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밤1. 늑대가 나타났다.
"미스김도 이제 퇴근해야지~"
"찰싹-"
윤부장의 크고 두툼한 손바닥이, 얇은 미니스커트에 밀착돼 탱글거리는 지혜의 엉덩이를 찰지게 때리고는
휙- 한번 감싸 돌렸다.
"아흥- 네. 부장님."
커피잔을 윤부장 앞에 내려놓으며 지혜는 입가에 가식적인 미소를 띄웠다. 뱀처럼 차갑게 미끌거리는 그
손놀림이 끔찍하게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는 그녀였다.
"우리 미스김도 이제 월급 올려줄 때가 된 거 같은데...."
윤부장은 여전히 지혜의 엉덩이에 붙어있던 오른손에 슬며시 힘을 주며 아직 앳된 그 살 맛을 음미했다.
자그마한 키에 아담한 몸매였지만, 블라우스 안에서 도발적으로 솟아오른 젖가슴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이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앙큼하게 벌어진 골반은, 느끼한 중년남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네에... 가, 감사합니다. 부장님. 호호."
윤부장의 손에 부끄럽고도 소중한 엉덩이를 농락당하면서도, 지혜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사장의
사촌동생으로 회사의 실질적인 실세인 윤부장의 손길을 뿌리칠만한 배짱을 가지기엔, 이제 막 도시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혜는 너무 어리고 아무것도 몰랐다.
"흐흐흐. 그래, 그래. 그럼 들어가봐."
"홀짝-"
지혜가 타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윤부장은 못내 아쉬운듯한 눈빛으로 지혜의 엉덩이를 놓아주었다.
그런 능글거리는 윤부장의 얼굴에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빠져나온 지혜는 귀신같은 속도로 가방을
챙겨들고는 회사문을 나왔다.
"아~ 진짜 짱나. 졸라 싫어! 졸라! 흥! 개새끼! 더러운새끼!"
애먼 저녁하늘에 화풀이를 하듯, 지혜는 정류장으로 가는 내내 궁시렁궁시렁 투덜거렸다.
"이래서 사람은 서울을 가야 하는건데...."
경기도 변두리 공장지대에서 고 있는 젊음이 억울하기도 하고, 차라리 억지로라도 대학을 갈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과 투정을 부리면서 버스에 올라탄 지혜가 지갑을 카드기에 대었을 때,
"툭-" 하고 그녀의 회사출입증이 지갑에서 빠져나와 떨어졌다. 아마도 급히 빠져나오느라 지갑에 제대로
꽂아넣지 못한 탓인듯 했다.
"어머."
살짝 당황한 그녀가 몸을 채 반도 굽히기 전에, 어떤 손 하나가 그녀의 회사출입증을 주워 들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가볍게 목례를 하며 출입증을 건네받은 그녀의 귓가에
"별 말씀을. 저도 자주 그래요."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무게감이 실린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호오~ 자식. 좀 생겼네."
고개를 들어 쳐다본 남자의 얼굴이 제법 맘에 들었는지, 지혜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쳤다. 그런 그녀가 싫지 않았는지 남자도 답례로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장 다닐 타입은 아닌거 같은데, 서류 가방을 보니 영업직인가?"
빈자리를 찾아 앉으면서도, 깔끔한 정장 차림의 젠틀한 그 남자에게 자꾸 생각이 가는 지혜였다. 공장에서
매일 같이 외국인노동자들이나 대머리 늙다리들만 보아오던 눈이 한번에 정화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나 여자나, 이성의 겉모습에 반하는 건 똑같았다.
"에휴. 그러면 뭐하냐. 내 신세가 요모양 요꼴인데."
잠시동안 환상에 빠져 멍해있었던 지혜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조금전 윤부장의 그 더러운 손길이 생각나자,
몸을 한 번 가볍게 부르르 떤 후 스마트폰으로 관심을 돌렸다. 톡에 SNS에 게임까지, 따분한 일상에 그나마
시간 때우기는 이만한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목적지에 도착한 그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내릴 준비를 했다.
만약 이때 쯤 그녀가 스마트폰을 놓았다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집으로 가는
내내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고, 모든 일들은 조금씩 조금씩 운명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몇 사람 타고 내리지도 않는 정류장에 내려서, 어느덧 어둑해진 대로변을 따라 올라가, 일주일 전 부터 고쳐
달라고 했던 고장난 가로등을 타고 꺾이는 골목길 앞까지, 그렇게 운명은 고스란히 그녀를 따라 걷고 있었다.
"아~ 진짜, 저거 아직도 안고쳤네. 하여튼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이게 문제라니까."
고장난 가로등을 타고 꺽으면서 지혜는 순간 멈춰섰다. 앞으로 두번은 더 돌아 들어가야 하는 골목길은
스마트폰을 하며 걸을 만큼 밝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혜가 스마트폰을 가방에 챙겨넣는 그 찰나에
"타박-" 거리는 아주 작지만 또한 아주 분명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지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사람사는 곳에 발소리가 나는건 이상할게 전혀 없었지만, 문제는 그 발소리가 걸어가지 않고 멈춰섰다는데
있었다.
"왜?"
지혜는 신경을 바짝 세우고 아직 닫지않은 가방속으로 조심스레 왼손을 집어 넣었다.
이럴때를 대비해 몇번이고 연습했기에 그녀는 보지않고도 쉽게 스마트폰의 원터치 SOS버튼에 엄지손가락을
가져다 댈 수 있었다. 밤길에 괴한을 만나면, 섣불리 도망치거나 소리지르는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했던
여성지의 기사내용이 자꾸만 지혜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길어야 3, 4초 남짓한 그 멈춰선 시간동안 발소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확실히 멈춰선 것이다. "꿀꺽-" 지혜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졌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누르는거야. 바로."
그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진정시키며 지혜는,
"하나, 둘, 셋!"
"휙-"
뒤를 돌았다.
"아~ 뭐야. 놀랐잖아. 후아-."
어둠뿐인 걸 확인한 지혜는 갑자기 온 몸에 긴장이 풀리며 헛웃음이 나왔다.
"근데 분명 발소리 같았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돌아선 그녀는 가방에서 휴대용 손전등을 꺼냈다. 집 앞 마지막 골목길까지는 희미한
창문 불빛 외에는 그 손전등이 유일한 인도자가 될 것이었다. 조심스레 앞을 비추며 걸어가던 지혜는 그래도
뭔가 꺼림칙했는지 "휙-" 하고 다시 한 번 뒤를 돌아 전등을 비췄다.
역시 어둠뿐이었다.
"에이씨. 이게 다 그 윤부장 그 새끼 때문이야."
지혜는 다시 한 번 윤부장을 욕하며 투덜투덜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만고만한 낡은 다세대 주택들을 지나,
첫번째 골목을 꺽고 스무 걸음 쯤 걸어가자 드디어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보여왔다. 반가운 그 불빛을 따라
조금 더 걸어 마지막으로 좌회전을 하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 앞 골목길이 드러났다.
"휴우-"
자연스럽게 나오는 한숨을 뒤로한 채 가방에 손전등을 챙겨 넣고는 지혜는 골목 다섯번째 문 앞에 섰다.
커다란 철문을 밀어 젖히고 들어간 그녀는, 마당 구석에 위치한 계단으로 내려가 자신의 집 현관문 열쇠를
꽂았다.
"흐으음~ 흐음~~"
이제 완전히 안심이 되었는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혜가 열쇠를 돌리자,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파바박-"
소리와 함께 그녀가 닫혔다.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반쯤 보이는 그런 밤이었다.
"바스락-. 바스락-."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이 청각이라 했던가? 지혜를 가장 먼저 깨운 감각도 청각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내가 어떻게 된거지?"
그녀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일단 눈을 떠야 해."
"흐웁-"
무언가에 입이 막혀있다는걸 느끼며 지혜는 천천히 눈을 떴다. 불 빛. 갑작스런 노출에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빠르게 눈을 깜박 거리자 서서히 초점이 잡혀갔다. 낯익은 천장. 조금씩 회복을 해가는 지혜의 뇌세포는 주어진
시각정보를 통해 그녀가 자신의 방안에 누워있다는 걸 인지했다.
"바스락-. 바스락-."
