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비밀
윤 설 아
제 19 부
◇ 책 속의 비밀 ◇
회사에 출근을 하려고 정장으로 옷을 바꿔 입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고 보니 비서인 이소라에게서 온 전화였다.
“저어, 사장님! 오늘 제가 사모님을 모시고 오후 3시 쯤 회사로 갈 테니 그렇게 알고 계셔요”
“응? 우리 수정이 엄마를 오늘 회사로 데리고 온다고?”
“네, 사장님!”
“그냥 당분간, 친정에서 가만히 있도록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이 비서!”
“아니요, 오늘 모시고 갈 게요, 그리고 정은씨도 계속 그렇게 집에 붙잡아 둘 수는 없잖아요”
“하긴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은 우리 장모님도 못 꺾으시는데 이 비서가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을 꺾을 수가 있을까?”
“그건 염려하지 마세요, 제가 잘 알아서 할 게요”
“그래, 그럼 이 비서가 알아서 잘 해!”
“네! 사장님!”
“소라씨 전화인가 봐요?”
이소라와 전화를 끊고 나자 주방에서 설거지를 다 하고 나오며 김정은이가 묻는다.
“네, 그래요, 우리 수정이 엄마를 오후에 데리고 올 거라고 하네요.”
“응, 영순이를 소라씨가 친정에서 데리고 온다고요?”
“그렇다고 하네요.”
“소라씨가 우리 영순이 고집을 꺾을 수가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글쎄 기다려 보아야 알겠지만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이 보통이라야 말이지요.”
“제가 잘 알지요, 우리 영순이 그 고집은 아무나 못 꺾는 고집인데 소라씨가 글쎄 잘 할 수 있을
라나 모르겠어요.”
“저 번에도 한 번 고집을 부려서 친정에 갔었는데 제가 친정으로 찾아가서 사정을 하고 겨우 달
래서 집으로 데려 왔는데 글쎄 거의 6개월 동안이나 침묵의 전쟁을 했습니다.”
“영순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친구예요”
“이번에도 제가 태백산에 다녀 온 일로 행하니 친정으로 달려갔습니다.”
“태백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 이야기를 다 하려면 사연이 길어서 다음에 할 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이 비서가 우리 수정이 엄마를 바로 집으로 데려오지를 않고 회사로 데리고 온다고
했는데 왜 그럴까요?”
“아, 그것은 고집이 센 영순이를 바로 집으로 데려 오는 것 보다 회사로 데리고 와서 퇴근 할
때에 사장님과 함께 들어오시게 하면 영순이의 자존심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니까 그런 배려
를 생각해서 소라씨가 그러는 것 같네요”
김정은이가 이소라의 깊은 생각을 재빨리 알아차리고는 내 말에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나도 김정은이의 말에 수긍을 하며 말했다.
그런데 앞치마를 예쁘게 두르고 있는 아름다운 김정은이와 응접실 소파에서 단둘이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서 있으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우리 애들은 학교에 가버리고 이제 나도 막 회사에 출근을 하려던 참이라 집안에는 나하고
김정은이 우리 두 사람만이 있었다.
내 눈길이 자연스럽게 내 맞은편에 앉아서 있는 김정은이에게로 갔다.
김정은이는 다소곳이 눈길을 아래로 내리고 아무런 말이 없이 그대로 있다.
김정은이를 바라보니 어깨에 늘어뜨린 예쁜 머리하며 탐스런 얼굴에 그윽한 두 눈동자! 오뚝 솟은
콧날에 매력적인 입술 하얀 목덜미에선 금방이라도 수정 같은 맑은 물이 뚝뚝하고 떨어질 것만 같
고 아래로 내려와 볼록 솟은 풍만한 두 유방이 금방이라도 씰룩거릴 것만 같다.
어디 그 뿐인가!
너무 마르지도 않고 약간 통통한 몸매가 온통 매력 덩어리다.
어느 한 군데 빠진 곳이 없이 다 예쁘다.
탄력이 있는 늘씬하게 빠진 두 다리하며 잘록한 허리는 금방이라도 그냥 막 끌어서 안고만 싶어진다.
참 남자들의 마음이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예쁘고 늘씬한 이소라를 이제 다 차지하고 나서 또 무엇이 부족해서 내 앞에 앉아 있는 김정은이
에게로 마음이 쏠린다는 말인가?
그저 지금의 마음 같아서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지금 그냥 김정은이를 꼭 끌어서 안고는 사정없이 올라
타고 싶어진다.
김정은이의 보지를 한 번만이라도 쑤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록 교통사고로 먼저 간 남편이 쑤시던 보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점점 치마 속에 감추어져 있는 김정은이의 보지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김정은이는 이런 내 마음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다소곳이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남자들은 다 도둑놈이요, 늑대라더니’
이제 내 아내의 친구인 김정은이 마저도 갖고 싶은 내 마음은 내가 생각해 보아도 너무 욕심이
많다고 느껴졌다.
‘에라이, 그냥 막무가내로 그냥 확 올라 타 버릴까?’
그러나 김정은이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다.
힘수철이의 아내 박진옥이처럼 그렇게 함부로 올라 탈 수는 없는 것이다.
김정은이는 워낙 왕비처럼 우아하고 품위가 있으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수준이 높고 매사가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지성과 미모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내 사랑 오현경이와 비교를 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절의 고요함이 온 몸에 흘러서 넘친다.
오현경이가 깊은 숲속에 아침이슬을 머금고 고고하게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하얀 백합꽃이라면
김정은이는 먼 외딴섬에 보는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게 홀로 핀 빨간 동백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다,
김정은이는 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며 잔잔한 호수처럼 세월의 한 자락에서 다시 만나도 좋은
사랑으로 이해를 하는 아름다운 여자다.
김정은이는 항상 친구처럼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아니하고 나를 도와주는 꽃보다
아름다운 여자다.
김정은이의 이런 아름다운 모습에서 나는 애써 속에서 터져 나오려는 욕망을 참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내 눈길은 김정은이에게서 시선이 벗으나 응접실 테이블 쪽으로 갔다.
바로 그 때였다.
우리 애들이 어제 밤 응접실 소파에 앉아서 읽다가 그냥 테이블 위에 두고 간, 책들이 내 눈에 들어
왔다.
