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누드 VS 아마추어 누드 공짜로 보는 방법? -
폭풍이 지나간 폐허에는 고요만이 남는다.
그날...우리 부부를 휩쓴 폭풍도 그러했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폐허는 그 피해자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복구될수 있기때문이다.
또한 그런 의지를 대변하는 사랑이란 것은 우리 부부에겐 충분했다.
아니, 솔직히 말한다면 아내에겐 충분했다.
그러니...그러니... 어느정도의 시간만 흐른다면 처음인 듯 복구될 것이다.
특히...아내라면....내가 사랑했던 아내라면....
하지만 그땐 몰랐다.
당시 우리부부를 휘감은 고요는...폭풍의 끝남을 알리는 증거가 아니라,
폭풍의 중심부에 들어섯단 예고임을....
또한....곧이어 더 큰 폭풍이 준비되고 있음이란 신호임을.....
-------그건...파국의 문이 열린다는 조종(弔鐘)이었다.
----------------------------------------------
(1)
그일이 있은후....일주일이 흘렀다.
그러나 우려했던거와는 달리 별다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아무일 없다는 듯 애써 정숙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역시 태연함을 필사적으로 가장했다.
다만 변화는....
그렇지 않아도 적었던 아내의 말수가 더욱 줄었다는 것과...
가끔씩 그 투명한 눈사위로 번민과 슬픔의 빛이 스쳐감을 들킨다는 것 정도일뿐.
하지만 그건... 도저히 정리되지 않을 번민에 휩싸여 너풀거리는 아내의 영혼을 대변하고
있음을 나는 안다.
나역시 변화의 억압에서 해방될수 없었으니까.
아내의 그늘을 느낄때마다 섬뜩하게 달려드는 죄책감은 차라리 참을수 있다.
그러나...
(2)
놈이 떠나고 일주일....
그러니까 천상의 금역같던 아내의 보지에 자신의 이름이 수놓인 깃발을 꼽곤
정복자의 교만함을 훈장대신 챙겨달고 사라진후....
난 한동안 놈이 남긴 열락의 잔재에 취해 허덕거렸다.
아내의 작은 몸짓...작은 미소...작은 목소리...
그러니까 아내의 모든 움직임에도 아내의 보지에 박혀 번들거리던 놈의 시커먼 자지가
투영되었고...그럴때마다 모골의 한올까지 치받고오르는 욕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직 그것뿐....
막상 놈이 선물한 욕정은 정작 아내와의 섹스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교도소의 까마득한 담벼락마냥 욕정의 발산을 막고 있었다.
그건....
놈의 자지뒤에 연이어 투영되는 아내의 슬픈 눈동자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문진석입니다...!”
놈의 연락이 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3)
그날, 놈을 떠나보내며 난 다시는 놈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었다.
아니, 보지 않을거라 결심했었다.
그런데...정확히 일주일이 되던날...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주일 2시간 17분이 흐른뒤...
내 핸드폰의 액정엔 놈의 이름자가 또렷하게 인지되는 번호가 떳다.
분명 예상외의 불청된 연락이었고...그러므로 반갑지 않아야 당연했지만...
엉뚱하게도 또다른 난.... 벨소리가 두 번도 울리기전에 놓칠새라 전화를 받고 있었다.
“별일없으시죠...? ”
놈의 목소리는 얄밉도록 담담했고...
나도 애써 태연을 가장했다.
“네...별일없습니다. ”
그러나 내 가슴은 이미 알지못할 흥분과 기대감에 쿵쾅거리고 있었다.
“아예...다행입니다. 사실...쫌 걱정됐었거든요...사모님 잘 지내시죠? ”
순간 막 달아오르던 내 가슴은 급격히 식어버렸다.
놈의 더러운 입술이 아내를 화제로 삼는 순간 난 이유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내 목소리도 싸늘히 식어버렸다.
“네.”
그런데..........
“선생님. 시간있으세요? 그럼 좀 나오시죠. 선생님을 꼭 뵙고 싶어하는 분이 계셔서요.”
“절...만나고 싶은 사람이요...? 누구....”
“하하....! 나와보시면 압니다. 걱정말고 나오세요. 선생님께 다시없는 행운이 될테니까.”
(4)
---- 행운....?
물론 놈의 말을 믿은건 아니다. 또한 행운따윈 관심도 없다.
그따위건 이미 아내가 내곁에 있다는거만으로도 차고 넘칠만큼 충분했으니까.
