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나도, 그 사건 이후로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나는 겸손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새로운 기대주로서 관심과 찬사를 만끽하는 중 이다.
가끔 멍투성이의 오빠가 나를 찌릿 노려보긴 하지만 무서울 것도 없었다.
물론 오빠와 함께 단 둘이 남게 되는 상황이 두렵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오빠는 적의를 섣불리 드러내봐야 상대방에게 대처할 시간만을 벌어다주는 것을 알아야 했다.
자기 딴에는 부모님이 없을 때 되갚아주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카드, 아들의 열렬한 사생팬이자 팬클럽 회장인 어머니가 있었다.
마침 회장님은 자신의 아이돌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저 다음날 아침 회장님에게 블랙커피 한 잔을 태워다드리며
"오빠"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팬클럽 회장님"들의 카더라통신만 보고드리면 충분했다.
어머니는 요즘 강남권 팬클럽의 물관리 및 스타관리 경향에 경쟁의식을 불태우시면서도
내가 들려드리는 다른 아이돌의 추락이나 스캔들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으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건, 다른 사람의 불행이라는 말대로 어머니는 달콤한 행복감에 빠지면서도
그 행복감의 뒷맛에 남게 되는 추락의 공포를 지워버리기 위해 더욱 더 오빠에게 집착하였다.
내 예상대로 어머니는 곧 아들 서울대 보내기 프로젝트라는 미명하에 본격적인 스토킹을 시작했다.
쪽팔리다고 거부하는 오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가용 등하교를 지원하기 시작하셨으며.
오빠가 다니는 입시학원 바로 옆 헬스 클럽에 등록해서 운동을 하며 아들을 기다렸다.
가끔 씩은 "우리 의사아들!. 우리 아들은 의사가 좋아? 한의사가 좋아?" 라던가
"나도 학원을 등록해서 우리 아들 옆에 꼭 붙어않아서 공부하고 싶어." 같은
전혀 상관없는 나조차도 순간 소름이 쫙쫙 돋아나는 발언도 간간히 해주셨다.
나는 그런 썸?한 관심과 애정은 흔쾌히 오빠에게 양보해 주었다.
예전의 내가 그런 종류의 사랑도 쟁취하기 위해 시위와 투쟁을 하던 혁명가였다면
지금의 나는 오늘은 빵 대신 과자를 골라볼까? 할 정도의 여유가 생긴 부르주아이다.
먹고 살만해지자 내가 얻으려했던 부모님의 사랑과 그것을 가진 오빠의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두 분이 오빠에게 주는 것만 보았지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체감해본적이 없었다.
나는 오빠가 받는 만큼 부모님께 그만한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고 생각했고
만약 오빠가 아닌 나에게 그만한 기대가 쏟아진다면 나는 기꺼이 부응할 작정이었다.
언제나 강한 모습만 보여주는 오빠를 통해 나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드물게 오빠가 반항을 하거나 지친 모습을 보일때는 나약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나에게도 찾아오는 아버지의 간섭과 애정은 그 무게를 실감하게 하였다.
오빠가 그 난리를 핀 이후에도 어머니는 항상 좋은 반찬은 오빠 앞에 가져다 놓으셨는데
한 번은 아버지가 내가 여윈것 같다며 그 반찬들을 내 앞으로 밀어 놓아 주셨다.
나는 이 변화가 매우 흡족스러웠다. 아주 잠시동안.
나는 곧 그 반찬을 도로 오빠 앞에 돌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한
이상적인 여자의 몸무게을 주제로 한 아버지의 일장연설에 시달리다
마무리로는 나의 학교생활 및 교우관계, 성적, 연애 등에 대해 집중 심문을 받았다.
오빠가 당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과, 내가 직접 당하는 건 천지차이였다.
물론 우리 부모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빠와 나는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소유물이기도 한 것이다.
서울대에 갈 실력은 있었지만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지방대에 장학금을 받고 다닌 아버지.
아름다운 미모로 학창시절 모두가 부러워했지만 그에 비해 평범한 아버지에게 시집 온 어머니.
그 중에서도 오빠 쪽이 조금 더 부모님들의 못다한 욕망과 콤플렉스를 구현할 만한 존재였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요즘은 나름 마음이 후련해졌다.
