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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연습장에서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20 786회 0건
7 번 홀, 오른 쪽에 워터 해져드가 있는 짧은 파 3 홀이다.
그것도 내리막, 레귤러 티 145야드, 레이디 티 111야드.
9번을 잡았다.
해저드와 벙커 조심하면 파 세이브까지는 별 문제 없다.

내가 친 공이 그린에 올랐다.
오히려 조금 길어서 그린 뒤 쪽의 에이프런까지 구른다.

여자도 아이언을 잡는다.
어드레스를 하는 여자의 힙이 눈에 들어온다.
여자의 어드레스 자세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섹시한 모습이다.
대개의 어드레스 폼을 보면 오히려 남자보다 여자가 더 정석에 가깝다.
남자들의 경우 대충 두 세 달 프로의 지도를 받으면 머리 얹으러 달려나가기 십상인데,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레슨 기간이 길다.
어드레스 이후의 백스윙과 활로 스윙에서 무너지기는 하지만
여자들의 어드레스는 때로는 매혹적이기도 하다.

클럽을 손에 쥐고 힙을 약간 뒤로 내민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체위다.
더군다나 어드레스 후 잠깐 동작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모습은
절정을 준비하는 어떤 모습인양 비추어 지기도 한다.
가끔 인도어에서 내 앞의 타석에서 어드레스를 하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그 자체로도 어느 정도의 페티시즘을 강요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몰랐었다.
그냥 처음의 낯 선 사람에서 이젠 어느 정도의 교감이 되는 상대로 바뀌고 난 지금에서야
이 여자의 어드레스가 자극으로 눈에 들어온다.

허리가 곧다.
그리고 내밀어진 힙의 탄력이 느껴진다.
가만히 보니 운동을 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탄력이 느껴지는 몸이다.
종아리, 힙 그리고 작아 보이지 않는 가슴.
허리도 제법 꽃무늬 검정 티셔츠에 드러난 모습으로는 우아한 선으로 드러난다.

골프에서 어드레스는 온 몸의 긴장을 요구한다.
지나친 긴장이야 어디 좋을 것이 있을까만, 스탠스에 신경을 쓰고
자세에 신경을 쓰는 온 몸의 근육과 감각이 한 곳으로 모아지는 순간.
그 긴장의 순간을 얼핏 보면 오르가즘 직전의 여자를 닮아있다.
오르가즘에 이르기 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자극을 극대화시키는 여자는
오르가즘 직전에 경직을 경험한다.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의 순간 경직,
고개를 뒤로 제끼고 발 끝의 발가락까지 힘을 주어 구부린 상태의 경직.
나는 그제서야 여자의 오르가즘을 읽어낸다.
정점에 이른 오르가즘.
나는 그 순간을 즐긴다.
정점에서 상대를 가장 편하게 하는 것은
여자를 절정에 이르도록 한 동작과 행위의 반복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여자의 정점에서 동작을 멈추는 행위,
여자의 정점에서 엑스터시를 깨는 말과 행위를 나는 경멸한다.
마치 산의 정상에 올라 숨이차오르는 순간이 지나고 주섬주섬 배낭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문 것 같은
여유와 휴식이 오히려 내 절정을 휴식케한다.

여자의 어드레스가 내 말초신경을 타고 흐른다.
잘 맞은 공이 높은 탄도로 그린을 향한다.
온이다. 거기다 별로 바운스가 없는 볼이 핀에 붙는다.
파 찬스.

내 버디 퍼팅이 흐른다.
여자의 가까운 3야드 정도의 퍼팅도 흐른다.
이 여자, 이기고 싶지 않은 건가?
결국 둘 다 컨시드. 비긴 홀이다.
내기를 하고 처음 비긴 홀이 나온다.

편하다. 나도 편하고 여자도 편해 보인다.

"워낙 티샷을 잘 치셨어요. 버디 찬스였는데. 아까운 홀이네요"
"그러게요. 평상시면 떨어지던 거리도 안 되네요"

조금 전의 발그레하게 보이던 볼도 어느 정도 제 낯빛으로 돌아온 거 같다.

"잠깐 쉴까요?"
"그래요. 그런데 너무 쉬는 거 아닌가?"
"그래요? 난 아닌 거 같은데...... 하하"

웃음으로 얼버무렸지만 살짝 카운터가 떠올랐다.
너무 사용 시간이 길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그 생각까지 하기는 싫었다.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물었다.

