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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34 789회 0건

강희를 트렁크에 실은 개인 승용차를 몰고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은채 오른손엔 폰을 꺼내들은 설영은 앞을 살펴가면서 닥터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는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신호음만 갈뿐, 상대가 통 받지를 않자 설영은 대뜸 인상을 팍 찡그렸다.


"아악! 정말! 핸드폰을 뭐하러 가지고 다니는거야!!"


도착하자 마자 트렁크에 실어둔 여자애 문제로, 어떻게 구속을 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눌겸, 그리고 곧 찾아들겠으니 미리 준비를 해두라는 말을 해줄겸, 여러 가지 이유로 전화를 한건데 상대가 그걸 안 받으니 열받을만도 한 것이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일단 음성 메시지를 남기기로 했다.


"닥터! 나 진설영이에요! 지금 곧장 그쪽으로 갈테니까, 이거 듣는데로 빨리 준비를 해줘요. 일단, 닥터 연구실에 있는 약품 중에 마취제 있죠? 그거 종류 중에 가장 강한 거. 맹수포획용이어도 상관없으니까 제일 쎈걸로 준비해놓고 좀 기다려요. 지금 내가 누구를 잡았는지 보면 아마 닥터도 깜짝 놀랄걸요? 기대하고 있어요. 아무튼, 그리고 또 하나. 거기 실험실에 있는 애들. 다 내보내요. 이제 그런것들은 필요없으니까 말이죠. 아무튼 이 메시지 듣는데로 바로 준비해줘요. 앞으로 이삼십분정도 걸릴 거 같으니까"


설영은 그렇게 음성을 남기곤 핸드폰을 끊었다. 그리곤 지금의 이 흥분적인 상황을 즐기듯, 입가에 미소를 맺고는 유유하게 차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진정안과 김한웅은 현재 좀 어이가 없는 상황을, 사실 많이 어이가 없는 상황을 겪고 있었다.


한웅은 욕탕 입구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임시휴업>이라 쓰여져 있는 글을 찡그린 인상으로 바라보다가 정안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야, 너 아까 강희 누나랑 통화했다며?"


"어"


"근데 아까...강희 누나랑 유정이 누나. 여기 들어갔다고 하지 않았냐?"


"어..그랬는데? 확실히...."


정안 역시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면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잘못 들은거 아냐? 욕탕이 휴업을 하는데 어떻게 들어가?"


"그..글쎄? 누나들 둘까지만 딱 손님으로 받고 조금 더 있다가 닫았나?"


"말이 되냐. 욕탕이 무슨 컷트라인이 있는것도 아니고. 누구까지 딱 받고 누구부턴 안받고 하게? 휴업을 하려면 아예 일찌감치부터 했겠지. 안그래?"


"아..아무래도 그렇지?"


둘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강희는 정안과 통화 당시에 유정하고 막 이 욕탕을 들어가는 중이라 그랬다. 유정이는 이미 들어가있다고 그랬었고, 그러면서 급히 전화를 끊었던 강희를 정안은 다시 떠올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둘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각자가 강희와 유정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역시나 두 사람 모두 불통. 아예 전화기 자체가 꺼져 있었다.

"아 진짜. 이상하네 이거? 혹시 이거 무슨....."


"무슨..뭐?"


정안은 얼굴이 어두워진 한웅을 바라보며 그가 뭐라고 말하고 싶은건지를 물었다. 이미 뭘 물으려 할지 짐작은 하지만....


"납치당한 거 아냐? 어딘가에서?"


"납치...어디서?"


"아..아니..그...이 목욕탕..이라던지..말이야. 이상하잖아. 여기 분명히 들어갔다고 하는데, 핸드폰은 불통이고. 연락 자체가 안되고 있는 마당인데..."

"....넘겨짚을순 없어. 게다가 지금 현관 유리문이 잠겨 있으니 들어가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수도 없고. 아직 단정하긴 힘들어. 그리고"


"그리고?"


정안은 잠시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그런데로 희망적인 표정을 가진 채로 한웅을 보면서 말했다.


"유정이 누나가 강희 누나와 같이 있었다면....납치같은건 안 당했을 거야. 아마도."


한웅은 정안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뭘 믿고 저런 확신적인 어투로 말을 하는건지가 궁금해서 말이다.


"강희 누나가 있으니까 납치같은건 안당할거라고? 말이 되냐? 강희 누나가 꽤 보이쉬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자잖아? 역시 만약의 경우를 생각 안할수가 없다구"


정안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아냐, 다른 사람은....다른 여자는 몰라도 강희 누나는....절대로 납치같은건 당할 사람이 아냐. 아니.. 누구도 강희 누나는 납치 못할걸? 진짜 만반의 준비같은걸 안하는 이상엔 말이지"


한웅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야야...강희 누나가 무슨...슈퍼걸이라도 되냐. 뭘 납치를 못해. 맘만 먹으면 그냥 힘으로 끌고 가서 막 봉고같은데에 실어버리는게 남자들인데"


"큭큭...힘? 하하~.... 한웅아....미리 말해두는데....강희누나 앞에서 힘을 논하지 마라 절대로. 나중에 보면. 알았지?"


