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연과의 첫 데이트
지훈은 저녁 늦게 돌아온 아내 미현이 침대에 눕자 팔베개를 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수연에 대해 말을 꺼냈다.
“여보, 근데 우리도 수연씨네 한 번 초대해야 되는 것 아냐.”
“그러긴 한데 요즘 수연이네 조금 힘든 것 같던데..”
“그래 무슨 일인데, 지난 번에 말한 남편 사업 때문이야?”
“그것도 그렇고 남편이랑도 사이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
“왜, 수연씨네 하면 소문난 잉꼬부부잖아.”
“그것도 사업 잘 될 때 일이지. 남편 사업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부부관계도 원만하지 않고, 아무튼 몰라 별로 좋지도 않은 일 그만 이야기 하자.”
“그랬구나, 난 몰랐네.”
“원래 수연이가 남편 만나기 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거든, 그 집은 굉장히 부자였어. 그 남자랑 결혼했으면 지금처럼 힘들지도 않았을 텐데. 모르겠다. 지금 남편이 워낙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결혼을 한 것이었는데, 아마 수연이 남편에게 옛 남자친구 이야기는 안 한 것 같아.”
“음, 그래, 늦었는데 자자.”
다음날 지훈은 안산 역에 도착해 수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쪽에서 수연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수연은 아이보리색 원피스에 연분홍색 니트를 살짝 걸치고 있었다.
지훈은 창문을 열고 수연을 불렀다.
“수연씨, 어서 타세요.”
“예, 지훈씨 잘 계셨죠.”
“아니요, 오늘 수연씨 만날 생각에 어젯밤 한 숨도 못 잤어요.”
“참, 지훈씨도.”
수연은 내가 떠는 너스레가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 봤다.
“수연씨 어디로 모실까요? 날씨도 좋고 시간도 많은데 드라이브도 하고 맛있는 점심도 먹죠.”
“시간 괜찮으세요?”
“저는 오늘 괜찮아요.”
지훈은 미리 계획한 대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부도 쪽으로 차를 몰았다. 1시간 정도 달리면서 지훈은 수연과 편안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결혼한 기간도 비슷해서 공통화제가 많았고, 아내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들을 하소연하듯이 이야기하자 수연도 여자 입장에서 그의 말에 공감하기도 하고 반대의견을 말하기도 하면서 둘 사이는 더욱 가까워졌다.
대부도에 도착한 둘은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일식 집에 들어섰다. 다행히 바다가 보이는 방이 남아 있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식사가 다 나오고 문이 닫히면 호출할 때까지는 종업원이 오지 않는 그런 식당이었다. 그 곳에서 수연과 지훈은 점심을 먹으며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연씨, 이런 기분 참 오랜만이네요. 요즘 미현이랑은 이런 시간을 잘 못 갖거든요”
“지훈씨는 미현이랑 잘 지내잖아요.”
“아니에요, 저희도 예전만 못해요. 미현이도 부쩍 외출이 잦아지고, 부부관계도 잘 안 하려고 하고 벌써 권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수연씨 부부는 아직도 신혼이죠?”
“아이 몰라요. 그런 이야기는 그만 둬요.”
수연은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을 멈췄다. 두 볼이 발그레하게 붉어진 수연의 모습은 지훈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혹시 언짢으셨다면 용서하세요. 저는 단지 우리 부부와 달리 수연씨는 행복하신 것 같아서 그 비결을 알고 싶었던 것뿐 이에요.”
“저희 그이도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요. 사업이 힘들어지니까 바빠서 그런가 봐요.”
“아무리 바빠도 수연씨처럼 아름다운 아내를 보면 안고 싶어지지 않을 남편은 없을 것 같은데요. 수연씨 남편이 참 부럽습니다. 정말이에요.”
“지훈씨 오늘따라 이상하시네요. 평소에 그렇게 점잖으시던 분이요.”
“글쎄 저도 모르겠어요. 수연씨만 보면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곤 해요. 수연씨는 모르시겠지만요.”
“저도 알 건 알아요.”
수연은 지훈을 쳐다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뭘 얼마나 아시는 지 궁금해 지네요. 말해 주세요.”