지혜를 깨웠던 그 소리는 계속 되고 있었고,
"흐우웁-"
그녀는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틀어보려 했다.
"묶여있다."
침대 위 아래로 묶인 손목과 발목에 압박이 전해졌고,
"알몸?"
맨살에 침대시트가 느껴졌다.
"흐웁- 흐우웁-"
분명 평범하지 않은 현상황에 지혜는 점점 더 거칠게 몸을 움직였다.
"어? 깼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그치고 부드럽지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타이밍 좋다. 이제 막 준비 다 끝났는데."
침대 위로 꽉 묶인 양팔 사이에서 고개를 돌리는 것도 버거워, 천정만 바라보는 지혜의 머리위로 불쑥 얼굴
하나가 다가왔다.
"별 말씀을. 저도 자주 그래요."
버스에서의 그 남자였다.
"후우웁! 후우우웁!"
놀란 지혜는 온힘을 다해보았으나, 미미한 요동만 있었을 뿐이었다.
"왜? 불편해?"
남자가 부드럽게 지혜의 볼을 어루만지자, 거의 유일하게 자유로운 그녀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금방 풀어줄거야. 걱정하지마."
지혜의 볼을 어루만지던 남자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봉긋 솟아오른 유방을 어루만졌다.
"아직 경험이 별로 없나봐?"
앳된 얼굴만큼이나 수줍은 분홍빛을 발하고 있는 지혜의 앙증맞은 유두를 살짝 꼬집으며 남자가 물었다.
"으후?-"
민감한 곳에 전해지는 찌릿한 감각에 지혜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하-. 아주 부드러운게, 맘에 쏙 들어."
남자는 천천히 지혜의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부벼대며 음미했다. 그렇게 지혜의 여린 젖가슴을 탐닉하던
남자의 손은 좀 더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허리도 잘록하고."
남자의 손이 옆구리를 쓰다듬자, 지혜는 할 수있는 한 몸을 떨어댔다. 하지만 방금전까지 능욕당한 그녀의
젖가슴만 처량하게 흔들거릴 뿐이었다.
"왜? 별로야?"
한인간을 제압했다는 쾌감이 새삼스레 다가오는지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난, 재밌는데."
"쑤욱-" 남자의 손가락 두 개가 예고도 없이 지혜의 보짓살을 뚫고 들어갔다.
"후우우움-!"
본능적으로 지혜의 허리가 휘면서 탄력있게 엉덩이가 튀어올랐다.
"쑤우욱- 쑤욱-"
지혜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남자는 중지와 약지로 그녀의 보짓살을 천천히 쑤셔대며, 엄지로는 발갛게 달아
오르기 시작하는 음핵을 비벼댔다.
"기분 좋지? 응? 즐기면서 잘 들어."
지혜의 보짓살을 휘젓는 남자의 손놀림에 조금 더 힘이 가해졌다.
"난 지금 당장 널 죽일 수도 있어. 알지?"
남자의 죽인다는 말에 수치스럽게 까발려진 보짓살을 잊어먹을 정도로 지혜는 순간 얼어 붙었다.
고분고분해진 지혜의 몸이 느껴졌는지 남자는 다시금 부드럽게 손가락을 놀려댔다.
"질꺽- 질꺽-"
지혜의 보짓살이 남자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밀려 나왔다 밀려 들어가는 음탕한 소리와
"후움. 후움."
겁에 질린 눈빛으로 쌔근거리는 지혜의 숨소리가 뒤섞였다.
"그래. 그래. 그렇게 착하게 굴면 좋잖아. 서로 안다치고. 그렇지?"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어느덧 완전히 고개를 든 지혜의 음핵을 빙글빙글 돌리며, 남자는 왼손으로 지혜의
갈색 웨이브 진 머리를 쓰다듬어 넘겼다.
한결 부드러워진 남자의 손길과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지혜는 그래도 살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래. 죽지만 않으면 되는거잖아. 어떻게든 살아서,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거잖아."
그런 생각이 지혜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고,
"후훗-. 그래 그럼. 내 말 잘들어봐."
남자를 웃게 만들었다.
"쑤욱- 쑤우욱-"
여전히 리드미컬하게 지혜의 축축하면서도 찰진 보짓살을 쑤셔대며 남자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이상하게 보름달만 뜨면 막 미치겠는거야. 하고 싶어서. 그래서, 클럽에서 애들도 만나고, 뭐
안마방 같은 그런데도 다니고 그랬거든. 근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가면 갈수록 재미가 없어요. 재미가."
남자는 하소연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왜 너도 알잖아. 사람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법이라고. 알지?"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지혜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내가 지금 이러는거야. 별거 아니라고. 그냥 뭐 한 번 화끈하게 놀아보자? 뭐 그런거지."
지혜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너도 그렇게 나쁠건 없어. 두 눈 꼭 감고, 오늘 하루 그냥 창녀가 된다 생각하고 내말만 잘 들으면 돼.
오케이?"
그제껏 지혜의 보지안에서 멈추지 않던 남자의 손가락이 빠져나왔다.
"으후웁-"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그럼 일단 입에 테이프부터 떼어줄테니까, 절대 큰소리 내거나 하면 안 돼."
바지 주머니에서 화려한 장식이 달린 단도를 꺼내어 든 남자는, 칼집에서 칼날을 빼내 보이며 짐짓 위엄있게
말했다.
그 상황에서 고개를 가로저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테고, 그건 지혜도 마찬가지였다.
"찌이익-"
드디어 지혜의 입을 가로막던 테이프가 사라졌고,
"푸하-"
거칠게 숨을 토해내는 그 입술을
"후웁-"
이번엔 남자의 입이 가로 막았다. 부드러운 목소리나 외모와는 달리, 남자의 혀는 거칠게 지혜의 입안을
휘젓고 다녔고, 갑작스런 침입에 당황한 듯 지혜의 혀는 요리조리 그것을 피하기 바빴다.
그런 수비적인 지혜의 혀놀림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남자는 여전히 그 앙증맞은 입술을 탐하면서,
오른손으로 칼을 집어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에 가져다 대었다.
"흐우웁-"
서늘한 칼날의 촉감이 느껴지자, 지혜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착-" 하고 남자의 혀에 지혜의 혀가 감겨 들었고,
"추루룹-" 거리며 진한 남녀의 키스가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장단을 맞춰주기 시작한 지혜의 모습에 흡족해진 표정으로, 남자는 혀를 길게 내빼물었고,
"쭈웁- 쭈웁-"
지혜는 여전히 목덜미를 겨누고 있는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어리고 여린 앵두빛 입술로 정성껏 그 혀를
빨아주었다.
살기위한 자의 진심이 담긴 그 행위에 남자는 서서히 자지에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후후.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특유의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는 칼로 그녀의 손목과 침대를 묶고있던 밧줄을 "툭" 끊었다.
"아-"
짧은 탄성을 내지르며 지혜는 여전히 누워있는 채로 양 손으로 양 손목을 번갈아 문질러 댔다. 남자는 그런
그녀의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
"손 뒤로."
짧게 명령했다. 이미 반항할 생각은 잊고 어떡해서든 빨리 일을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인 지혜는 조용히 남자의
명령에 따랐다. 붉은 밧줄 자국이 뚜렷한 그녀의 가느다란 양손목이 매끈하게 들어간 허리뒷춤에서 다시금
묶였다.
"툭-. 툭-." 이내 양발목에 묶여있던 밧줄이 풀리자, 지혜는 그제서야 조금 안정을 찾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저건 왜?"
빠르게 한 번 휙 둘러본 자신의 원룸은 그대로였지만, 단 하나 바닥에 깔린 거대한 비닐이 이상해 보였다.
"아까 바스락 소리가 저거 때문에?"
순간적으로 마구 머리를 굴린 지혜는, 문득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떠올랐다. 거대한 비닐 위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비닐째로 시체를 감싸 바다에 던져버리는 그런 장면들.
"저, 저 시키는데로 다 할게요. 저 절대 신고도 안할거고요."
떨리는 눈빛과 다급한 목소리로 지혜는 남자에게 말했다.
"후후. 저거 보고 놀랐구나."
남자는 비닐이 깔린 바닥 쪽을 한 번 쳐다봤다.
"걱정하지마. 그냥 일종의 안전장치야."
