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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2:56 783회 0건
슈퍼맨-34부-



영진 회장의 도움으로 구치소에 있던 전 부소장의 검찰송치가 이루어져 재판까지 가지 않고도 벌금형으로 나오게 되었다. 피해자와 합의를 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그저 세월만 죽이던 일이 부탁 한마디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고 있으니 이래서 그렇게도 인맥을 쌓으려 하고 학연, 지연에 목을 매다는 모양이다.

인천으로 건너가려다가 여진이의 일이 마음이 쓰여 먼저 만나보기 위해 의왕으로 오고 급기야는 일정을 팽개치고 이렇게 침대에 눕고 말았다.



“그래, 돈은 송금해 줬니?”



“네,”



“그럼 언제 나온대?”



“내일, 일과 모두 마치고 나오게 될 거라고 하던데요.”



“그럼 가서 기다릴 거야?”



“아니요, 거기서도 그럴 필요 없다고 집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 하기야 길 몰라서 못 찾아올 리도 없을 테고......”



“오빠한테 너무 죄송해요. 저희 때문에 돈을 너무 많이 쓰셔서.....”



“무슨 소리야? 괜찮아. 다 여진이를 위해서 그러는 건데......”



여진은 강주에게 여러 가지 일로 신세를 지던 차에 남편까지 구속되는 상황에서 달리 의지할 곳도 없어 강주를 제 발로 찾아가 몸을 의탁하였다.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는 무엇보다 남편이 여자애들의 몸에 손을 댔다는 일종의 배신감도 작용했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은 강주와의 관계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반발적 심리상태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빠, 나 이제 어쩌면 좋아요?”



“뭐를?......”



“나, 오빠랑 헤어지기 싫단 말이에요.”



“그래, 걱정하지 마. 헤어지긴 왜 헤어져.”



“그 사람 나오면 오빠가 데리고 일 하실 거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근무시간에는 너하고 부딪힐 일 없을 거야. 다른 일 시킬 생각이니까...... 그리고 부소장 나오면 예전처럼 다정하게 잘 대해 줘. 여진이하고 나하고는 이렇게 서로 가끔 만나면 되잖아? 그리고 어려운 일 생기더라도 오빠가 항상 곁에 있으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말고......”



“네, 알았어요.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할게요. 고마워요. 오빠.”



“야, 그나저나 네가 깎아 달래서 깎아주긴 했지만 괜찮겠어?”



“피...... 오빠가 전에 가르쳐 줬잖아요. 미용으로 했다고 하라면서요?”



“킥, 그래...... 수영 배우러 수영장 다닌다고 그래. 하하하......시간 빼 줄 테니까 이 기회에 진짜로 수영장이나 등록하던지......”



여진이를 보고 나니 아무래도 마음이 바빠 인천으로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나선다.

그저 쉬는 날을 택해 틈틈이 돌아 볼 생각으로 제의에 응했다가 이상하게 말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음에도 황금 같은 휴가까지 써가며 영진 일에 매달리게 된다.

블랙홀처럼 끌어들이는 영진회장의 알 수 없는 마력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강주도 잘 알고 있지만 타고 난 호기심이 그를 그냥 놓아두질 않는 모양이다. 차에 오르자마자 전화벨이 울려 발목을 잡힌다.



“네, 최강주입니다.”



“뽀......”



“네?.......”



“호호호...... 뽀......”



“아! 하하하...... 너, 보라구나?”



“네, 오빠. 보고 싶었어요. 잘 계셨어요?”



“그럼, 잘 있었지. 너도 잘 지냈어?”



“네, 오빠 지금 어디예요?”



“음...... 나 지금 의왕인데 왜? 이제 도장 찍으러 올 거니? 킥......”



“후훗...... 아유...... 못 됐어요. 목소리 듣자마자 그것부터 물어보고......”



“야, 그 수술해 준 의사가 솜씨가 좋은 모양이다. 킥......”



“아유, 오빠!”



“야, 야...... 고막 터질라.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하하하......”



“나, 지금 거기 구경하러 가는 길이에요. 어디 가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요.”



“음...... 그래?...... 그래. 얼마나 걸릴까?”



“여기 지금 과천 근처예요.”



“그래, 알았다.”



차문을 열어두고 걸터앉아 담배를 피워 문다. 뿌연 담배연기가 하늘로 흩어지고 모처럼 보라를 만난다니 방금 여진이와 헤어져 나오고도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걸린다.



