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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1:31 1,297회 0건
예전에 "악연"이라는 제목으로 쓰던 야설이었는데요,
중간에 개인사정으로 그만 두었었죠.

얼마 전에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그 당시 써 놓기는 하고 올리지는 못했던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시봉식" 장면인데, 이걸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써놓은 부분만이라도 올려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끝까지 결말을 맺기는 엄두가 안나구요,
모르죠, 뭐.
이렇게 조금씩 가다가 끝까지 갈지도.

지금 올리는게 16부에 해당하는 것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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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싱에 관한 논의가 끝나자 그녀의 핵심에 대한 검사도 일단락됐다.
거의 해부학적으로 그녀의 생식기를 관찰하면서 그와 그의 패거리들은 흐뭇한 분위기로 무르익었다.

"다음은 시승식 및 시운전이 있겠습니다."

사회자의 목소리엔 기어오일 찌꺼기처럼 더럽고 걸쭉한 웃음이 섞여 있었다.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들렸다.

현기증이 일면서 그녀는 태풍을 만난 조각배처럼 가슴이 크게 울렁이는 것을 느꼈다.

그가 상품으로 가공된 그녀를 타보고 처음으로 운전해 보는 시간이었다.
밟아도 보고 서보고 빠르게 달렸다가 천천히 몰아보기도 하면서 그녀의 성능과 안락함, 쾌감을 맛 볼것이다.

문칫거리며 그녀가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어딜 먼저 써 보시렵니까요?"

그녀의 옆 모습을 보고 있던 떡대가 능글능글 웃으며 사타구니를 긁었다.
얼굴 정면에 대서있는 그녀의 생식기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고운 맨발에, 호리호리한 몸매에, 길초름한 다리를 약간 벌리고 불안한 손은 넓적다리 앞을 갈씬대면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흰 도자기처럼 빚은듯이 빠진 다리 사이로 깨끗하게 거웃이 밀려, 생긴 그대로의 샅매를 완전히 드러낸 보지가 보였다.

한 소대 분량의 수컷 심장들 정도는 단박에 날려버릴 만큼의 폭발적인 관능미가 압축된 샅두덩이었다.

더우기 샅 빛깔은 버드나무 속처럼 흰 그 주위 피부와 비교해서도 농담이 전혀 짙어지지 않은, 보기드문 미색으로껍질 벗긴 마늘 쪽처럼 연한 광택을 내고 있었다.

가랑이를 넘어가며 칼집을 낸 듯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샅고랑 자국이 그를 더욱 게염스럽게 만들었다.

"형님,먼저 드시고 나중에 저희도 좀 주십시오."

인디언 머리를 하고 눈가가 불콰하게 무르앉은 녀석이 큰 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래나 잡고 와, 씨벌 눔아."

그가 그녀의 가랑이에서 눈도 돌리지 않고 말하자 더 큰 웃음소리가 났다.
까닥까닥 그가 손짓했다.

그에게로 바싹 다가가며 이건 길동애비네에서 수없이 해본 짓을 한번 더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그녀는 수없이 되뇌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건 그저 단순한 더하기 한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 앞에 있는 이 놈은 일면식도 없었던 길동애비네 양아치들과는 달리 그녀의 제자, 이 사태의 원인, 그녀를 망쳐놓은 주범이었다.

그녀에게서 생길 수 있는 모든 감정이 그를 향해 뻗쳐 나왔다.
교육받은대로 무신경을 가장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녀는 미움과 두려움과 수치스러움으로 뒤범벅이 되어 수명이 다한 형광등처럼 어둡게 깜박였다.

그는 넉넉한 품으로 다리를 벌려 굵고 뜨거워진 사타구니 앞으로 그녀를 끌어들였다.
발가벗겨진 그녀의 몸에서 살내음이 사향냄새처럼 풍겨왔다.

"오빠껀 처음이지? 인사 한번 해봐."

갈색 황반이 실핏줄과 함께 지저분하게 흰자위를 덮고 있는 매섭고 잔인한 두 눈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릎을 꿇고 그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으라는 무언의 압력이 거세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게 무엇인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으나 자포자기의 거부감이 물밀듯이 그녀를 덮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욕찌기와 수치심이 가슴을 태웠지만 그녀는 압력에 굴복하고 그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이 무슨 감정인지 그녀 역시 잘 알지 못했다.

거부하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는지 이제는 저항할 수조차 없이 무서워진 그의 존재에 대한 공포심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그녀가 받았던 교육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었을까.

정체를 알 수 없는 극렬한 감정의 물굽이 속에서 그녀는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의식조차 못한 채 교육받은 기계적 움직임으로 그녀는 바지에 지퍼를 내리고 두툼한 두께의 성기와 음낭을 꽉 달라붙은 검은 색 팬티 안에서 끄집어냈다.

그는 그렇게나 갖고 싶었던 그녀의 섬세하고 고운 낯을, 벌떡 선 자신의 자지 앞에 대고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
외기에 노출된 성기가 시원하고 편안했을 뿐 아니라 거기에 붙어 궁싯대는 그녀의 손길 역시 부드러웠다.

"어때? 오빠꺼. 좋아?"

그녀가 기둥을 받친 채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동그랗고 맑은 눈이 의혹에 가득 차 그의 기색을 살피고 있었다.

"어..네."

"네, 뭐? 어떠냐고, 이 년아. 좋아?"

"네..좋아요."

"어떻게 좋은데?"

그녀가 그를 올려다 봤다가 다시 자신이 손대고 있는 기둥을 보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망설였다.

"어..크고..굵어요.."

여기저기서 또 웃음이 터졌다.

"저 년 굵은거 좋아하나본대요? 잘 됐구만요. 아 또 형님 굵은 거야 아시아에서 알아주지."

뒷 쪽에서 거친 음성이 그녀를 조롱했다.

"그래? 너 굵은 거 좋아하니? 응?"

그가 그녀의 귓볼을 집었다.

"아..아뇨..그냥.."

그녀는 입술을 감물며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남자 좆들 많이 봤지? 어때? 얼마나 굵어? 오빠껀 그 중 몇번째야?"

그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그가 살쩍을 밀어 귓바퀴 뒤로 넘기며 그녀의 귀를 만지작대자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제일 굵은거 같아요.."

그가 웃었다.
그녀의 다른 쪽 귀도 똑같이 넘겨주고는 뺨을 어루만졌다.

"그래, 미영아."

아주 살갑게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묘하게도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섬?한 이율배반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마저 그녀에겐 그의 선생님이었던 자존감 같은게 티끌만큼이라도 남아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이 먹먹함은 지금 그것조차 날아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농밀한 하대는 당해본 적이 없었다.

그 이름부름은 그가 그녀의 손윗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미영아."

그가 한번 더 불렀다.

"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기다리듯 그녀를 쏘아볼 뿐이었다.

갈팡질팡하다가 그녀는 결국 하대를 승인하는 대답을 덧붙였다.

"..오빠.."

조그마한 소리였지만 이것으로 그들의 관계는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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