두려움에 잔잔하게 어깨를 떠는 지혜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남자는 그녀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머리카락 하나라도 남기면 괜히 내가 불안해지잖아."
귓가에 속삭이는 남자의 목소리가 섬뜩했지만,
".....네. 오.빠."
지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최대한 남자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는 것 뿐이었다.
"오빠? 후훗-."
오빠 소리가 듣기에 괜찮았는지 남자는 비교적 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그럼 우리 애기, 오빠랑 재밌게 놀아야지?"
남자는 지혜를 이끌어 비닐 한 가운데 꿇어 앉히곤, 그 바로 앞에 단단하게 섰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는 지혜의 눈앞에 정장 바지 위로 무언가가 불룩 솟아오른 모습이 보였다.
그런 지혜를 여유롭게 내려다보며, "찌이익-" 바지 지퍼를 내린 남자는, 거침없이 그 사이로 자신의 성난
자지를 꺼냈다. 거칠게 일어나 코 앞에서 힘줄을 불끈거리는 남자의 자지 냄새에 지혜는 저도 모르게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남자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그녀에겐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자지 특유의
그 냄새가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별로야?"
지혜가 찡긋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남자가 차갑게 물었다.
"아, 아니에요."
여전히 남자의 오른손에 쥐어져있는 칼을 힐끗 쳐다본 지혜는,
"하압-"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덥썩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누구 맘대로 넣으래?"
정색하는 남자의 말에 지혜는 남자의 굵은 자지를 반쯤 삼킨채 그대로 얼어버렸다. 더 물지도 도로 뱉지도
못한 채, 지혜는 그 동그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마치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요?" 라고 묻고 있는듯 했다. 자세히 보면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가는 것도
같은 지혜의 그 큰 눈을 바라보며, 남자는 도저히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큭큭큭큭. 아니야. 아니야. 계속해."
라고 킥킥대며 칼을 쥔 채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남자의 손길이 머릿결을 스칠때마다, 문득 문득 느껴지는 칼날의 차가움에 섬뜩해하며,
"쭈우욱- 쭈욱-"
지혜는 최대한 열심히 남자의 역겨운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아니지. 아니지. 우리 애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빨 세우지 말고 부드럽게 입술로 사탕을 빨듯이
그렇게. 응?"
누가 들어도 상당히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무언가 조금이라도 이 남자의 맘에 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혜로서는, 두렵기 그지 없었다.
"아, 네. 오빠. 죄, 죄송합니다."
조금전 오빠라는 단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남자를 떠올리며, 지혜는 최대한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말투와
눈빛으로 그를 달래주었다. 그리고는 자그마한 입술을 곱게 오므리며 다시 남자의 자지를 "하아압-" 삼켰다.
"쭈욱- 쭈욱-"
남자의 한마디 교육에 확연히 달라진 기술을 선보이며 지혜는 목과 상체를 앞뒤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뒤로 묶인 손 때문에 중심이 잘 잡히지 않아, 자지를 귀두에서 뿌리까지 물었다 뺐다 할때마다, B컵은 충분히
돼 보이는 그녀의 가슴이 음탕하게 출렁거렸다.
"주욱- 쭈우욱-"
무릎을 꿇은 채 촉촉하고 자그마한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며 연신 자지를 빨아대는 지혜의 그런 모습에,
남자의 정복욕은 한껏 달아 올라갔다.
"그렇지. 그렇게. 우리 애기 잘하네~"
남자는 따뜻하게 끈적거리는 지혜의 입속이 맘에 들었는지, 양손으로 지혜의 머리를 움켜쥐며 본격적으로
좆질을 시작했다.
"우후?- 커헉-"
남자의 자지가 뿌리끝까지 들어와 목젖을 위협하자, 지혜는 동공이 커지며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자는 그 상태 그대로 자지털을 지혜의 코끝에 비벼대며,
"이 상태에서 혀를 쓰는거야. 혀를."
그녀의 입안을 자지로 휘휘 저어댔다.
"우흐으?- 커허억-"
신물이 올라오는 고통속에서도 지혜는 악착같이 혀를 놀려 자신의 입안 가득 채워진 남자의 자지를 비벼주었다.
여전히 그녀는 말만 잘들으면 살수는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남자의 모든 명령에 그저 충실할
따름이었다.
"푸우욱- 푸욱-"
마치 보지에다 박아대듯 남자가 지혜의 입술에 좆질을 할 때마다,
"쭈우욱- 쭈욱-"
입술과 자짓살이 비벼지는 음탕한 소리가 반지하 원룸을 가득 매워갔다.
그 질퍽거리는 소리가 조금 더 이어진 뒤.
"하아-."
하는 짧은 한숨과 함께 지혜의 머리를 쥐어잡은 남자의 손이 풀렸다.
"하아악- 칵칵-. ?-"
입안 가득 고여있던 신물인지 침인지 모를 무언가를 뱉어낸 지혜는, 그제서야 한 숨 돌리겠다는 듯
"하아-. 하아아-."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이제 에피타이저는 끝났으니까...."
남자는 고개를 떨군채 숨을 돌리는 지혜를 내려다보며, 드레스셔츠와 정장바지를 벗었다.
"메인디쉬를 시작해볼까?"
완전히 알몸이 된 남자는 지갑에서 콘돔을 꺼내 능숙한 솜씨로 자신의 자지에 씌웠다.
"뭐해? 안 엎드리고?"
그런 자신이 하는 행동을 멍하니 지켜보며, 무릎 꿇은 채 굳어있는 지혜에게 남자가 명령했다.
처음부터 당연히 예상한 수순이었지만, 이 남자의 말대로 두 눈 딱 감고 한 번만 창녀가 되자고 마음 먹었었지만,
그래도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지혜는 괜스레 눈물이 났다.
"흑흑-. 네. 오빠."
천천히 남자쪽으로 등을 돌린채 "철퍽-" 상체를 떨군 지혜의 젖가슴이 바닥에 눌려 옆으로 퍼졌다.
"학-"
뒤쪽으로 부끄럽게 솟아오른 엉덩이를 잡아쥐는 남자의 손길이 느껴지자, 지혜는 살짝 몸서리를 한 번 쳤다.
"엉덩이는 추켜 세우고."
남자는 뽀얗게 탱글거리는 지혜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쭉- 추켜 올린 후,
"허리는 숙이는 거야."
미세하게 떨리는 허리를 손바닥으로 스윽- 눌러주었다.
"후후-. 이게 진정한 암컷의 자세지."
완벽한 고양이 자세를 한 채, 무방비로 여자의 부끄러운 부분들을 고스란히 노출한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남자는 무척이나 흡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손이 묶인채 엎드려 시선마저 자유롭지 못하게 된 지혜는, 암흑에서 느끼는 것과 유사한 공포감을 느끼며
온 몸을 잘게 떨고 있있다.
"색이 아주 예쁘네."
남자는 "퉤-" 하고 잔뜩 침을 묻힌 손가락 두개를, 골반이 벌어지며 자연스레 틈이 생긴 지혜의 핑크빛 보지에
쑤셔 넣었다.
"아흐흑-"
마치 자위기구에 젤을 발라넣듯, 기계적인 남자의 그 행동에 지혜는 극도의 모멸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남자에게 있어서 한낱 일회용 자위기구에 지나지 않았다.
"툭- 툭-"
잔뜩 성이 오른 자지로 지혜의 엉덩이골을 쳐대면서,
"특이하게 여기에다 한 번 해볼까? 응?"
남자는 지혜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골렸다.
"하응-"
여지껏 한번도 허락되지 않았었던 은밀한 그곳의 자극에 지혜는 살짝 옅은 신음을 내뱉었다.
"후후- 그래도 역시...."
"푸우욱-"
남자의 자지가 순식간에 지혜의 여린 보짓살을 깊숙히 파고 들어가자,
"하아악-"
지혜는 허리를 활처럼 휘며 질 내부를 관통하는 뜨거운 고통을 토해냈다.
"여기겠지."
"푸욱- 푸우욱-"
지혜의 골반을 딱 잡아 벌린채, 남자는 거칠게 좆질을 시작했다. 아직 남자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애보지
특유의 쫀득쫀득한 맛이 느껴졌다.
"하악-. 하욱-."
