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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16 680회 0건
눈을 감은 아내의 모습은 물론 아름답지만...
눈을 뜬 아내의 모습은 아름다움의 완성이다.

스크린내부의 하얀방...그 중앙의 침대위에서,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잠들어 있던 아내는 그렇듯 완성된 아름다움으로 깨어났다.
처음 눈을 뜬 아내는 상황파악이 안되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지금의 상황을 어찌 꿈엔들 상상했을건가.
조일훈이라 불리우길 원했던 남자는 말없이 아내의 얼굴을 내려다 보기만 한다.
꿀꺽....
난 저절로 마른침을 삼켰다.
극도의 긴장감

처음..멍하니 눈앞의 남자를 보던 아내의 동공에 점점 커져간다.
드디어 어렴풋하게 나마 놓여진 상황을 눈치채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의 움직임도 없다. 다만 완전히 굳어진채 멍하니 남자만 볼뿐...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아직 중추계의 마취가 덜풀어진 상태입니다. ”

정적을 깬건 남자였다.

“그러니 아무리 노력하신다 한들 손가락 끝마디 조차도 거동시킬수 없을 겁니다.”

“...으...으으....”

아내의 놀라 부릅뜬 눈으로 애써 무슨 말인가를 던지려 했으나.... 마취탓인 듯 목소리대신 작은 신음성이 힘겹게 기어나올 뿐이었다.

“쉬이....”

남자는 가볍게 자신의 가운데 손가락으로 아내의 입술을 덮었다.

“그냥 쉬고 계세요. 대화조차 쉽지 않은 상태니까...”

“.......”

“말씀하지 않으셔도 뭘 묻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 우선 세가지가 궁금하시겠죠.
여기가 어디냐는 것과...왜 님께서 이곳에 있냐는 것...그리고 눈앞의 낫선 남자가 누구냐는 것...“

“.....”

“쉽게 풀어드릴수 있는 의문이지만...그건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죠. 우선 우리는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대화를 나눠야 하니까...”

남자...일훈은 나직한 목소리를 갈바람처럼 날리며 동시에 손끝으로 가볍게 아내의 가슴을 쓸어보였다.

“...!!!”

순간 아내의 동공은 더욱 커졌다. 비로서 자신의 처지를 완전히 깨닳은 것이다.

-------------알몸....!

하지만 남자는 아내의 반응따윈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했다.
아내의 가슴과 이어진 능선을 지나던 남자의 손길은 천천히 거둬졌다.

“흔히들...아름다움은 흉내낼수 있는거라고 믿죠. 하긴...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남자는 아내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비록 불행하게도 부인과 같은 미모를 타고나지 못한 여자라 할지라도...비슷한 윤곽의 두상만 지니고 있다면 흉내낼수 있겠죠. 일억에서 일억오천 정도의 자본이 소요되겠지만...”

“....”
“몸매 역시 마찬가지죠.”

남자의 눈길은 투명한 빛으로 아내의 전신을 훑어간다.

“안정된 골격만 지니고 있다면 수년간의 다이어트와 헬스...약간의 외과적 수술을 통해 부인과 같은 완벽한 몸매를 흉내낼수 있을테고....”

“...........”

“머리결은 몇가지 약물과 유능한 헤어디자이너의 도움이면 해결될테고...”

아내의 머릿결을 감탄하듯 쓰다듬던 남자의 손길이 갑작스럽게 아내의 치부를 향해 건너간다. 그리곤 아내의 굳게 닫힌 허벅지의 틈위에 무덤의 잔디처럼 솟아나 있는 아내의 체모를 손가락 몇 개를 오무려 쓰다듬어 올렸다.

“체모 역시 디자인이 가능할테죠....깍고...다듬고...최고급 트리트먼트의 효능으로...”
순간 지금껏 미동조차 하지 못하던 아내가 드디어 반항을 시작했다.
아내의 피부 전신에 일제히 소름이 돋아 오른 것이다.
그건 지금 아내의 처지가 할수 있는 최선의 항거였다.
남자 역시 아내의 변화를 눈치챈 듯 가볍게 혀를 찼다.