"사실 내가 나이 더 많아요"

의외였다.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토끼띠에요"

46, 나보다 한 살이 더 많다.

"아닌 거 같은데, 전 저보다 어리게 봤는데. 아니죠?"
"내가 왜 거짓말을 해요. 여자는 나이 많은 걸로 거짓말 안 해요"
"그래요? 놀랐네요"
"전 오히려 그 쪽 나이 듣고 놀랬어요. 마흔 초반 쯤 밖에 안 보였거든요"
"하하하, 고맙습니다. 제가 원래 험악한 인상이라 젊었을 때는 더 들어 보이고
나이가 들면서는 오히려 제 나일 덜 보는 편이긴 해요.
속으셨네요. 하하. 근데 실망하신 건 아닌가요?"
"아뇨, 오히려 조금 더 편해 졌어요. 너무 어리면 부담스럽거든요"
"다행이네요, 정말로"

분위기가 너무 완만하다.
이럼 안 되는데 싶은 생각이 든다.

"미들 홀이네요, 394 야드라...... 이기고 말겠습니다. 하하하"

드라이버를 들고 타석으로 나갔다.
잘 맞는다. 260 야드, 약간 오르막에 걸려 런이 별로 없다.
여자의 드라이버도 페어웨이로 향한다.
레이디 티가 레귤러 티보다 많이 짧은 홀이라 내 세컨 샷이 먼저다.
오르막 감안해 8번으로 세컨, 왼쪽 그린 옆 벙커다.
여자는 우드를 잡는다.
약간 훅으로 당겨지면서 그린 앞 러프다.
여자의 서드 샷이 그린에 오른다.
이 어프로치를 붙이면 내가 또 이길 것도 같다.
샌드로 공을 띄운다.
공이 짧다.
여자의 어프로치가 오히려 더 가깝게 핀에 붙는다.

"나이스 어프로치!"
"이길거에요"

여자가 웃는다. 귀엽다. 제법 결의에 찬 모습도 귀엽다.

"이게세요, 꼭 이기세요"
"네"

어떻게 하나 보고 싶었다.
퍼팅 선에서 조금 과감하게 퍼팅을 한다.
홀을 지나서 이 홀을 내주고 싶었다.
그러나 쨍그렁 하면서 거의 15야드의 퍼팅이 들어간다.
이런, 골프가 이렇더라.
다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면 떨어지는 이 넘의 골프.

"나이스 펏! 정말 나이스네요"
"감사합니다"

결국 나는 파로 홀 아웃, 여자는 보기다.

"또 이겼습니다. 죄송합니다"

여자가 슬쩍 나를 보더니 눈을 흘긴다.
그래도 싫지 않아 보인 건 내 착각인가?
그럴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내 선택을 묻고 있는 것 같아 찌릿하다.
내가 먼저 일인용에 앉아 있던 터라 여자가 긴 쇼파에 와서 앉는다.

"음료수 한 잔 더 할까요?"
"아뇨. 됐어요. 그 쪽이 드실려면......"
"아뇨, 저도 괜찮아요"
"......"

안아보고 싶다.
아까 사막의 폭풍처럼 휘몰아쳤던 갈증을 풀고 싶다.
다시 해봐, 어쩌면 여자도 그걸 기다리는 지 몰라.
내 안의 내가 나를 다시 사막으로 이끈다.
아냐, 더 즐기고 싶어. 이 순간, 그리고 이 여자.
한 번의 광풍으로 휘몰아치는 것 보다는 더 느끼고 깊어.
더 길고 또 완만하더라도 끊임 없이 이어진 오솔길을 걷듯이 더 느끼고 싶어.
참아내기로 한다.

"긴장 푸세요. 안 잡아 먹어요. 적어도 지금은 하하하"

아~ 웃음은 얼마나 좋은 면피인가.
웃음으로 때워지는 그 수많은 감정들이 지금 내게는 제일 고맙다.
여자가 피식 웃는다.

"안 잡아 먹힐건데요. 너무 자신만만하시다"

그래 이 정도 바운스는 있어야지.
너무 빨리 가지 않길 잘 했다.
이런 여자의 바운스가 또 좋다.

"상품 쓸래요"
"뭔데요?"

여자가 호기심을 드러내며 묻는다.

"다음 홀이 파 4네요"

내가 스크린을 보며 말했다.