“그건, 저, 저를 바라보는 지훈씨의 눈길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 정도라고 말해 두지요. 여자는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은 바로 알아요. 지난 번 저희 집에 오셨을 때 지훈씨의 눈길이 오랫동안 저에게 머물렀던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지요. 하지만 제가 일부러 수연씨를 훔쳐본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입니다.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수연씨를 바라보게 되더군요.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 아니잖아요.”
지훈은 수연이 자신의 은밀한 눈초리를 알고 있었다는 말에 가슴이 뜨끔하면서도 과연 수연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화장실에서 자신이 수연의 분홍색 팬티에 정액을 토해냈던 일까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날 화장실에서 나오던 수연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지훈이었기에. 하지만 일단 지금은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서 기세가 꺾이면 수연을 함락시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기에 말이다.
지훈은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수연에게 내밀었다.
“우선 천 만원인데 받아 두세요. 급하게 갚으시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 말씀 드린 것처럼 미현이는 모르는 돈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한 오천 만원 정도는 며칠 내로 더 융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걸로 급한 불부터 끄세요.”
“정말 감사 드려요. 사실 미현이에게 말 꺼내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는데, 지훈씨에게 큰 폐를 끼치네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수연씨가 힘들어 하면 제 마음도 편치 않아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라니요 그게 뭐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수연씨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그게 제 조건입니다.”
“가까워진다는 것이 무슨 뜻이죠?”
“말 그대로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연인처럼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가끔 만나서 오늘처럼 드라이브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요.”
“단지 그 것뿐 인가요?”
“예, 지금 제가 수연씨에게 바라는 것은 그게 전부에요.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지훈은 우선 수연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길을 터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급하게 서두르다 잘못 일을 그르치는 것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러 번 만나다 보면 분명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지훈은 앞에 앉아 있는 수연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 김태희를 닮은 외모와 늘씬한 몸매보다 더 지훈을 흥분시키는 건 수연의 분위기였다. 차분하고 정숙한 그녀지만 그 속에는 왠지 모르는 섹시함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드러내지 않기에 더욱 보고 싶은 그녀의 온 몸 구석구석이 지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여기서 그녀를 쓰러뜨리고 싶지만 지훈은 그런 욕망을 용케도 참아내고 있었다.
‘조금만 참자’
지훈은 이를 악물고 다짐했다.
수연은 지훈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지훈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눈길이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 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훈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준수한 외모와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너, 사회적으로도 능력 있는 그이기에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친구 남편이었고 자신도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기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요즘 들어 남편이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달라지면서 그것이 사업부진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신에게 애정을 베풀어 주던 남편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여인의 마음이었다.
어쩌면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만나서 식사나 하고 영화나 보는 정도의 사이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이었고, 자신에게 함부로 어떤 일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수연은 그가 말한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지금 그녀가 이것 저것 따질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자존심이 센 남편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돈을 융통해 올 수 없느냐고 말했을 때 수연은 사업이 정말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측은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어떻게 해서든 남편의 기를 살려줘야겠다고 다짐하던 그녀였다. 남편이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다녔지만 그런 그를 만나면서 수연도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결혼한 것이 아닌가.
비록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부부 사이가 예전 같지 못하지만 어느 부부나 겪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그녀는 여기고 있는 중이었다. 남편 사업이 다시 안정되면 부부 사이의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어질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서 남편을 돕고 싶은 그녀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친구인 미현에게 전화를 걸 용기도 없는 수연이었기에.
“좋아요. 지훈씨의 조건을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지훈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정도의 가벼운 사이라는 조건하에서요.”
“좋습니다. 수연씨를 이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그 걸로 저는 만족합니다.”
지훈이 흔쾌히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자 수연은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더 큰 것을 요구해오면 어쩌나 하며 불안했던 그녀였기에 시원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지훈이 정말 고맙게 여겨졌다. 한 편으로는 지훈 같은 남자와 가볍게 데이트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남편에게서 느끼지 못하던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그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훈과 수연의 첫 데이트는 끝이 났다. 지훈으로서는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자신의 욕정을 참았다. 수연을 집 근처에 내려다 주고 돌아가면서 지훈은 문자를 날려 오늘의 데이트가 좋았다는 자신의 감정을 수연에게 전했다.