남자의 침과 본능적으로 흘러나온 약간의 애액이 있다고는 하나, 남자의 자신만을 생각하는 거친 자지는,
분명 아직 어린 지혜에게는 버거웠다. 그녀의 그런 버거움은 차마 크게내지도 못하는 신음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푸우욱- 푸우욱-"
하지만, 애초에 지혜의 감정이나 고통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남자는 자신만의 놀이에 심취한 채,
꽉꽉 조여무는 지혜의 보지를 만끽할 뿐이었다.
"푸욱- 푸욱-"
남자의 자지가 지혜의 보지를 왕복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질꺽- 질꺽-"
어쩔 수 없는 여자의 몸에서 나는 질척한 소리가 짙어졌다.
"푸우욱- 푸욱-" , "질꺽- 질꺽-"
그렇게 짐승같은 교미가 몇 분간 지속되자,
"후우-. 어때? 좋지?"
조금씩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져 갔고,
"푸욱- 푸욱- 푸우욱-"
지혜의 보짓살을 들었다 놨다하는 자지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철퍽- 철퍽-"
남자의 단단한 허벅지와, 지혜의 탄력있는 엉덩이가 맞부딪히는 소리와,
"아학-. 하으윽-."
자신에겐 고통이지만 남자에겐 교태인 신음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퍼졌다.
"후우-. 좋냐고 묻잖아. 왜 대답이 없어. 어?"
"찰싹-"
남자의 손바닥이 새색시처럼 발갛게 홍조를 띄운 지혜의 뽀얀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
"하웅- 조, 좋아요. 오빠. 너, 너무 좋아요. 하아윽-"
"후우-. 그래 좋지? 응? 후우-. 이 오빠가 더 좋게 해줄까?"
"푸우욱- 푸우욱-"
남자는 엉덩이를 때리던 손으로 과격하게 지혜의 유방을 쥐어 잡았다. 바짝 서서 남자의 검지와 중지 사이로
삐져나온 젖꼭지가 음탕하기 그지 없었다. 그 순수하고 고왔던 지혜의 젖가슴은 늑대같은 남자의 손길에
짓이겨지고 있었다.
"아후욱-. 네 오빠. 더, 더 좋게 해주세요."
자신의 모든 신체를 철저하게 남자에게 유린당하면서도, 지혜는 본능적으로 이 고통이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이 남자에게 맞춰주면 된다. 이제 조금만 더 이 남자의 노리개가 되어주면 된다."
라고 그녀는 굳게 믿고 있었다.
"하아-. 그래, 그럼. 후후-"
남자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갑자기 "쑤우욱-" 자신의 자지를 지혜의 보지에서 꺼내더니,
"더 좋게 해줄게!"
"푸우우욱-"
어서 빨리 구멍을 내놓으라며 벌떡거리는 그 자지 그대로 지혜의 항문에다 쑤셔넣었다.
"아아아악-!"
보지가 뚫릴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그 타는듯 찢어지는 고통에 지혜는 고개와 어깨를 들썩거리며 몸부림쳤다.
"푸욱- 푸욱-"
자지를 잡아먹을 듯 꽉꽉 조여대며 물어주는 지혜의 처녀항문을 느끼며, 남자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당겼다.
"학-"
남자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혀 강제로 상체가 들어올려진 지혜의 젖가슴이 허공에서 서글프게 츨렁거렸다.
"푸욱- 푸우욱-"
"후우-. 후우-. 씨발년. 너 후장은 처음이지? 후우-."
조금씩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지 남자는 저속한 말을 내뱉으며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하아악-. 하아흑-"
이제 반쯤 정신이 나간 듯, 지혜는 그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철퍽- 철퍽-"
음탕한 남녀의 교접소리가 그녀의 대답 대신이었다.
입과 보지와 항문까지, 지혜는 진정한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
"푸욱- 푸욱- 푸욱- 푸욱-"
지혜의 항문을 쑤셔대는 남자의 자지가 확연히 빨라지기 시작했고,
"하악-. 하악-. 하악-."
가쁜 몸을 몰아쉬는 지혜의 머리채는 더욱 더 강하게 뒤로 젖혀졌다.
머리채가 뒤로 젖혀질수록, 자연스레 지혜의 허리는 활처럼 휘고, 엉덩이는 더 강하게 쳐들렸으며,
여성신체의 유연함을 극도로 보여주는 그 자세에서, 남자의 자지는 더욱 더 깊이 지혜의 항문을 파고 들 수
있었다.
"후우-. 후우-. 후우-."
보지와는 또 다른 강한 자극에, 남자도 이젠 말을 잊은채 모든 정신을 자지끝에 집중하고 있었다.
"푸우욱- 푸우욱- 푸우욱-"
절정을 위한 깊고도 강한 몇번의 좆질이 지혜의 항문 깊숙이 파고들었다 나온 뒤,
"푸우우우욱-"
남자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지를 뿌리끝까지 지혜의 항문에 박아넣었다.
"아-"
하는 굵고 짧은 남자의 탄성과 함께 울컥거리는 사정이 콘돔 속에서 이뤄졌고,
"하우우우욱-"
허리까지 박혀있는 듯한 남자의 굵은 자지가 마지막으로 꿈틀거리는 걸 느끼며, 지혜는 교성을 내질렀다.
"이제, 이제 끝이야. 다 끝났어."
온몸이 망신창이가 되었음에도 지혜는 "이제 끝이다. 이제 됐다." 는 생각으로 힘겹게 정신을 잡아갔다.
"후우-. 후후후-."
"찰싹-" 하고 지혜의 엉덩이를 한 번 내리치며 남자는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낸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서 끄집어 냈다.
"이제 씻어야지?"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 본 남자가, 급하게 옷가지를 챙겨입으며 말했다.
"하아-. 하아-. 네?"
아직도 섹스의 여운이 남아있는지 지혜는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조그맣게 되물었다.
"구석 구석 깨끗하게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양치질도 해야지."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우며 남자가 말했다.
"난 조금이라도 내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거든. 후후-"
남자는 바닥에 엎드려 널브러져있는 지혜의 손목에 밧줄을 풀어주었다.
"씻어. 깨끗이."
칼끝으로 지혜의 이마에서 콧등까지를 내려 그으며 남자가 강하게 명령했다.
"쏴아아-"
내려 붇는 샤워 물줄기 아래서, 지혜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흑흑흑. 어흐응-"
그때까지는 두려움에 잊고 있었던, 수치심과 모멸감 그리고 억울함등이 한꺼번에 밀려든 것이다.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내가 왜 저런 인간에게 처참히 유린당하고, 이렇게 수치스러운 샤워를
해야만 하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지금 욕실 문도 닫지 못하고 남자의 감시 속에서 씻고
있는 신세였다.
"허윽- 허윽-. 내, 내가 왜. 엉엉엉-"
샤워기 아래 펑펑 울면서도 그녀는 꾸역 꾸역 자신의 몸을 씻어 내렸다. 그래도 이제까지 잘 버텼는데,
마무리를 잘못해서 남자의 눈밖에 나거나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꼭 신고할거야. 두고 봐."
아직까지도 그녀는 자신이 살 수는 있을거라는 생각을 굳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눈물 젖은 굴욕적인 샤워와 양치질까지 마친 그녀가 수건으로 몸을 가린채 욕실에서 나왔을 때,
이미 바닥은 비닐을 비롯해서 말끔히 정리가 된 이후였다.
"그런다고 증거가 없을 줄 알고?"
그렇게까지 편집증적으로 관리를 하는 남자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내가 살아있는...."
"헉-"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랬다. 애초에 그녀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아주 큰 착각을.
"파바박-" 소리와 함께 그녀가 두번째로 닫혔다.
하지만 이번엔 아주 오랫동안 다시 열리지 못할 듯 했다.
구름사이로 보름달이 반쯤 보이는 그런 밤에,
늑대가 나타났다.
* 하아- 쓸 때는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못난 글인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올리기 위해 검토를 해보니,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 1부이니 눈치 좀 봐서, 필체나 전개방식을 조금 바꿔보도록 해야 겠습니다.
많이 어설픈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미스김도 이제 퇴근해야지~"
"찰싹-"
윤부장의 크고 두툼한 손바닥이, 얇은 미니스커트에 밀착돼 탱글거리는 지혜의 엉덩이를 찰지게 때리고는
휙- 한번 감싸 돌렸다.
