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8부-
보름쯤 후, 차가 나왔다. 점심 든든히 먹고 시운전도 해볼 겸 부소장에게 매장을 맡기고 개점 예정지인 의왕으로 차를 몰아간다. 산업도로를 부리나케 밟으니 사십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폐타이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한 구석에 각종 기자재와 낡은 양철지붕 건물이 늘어서 있는 것이 아마 사무실로 사용했던 것처럼 보인다.
“아! 진정씨, 저 지금 의왕에 와 있는데 나오실 수 있습니까?”
“네, 금방 갈 수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알았습니다.”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 철조망 옆 조그만 개구멍이 보여 몸을 밀어 넣는다. 울퉁불퉁한 바닥에 군데군데 쓰레기 더미와 잡초가 무성하다.
이곳도 신도시 바람이 불고 있는데, 비록 산등성이를 끼고 있지만 사거리에 이런 좋은 터가 버려져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 부동산업자들이 무수히 다녀갔겠지만, 오로지 페타이어 재생을 업으로 했던 그는 한 우물만 팠던 모양이다. 모양새가 반듯하지 않아서 그렇지, 눈짐작으로 봐도 평지가 약 사백 평은 됨직한 넓은 땅이었다.
신도시 상권, 이 정도 자리에 규모 있는 매장이 들어서면 지금 강주가 관리하는 수원매장 이상의 좋은 실적이 불을 보듯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두 군데 매장에서 서로 유리한 상품을 밀어준다면, 게다가 방대한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해 낼 수 있는 판매력이 갖춰진다면 강주의 입지는 날로 커질 것이다.
“아유, 소장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빨리 오셨네요. 집이 어디세요?”
“네, 여기서 멀지 않아요. 군포예요”
“버스 타고 오셨어요?”
“아니오, 기다리실까봐 택시 타고 왔어요.”
“아니, 차 없으시냐고요?”
“아, 네. 전 운전 할 줄 몰라요.”
“아! 그러시군요.”
보아하니 전형적으로 살림만 했던 사람인 것 같다.
“혹시 남편 생전에 같은 업에 종사하는 분들, 뭐...... 친하게 지냈던 분들...... 연락 되는 분들 안 계신가요?”
“네, 있긴 있지만...... 왜요?”
“제가 저 타이어라든지, 기타 비품들 재산가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 길이 없어서 그러는데, 누가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를 받았으면 해서요. 아니면 어려운 일이 아니니 진정씨가 마무리 지으실 수 있는지......”
“네, 소장님 바쁘신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가 해야지요. 어떻게 하면 되죠?”
“다른 거 없습니다. 이 자리에 철골을 올려서 조립식으로 매장을 들이는 게 가장 저렴하고 빠를 것 같은데 그러자면 이 일대를 전부 치워야 하거든요. 한 번 알아보시고 재산가치가 있으면 파시고, 아니면 그냥이라도 가져갈 사람 있으면 줘 버려야지요.”
“예, 그렇게 할게요.”
“참, 그리고 차 나왔습니다. 타세요. 집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돌아서는데 덥석 손을 잡아 양손에 모아잡고 사정을 한다.
“소장님...... 정말 하늘처럼 알고 모실게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뭐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말 막막해서 울기도 많이 했어요.”
하소연 하는 그녀를 보니 왜소한 체격에 빼빼 마른 몸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보여 동정심을 자극한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관리하고 있는 매장 못지않은 그런 매장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런 매장 몇 개쯤 되는 체인 사장님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여기 터가 제법 넓어서 제가 기거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올 것 같네요. 가끔 여기서 자며 출퇴근도 하고 집중관리 해 드릴 테니까 마음 푹 놓으셔도 됩니다. 저도 일 년 정도만 관리해 드리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일 년 갖고는 안 되겠네요. 그렇죠? 그러니 느긋하게 맘 편히 가지세요. 참, 그리고 실제 평수도 알아야 하니까 시청에 가셔서 토지대장 한 부 발급 받으시고 측량도 부탁해 놓으세요.”
“네, 알았어요. 그리고 돈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네...... 네, 돈 걱정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필요할 땐 제가 미리 말씀을 드릴게요.”
집도 알아둘 겸, 굳이 식사대접을 한다는 걸 사양하지 못하고 집으로 가서 앉아 있는데 전화가 온다.
“어, 왜?”
“저기......미쓰정네 담당하고 지점장님 와 계신데요. 볼일 보러 나가셨다니까 기다린다고 안 가고 계시거든요. 참, 물건도 엄청나게 들어왔고요.”
“어, 그래? 창고 키는 미쓰정한테 맡겨 뒀으니까 달라고 하고 그 양반 좀 바꿔줘 봐.”
“네.”
“아, 소장님이십니까. 저 박입니다.”
“아이구, 지점장님 언제 오셨습니까?”
“아유, 우리 부소장님께서 연락드린 모양입니다. 그저 기다리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저 신경 쓰지 마시고 볼일 보시고 천천히 오십시오. 매장이나 둘러보고 있겠습니다.”
“아닙니다. 이거 어르신을 기다리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제가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아, 예. 천천히 오십시오.”
통화내용을 듣고는 그냥 가야 할 걸 예감했는지 옆에 와 서있다.
“아유, 진정씨. 그만 일어서야 하겠습니다.”
“예, 가셔야겠네요. 식사를 꼭 대접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많지 않겠습니까? 다음에 맛있게 먹지요.”
“저, 이거......”
“아니, 이게 뭡니까?”
“이백만 원이예요.”
“아니, 무슨 돈을? 필요하면 제가 말씀 드린다니까요.”
