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은 산행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판막이 터져나갈 것처럼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맛있는 먹이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향해 끈적끈적한 혀를 발사하기 직전의 두꺼비처럼,그녀에게 모든 욕망을 집중한채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사내가 눈 앞에 있었다.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긴 했지만 애초부터 이런 내기는 시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몸을 걸고 하는 내기라니 얼마나 무책임한 짓인가. 단지 파렴치범에 불과했던 사내가 이제는 그녀의 몸을 소유라도 한 것인양 절대적인 권리를 행사하려 할 것이다. 그녀는 마치 가시면류관이나 쓴 것처럼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고통스런 후회가 찾아왔지만 돌이킬 순 없었고 온 힘을 다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내가 황소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가 이겼지? 응? 다른 답이 있나?" 독화살이라도 맞은 듯이 몸이 떨렸지만 그녀는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손뼉을 부딪히며 사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자,할 말이 없으면 이제 시작하지." 사내가 몸을 앞으로 쭉 뺐다. "옷을 벗어. 전부. 보지부터 꺼내,이 년아. 얼마나 야들거리는지 한번 보자."
"잠깐만요." 그녀가 침을 삼켰다. "잠깐만요, 아저씨. 급한거 아니잖아요. 좀 기다려보세요." 사내가 소리쳤다. "뭐가 안 급해,이 년아. 급해,알아? 이게 제일 급해,이 년아. 네 년 보지 혼내키는게 세상에서 제일 급해. 빨리 안 벗어." 그녀가 가만히 숨을 들이키고는 정자세로 몸을 가다듬었다.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보여야 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지 않던가. 일단 그녀는 사내를 칭찬해 주기로 했다. "정말 대단했어요,아저씨. 공부 열심히 하시나봐요. 어떻게 그 문젤 맞히셨어요?"
사내가 눈쌀을 찌푸렸다. "이 년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옷 안벗어? 내가 벗겨주랴." 그녀는 속이 뒤틀렸지만 수줍게 웃으며 사내를 살짝 흘겨보았다. "정말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아저씨. 어떻게 아셨어요? 솔직히 쉬운 문제 아니었는데." 사내가 다시 윽박질렀다. "이 년이 미쳤나. 실실 쪼개긴. 너 이 년아,자꾸 딴 소리 할래.응? 난 말야,약속 안지키는 것들이 제일 싫거든.맞고 벗을래,그냥 벗을래." 그녀가 어깨를 움츠렸다가 폈다. 뭐가 어떻게 되든 그녀로서는 하던 짓을 계속 해나가는 것 밖엔 다른 수가 없었다. "내가 내기에서 진건 진거구요,또 아저씨가 그 문제를 맞혔다는 것도 인정한다구요. 저는요, 진짜 감탄했어요. 처음엔 아저씨가 그렇게 많이 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궁금한 거예요. 어떻게 그리도 많이 아시는지."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그녀는 목소리에 나긋나긋한 애교를 담았다. 어떤 의미로 설득이라는 측면에서 애교만큼 강력한 것은 또 없을 터였다. 오죽하면 탈무드에서 애교를 떠는 자를 조심하라고 했겠는가. 반면 논리적인 설득은 항상 불편한 법이다. 더구나 이런 자리에선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사내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시끄러,이 년아. 넌 말이 필요없어요. 할 말있으면 발가벗고 말해,이 년아. 감탄하긴..공갈치고 있네.이 년아,네가 이런다고 내가 네년 보지를 가만 놔둘거 같애.응?"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사내 역시 그녀의 칭찬이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은 눈치였다. 그녀가 두 손을 가볍게 들어 손바닥을 보였다. "아니,난 단지 궁금해서 그러는 거예요. 공갈이 아녜요. 정말 감탄했다구요. 이 산속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세요?" 계속되는 그녀의 담백한 애교에,서슬퍼런 사내의 짜증난 어투에도 약간씩 거들먹거림이 섞이기 시작했다.
"아,이 년,진짜 말 많네. 이 년아. 이런 식의 문제는 여러 책을 볼 필요도 없어. 알아? 딱 한권만 보면 돼. 좋은 책 하나. 알았어?" 그녀가 솔깃한 척 물었다. "무슨 책을 읽으셨는데요?" 사내가 답답하다는 듯이 허리를 폈다. "왜? 알아서 뭐하게? 읽을려구? 그거 알면 벗을거야?"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전요,호기심이 일면 딴 일을 못하거든요." 사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이년 참..성욕아래 모든 교양이란 책,들어봤어? 응? 네가 낸 문제 거기 다 나와." 놀고 있네.다 나오긴. 다 나오면 처음부터 왜 안 맞혔어..그녀는 사내의 거드름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지만 내색을 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요? 난 그런 책이 있는줄도 몰랐군요. 다 읽으셨나 봐요." 사내의 입가에 느물거리는 웃음이 뚝뚝 흘렀다. "읽었냐구? 이 년아. 내가 번역했다."