"아흥- 네. 부장님."
커피잔을 윤부장 앞에 내려놓으며 지혜는 입가에 가식적인 미소를 띄웠다. 뱀처럼 차갑게 미끌거리는 그
손놀림이 끔찍하게 불쾌했지만 내색하지 않는 그녀였다.
"우리 미스김도 이제 월급 올려줄 때가 된 거 같은데...."
윤부장은 여전히 지혜의 엉덩이에 붙어있던 오른손에 슬며시 힘을 주며 아직 앳된 그 살 맛을 음미했다.
자그마한 키에 아담한 몸매였지만, 블라우스 안에서 도발적으로 솟아오른 젖가슴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이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 앙큼하게 벌어진 골반은, 느끼한 중년남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네에... 가, 감사합니다. 부장님. 호호."
윤부장의 손에 부끄럽고도 소중한 엉덩이를 농락당하면서도, 지혜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못했다. 사장의
사촌동생으로 회사의 실질적인 실세인 윤부장의 손길을 뿌리칠만한 배짱을 가지기엔, 이제 막 도시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혜는 너무 어리고 아무것도 몰랐다.
"흐흐흐. 그래, 그래. 그럼 들어가봐."
"홀짝-"
지혜가 타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윤부장은 못내 아쉬운듯한 눈빛으로 지혜의 엉덩이를 놓아주었다.
그런 능글거리는 윤부장의 얼굴에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빠져나온 지혜는 귀신같은 속도로 가방을
챙겨들고는 회사문을 나왔다.
"아~ 진짜 짱나. 졸라 싫어! 졸라! 흥! 개새끼! 더러운새끼!"
애먼 저녁하늘에 화풀이를 하듯, 지혜는 정류장으로 가는 내내 궁시렁궁시렁 투덜거렸다.
"이래서 사람은 서울을 가야 하는건데...."
경기도 변두리 공장지대에서 고 있는 젊음이 억울하기도 하고, 차라리 억지로라도 대학을 갈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과 투정을 부리면서 버스에 올라탄 지혜가 지갑을 카드기에 대었을 때,
"툭-" 하고 그녀의 회사출입증이 지갑에서 빠져나와 떨어졌다. 아마도 급히 빠져나오느라 지갑에 제대로
꽂아넣지 못한 탓인듯 했다.
"어머."
살짝 당황한 그녀가 몸을 채 반도 굽히기 전에, 어떤 손 하나가 그녀의 회사출입증을 주워 들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가볍게 목례를 하며 출입증을 건네받은 그녀의 귓가에
"별 말씀을. 저도 자주 그래요."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무게감이 실린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호오~ 자식. 좀 생겼네."
고개를 들어 쳐다본 남자의 얼굴이 제법 맘에 들었는지, 지혜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쳤다. 그런 그녀가 싫지 않았는지 남자도 답례로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장 다닐 타입은 아닌거 같은데, 서류 가방을 보니 영업직인가?"
빈자리를 찾아 앉으면서도, 깔끔한 정장 차림의 젠틀한 그 남자에게 자꾸 생각이 가는 지혜였다. 공장에서
매일 같이 외국인노동자들이나 대머리 늙다리들만 보아오던 눈이 한번에 정화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남자나 여자나, 이성의 겉모습에 반하는 건 똑같았다.
"에휴. 그러면 뭐하냐. 내 신세가 요모양 요꼴인데."
잠시동안 환상에 빠져 멍해있었던 지혜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조금전 윤부장의 그 더러운 손길이 생각나자,
몸을 한 번 가볍게 부르르 떤 후 스마트폰으로 관심을 돌렸다. 톡에 SNS에 게임까지, 따분한 일상에 그나마
시간 때우기는 이만한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목적지에 도착한 그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내릴 준비를 했다.
만약 이때 쯤 그녀가 스마트폰을 놓았다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집으로 가는
내내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고, 모든 일들은 조금씩 조금씩 운명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몇 사람 타고 내리지도 않는 정류장에 내려서, 어느덧 어둑해진 대로변을 따라 올라가, 일주일 전 부터 고쳐
달라고 했던 고장난 가로등을 타고 꺾이는 골목길 앞까지, 그렇게 운명은 고스란히 그녀를 따라 걷고 있었다.
"아~ 진짜, 저거 아직도 안고쳤네. 하여튼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이게 문제라니까."
고장난 가로등을 타고 꺽으면서 지혜는 순간 멈춰섰다. 앞으로 두번은 더 돌아 들어가야 하는 골목길은
스마트폰을 하며 걸을 만큼 밝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혜가 스마트폰을 가방에 챙겨넣는 그 찰나에
"타박-" 거리는 아주 작지만 또한 아주 분명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지혜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사람사는 곳에 발소리가 나는건 이상할게 전혀 없었지만, 문제는 그 발소리가 걸어가지 않고 멈춰섰다는데
있었다.
"왜?"
지혜는 신경을 바짝 세우고 아직 닫지않은 가방속으로 조심스레 왼손을 집어 넣었다.
이럴때를 대비해 몇번이고 연습했기에 그녀는 보지않고도 쉽게 스마트폰의 원터치 SOS버튼에 엄지손가락을
가져다 댈 수 있었다. 밤길에 괴한을 만나면, 섣불리 도망치거나 소리지르는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했던
여성지의 기사내용이 자꾸만 지혜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길어야 3, 4초 남짓한 그 멈춰선 시간동안 발소리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확실히 멈춰선 것이다. "꿀꺽-" 지혜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졌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누르는거야. 바로."
그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진정시키며 지혜는,
"하나, 둘, 셋!"
"휙-"
뒤를 돌았다.
"아~ 뭐야. 놀랐잖아. 후아-."
어둠뿐인 걸 확인한 지혜는 갑자기 온 몸에 긴장이 풀리며 헛웃음이 나왔다.
"근데 분명 발소리 같았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돌아선 그녀는 가방에서 휴대용 손전등을 꺼냈다. 집 앞 마지막 골목길까지는 희미한
창문 불빛 외에는 그 손전등이 유일한 인도자가 될 것이었다. 조심스레 앞을 비추며 걸어가던 지혜는 그래도
뭔가 꺼림칙했는지 "휙-" 하고 다시 한 번 뒤를 돌아 전등을 비췄다.
역시 어둠뿐이었다.
"에이씨. 이게 다 그 윤부장 그 새끼 때문이야."
지혜는 다시 한 번 윤부장을 욕하며 투덜투덜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만고만한 낡은 다세대 주택들을 지나,
첫번째 골목을 꺽고 스무 걸음 쯤 걸어가자 드디어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보여왔다. 반가운 그 불빛을 따라
조금 더 걸어 마지막으로 좌회전을 하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 앞 골목길이 드러났다.
"휴우-"
자연스럽게 나오는 한숨을 뒤로한 채 가방에 손전등을 챙겨 넣고는 지혜는 골목 다섯번째 문 앞에 섰다.
커다란 철문을 밀어 젖히고 들어간 그녀는, 마당 구석에 위치한 계단으로 내려가 자신의 집 현관문 열쇠를
꽂았다.
"흐으음~ 흐음~~"
이제 완전히 안심이 되었는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혜가 열쇠를 돌리자,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파바박-"
소리와 함께 그녀가 닫혔다.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반쯤 보이는 그런 밤이었다.
"바스락-. 바스락-."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감각이 청각이라 했던가? 지혜를 가장 먼저 깨운 감각도 청각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내가 어떻게 된거지?"
그녀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일단 눈을 떠야 해."
"흐웁-"
무언가에 입이 막혀있다는걸 느끼며 지혜는 천천히 눈을 떴다. 불 빛. 갑작스런 노출에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빠르게 눈을 깜박 거리자 서서히 초점이 잡혀갔다. 낯익은 천장. 조금씩 회복을 해가는 지혜의 뇌세포는 주어진
시각정보를 통해 그녀가 자신의 방안에 누워있다는 걸 인지했다.
"바스락-. 바스락-."
지혜를 깨웠던 그 소리는 계속 되고 있었고,
"흐우웁-"
그녀는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틀어보려 했다.
"묶여있다."
