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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0:36 1,061회 0건
바이러스바이러스

박 봉구 / 이 춘식 / 김 유석

윤 혜란 ‘란’산부인과 원장

강 경숙 레지던트, 혜란의 대학후배



9부 여체, 유린당하다.



“어디 보자, 어쭈 이 년은 돈이 아주 많네. 이 돈을 언제 다 쓰고 죽으려, 응?”

혜란은 눈물로 어지러운 눈길을 봉구란 사내에게 주며 또 손을 부비며 빌고 빌었다. 아이세도우가 눈물에 지워진 혜란의 얼굴이지만 그래도 귀티가 있는 생김에 중년의 포근함이 배어났다. 하체로 바람이 송송 들어가는 느낌이 꼭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듯 했다. 오늘 따라 멋을 낸다고 무릎 바로 위의 짧은 치마를 고른 것이 후회스러웠다. 옆의 덩치 큰 청년의 눈빛이 아랫도리를 설설 기어다니는 그 벌레 같았다. 다리를 모아 무릎 꿇은 자세로 혜란은 뱀눈을 한 청년에게 애원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제발.........”

이 청년들은 틀림없이 돈이 필요할 거로 생각한 그녀는 종이에 적힌 액수를 보며 더듬더듬 말을 꺼냈다. 종이에 적힌 금액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큰 병원을 올릴 정도는 충분히 됐다.

“돈이라........, 좋지. 암 좋고말고. 돈이 없으면 사람이 추해보이거든. 그렇지?”

봉구는 음성을 낮게 끌며 혜란의 귀 가까이 입을 가져갔다. 역한 냄새가 풍겨온 남자의 입에 눈을 감았다. 다리가 저려왔지만 고쳐 앉지 않았다.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치부의 크기를 적어라는 것도 그렇지만 보여준 사진의 여자, 가랑이에 막대기를 꽂힌 치 사지를 뻗고 누워 있는 여자가 자신이 아니란 보장도 없었다. 이들은 행동이나 말하는 거나 사람의 그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봐, 이 토실토실한 얼굴도 돈이 없으면 뭐에 쓰겠어? 좆대가리나 빨면 딱 어울리지 않을까. 유석이 넌 어떻게 생각해?”

“그럼 그렇고 말고. 이 가지런한 이빨로 살살, 자근자근 물어주면 금방 싸겠는데, 흐흐흐”

투박한 검지로 여자의 입을 벌려 하얀 이빨을 만지는 유석이다. 처음부터 뜨거워진 두 불알은 열 받은 콩이 익어 팝콘이 돼있었다. 불알을 채운 뜨거운 물줄기로 눈을 감으며 숙인 여자의 뺨을 적시고 싶어 환장할 지경이었다.

“산부인과라. 난 하나 궁금한 게 있었는데.......... 산부인과 의사는 어디서 애를 낳지? 직접 자신이 받을 수 없잖아? 난 그게 궁금했거든”

“야 이 새끼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자기 새끼를 자기가 어떻게 받겠냐? 새끼가 꼭 꼴통 같은 소리 하고 있어. 그렇지? 내 말이 맞지?”

“네?, 네......”

엉겁결에 욕지거리를 들은 혜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는 대답이다. 첫 아이를 낳을 때는 동창이 근무한 제법 규모가 큰 서울병원에서였다. 딸아이를 늦게 낳은 혜란은, 그때 그녀의 나이가 벌써 서른이었다. 그다지 늦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 후로는 임신을 피했다.

“그건 그렇고........ 너 이리 와”

“흑, 흑, 보내주세요.”

혜란이 엉금엉금 기어 나가자 아랫도리가 훌러덩 벗겨진 강 경숙은 손으로 하복부를 애써 가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결혼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경숙은 알몸이란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다리를 꽉 오므려 치부를 숨기려 했지만 드러난 엉덩이며 허벅지는 수치로 후끈후끈 거렸다. 무언가 말을 이어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머리채를 잡아끈 바람에 ‘악!’ 소리만 질렀다.

“바지는 왜 벗고 난리야? 너가 벗겼냐?”

“응, 내가 벗겼지. 이년은 얼굴은 그래도 몸매하난 끝내 줘. 어때 보기 좋지 않냐?”

춘식은 다리를 모아 앉는 여자의 맨발을 만지작거리다 검은 바지 속 종아리까지 쓰다듬었다. 따뜻함이 손바닥을 타고 춘식의 아랫배를 흔들었다. 그 때 이후로 그러니까 작년 여름의 그 사건 이후로는 이빨이 간지럽다거나 뜯어버리고 싶은 욕구는 자주 생기지 않았다. 비릿한 피내음에 구토를 심하게 한 이후로는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통증 따위는 없었다는 거다. 유석도 비슷해보였다. 찬물을 뒤집어 쓴 유석도 숨을 거칠게 쉬더니 한 동안은 뜸했다.