그리하여 김정은에게로 향하는 욕망을 잠재우기 위하여 테이블 위에 있는 책을 살짝 집어서 들었다.
책을 들어서 보니 [도시정벌]이라는 만화책이었다.
“현철이가 서점에 가서 사 가지고 왔는데 그 만화책이 지금 그렇게 애들에게 인기가 많이 있다고
그러네요, 제가 어제 낮에 다 읽어 보았는데 내용이 글쎄 허구적인 것이 좀 많고 그래요.
남자 주인공 이름이 백미르인데 현철이 말로는 애들이 모두 짱이라고 한데요,
그런데 제가 어제 그 만화책을 보면서 언뜻 사장님 모습이 떠오르지 뭐예요, 어쩌면 도시정벌의
주인공인 백미르와 사장님이 그렇게 꼭 닮았는지 놀랐어요.”
“네엣? 만화의 주인공이 저하고 꼭 닮았어요?”
나도 모르게 김정은이를 바라보면서 놀라 반문을 했다.
“네, 사장님하고 꼭 닮았어요, 도시정벌에 나오는 백미르라는 남자 주인공이 사장님처럼 키도
늘씬하게 크고 얼굴도 잘 생기고 또 싸움을 잘해서 주먹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도시를 평정해
나가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
“현경씨에게서 제가 들었어요, 사장님도 초등학교 때부터 정도술(正道術)을 배웠다고 들었는데 이
만화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백미르도 한국 무술을 배워서 그렇게 주먹질을 잘 한다고 하네요.”
“???”
나는 순간, 김정은이의 말에 그 어떤 말도 나오지를 않았다.
얼마 전에 박쥐파의 박봉팔이 일당을 완전히 내가 작살을 내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도시정벌이라는 책과 만화책이 수백만부가 팔려서 나가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무척이나 좋아하나 봐요”
김정은이는 예쁜 얼굴을 귀엽게 기웃하면서 말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쪽으로 걸어 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내 입에서 흘러서 나왔다.
“저어, 정은씨! 내가 정은씨를 한 번만 안아 볼 수 있을까요?”
“.................”
내 말에 약간 당황해 하며 잠시 동안 말이 없던 김정은이가 이내 고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내가 떠난 자리가 그 동안 쓸쓸했던 것 같아요, 좋아요 그럼 한 번 안아 보세요,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인데”
“아, 뜻밖의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네요, 미안합니다, 정은씨!”
“아, 이해를 해요”
나는 재빨리 김정은이의 지금 마음이 혹시라도 변할 까봐 얼른 김정은이를 끌어서 안았다.
순간,
그토록 내가 그 동안 오매불망하며 그리워하고 애를 태우던 김정은이를 마침내 내 품에 안았다.
샤넬의 향긋한 향기가 내 품에 전해지면서 김정은이의 황홀한 체취가 내 몸 전체에 퍼졌다.
김정은이는 내 품에 안긴 채 말없이 그대로 있었다.
‘아, 오늘 하루 종일 이대로 있고 싶다’ 는 생각 들었다.
안고만 있어도 좋은 여자!
그런 여자가 바로 김정은이었다.
회사로 출근을 해서 내 방으로 들어와 한참 동안이나 오늘 아침에 내가 안았던 김정은이 생각을 떠
올리고 있었다.
내가 김정은이를 내 품에 안았을 때에 그녀도 나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눈치였다.
나는 내 방에 걸린 큰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아래에는 “화인건설 회장 조중현 증”이라는 하얀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거울 속에는 또 한 사람의 강운산이가 서로 마주보고 서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내가 쳐다보아도 너무나 멋있고 얼굴이 잘 생겼다.
최근 007 영화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피어스 브르스넌 배우보다도 내가 훨씬 더 잘
생긴 것 같다.
하긴 내 아내 한영순이가 처남들이 그렇게 반대를 해도 내 헌칠한 키와 잘 생긴 내 얼굴에 반해서
결혼을 한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또 내 큰 딸 수정이만 보아도 그렇다.
자기 아버지의 이 멋진 외모를 이어 받아서 열다섯 살짜리 계집애가 그렇게 키가 늘씬하게 크고
얼굴이 너무나도 예쁘다.
그러니 나의 외모에 대한 말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내 아들 현철이도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어린 계집아이들이 서로 자기 짝을 하겠다고 서로 싸우고
심지어는 밤중에도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날리는 등 그 인기도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내가 지금 이 잘 생긴 나의 외모를 자랑 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김정은이가 도시정벌의 책 속에 나오는 백미르라는 주인공이 나하고 꼭 같이 생겼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다.
방안을 이렇게 한참 서성이다가 갑자기 내 비서인 이소라의 책상 위에 내 눈길이 머물렀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이소라의 책상위에 바로 내가 우리 집 응접실 테이블 위에서 보았던 똑 같은 그 책!
바로 그 책이 이소리의 책상 위에도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망설이다가 이소라의 책상위에 있는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집어서 들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본 것은 만화책이었는데 이소라의 책상 위에 있는 것은 소설책 이었다.
어차피 이소라는 오후에 올 것이기에 혼자서 무료하게 지내는 것 보다 도시정벌이라는 이 책을 다
읽어 보기로 했다.
도시정벌 1부에서는 내용이 아주 진지하게 잘 나가더니만 2부에서는 내용이 그만 점점 이상한
쪽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주인공 백미르가 한국 무술을 어느 도인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에 이르러서는 요즘에도
이런 내용을 흥미롭게 보는 사람이 다 있나 할 정도 너무나 엉뚱하게 벗어나 있었다.
도시정벌이라는 책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1부에서는 서울의 청량리 뒷골목에서 자란 미르(주인공)가 전국의 주먹세계를 평정하는 과정을 풀어
나가고 있었다.
2부에서는 갑자기 한국 땅을 훌쩍 벗어나 우리나라 독도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악착같이 우기고 있는
일본 땅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백미르가 일본 황실의 예쁜 손녀 아가씨와 얽히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역시 한국에서처럼
일본 땅의 주먹 세계를 평정하는 내용이었다.
3부에서는 너무나 엉뚱하게 벗어나 한국의 대통령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이 암살이 되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위해서 세계의 명문 가문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싸우는 이야기로
1부와 2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4부와 5부는 같은 내용인데 갑자기 그 사이에 책의 내용이 확 크게 바뀌어 무협 소설로 변해 있었다.