침대 위 아래로 묶인 손목과 발목에 압박이 전해졌고,
"알몸?"
맨살에 침대시트가 느껴졌다.
"흐웁- 흐우웁-"
분명 평범하지 않은 현상황에 지혜는 점점 더 거칠게 몸을 움직였다.
"어? 깼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그치고 부드럽지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야~ 타이밍 좋다. 이제 막 준비 다 끝났는데."
침대 위로 꽉 묶인 양팔 사이에서 고개를 돌리는 것도 버거워, 천정만 바라보는 지혜의 머리위로 불쑥 얼굴
하나가 다가왔다.
"별 말씀을. 저도 자주 그래요."
버스에서의 그 남자였다.
"후우웁! 후우우웁!"
놀란 지혜는 온힘을 다해보았으나, 미미한 요동만 있었을 뿐이었다.
"왜? 불편해?"
남자가 부드럽게 지혜의 볼을 어루만지자, 거의 유일하게 자유로운 그녀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금방 풀어줄거야. 걱정하지마."
지혜의 볼을 어루만지던 남자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봉긋 솟아오른 유방을 어루만졌다.
"아직 경험이 별로 없나봐?"
앳된 얼굴만큼이나 수줍은 분홍빛을 발하고 있는 지혜의 앙증맞은 유두를 살짝 꼬집으며 남자가 물었다.
"으후?-"
민감한 곳에 전해지는 찌릿한 감각에 지혜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하-. 아주 부드러운게, 맘에 쏙 들어."
남자는 천천히 지혜의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부벼대며 음미했다. 그렇게 지혜의 여린 젖가슴을 탐닉하던
남자의 손은 좀 더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허리도 잘록하고."
남자의 손이 옆구리를 쓰다듬자, 지혜는 할 수있는 한 몸을 떨어댔다. 하지만 방금전까지 능욕당한 그녀의
젖가슴만 처량하게 흔들거릴 뿐이었다.
"왜? 별로야?"
한인간을 제압했다는 쾌감이 새삼스레 다가오는지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난, 재밌는데."
"쑤욱-" 남자의 손가락 두 개가 예고도 없이 지혜의 보짓살을 뚫고 들어갔다.
"후우우움-!"
본능적으로 지혜의 허리가 휘면서 탄력있게 엉덩이가 튀어올랐다.
"쑤우욱- 쑤욱-"
지혜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남자는 중지와 약지로 그녀의 보짓살을 천천히 쑤셔대며, 엄지로는 발갛게 달아
오르기 시작하는 음핵을 비벼댔다.
"기분 좋지? 응? 즐기면서 잘 들어."
지혜의 보짓살을 휘젓는 남자의 손놀림에 조금 더 힘이 가해졌다.
"난 지금 당장 널 죽일 수도 있어. 알지?"
남자의 죽인다는 말에 수치스럽게 까발려진 보짓살을 잊어먹을 정도로 지혜는 순간 얼어 붙었다.
고분고분해진 지혜의 몸이 느껴졌는지 남자는 다시금 부드럽게 손가락을 놀려댔다.
"질꺽- 질꺽-"
지혜의 보짓살이 남자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밀려 나왔다 밀려 들어가는 음탕한 소리와
"후움. 후움."
겁에 질린 눈빛으로 쌔근거리는 지혜의 숨소리가 뒤섞였다.
"그래. 그래. 그렇게 착하게 굴면 좋잖아. 서로 안다치고. 그렇지?"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어느덧 완전히 고개를 든 지혜의 음핵을 빙글빙글 돌리며, 남자는 왼손으로 지혜의
갈색 웨이브 진 머리를 쓰다듬어 넘겼다.
한결 부드러워진 남자의 손길과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지혜는 그래도 살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래. 죽지만 않으면 되는거잖아. 어떻게든 살아서,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거잖아."
그런 생각이 지혜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고,
"후훗-. 그래 그럼. 내 말 잘들어봐."
남자를 웃게 만들었다.
"쑤욱- 쑤우욱-"
여전히 리드미컬하게 지혜의 축축하면서도 찰진 보짓살을 쑤셔대며 남자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이상하게 보름달만 뜨면 막 미치겠는거야. 하고 싶어서. 그래서, 클럽에서 애들도 만나고, 뭐
안마방 같은 그런데도 다니고 그랬거든. 근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가면 갈수록 재미가 없어요. 재미가."
남자는 하소연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왜 너도 알잖아. 사람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법이라고. 알지?"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지혜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내가 지금 이러는거야. 별거 아니라고. 그냥 뭐 한 번 화끈하게 놀아보자? 뭐 그런거지."
지혜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너도 그렇게 나쁠건 없어. 두 눈 꼭 감고, 오늘 하루 그냥 창녀가 된다 생각하고 내말만 잘 들으면 돼.
오케이?"
그제껏 지혜의 보지안에서 멈추지 않던 남자의 손가락이 빠져나왔다.
"으후웁-"
지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그럼 일단 입에 테이프부터 떼어줄테니까, 절대 큰소리 내거나 하면 안 돼."
바지 주머니에서 화려한 장식이 달린 단도를 꺼내어 든 남자는, 칼집에서 칼날을 빼내 보이며 짐짓 위엄있게
말했다.
그 상황에서 고개를 가로저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테고, 그건 지혜도 마찬가지였다.
"찌이익-"
드디어 지혜의 입을 가로막던 테이프가 사라졌고,
"푸하-"
거칠게 숨을 토해내는 그 입술을
"후웁-"
이번엔 남자의 입이 가로 막았다. 부드러운 목소리나 외모와는 달리, 남자의 혀는 거칠게 지혜의 입안을
휘젓고 다녔고, 갑작스런 침입에 당황한 듯 지혜의 혀는 요리조리 그것을 피하기 바빴다.
그런 수비적인 지혜의 혀놀림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남자는 여전히 그 앙증맞은 입술을 탐하면서,
오른손으로 칼을 집어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에 가져다 대었다.
"흐우웁-"
서늘한 칼날의 촉감이 느껴지자, 지혜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착-" 하고 남자의 혀에 지혜의 혀가 감겨 들었고,
"추루룹-" 거리며 진한 남녀의 키스가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장단을 맞춰주기 시작한 지혜의 모습에 흡족해진 표정으로, 남자는 혀를 길게 내빼물었고,
"쭈웁- 쭈웁-"
지혜는 여전히 목덜미를 겨누고 있는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어리고 여린 앵두빛 입술로 정성껏 그 혀를
빨아주었다.
살기위한 자의 진심이 담긴 그 행위에 남자는 서서히 자지에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후후.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특유의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남자는 칼로 그녀의 손목과 침대를 묶고있던 밧줄을 "툭" 끊었다.
"아-"
짧은 탄성을 내지르며 지혜는 여전히 누워있는 채로 양 손으로 양 손목을 번갈아 문질러 댔다. 남자는 그런
그녀의 상체를 일으켜 세운 뒤,
"손 뒤로."
짧게 명령했다. 이미 반항할 생각은 잊고 어떡해서든 빨리 일을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인 지혜는 조용히 남자의
명령에 따랐다. 붉은 밧줄 자국이 뚜렷한 그녀의 가느다란 양손목이 매끈하게 들어간 허리뒷춤에서 다시금
묶였다.
"툭-. 툭-." 이내 양발목에 묶여있던 밧줄이 풀리자, 지혜는 그제서야 조금 안정을 찾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저건 왜?"
빠르게 한 번 휙 둘러본 자신의 원룸은 그대로였지만, 단 하나 바닥에 깔린 거대한 비닐이 이상해 보였다.
"아까 바스락 소리가 저거 때문에?"
순간적으로 마구 머리를 굴린 지혜는, 문득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떠올랐다. 거대한 비닐 위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비닐째로 시체를 감싸 바다에 던져버리는 그런 장면들.
"저, 저 시키는데로 다 할게요. 저 절대 신고도 안할거고요."
떨리는 눈빛과 다급한 목소리로 지혜는 남자에게 말했다.
"후후. 저거 보고 놀랐구나."
남자는 비닐이 깔린 바닥 쪽을 한 번 쳐다봤다.
"걱정하지마. 그냥 일종의 안전장치야."
