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두 번 바뀌고 쌀쌀한 바람이 살 갓을 파고들던 초겨울 그녀는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신, 무슨 고민 있어?"
"아뇨."
"얼굴이 많이 어두워 보여, 뭔가 고민이 있는 얼굴인데...?"
"우리 다른 이야기해요."
"그럽시다..."
어두운 그녀의 얼굴이 왠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바람이 제법 찬 인적 끊긴 백사장을 천천히 걸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내 점퍼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찬 날씨에 얼어버린 그녀의 손이 내 손안에서 차츰 따듯한 기운을 되찾아간다.
말없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그녀는 발밑에 부드럽게 깔린 모래를 쳐다보며 걷고 있다.
"바람이 차요"
"응, 좀 쌀쌀하네."
"우리 들어가요"
내 눈을 그녀가 들여다보며 주머니 속에 얽혀있는 손을 힘주어 잡았다.
유난히 뜨거운 그녀의 몸과 미친 듯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혀는 뭔가를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는 듯 했다.
한차례의 격정의 시간이 지나고 그녀는 내 품에 안겨 쓸쓸한 눈망울을 한 체 나를 본다.
그 눈 속에 내 얼굴을 담아두려는 듯...
"무슨 일 있는 거 맞지?"
"..."
"내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뭔지 말 해봐요."
"아니 할 말 없어요. 나 지금 너무 행복해..."
그녀의 말끝이 흐려짐을 느끼며 왠지 모를 허전함이 가슴에 차오름을 느꼈다.
"그랬던 거였구나......"
"..."
독백처럼 내뱉는 나의 말과 침묵과 함께 눈으로 말하는 그녀...
어지러이 흐트러진 침대시트마냥 흐트러져버리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난 담배를 한 개비 입에 물었다.
"담배 줄여요. 몸에 해로워..."
"응, 끊어야지..."
"담배도 줄이고, 몸 생각 하면서 일해요. 힘든 때란 건 알지만...건강해야해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끈 후 난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 살며시 당겼다.
얽히는 혀의 유희가 다시 시작되고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다시 내 귓가에 내려앉는다.
그녀의 입술과 유방 그리고 흠뻑 젖은 깊은 호수까지 난 내 기억에 담으려 열심히 탐닉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며 깊고 긴 신음과 함께 절정을 향한다.
두 번 다시 줄 수 없는 환희에 찬 열정적인 몸짓을 그녀에게 선사하리라 생각하며 내 손과 입술은 끊임없이 여체의 굴곡을 따라 여행한다.
오늘이 가고나면 이제 그녀의 습기 차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 호수는 없으리라...
귓가에 쏟아내던 이 달콤하고 따듯한 숨결이 이 시간이 가고 나면 이젠 기억으로만 남으리라...
해가 떨어지고 바람이 더욱 차가워진 저녁거리에 우리는 마주선 체 마땅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작별 인사를 해야 할지 몰랐다.
말없이 두 손에 꼭 쥔 그녀의 손은 여전히 따듯한 온기를 전하며 마지막이라고 다시는 이 느낌을 함께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듯 작은 움직임을 보인다.
택시에 그녀를 태워 보내고 차에 오른 난 그녀의 뒷모습만 되풀이해 떠올린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흐르고 일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렇게 평온하게 흐르며 구름사이에 잠깐 얼굴을 들어낸 해가 다시 막 구름 속에 모습을 감출 때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고 그녀는 작별을 고했다.
다시 노력해보겠노라고...
아무 말 없이 그동안 정성스레 날 안아줘서 고마웠노라고...
내 건강을 걱정해주며 또, 내 기분 상함을 걱정하는 그녀에게 괜찮다고 난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녀가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 되돌아가고 난 또 평범한 일상에 묻혀 가끔, 아주 가끔씩만 그녀의 얼굴을 기억해내곤 입에 문 담배를 태우며 함께 태어버렸다.
일 년여의 시간이 더 흐르고 계절이 한 번을 더 지날 무렵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액정에 떠있는 ‘발신번호표시제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그리고 따듯한 봄 날씨가 참 좋다고......
“건강하게 잘 지내죠?”
“응,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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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분류를 강요하는 소라의 횡포(?)에 매번 불만이 쌓여갑니다...ㅎㅎㅎㅎㅎㅎ
이글이 제 경험담이었을까요? 아니면......
원래 짧은 글 이었습니다. 한 장으로 몰아서 올려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두 장으로 나눠 올리게 됐네요.
뜨뜻 미지근한 결말로 끝을 내 아쉽지만 원래 썼던 글 그대로 나두기 위해 뒷 이야기는 킵핑을~~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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