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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57 735회 0건
슈퍼맨-16부-



“소장님, 생선코너에 술국 끓여놓으라고 했는데, 이리 가져올까요?”



“어? 미쓰김이 시켰어?”



“그럼, 마누라 말고 누가 있겠어요? 소장님, 지금도 술 냄새 많이 나요.”



“킥! 자식이...... 그래, 고맙다. 내가 가서 먹지. 그리고 이따 저녁에 남문에나 같이 나가자.”



“남문에는 왜요?”



“우리 애기마누라 옷 한 벌 사주고 싶어서 그런다. 신체검사도 끝났는데...... 왜, 싫어?”



“어머, 정말이세요? 제 맘대로 비싼 거 골라도 되는 거죠?”



“그럼, 자기 옷을 자기가 골라야지, 누가 골라주니? 그리고 공사하는 분들 오면 여기 열쇠 내주고......”



생선코너 뒤 작업실에 들어가니 얼큰한 냄새에 회가 동한다.



“와! 이거...... 여러분 일하는데 미안합니다. 이거 누구 작품이야?”



“생선 아줌마요.”



“야 이거...... 또 술 생각이 나는데...... 누구 아침 안 먹은 사람 있으면 숟가락 들고 덤비지?”



“이그...... 소장님도 참...... 어서 드세요.”



한참을 후루룩거리며 먹는데 인터폰이 울린다.



“어! 이런...... 소장님, 영업부장님하고 감사님 오셨다는데요?”



“어머나! 어떻게 하죠? 이...... 냄새가 금방 안 빠질 텐데......”



“아이고! 그러게...... 이거 씨바...... 좆 됐네.”



작업장 문이 벌컥 열리며 감사와 부장이 들어온다.

직원들은 경황 중에 경계의 눈빛으로 인사도 제대로 못 한다



“어이...... 수고들 많아요.”



“아이구,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아! 최소장, 요즘 수고가 많지? 아! 애로사항이 있으면 보고를 하지. 본사 지원부서 뒀다 언제 써먹나?”



“네?......”



“어? 이게 뭐야? 우럭매운탕인가? 얼큰하겠는데...... 저기...... 아줌마 숟가락 있으면 한 두 개 더 줘 봐요. 이부장도 한 숟가락 떠보지. 맛있겠는데......”



본부감사가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 직원들은 기가 질려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아유, 감사님. 새로 해서 올리겠습니다. 저기...... 사무실로 가시죠.”



“아니야. 나 밥은 먹었어. 그냥 맛만 보고 가자고...... 최소장이 하도 맛있게 먹는 것 같아서......”



모니터로부터 보고가 올라갔던 모양이다.

지역주민들과의 화합을 위해 지역부녀회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한 것부터, 번영회와의 마찰로 직접 산지를 개발해 몸소 뛰며 산지구매를 한 건, 거래처의 협조를 유도해 내 매장분위기를 활성화시키고 파격적인 매출신장을 이루며 직원들 간의 단단한 결속력을 끌어내는 등, 게다가 행상업자들을 풍물시장에 투입시킴으로 매장을 압박하는 번영회를 견제하는 일 등등 빠짐없이 체크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기막히게 포장이 되어서......

그 중 몇 가지는 부녀회 총무, 그녀가 아니면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기에 모니터요원에 대한 강주의 심증은 이로써 확실해졌다.



영업부장은 광역상권을 포함하는 수원영업소에 신참 소장을 보내는 것이 일종의 모험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질적이던 매장에 새 피를 수혈한다는 각오로 강주를 파견하였는데 수원영업소의 소장이 바뀐 후 올라오는 리포터마다 한결같은 좋은 평가가 담겨있어, 그간의 내용을 감사에게 보고하고 격려차 내려온 것이었다.



“그래, 풍물시장이 오늘부터라면서......”



“네, 아마 어둑해져야 개장하니까 지금쯤 준비들이 한창일 겁니다.”



“그럼 감사님, 한 번 돌아보시겠습니까?”



“음, 그래야지. 그래...... 최소장. 특별히 본사 차원에서 도와줘야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여기 영업부장에게 보고해서 지원을 받도록 해요. 자, 나가봅시다.”



-



“아! 저쪽입니다. 저기...... 제가 부른 업자들은 저쪽에 있네요. 하하...... 어제도 저 분들하고 한 잔 하느라고...... 아마 부장님께선 모두 아시는 분들일 겁니다.”



