 종업원이 멀리가자.......
그는 입을 열었습니다.
“나은씨. 지금 제가 하는 말 아무한테도 말 안하실꺼죠?”
전 소리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의 눈을 쳐다보았습니다.
평소 날카롭게 느껴졌던 그의 눈이 살짝 떨리며,
뭔가 큰 결심을 한 듯하였습니다.
그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신 뒤, 크게 한숨을 내뱉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말을 친한 친구한테도 해본 적 없었는데, 처음 해보네요.
사실 제가 나은씨한테 쌀쌀맞게 굴었던 거 맞아요.
전 원래 나은씨한테만 그러는게 아니라 여자들한테
다 그러거든요. 그게 나은씨를 싫어서, 여자들이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예요.
그러한 이유는 전부 저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난 그의 눈을 보며 그의 말에 집중하였습니다.
“이런 말하면 미친놈보듯 볼 수도 있겠지만.........
전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사랑하는 여자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안되었다.......그래서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자. 그는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더니
이야기를 이어갔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전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정신적, 육체적인 것을 다 지배하고
싶어요. 그렇다보니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도 하죠.
이러한 것들을 제가 사귀던 여자들에게 이해시켜 보려하기도
했고, 시도도 해봤어요. 그런데 다들 절 미친놈 혹은 변태라
생각해서 떠나더라구요.“
난 이제야 그의 말이 조금 이해되어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 그 SM인가....? 주인과 노예... 그 중에서
주인이 되고 싶으신...”
“네. 맞아요. 그게 제 성향이예요.
그런데 다들 그러한 제 성향을 이해해주지도 못할뿐더러,
저 또한 그러한 성향이 있는 것을 애인에게 들어내기가
힘들더라구요.
독특한 저만의 사랑방식이 누군가에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저 또한 이별이란 상처를 입기 싫어서 사랑을 포기했죠.
근데 저도 남자이다보니 이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여자가
생기기에..... 웬만해선 여자들에게 접근을 안하고, 관심도
없는 척하며, 흔한 말로 조금 싸가지없게 구는거예요.“
아........ 뭔가 묘했다.... 그만의 사랑방식이 어떤 것일지....
“아.... 그러시구나....”
“네. 아시겠죠? 제가 나은씨에게 조금 재수없게 군 이유를?
나은씨가 싫어서가 아니예요. 모두에게 그런거니
이제 이해해주실꺼죠...?“
그는 말끝을 흐리며 멋쩍게 웃었다.
“아. 네....”
독특한 사랑방식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고.....
그 아픔을 피하기 위해 여자들을 멀리하는...
그가 외로워보였다.
“멘토링하다가 별 말을 다하네요. 이제 저도 밑바닥?까지
보여드렸으니 다시 멘토링 잘해봐요.”
그는 말을 마치고 나에게 맥주 잔을 내밀며 건배하자는
제스처를 보냈다.
“싫어요.......”
그는 나의 말을 듣곤, 잔을 내려놓고 ‘쩝...’하며 입을 다셨다.
난 그러는 그의 표정을 봤다...
난 왠지 모르겠지만......
그가 궁금했고 그를 더 알고 싶어졌다.
그의 사랑이란 어떤 방식일까? 그의 모습은 어떨까.....
그래서 난 그에게 말했다..
“멘토링말고 저를 한번 사랑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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