수연은 지훈에게 문자를 받자 그 느낌이 색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에게 문자를 받아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그녀였기에 세심하게 마음을 써 주는 지훈이 고마웠다. 그녀도 바로 답장을 보냈다.
지훈은 그날 밤 아내 미현을 거칠게 공략하고 있었다.
“자기야, 오늘 왜 그래, 조금 부드럽게, 어”
미현은 평소와 달리 난폭하게 자신을 올라 타는 남편이 이상했다. 하지만 또 다른 느낌이 들면서 남편이 하자는 대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왠지 남편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기야 아파, 살살 해줘. 아 하 아, 아흑 아 하 아.”
지훈은 아내의 보지 속살이 한 없이 뜨거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미현이 오르가슴에 이르면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지훈은 눈을 감고 수연을 떠 올렸다.
‘지금 내가 박고 있는 것은 미현의 보지가 아니라 수연의 보지다’
지훈은 상상 속에서 수연을 강간하듯이 몰아 부쳤다. 절정을 느끼며 소리치는 아내의 신음소리가 그의 귀에는 수연의 울부짖는 소리로 들렸다. 미현의 유방을 쥐어짜듯이 움켜쥔 채 지훈은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달려 나갔다.
“어, 허 나온다..어 아 하 아으 하 .”
“아, 나 몰라. 아 오빠, 아 하 아 아 악 악 아 ---.”
‘수연아 – 아 하’
하마터면 지훈은 수연의 이름을 크게 외칠 뻔 했다. 그 만큼 그의 머리 속에는 수연의 자태가 각인되어 있었고 무척이나 아쉬웠던 하루였기에 더욱 수연에 대한 갈망이 큰 그였다. 오늘은 비록 아내의 몸을 빌어 대리만족을 했지만 다음에는 기필코 수연을 정복하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훈은 잠이 들었다.
지훈은 저녁 늦게 돌아온 아내 미현이 침대에 눕자 팔베개를 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수연에 대해 말을 꺼냈다.
“여보, 근데 우리도 수연씨네 한 번 초대해야 되는 것 아냐.”
“그러긴 한데 요즘 수연이네 조금 힘든 것 같던데..”
“그래 무슨 일인데, 지난 번에 말한 남편 사업 때문이야?”
“그것도 그렇고 남편이랑도 사이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아.”
“왜, 수연씨네 하면 소문난 잉꼬부부잖아.”
“그것도 사업 잘 될 때 일이지. 남편 사업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부부관계도 원만하지 않고, 아무튼 몰라 별로 좋지도 않은 일 그만 이야기 하자.”
“그랬구나, 난 몰랐네.”
“원래 수연이가 남편 만나기 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거든, 그 집은 굉장히 부자였어. 그 남자랑 결혼했으면 지금처럼 힘들지도 않았을 텐데. 모르겠다. 지금 남편이 워낙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결혼을 한 것이었는데, 아마 수연이 남편에게 옛 남자친구 이야기는 안 한 것 같아.”
“음, 그래, 늦었는데 자자.”
다음날 지훈은 안산 역에 도착해 수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쪽에서 수연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수연은 아이보리색 원피스에 연분홍색 니트를 살짝 걸치고 있었다.
지훈은 창문을 열고 수연을 불렀다.
“수연씨, 어서 타세요.”
“예, 지훈씨 잘 계셨죠.”
“아니요, 오늘 수연씨 만날 생각에 어젯밤 한 숨도 못 잤어요.”
“참, 지훈씨도.”
수연은 내가 떠는 너스레가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 봤다.
“수연씨 어디로 모실까요? 날씨도 좋고 시간도 많은데 드라이브도 하고 맛있는 점심도 먹죠.”
“시간 괜찮으세요?”
“저는 오늘 괜찮아요.”