“음, 그렇군...... ”



“아유, 수고 많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소장님...... 아니! 부장님 아니십니까? 아유, 반갑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네, 우리 감사님도 오셨습니다. 인사하세요.”



“아이고, 저희들이야 얼굴을 뵌 적이 없으니...... 이거 죄송합니다. 첨 뵙겠습니다.”



“허허...... 그래, 수고들 많아요. 그래...... 우리 최소장 많이 도와주세요. 나도 잊지 않고 있을 테니......”



일이 희한하게 풀려 서로가 속내를 모른 채 강주의 입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감사는 수원매장을 도와주라는 뜻이었겠지만, 상인들이 듣기에 따라서는 강주 개인을 도와주라는 뜻일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강주가 어필이 되는 순간이다.



“자, 그래. 힘들어도 꿋꿋하게 기운내서 상가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 역시 젊은 소장이라서 패기가 있어 좋군.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밀어붙이는 패기 말이야. 다른 소장들도 이런 점을 좀 배워야 돼. 툭하면 매출 떨어뜨려놓고 본사에만 징징대고 말이야...... 자, 이건 고생하는 직원들하고 회식이나 한 번 하도록...... 이부장, 우린 이만 갑시다.”



“아!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생각지도 않은 일로 공돈이 생겼다. 감사가 회식하라고 준 돈이 부피로 보아 최소한 오십만 원은 안 되겠나 싶다.

괜히 서비스한다고 술국을 끓이라고 했던 미쓰김이나 후방 직원들의 생각엔 냄비가 날아가고 된통 큰일이 나야 정상인데, 뭔가 알 수 없는 얘기들을 나누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는 임원들이 더 이상했고, 그럴수록 강주에 대해서 자신들로서는 알 수없는 무언가가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소장님, 부장님은 가셨어요?”



“응, 아차...... 술국은 그대로 있지?”



“아유! 지금 그게 문제예요? 아무 말씀도 안하세요? 안 혼났어요?”



“응? 혼나긴...... 하하하...... 오히려 금일봉 주고 가시더라.”



“네?”



“미쓰김, 어디 식당에 가서 공깃밥이라도 하나 사올래? 긴장 풀리니까 더 속이 쓰리다.”



“아유, 이 시간에 공깃밥만 파는 데가 어디 있어요. 매장에서 파는 것을 드시던지, 아니면 그냥 제 도시락 드세요.”



“아! 그럼 그럴까?...... 뭐, 마누라 밥이 내 밥 아니겠나......”



“참 나...... 이제 식사하시고 좀 주무세요. 아직도 술 냄새 안 없어졌어요.”



“아참! 공사하는 사람들 열쇠 줬니?”



“예, 아, 그렇지...... 거기는 공사하는 중이라 안 되겠구나......”



풍물시장의 여파는 생각보다 빨랐다. 아직 개장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몇몇 상인들이 진열되는 상품들을 보고 간 모양이었다. 당연한 것이 어느 풍물장터에서도 그런 물건들을 파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취급하는 아이템 대부분이 진열되어있었다.

상가 곳곳이 어수선해지며 바쁘게 오가는 상인들 모습이 눈에 띄었으나 강주는 시치미를 잡아떼고 전혀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다.



“안녕하셨어요? 저, 이희자예요.”



“응?...... 아! 네, 오랜만이네요. 연락이 없으셔서 잘 해결하셨나...... 했지요.”



“호호...... 기억하시네요? 그 언니 돈 못 갚았다면서요?”



“아, 네...... 그러게 말입니다. 할 수 없이 차를 처분해야지요.”



“어머! 아직도 처분 안하셨으면 저는 어떻게 해요? 저도 급한데......”



“그래요? 차 들어오는데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저기...... 다방으로 갑시다.”



주차장에서 허둥대는 상인들의 모습을 모른 척 구경하는 강주에게 보험을 한다며 돈을 빌리러 왔던 여자가 찾아왔다. 청바지를 즐겨 입는지 길게 입은 청바지가 하이힐을 덮어 곧게 뻗은 허벅지가 눈을 잡아끈다.

에스코트하는 강주의 손끝에 브라가 만져지고 여전히 사과향기가 코를 자극하여 강주로 하여금 대낮부터 마른 침을 삼키게 한다.



정아가 다가와 예의 수다를 떨며 차를 놓고 간다.



“뭐, 돈이야 어떻게든 만들면 되는 거고...... 얼마나 필요한데요?”