배경은 중국이고 주인공도 2명이 나오는데 남쪽은 미르고 북쪽은 강산이었다.
이런 앞과 뒤가 전혀 맞지 않는 책인데도 애독자들의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엄청난 인기와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을 입어서 현재 작가가 6부를 쓰고 있다는 말이 책의 서문에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고 잘 팔리는지 현재 출판사에서 천만 부 출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광고성의 글도 실려서 있었다.
나는 뭐 이런 내용이 도대체 왜 인기가 있다는 말인지 통 이해가 안 갔지만 그래도 현실이 그것을
증명을 하니 그 사실을 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문득 5부의 마지막을 거의 다 읽어 가는데 이소라가 거기 까지 읽고는 명함으로 책갈피를 끼워서 놓은
것이 내 눈길을 끌었다.
명함을 빼어서 읽어보니 대산그룹 회장 이성수라는 이름이 적혀서 있었다.
대산그룹이라면 내가 잘 모르는 회사였다.
나는 도로 책갈피로 끼워져 있던 곳에 그 명함을 도록 꽃아 놓았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었을 때에 사무실에서 내가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건축자재 과장과 한참 이야기를
하면서 서 있는데 갑자기 창가에 앉아 있던 경리과의 공옥희가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모두들 이리로 와서 보세요, 지금 우리 회사에 비싼 독일제 BMW 차가 들어오고 있어요!”
그러자 사무실 직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몰려갔다.
“와아 독일제 BMW 760이네”
“BMW 760 최신형이네”
“저런 차는 가격만 해도 2억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하던데”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창밖을 내다보면서 저 마다 한 마디씩 했다.
“응? 우리 회사에 갑자기 무슨 독일제 BMW 고급 승용차가 왜 들어 와?”
“글쎄요? 저도 지금 그게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는데요.”
공옥희가 계속 창밖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도 우리 회사의 정문 쪽이 환히 보이는 창문가로 다가갔다.
그러자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자재과 과장도 내 뒤를 따라와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정말로 은색 독일제 BMW 고급차 한 대가 정문을 들어와 지금 막 주차장 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차장에는 선팅을 하여서 차안에 누가 탔는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누가 차를 운전하는지 아주 능숙하게 후진을 하여 BMW 승용차가 제 자리에 정확하게 주차를 했다.
차가 멈추자 우리 회사 직원들이 BMW 승용차에서 과연 누가 내릴 것인지 모두들 궁금해 하면서 모든
눈길이 그리로 쏠려 있었다.
나도 도대체 누가 저런 2억 5천만 원짜리 차를 타고 다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여 그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BMW 승용차 운전석 문이 조용히 열리더니 검은 색 정장 옷을 멋지게 뽑아서 입고 비싼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키가 늘씬하게 큰 여자가 나왔다.
검은 색 예쁜 머리를 어깨에 길게 늘어뜨리고 맵시 있게 서 있는 여자!
“야아! 정말로 멋있다!”
“정말로 멋지네!”
사무실 직원들의 입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저절로 터져서 나왔다.
그 여자는 BMW 고급차를 구경한다고 창가에 모여선 우리 사무실 직원들의 모든 시선을 한 눈에
받고 있었다.
모두가 침을 삼키면서 여자 주인공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그 여자가 비싼 선글라스를 조심스럽게
벗더니 자기 머리에 살짝 가볍게 얹었다.
“사장님! 이 비서님 같은 데요”
경리과의 공옥희의 말에 정해진 과장도 덩달아 말했다.
“맞습니다. 사장님, 이 비서가 틀림이 없습니다.”
“뭐라고? 이 비서라고?”
그들의 말에 나는 반문을 하며 자세히 쳐다보니 틀림이 없는 이소라였다.
“아니? 이 비서가 무슨 돈이 저렇게 많아서 저 비싼 BMW 760을 타고 왔지?”
김재천 상무는 무척이나 놀라면서 옆에 서 있는 정해진 과장을 보면서 말했다.
이소라가 운전석 옆 좌석 문을 열자 내 아내 한영순이가 나왔다.
“사장님! 사모님도 함께 오신 것 같습니다”
정해진 과장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나는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아무런 말도 못하고 말없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야아, 저 차 바퀴를 한 봐! 엄청나게 크고 넓은데”
“그러면 엄청나게 튼튼하고 안전 하겠습니다”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과장이 서로 주고받으며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아마도 우리 장모님께서 내 아내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저 차를 빌려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사실 말이지만 우리 처갓집은 돈을 쌓아 놓고 사는 집안이다.
모텔을 하는 처남은 모텔이 하나도 아니고 전국에 걸쳐서 지어 놓고는 돈을 엄청나게 거두어들이고
있고 시내버스 회사를 경영하는 처남도 택배회사를 아울러 운영하면서 돈을 가마니에 쓸어 담고 있
는 실정이다.
또한 장인어른께서도 부동산에 정통하여 전국의 부동산을 휩쓸고 계시며 장모님께서는 그 연세에
피부 관리를 잘하셔서 모든 남자들이 탐을 낼만한 예쁜 미모와 늘씬한 몸매를 가지시고 주식에 투
자를 하여 일석이조를 넘어서 일석 십조에 통달하신 분이시다.
다른 사람들은 주식을 잘못 투자하여 쫄딱 망했다고 할 때에도 우리 장모님은 영험하시고 앞을 훤하게
내다보시는 분이시라 투자를 하는 주식마다 대박을 냈다.
이리하여 우리 장모님은 그 비싼 독일제 BMW 760을 손수 운전을 하고 다니시면서 은행장들과 회동을
하시고는 했다.
저번에 회사의 창립식에 오셨을 때에 내가 타고 다니는 무소를 쳐다보고 와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강서방은 아직도 저 구닥다리 무소를 타고 다니나? 내가 힘이 좋은 놈으로 한 대 사 줄까? 이제 회사의
사장님이 되었는데 차도 좀 좋은 것을 타고 다녀야지 저게 뭐야?”
“아, 네, 하지만 저게 아직도 잘 굴러가고 있어서 버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 만일 저게 고장이 나거든 미련도 없이 버리고 내게 전화를 해! 응, 알았지!”
