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당황했다.

저렇게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여자는 오랜만에 보았다.

얼굴을 보고 순수해 보인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화상채팅으로 나와서

모르는 남자앞에서 옷을 벗고...

그동안 산전수전을 겪었을 여자아이인데...

단한마디의 말로 울다니...


나 : .....................

여 : (엉~~~엉~~엉 ....흑흑 ..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대략이랬을듯/)

나 : ....... 미안해요..


뭐 달리 할말이 없었다.

어느정도 눈물이 잦아들면서

그녀는 자기 신세한탄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어려서 시장통에서 부모님을 잃어 버리고

고아원에서 자란 이야기..

고등학교까지는 고아원에서 있을 수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서 까지는 있을 수가 없어서 고아원에서 나온이야기..

좋은 사람을 만나서 공장에 들어가서 땀흘려 일해서 돈을 모았지만

결국 자신을 이해해 주는 따뜻한 남자에게 몸주고 마음주고 돈까지 주었던 이야기..


................

소설에서나 들었을법한 이야기 였지만...

여 : 제가.. 오빠한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아까 오빠가 순수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나가시려고 했을때

난 그런애아냐~~ 라고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너무 여러가지 말을 해버렸네요..


남 : .................


가끔...

누군가에게 속에 맺힌 것을 다 풀어버리고 싶을때가 있다.

마음에 그런것을 담아두면 병~ 이 되고..

너무도 힘들게 살아왔을 그녀의 얼굴이 채팅창에 비추고 있었다.

==

사실...

채팅을 할때 나는 캠을 켜지 않는다.

내 몸을 보여줄 필요도 없는 것이고...

어차피 의도는 다른 곳에 있기에...


정상적인 화상채팅이었다면 강퇴가 되고도 남을

화상채팅 안켜기가.. 너무도 당연하게 용인이 되는 이유는

"내가 돈을 지불하기 때문"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돈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는 어떤 사람이기 때문..."

이겠지만...


까만 화면을 바라보며..

화면에다가 보지구멍을 대고 손가락을 흔드는

채팅을 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본적이 있었던가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도 인간인데....


곧.. 머리를 흔들었다..


나 : 채경.. 이라고 했나요 ?

여 : 예.. 채팅할때 쓰는 이름이요..

........ 하긴 여기서 본명을 쓰진 않겠지..


채경이랑 ... 여태까지 보았던 다른 여자들이 같다는 생각은 하기 싫었다.

무료화상만을 줄기차게 찾아다니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결재도 했었고...

쇼라는 쇼를 보기도 하고...

시간끄는 여자를 보면서

쌍년~ 하고 욕을 하기도 하고..

딱 보지까지만 보고 손가락으로 비비고 있는데

어 벌써 6천원 썼네 ? 이러면서 인사도 없이 방을 나가기도 했지만...

예의를 차릴 여유도 이유도 없이 대했던 그녀들이

채경이랑 같은 여자일수도 있었다는 것은....

생각하기 싫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