그러나 난 이미 놈과의 약속장소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난 행운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쾌락은 너무도 필요했다.
놈이 정한 약속장소는 앞구정동의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지하카페였다.
하지만 찾기는 쉽지 않았다.
-HEAVEN-
카페란 목적명칭도 없이 오직 제목만 적힌 작은 간판이 붙어 있는 곳.
그건 그야말로 뒷골목의 낡은 건물...좁디좁은 지하계단의 끝에 자리잡고 있었다.
(5)
삼십여분의 헤메임끝에 간신히 목적지를 찾은 난...엉뚱하게도 바로 그 문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헤븐....즉, 천국을 뜻하는 명칭이었지만...
내 잠재된 영혼의 직관은 알지못할 불길함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그때 그 영혼의 예시를 믿고 돌아섯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삐이꺽.
내 결심보다 훨씬 빠르게 카페의 문이 열렸다. 문을 연 것은 문진식...그놈이었다.
“왜 안들어오고 계세요...? 전 선생님 아닌줄 알고 한참 헛갈렸잖아요.”
순간 난 당혹했다. 놈이 어떻게...?
그러나 해답은 간단했다.
내 머리뒤...그러니까 문 바로위의 천정엔 작은 감시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그리곤...내 망설임은 끝났다.
카페의 내부는 예상밖이었다.
비록 30평가량의 아담한 크기였지만...내부는 얼핏봐도 고급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엔틱한 의자와 탁자들...그리고 그윽함으로 가득한 조명들...
외부의 낡고 초라한 간판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풍경따윈 중요치 않았다. 내 의지를 눈치챈 내 시선도 어느새 중앙탁자에
차분히 앉아 있는 남녀한쌍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이 주시됨은 당연했다. 카페엔 오직 그들만 존재했으니까...
난 문진석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그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고...그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그들의 모습이 점점 또렷하게 눈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들 또한... 카페의 안팍풍경만큼....의외였다.
40대 중반가량의 남자는 검고 정갈한 슈트차림으로 앉아 있다.
얼핏보아도 세련됨이 철철 넘치는 자세였고...또한 그 자세에 충분히 어울릴 만큼의
세련된 용모를 소유하고 있었다.
무색이 투명한 검은 뿔테안경...세련된 검은슈트와 너무나 대조된 그런 무덤덤한 안경이
그처럼 잘어울리는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마치 한쌍임을 목메게 입증하려는 듯 똑같은 검은색 투피스로 휘감은
여자가 차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30대초반을 넘어보이지 않는 얼굴...
또한...슬쩍 흘겨보아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듯한 강렬한 미모....
그들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어서오세요. 조인훈입니다.”
남자는 내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일어서며 손을 내밀었다.
“정일권입니다.”
그의 손은 인상만큼이나 가늘고 섬세했다.
“잘 오셨습니다. 앉으시죠.”
첫만남을 갖는 사람들이 격는 당연한 수순을 마치곤 난 그가 권하는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얘긴 저 아이를 통해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여인을 부인으로 두셨다더군요. 축하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힐긋 건너 탁자에 공손히 앉아 있는 문진석을 보며 그가 던진 말이다.
난 그들 사이에 오갔을 대화를 짐작할수 있었다.
처음 진석의 초대를 받으며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의 다음 말은 내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저 아이....제가 가르킨 제자중 그나마 괜찮은 실력을 쌓았다 여겼는데...정말 의외였습니다.
저 아이가 이틀을 공략했는데도 끄덕도 안했다더군요. 솔직히...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만...“
----제자.....??
그러고보니 문진석은 놈 답지않은 공손함을 애써 표명하려 정좌로 앉아 있다.
순간 난 그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알 듯 모를 듯....
이런 상황은 언제든 어색스럽다. 난 그 어색함을 피하려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건...그의 곁에 다소곳히 앉아 있는 그녀였다.
후일....양미란이란 이름으로 소개된....
“참...제 아내입니다. ”
그는 내 시선을 의식한 듯 그녀를 소개했다.
아내....
그의 선고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비록 나이차이는 느껴지지만 그들은 그만큼 잘 어울린다.
그의 아내....미란은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나역시 그랬다.
하지만 내 시선은 결코 숙지 않았다.
목례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는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만큼 미인이었다.
그런데 그때.....
“미인이죠...? 맞습니다.”