"왜? 강희 누나 힘 쎄?"


"하하. 힘 쎄냐고? 강희 누나가? 큭큭... 좀 전에 그랬지 너? 남자가 맘만 먹으면 그냥 힘으로 끌고 가서 봉고에 실어버린다고. 여자 정도는"


"어"


"큭. 강희 누나한테 누가 그런 짓거리 하려 했다간....아예 그냥 봉고 차 채로 한강에 내던져질걸?"


"뭐어?"


한웅은 이자식이 뭔소릴 하는거야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어 했다.


정안은 키득거리더니 말했다.


"암튼간에...강희 누나앞에서 힘이 어쩌니 저쩌니 주절거리지 말라고. 너 힘쎈건 나도 아는데....누나는 특별...아, 아니다. 그냥 이런 이야긴 되었고. 잠깐 딴길로 새었네 이야기가. 어쨌거나....약간 불길한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인데....어쩌면 우리가 너무 비약적으로 생각하는걸지도 몰라. 극단적으로 말이야. 난 ... 누나들에게 아무 일도 없다고 믿고 싶어"


정안의 말을 들으면서 한웅은 다시 인상을 찌푸리며 또 말을 덧붙이려 했지만....


"아아..이녀석 역시..."


한웅도 느낄수 있었다. 자신 못지 않게, 어쩌면 자신보다 더 불안해 하는 듯한, 정안의 심리상태를.


하지만 정안은 애써 티를 안내려 하는 것이다. 호전적인 자신보다는 많이 침착한 정안이었다. 근데 그런 그마저 동요하면 문제가 더 커질수도 있는것이니 애써서 티를 안내려 하는 것이리라.


"...가자 일단...집에 들어갔다가......또 폰 쳐보자고. 유정이 누나네 집엔 걸지 마라 되도록이면. 자주 전화해봐야 부모님들 걱정만 늘어나실테니.."


"강희 누나는?"


"마찬가지야. 그리고 강희 누나는 자취를 하는 만큼 어쩌면 댁에서 더 걱정하실수도 있어. 아직은 모르는거니까...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나 강희 누나 집전화번호는 몰라 아직"


"아아...참...정말 넌 나보다 더 험난하네..."


강희누나와 사귀려 한다는 정안의 고백을 들은 이후였기에 한웅은 그런 말을 중얼거릴수밖에 없었다.


"이녀석에 비하면 정말 난 많이 쉬운 편일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은 일단 집으로 가 있기로 했다. 여기 있어봐야 현재로서는 할수 있는게 없으니까.








진설영은 차선을 따라서 닥터 솔이 있는 개인사설비밀연구소로 이동중에 핸드폰의 벨이 울리는걸 듣고는 오른손을 움직여 폰을 꺼내들었다,


"닥터?"


발신자가 누군지를 확인한 설영은 눈을 약간 크게 뜨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디에요 지금? 음성메시지는 받았어요?"


"아, 여왕님. 허허. 오랜만이오"


40은 넘어 보이는 듯한 음성을 지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영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잖아요. 닥터"


상대는 또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허허, 내가 좋아서 이렇게 부른다는걸 알잖소?"


상대의 대답을 들은 설영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재차 물었다.


"어디에요?"


"지금? 여왕님의 저택 앞인데..."


"에? 웬일이에요? 닥터가 내 집을 다 찾고?"


"허허, 얼굴 본지가 서로 좀 되었잖소. 오랜만에 여왕님이랑 식사나 한끼 할까 하고..."


설영은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대뜸 물었다.


"닥터, 가방 가지고 왔어요?"


"가방? 들고 왔소. 왜 그...마취젠가 뭔가 찾으시더니 그것때문이오?"


"맞아요. 주사기하고 필요한거 다 있죠?"


"여왕님도 참...내가 Sleep girl fetish인걸 알고 있으면서 굳이 질문을 하는건지?"


설영은 그가 현재 가진 의약품의 종류가 무엇무엇이 있는지를 또 묻기 시작했다.


"강도가 약한 것에서부터 강한 것까지 여러개 있소. 각성제도 있고"


"아..아무튼! 제일 쎈거 뭐있어요? 데메롤 같은거 말고 지금 닥터가 가진 거 중에 제일 센거!"


닥터는 대답했다.