비록 오빠가 나한테 한 짓들은 괘씸하지만 결국 죄값도 치르고 있고
나름 오빠가 있어서 나는 한결 자유가 보장된 셈이기도 했다.
나는 어제도 나를 향해 찌릿 눈빛을 보내는 오빠에게
성모마리아급 미소를 보내줄 정도로 평안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이며 보람찬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부정적인 변화가 딱 하나 있다.
오빠가 나에게 성공적으로 싸지른 최후의 똥은,
바로 성욕이었다.
그날 오빠의 딱딱해진 성기가 내 팬티를 헤집기 시작할 때 내 몸에는 생애 최초의 쾌락이 선사되고 있었다.
뒤통수의 음모에 골몰한 두뇌와는 달리 몸만큼은 뜨겁게 오빠를 남성으로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내 몸... 정확하게는 내 보지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오빠가 싫다. 그런데 왜 그런거지?
오빠가 잠깐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찔러넣었을때, 오빠의 손끝에서 묻어나온 애액이 나는 믿기지가 않았다.
오빠는 나를 의심하는 듯하다가도 왠지 그것을 보고는 그 특유의 잘난척쟁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안도했다.
순간 내 속에서는 강렬한 수치심과 물밀듯이 몰려오는 죄책감, 그리고 오빠에 대한 혐오심이 불타올랐다.
나는 이 추악한 쾌락을 나 자신과 떼기 위해서라도 꼭 오빠를 작살내놓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 날 불꽃쇼가 끝나고 나는 자기전에 오빠의 성기와 손이 닿았던 내 온몸을 찬물로 깨끗하게 박박 씻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무상하게 모든 것이 내 계획대로 돌아간 지금 이 순간에도
성욕만은 계속 나에게 남아 거치적 거리고 있었다.
내 몸은 그 날 이후로 예고없이 나에게 천박하고 추잡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사전에서 sex나 fenis나 pussy도 찾아보는거 어때?"
"오빠가 보통 야동을 어디에 숨겨두는지 알잖아 제목만 보자"
"여기를 만져봐, 만져보라구. 정말 좋을꺼야. 좋을거라구"
"아 놔"
나는 혼자 집에서 공부하다 말고 허공으로 짜증을 털어냈다.
오랫동안 형제처럼 알고지냈던 같은 학원 남자사람 하나가
남학생들 공부를 방해하는 최고의 적이 성욕이라고 했을 때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했을뿐더러 내심 짐승같다고 깔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딱 그꼴이었다. 최악이다.
물론 그전에도 만화책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야한 장면이 떠오르거나
왠지 좀더 예쁘게 하고 나가고 싶어지거나 하는 날들이 없던 건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 성욕이란 아주 잠시 스쳐지나가곤 하는 형체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성욕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극을 요구하고 있었다.
내 몸은 아주 찰나였지만 만족스러웠던 그 쾌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는데 더욱 욱신거려 도무지 공부를 할수가 없었다.
나는 손을 팬티로 가져가다가 말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싫었다.
어린 시절 오빠와의 일이 떠올라서 기분이 더러워 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에 추악한 흔적이, 추접한 냄새가, 창녀라고 수놓인 주홍글씨가 영원히 갈 것 같았다.
그런 손으로 보고, 만지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과 손 잡기 싫었다.
결국 한참을 책상에 엎어져 있다가 대안책을 생각해내었다.
지금 필요한것은 공부도 명예도 사랑도 심지어 남자도 아니었다.
안전을 위해 적절히 둥그스럽게 마무리 되어 있는 책상모서리.
그 것이 지금 이 순간 나의 신랑... 나의 욕정 대상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모서리에 내 몸을 조심스레 갖다대었다.
처음에는 치마 위로 느껴지는 모서리의 느낌만으로도 수치스러운 느낌이었다.
약간은 성욕이 진정되는 느낌과 동시에 못견디게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혀 금새 엉덩이를 떼었다.
하지만 곧 내 몸을 사로잡은 달뜬 감각은 두 배로 돌아와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혼자만의 시간마저 이런 수치스런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내 몸이 싫었다.