“한...... 천만 원 정도면 되겠는데요.”



“네? 무슨 대납을 천만 원씩이나 합니까? 여자들이 간도 크게...... 지난번에 그 사람은 육백도 못 갚아서 차를 날렸는데......”



“어머...... 그 언니는 이거 한지 얼마 안 돼서 액수가 적죠. 저는 이래 뵈도 팀장이거든요. 제 경력이 몇 년인데...... 호호호...... 그리고 이거 보세요. 시가 일억이 넘는 담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세요? 그동안 여기저기 빌린 것 모두 한 계좌로 정리하려고 그래요.”



자신 있게 등기부등본을 내밀며 한껏 눈을 흘겨 교태를 부린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흩어보던 강주는 안 되겠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혀를 내두른다.



“와...... 엄청 빌려 쓰셨네......”



“아유...... 저희들은 워낙 자주 빌려 쓰니까 쓰고 금방 갚고 또 쓰고...... 뭐, 그런 거지요.”



“그런데, 이건 뭐예요? 선순위자 삼천만 원 한 사람은 항상 그대로 있고, 계속 추가로 빌려 쓰셨네요?”



자기 입으로 점포가 일억이라고 할 땐 보나마나 칠, 팔천...... 혹은 팔, 구천이나 할 것이고, 게다가 삼천만 원이나 이미 담보가 설정되어있다면 후순위로 올려봐야 일이 잘못되어 경매에 들어갈 경우 한, 두 번 유찰되면 후순위자는 건질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그런 물건이다. 이런 물건이니 사채시장을 돌고 돌아 손쉬워 보이는 강주에게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아...... 그건 이자가 얼마 안 나가는 거라 부담 없는 돈이에요. 걱정하지 마시고, 딱 한 달만 쓸게요.”



냉큼 옆으로 건너와 팔짱을 끼고 왼팔로는 허벅지에 손을 얹어 교태를 부리니 강주는 체향에 몽롱할 지경이다.



“아, 아이고...... 희자씨, 내가 저...... 생각 좀 해 봅시다. 이거 아무래도 후순위로는 자신 없어요. 만에 하나...... 잘못되면 내가 건질 게 없을 것 같은데요. 차라리 이 사람 돈을 갚아 버리고 내가 선순위로 올라가면 모를까?”



“아유...... 그럼 한 달 만에 사천을 어떻게 다 갚으란 말씀이에요?”



“아니? 저 사람 돈도 어차피 갚아야 하는 돈이잖아요?”



“아이 참...... 사실은 제 친정오빠가 그냥 주다시피 빌려 준 건데, 안 갚아도 될 돈이거든요. 오빠가 올케 입장도 있으니까 그냥 걸어둔 건데...... 공연히 갚아 버리면 올케가 다시 주겠어요? 그러니까...... 네?”



이제는 본격적으로 젖가슴을 비벼대며 애교를 부린다. 강주는 거금을 놓고 두뇌를 굴리는 중에도 하초가 뻐근해져 선수 입장에 행여 여자가 눈치 챌까 몸을 사리고 있다.



“그럼 이 점포는 어떻게 남편 앞으로 안 돼 있고 희자씨 앞으로 등록이 돼 있는 거죠?”



“아이 참...... 척 보면 모르세요? 이혼했으니까 그렇지. 위자료로 받은 거예요.”



“어! 그래요? 허허...... 그럼 얘기가 달라지는데...... 하하하......”



“네? 뭐가요?”



강주는 진작 감으로 느끼고는 있었지만 희자의 말을 듣고는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한껏 기지개를 켜 몸을 뒤로 재끼며 천천히 장난스럽게 사설을 늘어놓는다.



“아...... 거, 뭐랄까...... 임자 없는 우물가에 나그네가 목이 탄다고나 할까......”



“어머! 호호호...... 아이 참...... 알았어요. 돈만 빌려 주세요.”



강주는 여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사타구니 쪽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어머머...... 아유...... 주책이셔......”



“하하하...... 아직은 아니야. 그냥 한 번 만져 봤어. 아까부터 향수냄새 때문에 돌겠어서...... 음...... 어쨌든, 점포도 내가 한 번 가 봐야겠고, 선순위가 안 되면 나도 곤란하니까...... 오빠를 잘 설득해서 가등기나 풀어달라고 해봐. 돈이야 희자씨가 사천만 원을 다 갖고 있다가 나중에 갚으면 되잖아. 그 대신 이자를 오십만 원만 받을 테니까......”