또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두 년의 구겨진 살덩이는 봉구가 처리했다.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돌돌 말아 어디론가 가져가 버렸다. 어딘지는 어떻게 했는지는 둘은 몰랐다.

닭목을 따기 전 날개 죽지를 잡은 듯한 따뜻함을 느낀 춘식은 땀으로 촉촉한 종아리와 복사뼈를 만지작거리다 허벅지로 손을 뻗혔다. 매끈한 살결이 조개껍질의 잘게 부서진 가루 같았다. 모래사장에 누웠다 일어난 피서객의 등에 묻은 가루들처럼 그의 손에는 하얀 가루들로 가득할 것 같았다. 무릎에서 더 이상 들어가지 않자 여자가 앉는 그대로 바지를 벗겨냈다. 허리춤을 움켜진 경숙은 다리를 끌어 모으며 바동거렸지만 남자의 힘이 더 셌다. 혜란의 입을 벌려 손가락을 집어 헤집고 있는 남자를 보고선 더 이상 저항할 기력을 잃었다. 이들은 지금 이성을 잃어버린 동물들일 뿐 사람들이 아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윗도리는 벗기지 않으려고 두 팔로 가슴을 끌어안고 엉덩이를 들썩 거려 뒤로 몸을 피한 경숙이다. 그렇다고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조금 움직이자 벽이다.

“이렇게 보니까 아주 날씬한 데 그래. 아주 보기 좋아. 발도 예쁘고........”

남자의 시선이 발에 머물자 손을 뻗어 감춘 그녀다. 두 다리를 한쪽으로 모아 앉는 경숙은 손으로 두 발을 가렸다. 아무런 색도 칠하지 않은 발톱이 정갈해 보였다. 연한 갈색의 발가락이 붉어진 발선을 따라 구부러져 있다. 구부린 다리라 종아리 살이 살짝 퍼진 모습까지 좋기만 한 춘식이다. 손을 뻗어 허벅지를 쓰다듬자 놀란 경숙은 흠칫했다. 우수수 소름이 돋는 허벅지였다.

“왜, 왜 이래요? 전 돈이 없어요. 보내주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볼게요. 흑, 흑”

목소리가 커졌다. 겁이 나서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솔직한 심정으로 경숙은 돈이 필요하면 그딴 것 마련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지금 당장 벗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이 남자들이 원할 만큼은 해줄 수 있었다.

“진짜 돈이 없네, 레지던트면 뭐하는 거야? 의사 아냐?”

혜란을 보고 한 말이다. 치마를 여미고 있던 혜란은 자기에게 묻는 듯하자 아니라고 했다.

“그럼, 의사가 되려고 시다바리하고 있는 그것인가?”

유석이 거들자 무시하며 봉구는 경숙이 적어 놓은 것만 보았다.

“이 년은 자기 구멍이 2센티래, 푸하하하......”

“그 정도면 이 년아 손가락 두개도 들어가겠다. 넣어봤어 니 구멍에?”

“...................”

“아무리 씹을 해대도 그러지 좃나게 크네, 이년”

말끝마다 천박한 욕을 부쳐댄 봉구를 바라보지도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얼굴을 붉어지다 못해 터져버릴 홍시다. 손만 대도 퍽! 맛있는 즙을 내뿜을 얼굴을 마냥 즐기는 봉구다.

“돈이라.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는데?”

편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경숙은 희망을 가지며 기다린 듯 대답을 했다.

“다 드릴 게요. 원하는 만큼. 보내만 주면.........”

“글고.......”

무슨 뜻인 줄 모른 그녀는 또 낯빛이 흐려졌다.

“니 구멍도 크다며........, 무슨 말인 줄 몰라?”

“안 돼요. 그것만은.........”

“안 돼?”

이미 엎질러진 물. 경숙은 이 남자들이 돈만 받아내고 그냥 둘 것으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말을 편하게 이어가는 걸 보곤 착각을 했던 것이다. 이들은 신용카드나 지감 속의 현금 같은 것들은 관심도 없었다. 속옷을 벗기고 바지마저 벗겨낼 때 이젠 어쩔 수 없이 당했구나 생각을 했던 경숙이다. 섹스를 모른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 더구나 이 어린 청년들과의 섹스는 참을 수 없는 수치로 생각되었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하지 말아요. 난 곧 아기를 가질 몸이에요. 보내주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돈도 다 드릴 게요, 네?”

“야. 유석아. 이년 되게 시끄럽다. 조용히 좀 시킬 수 없냐”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정말 그년 시끄럽게 구네.”

유석은 차에서 벗겨낸 혜란의 스타킹을 접어서 가운데쯤에 작은 물건을 넣고는 빙빙 돌렸다. 간단하게 만든 입마개다.

“벌려. 안 벌려.”

“하지 마. 하지 마”

손으로 막으려하지만 이미 스타킹으로 만든 입마개는 경숙의 입을 틀어막고 얼굴 뒤로 돌려져 묶였다.

