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번 홀, 파 3 오르막 그린의 레귤러 티 165야드 레이디 티 126야드다.
내기가 걸린 첫 홀, 욕심이 난다.
그린 주변에 벙커가 길고 또 많다.
오르막을 감안하면 175야드 정도, 내게는 6번 풀 스윙이거나 5 번 콘트롤 거리다.
잠깐 생각하다가 5 번을 잡았다.
탁 소리를 내며 날아간 공이 웬지 제대로 맞았다는 느낌이 든다.
탄도도 괜찮고 잘하면 붙이겠다 싶었는데 공이 떨어진 지점이 깃대를 지났다.
아차 컷다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공이 에이프런을 지나 그린 밖의 러프로 오른다.
그것도 경사면에. 트러블이다.
내려오면서 여자를 보니 빙긋 웃는다.
126야드, 여자는 우드를 들고 타석에 오른다.
컴퓨터 옆에 놓인 숏티를 들고 공을 놓는다.
아차 숏티가 있었지.
그냥 6 번으로 숏티 놓고 칠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들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어드레스를 마친 여자의 스윙에 공이 제대로 맞는 느낌이 든다.
약간 낮은 탄도가 아닐까 했지만 공은 에이프런을 맞고 홀 쪽으로 향했다.
"나이스 온!"
"후후~ 내기가 걸려 그런지 잘 맞네요. 진작 내기할 걸"
"하하하하~"
그렇게 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5 야드, 투 펏은 가능한 거리다.
내가 문제다. 핀 까지 30 야드, 피칭으로 굴리자 마음먹고 타석에 섰다.
스크린은 타석에 경사가 없다.
좋은 시설은 경사를 읽어서 타석을 오르락 내리락하게 설치하기도 힘들지만 잦은 고장 때문에
그런 설비를 해 놓고도 기능을 죽여버린 연습장을 자주 보았다.
여튼 침착하게 핀에 붙이고자 어드레스를 하고 4분의 1 스윙으로 공을 맞춘다.
"윽! 탑핑이닷, 경사도 없는데"
망했다. 탑핑 난 공이 반대 쪽 에이프런에 겨우 걸친다.
그리고도 쓰리 펏을 더해서 더블 보기, 여자는 투 펏으로 파,졌다.
"졌습니다"
마지막 펏도 넣지 못하고 컨시드에 그친 내가 타석을 내려왔다.
"큰일 났는데요, 무슨 명령을 내릴까 걱정이 되네요"
"걱정은요, 걱정 마세요"
"자, 하명해 주시지요"
"뭘로 할까?"
여자는 잠시 생각에 드는 듯 하더니 이내 말을 잇는다.
"자기 얘기 하세요, 어떤 남자인지"
하더니 입을 가리고 웃는다.
그냥 일상적인 얘기다.
자기 소개는 살면서 수도 없이 하는 거 아닌가.
난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기타 등등,
그런데 그걸 해달라면서 약간 부끄러운 듯이 입을 가리면서 웃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가 아닌 어떤 남자인지를 묻는거다.
갑자기 예민하게 내 머리 속의 촉수들이 일어섰다.
"어떤 남자라...... 막연하지는 않은 질문이네요. 이게 첫 번째 내기에 걸린 상품인가요?"
"네,너무 약했나?"
"아니요,전 고맙죠, 그런데 제 얘기 하면 그쪽 얘기도 하는 거지요?"
"아니요, 나중에 그것도 한 홀 내기 상품으로 쓸려면 쓰세요"
"조금 진지해질려고 하는데요, 하하하"
웃으면서 말을 끝내기는 했지만 막상 내가 어떤 남자인지 얘기를 할려니 막연하다.
"보시다시피 남자구요, 나이는 마흔 다섯, 용띠입니다.
하는일은 오퍼, 그냥 복덩방 같은 거지요.
사는 곳은 분당, 사무실은 이 근처 수원이구요.
물론 결혼은 했구요, 여기 까지는 누구한테든 하는 자기 소개일텐데......"
하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 다음이 문제인데, 나를 어떤 남자로 소개시킬까 하는 부분이 어려운 일이다.
그냥 오다 가다 만난 남자, 나이트 부킹도 아니고 골프 연습장 부킹이라는
전혀 새로운 국면에서 어떤 낯선 여자가 내가 누구냐고 묻는 건 어떤 뜻일까?