“아니요. 오빠랑 약속하신 거 상관하지 말구요. 이미 일 시작하신 거나 다름없으니까 매 달 이렇게 드리고 싶어요. 제발 받으세요. 그 대신 제가 자리 잡고 살 수 있게 해 주시면 되잖아요.”
“아 참, 그럼 알겠습니다. 받지요. 사장니...... 임.”
장난스럽게 말꼬리를 올리니 그제야 표정이 밝아진다.
“어머, 사장님이 뭐예요? 참...... 그냥 이름 불러 주세요. 그게 좋아요.”
“예, 그럼 이만 가볼 테니 마무리 짓는 대로 연락 주세요. 저도 틈나는 대로 와 볼 테니까요.”
“네, 조심해서 가세요.”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 출출하기도 하였으나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할 수 없이 매장으로 들어간다.
“아유, 오래 기다리셨지요.”
“아닙니다. 볼일은 잘 보셨는지요?”
“네, 자 어디 식사라도 가시죠.”
“아니, 기왕 기다린 거 업무 마치고 부소장님하고 식품담당님 모시고 함께 나가면 어떻겠습니까? 아니, 아예 전 직원 회식하시죠.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 그렇게 하셔도 되겠습니까? 이거 제가 모셔야 하는데...... 그럼 마무리 짓겠습니다.”
마감결재를 하고 있는데 미쓰정네 담당영업사원이 쑤욱 고개를 내밀고 사무실로 들어온다.
“소장님, 다녀오셨습니까?”
“오 오, 그래. 많이 기다렸는가? 아니, 지점장님 모시고 올 거면 미리 전화라도 주지 그랬어?”
“아니요. 저도 몰랐습니다. 이런 경우 잘 없거든요. 배송 마치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참 그리고 저 계장으로 진급했습니다. 다 소장님 덕분입니다.”
“오우, 축하해요. 그리고 그게 무슨 내 덕이야. 다 자네 복이지. 야! 오늘 술은 자네가 내야겠는데......”
미쓰김도 한 마디 거든다.
“어머, 아저씨. 한 턱 내세요.”
“네, 오늘은 저희 지점장님이 내실 모양이니까 전 다음에 한 턱 내지요.”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미쓰김의 목소리가 짜랑짜랑하다.
상가 3층에 갈비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직원들만 데리고 가려 했으나 지점장이 고집하여 거래처 파견사원들도 모두 함께 참석하였다. 나름대로 미쓰정의 위상을 살려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 위하여!”
소리와 함께 취기가 오른다.
미쓰정은 지점장 옆에 앉아 연신 애교스런 모습으로 대접을 하고 직원들은 사이사이 끼어 앉아 모두들 즐거워한다.
강주의 옆자리는 좌청룡 우백호가 아니라 좌 미쓰김 우 미쓰오다.
그사이를 헤집고 영업사원이 들어와 친한 척을 한다.
“소장님, 제 잔 한 잔 받으십시오.”
“오! 그래. 진급한 것 정말 축하합니다. 열심히 했어요.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고......”
“아유, 갑자기 웬 존댓말을 하세요? 소름 돋게......”
“아이구, 사석에서야 당연히 존대를 해드려야지. 우리 계장님이 나보다도 연배이실 텐데...... 왜? 이상해요? 그럼 다시 반말 할까?”
놀란 척 다시 바라보며 아부를 늘어놓는다.
“아! 역시 저희 지점장님이 반하신 이유가 매출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지점장님이 한 번씩 매장 순회하실 때마다, 조그만 매장 일선 담당들도 저희 영업사원 대하듯 함부로 구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큰소리나 빵빵 치고......”
“어른들에게 그러면 쓰나...... 다 제 그릇이 그거 밖에 아니라 그렇지. 소속이 다를 뿐이지, 나도 우리 회사 부장님 앞에선 고개도 바로 못 펴는데...... 자, 술이나 합시다.”
“예, 많이 드십시오.”
“지점장님, 이거 정말 폐가 많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희들 이 달 회식은 잊어버렸습니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직원들이 벌떼처럼 들이댄다.
“싫어요. 소장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허허허, 그럼요. 또 해 주셔야지요. 아니면 제가 욕을 먹겠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네, 소장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번에 창고도 별도로 얻으시면서 돈도 많이 쓰셨다고 들었는데...... 고맙습니다. 뒷일은 저희 담당이 모실 겁니다.”
“아, 예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다음엔 제가 한 번 모시겠습니다.”
직원들은 매장 앞 한 쪽에 모여 이차모임을 기대하며 웅성거리고, 잠시 후 영업사원이 놀란 얼굴로 강주에게 다가왔다.
“저기...... 소장님.”
“예, 왜요?”
“저희 지점장님이 법인카드를 주고 가셨는데요.”
“그런데......”
“저기......천만 원 범위 안에서 쓰라는데요.”
“뭐요? 천만 원? 에이, 농담이겠지...... 자, 어디 이차 가서 맥주나 한 잔 더 합시다.”
“아니에요. 제가 재차 여쭤봤어요. 분명히 천만 원이라고 못을 박더라고요. 저기...... 간혹 저희 지점에서 업체 간부들 회의가 열리거나 하면 호텔을 며칠씩 이용하기도 하니까 그 정도 지출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요? 그야 그럴 수 있겠지. 야...... 이거 무슨 뜻일까?”
“소장님, 저희 지점장님이 소장님 밀어드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일 한 번 저질러 보죠? 우선 직원들 남문 쪽으로 이차 보내놓고 제가 아는 술집에 가서 현금을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까짓 거 아니면 내일 다시 찾아서 입금 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야...... 이거 고민 되는데...... 이거 괜히 개망신 하는 거 아닐까?”