‘어그 어그’ 소리는 무얼 말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여자는 봉구의 주먹을 보고 몸을 뒤로 뺐다. 그러나 유석이 더 빨랐다. 머리채를 휘어잡은 유석은 경숙의 얼굴을 방바닥에 박기 시작했다.

‘꿍, 꿍’ 울린 소리는 혜란에게 미치다 못해 정신을 잃게 만들 지경이었다.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눈물이 또 핑 돌았다.

“야, 이년아. 이제 우리가 누군지 알겠어? 우린 니년들 젖꼭지를 잘라 기름에 튀겨먹을 놈들이란 말이야.”

‘읍, 읍‘ 눈물과 아픔을 얼굴로 흘리며 경숙은 손을 모았다. 혜란이 했던 것처럼 미친 여자와 같이 손을 비볐다.

“봐라 이 예쁜 얼굴이 망가졌잖아. 빨갛게 멍이 들어 어쩌나, 응? 이 다리에도 예쁜 멍을 만들어 줄까, 아니면 허벅지에 그림을 그려줄까? 근데 이 아줌만 병원에서 뭐하나?”

“내과를........,”

혜란이 대신 대답하자

“그러니까 위나 장 같은 것을 고친다는 거군. 배도 째고 그러나, 아줌마가 말해보지?”

“그런 것은 아니고........”

“피곤해, 그만. 너 새끼는 꼭 그런 것만 궁금하냐. 뭐하던 그 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차라리 저 자식을 봐라. 얼마나 잘 즐기고 있냐.”

춘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차에서부터 끌리던 혜란의 다리며 허벅지며 발까지 더듬고 있었다. 스커트가 허리까지 말아 올라가 하체를 훤히 보이고 있었다. 바람난 중년을 젊은 애인이 애무하는 것처럼 춘식은 혜란의 발을 들어 장난치는 모양이다. 블라우스가 구겨져 엉망인 그녀는 당황하는 표정이지만 발을 맡기고 있을 뿐이다. 발가락을 빨 때는 무슨 징그러운 벌레가 슬금슬금 기어가는 것 같아 싫었지만 어쩌겠는가. 깊은 살내음이 파고들자 흥분이 밀려왔다. 엄지발가락을 빨고는 검지 사이에 혀를 넣어 체취를 빨대로 빨듯 빨아들인 춘식이다. 달콤한 소프트드링크가 목을 적셨다. 오목한 발바닥으로 혀를 옮긴 그는 가느다란 발금을 따라 혀를 놀렸다. 중년 여인답지 않은 깨끗한 발이다. 아로마향수에 며칠은 담가놓은 듯한 산뜻한 촉감이 너무 좋았다. 뒤꿈치까지 핥은 춘식을 봉구가 불렀다. 한참 타오른 열정이 식어버린 느낌, 그렇지만 그녀의 발을 내려놓고 봉구를 봤다.

“춘식아. 너만 즐기지 말자. 같이 즐겨야지. 그 아줌마 이리 데리고 와. 넌 이 아줌마를 즐기고. 애도 다리가 쫘악, 빠진 게 죽이는데”

읍, 읍‘ 경숙은 끌려가면서도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덩치 큰 남자는 가볍게 끌어 당겨 앞에 세웠다. 하체는 눈을 부시게 아름다웠다. 틀림없이 이 여자의 남편은 아마 얼굴보다 이 아름다운 하체에 빠져 결혼을 했으리라.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매끈하면서도 통통하지 않은, 아름다운 선이었다. 살결도 부드럽기만 했다. 혜란이란 여인보다 더 부드러웠다. 나이 들어 보인 저 여자가 숙성한 포도주라면 이 여자는 시원하게 톡, 쏘는 맥주였다.

“어디 춤을 한번 볼까? 아줌마가 추는 춤도 멋질 것 같은데, 음악은 없지만 엉덩이를 돌리며 한번 춰보지. 싫다고?”

아랫도리를 발가벗은 서른이 다 된 여자가 서서 춤을 춘다는 게 얼마나 망측한 일인가는 경숙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싫다는 고개 짓을 하며 뒷걸음치는 여자를 비꼰 눈길로 본 춘식은 이미 알았다는 것처럼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집어 들고 있었다.

“움직여? 어디 움직여 봐. 한발 뛸 때마다 열대씩이다. 알아서 해. 난 참을성이 좃나게 없는 놈이거든.”