“정말?...... 사천만 원에 오십만 원만 줘도 돼요?”



“아니? 응응응...... 포함해서...... 쿡쿡......”



“아이 참....... 자기 너무 못 됐다. 호호호......”



“어차피 희자씨는 천만 원만 쓸 거 아냐? 뭐...... 사채에 급전인데 어딜 가든 최소한 오부이자는 안 줄 수 없을 거고...... 그러니까 천만 원에 대한 이자만 받을 테니까 나머지 돈은 잘 갖고 있다가 반납하면 되지.”



“어머! 고마워라. 자기가 최고야.”



“그 대신 선순위여야 해. 오빠 만나서 가등기부터 푼다는 조건이니까.”



“알았어요. 그럼 내가 그거부터 처리하고 다시 올게요.”



“그래, 나도 돈 준비하려면 바빠지겠는데...... 자, 그럼 계약해야지?”



“무슨 계약을 벌써...... 흐읍...... 으음...... 하앙....... 흡.”



“흐읍...... 쭈웁...... ”



“아이......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 아이 숨차......”



폐점 후 감사가 주고 간 돈도 주머니 안에 두둑하고, 풍물시장의 모습도 궁금하여 전 직원을 데리고 풍물시장으로 간다.

여기저기서 호객하는 아주머니들 사이를 뚫고 한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부소장. 아니 왜 다른 곳도 많은데, 일부러 여기까지 왔어?”



“네. 여기가 우리한테 물건 받아간 총책임자가 하는 자리래요. 기왕이면 아는 자리 팔아주죠. 뭐......”



“아! 그래?”



“그럼 뭐가 있나? 동동주하고 음료수 하고 뭣 좀 시켜봐.”



“자! 모두 먹고 싶은 것 맘대로 시켜먹어라. 계산은 소장님께서 모두 하신단다.”



“와! 잘 먹겠습니다.”



삼십 여명이 한꺼번에 지르는 소리가 풍물시장을 들썩인다.



“야! 미쓰김, 내가 언제 다 사준다고 했어?”



“그런 말씀은 안하셨지만...... 그래도 다 사주실 거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네가 어떻게 알아.”



귓속말을 해온다.



“마누라니까......킥킥.”



“자식이......”



“소장님, 미쓰김이 뭐래요?”



“어머! 말씀하시면 안 돼요.”



“자기네 엄마가 무당이란다.”



웃는 소리에 테이블이 떠들썩하다. 곳곳에서 직원들이 아는 손님과 눈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정겹다.



“소장님, 이차 가요. 네?”



“이차? 어디로 갈까?”



“나이트 가요.”



“자식들...... 뭐 회식 때마다 무슨 나이트냐? 거긴 일전에도 갔잖아?”



“그땐 소장님 안가셨잖아요.”



야! 내가 있거나 말거나...... 내가 그 안에 있으면 너희들이 나한테 눈길이나 한 번 주겠냐?“



여기저기서 깔깔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밤하늘로 퍼진다.



“그럼 부소장이 인솔해서 아이들 어디 적당한 데에 풀어놓고 나한테 연락해요.”



“예, 알겠습니다.”



“와! 가자.”



“아! 미쓰김. 인부들이 열쇠 주고 갔니?”



“어머! 서랍에 두고 왔는데...... 지금 꺼내올게요. 부소장님, 그럼 먼저 가세요. 소장님 모시고 나중에 갈게요.”



“응, 그래.”



창고에 들어가 불을 켜 보니 실내공사를 완전히 새로 해서 다른 곳에 온 것 같았다. 창고 구석으로 가니 칸막이 공사를 달리 하여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와! 이게 다 뭐야?”



“어머! 어머!”



부소장이 주워 놓은 침대에는 예쁘게 침대보가 씌워져 있고, 벽 쪽으로는 소파와 티 테이블까지 있었다. 머리맡에는 조그만 냉장고와 발치에는 T.V까지...... 모두가 낡았지만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기존 건물의 공중화장실을 배면에 두고 있어 마치 원룸과 같은 형태로 탈바꿈한 것이다.



“야! 이거...... 대단한데......”



“어머! 소장님, 그 사람들 누군데 도대체 이렇게......”



“미쓰김, 어때?...... 우리 신혼 방인데......”



“엄마야! 소장님, 미쳤어요? 지금 다 기다리는데......”