옮긴이 편두석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창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때 교도소에서 복역한 바 있으나 마음을 잡고 복역 중에 학사고시를 통해 학위를 취득했다. 독학을 통해 습득한 독일어 실력은 전문번역가 수준이다. 현재 산림관리원으로 있으며 다음 번역작품을 계획 중에 있다.
성욕아래 모든 교양
1판 1쇄 펴냄 1992년6월30일
지은이 위르겐 슈바인슈타이거
옮긴이 편두석
펴낸이 김덕한
펴낸곳 (주)즐거운 북스
옮긴이의 말
모든 교양 속에 숨어있는 섹스
우선 이렇게 지면을 마련해준 김덕한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사회가 전과자를 믿지 못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번역을 맡겨주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자랑할 거리가 못되는 전력이지만 숨기기 보다는 드러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복역사실을 약력에 써달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는데 그것도 동의해 주셨다.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섹스와 성욕은 인간을 창조해 내는 어마어마하고 신비스러운 절차이며 사랑의 궁극적 완성이지만 유희의 도구이기도 하고 권력의 수단으로 쓰일 때도 있고 남용과 착취와 거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성욕아래 모든 교양.위르겐 슈바인슈타이거 지음. 편두석 역. (표지 쪽의 역자 약력과 출판정보, 2쪽의 역자 머리말에서 일부 발췌) -
그런 책도 있었나..책에 관한 사내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왠지 이 사내가 자신이 많이 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느낌은 정확한 것이었는데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지식욕이야말로 독학을 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사내의 과시욕에 대한 불확실한 느낌 하나만을 가지고 자신을 구제해야만 했다. 완전히 무시하고 폭력적으로 그녀를 무너뜨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그녀의 첫 내기를 받아주었다. 그렇다면 두번째 내기를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저씨, 삼 세번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우리 한번만 더 내기해요." 예상대로 격렬한 반응이 돌아왔다.
"지랄하고 있네. 빨리 안 벗어,이 년아. 이 년이 날 뭘로 보고. 너 이 년아,내가 약속 안지키면 죽인다고 그랬지.그랬어,안 그랬어."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사내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아저씨, 책도 번역하셨다면서요. 제가 낸 문제들 그 책에 다 나와있었다면서요. 그럼 또 한번 하더라도 별 문제 없으실거 아녜요." 처량함이 묻어나는 말투로 그녀는 사내를 건드렸다.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야,이 년아. 빨랑 보지 꺼내,밤새도록 쑤셔줄테니까. 이 버릇없는 년." 사내가 당장 그녀를 벗길 듯이 덤벼들었다. 그녀가 깜짝 놀라 움츠려들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빨아줄께요."
사내가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뭐라고?" 이런 말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치욕스러움에 얼굴을 붉게 물들인채로 말했다. "빨아준다구요,아저씨가 이기면요." 사내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빨겠다고,내 자지를?" 사내가 실소를 흘리며 다시 물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문채로 눈을 내리깔았다. 사내가 큰 소리로 물었다. "똑바로 말해,이 년아." 그녀가 눈을 반짝 뜨고 사내를 노려보았다. "네,한번 더 내기해서 아저씨가 이기면 아저씨 껄 빨아줄께요. 대신에 내가 이기면 절 놔주세요."
사내가 이번엔 방바닥을 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사정만 허락한다면 데굴데굴 바닥을 구를 기세였다. "너 정말, 웃기는 년이야. 빨 수 있겠어. 내가 자지 안 닦은지는 한 서너달 된거 같은데." 한참을 더 웃던 그가 겨우 웃음을 멈췄다. "넌 말야,도박하면 집 말아먹을 년이야. 알아? 화투판에서 너같은 것들 참 많이 봤어. 한번 더 베팅을 해 보겠다,이거지." 사내가 쿡쿡 웃었다. "그래,네 년이 몸을 지키려는 노력은 참 가상하다..그치만 말야,내 자지 빠는 걸로는 약하지,암. 좀 더 써봐.이 년아." 그녀가 그를 쳐다봤다. "아저씨는 뭘 원하는데요?" 사내의 느물거림이 시작됐다.