“어머! 인천 가신다더니 왜 돌아오세요? 점심식사 하고 가시게요?”



“으응...... 보라가 온다고 해서...... 참, 희숙이 너도 알지? 상무님 비서 하던......”



“네, 아유 참...... 재주도 좋으세요. 예쁜 애들은 남김없이 모조리...... 호호호......”



“야, 야...... 조용히 해라. 저기 진정씨 듣겠다.”



“벌써 다 들었습니다. 이사님......”



진정이가 다가와 소파에 앉는다. 이미 진정이와 희숙이, 여진이는 서로의 관계를 모두 알고 있는 터라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으니 허물이랄 것도 없는 처지다. 여진이와 몸을 풀고 내려와서는 인천 영진유통의 일을 설명해 주니 두 사람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마침 강주가 다시 들어오니 희숙이가 투정을 부린다.



“그나저나, 이사님...... 하라고 하시니까 해 보긴 하겠지만 제가 소장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희숙아. 너는 이미 내가 운영하는 스타일이 몸에 배어서 지금처럼만 하면 돼. 걱정하지 말고 해봐.”



“그래도 이사님이 자주 봐주셔야 되요. 인천에만 가서 계시지 말고......”



강주는 한 템포 늦추려는 듯 희숙이를 바라보며 다시 담배를 꺼내 문다.



“너, 거기 좀 앉아 봐. 너...... 혹시 인시생산성이라는 말 들어봤니?”



“처음...... 듣는데요. 그게 뭐죠?”



“음...... 뭐, 경영이론의 일종인데...... 작업배분을 합리적으로 해서 비용에 대비한 수익을 창출하자는 그런 개념 비슷한 거지. 가령 월급이 백만 원인 사람이 있는데, 근무일수를 나누고 근무시간을 나눠주면 시간당, 또는 분당 급여를 계산할 수가 있겠지?”



“네......”



“그럼 내가 지금 일을 안 하고 담배를 피우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 이 연기와 함께 내 인건비가 얼마쯤 사라지고 있을까?”



“네에?...... 호호호......”



“웃을 일이 아니야. 실제로 그렇게 직원들을 독려하는 회사들도 많이 있어. 그렇다고 무작정 같은 기준을 들이대면 사람의 창의력을 무시하고 기계화시켜서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독소적 요소도 있으니까 적용을 잘 해야 하지.”



“네...... 그렇겠군요.”



“우리 매장이야 직영인원보다 파견사원이 더 많은 곳이니까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부담이 적지만 작업배분을 효율적으로 해서 인원잉여가 일어나면 새로운 코너라든지 다른 사업 분야에 투입할 수 있으니까 역시 수익이 창출 되는 거하고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될 거야.”



“네......”



“시간이 되면 한 번쯤 직원들 일과시간에 무슨 작업을 시킬 것인지 작업흐름도 같은 것을 만들어 봐. 아이들 생활계획표 같은 것 말이야. 어느 시간에 어떤 작업을...... 몇 명을 투입할 건지, 한 사람이 한 시간 걸릴 일을 세 사람을 투입하면 효과적으로 십오 분 정도면 끝낼 수 있겠지?”



“네.”



“시간 관리를 잘 해서 사람을 쓰면 되는 거야. 비근한 예로 노동현장에 가면 야리끼리라는 말을 쓰던데...... 정해진 일을 다 하면 그날은 아무 때고 일을 접고 퇴근을 해 버리더라고......”



“우리는 영업시간이 있어서 그렇게는 못하잖아요.”



“허허허...... 물론 그렇지. 일손이 남으면 어떻게 해야 될까?”



“어머! 그러면 해고 시킨다는 말씀이세요?”



“하하하...... 그 소리 나올 줄 알았다. 재투자가 되는 거지. 일정비용에 대한 수익증대의 개념일 뿐이야. 작업배분을 잘 해서 인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그만큼 근무환경을 쾌적하게 가지고 가야지. 휴식시간도 더 줄 수 있을 거고...... 비용이 줄어서 수익이 증대했다면 식사도 고급화하고...... 그러면 일하기 좋은 환경에서 더욱 손님에게 친절해질 것이고, 다시 손님들은 우리 매장에 와서 지갑을 열게 하는 것으로 연결이 되도록 말이야.”



“아유, 어려워요. 잘 모르겠어요.”