순간 내 심장은 덜컥했다. 미인이란건 동의한다. 그런데 뭐가 맞다는 건가...?
난 한번도 그녀의 미모를 표한적이 없다.
그렇다면....
그가 눈치챈 것이다. 내 시선의 의미를.....
순간 난 부끄러움과 당혹함에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저 그런데 절 무슨 일로 보자셨는지....”
물론 어색함을 감추기위한 대사였지만 사실 가장 묻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그러자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궁금하시겠죠. 저역시 궁금증과 어색함은 질색입니다. 그러니 본론으로 들어가죠.”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는 급작스럽게 사라져버린다.
그건 그만큼 앞으로의 대화를 진지하게 임하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그는 다시금 옆탁자에 공손히 앉아 있는 문진석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보고에 의하면...선생님께선 참으로 곤란함에 처했다더군요. 또한 제 경험에 의하면
그런 곤란은 선생님같은 초급자에겐 쉽게 넘을수 없는 파국의 시초일테고요.“
말이 이어질수록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나직해진다. 또한 눈빛도...
그러나 불행히도 난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당연히 난 그의 말을 끊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순간 그의 눈빛이 차가워 졌다. 목소리도.
“그냥 들으세요.”
냉정하게 끊어버리는 그의 목소리에 난 저절로 움찔했다.
당연히 기분나쁠 노릇이었지만 그러나 난 조금의 반항도 하지 못했다.
그런 시도를 기획하기엔 내눈으로 직시되어 쏘아오는 그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는 내 눈을 더욱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선생과 난 같은 부류입니다. 즉...진정한 쾌락을 ?는 사람들이죠. 동의 하십니까...?”
“......”
물론 난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부끄러움이 아닙니다. 쾌락이란 즐거움...즉 인간이 가장 원하며 ?는 원초적욕망이니까요. . 사실 진정한 쾌락을 맛본다면 마약따윈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질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뜨겁다는 거죠. 그 달콤함 만큼이나...그러니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화상을 입고 맙니다. 화상...무섭죠. 결코 지워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흔히 화인이라고들 합니다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졌다. 또 그만큼 흡입력을 발생하고 있었다.
“물론 불을 다루는 것도 연습에 따라 익숙해집니다. 또 그만큼 안전하게 즐겨지고... 그러나 문제는 두분이 같이 연습하셔야 한다는 거죠. 이쯤되서 묻겠습니다. 저 아이의 도움을 받아 즐겼던 그 이틀....분명 즐거우셨죠...? ”
“네...넷....?”
난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당황했다. 또한 직시된 그의 시선에.
“솔직하게 답해주세요. 어쩌면 선생의 운명이 걸린 질문이니까.”
사실...처음 대면한 낮모르는 사람에게 운명따윌 협박받는다는건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난 뭔가에 홀린 듯 그의 협박에 순응했다.
그리곤 어쩐지 주눅들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는 내 긍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셨을테죠.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그날의 그 느낌을....영원히 잊을수 있으십니까...? 아니면 다시 찾게 될까요...?”
한번 속을 들킨이상...더이상의 반항은 무의미했다. 난 망설임을 서서히 줄이며 대답했다.
“...다시....찾게 될 듯 합니다.”
“네. 반드시 그럴겁니다. 그러나 문제는...더큰 자극을 찾게 되실거란 겁니다. 어쩌면 당연하죠. 선생은 그쪽으론 아직 초급단계니까...그런데 말입니다....선생은 그렇다치고...과연 부인까지도 그길을 같이 가려하실까요....?”
순간 난 비로서 그가 의구하는 모든 것들을 깨닳을수 있었다.
그역시 내 깨닭음을 느낀 모양이었다.
“쾌락은 반복될수록 더더욱 깊음을 찾습니다. 더큰 자극...더큰 열락...더큰 소용돌이속으로...
하지만 말입니다. 말씀드렸듯 쾌락은 뜨겁습니다. 깊을수록 더욱 뜨거워지죠. 그러니 충분한 연습이 없으면 감당하기 힘든 화인이 남습니다. 때론 못견디고 타죽기도 하고요. 선생이야 원하려 즐기는 바일테니 연습이 된다쳐도...과연 부인께선 어떨까요...? 견딜수 있을까요...?“
그렇다. 본론은 바로 그거였다. 또한 내가 쉽게 알아들음은 나역시 본능적으로 깊게
우려하던 사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쾌락을 연습하는 기본은...반드시 스스로 원해 행해야 한단 겁니다. 아니면 아무리 연습해봐야 공염불이죠. 장담합니다. 저아이에게 전해들은 부인의 의지가 과연 그러하다면....부인께선 결코 오래버티지 못합니다. 그럼 어찌될까요....? ”
답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그도 내 심중을 이미 읽고 있었다.