"내 자지도 빨고 똥구멍도 핥아. 여기서 살면 항상 휴지가 부족하거든. 딱딱한 음식들만 먹어서 변비도 심하고 말야. 요샌 눈이 많아서 며칠에 한번씩 눈 뭉쳐서 닦긴 했는데 아무래도 치질이 생길거 같애. 치핵이 잡힌다구. 그러니까 네 보들보들한 혀로 구석구석 깨끗이 핥고 그 멍울도 할짝할짝 잘 맛사지 하란 말야. 알았어?" 사내의 눈이 은밀하게 빛났다. "평생."
사내가 황소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가 이겼지? 응? 다른 답이 있나?" 독화살이라도 맞은 듯이 몸이 떨렸지만 그녀는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손뼉을 부딪히며 사내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자,할 말이 없으면 이제 시작하지." 사내가 몸을 앞으로 쭉 뺐다. "옷을 벗어. 전부. 보지부터 꺼내,이 년아. 얼마나 야들거리는지 한번 보자."
"잠깐만요." 그녀가 침을 삼켰다. "잠깐만요, 아저씨. 급한거 아니잖아요. 좀 기다려보세요." 사내가 소리쳤다. "뭐가 안 급해,이 년아. 급해,알아? 이게 제일 급해,이 년아. 네 년 보지 혼내키는게 세상에서 제일 급해. 빨리 안 벗어." 그녀가 가만히 숨을 들이키고는 정자세로 몸을 가다듬었다.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보여야 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지 않던가. 일단 그녀는 사내를 칭찬해 주기로 했다. "정말 대단했어요,아저씨. 공부 열심히 하시나봐요. 어떻게 그 문젤 맞히셨어요?"
사내가 눈쌀을 찌푸렸다. "이 년이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옷 안벗어? 내가 벗겨주랴." 그녀는 속이 뒤틀렸지만 수줍게 웃으며 사내를 살짝 흘겨보았다. "정말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아저씨. 어떻게 아셨어요? 솔직히 쉬운 문제 아니었는데." 사내가 다시 윽박질렀다. "이 년이 미쳤나. 실실 쪼개긴. 너 이 년아,자꾸 딴 소리 할래.응? 난 말야,약속 안지키는 것들이 제일 싫거든.맞고 벗을래,그냥 벗을래." 그녀가 어깨를 움츠렸다가 폈다. 뭐가 어떻게 되든 그녀로서는 하던 짓을 계속 해나가는 것 밖엔 다른 수가 없었다. "내가 내기에서 진건 진거구요,또 아저씨가 그 문제를 맞혔다는 것도 인정한다구요. 저는요, 진짜 감탄했어요. 처음엔 아저씨가 그렇게 많이 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궁금한 거예요. 어떻게 그리도 많이 아시는지."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그녀는 목소리에 나긋나긋한 애교를 담았다. 어떤 의미로 설득이라는 측면에서 애교만큼 강력한 것은 또 없을 터였다. 오죽하면 탈무드에서 애교를 떠는 자를 조심하라고 했겠는가. 반면 논리적인 설득은 항상 불편한 법이다. 더구나 이런 자리에선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사내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시끄러,이 년아. 넌 말이 필요없어요. 할 말있으면 발가벗고 말해,이 년아. 감탄하긴..공갈치고 있네.이 년아,네가 이런다고 내가 네년 보지를 가만 놔둘거 같애.응?"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사내 역시 그녀의 칭찬이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은 눈치였다. 그녀가 두 손을 가볍게 들어 손바닥을 보였다. "아니,난 단지 궁금해서 그러는 거예요. 공갈이 아녜요. 정말 감탄했다구요. 이 산속에서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세요?" 계속되는 그녀의 담백한 애교에,서슬퍼런 사내의 짜증난 어투에도 약간씩 거들먹거림이 섞이기 시작했다.
"아,이 년,진짜 말 많네. 이 년아. 이런 식의 문제는 여러 책을 볼 필요도 없어. 알아? 딱 한권만 보면 돼. 좋은 책 하나. 알았어?" 그녀가 솔깃한 척 물었다. "무슨 책을 읽으셨는데요?" 사내가 답답하다는 듯이 허리를 폈다. "왜? 알아서 뭐하게? 읽을려구? 그거 알면 벗을거야?"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전요,호기심이 일면 딴 일을 못하거든요." 사내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이년 참..성욕아래 모든 교양이란 책,들어봤어? 응? 네가 낸 문제 거기 다 나와." 놀고 있네.다 나오긴. 다 나오면 처음부터 왜 안 맞혔어..그녀는 사내의 거드름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지만 내색을 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요? 난 그런 책이 있는줄도 몰랐군요. 다 읽으셨나 봐요." 사내의 입가에 느물거리는 웃음이 뚝뚝 흘렀다. "읽었냐구? 이 년아. 내가 번역했다."