“하하하...... 어쨌든 너는 지금 이대로 잘 하고 있는 거니까 너무 마음 쓰지 않아도 돼. 다만 이제는 매장의 최고 책임자니까 수지부문도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야.”



“호호호...... 네......”



“실례합니다.”



보라가 사무실로 들어선다. 역시 화사한 미모에 팔랑거리는 하늘색 꽃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



“어머! 희숙이 아니니?”



“그래, 보라야. 어서 와. 너 온다는 얘기 듣고 기다리고 있었어.”



“너...... 여기서 일 하는 모양이구나?”



“얘가 나는 아는 척도 안하네?”



“어머머! 세상에...... 어떻게 된 거예요? 그럼 오빠하고 원래 알던 사이였어요?”



“그럼...... 우리 회사 예쁜이들은 다 내가 접수했지. 하하하...... 자, 자......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고......”



모두 식사를 하고 난 후 코너를 돌아본다. 보라는 희숙이를 의식한 듯 거침없이 강주의 팔짱을 끼고 팔에 매달리다시피 매장을 돌아본다.



“저 자리가 너를 주려고 생각한 자린데 지금은 비워둘 수가 없어서 그냥 옆에서 쓰라고 했어. 네가 업종 결정하면 아무 때고 들어오면 돼.”



“아웅...... 그런데 내가 뭐 할 줄 아는 게 있어야 말이죠.”



“킥...... 너, 잘 하는 거 있잖아?”



“오빠, 아이 참......”



“허허......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 해. 네가 항상 있지는 못할 테니까 어차피 판매사원 한 명 고용해야지. 밑천도 부족하면 내가 얼마간 빌려줄 테니까...... 그러면 남편 몰래 얼마든지 네 생활 즐기면서 살 수 있잖아? 뭐...... 부담 없이 용돈 벌어 쓰는 정도로만 생각하면 맘 편하지.”



“어머! 오빠 정말이지요?”



“그래. 자...... 방으로 올라가자.”



“네.”



강주는 보라에게 회사의 정보통으로 쓰기 위해 상무비서로 온 후임자를 소개해 달라고 진작 부탁을 해둔 상태였고 코너를 무기삼아 보라와 연을 끊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보라는 보라대로 재원이 되는 강주를 마다할 리 없는 일이다.



“야, 우리 보라 너무 예쁘다. 네 남편이 복이 있는 놈이로구나.”



지퍼를 풀어 팔을 끌어내는 원피스 안으로 붉은 색 꽃무늬 브라가 수줍은 듯 드러난다.



“아이 참, 오빠는...... 또 그런다.”



“자, 이리와......”



보라의 허리를 감싸 안고 침대에 누인다. 가느다란 허리가 한 팔에 감겨오고 보라는 금방 강주에게 단내를 풍긴다. 후크를 풀어 브라를 떼어내니 탐스런 복숭아가 쏟아져 내린다.



“아학, 오빠...... 보고 싶었어요.”



“으흡...... 쭈우웁...... 후루룹......”



가슴으로 내려가 젖꼭지를 깨물어주고 빨아댄다. 조금 전 여진이와 땀을 흘리던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보라를 마주쳐 간다.



“아흑, 오빠...... 자국 남기면..... 안 돼.”



“흐읍...... 그래...... 남편하고는...... 쭈우웁...... 좋았어?”



“아아흑, 싫어...... 왜...... 그런 걸...... 물어 봐......”



손을 사타구니로 보내 쓰다듬어주고 꽃무늬 팬티도 끌어내린다.



“팬티도 예쁜 거 입고 왔네? 후훗......”



“오빠가 또...... 달라고 할지 몰라서.......후훗......”



구멍을 찾아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후끈한 열기가 손끝에 느껴지고 부드러운 살들이 손가락을 감아온다. 부드럽게 애무를 해주니 고개를 뒤로 떨어뜨리고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남편하고는 어땠어?......”



“아아흑, 몰라...... 그냥...... 아팠어......”



“쭈우웁...... 자주 해?”



“아아흑, 왜 그래?...... 자꾸...... 싫다니까......”



강주는 몸을 일으켜 좆을 질구에 맞추고는 살짝 밀어 넣고는 동작을 멈춘다.



“우우웅....... 흐윽, 왜?”



“자주 하냐고...... 킥......”