“ 그 끝은 불행일 겁니다. 아마 두분은 헤어지실거고...작은 추억조차 결코 즐겁게 남지 않을 겁니다. 헤어지지 않는다면 더큰 불행이 닥칠거고...”
결국 난 깨끗이 투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의 논리는 최면적이었다.
“그럼....어찌해야.... ”
그러자 그는 침묵했다. 그리고 말없이 날 주시하기 시작했다.
난 어색함 대신 자리잡은 초조함으로 그를 마주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른후 그는 다시금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우선 한가지 선물을 받으셔야 겠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계속하죠. 대신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아니면 우린 진지한 대화를 이어갈수 없을테니까요...”
“선물이라뇨....? 무슨....”
그러자 그의 대답대신 지금껏 그의 옆에 차분하게 앉아 있던 그의 아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난 이상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차 한잔 드시죠...본래 진지한 대화는 찻잔을 마주 기울이며 하는거니까...”
그의 목소리를 등에 엎고 천천히 그녀가 다가온다. 그리곤 내가 앉은 의자의 발아래로 무릅꿇기 시작했다. 난 본능적으로 그녀의 다음행동이 상상됐다. 그러나....도저히 현실로 인정되기 힘든 공상이다.
하지만....때때로 공상은 사실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터무니없는 공상이라도...
그걸 증명하려는 듯...그녀의 투명한 손길은 내 바지춤으로 접급했고...천천히 바지의 져크를 내리기 시작했다.
참으로...참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난 어찌할바를 모르고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내 마음을 무시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드시죠....깊고...뜨겁게....”
그리곤...그의 몽롱한 목소리의 여운을 타고 어느새 공기중에 꺼내져 덜렁거리는
내 자지에 뜨거운 입김이 덮쳐왔다.
후일...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화인(火印)으로 변해질 입김이....
- 계속-
폭풍이 지나간 폐허에는 고요만이 남는다.
그날...우리 부부를 휩쓴 폭풍도 그러했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폐허는 그 피해자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복구될수 있기때문이다.
또한 그런 의지를 대변하는 사랑이란 것은 우리 부부에겐 충분했다.
아니, 솔직히 말한다면 아내에겐 충분했다.
그러니...그러니... 어느정도의 시간만 흐른다면 처음인 듯 복구될 것이다.
특히...아내라면....내가 사랑했던 아내라면....
하지만 그땐 몰랐다.
당시 우리부부를 휘감은 고요는...폭풍의 끝남을 알리는 증거가 아니라,
폭풍의 중심부에 들어섯단 예고임을....
또한....곧이어 더 큰 폭풍이 준비되고 있음이란 신호임을.....
-------그건...파국의 문이 열린다는 조종(弔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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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일이 있은후....일주일이 흘렀다.
그러나 우려했던거와는 달리 별다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아내는 아무일 없다는 듯 애써 정숙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역시 태연함을 필사적으로 가장했다.
다만 변화는....
그렇지 않아도 적었던 아내의 말수가 더욱 줄었다는 것과...
가끔씩 그 투명한 눈사위로 번민과 슬픔의 빛이 스쳐감을 들킨다는 것 정도일뿐.
하지만 그건... 도저히 정리되지 않을 번민에 휩싸여 너풀거리는 아내의 영혼을 대변하고
있음을 나는 안다.
나역시 변화의 억압에서 해방될수 없었으니까.
아내의 그늘을 느낄때마다 섬뜩하게 달려드는 죄책감은 차라리 참을수 있다.
그러나...
(2)
놈이 떠나고 일주일....
그러니까 천상의 금역같던 아내의 보지에 자신의 이름이 수놓인 깃발을 꼽곤
정복자의 교만함을 훈장대신 챙겨달고 사라진후....
난 한동안 놈이 남긴 열락의 잔재에 취해 허덕거렸다.
아내의 작은 몸짓...작은 미소...작은 목소리...
그러니까 아내의 모든 움직임에도 아내의 보지에 박혀 번들거리던 놈의 시커먼 자지가
투영되었고...그럴때마다 모골의 한올까지 치받고오르는 욕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직 그것뿐....