정욕을 못이겨 책상 모서리에게서 위안을 찾는 내가 초라했다.
이러다 아버지 어머니가 말씀하시곤 했던 창녀가 될 것 같았다.
그렇기에 다시 모서리에 내 몸을 갖다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아예 몰랐다면 평생 이럴 일도 없었겠지만, 오빠때문에 어설프게나마 남자를 안 지금은
전진은 있어도 후퇴는 없는 성욕의 딜레마에 빠져있었다.
나는 극심한 자기혐오를 느끼면서도 어차피 피하지 못한다면 빨리 해결해버리고 싶었다.
다시 모서리의 뭉툭한 느낌이 치마너머 팬티를 지나 내 보지에 전달되었다.
그런데 아까와는 다르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의아해하면서 이번에는 엉덩이를 조금 옆으로 움직여 보았다.
그제서야 나를 들뜨게 만든 그 감각이 치마 속에서 샘솟기 시작했다.
단순히 누르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느끼기 위해서는 눌렀다, 풀었다, 눌렀다, 풀었다 하는 약간의 율동이 필요한 것 같다.
짜증나는 기억이지만 오빠와의 행위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
오빠의 성기는 단순히 내 팬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찔러넣었다가 뺏다가 문지르고 비비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 뭉툭하고 굵은 책상 모서리는 누르기에는 적합해도 그런 율동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나는 몇번의 시도 끝에 결국 첫 신랑을 버리고 두번째 신랑으로 오빠의 책상 모서리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하필 오빠 책상모서리와 그짓을 해야하나 고민도 들었지만 책상의 감촉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빠와 어머니가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도 남아있었기에 나는 여유롭게 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역시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뾰족한 모서리는 아까보다 훨씬 나의 치마 아래에 예민한 감각을 전해주었다.
아프지 않도록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며 내 보지부분을 모서리에 문지르고 비비기 시작하자
처음의 수줍은 기분은 날아가고 그 곳에서 아찔한 느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이 느낌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더욱 더 조심스럽게 모서리의 감촉을 느껴보려 했다.
"으...음."
나는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 야릇한 신음에 당황해서 스스로 내 입을 막았다.
치마를 걷어올리는 것 만으로도 팬티 한 장을 두고 모서리가 주는 감각이 더 강해졌다.
다리를 더 벌리자 서 있는 자세가 어정쩡해 팔꿈치를 책상에 놓고 반쯤 기댄 자세로 바꾸었다.
책상이 만약 남자였다면 내가 남자위로 올라타있는 꽤 야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느낌이 오른 나는 본능적으로 남자를 받기 위해 엉덩이를 흔드는 시늉을 하며
오빠의 책상에 달라붙어 책상 모서리와 교접을 하였다.
어느 순간 안쪽에서 뜨거운 느낌이 나며 촉촉히 팬티를 적시기 시작했다.
나는 한동안 책상과 꼬옥 붙어있다가 이내 엉덩이를 떼어냈다.
모서리 끝에 실 같은 액체가 내 팬티와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이내 치마를 내려 그 연결을 끊고 힘이풀려 한동안 바닥에 주저 앉아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싼년혐오증"을 생각해면 딸인 내가 이런 음란한 행동을 한건 꽤 우울하다.
그 음란한 행동의 계기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쉽도 아니라 친오빠와의 스킨쉽이란 것도 씁쓸하다.
다른 성폭행 피해자들은 울고 불고 죽고 싶어하는데 나는 그러긴커녕 정욕에 달아올랐다. 나는 이상한걸까?
본능이 요구 했던 강렬한 쾌감의 뒷맛으로 따라온 이성적인 감상은, 꽤나 쓴 맛이었다.
하지만 죄책감은 잠시 묻어버리기로 ?다.
아무도 보지 못 했고, 아무도 듣지 못 했고, 아무도 알지 못 할것이다.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는 내일 도서관이라도 들려서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
나는 나의 몸을 관통한 쾌락이 남겨준 이 미묘한 여운이 좋았다. 그럼 그걸로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상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명실공히 우리 집에서 아버지 책상보다 가장 비싼 책상. 괜히 감촉이 우수한게 아니다.