“아유, 차암...... 정말...... 못 됐어...... 삼 일에 한 번 정도......”



“킥킥...... 아, 씨바...... 그것도 아까워 죽겠네...... 후욱, 후욱......”



“하악, 아아아학...... 오빠아...... 하악......”



짓궂게 물어대는 강주의 질문에 대답해 가며 즐기는 보라도 눈이 넘어간다. 불륜이라는 것이 주는 흥분도 흥분이지만 이 매장에 와서 희숙이를 보니 알 수 없는 질투심도 작용을 한다. 멋진 사내를 독식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다. 사타구니를 활짝 열고 다리를 접어 온 마음을 다 해 받아들인다. 마주 쳐 가는 쾌감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아악...... 오빠...... 나 이상해요......”



“같이 하자...... 후욱......후욱......”



밀려오는 흥분에 두 사람은 몸을 떨어댄다. 언제나처럼 바짝 들어 붙잡은 보라의 허벅지를 붙잡고 경련을 일으킨다.



“하아악, 아파...... 하악, 하악......”



“후욱, 후우우우우우......”



“아야, 오빠...... 미쳤어요...... 하악, 하악...... 그렇게 깊이 찌르면 아프잖아...... 키잉......”



“후훗...... 미안...... 나도 모르게 그랬어.”



강주는 흥분을 끌어주기 위해 젖꼭지를 물어주고 엉덩이를 주물러 주며 몸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찝찔한 소금기가 혀에 느껴지지만 상큼한 향수냄새에 섞인 살 냄새가 썩 싫지는 않다.



“아앙, 흐응...... 오빠아......”



“보라야. 이제 자주 건너와서 오빠 볼 수 있지?”



“피...... 희숙이도 있던데....... 뭐.”



“희숙이는 희숙이고, 너는 너지. 후훗.......”



“으이그...... 순 바람둥이야. 이런 바람둥이가 어디가 좋다고 이러는지 몰라. 엄마야......”



“왜?”



“아유, 또 커지는 것 같아......”



“으응? 킥...... 또 하지. 뭐...... 자아...... 후욱, 후욱, 후욱......”



“으으흥...... 아학, 아학......”



보라의 말을 듣고 다시 허리를 놀리니 정말 다시 힘이 고이기 시작하는지 다시 좆이 발기한다. 보라는 강주가 다시 허리를 놀리자 강주의 옆으로 내렸던 다리를 접어 올려 사타구니를 활짝 열어준다. 강주가 양팔을 짚으니 허리 밑으로 드나드는 강주의 좆이 한 눈에 들어와 시선으로도 자극을 받는다.



“아아흑, 아아학, 미쳤어...... 난 몰라...... 오빠, 정말 짐승 같아......아학......”



강주는 팔을 들어 보라의 다리를 안으로 모아 어깨에 걸치고 찍어 누른다. 엉덩이가 하늘을 향해 들려 오로지 강주의 좆만 바라본다.



“하아아아아악....... 아아악...... 아파요......”



“가만히 있어. 내가 오늘만 기다렸는데...... 아무도 못 들어간 곳까지 들어갈 거야.”



“아아악...... 아파...... 싫어.......”



“후욱, 후욱, 후우.......”



어깨에 걸쳐진 다리를 어쩌지 못하고 더욱 좁아진 질구로 마주쳐오는 강주의 좆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혼절할 지경으로 다가오는 강주의 입술을 마저 받아들인다.



“후웁...... 으흑...... 쭈웁...... 아학.”



한참의 허리놀림에 팔이 저릴 즈음 사정의 기미가 올라온다.



“후우우욱....... 울컥...... 꿀럭......”



“하악, 하악......오빠...... 다리 풀어 줘요....... 아항, 빨리...... 죽겠어......”



“후우...... 그래. 쭈우웁......”



가볍게 입을 맞춰주고 옆으로 떨어져 숨을 헐떡인다. 강주도 연이은 정사에 녹초가 되어 버렸다. 강주는 보라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젖가슴을 주물러 준다.



“아우우웅...... 힘없어...... 오빠......”



“그래, 나도 지친다. 보라야. 좀 자자. 이렇게 안고 자자. 아...... 좋다.”



“흐으응...... 그럼 나 잘 거니까...... 오빠가 계속 만져 줘...... 하으으응......”



차는 서울로 들어와 반포아파트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친구가 영통에서 술장사를 한다고?......”



“......”