막상 놈이 선물한 욕정은 정작 아내와의 섹스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교도소의 까마득한 담벼락마냥 욕정의 발산을 막고 있었다.
그건....
놈의 자지뒤에 연이어 투영되는 아내의 슬픈 눈동자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문진석입니다...!”
놈의 연락이 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3)
그날, 놈을 떠나보내며 난 다시는 놈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었다.
아니, 보지 않을거라 결심했었다.
그런데...정확히 일주일이 되던날...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주일 2시간 17분이 흐른뒤...
내 핸드폰의 액정엔 놈의 이름자가 또렷하게 인지되는 번호가 떳다.
분명 예상외의 불청된 연락이었고...그러므로 반갑지 않아야 당연했지만...
엉뚱하게도 또다른 난.... 벨소리가 두 번도 울리기전에 놓칠새라 전화를 받고 있었다.
“별일없으시죠...? ”
놈의 목소리는 얄밉도록 담담했고...
나도 애써 태연을 가장했다.
“네...별일없습니다. ”
그러나 내 가슴은 이미 알지못할 흥분과 기대감에 쿵쾅거리고 있었다.
“아예...다행입니다. 사실...쫌 걱정됐었거든요...사모님 잘 지내시죠? ”
순간 막 달아오르던 내 가슴은 급격히 식어버렸다.
놈의 더러운 입술이 아내를 화제로 삼는 순간 난 이유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내 목소리도 싸늘히 식어버렸다.
“네.”
그런데..........
“선생님. 시간있으세요? 그럼 좀 나오시죠. 선생님을 꼭 뵙고 싶어하는 분이 계셔서요.”
“절...만나고 싶은 사람이요...? 누구....”
“하하....! 나와보시면 압니다. 걱정말고 나오세요. 선생님께 다시없는 행운이 될테니까.”
(4)
---- 행운....?
물론 놈의 말을 믿은건 아니다. 또한 행운따윈 관심도 없다.
그따위건 이미 아내가 내곁에 있다는거만으로도 차고 넘칠만큼 충분했으니까.
그러나 난 이미 놈과의 약속장소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난 행운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쾌락은 너무도 필요했다.
놈이 정한 약속장소는 앞구정동의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지하카페였다.
하지만 찾기는 쉽지 않았다.
-HEAVEN-
카페란 목적명칭도 없이 오직 제목만 적힌 작은 간판이 붙어 있는 곳.
그건 그야말로 뒷골목의 낡은 건물...좁디좁은 지하계단의 끝에 자리잡고 있었다.
(5)
삼십여분의 헤메임끝에 간신히 목적지를 찾은 난...엉뚱하게도 바로 그 문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헤븐....즉, 천국을 뜻하는 명칭이었지만...
내 잠재된 영혼의 직관은 알지못할 불길함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그때 그 영혼의 예시를 믿고 돌아섯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삐이꺽.
내 결심보다 훨씬 빠르게 카페의 문이 열렸다. 문을 연 것은 문진식...그놈이었다.
“왜 안들어오고 계세요...? 전 선생님 아닌줄 알고 한참 헛갈렸잖아요.”
순간 난 당혹했다. 놈이 어떻게...?
그러나 해답은 간단했다.
내 머리뒤...그러니까 문 바로위의 천정엔 작은 감시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그리곤...내 망설임은 끝났다.
카페의 내부는 예상밖이었다.
비록 30평가량의 아담한 크기였지만...내부는 얼핏봐도 고급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로
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엔틱한 의자와 탁자들...그리고 그윽함으로 가득한 조명들...
외부의 낡고 초라한 간판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풍경따윈 중요치 않았다. 내 의지를 눈치챈 내 시선도 어느새 중앙탁자에
차분히 앉아 있는 남녀한쌍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이 주시됨은 당연했다. 카페엔 오직 그들만 존재했으니까...
난 문진석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그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고...그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그들의 모습이 점점 또렷하게 눈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그들 또한... 카페의 안팍풍경만큼....의외였다.
40대 중반가량의 남자는 검고 정갈한 슈트차림으로 앉아 있다.
얼핏보아도 세련됨이 철철 넘치는 자세였고...또한 그 자세에 충분히 어울릴 만큼의
세련된 용모를 소유하고 있었다.