옮긴이 편두석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창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때 교도소에서 복역한 바 있으나 마음을 잡고 복역 중에 학사고시를 통해 학위를 취득했다. 독학을 통해 습득한 독일어 실력은 전문번역가 수준이다. 현재 산림관리원으로 있으며 다음 번역작품을 계획 중에 있다.
성욕아래 모든 교양
1판 1쇄 펴냄 1992년6월30일
지은이 위르겐 슈바인슈타이거
옮긴이 편두석
펴낸이 김덕한
펴낸곳 (주)즐거운 북스
옮긴이의 말
모든 교양 속에 숨어있는 섹스
우선 이렇게 지면을 마련해준 김덕한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사회가 전과자를 믿지 못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번역을 맡겨주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자랑할 거리가 못되는 전력이지만 숨기기 보다는 드러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복역사실을 약력에 써달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는데 그것도 동의해 주셨다.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섹스와 성욕은 인간을 창조해 내는 어마어마하고 신비스러운 절차이며 사랑의 궁극적 완성이지만 유희의 도구이기도 하고 권력의 수단으로 쓰일 때도 있고 남용과 착취와 거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성욕아래 모든 교양.위르겐 슈바인슈타이거 지음. 편두석 역. (표지 쪽의 역자 약력과 출판정보, 2쪽의 역자 머리말에서 일부 발췌) -
그런 책도 있었나..책에 관한 사내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왠지 이 사내가 자신이 많이 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느낌은 정확한 것이었는데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지식욕이야말로 독학을 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사내의 과시욕에 대한 불확실한 느낌 하나만을 가지고 자신을 구제해야만 했다. 완전히 무시하고 폭력적으로 그녀를 무너뜨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그녀의 첫 내기를 받아주었다. 그렇다면 두번째 내기를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저씨, 삼 세번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우리 한번만 더 내기해요." 예상대로 격렬한 반응이 돌아왔다.
"지랄하고 있네. 빨리 안 벗어,이 년아. 이 년이 날 뭘로 보고. 너 이 년아,내가 약속 안지키면 죽인다고 그랬지.그랬어,안 그랬어."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사내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아저씨, 책도 번역하셨다면서요. 제가 낸 문제들 그 책에 다 나와있었다면서요. 그럼 또 한번 하더라도 별 문제 없으실거 아녜요." 처량함이 묻어나는 말투로 그녀는 사내를 건드렸다.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야,이 년아. 빨랑 보지 꺼내,밤새도록 쑤셔줄테니까. 이 버릇없는 년." 사내가 당장 그녀를 벗길 듯이 덤벼들었다. 그녀가 깜짝 놀라 움츠려들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빨아줄께요."
사내가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 "뭐라고?" 이런 말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치욕스러움에 얼굴을 붉게 물들인채로 말했다. "빨아준다구요,아저씨가 이기면요." 사내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빨겠다고,내 자지를?" 사내가 실소를 흘리며 다시 물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문채로 눈을 내리깔았다. 사내가 큰 소리로 물었다. "똑바로 말해,이 년아." 그녀가 눈을 반짝 뜨고 사내를 노려보았다. "네,한번 더 내기해서 아저씨가 이기면 아저씨 껄 빨아줄께요. 대신에 내가 이기면 절 놔주세요."
사내가 이번엔 방바닥을 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사정만 허락한다면 데굴데굴 바닥을 구를 기세였다. "너 정말, 웃기는 년이야. 빨 수 있겠어. 내가 자지 안 닦은지는 한 서너달 된거 같은데." 한참을 더 웃던 그가 겨우 웃음을 멈췄다. "넌 말야,도박하면 집 말아먹을 년이야. 알아? 화투판에서 너같은 것들 참 많이 봤어. 한번 더 베팅을 해 보겠다,이거지." 사내가 쿡쿡 웃었다. "그래,네 년이 몸을 지키려는 노력은 참 가상하다..그치만 말야,내 자지 빠는 걸로는 약하지,암. 좀 더 써봐.이 년아." 그녀가 그를 쳐다봤다. "아저씨는 뭘 원하는데요?" 사내의 느물거림이 시작됐다.
"내 자지도 빨고 똥구멍도 핥아. 여기서 살면 항상 휴지가 부족하거든. 딱딱한 음식들만 먹어서 변비도 심하고 말야. 요샌 눈이 많아서 며칠에 한번씩 눈 뭉쳐서 닦긴 했는데 아무래도 치질이 생길거 같애. 치핵이 잡힌다구. 그러니까 네 보들보들한 혀로 구석구석 깨끗이 핥고 그 멍울도 할짝할짝 잘 맛사지 하란 말야. 알았어?" 사내의 눈이 은밀하게 빛났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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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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