사장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등 뒤로 와서는 두 손으로 꼭 나를 끌어안으며 그 예쁘게 생긴 뽀얀 얼굴을
내 얼굴에 갖다 대시며 말씀을 하셨다.
“아, 그럼요 그때는 망설임이 없이 제가 어머님께 바로 전화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응, 그래, 빨리 전화 해! 내가 우리 강서방에게 좋은 차를 한 대 사 주어야지!”
한참 동안이나 우리 장모님이 나를 그렇게 끌어안고 있는데 장모님의 향기로운 채취가 내 목덜미에
가득히 묻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장모님이 내 입술을 쪽 하고 빨면서 내가 그저 사랑스러워 못 참겠다는 듯이 그 고운
손으로 내 온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고 하더니만 그래도 내 심정을 잘 이해하여 주시는 분은 장모님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돈이 많은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뭐 하나 아쉬운 것이 없이 잘 먹고 잘 살던 내 아내 한영순
이가 아름다운 갈대밭으로 멋도 모르고 나를 따라와서 그만 내 좆에 자기의 보지를 쑤시는 바람에 어
쩔 수 없이 나하고 결혼을 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부족한 나하고 살면서 만족하게 채워지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내 아내 한영순이는 사장실로 들어서면서 내 품에 와락 안기며 울먹였다.
“여보!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이것은 너무나 놀라운 변화였다.
역시 이소라는 대단한 여자다.
어떻게 내 아내 한영순이의 마음을 이렇게 갑자기 바꾸어 놓았단 말인가!
“응, 그냥, 그렇게 지냈지, 그런데 타고 온 저 차는 장모님께서 빌려 주시던가?”
나는 내 품에 안겨서 있는 아내 한영순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내 아내 한영순이는 무슨 뜻밖에 그런 말을 하고 있느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또렷하게 말했다.
“저 차는 소라씨! 차인데 당신은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응? 저 차가 소라씨! 아니 이 비서의 차라고?”
내가 내 아내 한영순이와 해후를 하고 있는 동안에 자기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서 있던 이소라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 그래요, 사장님! 제 차인데 왜 그러세요?”
“응? 저 차가 정말로 이 비서의 차라고?”
내가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
“그럼요, 제 차예요”
이소라는 목소리 하나 흔들리지 않은 채로 해맑게 대답을 한다.
“???”
나는 이소라의 말에 무엇에 홀린 듯이 그녀를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소라의 집에는 돈이 얼마나 많이 있기에 저렇게 비싼 차를 선뜻 그녀에게 다 사준다는
말인가?
나는 갑자기 이소라에 대하여 많은 의문점이 생겼다.
그러다가 오전에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읽을 때에 책갈피로 끼워서 두었던 명함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소라에게 물었다.
“이 비서! 혹시 대산그룹 이성수 회장님과는 잘 아는 사이야?”
순간,
이소라는 내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그 고운 얼굴에 미소가 싹 사라지며 창백하게 되더니 아무 말을
못하고 한참이나 그대로 있었다.
그러자 내 곁에 함께 서 있던 내 아내 한영순이도 움찔하고 놀라더니 이내 그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며
말머리를 얼른 돌렸다.
“아, 여보! 소라씨가 그런 분을 어떻게 알 수가 있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그 대산그룹의 이성수
회장님을 아세요?”
“아, 내가 그 분을 잘 아는 것이 아니고 오전에 혼자서 있기가 무료하여 이 비서 책상위에 놓여 있는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읽다가 우연히 이 비서가 책갈피로 끼워서 둔 명함을 보니 대산그룹 이성수 회
장님의 명함이라서 그냥 물어 본 거야”
내 말에 내 아내가 얼른 내 말을 받아서 다시 넘겼다.
“아, 그래요? 소라씨가 당신의 비서인데 우리 회사와 일이 관련 된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찾아 왔다가 당신이 없을 때에 명함을 소라씨에게 주고 갔는가 봐요 그러니까 그런 분의 명함이 소라씨
한테 있지요”
“아, 참 그렇지, 나는 그런 일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이 비서에게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네.”
그러자 내 아내는 마치 이 어려운 곤경에서 얼른 벗어나려는 듯이 나를 보고서 말했다.
“저어, 지금 소라씨하고 우리 집으로 갈게요 우리 친구 정은이도 그 동안 우리 애들을 돌보느라 수고도
많이 했고 그러니 오늘 저녁은 우리 모두 함께 향미정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집에 도착하는 대로 진옥씨한테 저녁 준비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할 게요”
“응? 향미정에서 우리 다 같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네, 왜 그러는 것이 안 좋아요 당신은?”
“응. 아니야, 당신 생각이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뭐, 그럼 내가 퇴근하는 대로 그리로 바로 갈게”
그리고 나는 아직도 얼굴에 미소가 사라진 채 그대로 자기 자리에 앉아서 있는 이소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비서가 그럼 수고를 좀 해 줘, 그리고 오늘 참 수고가 많았어!”
“네, 그럴게요, 그럼 우리 저녁에 다시 만나요 사장님!”
내 말에 애써 고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는 이소라를 왜 그런지 나는 그냥 꼭 끌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바로 내 옆에 내 아내 한영순이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의 정중한 인사를 받으며 사무실을 나가 BMW 승용차를 향해 걸어서 가는 두 여자!
내 아내 한영순이와 이소라!
나는 무언가 내가 알 수 없는 놀라운 비밀들이 저 두 여자 사이에 안개처럼 쌓여서 있다고 강하게
느꼈다.
잠시 후
이소라의 독일제 BMW 760 2억 5천만 원짜리 승용차가 엔진 소리도 부드럽게 내 회사의 마당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서 정문을 빠져 나갔다.
20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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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야외 나들이를 다녀오는 바람에 이제야 19부를 올립니다.
언제나 설아의 글을 읽어 주시고 격려를 해주시며 추천과 댓글을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동해안을 한 바퀴 돌아오면서 역시 우리나라는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초록빛이 한결 짙어가는 6월의 시작입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읽으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하루 되세요!
- 윤 설 아 -
윤 설 아
제 19 부
◇ 책 속의 비밀 ◇
회사에 출근을 하려고 정장으로 옷을 바꿔 입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고 보니 비서인 이소라에게서 온 전화였다.