“쯧쯧쯧....”

그리곤 아내의 왼쪽 허리 능선의 어느 지점을 엄지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눌렀다.
순간 굳어 있던 아내의 몸이 움찔하더니...동시에 마치 마법처럼 피부 곳곳에 돋아있던 항거의 물결이 일제히 수그러져 버린다.

“인둔혈이에요...인체 곳곳에 숨어 있는 자극점중 하나죠...”

어느새 내 옆에 앉아 화면을 보면 그의 아내가 던진 말이었다.

“인간이..특히 여성이 얼마나 많은 자극점을 인체에 지니고 있는지 아신다면 아마 놀라실걸요...? 어찌보면 여성의 몸은 오직 섹스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어쩐지 끈적한 목소리였으나 내 귀를 홀리진 못했다. 모든 오감이 오직 스크린을 향해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스크린의 화면은 3개로 분할되어 있었다. 질린 듯한 아내의 눈과....무표정한 놈의 얼굴...그리고 아내의 전신으로...
한쪽 화면 가득 지배하는 놈의 눈은 투명할 만큼 차가웠다.
그건 자신감을 의미했다. 한동안 침묵으로 아내의 주시하던 놈은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말입니다...그건 착각입니다. 흉내는 흉내일뿐 그 한계는 어쩔수 없죠. 진품과 이미테이션이 겉모양은 같으나 결코 동등한 품위를 지닐수 없듯...

“....”
“명품은 명품입니다. 아무리 수많은 돈과 노력을 쏟아부어도 결코 같아질순 없습니다. 훈련된 감정사의 눈에 들어온다면...슬쩍 훑어지는 걸로도 금방 정체를 드러내죠. 가령....여체를 비유한다면...”

순간 분할된 화면 하나가 아내의 눈을 비췄다. 화면엔 흑백의 윤곽이 뚜렷한 동공으로 가득찼다.

“그 첫째는 눈입니다....흑과 백이 뚜렷하며...동공의 투명함이 마치 수정과 같은 눈...그건 진품만이 가질수 있는 훈장입니다.”

화면을 다시 하나로 변했다. 이번엔 아내의 전신을 가득 담아서...

“두번째는 피부입니다...”

놈의 손길은 다시 아내의 몸으로 향했다. 그리곤 가슴과 복부로 이어지는 능선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윤기와...탄력...뚜렸하되... 결코 탁하지 않는 빛깔... 아무리 비싼 약품을 처바른다해도...아무리 성형술이 고도로 발달한다해도...비슷하게조차 흉내내어 질수 없죠...마지막으로...”

말을 이으며 아내의 몸을 쓸어가던 놈의 손길은 허벅지와 허벅지가 이어진 바로 그곳에 도착하자 천천히 다시 거둬졌다. 그러나 그건 해방이 아니었다. 이번엔 허리를 숙여 아내의 삼각주에 코를 들이미는 것이었다. 그리곤 천천히 숨을 빨아들이며 말을 이었다.

“향기....이거야 말로 명품의 자존심이자 진정한 완성입니다. 완벽한 피부...완벽한 눈동자는 백만의 하나....그러나 향기는....천만명을 뒤져도 찾기힘들죠...명품 중에 명품...그 찬란한 완성.....”

놈의 목소리는 마치 술에 취한 듯 흐느적 거렸다. 그건 놈이 표할수 있는 감동의 최고점이었다.
하지만...그건 다만 단순한 감동의 표현일뿐....놈의 목적은 아니었다...
그걸 증명하듯 한동안 아내의 향기를 음미하던 놈은 천천히 허리를 다시 일으켰다.
또한...허리 오름에 따라 놈의 동공은 다시 차가워 졌다.
예전보다도 훨씬더...
그건 비로서 놈의 의중에 있는진정한 공격을 시작하겠노라는 무언의 선전포고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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