잠시 복잡해진 머리 속을 헤매다가 말문을 열었다.
여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내 입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
"와잎과는 대학 때 만났고, 군대 갔다오고 연애하다 졸업하고 평범하게 결혼,
아이 둘을 두었고요.
결혼 후 10년 만에 어떤 여자를 만나서 나는 사랑이라고 느꼈던 경험이
첫 번째 전과, 그리고 2 년 정도 만나다 헤어지고 혼자 된지, 아, 여기서 혼자라는 건
와잎 말고 애인 없는 처지를 말하는 겁니다, 하하하~"
이렇게 얼버무려서는 안 되는 건데, 괜히 한 쪽으로 무안해지면서 잠시 말을 끊고 담배연기를 뱉어냈다.
"이 나이에 가끔 차를 타고 가다가 센치해지면 차에서 내려 담배 한 대 물고 하늘 보기도 하는,
친구 넘 말을 빌리면 "너 언제 철 들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심한 부분도 있고요.
술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거 보다는 얘기로 유지되는 관계가 더 좋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술은 잘 못하고요, 보시다시피 담배는 한 번도 끊어보지 못했구요"
슬쩍 눈치를 본다. 이건 눈치다. 내 말이 어떤 파장으로 상대에게 다가서는지 확인하는 절차.
이 여자, 웃는다. 그냥 의례적인 웃음이 아니고 관심을 보이는 웃음이다.
욕심이 난다.
"키스가 좋아요. 섹스보다는 전희가 좋고......"
당황스러운 기색이 느껴진다.
역시 너무 멀리 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소통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남자와 여자는 소통의 문제로 결정된다고 믿어요.
소통이 잘 되는가 못 되는가. 그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
내게 맞는 사람인가 아닌가.
물론 섹스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키스로 전해져 오는 상대방을 느끼면서 만지고 그러는 전희가 좋은 건 가 봐요"
어차피 나선 길이었고 떠난 배였다.
그냥 이런 어색함도 겪어내야 할 문제로 느껴진다.
작업이었다면 엄청 무모한 작업이었겠지만 그 만큼 이 여자 편하다.
냉큼 일어서서 방을 나설만큼의 사람은 아닌 것 처럼 보인다.
고개를 숙이니 여자의 흰 색 골프화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발이다. 이런 느낌은 벌써 페티시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침묵, 이럴 때가 아니다.
"치세요, 그 쪽 차례입니다."
"아~ 네"
다섯 번 째 홀, 파 4, 짧은 거리 남자 371야드 여자 298야드의 쉬운 홀이다.
오른 쪽 OB지역만 피하면 버디까지 노릴 수 있는 평범한 홀,
어드레스를 끝낸 여자의 볼에 약간 홍조가 띄어져있다고 느끼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것이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너무 멀리 온 건가, 다시 한 번 생각했지만
여자는 아직 나랑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가. 박차고 나서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냥 잘한 거야.
땅 소리를 내면서 맞은 여자의 공이 왼쪽으로 치우친다.
훅이다.
이럴 때 "나이스 샷!"을 외치면 이 분위기가 조금은 나아질텐데, 훅에 대고 나이스 샷을 외칠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이 공은 왼쪽 경사면을 맞고 훼어웨이 밖의 라이트 러프 지역으로 굴러 나온다.
거리 손해 본 거 말고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낫 배드!"
"감사합니다"
말하는 여자의 억양에 조금 흔들림이 묻어 나온다.
내가 나쁜 놈일까, 잠시 자책도 했지만 이건 내가 먼저 흔들렸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섯 번 째 홀인데 뭐.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한다.
그 덕일까? 드라이버가 경쾌하게 활로스윙까지 이어지면서 제대로 맞는다.
백 스윙 천천히, 고개 들지 말고, 힘 빼고 주문도 없이 제대로 맞았다.
약간 오르막인 그린을 향해서 280야드에 떨어진다.
남은 거리 90야드 정도. 이건 버디 찬스다.
"나이스 샷!"
여자의 아까보다는 조금 작아진 목소리가 들린다.
부담일 거다. 부담이 없을 땐 그렇게 톡톡 튀어 오르던 바운스가 내 소개에 숨이 죽었다.
여자가 아이언을 들고 나선다.