아버지를 잘만 꼬드기면 오빠의 반찬이 그러하였듯, 이 책상도 나에게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아버지는 나한테 간섭하는 만큼, 나를 좋아하고 계신다. 같이 손잡고 놀러가자나 뭐라나.
어떻게 하면 이걸 손에 넣을까 즐거운 마음으로 살펴보던 내 시야에 묘한 사진 액자가 포착되었다.
나랑 오빠가 같이 찍은 사진이 든 액자가 책상 구석 한켠에 놓여 있었다.
순간적으로 혹시 내 얼굴에 바늘이 수십발 꽂혀 있었던 건 아닌지, 칼질이 나있는건 아닌지 뜨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빠는 나와는 달리 사진에다가 장희빈 놀이는 하지 않은 듯 했다.
그냥 나랑 오빠가 멀쩡하게 카메라 보고 웃고 있고 약간 뒤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보였다.
하 이런 시절도 있었었지... 하고 멍하니 사진을 잠시 보고 있었는데
삐-삐-삐-삐-삐- 띠리릭 하며 도어락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오빠방에서 나오다 오빠와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오빠는 나를 보자 눈쌀을 확 찌푸리며 찌릿 눈빛을 보냈다. 허참.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왜? 오빠 혹시 방에 여자라도 숨겨놨어?"
"뭐??? 여자?"
어머니를 가장 예민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 "여자"
오빠가 뭐라 항의할 틈도 없이 회장님은 온몸을 부들부들 떠시며 다시금 충성확인타임을 가졌다.
나는 그 동안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구고 짜릿한 쾌락의 씁쓸한 뒷맛조차 넘어선 나머지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순간 오빠 책상을 정리하지 못 한 것에 대한 걱정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오빠는 그렇게 꼼꼼한 성격이 아니다.
내가 자기 비싼 하이테크펜 가져갔나 안 가져갔나, 사진에서 자기얼굴 오렸나 안 오렸나만 대충 확인하고 말겠지.
이윽고 여운이 모두 가라앉은 나는 이내 다시 평온하게 공부에 임할 수 있었다.
나는 겸손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새로운 기대주로서 관심과 찬사를 만끽하는 중 이다.
가끔 멍투성이의 오빠가 나를 찌릿 노려보긴 하지만 무서울 것도 없었다.
물론 오빠와 함께 단 둘이 남게 되는 상황이 두렵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오빠는 적의를 섣불리 드러내봐야 상대방에게 대처할 시간만을 벌어다주는 것을 알아야 했다.
자기 딴에는 부모님이 없을 때 되갚아주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나에게는 비장의 카드, 아들의 열렬한 사생팬이자 팬클럽 회장인 어머니가 있었다.
마침 회장님은 자신의 아이돌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저 다음날 아침 회장님에게 블랙커피 한 잔을 태워다드리며
"오빠"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팬클럽 회장님"들의 카더라통신만 보고드리면 충분했다.
어머니는 요즘 강남권 팬클럽의 물관리 및 스타관리 경향에 경쟁의식을 불태우시면서도
내가 들려드리는 다른 아이돌의 추락이나 스캔들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으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건, 다른 사람의 불행이라는 말대로 어머니는 달콤한 행복감에 빠지면서도
그 행복감의 뒷맛에 남게 되는 추락의 공포를 지워버리기 위해 더욱 더 오빠에게 집착하였다.
내 예상대로 어머니는 곧 아들 서울대 보내기 프로젝트라는 미명하에 본격적인 스토킹을 시작했다.
쪽팔리다고 거부하는 오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가용 등하교를 지원하기 시작하셨으며.
오빠가 다니는 입시학원 바로 옆 헬스 클럽에 등록해서 운동을 하며 아들을 기다렸다.
가끔 씩은 "우리 의사아들!. 우리 아들은 의사가 좋아? 한의사가 좋아?" 라던가
"나도 학원을 등록해서 우리 아들 옆에 꼭 붙어않아서 공부하고 싶어." 같은
전혀 상관없는 나조차도 순간 소름이 쫙쫙 돋아나는 발언도 간간히 해주셨다.
나는 그런 썸?한 관심과 애정은 흔쾌히 오빠에게 양보해 주었다.