“그러면 작업 다 해놓고 제가 먼저 저희 지점장님께 보고하고 나서 아무 일 없이 넘어가면 전화 드릴 테니까, 그때 소장님이 인사치레 전화라도 넣어주시고, 만일 아니라면 지점장님 뜻을 잘 몰라서 제가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고 반납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게...... 그게 낫겠는데...... 일단은 나 개입시키지 말고, 혹시라도 모르니 영수증 처리는 분명히 하시고...... 아이고, 난 생각만 해도 골 아파서 들어갈 테니, 그럼 당신이 우리 애들 좀 책임 져 주쇼.”
“아, 예. 그럼 내일 뵙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업체에서야 판매방식의 일대 혁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업체 지점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입장에 섣불리 휩쓸릴 수는 없는 일이다.
강주는 부소장과 거래처 담당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택시를 기다리기 위해 상가 주차장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니 젊은 부부가 아이를 한 명 데리고 막 찻길을 건너오는데 안면이 있어 보인다.
스치듯 지나치는데 강주를 본 여자가 흠칫 놀란다.
“누구더라?”
혼자 속으로 생각해 보지만 금방 떠오르질 않는다.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이겠거니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보는데 남자와 아이를 먼저 보내고 다시 돌아온다.
“누구지? 아...... 이거, 씨바...... 술을 끊든지 해야지. 벌써 치매도 아니고......”
혹시나 했던 여자는 역시나 강주에게 다가와서 다시 뒤를 돌아보곤 남편과 아이가 아파트로 사라지자 비로소 안심한 듯 말을 꺼낸다.
“저...... 안녕하셨어요?”
“아, 네...... 누구...... 시더라?”
“어머! 저 기억 못 하시겠어요?”
“아...... 제가 지금 술이 많이 돼서...... 아! 혹시......”
“네, 저...... 잠깐만 시간 좀 내 주시겠어요?”
여자는 일전에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려서 강주에게 강간을 당하고 돈을 빼앗긴 적이 있는 여자였다. 대수롭지 않게 워낙 많은 주부들을 강간하고 주로 뒤치기를 해서인지 아니면 타고난 품성이 무관심해서인지 여자의 얼굴을 금방 기억해 내지 못하였으니 여자는 너무나 당황스럽고 몹시 부끄러워 목덜미까지 발갛게 물 들어간다.
“어어...... 그래 어디로 갈까?”
“저기...... 혹시 남편이 다시 나올지 모르니까 우선 저 쪽으로 아무데나......”
“그래, 가지.”
강주는 여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아파트 단지 반대쪽으로 상가의 조명을 피해 어두운 길로 들어선다.
한 번 강간을 당하고 다시 찾아오는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서 강주도 내심 이유가 궁금하였다.
“그래, 무슨 일인데......”
“저...... 소장님. 저, 돈 좀 빌려 주시면 안 될까요?”
“돈? 돈은 왜?”
“아...... 지난번에 그렇게 돈을 드리고 나서 돈을 구할 길이 없어 가지고...... 제가 사채를 조금 얻어 썼거든요.”
“아! 그랬어? 그거 굉장히 위험하다고 하는 것 같던데......”
“네,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우선 급해서...... 이자도 많이 비싸고......”
“그래, 얼마나? 그리고 빌려주면 어떻게 갚을 건데?”
“네, 오백정도만...... 그때 소장님께서 저 취직 시켜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일 해서 갚아 드릴게요. 네?”
“뭐 하는데...... 오백씩이나? 내가 너한테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았을 건데......”
“네, 제가 또 이것저것 쓰다보니까......”
“참, 나...... 너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무슨 배짱으로 남편 모르게 그런 돈을 쓰니? 차라리 날 진작 찾아오지.”
“네, 죄송해요. 그래서 여기저기 일자리 구해보려고 해도 전부 늦게까지 해야 하는 일들이라서...... 친정에다 말 할 수도 없고......”
강주는 통장에도 돈이 있고 또 방금 전에 거래처 담당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어서 돈 걱정은 그다지 되지 않았다. 가녀린 몸매의 그녀가 애절하게 사정을 해 오자 어쩌면 남의 여자를 오래도록 곁에 두고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그래, 빌려줄게...... 그렇지만 너 일찍 퇴근할 거 같으면 월급도 그리 많지 않을 건데 일 년도 넘게 꼬박 벌어야 갚을 수 있을 거 아냐?”
“네, 할 수 있어요. 제가 월급 나오는 대로 바로 바로 갚아 드릴게요.”
“그래, 그러자. 네가 이렇게까지 사정하는데...... 우리 사이에 뭐...... 안 그래?”
강주는 여자를 안심 시키며 어깨에 팔을 걸친다. 여자는 주변을 의식해 몸을 움츠리며 강주의 팔을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아유...... 소장님...... 여기 동네라서...... 누가 보면 큰일 나요.”
“후훗...... 그래, 그렇지. 조심해야지...... 너 그럼 나하고 일 하게 되면 각오는 하고 있지? 앞으로 일 년이 걸리든 이년이 걸리든 돈 모두 갚을 때까지는 넌 내 마누라야. 알겠어? 너도 그것만 약속해.”
“네...... 그럴게요. 그렇지만 소문나면 전 정말 죽어요. 소장님. 그러니까......”
“그래, 알아. 절대 소문 날 일은 없어. 그러니까 너는 나만 믿고 아무 때고 내가 달라면 가랑이 벌려. 알겠어?”
“네......”
“자, 그럼 가자. 내가 지금 술도 한 잔 먹고 마음이 동한다.”
“저...... 소장님. 지금은 빨리 들어가 봐야 하거든요. 반찬거리 하나 사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그래, 금방 보내줄게.”
“아, 어떻게 해......”
강주는 새로 얻은 창고로 여자를 데리고 들어간다. 창고 안에는 엄청난 물량의 캔 음료수와 조미료 포대가 쌓여있었다.