두려움에 잔잔하게 어깨를 떠는 지혜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남자는 그녀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머리카락 하나라도 남기면 괜히 내가 불안해지잖아."
귓가에 속삭이는 남자의 목소리가 섬뜩했지만,
".....네. 오.빠."
지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최대한 남자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는 것 뿐이었다.
"오빠? 후훗-."
오빠 소리가 듣기에 괜찮았는지 남자는 비교적 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그럼 우리 애기, 오빠랑 재밌게 놀아야지?"
남자는 지혜를 이끌어 비닐 한 가운데 꿇어 앉히곤, 그 바로 앞에 단단하게 섰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는 지혜의 눈앞에 정장 바지 위로 무언가가 불룩 솟아오른 모습이 보였다.
그런 지혜를 여유롭게 내려다보며, "찌이익-" 바지 지퍼를 내린 남자는, 거침없이 그 사이로 자신의 성난
자지를 꺼냈다. 거칠게 일어나 코 앞에서 힘줄을 불끈거리는 남자의 자지 냄새에 지혜는 저도 모르게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남자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그녀에겐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자지 특유의
그 냄새가 익숙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별로야?"
지혜가 찡긋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남자가 차갑게 물었다.
"아, 아니에요."
여전히 남자의 오른손에 쥐어져있는 칼을 힐끗 쳐다본 지혜는,
"하압-"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덥썩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누구 맘대로 넣으래?"
정색하는 남자의 말에 지혜는 남자의 굵은 자지를 반쯤 삼킨채 그대로 얼어버렸다. 더 물지도 도로 뱉지도
못한 채, 지혜는 그 동그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마치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요?" 라고 묻고 있는듯 했다. 자세히 보면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가는 것도
같은 지혜의 그 큰 눈을 바라보며, 남자는 도저히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큭큭큭큭. 아니야. 아니야. 계속해."
라고 킥킥대며 칼을 쥔 채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스윽- 스윽-"
남자의 손길이 머릿결을 스칠때마다, 문득 문득 느껴지는 칼날의 차가움에 섬뜩해하며,
"쭈우욱- 쭈욱-"
지혜는 최대한 열심히 남자의 역겨운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아니지. 아니지. 우리 애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이빨 세우지 말고 부드럽게 입술로 사탕을 빨듯이
그렇게. 응?"
누가 들어도 상당히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무언가 조금이라도 이 남자의 맘에 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지혜로서는, 두렵기 그지 없었다.
"아, 네. 오빠. 죄, 죄송합니다."
조금전 오빠라는 단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남자를 떠올리며, 지혜는 최대한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말투와
눈빛으로 그를 달래주었다. 그리고는 자그마한 입술을 곱게 오므리며 다시 남자의 자지를 "하아압-" 삼켰다.
"쭈욱- 쭈욱-"
남자의 한마디 교육에 확연히 달라진 기술을 선보이며 지혜는 목과 상체를 앞뒤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뒤로 묶인 손 때문에 중심이 잘 잡히지 않아, 자지를 귀두에서 뿌리까지 물었다 뺐다 할때마다, B컵은 충분히
돼 보이는 그녀의 가슴이 음탕하게 출렁거렸다.
"주욱- 쭈우욱-"
무릎을 꿇은 채 촉촉하고 자그마한 입술을 오물오물 거리며 연신 자지를 빨아대는 지혜의 그런 모습에,
남자의 정복욕은 한껏 달아 올라갔다.
"그렇지. 그렇게. 우리 애기 잘하네~"
남자는 따뜻하게 끈적거리는 지혜의 입속이 맘에 들었는지, 양손으로 지혜의 머리를 움켜쥐며 본격적으로
좆질을 시작했다.
"우후?- 커헉-"
남자의 자지가 뿌리끝까지 들어와 목젖을 위협하자, 지혜는 동공이 커지며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하지만 남자는 그 상태 그대로 자지털을 지혜의 코끝에 비벼대며,
"이 상태에서 혀를 쓰는거야. 혀를."
그녀의 입안을 자지로 휘휘 저어댔다.
"우흐으?- 커허억-"
신물이 올라오는 고통속에서도 지혜는 악착같이 혀를 놀려 자신의 입안 가득 채워진 남자의 자지를 비벼주었다.
여전히 그녀는 말만 잘들으면 살수는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남자의 모든 명령에 그저 충실할
따름이었다.
"푸우욱- 푸욱-"
마치 보지에다 박아대듯 남자가 지혜의 입술에 좆질을 할 때마다,
"쭈우욱- 쭈욱-"
입술과 자짓살이 비벼지는 음탕한 소리가 반지하 원룸을 가득 매워갔다.
그 질퍽거리는 소리가 조금 더 이어진 뒤.
"하아-."
하는 짧은 한숨과 함께 지혜의 머리를 쥐어잡은 남자의 손이 풀렸다.
"하아악- 칵칵-. ?-"
입안 가득 고여있던 신물인지 침인지 모를 무언가를 뱉어낸 지혜는, 그제서야 한 숨 돌리겠다는 듯
"하아-. 하아아-."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이제 에피타이저는 끝났으니까...."
남자는 고개를 떨군채 숨을 돌리는 지혜를 내려다보며, 드레스셔츠와 정장바지를 벗었다.
"메인디쉬를 시작해볼까?"
완전히 알몸이 된 남자는 지갑에서 콘돔을 꺼내 능숙한 솜씨로 자신의 자지에 씌웠다.
"뭐해? 안 엎드리고?"
그런 자신이 하는 행동을 멍하니 지켜보며, 무릎 꿇은 채 굳어있는 지혜에게 남자가 명령했다.
처음부터 당연히 예상한 수순이었지만, 이 남자의 말대로 두 눈 딱 감고 한 번만 창녀가 되자고 마음 먹었었지만,
그래도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지혜는 괜스레 눈물이 났다.
"흑흑-. 네. 오빠."
천천히 남자쪽으로 등을 돌린채 "철퍽-" 상체를 떨군 지혜의 젖가슴이 바닥에 눌려 옆으로 퍼졌다.
"학-"
뒤쪽으로 부끄럽게 솟아오른 엉덩이를 잡아쥐는 남자의 손길이 느껴지자, 지혜는 살짝 몸서리를 한 번 쳤다.
"엉덩이는 추켜 세우고."
남자는 뽀얗게 탱글거리는 지혜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쭉- 추켜 올린 후,
"허리는 숙이는 거야."
미세하게 떨리는 허리를 손바닥으로 스윽- 눌러주었다.
"후후-. 이게 진정한 암컷의 자세지."
완벽한 고양이 자세를 한 채, 무방비로 여자의 부끄러운 부분들을 고스란히 노출한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남자는 무척이나 흡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손이 묶인채 엎드려 시선마저 자유롭지 못하게 된 지혜는, 암흑에서 느끼는 것과 유사한 공포감을 느끼며
온 몸을 잘게 떨고 있있다.
"색이 아주 예쁘네."
남자는 "퉤-" 하고 잔뜩 침을 묻힌 손가락 두개를, 골반이 벌어지며 자연스레 틈이 생긴 지혜의 핑크빛 보지에
쑤셔 넣었다.
"아흐흑-"
마치 자위기구에 젤을 발라넣듯, 기계적인 남자의 그 행동에 지혜는 극도의 모멸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건 현실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남자에게 있어서 한낱 일회용 자위기구에 지나지 않았다.
"툭- 툭-"
잔뜩 성이 오른 자지로 지혜의 엉덩이골을 쳐대면서,
"특이하게 여기에다 한 번 해볼까? 응?"
남자는 지혜의 항문을 손가락으로 골렸다.
"하응-"
여지껏 한번도 허락되지 않았었던 은밀한 그곳의 자극에 지혜는 살짝 옅은 신음을 내뱉었다.
"후후- 그래도 역시...."
"푸우욱-"
남자의 자지가 순식간에 지혜의 여린 보짓살을 깊숙히 파고 들어가자,
"하아악-"
지혜는 허리를 활처럼 휘며 질 내부를 관통하는 뜨거운 고통을 토해냈다.
"여기겠지."
"푸욱- 푸우욱-"
지혜의 골반을 딱 잡아 벌린채, 남자는 거칠게 좆질을 시작했다. 아직 남자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애보지
특유의 쫀득쫀득한 맛이 느껴졌다.