말 떨어지기 무섭게 막대는 경숙의 다리를 후려쳤다. ‘딱!’ 소리에 순간 방안이 조용했다. 혜란은 후배를 때리는 남자가 무서웠다. 앞의 두 청년보다 덩치가 너무 큰 저 청년은 자신들을 냅다 꽂아버릴 것 같았다. 또 들린 ‘딱’ 소리. 이어진 ‘크으윽’ 신음. 경숙은 차마 발을 떼지 못한 채 매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막대를 내려놓자 그때서야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아 붉은 자국을 어루만졌다. 하얀 살결이 빨갛게 물들었다. 꼭 겨울철 닭목을 쳐서 눈밭에 던지면 피가 눈으로 파고들며 만든 자국이었다. 춘식은 다시 속에서 불길이 타오름을 느꼈다. 그때보담 세지는 않았지만 붉은 피를 떠올리자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럼 발 춤을 볼까? 다리를 앞으로 나란히 하고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 안아. 그리고 발을 높이 들어. 발바닥이 정확히 내 눈에 오게끔.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이 허벅지 살갗이 찢어지게 두들겨 패버리겠어. 해 봐”

벌써 겁먹은 얼굴이다. 아무리 대가 센 년들이라도 우리들 앞에선 착한 토끼들이지 나쁜 여우는 없다. 겨울인데도 후덥지근한 방안은 묘한 열기로 들떴다. 여섯 개의 눈동자는 쉬지 않고 먹이를 탐냈다. 도망칠 곳도 없는 토끼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사냥개처럼 꼬리를 흔들거리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경숙은 이 남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더 이상 맞기 싫어 두 발을 눈높이 맞췄다. 몸을 벽에 기대고 두 발을 들자 발바닥이 춘식의 눈에 탐스런 먹이로 드러났다. 혜란보다 작은 발이다. 작지만 갸름한 발선이 매혹적이다. 처녀 같은 살갗을 띈 발바닥이다. 나이를 먹으면 더 두꺼워지는 게 발바닥이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사람은 발바닥의 두께로 말하는 듯하다. 분홍빛 발등은 발바닥으로 내려서며 하얗다. 잔주름이 많지만 쪼글쪼글하지 않은 그 모습이 보기 좋다. 목욕을 막 마친 여자의 발은 싫었다. 부풀어 오른 발도 그렇지만 이미 향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대신 비누냄새를 풍기는 발은 그 나름대로 매력은 있다. 여자의 발에 얼굴을 대자 코와 입에 촉촉한 피부가 느껴졌다. 날름 훑은 춘식은 얼굴을 떼고 다시 막대를 들었다. 섬유향이 남아 있는 발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 그런 춤은 아니다. 두 발을 끌어안고 발가락과 발치, 뒤꿈치를 움직이는 거다. 옴지락거린 발가락이 꼭 10명이 나란히 줄 맞춰서 허슬을 추는 듯 했다.

“천천히........, 그래, 맞을 필요 없이 아주 잘하는 군. 이번엔 돌려 봐”

‘으음........음’ 콧소리로 노래까지 불러준 춘식은 바지가 탱탱하게 부풀어 올랐다. 이 여자의 입에 박아 넣던지 아니면 두 다리 사이 저 검은 풀숲을 헤치고 꽂아 버리고 싶었다. 발을 뜯어버릴까? 아니다. 그건 안 된다. 봉구가 다짐을 받은 게 바로 그것이다. 그때처럼 하면 절대 안 된다는 다짐을 몇 번이고 받은 봉구였다. 이번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돈이 있어야 무얼 할 거 아니냐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돈이 있으면 근사한 계집을 사서라도 아니 꼬드겨서라도 재미를 볼 것 아닌가. 울렁거린 가슴을 가라앉힌 춘식은 흔들거리며 꼼지락거린 발을 즐겼다. 움직이는 조각상 아니 모빌이었다. 어린아이 눈 위에서 건들거리며 움직이는 물고기 새 모양의 모빌. 발가락을 잡아당기며 비틀거리자 그러지 말아달란 눈이다. 눈은 작지만 스타킹을 물고 있는 입술이 귀엽다. 스타킹이 젖어 있는 걸로 봐 침이 흐른 것 같다.

“오늘 넌 운이 참 좋은 편이야. 난 이렇게 예쁜 발을 보면 그냥 두는 놈이 아니거든. 접시에 놓인 먹음직스런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설설 썰어 포크로 찍어먹은 것처럼 그렇게 하고 싶어 미치거든. 이렇게”

이빨을 드러내며 발가락과 앞부분 몽톡한 살까지 입으로 물자 소스라치게 놀란 경숙은 손을 무릎에서 떼고 비명을 내질렀다. 진짜 물어뜯으려는 것인가 뒤꿈치를 잡고 물자 그만 다리를 잡아당긴 것이다. 막대를 휘둘러 경숙을 후려치는 춘식, 긴 비명과 끅끅 소리에 시끄러운 봉구는 몸을 일으켰다.



“이년들이 성질을 건드려. 어디 소리를 질러 봐. 난 고통을 못 이겨 벌벌 떠는 살을 보면 정말 좋거든. 죽어가는 사슴의 부들부들 떠는 다리, 생각해봐. 마지막 움직임을 기억하는 그 떨림. 너도 그렇게 해줄까?”

망설이지 않은 봉구다. 여자의 동의는 필요치 않았다. 주검이나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 상처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이 더 중요했다. 그날 그 여자와 딸을 태우고 난 뒤의 공허함은 오래갔다. 싸늘한 몸을 굴릴 때 손에 전해진 느낌은 생명의 소중함이니 죽은 자에 대한 존중 같은 것은 티끌만치도 없었다. 대학생 두 년의 가느다란 목을 졸라 마지막 처리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식에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수학문제였다. 기계적으로 처리하면 그만이었다.