“뭐, 어때? 애들은 버스 타고 가고 있을 거고, 우리는 택시 타고 가면 비슷할 텐데...... 그리고 어차피 부소장이 전화를 해야 어디 있는지 알 거 아냐?”



“가만있어 봐요. 아이 참...... 그럼 문이라도 잠그고 오세요.”



“아무래도 신방을 우리 애기마누라하고 제일 처음 사용해 봐야 하지 않겠어?”



“뭐에요? 그 거짓말을 제가 믿을까 봐서요?”



“아니? 뭐가 거짓말이야?”



“피...... 저 침대가 벌써 언제부터 있었는데, 설마 내가 처음일까......”



“크...... 역시...... 우리 미쓰김은 콜롬보라니까...... 하하하......”



“그 대신 절대 샤워장에서 그러시기 없어요. 지난번에 너무 힘들었단 말이에요.”



“그래, 그래...... 안 그럴게, 어서 가서 씻자.”



“싫어요. 저 먼저 씻고 나오면 들어가세요. 소장님, 못 믿겠어요.”



“아, 씨바...... 중국년 빤쓰를 입었나? 의심은...... 알았어. 그럼 먼저 씻고 나와. 난 담배나 한 대 피우고 너 나오면 들어갈게...... 참 나......”



미쓰김의 샤워하는 물소리를 들으며 문을 잠그기 위해 걸음을 떼는데 문이 열리며 미쓰정이 들어선다.



“어? 미쓰정......”



“소장님...... 저...... 버스를 놓쳤어요. 다 벌써 가 버렸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강주의 머리가 순식간에 돌아간다. 미쓰정의 팔을 잡아끌며 문을 잠근다.



“어...... 그래 잘 왔어. 얼른 들어 와.”



“미쓰김 언니는요?”



“응? 아...... 지금 씻고 있어.”



“네?...... 어머, 죄송해요. 저 그럼...... 그냥 집에 갈게요.”



미쓰정은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화끈 달아오른 얼굴로 뒤돌아 나가려 하지만 강주의 억센 손에 붙잡히고 만다.



“무슨 소리야? 우리끼린데...... 미쓰김도 우리 사이 다 아니까 상관없어. 자, 어서......”



“네? 아유...... 어떻게 해요...... 그래도......”



강주는 미쓰정이 머뭇거리자 먼저 옷을 벗기 시작한다. 어스름한 불빛에 근육질 몸매가 빛을 발한다. 미쓰정은 미쓰김 때문에 부끄럽고 곤란한 입장이었지만, 술을 한 잔 한 뒤여서 그런지 은연중 한 남자를 두고 씨앗 싸움을 하는 경쟁심 같은 것도 생겨 옷을 벗기는 강주의 손길을 굳이 피하지 않고 응해온다.

미쓰김은 샤워를 하다가 이상한 기척을 느껴 조심스럽게 몸을 가리고 내다보다 그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다.



“어머머...... 아유...... 뭐야? 소장님, 왜 이래요? 얘! 너 빨리 안 나갈래? 아유, 난 몰라......”



오히려 미쓰정은 강주의 손을 뿌리치지 않고 샤워장으로 따라 들어서지만 계집애들끼리 서로 몸을 안 보여주려는 듯 주춤 주춤 몸을 사린다.



“자, 자...... 왜 그래? 우리끼린데...... 미쓰김도 벌써 알고 있잖아? 자, 어서 씻고...... 사실 나, 이런 거 진작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 하하하...... 자, 미쓰김 어서 이리 와.”



“아유, 몰라요. 정말 미쳤어요. 소장님...... 쟤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해요?”



미쓰김은 여전히 황당하다는 듯 몸을 가리고 악을 써 대고 미쓰정은 본의는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미쓰김에게 찬물을 끼얹은 입장이라 미안한가 보다.



“미안해요. 언니...... 난 이런 줄 모르고 왔어요...... 버스를 놓쳐서......”



강주는 대략 난감한 입장이라 모른 척 휘파람을 불며 샤워기 물 꼭지를 가지고 개구쟁이처럼 물장난을 치고 딴전을 피운다.

미쓰김은 구석에서 몸을 가린 채 악을 쓰다가 한 순간 달려들어 강주를 때리기 시작한다.



“아유, 미쳤어. 미쳤어......내가 못살아요......”



“아야, 아야...... 아주 서방을 죽여라, 죽여...... 하하하......”



“언니...... 죄송해요...... 언니...... 그만하세요......”