끊어 갈려나 보다. 하고 스크린을 보고 있는데 100야드 남짓, 너무 짧다.
"몇 번이에요?"
"아~ 7번요"
여자는 우드로 쳤어야 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샌드를 선택하고 타석에 섰다. 잘 맞았다. 투 온에 붙였다. 핀까지 5야드 정도.
"나이스 온!"
조금 전 보다는 나아진 목소리가 들린다.
여자의 어프로치 10 야드 정도. 내 퍼팅이 들어간다.
"나이스 버디!" 컴퓨터와 여자가 같이 외친다.
쓰윽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쓰리 온 한 여자는 투 퍼터, 그래도 드라이버를 칠 때의 흔들림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버디대 보기, 내가 이긴 홀이다.
뭘 해달라 그럴까?
본인 소개? 이건 너무 상투적이다.
내가 소개 했으니 그 쪽도 소개해 달라는 말은 웬지 궁금한 부분이기는 해도 너무 상투적이다.
"제 소원 차례네요, 하하하"
여자를 보았다.
그래도 당황스러움은 묻어나지 않는다.
어차피 티샷을 보고 예상하고 각오 했었던 일이었는지,의외로 담담하다.
"하세요, 하하"
벌써 돌아간 걸까? 내가 멀리 떠나왔던 길을 돌아서 벌써 돌아간 걸까?
이런 내가 다시 조급해진다.
"키스 좋아하세요? 이 질문에 두 번째 홀의 상품입니다.
물론 대답하셔야 되구요"
어차피 나선 길이다를 되뇌이며 상품을 걸었다.
자, 어떻게 할 건가요, 돌아오신 건가요, 아님 아직 제가 있는 부근에 서 계신 건가요,
잠시 고개를 숙이던 여자가 말문을 열었다.
"예, 좋아해요...... 저도 섹스보다는 전희가 좋고 또 후희가 좋아요......"
이런 한 방 먹었다.
이건 게임 같다. 골프가 게임이 아니라 같이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긴장감이 흘렀다.
여자는 트러블 샷을 핀에 붙이는 리커버를 해낸 것이다.
공을 결코 넘겨주지 않겠다는 듯한 결의마저 엿보인다.
좋다. 그래도 이 느낌은 참 오랜만이다.
"제가 먼저 칩니다"
롱아이언을 잡았다.
파 5, 5번 홀이다. 롱홀이라 핸디 하나를 주고 쳐야 되는 롱홀이다.
벙커에 그린 주변에 워터 해저드,
꽤 높은 핸디캡의 홀이다.
그냥 파 세이브만 하자.
180 야드 비 거리의 페어웨이, 약 60야드 짧은 여자의 드라이버는 좌측의 나무를 맞고 떨어졌다.
그래도 오비가 아닌 헤비 러프, 두번 째 샷,미들 아이언으로 150 야드 정도, 銓?오른 쪽 슬라이스로 휘었으나
라이트 러프 지역, 남은 거리 160 야드 정도.
여자의 우드가 잘 맞았다. 거의 150 야드 정도. 두번째 샷도 우드, 잘 맞는다. 140 야드 정도.
남은 거리 130야드 정도.
서로 나이스 샷을 외치면서 또 어느 정도 분위기가 살아오른다.
160야드 남은 거리 5 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오른 쪽 슬라이스 나면서 워터 해저드다.
여자도 짧은 우드로 그린을 노리는 듯 했으나 같이 워터 해저드.
같은 조건 이지만, 핸디 하나가 있으니 내가 불리하다.
한 벌타 먹고 해저드 앞에서 어프로치 핀 앞에 붙는다.
이 번 홀에서는 내심 졌으면 했다.
궁금했다. 어떤 명령이 떨어질지, 어떤 마음인지 여자의 생각을 읽고 싶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붙어버린 느낌이 들 정도로 핀 앞에 붙었다.
여자의 다섯번째 샷,그린에 올라온다.
보기 펏이 못미친다.
두 번째 펏도 컨시드에 닿지 못한다.
결국 세 번째 만에 컨시드, 끝내 홀컵에 떨어 뜨리지 못하고 쿼드러플,
내 펏도 안 들어가 5 온에 투 펏,
핸디 하나 제외하고도 내가 이겼다.
결국 내 궁금증은 풀 길이 없이 내가 다시 공을 던져야 할 모양이다.