손까지 뒤로 돌려진 채 묶인 경숙은 두 다리로 버티다 어깻죽지며 허벅지며 허리까지 가리지 않고 두들겨 패는, 말 그대로 인정사정없이 휘두른 가죽벨트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발가벗은 아랫도리엔 여기저기 붉은 자국이 어지럽다. ‘켁, 켁’ 소리도 잦아들었다. 대신 기침과 울음소리다. 옷은 엉망이다. 재킷은 벌써 벗겨졌고 상체에 걸치고 있는 거라곤 니트로 된 검정스웨터다. 이리저리 뒹군 탓인지 아랫배가 훤히 드러났다. 아직 아이를 출산하지 않아 처녀 같은 하얀 피부가 매끈하다. 좆이 솟구쳤다. 가죽벨트를 던지고 일그러진 여자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네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야. 하나는 돈이고 또 하나는 네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이 몸이지. 그 둘만 내게 주면 돼. 알았어? 너도 즐기고 나도 즐기고 얼마나 좋은 일이야. 넌 오늘 뿅 가는 거야. 이 정도 훌륭한 좆대가리 본 적 있어? 봐라 이 늠름한 좆님을. 니 남편은 이거에 비하면 개발의 피, 아니 새 발의 피지. 이런 훌륭한 좆으로 가끔씩 깊이 후벼 파야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거야. 병원에 있다니까 잘 알겠지만”

그건 너무 컸다. 바지 속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커내 놓고 덜렁거리니까 한 손으로 쥐기도 벅찰 정도였다. 저게 자신을 파고들면......... 아니 파고들지 못할 것이다. 남편과의 섹스 때도 그랬다. 다리를 벌려 조금만 깊이 넣어도 아파 죽겠다고 남편의 가슴을 떠민 경숙이었다. 틀림없이 저것은 내 살을 찢고 말 것이다. 그런데 청년의 말은 경숙을 더 놀라게 만들었다. 그녀의 허벅지를 옆으로 벌려 드러난 검은 숲을 헤집고 나서다.

“이 분홍빛 맛깔스런 구멍도 좋지만 난 이 작은 구멍을 더 좋아하거든. 꽉 쪼이는 기분은 머리를 팽그르 돌게 만들고도 남자. 아, 떨 필요는 없어. 먼저 부드럽게 만들어 줄 테니까. 너도 그 기분에 환장할지 몰라.”

남자의 손은 치부를 벌려 손가락을 넣었다. 한손으로 치부를 벌리며 검지를 넣었다. 물기가 없는 질을 거칠게 넣다 뺐다. ‘으읍.......’ 쓰라린 경숙은 두 다리를 벌린 채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 거기에 젊은 청년이 손가락으로 치부를 유린하자 눈물이 쏟아졌다. 다리 여기저기 생겨난 붉은 자국이 조금 전의 아픔을 떠오리게 했다. 그래서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했다. 몸 파는 여자도 이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속으로 ‘그만’ 외치며 머리를 흔들었다. 봉구는 어느 정도 질퍽해지자 손가락을 빼내 코로 가져갔다.

“흠, 향기가 좋군. 저번 어떤 년은 냄새가 독하던데 넌 정말 좆을 졸라 꼴리게 만드는 끝내주는 씹구멍을 가지고 있군. 그냥 먹기보다는 먼저 쫀득한 니 년의 살부터 빨아볼까?”

봉구는 두 발목을 잡아 올렸다. 팔이 뒤로 묶인 경숙은 엉덩이와 등을 대고 누운 꼴이 되었다. 발목을 양 옆으로 벌리자 덥수룩한 털 사이로 갈색의 보지가 드러났다. 방금 손가락을 뺀 구멍에서는 물기가 조금 묻어나 있다. 겉을 덥고 있는 두 개의 뚜껑을 벌렸다. 갯벌 속에 숨어있던 개불이 물을 싸고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입구는 물기로 적셔있었다. 분홍빛 속살 안으로 보드라운 길, 그 길은 연붉은 비단이 펼쳐져 있다. 향기는 거기서 흘러 나왔다. 속 저 깊은 어딘가에서 향수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봉구는 경숙을 거꾸로 올라탔다. 스타킹에 막힌 입과 볼을 좆으로 문지르며 얼굴을 가랑이에 묻었다. 팔로 넓적다리를 잡아당기자 무릎은 낫 모양이 됐다. 가슴에 니트의 따뜻한 섬유질이 느껴졌다. 있다가 이 옷마저 벗겨버릴 봉구다. 스웨터에 봉긋한 가슴을 물고 빨고 싶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 ?’ 소리를 들으며 경숙은 허리를 뒤틀었다. 수치스러움이나 부끄러움 따위는 사치였다. 두 다리를 벌려 젊은 남자의 얼굴을 받고 있는 자신은 더 이상 이전의 자기가 아니었다. 뭇매를 날린 이 사내가 자기 정도는 죽어도 꿈쩍 않을 것 같았다. 엉덩이를 움직이며 남자의 혀를 받아들였다. 혹시라도 혀를 놓칠까봐 조심스럽게........