예전의 내가 그런 종류의 사랑도 쟁취하기 위해 시위와 투쟁을 하던 혁명가였다면
지금의 나는 오늘은 빵 대신 과자를 골라볼까? 할 정도의 여유가 생긴 부르주아이다.
먹고 살만해지자 내가 얻으려했던 부모님의 사랑과 그것을 가진 오빠의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두 분이 오빠에게 주는 것만 보았지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체감해본적이 없었다.
나는 오빠가 받는 만큼 부모님께 그만한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고 생각했고
만약 오빠가 아닌 나에게 그만한 기대가 쏟아진다면 나는 기꺼이 부응할 작정이었다.
언제나 강한 모습만 보여주는 오빠를 통해 나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드물게 오빠가 반항을 하거나 지친 모습을 보일때는 나약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나에게도 찾아오는 아버지의 간섭과 애정은 그 무게를 실감하게 하였다.
오빠가 그 난리를 핀 이후에도 어머니는 항상 좋은 반찬은 오빠 앞에 가져다 놓으셨는데
한 번은 아버지가 내가 여윈것 같다며 그 반찬들을 내 앞으로 밀어 놓아 주셨다.
나는 이 변화가 매우 흡족스러웠다. 아주 잠시동안.
나는 곧 그 반찬을 도로 오빠 앞에 돌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루한
이상적인 여자의 몸무게을 주제로 한 아버지의 일장연설에 시달리다
마무리로는 나의 학교생활 및 교우관계, 성적, 연애 등에 대해 집중 심문을 받았다.
오빠가 당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과, 내가 직접 당하는 건 천지차이였다.
물론 우리 부모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빠와 나는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소유물이기도 한 것이다.
서울대에 갈 실력은 있었지만 동생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지방대에 장학금을 받고 다닌 아버지.
아름다운 미모로 학창시절 모두가 부러워했지만 그에 비해 평범한 아버지에게 시집 온 어머니.
그 중에서도 오빠 쪽이 조금 더 부모님들의 못다한 욕망과 콤플렉스를 구현할 만한 존재였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요즘은 나름 마음이 후련해졌다.
비록 오빠가 나한테 한 짓들은 괘씸하지만 결국 죄값도 치르고 있고
나름 오빠가 있어서 나는 한결 자유가 보장된 셈이기도 했다.
나는 어제도 나를 향해 찌릿 눈빛을 보내는 오빠에게
성모마리아급 미소를 보내줄 정도로 평안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것은 매우 긍정적이며 보람찬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부정적인 변화가 딱 하나 있다.
오빠가 나에게 성공적으로 싸지른 최후의 똥은,
바로 성욕이었다.
그날 오빠의 딱딱해진 성기가 내 팬티를 헤집기 시작할 때 내 몸에는 생애 최초의 쾌락이 선사되고 있었다.
뒤통수의 음모에 골몰한 두뇌와는 달리 몸만큼은 뜨겁게 오빠를 남성으로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내 몸... 정확하게는 내 보지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오빠가 싫다. 그런데 왜 그런거지?
오빠가 잠깐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찔러넣었을때, 오빠의 손끝에서 묻어나온 애액이 나는 믿기지가 않았다.
오빠는 나를 의심하는 듯하다가도 왠지 그것을 보고는 그 특유의 잘난척쟁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안도했다.
순간 내 속에서는 강렬한 수치심과 물밀듯이 몰려오는 죄책감, 그리고 오빠에 대한 혐오심이 불타올랐다.
나는 이 추악한 쾌락을 나 자신과 떼기 위해서라도 꼭 오빠를 작살내놓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 날 불꽃쇼가 끝나고 나는 자기전에 오빠의 성기와 손이 닿았던 내 온몸을 찬물로 깨끗하게 박박 씻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무상하게 모든 것이 내 계획대로 돌아간 지금 이 순간에도
성욕만은 계속 나에게 남아 거치적 거리고 있었다.
내 몸은 그 날 이후로 예고없이 나에게 천박하고 추잡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사전에서 sex나 fenis나 pussy도 찾아보는거 어때?"