무색이 투명한 검은 뿔테안경...세련된 검은슈트와 너무나 대조된 그런 무덤덤한 안경이
그처럼 잘어울리는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마치 한쌍임을 목메게 입증하려는 듯 똑같은 검은색 투피스로 휘감은
여자가 차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30대초반을 넘어보이지 않는 얼굴...
또한...슬쩍 흘겨보아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듯한 강렬한 미모....
그들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어서오세요. 조인훈입니다.”
남자는 내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일어서며 손을 내밀었다.
“정일권입니다.”
그의 손은 인상만큼이나 가늘고 섬세했다.
“잘 오셨습니다. 앉으시죠.”
첫만남을 갖는 사람들이 격는 당연한 수순을 마치곤 난 그가 권하는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 얘긴 저 아이를 통해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여인을 부인으로 두셨다더군요. 축하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힐긋 건너 탁자에 공손히 앉아 있는 문진석을 보며 그가 던진 말이다.
난 그들 사이에 오갔을 대화를 짐작할수 있었다.
처음 진석의 초대를 받으며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그의 다음 말은 내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저 아이....제가 가르킨 제자중 그나마 괜찮은 실력을 쌓았다 여겼는데...정말 의외였습니다.
저 아이가 이틀을 공략했는데도 끄덕도 안했다더군요. 솔직히...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만...“
----제자.....??
그러고보니 문진석은 놈 답지않은 공손함을 애써 표명하려 정좌로 앉아 있다.
순간 난 그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알 듯 모를 듯....
이런 상황은 언제든 어색스럽다. 난 그 어색함을 피하려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건...그의 곁에 다소곳히 앉아 있는 그녀였다.
후일....양미란이란 이름으로 소개된....
“참...제 아내입니다. ”
그는 내 시선을 의식한 듯 그녀를 소개했다.
아내....
그의 선고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비록 나이차이는 느껴지지만 그들은 그만큼 잘 어울린다.
그의 아내....미란은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대신했다. 나역시 그랬다.
하지만 내 시선은 결코 숙지 않았다.
목례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는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만큼 미인이었다.
그런데 그때.....
“미인이죠...? 맞습니다.”
순간 내 심장은 덜컥했다. 미인이란건 동의한다. 그런데 뭐가 맞다는 건가...?
난 한번도 그녀의 미모를 표한적이 없다.
그렇다면....
그가 눈치챈 것이다. 내 시선의 의미를.....
순간 난 부끄러움과 당혹함에 얼른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저 그런데 절 무슨 일로 보자셨는지....”
물론 어색함을 감추기위한 대사였지만 사실 가장 묻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그러자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궁금하시겠죠. 저역시 궁금증과 어색함은 질색입니다. 그러니 본론으로 들어가죠.”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는 급작스럽게 사라져버린다.
그건 그만큼 앞으로의 대화를 진지하게 임하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그는 다시금 옆탁자에 공손히 앉아 있는 문진석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말을 이었다.
“보고에 의하면...선생님께선 참으로 곤란함에 처했다더군요. 또한 제 경험에 의하면
그런 곤란은 선생님같은 초급자에겐 쉽게 넘을수 없는 파국의 시초일테고요.“
말이 이어질수록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나직해진다. 또한 눈빛도...
그러나 불행히도 난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당연히 난 그의 말을 끊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순간 그의 눈빛이 차가워 졌다. 목소리도.
“그냥 들으세요.”
냉정하게 끊어버리는 그의 목소리에 난 저절로 움찔했다.
당연히 기분나쁠 노릇이었지만 그러나 난 조금의 반항도 하지 못했다.
그런 시도를 기획하기엔 내눈으로 직시되어 쏘아오는 그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는 내 눈을 더욱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선생과 난 같은 부류입니다. 즉...진정한 쾌락을 ?는 사람들이죠. 동의 하십니까...?”
“......”
물론 난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부끄러움이 아닙니다. 쾌락이란 즐거움...즉 인간이 가장 원하며 ?는 원초적욕망이니까요. . 사실 진정한 쾌락을 맛본다면 마약따윈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질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뜨겁다는 거죠. 그 달콤함 만큼이나...그러니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화상을 입고 맙니다. 화상...무섭죠. 결코 지워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흔히 화인이라고들 합니다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졌다. 또 그만큼 흡입력을 발생하고 있었다.