“흐음, 으음. 이 물 좀 봐. 정말 물이 넘쳐나는 보지네. 물 많은 년이 씹도 좋아한다는 데 너도 그러냐? 씨팔년. 되게 질퍽거리네.”

또 눈물이 핑 돌았다. 입은 이제 얼얼했다. 무슨 물건인가 넣어 스타킹으로 돌돌 말아 입을 막은 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고통에 악을 쓸 때마다 숨을 쉬기 힘들어 기침을 해댄 자신이다. 거기에 남자의 커다란 물건까지 올라와 얼굴을 비비며 눌러대자 정말 호흡이 곤란했다. 등에 눌린 손도 아팠다. 선배를 찾아간 것부터 재수 없었던 하루였다. 그렇지만 않았으면 지금쯤 남편과 커피를 마시며 베란다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경숙과 남편은 고층 아파트를 일부러 택했다. 비나 눈이 오면 멀리 창밖에 보이는 광경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베란다에서 진한 스킨십도 가졌던 둘이다. 경숙은 순간 눈을 감고 이 남자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남편이란 상상을 했다.

물기로 잔질거린 입을 쩝쩝거리며 일어난 봉구는 검은 털을 쓰다듬다 잡아챘다.

“으읏”

갑작스럽게 놀란 경숙은 뜨거움에 엉덩이를 들며 신음했다.

“입을 풀어줄까?”

끄덕끄덕, 숨이 막힌 경숙은 그렇다는 눈빛이다.

“아까처럼 입을 놀리거나 소리를 내면 여기를 파버린다. 알았지?”

또 끄덕끄덕, 자동화 기계 동작이다.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지적인 윤곽이다. 짧게 커트 친 머리가 시원스런 외관이다. 입을 막고 있던 스타킹을 풀어주자 급하게 숨을 쉰 여자는 허리를 바로하고 앉았다. 봉구는 스웨터 아래를 잡아 가슴 위로 올렸다. 검정 브라다. 제법 큰 유방이 검은 망사에 담겨 있다. 손가락으로 컵을 밀어젖히자 갈색 유방이 덜렁거렸다. 진한 갈색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린 봉구는 두 유방을 잡아 슬슬 문질렀다. 부드러우며 몰랑몰랑한 감촉이 손바닥에 가득했다. 우유냄새를 풍긴 듯한 유방이다. 한창 때 처녀 유방이다.

“빨고 싶은 젖통이군. 니 아이가 빨기 전에 내가 좆나게 빨아 주지. 남편도 자주 빨아주나? 아니라고. 이런 좋은 젖통을 안 빨아주다니 그럴 리가........”

물기로 반들거린 입을 유방으로 가져가 유두를 물며 혀로 핥았다. 벌레가 내려앉는 느낌이 싫었지만 경숙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가슴을 맡겼다. 한참을 빨고 핥던 봉구는 더 이상 부풀은 좆을 참기가 어려웠던지 여자를 방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두 손과 두 무릎을 방바닥에 대고 엎드린 자세가 된 경숙은 수치심에 어쩔 줄 몰랐다. 개들이 교접이나 할 때 취할 이런 자세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는 경숙이다. 남자의 얼굴이 무섭게 변한 것이다. 일어선 남자는 경숙의 엉덩이에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마지막 향기를 들이 쉬고 싶은 모습으로 혀를 내밀어 방울방울 맺힌 물기까지 빨았다.

경숙은 아랫도리에 감긴 혀가 보드라운 게 아니라 꺼끌꺼끌한 개의 그것으로 여겼다. 엉덩이의 갈라진 두 틈을 거칠게 파고든 혀는 자신의 자궁까지 삼킬 기세였다. ‘헉!’ 뜨거운 숨을 몰아쉰 경숙. 가슴을 눕히며 머리를 들었다. 휘감던 혀가 빠져나가자 순간 허전함을 느끼기도 한 그녀는 청년이 가슴을 안으며 몸을 실자 조금 전 보았던 큰 성기가 무섭게 떠올랐다.

“이 정도면 낭창낭창 해져 기분이 좆나게 좋을 거야. 씹구멍은 원래 달궈지면 야구빠따라도 받아들이거든. 즐겨볼까?”