조미료 포대를 몇 개 들어내려 바닥에 쌓고 서둘러 옷을 벗는다.
“자, 너도 어서 벗어. 시간 없다면서......”
“네, 알았어요. 그럼, 소장님...... 빨리 끝내주세요. 네?”
“쿡쿡...... 야. 네 말이 더 우습다. 뭘 빨리 끝내?”
“아이 참, 놀리지 마시고요.”
여자는 티셔츠와 반바지를 서둘러 벗고는 브라와 팬티를 내리며 몸을 가린다.
“야..... 뭘 가리니? 우리가 처음도 아닌데...... 어서 이리 와.”
강주는 시간도 아낄 겸 정복감에 들떠 여자에게는 애무도 해주지 않고 바로 머리채를 잡아 주저앉힌다.
여자는 강주의 앞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으며 강주의 좆을 입으로 가져가고 강주는 선 채로 고개를 뒤로 꺾으며 그 느낌을 즐긴다.
“흐릅...... 쭐...... 쭈릅......”
“흐윽, 아아아...... 흑, 하아......”
여자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꽂아 넣은 채 머리를 잡고 허리놀림에 속도를 더한다. 여자의 입에 대고 씹질을 하듯이 허리를 놀리니 강주의 좆이 목구멍까지 찔러 대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처럼 욱욱 거린다.
“훅, 훅, 훅, 훅.”
“쭈릅...... 욱, 욱, 욱, 우우욱. 캑, 캑, 우우우욱......”
“괜찮아?”
“헉, 헉...... 아유...... 소장님...... 그러면 어떻게 해요? 학, 학.”
“하하...... 미안, 미안...... 자 이리 돌아서 봐.”
강주는 여자를 돌려세운다. 엉덩이를 몇 차례 두들기고는 좆 끝으로 음순을 문질러 길을 내고는 이내 밀어 넣는다.
“자, 들어간다.”
“으으으......흥......”
“씹할 년, 콧소리는...... 야, 내가 너 안 해줬으면 어쩔 뻔 했냐?”
“아이...... 으흥...... 그런...... 말...... 아학, 윽, 싫어요...... 소장님......”
“소장은...... 훅, 훅, 무슨...... 여보라......고 해 봐.”
“네, 여...... 으흥...... 보......”
“훅, 훅, 훅,”
“아항...... 여보...... 아학, 아학, 아학, 으흥......”
강주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여자를 조미료 포대 위로 바짝 엎드리게 하고 엉덩이에 바싹 붙어 좆질에 속도를 더한다. 창고 안에는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사타구니에서 씹물의 철벅 거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퍽, 퍽, 퍽, 퍽...... 훅, 훅, 훅......”
“으흥, 으흥, 으흥, 아학...... 여...... 보...... 나 죽...... 어요...... 으흥......”
“그래, 훅, 훅, 훅, 죽어...... 훅...... 라...... 이년...... 훅.”
“아학, 싫어..... 요...... 윽, 윽, 아학...... 그런...... 말......”
“씹할...... 년...... 이 보지...... 이제...... 훅, 훅, 누구 거지? 훅, 훅.”
“뿌적 뿌적...... 퍽, 퍽, 으흑...... 당신...... 거에요...... 아학.”
“그래...... 훅, 훅, 훅...... 자...... 나온다...... 입 벌려......”
“아학, 아학, 싫어...... 아학...... 요......”
강주는 여자를 돌려 앉혀 놓고 입에다 강제로 밀어 넣는다.
“헉, 헉, 헉...... 씨바...... 내 새끼들...... 하수구로 버릴...... 헉,헉, 수는 없지......”
“욱욱...... 아잉......”
“어헉...... 싼다...... 울컥, 울컥, 울컥...... 흐윽......”
“우욱, 꿀꺽, 욱, 꿀꺽, 웁, 웁, 콜록...... 헉, 헉, 아우...... 소장님...... 미쳤어요...... 우욱.”
강주의 좆이 목구멍 끝을 찔러 토악질을 하다가 모두 받아 삼키고 만다. 여자는 그러면서도 강주의 정액을 받아먹은 자신이 스스로 대견한지 강주에게 모두 삼켰다는 걸 확인이라도 시켜 주려는 듯 강주의 좆을 붙잡고 마지막 스피드를 올려 남은 정액을 짜내 입으로 빨아준다.
“헉, 헉, 수고했어...... 야...... 너 제법...... 이다.”
“하악, 하악, 아유...... 냄새......”
“하하하...... 너 씻으면...... 내 새끼들이...... 헉, 헉, 모두 하수구로...... 갈 거 아니냐? 네 뱃속에 있어야지.”
“칫, 이 배가...... 뭐...... 그 밴가요?”
“자, 하하하...... 씻으러 가자. 아...... 씨바...... 또 수건이 없어서 셔츠 버리겠네.”
“제가 내일 집에 있는 수건 몇 장 갖다 드릴게요.”
“그래, 참...... 우리 마누라 이름도 모른다. 뭐였지?”
“피...... 정숙이요. 배정숙.”
“그래, 정숙아...... 내일 사진하고 이력서 써 가지고 사무실로 와.”
“네, 아유...... 그런데 아가씨 보기 창피해서 어떻게 해요......”
“뭐, 어때서 그래? 그년은 씹질 안 하고 산다던?”
“아유, 참...... 소장님은 안 그렇게 생긴 분이 왜 그렇게 입이 험해요? 호호호......”
“하하하...... 그거 칭찬으로 생각하마. 자, 얼른 씻고 가야지. 내일 일찍 와. 돈도 빨리 갚아 버려야 할 거 아냐?”
“네. 그럴게요.”