"하악-. 하욱-."
남자의 침과 본능적으로 흘러나온 약간의 애액이 있다고는 하나, 남자의 자신만을 생각하는 거친 자지는,
분명 아직 어린 지혜에게는 버거웠다. 그녀의 그런 버거움은 차마 크게내지도 못하는 신음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푸우욱- 푸우욱-"
하지만, 애초에 지혜의 감정이나 고통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남자는 자신만의 놀이에 심취한 채,
꽉꽉 조여무는 지혜의 보지를 만끽할 뿐이었다.
"푸욱- 푸욱-"
남자의 자지가 지혜의 보지를 왕복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질꺽- 질꺽-"
어쩔 수 없는 여자의 몸에서 나는 질척한 소리가 짙어졌다.
"푸우욱- 푸욱-" , "질꺽- 질꺽-"
그렇게 짐승같은 교미가 몇 분간 지속되자,
"후우-. 어때? 좋지?"
조금씩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져 갔고,
"푸욱- 푸욱- 푸우욱-"
지혜의 보짓살을 들었다 놨다하는 자지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철퍽- 철퍽-"
남자의 단단한 허벅지와, 지혜의 탄력있는 엉덩이가 맞부딪히는 소리와,
"아학-. 하으윽-."
자신에겐 고통이지만 남자에겐 교태인 신음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퍼졌다.
"후우-. 좋냐고 묻잖아. 왜 대답이 없어. 어?"
"찰싹-"
남자의 손바닥이 새색시처럼 발갛게 홍조를 띄운 지혜의 뽀얀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
"하웅- 조, 좋아요. 오빠. 너, 너무 좋아요. 하아윽-"
"후우-. 그래 좋지? 응? 후우-. 이 오빠가 더 좋게 해줄까?"
"푸우욱- 푸우욱-"
남자는 엉덩이를 때리던 손으로 과격하게 지혜의 유방을 쥐어 잡았다. 바짝 서서 남자의 검지와 중지 사이로
삐져나온 젖꼭지가 음탕하기 그지 없었다. 그 순수하고 고왔던 지혜의 젖가슴은 늑대같은 남자의 손길에
짓이겨지고 있었다.
"아후욱-. 네 오빠. 더, 더 좋게 해주세요."
자신의 모든 신체를 철저하게 남자에게 유린당하면서도, 지혜는 본능적으로 이 고통이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이 남자에게 맞춰주면 된다. 이제 조금만 더 이 남자의 노리개가 되어주면 된다."
라고 그녀는 굳게 믿고 있었다.
"하아-. 그래, 그럼. 후후-"
남자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갑자기 "쑤우욱-" 자신의 자지를 지혜의 보지에서 꺼내더니,
"더 좋게 해줄게!"
"푸우우욱-"
어서 빨리 구멍을 내놓으라며 벌떡거리는 그 자지 그대로 지혜의 항문에다 쑤셔넣었다.
"아아아악-!"
보지가 뚫릴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그 타는듯 찢어지는 고통에 지혜는 고개와 어깨를 들썩거리며 몸부림쳤다.
"푸욱- 푸욱-"
자지를 잡아먹을 듯 꽉꽉 조여대며 물어주는 지혜의 처녀항문을 느끼며, 남자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당겼다.
"학-"
남자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혀 강제로 상체가 들어올려진 지혜의 젖가슴이 허공에서 서글프게 츨렁거렸다.
"푸욱- 푸우욱-"
"후우-. 후우-. 씨발년. 너 후장은 처음이지? 후우-."
조금씩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지 남자는 저속한 말을 내뱉으며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했다.
"하아악-. 하아흑-"
이제 반쯤 정신이 나간 듯, 지혜는 그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철퍽- 철퍽-"
음탕한 남녀의 교접소리가 그녀의 대답 대신이었다.
입과 보지와 항문까지, 지혜는 진정한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
"푸욱- 푸욱- 푸욱- 푸욱-"
지혜의 항문을 쑤셔대는 남자의 자지가 확연히 빨라지기 시작했고,
"하악-. 하악-. 하악-."
가쁜 몸을 몰아쉬는 지혜의 머리채는 더욱 더 강하게 뒤로 젖혀졌다.
머리채가 뒤로 젖혀질수록, 자연스레 지혜의 허리는 활처럼 휘고, 엉덩이는 더 강하게 쳐들렸으며,
여성신체의 유연함을 극도로 보여주는 그 자세에서, 남자의 자지는 더욱 더 깊이 지혜의 항문을 파고 들 수
있었다.
"후우-. 후우-. 후우-."
보지와는 또 다른 강한 자극에, 남자도 이젠 말을 잊은채 모든 정신을 자지끝에 집중하고 있었다.
"푸우욱- 푸우욱- 푸우욱-"
절정을 위한 깊고도 강한 몇번의 좆질이 지혜의 항문 깊숙이 파고들었다 나온 뒤,
"푸우우우욱-"
남자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지를 뿌리끝까지 지혜의 항문에 박아넣었다.
"아-"
하는 굵고 짧은 남자의 탄성과 함께 울컥거리는 사정이 콘돔 속에서 이뤄졌고,
"하우우우욱-"
허리까지 박혀있는 듯한 남자의 굵은 자지가 마지막으로 꿈틀거리는 걸 느끼며, 지혜는 교성을 내질렀다.
"이제, 이제 끝이야. 다 끝났어."
온몸이 망신창이가 되었음에도 지혜는 "이제 끝이다. 이제 됐다." 는 생각으로 힘겹게 정신을 잡아갔다.
"후우-. 후후후-."
"찰싹-" 하고 지혜의 엉덩이를 한 번 내리치며 남자는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낸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서 끄집어 냈다.
"이제 씻어야지?"
손목시계를 한 번 쳐다 본 남자가, 급하게 옷가지를 챙겨입으며 말했다.
"하아-. 하아-. 네?"
아직도 섹스의 여운이 남아있는지 지혜는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조그맣게 되물었다.
"구석 구석 깨끗하게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고, 양치질도 해야지."
와이셔츠의 단추를 채우며 남자가 말했다.
"난 조금이라도 내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거든. 후후-"
남자는 바닥에 엎드려 널브러져있는 지혜의 손목에 밧줄을 풀어주었다.
"씻어. 깨끗이."
칼끝으로 지혜의 이마에서 콧등까지를 내려 그으며 남자가 강하게 명령했다.
"쏴아아-"
내려 붇는 샤워 물줄기 아래서, 지혜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흑흑흑. 어흐응-"
그때까지는 두려움에 잊고 있었던, 수치심과 모멸감 그리고 억울함등이 한꺼번에 밀려든 것이다.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내가 왜 저런 인간에게 처참히 유린당하고, 이렇게 수치스러운 샤워를
해야만 하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지금 욕실 문도 닫지 못하고 남자의 감시 속에서 씻고
있는 신세였다.
"허윽- 허윽-. 내, 내가 왜. 엉엉엉-"
샤워기 아래 펑펑 울면서도 그녀는 꾸역 꾸역 자신의 몸을 씻어 내렸다. 그래도 이제까지 잘 버텼는데,
마무리를 잘못해서 남자의 눈밖에 나거나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꼭 신고할거야. 두고 봐."
아직까지도 그녀는 자신이 살 수는 있을거라는 생각을 굳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눈물 젖은 굴욕적인 샤워와 양치질까지 마친 그녀가 수건으로 몸을 가린채 욕실에서 나왔을 때,
이미 바닥은 비닐을 비롯해서 말끔히 정리가 된 이후였다.
"그런다고 증거가 없을 줄 알고?"
그렇게까지 편집증적으로 관리를 하는 남자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내가 살아있는...."
"헉-"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랬다. 애초에 그녀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아주 큰 착각을.
"파바박-" 소리와 함께 그녀가 두번째로 닫혔다.
하지만 이번엔 아주 오랫동안 다시 열리지 못할 듯 했다.
구름사이로 보름달이 반쯤 보이는 그런 밤에,
늑대가 나타났다.
* 하아- 쓸 때는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못난 글인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올리기 위해 검토를 해보니,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 1부이니 눈치 좀 봐서, 필체나 전개방식을 조금 바꿔보도록 해야 겠습니다.
많이 어설픈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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