‘헉!’ 경숙은 뜨거운 고통을 이기지 못했다. 살을 벌리며 뚫고 들어온 남자의 물건이다. 질이 꽉 찬 느낌. 아니 뻑뻑한 편이 맞을 듯했다. 귀두를 세워 높이 들린 엉덩이 사이의 분홍 구멍을 밀고 들어가며 봉구는 머리가 띵한 희열로 가득했다. 그 동안 참았던 피가 한꺼번에 터져 성기의 세포를 두 배는 부풀리게 만들었다. 유방을 주무르던 손으로 두 엉덩이의 살을 잡아 벌렸다. 음순이 벌어지며 살로 된 긴 터널을 들어가고 있는 자신의 귀두를 봤다. 여자의 젖은 분비물이 성기를 적시자 더 커졌다. 한번 커진 성기는 오래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여자의 풋풋한 애액을 맡거나 좆에 문지르면 걷잡을 수 없었다. 여자가 까바진 다음에도 좆대가리는 늠름하게 덜렁거렸다. 그 놈을 가라앉히려면 여자의 하얀 목을 졸라 ‘끄르르’ 숨넘어간 소리를 들은 다음이라야 진정이 됐다. 그러나 오늘 봉구는 그렇지 않았다.

불알이 엉덩이에 부딪혀 방울소리를 낼 때까지 하체를 돌린 봉구는 거대한 좆을 천천히 뺐다. 하얗게 묻은 분비물은 그 은은한 향내를 어김없이 흘렸다. 여자는 가슴을 바닥에 뉘며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다. 옆얼굴은 땀으로 젖은 머리로 반은 가려있다. 작은 얼굴이다. 감고 있는 눈을 보며 목을 죄고 싶은 욕구를 달래는 봉구다.

로숀을 열어 손가락에 묻히곤 벌렁거린 숲 아래 또 하나의 작은 구멍에 발랐다. 너무 작은 구멍은 손가락을 받아내기도 어려웠다. ‘끄으’ 여자는 싫은 몸짓이다. 하체를 비틀며 투박한 손가락을 피하려 했다. 그때마다 둔부에 떨어진 ‘철썩!’ 소리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가만있어. 이 년아. 엉덩이 껍질을 벗겨버릴까 보다. 큼지막한 게 때리기도 좋은데......”

쌍소리를 겁을 주는 통에 경숙은 다가올 아픔보다 지금의 고통이 더 무서웠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어떻게 그곳에........

“내가 말 했지? 너가 나에게 줄 것은 두 가지라고. 맛있는 섹스와 돈. 오케이?”

다시 엉덩이를 높이든 봉구는 하얀 로숀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손가락을 돌렸다. 어느 정도 질퍽거리며 틈이 벌어지자 우뚝 선 좆을 잡아 검갈색 주름부터 문질렀다. 서서히 원을 그린 봉구는 허벅지를 꽉 잡으며 아랫도리에 힘을 주었다. ‘악!’ 경숙은 몸을 앞으로 당기며 비명을 질렀다. 다시 손바닥이 떨어졌다. 살갗이 벗겨지는 아픔과 하체가 동강나는 아픔이 동시에 찾아들었다.



혜란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옆방으로 끌려간 혜란은 작은 간이침대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혀졌다. 블라우스는 입고 있었지만 치마는 이미 벗겨졌다. 훤히 드러난 중년의 하체가 눈부셨다.

“니 년은 산부인과 의사라며?”

“네, 네” 유석은 말투부터 싸늘했다. 혜란은 무릎으로 뒷걸음치다 또 하나 청년이 발목을 잡자 울상을 지었다. 이 청년은 발목을 잡고 종아리를 핥았다. 징그러운 벌레들. 혜란은 벌레가 싫었다. 특히 송충이나 쐐기처럼 털이 흉흉한 벌레들은 더 싫었다. 그 자자란 발들로 나뭇잎을 기어가는 걸 보면 살충제를 뿌리고 싶었다. 지금 종아리를 핥고 있는 입술이 그랬다.

“산부인과 의사라면 여자 그것, 그것 있잖아. 많이 보겠는데....... 볼 때마다 혹시 니 꺼하고 비교해보고 그래? 가만있어. 손은 머리 위로. 자꾸 빼면 젖꼭지를 잘라 버린다.”

유석은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며 그때마다 몸을 움찍거린 혜란에게 이죽거렸다. 춘식은 아예 엎드려 발갛게 물든 발을 주물럭거렸다. 따뜻한 종아리의 감촉이 가랑이에서 풍기는 여자 냄새와 어우러져 춘식을 흥분의 끝으로 몰고 갔다. 침대에 발등을 대고 있어 하얀 발바닥이 그대로 드러났다. 두툼한 살집이다. 땀을 많이 흘리지 않은 발을 그는 더 좋아했다. 땀이 많은 발은 촉촉한 느낌보다 찐득찐득한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향기라기보다는 독한 냄새도 풍겼다. 그러나 맨발로 가죽 구두를 신고 다니다 막 벗을 때의 그 상기된 발은 정말 좆을 꼴리게 하고도 남았다. 마치 사향 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엔 너무 강렬한 향기에 숨이 막히다가도 조금 지나면 흥분을 시키는 그런 사향. 그러나 이 여자의 향기는 은은했다. 깊게 빨아들일수록 호흡기를 떨리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럼, 애새끼를 낳을 때 어떻게 하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해 봐. 그 괴상한 의자에 앉은 다음에 어떻게 하지?”