"Pernorvarmital(페르노바르미탈)을 가지고 있소. 가장 수면성이 강한 거지. 허허. 자꾸 센거! 센 거! 하고 말하는데 도대체 뭐요 여왕님? 맹수라도 차에 실어놓고 있는거요?"


닥터는 웃자고 한 소리지만 그걸 듣는 진설영의 입장에선 닥터의 말이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맹수가 아니라...공룡을 실어놓고 있어요 닥터..."


설영은 아까 목욕탕에서, 아라미드 섬유가 거의 몽땅그리 끊어져버릴정도로 날뛰어대던 여자애의 모습을, 그리고 그때 그런 그 여자애와 시선이 마주쳤을때 자신이 느꼈던 기분을 다시 상기하자 운전대가 후덥지근해질정도로 자신의 정장 상의가 축축히 젖어드는 듯했다.


닥터는 엥? 하더니 무슨 소리요 하고 다시 물었다.


설영은 일단 설명하기가 귀찮고 해서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닥터. 지금 내 저택 현관문 앞에 서있다는거죠?"


"그렇소. 지하철 역을 타고 왔는데 오는 도중 보니 핸드폰이 배터리가 다 되었더군. 그래서 역내에 설치된 충전기를 이용하고 오는 길이오. 오다가 핸드폰을 켰는데 당신에게서 음성메시지가 와있기에 그걸 들었지. 하지만 그걸 들었을때쯤 이미 난 당신 집앞에 있었소. 그래서 잠시 서있다가 당신에게 전화를 건거요 여왕님"


설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차라리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닥터. 비밀번호는 xxxxxxx에요. 일단 저택에 들어가 앉아서 좀 쉬고 계세요. 위스키라도 한 모금 하던지. 어차피 내가 집에 도착하고 나면 당신과 한잔 할 생각이에요. 나 진설영. 오늘 정말이지 기분이 너무 좋아 견딜수가 없네요 호호~"


잠든채 트렁크에 누워 있는 최강희를 생각하니 여왕은 몸에 닭살이 돋을 지경인지라 그 기분의 감상을 두고 말한 것이다.


닥터는 이해할수 없다는듯이 물었다.


"아니 도대체...누구때문에 그리 기분이 좋은거요 여왕님? 아주 맘에 드는 여자애라도 건진거요?"


설영은 그의 질문을 듣고는 아하하 하고 웃었다. 하도 기분이 좋다 보니 직선거리의 차선이동 중인데도 핸들을 움켜쥔 왼손아귀에 꽈악 소리가 날정도로 힘이 저도 모르게 들어가지기 시작한다.


"아하하~!! 맘에 드는 애냐구요?!! 그럼요!! 그렇고 말구요!! 닥터! 이거 입이 근질거려 참을수가 없네요. 만나면 직접 보여주려 했는데~! 나 지금! 어떤 여자애를 태우고 당신에게 가던 참이었다고 그랬죠?"


"그렇소만?"


"그리고 놀라지 말라고도 했었죠? 음성에?"


"그랬지요. 도대체 누구요? 뜸 좀 그만 들이시오 여왕님"


설영은 생글거리면서 말했다. 기대하라는듯이.


"놀라지 마요~ 닥터~!! 나말이죠! 오늘! 티렉스를 잡았어요~~ 아하하~~!! 놀랐죠? 티렉스가 내 차 트렁크에 실려있다구요 닥터~~!! 지금 얌전히 잠들어 있어요. 정신을 잃은 채로요. 어때요? 많이 놀랐죠? 아흐흐! 정말! 내 입으로 말하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네요~"


설영은 아주 희열에 들떠서 정신없이 내뱉은 말이지만 상대의 반응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었다.


"....그게 누구요?"


"...네?"


"티...렉스? 티렉스라 했었소? 사람 이름이오 그거? 서양 여자애인거요? 아니지 잠깐...티렉스? 공룡 이름 아니던가? 육식 공룡 중에..."


설영은 인상을 팍 썼다.


"아니에욧~!! 무슨 소릴 하는거에요!! 티렉스라구요!! 티렉스 최강희!! 최강희를 말하는거란 말이에요 닥터!! TBM 까페 여자정회원 티렉스 몰라요?"


".....모르오"


설영은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녀는 잠시만요 하고 닥터에게 기다리란 말을 한 후 차선을 빠져나와 옆길에 나 있는 인도 보도블럭 쪽에 차가 들어갈수 있는, 보폭이 낮은 길을 보고선 인도쪽에 사람들이 있나 없나를 살피곤 그쪽으로 빠져서 한 건물 앞쪽에 잠시 차를 주차시켰다.


그리곤 다시 핸드폰을 바로잡아 쥐었다.


"정말 몰라요 닥터? 티렉스라니까요? TBM 요새 안 들려요? 근래 들어서 가장 유명한 여성 회원이라구요"


닥터가 대답을 해 왔다.