보름쯤 후, 차가 나왔다. 점심 든든히 먹고 시운전도 해볼 겸 부소장에게 매장을 맡기고 개점 예정지인 의왕으로 차를 몰아간다. 산업도로를 부리나케 밟으니 사십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폐타이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한 구석에 각종 기자재와 낡은 양철지붕 건물이 늘어서 있는 것이 아마 사무실로 사용했던 것처럼 보인다.
“아! 진정씨, 저 지금 의왕에 와 있는데 나오실 수 있습니까?”
“네, 금방 갈 수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알았습니다.”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 철조망 옆 조그만 개구멍이 보여 몸을 밀어 넣는다. 울퉁불퉁한 바닥에 군데군데 쓰레기 더미와 잡초가 무성하다.
이곳도 신도시 바람이 불고 있는데, 비록 산등성이를 끼고 있지만 사거리에 이런 좋은 터가 버려져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 부동산업자들이 무수히 다녀갔겠지만, 오로지 페타이어 재생을 업으로 했던 그는 한 우물만 팠던 모양이다. 모양새가 반듯하지 않아서 그렇지, 눈짐작으로 봐도 평지가 약 사백 평은 됨직한 넓은 땅이었다.
신도시 상권, 이 정도 자리에 규모 있는 매장이 들어서면 지금 강주가 관리하는 수원매장 이상의 좋은 실적이 불을 보듯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두 군데 매장에서 서로 유리한 상품을 밀어준다면, 게다가 방대한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해 낼 수 있는 판매력이 갖춰진다면 강주의 입지는 날로 커질 것이다.
“아유, 소장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죠?”
“아니에요. 빨리 오셨네요. 집이 어디세요?”
“네, 여기서 멀지 않아요. 군포예요”
“버스 타고 오셨어요?”
“아니오, 기다리실까봐 택시 타고 왔어요.”
“아니, 차 없으시냐고요?”
“아, 네. 전 운전 할 줄 몰라요.”
“아! 그러시군요.”
보아하니 전형적으로 살림만 했던 사람인 것 같다.
“혹시 남편 생전에 같은 업에 종사하는 분들, 뭐...... 친하게 지냈던 분들...... 연락 되는 분들 안 계신가요?”
“네, 있긴 있지만...... 왜요?”
“제가 저 타이어라든지, 기타 비품들 재산가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 길이 없어서 그러는데, 누가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를 받았으면 해서요. 아니면 어려운 일이 아니니 진정씨가 마무리 지으실 수 있는지......”
“네, 소장님 바쁘신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가 해야지요. 어떻게 하면 되죠?”
“다른 거 없습니다. 이 자리에 철골을 올려서 조립식으로 매장을 들이는 게 가장 저렴하고 빠를 것 같은데 그러자면 이 일대를 전부 치워야 하거든요. 한 번 알아보시고 재산가치가 있으면 파시고, 아니면 그냥이라도 가져갈 사람 있으면 줘 버려야지요.”
“예, 그렇게 할게요.”
“참, 그리고 차 나왔습니다. 타세요. 집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돌아서는데 덥석 손을 잡아 양손에 모아잡고 사정을 한다.
“소장님...... 정말 하늘처럼 알고 모실게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뭐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말 막막해서 울기도 많이 했어요.”
하소연 하는 그녀를 보니 왜소한 체격에 빼빼 마른 몸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보여 동정심을 자극한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관리하고 있는 매장 못지않은 그런 매장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런 매장 몇 개쯤 되는 체인 사장님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여기 터가 제법 넓어서 제가 기거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올 것 같네요. 가끔 여기서 자며 출퇴근도 하고 집중관리 해 드릴 테니까 마음 푹 놓으셔도 됩니다. 저도 일 년 정도만 관리해 드리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일 년 갖고는 안 되겠네요. 그렇죠? 그러니 느긋하게 맘 편히 가지세요. 참, 그리고 실제 평수도 알아야 하니까 시청에 가셔서 토지대장 한 부 발급 받으시고 측량도 부탁해 놓으세요.”
“네, 알았어요. 그리고 돈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네...... 네, 돈 걱정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필요할 땐 제가 미리 말씀을 드릴게요.”
집도 알아둘 겸, 굳이 식사대접을 한다는 걸 사양하지 못하고 집으로 가서 앉아 있는데 전화가 온다.
“어, 왜?”
“저기......미쓰정네 담당하고 지점장님 와 계신데요. 볼일 보러 나가셨다니까 기다린다고 안 가고 계시거든요. 참, 물건도 엄청나게 들어왔고요.”
“어, 그래? 창고 키는 미쓰정한테 맡겨 뒀으니까 달라고 하고 그 양반 좀 바꿔줘 봐.”
“네.”
“아, 소장님이십니까. 저 박입니다.”
“아이구, 지점장님 언제 오셨습니까?”
“아유, 우리 부소장님께서 연락드린 모양입니다. 그저 기다리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저 신경 쓰지 마시고 볼일 보시고 천천히 오십시오. 매장이나 둘러보고 있겠습니다.”
“아닙니다. 이거 어르신을 기다리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제가 한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아, 예. 천천히 오십시오.”
통화내용을 듣고는 그냥 가야 할 걸 예감했는지 옆에 와 서있다.
“아유, 진정씨. 그만 일어서야 하겠습니다.”
“예, 가셔야겠네요. 식사를 꼭 대접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많지 않겠습니까? 다음에 맛있게 먹지요.”
“저, 이거......”
“아니, 이게 뭡니까?”
“이백만 원이예요.”
“아니, 무슨 돈을? 필요하면 제가 말씀 드린다니까요.”
“아니요. 오빠랑 약속하신 거 상관하지 말구요. 이미 일 시작하신 거나 다름없으니까 매 달 이렇게 드리고 싶어요. 제발 받으세요. 그 대신 제가 자리 잡고 살 수 있게 해 주시면 되잖아요.”