"오빠가 보통 야동을 어디에 숨겨두는지 알잖아 제목만 보자"
"여기를 만져봐, 만져보라구. 정말 좋을꺼야. 좋을거라구"
"아 놔"
나는 혼자 집에서 공부하다 말고 허공으로 짜증을 털어냈다.
오랫동안 형제처럼 알고지냈던 같은 학원 남자사람 하나가
남학생들 공부를 방해하는 최고의 적이 성욕이라고 했을 때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했을뿐더러 내심 짐승같다고 깔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딱 그꼴이었다. 최악이다.
물론 그전에도 만화책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야한 장면이 떠오르거나
왠지 좀더 예쁘게 하고 나가고 싶어지거나 하는 날들이 없던 건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 성욕이란 아주 잠시 스쳐지나가곤 하는 형체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성욕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극을 요구하고 있었다.
내 몸은 아주 찰나였지만 만족스러웠던 그 쾌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는데 더욱 욱신거려 도무지 공부를 할수가 없었다.
나는 손을 팬티로 가져가다가 말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손가락은 싫었다.
어린 시절 오빠와의 일이 떠올라서 기분이 더러워 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에 추악한 흔적이, 추접한 냄새가, 창녀라고 수놓인 주홍글씨가 영원히 갈 것 같았다.
그런 손으로 보고, 만지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다른 사람과 손 잡기 싫었다.
결국 한참을 책상에 엎어져 있다가 대안책을 생각해내었다.
지금 필요한것은 공부도 명예도 사랑도 심지어 남자도 아니었다.
안전을 위해 적절히 둥그스럽게 마무리 되어 있는 책상모서리.
그 것이 지금 이 순간 나의 신랑... 나의 욕정 대상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모서리에 내 몸을 조심스레 갖다대었다.
처음에는 치마 위로 느껴지는 모서리의 느낌만으로도 수치스러운 느낌이었다.
약간은 성욕이 진정되는 느낌과 동시에 못견디게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혀 금새 엉덩이를 떼었다.
하지만 곧 내 몸을 사로잡은 달뜬 감각은 두 배로 돌아와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혼자만의 시간마저 이런 수치스런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내 몸이 싫었다.
정욕을 못이겨 책상 모서리에게서 위안을 찾는 내가 초라했다.
이러다 아버지 어머니가 말씀하시곤 했던 창녀가 될 것 같았다.
그렇기에 다시 모서리에 내 몸을 갖다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아예 몰랐다면 평생 이럴 일도 없었겠지만, 오빠때문에 어설프게나마 남자를 안 지금은
전진은 있어도 후퇴는 없는 성욕의 딜레마에 빠져있었다.
나는 극심한 자기혐오를 느끼면서도 어차피 피하지 못한다면 빨리 해결해버리고 싶었다.
다시 모서리의 뭉툭한 느낌이 치마너머 팬티를 지나 내 보지에 전달되었다.
그런데 아까와는 다르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의아해하면서 이번에는 엉덩이를 조금 옆으로 움직여 보았다.
그제서야 나를 들뜨게 만든 그 감각이 치마 속에서 샘솟기 시작했다.
단순히 누르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느끼기 위해서는 눌렀다, 풀었다, 눌렀다, 풀었다 하는 약간의 율동이 필요한 것 같다.
짜증나는 기억이지만 오빠와의 행위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
오빠의 성기는 단순히 내 팬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찔러넣었다가 뺏다가 문지르고 비비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 뭉툭하고 굵은 책상 모서리는 누르기에는 적합해도 그런 율동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나는 몇번의 시도 끝에 결국 첫 신랑을 버리고 두번째 신랑으로 오빠의 책상 모서리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하필 오빠 책상모서리와 그짓을 해야하나 고민도 들었지만 책상의 감촉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빠와 어머니가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도 남아있었기에 나는 여유롭게 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역시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뾰족한 모서리는 아까보다 훨씬 나의 치마 아래에 예민한 감각을 전해주었다.
아프지 않도록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며 내 보지부분을 모서리에 문지르고 비비기 시작하자
처음의 수줍은 기분은 날아가고 그 곳에서 아찔한 느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이 느낌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더욱 더 조심스럽게 모서리의 감촉을 느껴보려 했다.
"으...음."