"내 연구실에 있는 여학생들은 모두 다가, 여왕님. 당신이 마인드 컨트롤을 걸어서 나에게 준 선물들이오. 난 그 여자애들이 대단히 흡족할 정도로 맘에 들었고, 그 애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서 지낸게 벌써 1년 가량이 되가오. 그때부터 난 TBM에 접속을 하지 않았소. 무엇보다도, M도, 그리고 여왕님 당신도 접속을 안 하는데 내가 무슨 재미로 거길 들립니까? 연구실에서 내 취향대로 즐기면 그만인것을."


설영은 그래도 이해가 안갔다.


"M은 모르겠지만...나도 사실 들린지가 꽤 된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정황을 잘 몰라요. 다만, 근래 들어 접속을 한창 하게 되었는데 이유가 지금 차에 실어놓은 애때문이지요. 어쨌거나 닥터는 우수회원이잖아요? M이 없고 나도 표면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실세는 당신 아니었나요?"


닥터가 다시 설명한다.


"아니오. 그만둔지 꽤 되었소. 물론 우수회원으로서 그때 당시에야 참 열심히 했지만, 여왕님에게서 선물들을 받고는 연구실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지. 아마 지금 우수회원 중에 가장 열심히 하고, 또 실질적으로 까페를 꾸려나가는 인물은 그...체인맨이던가? 그 닉네임을 쓰는 사람인걸로 알고 있소."


설영은 이제야 좀 수긍을 하기 시작했다.


"아..그런가요...난 그냥...최근에 들렸다가 우연히 최강희라는 여자애를 알게 되었는데 엄청난 관심이 가서...그쪽 자료만 뒤진다고 딴건 보다말다 해서요..."


"그렇소? 암튼...그 최강희 라는 여자애를 지금 데리고 있는거요?"


"네"


"근데...잠들어 있다면서 왜 또 마취제니 수면제니 하는것을 찾소?"


설영은 짤막하게 말했다.


"그래야 안심이 되요."


닥터는 재차 물을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안심이 된다니..무슨 소리요?"


설영은 얼른, 저택에 가서 이야기해줄께요 하고 말한 후에, 닥터가 좀전에 자신이 불러준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있는지를 확인 한 후에 다시 말했다.


"그럼 지금 곧장 그리로 갈테니까, 좀 쉬고 있으세요. 상의할 것이 많아요"


"그렇게 합시다 그럼"


설영은 가장 중요한 것을 이야기하듯이 덧붙였다.


"페르노바르미탈이 어느 정도의 수면성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정량을 훨씬 넘어서도 상관없으니 아주 강한 강도로 준비해줘요 닥터. 일반 사람이 맞으면 최하 하루 정도는 잠들어있을 정도의 양으로 부탁해요. 알았죠?"


닥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물어왔다. 그는 많이 당황했는지, 그녀의 본명을 불러 왔다. 많이 흥분하거나 당황을 할만한 상황 시에는, 평소에 불러주는 여왕님이 아닌 설영씨 라고 부르는 버릇이 그에게는 있었다.


"아니 설영씨...페르노바르미탈은 정말 강한 수면제요. 그정도로 강한 정도를 부탁하는 이유가 있는거요?"


설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말아요. 아무튼 내 말대로만 준비해줘요. 도착하자마자 주사를 맞게 할거니까요. 그때 가서 다~~ 설명해줄테니까 닥터는 나만 믿어줘요. 알았죠?"


닥터는 이내 수긍했다. 도착해서 납득시키겠다는 그녀의 말을 믿기로 한 것이다.


"뭐 알겠소"


"1시간 가량 걸릴 것 같으니까 준비할건 해놓으시고, 기다리기 좀 지루하시면 아까 말한 대로 위스키라도 좀 들고 계세요"


그렇게 둘은 조금 더 대화를 나눈 후에 통화를 끝냈다.


설영은 닥터와의 통화를 종료 후에 다시 핸들을 잡아 차선으로 진입하면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약간 큰 목소리로 차 안에서 떠들어댔다.


"닥터는 Metal bondage의 프로페셔널이야. Steel(스틸) 소재의 구속물들도 많이 가지고 있지. 아마 한국에서 그보다 금속 자재의 구속물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은 없을거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렉스 양?"


물론 트렁크 쪽에선 그에 답해오는 목소린 없었다. 정신을 잃은 강희가 설영의 질문을 들을수 있을리가 없으니까. 설영은 생글거리면서 재차 입을 열었다.


"이번에야말로 완벽히 구속해주겠어. 벗어날수 없도록 말이야. 흐흥~, 그리고 나서는.... 넌 내것이 되는거지. 우후훗~!!"


설영은 희열에 들뜬 표정으로 다시 차를 몰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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