“아 참, 그럼 알겠습니다. 받지요. 사장니...... 임.”
장난스럽게 말꼬리를 올리니 그제야 표정이 밝아진다.
“어머, 사장님이 뭐예요? 참...... 그냥 이름 불러 주세요. 그게 좋아요.”
“예, 그럼 이만 가볼 테니 마무리 짓는 대로 연락 주세요. 저도 틈나는 대로 와 볼 테니까요.”
“네, 조심해서 가세요.”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 출출하기도 하였으나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할 수 없이 매장으로 들어간다.
“아유, 오래 기다리셨지요.”
“아닙니다. 볼일은 잘 보셨는지요?”
“네, 자 어디 식사라도 가시죠.”
“아니, 기왕 기다린 거 업무 마치고 부소장님하고 식품담당님 모시고 함께 나가면 어떻겠습니까? 아니, 아예 전 직원 회식하시죠.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아! 그렇게 하셔도 되겠습니까? 이거 제가 모셔야 하는데...... 그럼 마무리 짓겠습니다.”
마감결재를 하고 있는데 미쓰정네 담당영업사원이 쑤욱 고개를 내밀고 사무실로 들어온다.
“소장님, 다녀오셨습니까?”
“오 오, 그래. 많이 기다렸는가? 아니, 지점장님 모시고 올 거면 미리 전화라도 주지 그랬어?”
“아니요. 저도 몰랐습니다. 이런 경우 잘 없거든요. 배송 마치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참 그리고 저 계장으로 진급했습니다. 다 소장님 덕분입니다.”
“오우, 축하해요. 그리고 그게 무슨 내 덕이야. 다 자네 복이지. 야! 오늘 술은 자네가 내야겠는데......”
미쓰김도 한 마디 거든다.
“어머, 아저씨. 한 턱 내세요.”
“네, 오늘은 저희 지점장님이 내실 모양이니까 전 다음에 한 턱 내지요.”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미쓰김의 목소리가 짜랑짜랑하다.
상가 3층에 갈비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직원들만 데리고 가려 했으나 지점장이 고집하여 거래처 파견사원들도 모두 함께 참석하였다. 나름대로 미쓰정의 위상을 살려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 위하여!”
소리와 함께 취기가 오른다.
미쓰정은 지점장 옆에 앉아 연신 애교스런 모습으로 대접을 하고 직원들은 사이사이 끼어 앉아 모두들 즐거워한다.
강주의 옆자리는 좌청룡 우백호가 아니라 좌 미쓰김 우 미쓰오다.
그사이를 헤집고 영업사원이 들어와 친한 척을 한다.
“소장님, 제 잔 한 잔 받으십시오.”
“오! 그래. 진급한 것 정말 축하합니다. 열심히 했어요.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고......”
“아유, 갑자기 웬 존댓말을 하세요? 소름 돋게......”
“아이구, 사석에서야 당연히 존대를 해드려야지. 우리 계장님이 나보다도 연배이실 텐데...... 왜? 이상해요? 그럼 다시 반말 할까?”
놀란 척 다시 바라보며 아부를 늘어놓는다.
“아! 역시 저희 지점장님이 반하신 이유가 매출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지점장님이 한 번씩 매장 순회하실 때마다, 조그만 매장 일선 담당들도 저희 영업사원 대하듯 함부로 구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큰소리나 빵빵 치고......”
“어른들에게 그러면 쓰나...... 다 제 그릇이 그거 밖에 아니라 그렇지. 소속이 다를 뿐이지, 나도 우리 회사 부장님 앞에선 고개도 바로 못 펴는데...... 자, 술이나 합시다.”
“예, 많이 드십시오.”
“지점장님, 이거 정말 폐가 많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희들 이 달 회식은 잊어버렸습니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직원들이 벌떼처럼 들이댄다.
“싫어요. 소장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허허허, 그럼요. 또 해 주셔야지요. 아니면 제가 욕을 먹겠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네, 소장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번에 창고도 별도로 얻으시면서 돈도 많이 쓰셨다고 들었는데...... 고맙습니다. 뒷일은 저희 담당이 모실 겁니다.”
“아, 예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다음엔 제가 한 번 모시겠습니다.”
직원들은 매장 앞 한 쪽에 모여 이차모임을 기대하며 웅성거리고, 잠시 후 영업사원이 놀란 얼굴로 강주에게 다가왔다.
“저기...... 소장님.”
“예, 왜요?”
“저희 지점장님이 법인카드를 주고 가셨는데요.”
“그런데......”
“저기......천만 원 범위 안에서 쓰라는데요.”
“뭐요? 천만 원? 에이, 농담이겠지...... 자, 어디 이차 가서 맥주나 한 잔 더 합시다.”
“아니에요. 제가 재차 여쭤봤어요. 분명히 천만 원이라고 못을 박더라고요. 저기...... 간혹 저희 지점에서 업체 간부들 회의가 열리거나 하면 호텔을 며칠씩 이용하기도 하니까 그 정도 지출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요? 그야 그럴 수 있겠지. 야...... 이거 무슨 뜻일까?”
“소장님, 저희 지점장님이 소장님 밀어드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일 한 번 저질러 보죠? 우선 직원들 남문 쪽으로 이차 보내놓고 제가 아는 술집에 가서 현금을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까짓 거 아니면 내일 다시 찾아서 입금 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야...... 이거 고민 되는데...... 이거 괜히 개망신 하는 거 아닐까?”