나는 나도 모르게 새어나온 야릇한 신음에 당황해서 스스로 내 입을 막았다.
치마를 걷어올리는 것 만으로도 팬티 한 장을 두고 모서리가 주는 감각이 더 강해졌다.
다리를 더 벌리자 서 있는 자세가 어정쩡해 팔꿈치를 책상에 놓고 반쯤 기댄 자세로 바꾸었다.
책상이 만약 남자였다면 내가 남자위로 올라타있는 꽤 야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느낌이 오른 나는 본능적으로 남자를 받기 위해 엉덩이를 흔드는 시늉을 하며
오빠의 책상에 달라붙어 책상 모서리와 교접을 하였다.
어느 순간 안쪽에서 뜨거운 느낌이 나며 촉촉히 팬티를 적시기 시작했다.
나는 한동안 책상과 꼬옥 붙어있다가 이내 엉덩이를 떼어냈다.
모서리 끝에 실 같은 액체가 내 팬티와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이내 치마를 내려 그 연결을 끊고 힘이풀려 한동안 바닥에 주저 앉아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싼년혐오증"을 생각해면 딸인 내가 이런 음란한 행동을 한건 꽤 우울하다.
그 음란한 행동의 계기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쉽도 아니라 친오빠와의 스킨쉽이란 것도 씁쓸하다.
다른 성폭행 피해자들은 울고 불고 죽고 싶어하는데 나는 그러긴커녕 정욕에 달아올랐다. 나는 이상한걸까?
본능이 요구 했던 강렬한 쾌감의 뒷맛으로 따라온 이성적인 감상은, 꽤나 쓴 맛이었다.
하지만 죄책감은 잠시 묻어버리기로 ?다.
아무도 보지 못 했고, 아무도 듣지 못 했고, 아무도 알지 못 할것이다.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는 내일 도서관이라도 들려서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
나는 나의 몸을 관통한 쾌락이 남겨준 이 미묘한 여운이 좋았다. 그럼 그걸로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상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명실공히 우리 집에서 아버지 책상보다 가장 비싼 책상. 괜히 감촉이 우수한게 아니다.
아버지를 잘만 꼬드기면 오빠의 반찬이 그러하였듯, 이 책상도 나에게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아버지는 나한테 간섭하는 만큼, 나를 좋아하고 계신다. 같이 손잡고 놀러가자나 뭐라나.
어떻게 하면 이걸 손에 넣을까 즐거운 마음으로 살펴보던 내 시야에 묘한 사진 액자가 포착되었다.
나랑 오빠가 같이 찍은 사진이 든 액자가 책상 구석 한켠에 놓여 있었다.
순간적으로 혹시 내 얼굴에 바늘이 수십발 꽂혀 있었던 건 아닌지, 칼질이 나있는건 아닌지 뜨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빠는 나와는 달리 사진에다가 장희빈 놀이는 하지 않은 듯 했다.
그냥 나랑 오빠가 멀쩡하게 카메라 보고 웃고 있고 약간 뒤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보였다.
하 이런 시절도 있었었지... 하고 멍하니 사진을 잠시 보고 있었는데
삐-삐-삐-삐-삐- 띠리릭 하며 도어락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오빠방에서 나오다 오빠와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오빠는 나를 보자 눈쌀을 확 찌푸리며 찌릿 눈빛을 보냈다. 허참.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
"왜? 오빠 혹시 방에 여자라도 숨겨놨어?"
"뭐??? 여자?"
어머니를 가장 예민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 "여자"
오빠가 뭐라 항의할 틈도 없이 회장님은 온몸을 부들부들 떠시며 다시금 충성확인타임을 가졌다.
나는 그 동안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구고 짜릿한 쾌락의 씁쓸한 뒷맛조차 넘어선 나머지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순간 오빠 책상을 정리하지 못 한 것에 대한 걱정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오빠는 그렇게 꼼꼼한 성격이 아니다.
내가 자기 비싼 하이테크펜 가져갔나 안 가져갔나, 사진에서 자기얼굴 오렸나 안 오렸나만 대충 확인하고 말겠지.
이윽고 여운이 모두 가라앉은 나는 이내 다시 평온하게 공부에 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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