지훈은 미리 계획한 대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부도 쪽으로 차를 몰았다. 1시간 정도 달리면서 지훈은 수연과 편안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결혼한 기간도 비슷해서 공통화제가 많았고, 아내와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들을 하소연하듯이 이야기하자 수연도 여자 입장에서 그의 말에 공감하기도 하고 반대의견을 말하기도 하면서 둘 사이는 더욱 가까워졌다.
대부도에 도착한 둘은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일식 집에 들어섰다. 다행히 바다가 보이는 방이 남아 있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식사가 다 나오고 문이 닫히면 호출할 때까지는 종업원이 오지 않는 그런 식당이었다. 그 곳에서 수연과 지훈은 점심을 먹으며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연씨, 이런 기분 참 오랜만이네요. 요즘 미현이랑은 이런 시간을 잘 못 갖거든요”
“지훈씨는 미현이랑 잘 지내잖아요.”
“아니에요, 저희도 예전만 못해요. 미현이도 부쩍 외출이 잦아지고, 부부관계도 잘 안 하려고 하고 벌써 권태기가 찾아온 것 같아요. 수연씨 부부는 아직도 신혼이죠?”
“아이 몰라요. 그런 이야기는 그만 둬요.”
수연은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을 멈췄다. 두 볼이 발그레하게 붉어진 수연의 모습은 지훈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혹시 언짢으셨다면 용서하세요. 저는 단지 우리 부부와 달리 수연씨는 행복하신 것 같아서 그 비결을 알고 싶었던 것뿐 이에요.”
“저희 그이도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요. 사업이 힘들어지니까 바빠서 그런가 봐요.”
“아무리 바빠도 수연씨처럼 아름다운 아내를 보면 안고 싶어지지 않을 남편은 없을 것 같은데요. 수연씨 남편이 참 부럽습니다. 정말이에요.”
“지훈씨 오늘따라 이상하시네요. 평소에 그렇게 점잖으시던 분이요.”
“글쎄 저도 모르겠어요. 수연씨만 보면 나도 모르게 흥분이 되곤 해요. 수연씨는 모르시겠지만요.”
“저도 알 건 알아요.”
수연은 지훈을 쳐다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뭘 얼마나 아시는 지 궁금해 지네요. 말해 주세요.”
“그건, 저, 저를 바라보는 지훈씨의 눈길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 정도라고 말해 두지요. 여자는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은 바로 알아요. 지난 번 저희 집에 오셨을 때 지훈씨의 눈길이 오랫동안 저에게 머물렀던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지요. 하지만 제가 일부러 수연씨를 훔쳐본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입니다.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수연씨를 바라보게 되더군요.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는 것은 잘못이 아니잖아요.”
지훈은 수연이 자신의 은밀한 눈초리를 알고 있었다는 말에 가슴이 뜨끔하면서도 과연 수연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화장실에서 자신이 수연의 분홍색 팬티에 정액을 토해냈던 일까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날 화장실에서 나오던 수연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지훈이었기에. 하지만 일단 지금은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서 기세가 꺾이면 수연을 함락시키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기에 말이다.
지훈은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수연에게 내밀었다.
“우선 천 만원인데 받아 두세요. 급하게 갚으시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 말씀 드린 것처럼 미현이는 모르는 돈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한 오천 만원 정도는 며칠 내로 더 융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걸로 급한 불부터 끄세요.”
“정말 감사 드려요. 사실 미현이에게 말 꺼내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는데, 지훈씨에게 큰 폐를 끼치네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수연씨가 힘들어 하면 제 마음도 편치 않아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라니요 그게 뭐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수연씨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그게 제 조건입니다.”
“가까워진다는 것이 무슨 뜻이죠?”
“말 그대로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연인처럼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가끔 만나서 오늘처럼 드라이브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요.”
“단지 그 것뿐 인가요?”
“예, 지금 제가 수연씨에게 바라는 것은 그게 전부에요.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지훈은 우선 수연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길을 터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급하게 서두르다 잘못 일을 그르치는 것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러 번 만나다 보면 분명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지훈은 앞에 앉아 있는 수연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 김태희를 닮은 외모와 늘씬한 몸매보다 더 지훈을 흥분시키는 건 수연의 분위기였다. 차분하고 정숙한 그녀지만 그 속에는 왠지 모르는 섹시함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드러내지 않기에 더욱 보고 싶은 그녀의 온 몸 구석구석이 지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여기서 그녀를 쓰러뜨리고 싶지만 지훈은 그런 욕망을 용케도 참아내고 있었다.