지금은 수비가 적당한데, 예의 내 소심함이 다시 나를 몸서리치게 만든다.
그래도 내가 건너야 할 강이다.
스크린을 정면으로 보고 있는 긴 쇼파에 내가 앉아있고
그 쇼파에 직각으로 놓인 일인용 쇼파에 여자가 앉았다.
"잘 안 맞네요, 갑자기"
"그러게요, 잘 치시던데, 갑자기 그 잘하신다던 어프로치랑 퍼터가 잘 안 맞았네요"
......
두 번째로 느껴지는 침묵이다.
내가 침묵을 느꼈다는 건 상대도 침묵을 느꼈다는 얘기다.
좋지 않다. 지금 침묵을 짧아야 한다.
"이번 상품은......"
또 침묵이다. 이럼 안 된다.
"키스 하고 싶습니다. 우리 둘 다 좋아하는, 키스가 하고 싶습니다"
말해버리고 말았다.
아직 12홀이나 남았는데, 여기서 키스하자고 말해 버렸다.
차마 얼굴을 바라볼 수 없어서 다시 여자의 발을 보고 말았다.
흰 발목 양말이 더 희다.
여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고개를 들어 여자를 보았다.
여자와 내 눈이 마주친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다.
그 전에 서로 바라보고 애기할 때와는 다른 느낌, 눈이 부딪치고 있다는 느낌이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순간, 여자의 눈이 감겼다.
이건......
여자가 앉은 자리로 가는 내 발걸음을 느낀다.
멀다. 1미터 남짓한 그 여자에게로 가는 그 순간이 너무 길다.
내 얼굴이 여자에게로 향한다.
얼핏 향수를 느낀다.
이건 듄이다.크리스챤 디올의 듄이다.
모래에서 뽑아냈다는, 그래서 나를 사막의 황량한 나그네에서 오아시스로 인도하던 듄이다.
예전에 그녀가 좋아하던 듄이다.
갑자기 여자가 내 안으로 더 성큼 들어선다.
난 왜 이리 냄새에 약할까?
예전에 그 여자는 내 냄새가 너무 좋다고 했었다.
종일 땀에 절은 런닝을 벗기면서도 그 여자는 다시 한 번 런닝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내가 질겁을 하면서 말려도 그 여자는 코에서 런닝을 떼지 않았다.
"난, 당신 냄새가 제일 좋아" "섹스 보다도?""당신 냄새는 흥분제 같어, 그니깐 닦지마"
가끔은 내 손수건을 빼앗아 며칠이고 그 냄새가 날라갈 때까지 들고 다녔다.
그리고 그 냄새가 날라갈 때 쯤, 내 다른 손수건을 요구했다.
그 때 일거다.
나도 냄새에 집착했고, 그 여자의 모든 냄새를 사랑하게 된 것은.
원시시대 이후로 퇴화를 거듭했을 인간의 후각이 그 여자를 만난 이후로 회복되고 오히려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했다.
가끔 스쳐 지나가는 어떤 사람의 향기를 맡으면서 내가 발기했음을 느끼던 어처구니 없는 경험도 그 이후고,
내가 그렇게 중국 출장을 싫어하는 이유도 그 냄새 때문이었다.
내 집착은 갈수록 강해졌다.
여자는 내 집착에 불을 질렀다. 그 듄으로.
나도 눈을 감았었나, 싶다.
그리고 여자의 입술에 내 입술을 대었다.
나그네는 비로소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그 오아시의 샘물에 목마른 입술을 가져다 댄 것이다.
차다, 시원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다.
입술과 입술이 닿는 느낌을 즐긴다.
달디 단 입술을 내 혀로 열었다.
여자도 물러서지 않는다.
내 입술을 받고 또 내 혀를 받았다.
입 안 깊이 숨겨놓은 여자의 혀를 만난다.
혀와 혀끼리 만나서 인사하고, 악수하고 또 껴안는다.
혀는 혀와 만나서 비로소 뜨거워졌다.
갈증이 끝나고 샘물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옴을 느꼈지만
다시 갈증이 시작된다. 더 뜨거운 갈증,
더 무지막지한 갈증이 내 안에서 솟아오른다.
딱히 둘 데가 없던 손을 의식하는 순간,
가만히 여자의 겨드랑이 밑으로 안아 올리듯 받쳐든다.