“저어, 사장님! 오늘 제가 사모님을 모시고 오후 3시 쯤 회사로 갈 테니 그렇게 알고 계셔요”
“응? 우리 수정이 엄마를 오늘 회사로 데리고 온다고?”
“네, 사장님!”
“그냥 당분간, 친정에서 가만히 있도록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이 비서!”
“아니요, 오늘 모시고 갈 게요, 그리고 정은씨도 계속 그렇게 집에 붙잡아 둘 수는 없잖아요”
“하긴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은 우리 장모님도 못 꺾으시는데 이 비서가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을 꺾을 수가 있을까?”
“그건 염려하지 마세요, 제가 잘 알아서 할 게요”
“그래, 그럼 이 비서가 알아서 잘 해!”
“네! 사장님!”
“소라씨 전화인가 봐요?”
이소라와 전화를 끊고 나자 주방에서 설거지를 다 하고 나오며 김정은이가 묻는다.
“네, 그래요, 우리 수정이 엄마를 오후에 데리고 올 거라고 하네요.”
“응, 영순이를 소라씨가 친정에서 데리고 온다고요?”
“그렇다고 하네요.”
“소라씨가 우리 영순이 고집을 꺾을 수가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글쎄 기다려 보아야 알겠지만 우리 수정이 엄마의 고집이 보통이라야 말이지요.”
“제가 잘 알지요, 우리 영순이 그 고집은 아무나 못 꺾는 고집인데 소라씨가 글쎄 잘 할 수 있을
라나 모르겠어요.”
“저 번에도 한 번 고집을 부려서 친정에 갔었는데 제가 친정으로 찾아가서 사정을 하고 겨우 달
래서 집으로 데려 왔는데 글쎄 거의 6개월 동안이나 침묵의 전쟁을 했습니다.”
“영순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친구예요”
“이번에도 제가 태백산에 다녀 온 일로 행하니 친정으로 달려갔습니다.”
“태백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 이야기를 다 하려면 사연이 길어서 다음에 할 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그런데 이 비서가 우리 수정이 엄마를 바로 집으로 데려오지를 않고 회사로 데리고 온다고
했는데 왜 그럴까요?”
“아, 그것은 고집이 센 영순이를 바로 집으로 데려 오는 것 보다 회사로 데리고 와서 퇴근 할
때에 사장님과 함께 들어오시게 하면 영순이의 자존심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니까 그런 배려
를 생각해서 소라씨가 그러는 것 같네요”
김정은이가 이소라의 깊은 생각을 재빨리 알아차리고는 내 말에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나도 김정은이의 말에 수긍을 하며 말했다.
그런데 앞치마를 예쁘게 두르고 있는 아름다운 김정은이와 응접실 소파에서 단둘이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서 있으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우리 애들은 학교에 가버리고 이제 나도 막 회사에 출근을 하려던 참이라 집안에는 나하고
김정은이 우리 두 사람만이 있었다.
내 눈길이 자연스럽게 내 맞은편에 앉아서 있는 김정은이에게로 갔다.
김정은이는 다소곳이 눈길을 아래로 내리고 아무런 말이 없이 그대로 있다.
김정은이를 바라보니 어깨에 늘어뜨린 예쁜 머리하며 탐스런 얼굴에 그윽한 두 눈동자! 오뚝 솟은
콧날에 매력적인 입술 하얀 목덜미에선 금방이라도 수정 같은 맑은 물이 뚝뚝하고 떨어질 것만 같
고 아래로 내려와 볼록 솟은 풍만한 두 유방이 금방이라도 씰룩거릴 것만 같다.
어디 그 뿐인가!
너무 마르지도 않고 약간 통통한 몸매가 온통 매력 덩어리다.
어느 한 군데 빠진 곳이 없이 다 예쁘다.
탄력이 있는 늘씬하게 빠진 두 다리하며 잘록한 허리는 금방이라도 그냥 막 끌어서 안고만 싶어진다.
참 남자들의 마음이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예쁘고 늘씬한 이소라를 이제 다 차지하고 나서 또 무엇이 부족해서 내 앞에 앉아 있는 김정은이
에게로 마음이 쏠린다는 말인가?
그저 지금의 마음 같아서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지금 그냥 김정은이를 꼭 끌어서 안고는 사정없이 올라
타고 싶어진다.
김정은이의 보지를 한 번만이라도 쑤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록 교통사고로 먼저 간 남편이 쑤시던 보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다.
나는 점점 치마 속에 감추어져 있는 김정은이의 보지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김정은이는 이런 내 마음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다소곳이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남자들은 다 도둑놈이요, 늑대라더니’
이제 내 아내의 친구인 김정은이 마저도 갖고 싶은 내 마음은 내가 생각해 보아도 너무 욕심이
많다고 느껴졌다.
‘에라이, 그냥 막무가내로 그냥 확 올라 타 버릴까?’
그러나 김정은이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다.
힘수철이의 아내 박진옥이처럼 그렇게 함부로 올라 탈 수는 없는 것이다.
김정은이는 워낙 왕비처럼 우아하고 품위가 있으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수준이 높고 매사가
빈틈이 없기 때문이다.
지성과 미모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내 사랑 오현경이와 비교를 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절의 고요함이 온 몸에 흘러서 넘친다.
오현경이가 깊은 숲속에 아침이슬을 머금고 고고하게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하얀 백합꽃이라면
김정은이는 먼 외딴섬에 보는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게 홀로 핀 빨간 동백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렇다,
김정은이는 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며 잔잔한 호수처럼 세월의 한 자락에서 다시 만나도 좋은
사랑으로 이해를 하는 아름다운 여자다.
김정은이는 항상 친구처럼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아니하고 나를 도와주는 꽃보다
아름다운 여자다.
김정은이의 이런 아름다운 모습에서 나는 애써 속에서 터져 나오려는 욕망을 참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내 눈길은 김정은이에게서 시선이 벗으나 응접실 테이블 쪽으로 갔다.
바로 그 때였다.
우리 애들이 어제 밤 응접실 소파에 앉아서 읽다가 그냥 테이블 위에 두고 간, 책들이 내 눈에 들어
왔다.
그리하여 김정은에게로 향하는 욕망을 잠재우기 위하여 테이블 위에 있는 책을 살짝 집어서 들었다.