“그러면 작업 다 해놓고 제가 먼저 저희 지점장님께 보고하고 나서 아무 일 없이 넘어가면 전화 드릴 테니까, 그때 소장님이 인사치레 전화라도 넣어주시고, 만일 아니라면 지점장님 뜻을 잘 몰라서 제가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고 반납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게...... 그게 낫겠는데...... 일단은 나 개입시키지 말고, 혹시라도 모르니 영수증 처리는 분명히 하시고...... 아이고, 난 생각만 해도 골 아파서 들어갈 테니, 그럼 당신이 우리 애들 좀 책임 져 주쇼.”
“아, 예. 그럼 내일 뵙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업체에서야 판매방식의 일대 혁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사건인 것은 분명하지만 업체 지점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입장에 섣불리 휩쓸릴 수는 없는 일이다.
강주는 부소장과 거래처 담당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택시를 기다리기 위해 상가 주차장 앞으로 걸음을 옮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니 젊은 부부가 아이를 한 명 데리고 막 찻길을 건너오는데 안면이 있어 보인다.
스치듯 지나치는데 강주를 본 여자가 흠칫 놀란다.
“누구더라?”
혼자 속으로 생각해 보지만 금방 떠오르질 않는다.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이겠거니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보는데 남자와 아이를 먼저 보내고 다시 돌아온다.
“누구지? 아...... 이거, 씨바...... 술을 끊든지 해야지. 벌써 치매도 아니고......”
혹시나 했던 여자는 역시나 강주에게 다가와서 다시 뒤를 돌아보곤 남편과 아이가 아파트로 사라지자 비로소 안심한 듯 말을 꺼낸다.
“저...... 안녕하셨어요?”
“아, 네...... 누구...... 시더라?”
“어머! 저 기억 못 하시겠어요?”
“아...... 제가 지금 술이 많이 돼서...... 아! 혹시......”
“네, 저...... 잠깐만 시간 좀 내 주시겠어요?”
여자는 일전에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려서 강주에게 강간을 당하고 돈을 빼앗긴 적이 있는 여자였다. 대수롭지 않게 워낙 많은 주부들을 강간하고 주로 뒤치기를 해서인지 아니면 타고난 품성이 무관심해서인지 여자의 얼굴을 금방 기억해 내지 못하였으니 여자는 너무나 당황스럽고 몹시 부끄러워 목덜미까지 발갛게 물 들어간다.
“어어...... 그래 어디로 갈까?”
“저기...... 혹시 남편이 다시 나올지 모르니까 우선 저 쪽으로 아무데나......”
“그래, 가지.”
강주는 여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아파트 단지 반대쪽으로 상가의 조명을 피해 어두운 길로 들어선다.
한 번 강간을 당하고 다시 찾아오는 일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서 강주도 내심 이유가 궁금하였다.
“그래, 무슨 일인데......”
“저...... 소장님. 저, 돈 좀 빌려 주시면 안 될까요?”
“돈? 돈은 왜?”
“아...... 지난번에 그렇게 돈을 드리고 나서 돈을 구할 길이 없어 가지고...... 제가 사채를 조금 얻어 썼거든요.”
“아! 그랬어? 그거 굉장히 위험하다고 하는 것 같던데......”
“네, 전...... 그런 것도 모르고, 우선 급해서...... 이자도 많이 비싸고......”
“그래, 얼마나? 그리고 빌려주면 어떻게 갚을 건데?”
“네, 오백정도만...... 그때 소장님께서 저 취직 시켜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일 해서 갚아 드릴게요. 네?”
“뭐 하는데...... 오백씩이나? 내가 너한테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았을 건데......”
“네, 제가 또 이것저것 쓰다보니까......”
“참, 나...... 너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무슨 배짱으로 남편 모르게 그런 돈을 쓰니? 차라리 날 진작 찾아오지.”
“네, 죄송해요. 그래서 여기저기 일자리 구해보려고 해도 전부 늦게까지 해야 하는 일들이라서...... 친정에다 말 할 수도 없고......”
강주는 통장에도 돈이 있고 또 방금 전에 거래처 담당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어서 돈 걱정은 그다지 되지 않았다. 가녀린 몸매의 그녀가 애절하게 사정을 해 오자 어쩌면 남의 여자를 오래도록 곁에 두고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그래, 빌려줄게...... 그렇지만 너 일찍 퇴근할 거 같으면 월급도 그리 많지 않을 건데 일 년도 넘게 꼬박 벌어야 갚을 수 있을 거 아냐?”
“네, 할 수 있어요. 제가 월급 나오는 대로 바로 바로 갚아 드릴게요.”
“그래, 그러자. 네가 이렇게까지 사정하는데...... 우리 사이에 뭐...... 안 그래?”
강주는 여자를 안심 시키며 어깨에 팔을 걸친다. 여자는 주변을 의식해 몸을 움츠리며 강주의 팔을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아유...... 소장님...... 여기 동네라서...... 누가 보면 큰일 나요.”
“후훗...... 그래, 그렇지. 조심해야지...... 너 그럼 나하고 일 하게 되면 각오는 하고 있지? 앞으로 일 년이 걸리든 이년이 걸리든 돈 모두 갚을 때까지는 넌 내 마누라야. 알겠어? 너도 그것만 약속해.”
“네...... 그럴게요. 그렇지만 소문나면 전 정말 죽어요. 소장님. 그러니까......”
“그래, 알아. 절대 소문 날 일은 없어. 그러니까 너는 나만 믿고 아무 때고 내가 달라면 가랑이 벌려. 알겠어?”
“네......”
“자, 그럼 가자. 내가 지금 술도 한 잔 먹고 마음이 동한다.”
“저...... 소장님. 지금은 빨리 들어가 봐야 하거든요. 반찬거리 하나 사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그래, 금방 보내줄게.”
“아, 어떻게 해......”