‘조금만 참자’
지훈은 이를 악물고 다짐했다.
수연은 지훈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지훈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의 눈길이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 간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훈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준수한 외모와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너, 사회적으로도 능력 있는 그이기에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친구 남편이었고 자신도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기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요즘 들어 남편이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달라지면서 그것이 사업부진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신에게 애정을 베풀어 주던 남편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여인의 마음이었다.
어쩌면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만나서 식사나 하고 영화나 보는 정도의 사이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이었고, 자신에게 함부로 어떤 일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수연은 그가 말한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지금 그녀가 이것 저것 따질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자존심이 센 남편이 자신에게 처음으로 돈을 융통해 올 수 없느냐고 말했을 때 수연은 사업이 정말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측은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어떻게 해서든 남편의 기를 살려줘야겠다고 다짐하던 그녀였다. 남편이 자신을 끈질기게 쫓아다녔지만 그런 그를 만나면서 수연도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래서 결혼한 것이 아닌가.
비록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부부 사이가 예전 같지 못하지만 어느 부부나 겪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그녀는 여기고 있는 중이었다. 남편 사업이 다시 안정되면 부부 사이의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어질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서 남편을 돕고 싶은 그녀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친구인 미현에게 전화를 걸 용기도 없는 수연이었기에.
“좋아요. 지훈씨의 조건을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지훈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정도의 가벼운 사이라는 조건하에서요.”
“좋습니다. 수연씨를 이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그 걸로 저는 만족합니다.”
지훈이 흔쾌히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자 수연은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더 큰 것을 요구해오면 어쩌나 하며 불안했던 그녀였기에 시원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지훈이 정말 고맙게 여겨졌다. 한 편으로는 지훈 같은 남자와 가볍게 데이트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남편에게서 느끼지 못하던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그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훈과 수연의 첫 데이트는 끝이 났다. 지훈으로서는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자신의 욕정을 참았다. 수연을 집 근처에 내려다 주고 돌아가면서 지훈은 문자를 날려 오늘의 데이트가 좋았다는 자신의 감정을 수연에게 전했다.
수연은 지훈에게 문자를 받자 그 느낌이 색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에게 문자를 받아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그녀였기에 세심하게 마음을 써 주는 지훈이 고마웠다. 그녀도 바로 답장을 보냈다.
지훈은 그날 밤 아내 미현을 거칠게 공략하고 있었다.
“자기야, 오늘 왜 그래, 조금 부드럽게, 어”
미현은 평소와 달리 난폭하게 자신을 올라 타는 남편이 이상했다. 하지만 또 다른 느낌이 들면서 남편이 하자는 대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왠지 남편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기야 아파, 살살 해줘. 아 하 아, 아흑 아 하 아.”
지훈은 아내의 보지 속살이 한 없이 뜨거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미현이 오르가슴에 이르면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지훈은 눈을 감고 수연을 떠 올렸다.
‘지금 내가 박고 있는 것은 미현의 보지가 아니라 수연의 보지다’
지훈은 상상 속에서 수연을 강간하듯이 몰아 부쳤다. 절정을 느끼며 소리치는 아내의 신음소리가 그의 귀에는 수연의 울부짖는 소리로 들렸다. 미현의 유방을 쥐어짜듯이 움켜쥔 채 지훈은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달려 나갔다.
“어, 허 나온다..어 아 하 아으 하 .”
“아, 나 몰라. 아 오빠, 아 하 아 아 악 악 아 ---.”
‘수연아 – 아 하’
하마터면 지훈은 수연의 이름을 크게 외칠 뻔 했다. 그 만큼 그의 머리 속에는 수연의 자태가 각인되어 있었고 무척이나 아쉬웠던 하루였기에 더욱 수연에 대한 갈망이 큰 그였다. 오늘은 비록 아내의 몸을 빌어 대리만족을 했지만 다음에는 기필코 수연을 정복하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훈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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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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