책을 들어서 보니 [도시정벌]이라는 만화책이었다.
“현철이가 서점에 가서 사 가지고 왔는데 그 만화책이 지금 그렇게 애들에게 인기가 많이 있다고
그러네요, 제가 어제 낮에 다 읽어 보았는데 내용이 글쎄 허구적인 것이 좀 많고 그래요.
남자 주인공 이름이 백미르인데 현철이 말로는 애들이 모두 짱이라고 한데요,
그런데 제가 어제 그 만화책을 보면서 언뜻 사장님 모습이 떠오르지 뭐예요, 어쩌면 도시정벌의
주인공인 백미르와 사장님이 그렇게 꼭 닮았는지 놀랐어요.”
“네엣? 만화의 주인공이 저하고 꼭 닮았어요?”
나도 모르게 김정은이를 바라보면서 놀라 반문을 했다.
“네, 사장님하고 꼭 닮았어요, 도시정벌에 나오는 백미르라는 남자 주인공이 사장님처럼 키도
늘씬하게 크고 얼굴도 잘 생기고 또 싸움을 잘해서 주먹으로 악당을 물리치고 도시를 평정해
나가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
“현경씨에게서 제가 들었어요, 사장님도 초등학교 때부터 정도술(正道術)을 배웠다고 들었는데 이
만화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백미르도 한국 무술을 배워서 그렇게 주먹질을 잘 한다고 하네요.”
“???”
나는 순간, 김정은이의 말에 그 어떤 말도 나오지를 않았다.
얼마 전에 박쥐파의 박봉팔이 일당을 완전히 내가 작살을 내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도시정벌이라는 책과 만화책이 수백만부가 팔려서 나가는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무척이나 좋아하나 봐요”
김정은이는 예쁜 얼굴을 귀엽게 기웃하면서 말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쪽으로 걸어 나가다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내 입에서 흘러서 나왔다.
“저어, 정은씨! 내가 정은씨를 한 번만 안아 볼 수 있을까요?”
“.................”
내 말에 약간 당황해 하며 잠시 동안 말이 없던 김정은이가 이내 고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내가 떠난 자리가 그 동안 쓸쓸했던 것 같아요, 좋아요 그럼 한 번 안아 보세요,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인데”
“아, 뜻밖의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네요, 미안합니다, 정은씨!”
“아, 이해를 해요”
나는 재빨리 김정은이의 지금 마음이 혹시라도 변할 까봐 얼른 김정은이를 끌어서 안았다.
순간,
그토록 내가 그 동안 오매불망하며 그리워하고 애를 태우던 김정은이를 마침내 내 품에 안았다.
샤넬의 향긋한 향기가 내 품에 전해지면서 김정은이의 황홀한 체취가 내 몸 전체에 퍼졌다.
김정은이는 내 품에 안긴 채 말없이 그대로 있었다.
‘아, 오늘 하루 종일 이대로 있고 싶다’ 는 생각 들었다.
안고만 있어도 좋은 여자!
그런 여자가 바로 김정은이었다.
회사로 출근을 해서 내 방으로 들어와 한참 동안이나 오늘 아침에 내가 안았던 김정은이 생각을 떠
올리고 있었다.
내가 김정은이를 내 품에 안았을 때에 그녀도 나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눈치였다.
나는 내 방에 걸린 큰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아래에는 “화인건설 회장 조중현 증”이라는 하얀 글씨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거울 속에는 또 한 사람의 강운산이가 서로 마주보고 서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내가 쳐다보아도 너무나 멋있고 얼굴이 잘 생겼다.
최근 007 영화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피어스 브르스넌 배우보다도 내가 훨씬 더 잘
생긴 것 같다.
하긴 내 아내 한영순이가 처남들이 그렇게 반대를 해도 내 헌칠한 키와 잘 생긴 내 얼굴에 반해서
결혼을 한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또 내 큰 딸 수정이만 보아도 그렇다.
자기 아버지의 이 멋진 외모를 이어 받아서 열다섯 살짜리 계집애가 그렇게 키가 늘씬하게 크고
얼굴이 너무나도 예쁘다.
그러니 나의 외모에 대한 말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내 아들 현철이도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어린 계집아이들이 서로 자기 짝을 하겠다고 서로 싸우고
심지어는 밤중에도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날리는 등 그 인기도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내가 지금 이 잘 생긴 나의 외모를 자랑 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김정은이가 도시정벌의 책 속에 나오는 백미르라는 주인공이 나하고 꼭 같이 생겼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다.
방안을 이렇게 한참 서성이다가 갑자기 내 비서인 이소라의 책상 위에 내 눈길이 머물렀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이소라의 책상위에 바로 내가 우리 집 응접실 테이블 위에서 보았던 똑 같은 그 책!
바로 그 책이 이소리의 책상 위에도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망설이다가 이소라의 책상위에 있는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집어서 들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본 것은 만화책이었는데 이소라의 책상 위에 있는 것은 소설책 이었다.
어차피 이소라는 오후에 올 것이기에 혼자서 무료하게 지내는 것 보다 도시정벌이라는 이 책을 다
읽어 보기로 했다.
도시정벌 1부에서는 내용이 아주 진지하게 잘 나가더니만 2부에서는 내용이 그만 점점 이상한
쪽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주인공 백미르가 한국 무술을 어느 도인으로부터 배우는 과정에 이르러서는 요즘에도
이런 내용을 흥미롭게 보는 사람이 다 있나 할 정도 너무나 엉뚱하게 벗어나 있었다.
도시정벌이라는 책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1부에서는 서울의 청량리 뒷골목에서 자란 미르(주인공)가 전국의 주먹세계를 평정하는 과정을 풀어
나가고 있었다.
2부에서는 갑자기 한국 땅을 훌쩍 벗어나 우리나라 독도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악착같이 우기고 있는
일본 땅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백미르가 일본 황실의 예쁜 손녀 아가씨와 얽히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역시 한국에서처럼
일본 땅의 주먹 세계를 평정하는 내용이었다.
3부에서는 너무나 엉뚱하게 벗어나 한국의 대통령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이 암살이 되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위해서 세계의 명문 가문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싸우는 이야기로
1부와 2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4부와 5부는 같은 내용인데 갑자기 그 사이에 책의 내용이 확 크게 바뀌어 무협 소설로 변해 있었다.