강주는 새로 얻은 창고로 여자를 데리고 들어간다. 창고 안에는 엄청난 물량의 캔 음료수와 조미료 포대가 쌓여있었다.
조미료 포대를 몇 개 들어내려 바닥에 쌓고 서둘러 옷을 벗는다.
“자, 너도 어서 벗어. 시간 없다면서......”
“네, 알았어요. 그럼, 소장님...... 빨리 끝내주세요. 네?”
“쿡쿡...... 야. 네 말이 더 우습다. 뭘 빨리 끝내?”
“아이 참, 놀리지 마시고요.”
여자는 티셔츠와 반바지를 서둘러 벗고는 브라와 팬티를 내리며 몸을 가린다.
“야..... 뭘 가리니? 우리가 처음도 아닌데...... 어서 이리 와.”
강주는 시간도 아낄 겸 정복감에 들떠 여자에게는 애무도 해주지 않고 바로 머리채를 잡아 주저앉힌다.
여자는 강주의 앞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으며 강주의 좆을 입으로 가져가고 강주는 선 채로 고개를 뒤로 꺾으며 그 느낌을 즐긴다.
“흐릅...... 쭐...... 쭈릅......”
“흐윽, 아아아...... 흑, 하아......”
여자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꽂아 넣은 채 머리를 잡고 허리놀림에 속도를 더한다. 여자의 입에 대고 씹질을 하듯이 허리를 놀리니 강주의 좆이 목구멍까지 찔러 대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처럼 욱욱 거린다.
“훅, 훅, 훅, 훅.”
“쭈릅...... 욱, 욱, 욱, 우우욱. 캑, 캑, 우우우욱......”
“괜찮아?”
“헉, 헉...... 아유...... 소장님...... 그러면 어떻게 해요? 학, 학.”
“하하...... 미안, 미안...... 자 이리 돌아서 봐.”
강주는 여자를 돌려세운다. 엉덩이를 몇 차례 두들기고는 좆 끝으로 음순을 문질러 길을 내고는 이내 밀어 넣는다.
“자, 들어간다.”
“으으으......흥......”
“씹할 년, 콧소리는...... 야, 내가 너 안 해줬으면 어쩔 뻔 했냐?”
“아이...... 으흥...... 그런...... 말...... 아학, 윽, 싫어요...... 소장님......”
“소장은...... 훅, 훅, 무슨...... 여보라......고 해 봐.”
“네, 여...... 으흥...... 보......”
“훅, 훅, 훅,”
“아항...... 여보...... 아학, 아학, 아학, 으흥......”
강주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여자를 조미료 포대 위로 바짝 엎드리게 하고 엉덩이에 바싹 붙어 좆질에 속도를 더한다. 창고 안에는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사타구니에서 씹물의 철벅 거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퍽, 퍽, 퍽, 퍽...... 훅, 훅, 훅......”
“으흥, 으흥, 으흥, 아학...... 여...... 보...... 나 죽...... 어요...... 으흥......”
“그래, 훅, 훅, 훅, 죽어...... 훅...... 라...... 이년...... 훅.”
“아학, 싫어..... 요...... 윽, 윽, 아학...... 그런...... 말......”
“씹할...... 년...... 이 보지...... 이제...... 훅, 훅, 누구 거지? 훅, 훅.”
“뿌적 뿌적...... 퍽, 퍽, 으흑...... 당신...... 거에요...... 아학.”
“그래...... 훅, 훅, 훅...... 자...... 나온다...... 입 벌려......”
“아학, 아학, 싫어...... 아학...... 요......”
강주는 여자를 돌려 앉혀 놓고 입에다 강제로 밀어 넣는다.
“헉, 헉, 헉...... 씨바...... 내 새끼들...... 하수구로 버릴...... 헉,헉, 수는 없지......”
“욱욱...... 아잉......”
“어헉...... 싼다...... 울컥, 울컥, 울컥...... 흐윽......”
“우욱, 꿀꺽, 욱, 꿀꺽, 웁, 웁, 콜록...... 헉, 헉, 아우...... 소장님...... 미쳤어요...... 우욱.”
강주의 좆이 목구멍 끝을 찔러 토악질을 하다가 모두 받아 삼키고 만다. 여자는 그러면서도 강주의 정액을 받아먹은 자신이 스스로 대견한지 강주에게 모두 삼켰다는 걸 확인이라도 시켜 주려는 듯 강주의 좆을 붙잡고 마지막 스피드를 올려 남은 정액을 짜내 입으로 빨아준다.
“헉, 헉, 수고했어...... 야...... 너 제법...... 이다.”
“하악, 하악, 아유...... 냄새......”
“하하하...... 너 씻으면...... 내 새끼들이...... 헉, 헉, 모두 하수구로...... 갈 거 아니냐? 네 뱃속에 있어야지.”
“칫, 이 배가...... 뭐...... 그 밴가요?”
“자, 하하하...... 씻으러 가자. 아...... 씨바...... 또 수건이 없어서 셔츠 버리겠네.”
“제가 내일 집에 있는 수건 몇 장 갖다 드릴게요.”
“그래, 참...... 우리 마누라 이름도 모른다. 뭐였지?”
“피...... 정숙이요. 배정숙.”
“그래, 정숙아...... 내일 사진하고 이력서 써 가지고 사무실로 와.”
“네, 아유...... 그런데 아가씨 보기 창피해서 어떻게 해요......”
“뭐, 어때서 그래? 그년은 씹질 안 하고 산다던?”
“아유, 참...... 소장님은 안 그렇게 생긴 분이 왜 그렇게 입이 험해요? 호호호......”
“하하하...... 그거 칭찬으로 생각하마. 자, 얼른 씻고 가야지. 내일 일찍 와. 돈도 빨리 갚아 버려야 할 거 아냐?”
“네. 그럴게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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