유석의 손은 천천히 움직인 것 같았지만 벌써 블라우스를 벗겨내고 얇은 슬립까지 위로든 손을 따라 떨어졌다. 남은 것은 흰 브라. 지금 그 브라를 떼어내기 위해 후크를 끄르고 있었다. 하얀 어깨가 눈부신 여자다. 브라까지 가슴에서 떨어져 나갔다. 중년 여인의 향취가 물씬 풍겼다. 유방에선 젖내가 아직도 풍길 것 같았다. 유석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있는 혜란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젖꼭지를 만졌다. 검고 큰 유두는 성난 것 같다. 딱딱하게 발기한 검은 젖꼭지가 어린아이 그것처럼 앞을 향해 일어섰다. 혜란은 가슴을 만지는 손길에 가슴을 가리려했지만 청년의 성난 눈길에 멈췄다.

“젖꼭지가 예쁜데 그래. 빨아줄까? 내가 빨면 아마 물을 질질 흘리면서 눈이 풀릴 걸. 그건 그렇고 계속 말을 해봐. 털도 깎은 다며”

“의, 의자에 앉으면, 맞아요. 받침대 위에 다리를 얹고 몸을 편하게 누이면 그 부분의 털을 조금 깎아요.”

“그 부분이라니, 고상하게 하지 말고 쉽게 해. 보지털을 깎는단 말이지?”

“네? 마, 맞아요.”

얼굴이 빨게 진 혜란은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자기의 꼴이 정말 엉망이다.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옆방에서 들리던 울음소리는 잠잠해지고 지금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요. 힘을 주고.......”

“그 때 기분이 어때? 흥분되지? 다리를 비비꼬며 물을 흘리지 않아? 지금처럼 말이야.”

혜란은 청년이 유두를 입에 물고 잘근잘근 깨물며 한 손으로 사타구니를 어루만질 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자기 뒤에서 종아리를 핥고 발바닥과 뒤꿈치를 자근자근 깨물 때부터 이미 흥분 비슷한 묘한 느낌을 자졌다. 솜털로 만들어진 커다란 기구에 전신을 맡긴 채 애무를 받은 느낌이었다.

유석은 이미 커진 좆을 꺼내 혜란의 볼을 건드렸다. 너무나 큰 성기다. 이젠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가 된 혜란이다. 앞에는 보기에도 징그러운 남자의 그것이 얼굴 여기저기를 건드리고 있고 뒤는 엉덩이까지 드러난 하체를 입과 혀로 핥고 있었다. 뺨을 톡톡 건드린 성기가 점점 입가로 다가왔다. 독한 냄새가 풍겼다. 입에서 풍기던 역겨운 냄새보다 더 독한 냄새였다. 숨을 막히게 한 노린내였다. 보통 남자의 그런 냄새가 아니었다. 남편과도 너무나 달랐다. 혜란은 순간 얼굴을 돌렸다. 실수였다. ‘짝!’ 한 번, 두 번, 세 번 연속 후려치는 통에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챈 혜란이다. 그러나 상체만 겨우 움찍일 뿐 하체는 허벅지를 잡고 있는 힘에 못이 박힌 것처럼 꼼짝도 못했다.

“쓸데없이 힘 빼지마. 아직도 힘 쓸라면 멀었어. 쌍년!”

또 거친 욕설이 이어졌다. 숨을 몰아쉬며 팔뚝만한 성기를 입에 물렸다. 빨아, 란 말은 없지만 혜란은 알았다. 아픔이 두려운 여자는 크게 벌리고 비린내가 독한 성기를 물었다. 그리고 입술로 품으며 천천히 목에 힘을 줬다. 얼얼할 정도로 빨아도 청년의 그것은 죽지도 않았고 정액도 토하지 않았다. 혀가 마비되고 입술이 부릅뜰 때가 되서야 찐득한 흰자위 같은 정액을 입안에 뿌렸다. 양이 많았다. 처음엔 침대에 뱉었지만 숨을 헐떡거릴 때마다 조금씩 흘러나왔다.

“마셔! 흘리지 말고”

“...........”

가랑이 사이는 이미 흘퍽하게 젖었다. 덩치 큰 청년이 허벅지를 연신 핥다가 사타구니까지 집요하게 빨자 그만 흥분으로 분비한 것이다. 혜란은 자신의 몸이 불타올라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하복부에 고통이 올 때 끝났다. 무슨 커다란 꼬챙이가 뒤에서 자신을 꿰뚫자 그만 눈을 찢어져라 뜨고 정신을 잃었다. 인간의 몸이 아니라 커다란 짐승의 몸이 자신을 뒤에서 껴안고 관통을 했기 때문이다.



혜란과 경숙이 정신을 차린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옷은 그대로 입혀져 있지만 안은 허전했다. 속옷과 스타킹은 없었다. 밤이 깊어 보였다. 멀리 아파트가 보였다. 차 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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