배경은 중국이고 주인공도 2명이 나오는데 남쪽은 미르고 북쪽은 강산이었다.
이런 앞과 뒤가 전혀 맞지 않는 책인데도 애독자들의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엄청난 인기와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을 입어서 현재 작가가 6부를 쓰고 있다는 말이 책의 서문에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고 잘 팔리는지 현재 출판사에서 천만 부 출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광고성의 글도 실려서 있었다.
나는 뭐 이런 내용이 도대체 왜 인기가 있다는 말인지 통 이해가 안 갔지만 그래도 현실이 그것을
증명을 하니 그 사실을 안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문득 5부의 마지막을 거의 다 읽어 가는데 이소라가 거기 까지 읽고는 명함으로 책갈피를 끼워서 놓은
것이 내 눈길을 끌었다.
명함을 빼어서 읽어보니 대산그룹 회장 이성수라는 이름이 적혀서 있었다.
대산그룹이라면 내가 잘 모르는 회사였다.
나는 도로 책갈피로 끼워져 있던 곳에 그 명함을 도록 꽃아 놓았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었을 때에 사무실에서 내가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건축자재 과장과 한참 이야기를
하면서 서 있는데 갑자기 창가에 앉아 있던 경리과의 공옥희가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모두들 이리로 와서 보세요, 지금 우리 회사에 비싼 독일제 BMW 차가 들어오고 있어요!”
그러자 사무실 직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몰려갔다.
“와아 독일제 BMW 760이네”
“BMW 760 최신형이네”
“저런 차는 가격만 해도 2억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하던데”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창밖을 내다보면서 저 마다 한 마디씩 했다.
“응? 우리 회사에 갑자기 무슨 독일제 BMW 고급 승용차가 왜 들어 와?”
“글쎄요? 저도 지금 그게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는데요.”
공옥희가 계속 창밖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도 우리 회사의 정문 쪽이 환히 보이는 창문가로 다가갔다.
그러자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자재과 과장도 내 뒤를 따라와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정말로 은색 독일제 BMW 고급차 한 대가 정문을 들어와 지금 막 주차장 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차장에는 선팅을 하여서 차안에 누가 탔는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누가 차를 운전하는지 아주 능숙하게 후진을 하여 BMW 승용차가 제 자리에 정확하게 주차를 했다.
차가 멈추자 우리 회사 직원들이 BMW 승용차에서 과연 누가 내릴 것인지 모두들 궁금해 하면서 모든
눈길이 그리로 쏠려 있었다.
나도 도대체 누가 저런 2억 5천만 원짜리 차를 타고 다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여 그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BMW 승용차 운전석 문이 조용히 열리더니 검은 색 정장 옷을 멋지게 뽑아서 입고 비싼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키가 늘씬하게 큰 여자가 나왔다.
검은 색 예쁜 머리를 어깨에 길게 늘어뜨리고 맵시 있게 서 있는 여자!
“야아! 정말로 멋있다!”
“정말로 멋지네!”
사무실 직원들의 입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저절로 터져서 나왔다.
그 여자는 BMW 고급차를 구경한다고 창가에 모여선 우리 사무실 직원들의 모든 시선을 한 눈에
받고 있었다.
모두가 침을 삼키면서 여자 주인공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그 여자가 비싼 선글라스를 조심스럽게
벗더니 자기 머리에 살짝 가볍게 얹었다.
“사장님! 이 비서님 같은 데요”
경리과의 공옥희의 말에 정해진 과장도 덩달아 말했다.
“맞습니다. 사장님, 이 비서가 틀림이 없습니다.”
“뭐라고? 이 비서라고?”
그들의 말에 나는 반문을 하며 자세히 쳐다보니 틀림이 없는 이소라였다.
“아니? 이 비서가 무슨 돈이 저렇게 많아서 저 비싼 BMW 760을 타고 왔지?”
김재천 상무는 무척이나 놀라면서 옆에 서 있는 정해진 과장을 보면서 말했다.
이소라가 운전석 옆 좌석 문을 열자 내 아내 한영순이가 나왔다.
“사장님! 사모님도 함께 오신 것 같습니다”
정해진 과장이 나를 보면서 말했다.
나는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아무런 말도 못하고 말없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야아, 저 차 바퀴를 한 봐! 엄청나게 크고 넓은데”
“그러면 엄청나게 튼튼하고 안전 하겠습니다”
김재천 상무와 정해진 과장이 서로 주고받으며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아마도 우리 장모님께서 내 아내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저 차를 빌려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사실 말이지만 우리 처갓집은 돈을 쌓아 놓고 사는 집안이다.
모텔을 하는 처남은 모텔이 하나도 아니고 전국에 걸쳐서 지어 놓고는 돈을 엄청나게 거두어들이고
있고 시내버스 회사를 경영하는 처남도 택배회사를 아울러 운영하면서 돈을 가마니에 쓸어 담고 있
는 실정이다.
또한 장인어른께서도 부동산에 정통하여 전국의 부동산을 휩쓸고 계시며 장모님께서는 그 연세에
피부 관리를 잘하셔서 모든 남자들이 탐을 낼만한 예쁜 미모와 늘씬한 몸매를 가지시고 주식에 투
자를 하여 일석이조를 넘어서 일석 십조에 통달하신 분이시다.
다른 사람들은 주식을 잘못 투자하여 쫄딱 망했다고 할 때에도 우리 장모님은 영험하시고 앞을 훤하게
내다보시는 분이시라 투자를 하는 주식마다 대박을 냈다.
이리하여 우리 장모님은 그 비싼 독일제 BMW 760을 손수 운전을 하고 다니시면서 은행장들과 회동을
하시고는 했다.
저번에 회사의 창립식에 오셨을 때에 내가 타고 다니는 무소를 쳐다보고 와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강서방은 아직도 저 구닥다리 무소를 타고 다니나? 내가 힘이 좋은 놈으로 한 대 사 줄까? 이제 회사의
사장님이 되었는데 차도 좀 좋은 것을 타고 다녀야지 저게 뭐야?”
“아, 네, 하지만 저게 아직도 잘 굴러가고 있어서 버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 만일 저게 고장이 나거든 미련도 없이 버리고 내게 전화를 해! 응, 알았지!”
