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민과 단둘이서 밀폐된 공간으로 향했다.
노래텔.

해민은 별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해민의 손을 이끌고
근처 노래텔로 향했다.

노래텔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단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오늘은 키스를 하리라.

난 벌써부터 해민의 입술을 상상했다.
촉촉히 입술에 닿는 느낌,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하고
주문을 받았다.

난 스카치 블루를 시켰다.
맥주가 서비스로 들어왔다.

난 해민의 잔을 양주로 채웠다.
내 잔에도 술을 따랐다.

해민과 건배를 했다.
그리고, 해민과 잔을 나눠 마셨다.

해민은 첫잔을 곧바로 들이켰다.

해민은 노랠 찾았다.
난 술을 따랐다.

해민에게 술잔을 내밀고
해민이 술잔을 따랐다.

나는 얼음에 술을 부었다.
해민은 조금도 취한 기색이 없었다.

난 술을 마셨다.
해민도 술을 마셨다.

해민이 노래를 했다.
해민은 노래를 좋아한다.

난 해민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나도 노래를 했다.
그리고 해민과 건배를 했다.

해민, 나랑 러브샷하자.
"싫어요."
"에이 그러지 말고 한번만 하자."

해민은 못 이기는 척 러브샷을 받아줬다.

러브샷 후 해민을 안았다.
해민이 상채를 뺀다.
해민을 놓아줬다.

해민은 다시 노래를 하겠다면 노래책을 뒤적였다.
난 멎적어 안주를 입에 넣었다.

해민의 손을 잡았다.
손은 거부하지 않는다.

해민의 옆으로 몸을 옮겼다.
허리를 감쌌다.

두 손으로 잘록한 허리를 감쌌다.
애무하듯 살짝 터치하니
간지러운듯 손을 잡아 뺀다.

"내가 안마해줄께."
얼마나 유치한 말인가?
하지만, 해민이 대답하기 전에 손이 먼저 어깨에 올라갔다.
어깨가 하나도 뭉치지 않았다.

어깨를 만지고
목을 가볍게 주물렀다.

해민이 살짝 움츠린다.

"어깨가 하나도 안뭉쳤네.
역시 젊긴 젊어. 해민은."

해민은 웃어 보인다.

난 다시 술잔을 들었다.
해민도 술잔을 들고 죽 들이켰다.

시간이 갈수록 난 취해갔다.
해민의 얼굴이 흐물흐물 흘러내렸다.
해민의 미소가 눈가에 번졌다.

몇잔을 더 마시니
해민이 나를 일으켜세웠다.

감독님 이제 가요.
응. 벌써.
벌써가 아니고 벌써 세시예요.

난 계산을 하고 해민과 노래텔을 나왔다.

술에 취해 해민이 이끄는 대로 택시에 올랐다.
해민은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난 해민과 함께 해민의 오피스텔로 갔다.

", 잠깐 들렀다 가도 될까?"
"안돼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치."
...
"해민아 들어가."
"감독님, 택시 잡아줄께요."
"아냐, 혼자 갈 수 있어."
"그러니까 아까 택시 타라고 했잖아요."
"괜찮다니까. 걱정마"
"그럼 저 들어갈께요."

난 큰길까지 걸어나와 택시를 잡아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