"파 4에 제가 버디 잡으면 두 개 합쳐서 큰 상품으로 달라 그래도 되죠?
이게 이번 홀 상품입니다"
"네?"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친다.
그래도 좋다.
여기서 생각할 시간을 주면 힘들다.

"대신 버디 못하면 그 쪽이 이긴걸로, 두 홀 다요"
"정말요?"
"예, 많이 봐드린 겁니다 하하하"

어떻게 해도 좋았다.
이 번 홀을 버디를 못해도, 그래서 내가 지면 여자의 마음을 훔쳐볼 수 있는 거고,
내가 이기면 판이 커지는 배판이 된다.
정말로 판을 키우고 싶다.

레귤러 티 416야드,그러나 내리막이다.
드라이버만 잘 맞으면 세컨 샷의 문제이긴 하겠지만불가능한 버디도 아니다.
깡, 그런데 왼쪽 오비다.
욕심이었나? 힘을 풀지 못했나 싶다.
늘 뉘우치는 법을 배우는 게 골프다.
겨우 다시 친 2 번째 공도 오비다.
3번 째 만에 페어웨이에 올랐다.
그런데 여자의 드라이버도 오비다.
여자의 두 번째 드라이버도 오비다.
이러면 뻔하다.
둘 다 양 파다.
기운이 쪼옥 빠진다.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
괜히 지난 홀을 스킵한 것이 아쉽다.

"창피해 죽겠는데요. 버디는 커녕 양파를 했는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네요"
"호호호~ 저도 양파인데요, 숨지 마세요. 욕심이 너무 커서 그래요. 말똥싸요"
"하하하.그랬어요. 욕심이 너무 컸어요"

순간 왜 그랬는지 모른다.
섹스의 반은 충동이다.
내 곁을 스쳐 지나는 여자를 뒤에서 안았다.
여자가 섰다. 이 빌어먹을 충동이 여기서 나온다.

여자가 가만히 섰다.
떨림이 전해져 온다.
여자의 가슴을 엑스자로 내 손이 교차하고 내 입술이 여자의 오른 쪽 목덜미에 닿는다.
가만히 있다. 나도.
듄의 냄새, 옅은 샴프 냄새,나는 또 냄새에 미친다.
퍼머가 강하지 않은 여자의 머리는 짧지 않다.
코 끝을 간지럽히는 머리, 가만히 한 손을 들어 오른 쪽 머리를 뒤로 제낀다.
귀가 보인다.
반짝거리는 이어링이 눈에 든다.
큰 이어링이다. 가만히 혀를 이어링에 가져다 댄다.
차갑지 않다.
혀를 거두어 귓볼에 댄다.

"헉!"

여자가 너무 놀란다.
그리고 바르르 떤다.온 몸으로 떤다.
그 온 몸의 파동이 내 가슴에 와 닿는다.
여자의 힙을 통해 내 성기 부분으로 와서 닿는다.

"쪼옥~~~~~,?!"

하면서 내 입 안으로 귓볼을 삼킨다.
가슴에 성감이 부족한 여자는 보았어도 귓볼에 성감이 떨어지는 여자는 없었다.
가슴은 어쩌면 가장 먼저 항구에 닿는 길을 알리는 등대와도 같다.
이빨을 세워 잘근 잘근 여자의 귓볼을 씹는다.

"헉! 흐~헉! !"

여자의 단말마가 이어진다.

뒤로 앉는 여자는 온 몸의 굴곡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안을 때보다 뒤로 안을 때 여자의 선이 살아난다.
내 양 손은 자유롭고 내 온몸의 감각기관도 자유롭다.
눈만이 상대를 바라보지 못할 뿐,
이럴 땐 눈을 감고 상대를 느끼는 거다.
대신 귀는 가장 크게 열어 두고 온 몸을 여는거다.
내 몸을 열면 상대의 몸도 열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뒤로 안는 것이 좋다.

여자의 왼 손이 내 왼 손을 잡는다.
그러나 손을 내리지 않는다.
그냥 잡고만 있다.

내 오른 손은 여자의 가슴으로 향했다.
잡힌다. 봉긋한 가슴. 브래지어의 감촉이 느껴진다.
오른 손바닥을 모았다.
가슴에 쥐어지는 오른 손은 얼핏 유두에 가서 닿는다.
모았다 풀었다를 반복할 때마다 유두가 느껴진다.

"하~~~~"
입김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꺼내어 성에 낀 유리창을 녹이듯이 귀 속으로 불어 넣는다.
여자가 다시 한 번 움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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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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