사장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등 뒤로 와서는 두 손으로 꼭 나를 끌어안으며 그 예쁘게 생긴 뽀얀 얼굴을
내 얼굴에 갖다 대시며 말씀을 하셨다.
“아, 그럼요 그때는 망설임이 없이 제가 어머님께 바로 전화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응, 그래, 빨리 전화 해! 내가 우리 강서방에게 좋은 차를 한 대 사 주어야지!”
한참 동안이나 우리 장모님이 나를 그렇게 끌어안고 있는데 장모님의 향기로운 채취가 내 목덜미에
가득히 묻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 장모님이 내 입술을 쪽 하고 빨면서 내가 그저 사랑스러워 못 참겠다는 듯이 그 고운
손으로 내 온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고 하더니만 그래도 내 심정을 잘 이해하여 주시는 분은 장모님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돈이 많은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뭐 하나 아쉬운 것이 없이 잘 먹고 잘 살던 내 아내 한영순
이가 아름다운 갈대밭으로 멋도 모르고 나를 따라와서 그만 내 좆에 자기의 보지를 쑤시는 바람에 어
쩔 수 없이 나하고 결혼을 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부족한 나하고 살면서 만족하게 채워지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내 아내 한영순이는 사장실로 들어서면서 내 품에 와락 안기며 울먹였다.
“여보!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이것은 너무나 놀라운 변화였다.
역시 이소라는 대단한 여자다.
어떻게 내 아내 한영순이의 마음을 이렇게 갑자기 바꾸어 놓았단 말인가!
“응, 그냥, 그렇게 지냈지, 그런데 타고 온 저 차는 장모님께서 빌려 주시던가?”
나는 내 품에 안겨서 있는 아내 한영순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내 아내 한영순이는 무슨 뜻밖에 그런 말을 하고 있느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또렷하게 말했다.
“저 차는 소라씨! 차인데 당신은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응? 저 차가 소라씨! 아니 이 비서의 차라고?”
내가 내 아내 한영순이와 해후를 하고 있는 동안에 자기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서 있던 이소라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 그래요, 사장님! 제 차인데 왜 그러세요?”
“응? 저 차가 정말로 이 비서의 차라고?”
내가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
“그럼요, 제 차예요”
이소라는 목소리 하나 흔들리지 않은 채로 해맑게 대답을 한다.
“???”
나는 이소라의 말에 무엇에 홀린 듯이 그녀를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소라의 집에는 돈이 얼마나 많이 있기에 저렇게 비싼 차를 선뜻 그녀에게 다 사준다는
말인가?
나는 갑자기 이소라에 대하여 많은 의문점이 생겼다.
그러다가 오전에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읽을 때에 책갈피로 끼워서 두었던 명함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소라에게 물었다.
“이 비서! 혹시 대산그룹 이성수 회장님과는 잘 아는 사이야?”
순간,
이소라는 내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그 고운 얼굴에 미소가 싹 사라지며 창백하게 되더니 아무 말을
못하고 한참이나 그대로 있었다.
그러자 내 곁에 함께 서 있던 내 아내 한영순이도 움찔하고 놀라더니 이내 그 놀란 표정을 애써 감추며
말머리를 얼른 돌렸다.
“아, 여보! 소라씨가 그런 분을 어떻게 알 수가 있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당신이 그 대산그룹의 이성수
회장님을 아세요?”
“아, 내가 그 분을 잘 아는 것이 아니고 오전에 혼자서 있기가 무료하여 이 비서 책상위에 놓여 있는
도시정벌이라는 책을 읽다가 우연히 이 비서가 책갈피로 끼워서 둔 명함을 보니 대산그룹 이성수 회
장님의 명함이라서 그냥 물어 본 거야”
내 말에 내 아내가 얼른 내 말을 받아서 다시 넘겼다.
“아, 그래요? 소라씨가 당신의 비서인데 우리 회사와 일이 관련 된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찾아 왔다가 당신이 없을 때에 명함을 소라씨에게 주고 갔는가 봐요 그러니까 그런 분의 명함이 소라씨
한테 있지요”
“아, 참 그렇지, 나는 그런 일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이 비서에게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네.”
그러자 내 아내는 마치 이 어려운 곤경에서 얼른 벗어나려는 듯이 나를 보고서 말했다.
“저어, 지금 소라씨하고 우리 집으로 갈게요 우리 친구 정은이도 그 동안 우리 애들을 돌보느라 수고도
많이 했고 그러니 오늘 저녁은 우리 모두 함께 향미정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집에 도착하는 대로 진옥씨한테 저녁 준비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할 게요”
“응? 향미정에서 우리 다 같이 함께 저녁을 먹자고?”
“네, 왜 그러는 것이 안 좋아요 당신은?”
“응. 아니야, 당신 생각이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뭐, 그럼 내가 퇴근하는 대로 그리로 바로 갈게”
그리고 나는 아직도 얼굴에 미소가 사라진 채 그대로 자기 자리에 앉아서 있는 이소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비서가 그럼 수고를 좀 해 줘, 그리고 오늘 참 수고가 많았어!”
“네, 그럴게요, 그럼 우리 저녁에 다시 만나요 사장님!”
내 말에 애써 고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는 이소라를 왜 그런지 나는 그냥 꼭 끌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바로 내 옆에 내 아내 한영순이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의 정중한 인사를 받으며 사무실을 나가 BMW 승용차를 향해 걸어서 가는 두 여자!
내 아내 한영순이와 이소라!
나는 무언가 내가 알 수 없는 놀라운 비밀들이 저 두 여자 사이에 안개처럼 쌓여서 있다고 강하게
느꼈다.
잠시 후
이소라의 독일제 BMW 760 2억 5천만 원짜리 승용차가 엔진 소리도 부드럽게 내 회사의 마당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서 정문을 빠져 나갔다.
20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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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야외 나들이를 다녀오는 바람에 이제야 19부를 올립니다.
언제나 설아의 글을 읽어 주시고 격려를 해주시며 추천과 댓글을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동해안을 한 바퀴 돌아오면서 역시 우리나라는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초록빛이 한결 짙어가는 6월의 시작입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읽으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하루 되세요!
- 윤 설 아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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