침대에는 강주가 누워서 사타구니를 벌리고 있는 미쓰정의 단물을 빨아대고 있다. 그 밑에선 미쓰김이 강주의 좆을 흔들어 대며 악다구니를 늘어놓는다.



“내가 아주 오늘 소장님, 죽여 버릴 거예요. 얘, 미쓰정 너도 알았지? 이런 바람둥이는 용서해 주면 안 돼.”



“흐으으...... 으응...... 네...... 언니......”



“턱, 턱, 턱 흐룹...... 쭙...... 쭈웁......”



“흐억, 미, 미쓰김...... 살 사알......”



“흥! 몰라요. 턱, 턱, 턱, 후루룹...... 쭈웁......”



빠른 속도로 내려치는 손놀림에 불알이 다 깨져버릴 듯 아프지만 치고 올라오는 쾌감에 움찔 거릴 뿐 미쓰정의 엉덩이만 터지도록 쥐고 매달린다. 미쓰정도 야릇한 혀의 놀림과 강렬한 악력으로 쥐어짜는 엉덩이에서 퍼지는 쾌감으로 벌써부터 물을 흘리고 있다.



“흐읍...... 허억...... 그만, 그만......”



강주의 좆이 몹시 단단하게 핏줄이 불거지자 미쓰김은 사타구니로 잡아 인도하고 천천히 내려앉아 요동을 친다.



“흐억, 그래...... 흐윽, 흐루룹...... 쭈웁......”



미쓰정을 돌려 앉히니 어느새 마주보게 된 두 계집애는 서로의 어깨를 의지하여 몸을 놀리다가 흥분에 겨워 입을 마주쳐 간다.



“뿌적 뿌적, 흐루룹...... 흐응...... 아읍...... 흐음...... 언니......”



둘은 엉덩이를 돌리면서도 서로의 가슴을 애무해주며 흥분을 더해가고 미쓰정은 연신 강주의 입안에 꿀물을 흘리며 미쓰김의 온 얼굴에 침을 묻혀가며 빨아대고 있다.



“퍽, 퍽, 퍽...... 뿌적 뿌적.... 훅, 훅, 훅, 훅.”



자세를 고쳐 강주가 미쓰정의 엉덩이에 좆을 꼽아 흔들어 대니 미쓰김이 사타구니를 벌리고 누워 미쓰정의 입에 들이댄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일들에 흥분을 하여 눈에는 핏발이 서고 인광이 번득이는 것처럼 광기가 흐른다.

다시없을 흥분에 사정의 기운이 몰려온다.



“흐윽, 쌀 거...... 같...... 다......”



“흐억, 허억, 하악, 네...... 하세...... 요......”



사정을 하고 꿀럭 거리는 좆을 두 계집애가 입을 들이대 번갈아 빨아대니 황홀감이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아 아득함에 뒤로 넘어진다.

마치 먹이를 뜯어먹는 맹수처럼 하나는 얼굴로 달려들어 혀를 들이밀고, 하나는 ?을 물어뜯는다.



“흐읍, 흐음...... 후루룹....... 흐억, 하악, 으으으......”



창고 안 별실에는 후끈한 열기가 가득하고 강주의 양 옆에는 기진한 계집애들이 한 팔씩을 차지하고 강주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숨을 고르고 있다.

한 번씩 마주치는 미쓰김과 미쓰정의 눈길엔 난데없는 동성애의 경험에 아직도 열망이 가득하고 강주는 양손을 뻗어 두 계집애의 사타구니로 손가락을 넣어 흥분의 꼬리를 놓아주질 않는다.



“하악...... 하악...... 하악...... 흐으응...... 하아...... 소장님......”



침대에 누워 담배를 피우는 강주 뒤로 미쓰정과 미쓰김이 샤워를 마친 후 옷을 입으며 소리친다.



“아유, 뭐해요? 소장님. 빨리 씻고 옷 좀 입어요. 보기 흉하게......”



“그래요. 어서 씻으세요.”



“자식들...... 우리끼린데 뭐 어때. 그리고 너...... 참, 오늘은 피 안 흘리더라. 쿡쿡......”



“어머, 어머, 언니 듣는데...... 치, 소장님. 이런 변태기질이 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어머! 너, 그럼...... 소장님......”



“자식들 봐라...... 하하하...... 자기들이 더 좋아서 물고 뜯을 땐 언제고......”



“어머, 우리가 언제요? 소장님, 너무해요. 강제로 그래놓고......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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