“보라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몰라, 오빠랑 말 안 해.”



“허허...... 왜?”



“몰라......”



“차암...... 나 알다가도 모르겠네. 자기도 좋다고 눈 넘어갈 땐 언제고......”



“나, 지금도 욱신거린단 말이야. 이렇게 계속 아플 줄 몰랐지.”



“솔직히 말해 봐. 남편하고 하는 게 좋았어? 오빠가 좋았어?”



“피......”



“허허허......”



“술집이 아니고 카페라니까......”



“쳇, 그게 그거지. 그러니까......전무 비서를 하다가 그만 뒀는데 소문이 그렇게 났다 그거 아냐?”



“그래요. 뭐, 솔직히 나도 상무님하고 전혀 안 그런 거는 아니니까......”



“그런데 그게 사실일까?”



“그거야 뭐...... 나도 모르죠. 오빠가 알아 봐야지. 그렇지만 오빠가 결국 원하는 건 대항력을 갖추는 거라면서...... 그게 사실이라면 좋은 정보잖아요.”



“그래. 내가 천천히 한 번 알아보지 뭐......”



보라가 이야기를 하는 곳은 전에 전무비서로 일했다는 여자가 운영한다는 카페로 전무와의 비밀스런 관계를 전무부인이 눈치를 차려 퇴사를 당했다는 소문이 비서실에 전해진다고 한다. 그뿐이면 그만이겠지만 그 당시 모종의 자료가 있어 제법 큰돈을 위자료로 받아 챙겼다고 하니 강주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인 것이다. 소문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혹시라도 보라를 앞세워 친분을 쌓은 후 그 자료를 구할 수만 있다면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을 것이다.

후임자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 했지만 강주의 의도를 알게 된 보라로부터 의외의 고급정보를 얻은 셈이다.



“여기니? 와...... 아파트 좋다.”



“오빠 저 구석에 내려 줘요. 저쪽으로......”



“그래.”



“칫...... 좀 일찍 깨워주지. 뭐야? 오빠랑 얘기도 못하고......”



“다음에 다시 건너 와. 나야말로 아쉬워 죽겠다. 자...... 뽀......”



“누가 보면 어떻게....... 흐읍.......으으흠...... 아이 참....... 미쳤어......”



“후훗...... 잘 있어.”



“씨...... 도둑놈같이...... 후후....... 오빠 조심해서 가요. 제가 전화 드릴게요.”



“그래......”



보라를 내려주고 다시 수원으로 차를 돌린다. 마음이 바빠 인천으로 가려 하니 여러 가지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 그러나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니 쉼 없이 페달을 밟는다. 문득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럽지만 고개를 흔들어 스스로를 재촉하고 달리는 길에 힘을 더해 페달을 밟는다.



“씨바...... 이 근처라고 했는데...... 뭐야? 하......모니?...... 아! 저기 있군......”



“어서 오십시오! 혼자 오셨습니까?”



“아! 네......”



웨이터가 안내해 주는 룸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는다. 룸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축구장만 한 것 같다.



“어허이...... 이렇게 큰 방밖에 없어요?”



“아! 네...... 그나마 이 방이 작은 방인데요.”



“아! 알았습니다. 뭐...... 적당히 넣어줘요.”



“넵......”



넓은 룸에 혼자 앉아있자니 정말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따로 없어 휴대폰을 꺼내 한참 생각을 하다가 전화를 건다.



“응, 나야....... 지금 바빠? 모처럼 술 한 잔 할까? 나도 초행이라 잘 모르겠는데 여기 영통에 큰 쇼핑센터 있지? 그 뒤에 하모니라는 술집인데...... 그래, 그럼 어서 와......”



“실례합니다.”



롱드레스를 입은 요염한 여자가 들어온다. 나이는 강주와 큰 차이 없어 보이지만 왠지 술밥을 먹어 온 세월을 얘기해 주듯 손님을 찍어 누르는 여유가 엿보인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이신가요? 제가 미처 기억을 못해 죄송합니다.”



“아! 네...... 하하하...... 처음 맞습니다. 마담 되십니까? 저는 사장님을 좀 뵙고 싶어서 온 사람입니다만......”



“혹시...... 실례지만 어디서......”



“아아...... 저...... 뭐, 공무원은 아닙니다. 그저 개인적인 일로......”



“아! 그러세요?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알면 안 될까요? 사장님은 아직 안 나오셨는데......”