“물론 불을 다루는 것도 연습에 따라 익숙해집니다. 또 그만큼 안전하게 즐겨지고... 그러나 문제는 두분이 같이 연습하셔야 한다는 거죠. 이쯤되서 묻겠습니다. 저 아이의 도움을 받아 즐겼던 그 이틀....분명 즐거우셨죠...? ”
“네...넷....?”
난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당황했다. 또한 직시된 그의 시선에.
“솔직하게 답해주세요. 어쩌면 선생의 운명이 걸린 질문이니까.”
사실...처음 대면한 낮모르는 사람에게 운명따윌 협박받는다는건 인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난 뭔가에 홀린 듯 그의 협박에 순응했다.
그리곤 어쩐지 주눅들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는 내 긍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셨을테죠.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그날의 그 느낌을....영원히 잊을수 있으십니까...? 아니면 다시 찾게 될까요...?”
한번 속을 들킨이상...더이상의 반항은 무의미했다. 난 망설임을 서서히 줄이며 대답했다.
“...다시....찾게 될 듯 합니다.”
“네. 반드시 그럴겁니다. 그러나 문제는...더큰 자극을 찾게 되실거란 겁니다. 어쩌면 당연하죠. 선생은 그쪽으론 아직 초급단계니까...그런데 말입니다....선생은 그렇다치고...과연 부인까지도 그길을 같이 가려하실까요....?”
순간 난 비로서 그가 의구하는 모든 것들을 깨닳을수 있었다.
그역시 내 깨닭음을 느낀 모양이었다.
“쾌락은 반복될수록 더더욱 깊음을 찾습니다. 더큰 자극...더큰 열락...더큰 소용돌이속으로...
하지만 말입니다. 말씀드렸듯 쾌락은 뜨겁습니다. 깊을수록 더욱 뜨거워지죠. 그러니 충분한 연습이 없으면 감당하기 힘든 화인이 남습니다. 때론 못견디고 타죽기도 하고요. 선생이야 원하려 즐기는 바일테니 연습이 된다쳐도...과연 부인께선 어떨까요...? 견딜수 있을까요...?“
그렇다. 본론은 바로 그거였다. 또한 내가 쉽게 알아들음은 나역시 본능적으로 깊게
우려하던 사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쾌락을 연습하는 기본은...반드시 스스로 원해 행해야 한단 겁니다. 아니면 아무리 연습해봐야 공염불이죠. 장담합니다. 저아이에게 전해들은 부인의 의지가 과연 그러하다면....부인께선 결코 오래버티지 못합니다. 그럼 어찌될까요....? ”
답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그도 내 심중을 이미 읽고 있었다.
“ 그 끝은 불행일 겁니다. 아마 두분은 헤어지실거고...작은 추억조차 결코 즐겁게 남지 않을 겁니다. 헤어지지 않는다면 더큰 불행이 닥칠거고...”
결국 난 깨끗이 투항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의 논리는 최면적이었다.
“그럼....어찌해야.... ”
그러자 그는 침묵했다. 그리고 말없이 날 주시하기 시작했다.
난 어색함 대신 자리잡은 초조함으로 그를 마주했다.
잠시의 시간이 흐른후 그는 다시금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우선 한가지 선물을 받으셔야 겠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계속하죠. 대신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아니면 우린 진지한 대화를 이어갈수 없을테니까요...”
“선물이라뇨....? 무슨....”
그러자 그의 대답대신 지금껏 그의 옆에 차분하게 앉아 있던 그의 아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난 이상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차 한잔 드시죠...본래 진지한 대화는 찻잔을 마주 기울이며 하는거니까...”
그의 목소리를 등에 엎고 천천히 그녀가 다가온다. 그리곤 내가 앉은 의자의 발아래로 무릅꿇기 시작했다. 난 본능적으로 그녀의 다음행동이 상상됐다. 그러나....도저히 현실로 인정되기 힘든 공상이다.
하지만....때때로 공상은 사실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터무니없는 공상이라도...
그걸 증명하려는 듯...그녀의 투명한 손길은 내 바지춤으로 접급했고...천천히 바지의 져크를 내리기 시작했다.
참으로...참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난 어찌할바를 모르고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내 마음을 무시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드시죠....깊고...뜨겁게....”
그리곤...그의 몽롱한 목소리의 여운을 타고 어느새 공기중에 꺼내져 덜렁거리는
내 자지에 뜨거운 입김이 덮쳐왔다.
후일...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화인(火印)으로 변해질 입김이....
-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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