“음...... 그러시면 제가 기다리겠습니다. 우선 술을 좀 마실까요?”



“네, 그럼 아가씨는......”



“음...... 저는 마담이 마음에 드는데...... 바빠서 안 되시겠지요?”



“호호호...... 저는 나중에 잠깐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럼 준비해 드릴게요.”



잠시 후 웨이터를 앞세워 아가씨가 들어온다. 잔은 이미 세팅이 되어 있으니 술과 음료, 안주 따위가 들어오고 교태를 섞어 술을 따른다.



“사장님, 드세요.”



“후훗...... 얘는 개나 소나 다 사장님이니? 나 사장 아니야.”



“어머! 그럼 뭐라고 해요? 오빠라고 할까요?”



“그래, 그나저나 여기 마담이 사장 아니니?”



“사장님이요? 음...... 전 그런 거 잘 몰라요. 우린 마담언니 따라 다니거든요.”



“으응, 그러니?...... 자, 너도 마셔라. 난 오늘 술 취하면 안 되거든.”



“어머! 술 드시러 와서 술 취하면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으응...... 하하하...... 사장님한테 물어볼 게 좀 있거든...... 넌 몰라도 돼. 참, 조금 있으면 손님이 더 올 건데 아가씨 미리 확보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유 참...... 걱정 마세요. 아가씨는 많이 있어요. 저...... 오빠, 저 화장 좀 고치고 올게요.”



“자식...... 미리 미리 안 보고...... 그래 다녀와라. 참, 올 때 담배 좀 가지고 오고......”



“호호호...... 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건장한 사내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온다. 구둣발을 테이블에 올리고 죽도를 들어 술병과 잔을 앞에서 밀어낸다. 기가 막힌 상황에 난감하여 뒤로 주춤 물러나며 기겁을 한다.



“뭐, 뭡니까? 왜 이러세요? 사람 잘못 보신 거 아닙니까?”



“너, 이 새끼...... 뭐야? 어디서 왔어?”



“도, 도대체 왜 이럽니까? 술 마시러 온 사람한테......”



강주도 싸움은 안 해 봤지만 유통에서 잔뼈가 굵어 쌀 다섯 포대를 메고 뛰어 다니는 체력이니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문적인 폭력배로 보이는데, 게다가 많은 수의 사람을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입구를 막고 서 있는 불량배들을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 그저 당하면 필히 병신이 될 터 어찌 됐든 이 오해를 풀고 살아 나가는 게 관건일 터이다.



“너, 뭐야? 이 새끼야. 오산에서 온 거야? 씹할 놈이 간도 크지. 여기가 어디라고 혼자 쳐들어 와.”



“아...... 참, 이 양반들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난 여기 사장님을 만나러 왔다니까요.”



사내들이 체격은 산처럼 커다랗지만 얼굴들은 앳된 것이 필시 윗자리를 차지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선뜻 도발을 하지도 않는다. 몇 대 맞을 각오를 하기만 한다면 도망을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잔뜩 긴장하고 튀어나갈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 에의 마담이 사내들을 밀치고 들어온다.



“뭐에요? 그럼 어디서 온 거예요?”



“아! 이거 참...... 말이 안 나오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요? 술 마시러 온 사람한테......”



“뭐야? 왜 이래? 왜 이리 어수선 해?...... 야! 웨이터들 다 어디 갔어?”



밖에서 정필이의 목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사내들이 돌아본다.



“네, 형님. 여깁니다.”



순간 상황파악이 된 강주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잔에 술을 따른다. 잠시 어정쩡한 분위기 속에서 정필이의 등장만 모두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야, 나 찾는 손님 없었어? 여기 계신다고 했는데...... 어! 매형......”



정필이가 사내들 틈으로 강주를 발견하고 뛰어 들어온다. 순식간에 상황이 이상해져 버렸다. 마담과 사내들은 정필이의 눈치를 살피고 강주는 모른 척 자리를 권한다.



“아! 이제 왔어? 어서 앉아. 야...... 역시 자네 인기가 좋구먼. 모두 와서 신경 써 주는 거 보면...... 하하하......”



강주의 말에 사내들은 썰물 빠지듯 물러가고 마담만 어색한 표정으로 어쩌지 못하고 서 있을 뿐이다.



“어머! 사장님...... 제가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네요. 죄,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요. 자......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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