등 뒤로 향한 브래지어 끈이 잡힌다.
이 안 쪽에 가슴이 있을 터, 갈증이 살며시 내 손을 가슴으로 향하게 한다.
한 손이 여자의 가슴에 닿는 순간, 여자가 몸을 뒤로 뺀다.
나도 앞으로 쓸려갈 뻔 했지만 겨우 몸의 균형을 잡는다.
"여기까지 입니다. 이 홀의 상품은"
그제서야 난 사막에 다시 홀로 남겨졌다.
"상품이 너무 달콤합니다"
"......"
"감사합니다" 상품 잘 받았습니다"
"몇 번째 홀인가요? 이제는?"
스크린을 보았다. 7 번 홀이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기가 걸린 첫 홀, 욕심이 난다.
그린 주변에 벙커가 길고 또 많다.
오르막을 감안하면 175야드 정도, 내게는 6번 풀 스윙이거나 5 번 콘트롤 거리다.
잠깐 생각하다가 5 번을 잡았다.
탁 소리를 내며 날아간 공이 웬지 제대로 맞았다는 느낌이 든다.
탄도도 괜찮고 잘하면 붙이겠다 싶었는데 공이 떨어진 지점이 깃대를 지났다.
아차 컷다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공이 에이프런을 지나 그린 밖의 러프로 오른다.
그것도 경사면에. 트러블이다.
내려오면서 여자를 보니 빙긋 웃는다.
126야드, 여자는 우드를 들고 타석에 오른다.
컴퓨터 옆에 놓인 숏티를 들고 공을 놓는다.
아차 숏티가 있었지.
그냥 6 번으로 숏티 놓고 칠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들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어드레스를 마친 여자의 스윙에 공이 제대로 맞는 느낌이 든다.
약간 낮은 탄도가 아닐까 했지만 공은 에이프런을 맞고 홀 쪽으로 향했다.
"나이스 온!"
"후후~ 내기가 걸려 그런지 잘 맞네요. 진작 내기할 걸"
"하하하하~"
그렇게 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5 야드, 투 펏은 가능한 거리다.
내가 문제다. 핀 까지 30 야드, 피칭으로 굴리자 마음먹고 타석에 섰다.
스크린은 타석에 경사가 없다.
좋은 시설은 경사를 읽어서 타석을 오르락 내리락하게 설치하기도 힘들지만 잦은 고장 때문에
그런 설비를 해 놓고도 기능을 죽여버린 연습장을 자주 보았다.
여튼 침착하게 핀에 붙이고자 어드레스를 하고 4분의 1 스윙으로 공을 맞춘다.
"윽! 탑핑이닷, 경사도 없는데"
망했다. 탑핑 난 공이 반대 쪽 에이프런에 겨우 걸친다.
그리고도 쓰리 펏을 더해서 더블 보기, 여자는 투 펏으로 파,졌다.
"졌습니다"
마지막 펏도 넣지 못하고 컨시드에 그친 내가 타석을 내려왔다.
"큰일 났는데요, 무슨 명령을 내릴까 걱정이 되네요"
"걱정은요, 걱정 마세요"
"자, 하명해 주시지요"
"뭘로 할까?"
여자는 잠시 생각에 드는 듯 하더니 이내 말을 잇는다.
"자기 얘기 하세요, 어떤 남자인지"
하더니 입을 가리고 웃는다.
그냥 일상적인 얘기다.
자기 소개는 살면서 수도 없이 하는 거 아닌가.
난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기타 등등,
그런데 그걸 해달라면서 약간 부끄러운 듯이 입을 가리면서 웃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가 아닌 어떤 남자인지를 묻는거다.
갑자기 예민하게 내 머리 속의 촉수들이 일어섰다.
"어떤 남자라...... 막연하지는 않은 질문이네요. 이게 첫 번째 내기에 걸린 상품인가요?"
"네,너무 약했나?"
"아니요,전 고맙죠, 그런데 제 얘기 하면 그쪽 얘기도 하는 거지요?"
"아니요, 나중에 그것도 한 홀 내기 상품으로 쓸려면 쓰세요"
"조금 진지해질려고 하는데요, 하하하"
웃으면서 말을 끝내기는 했지만 막상 내가 어떤 남자인지 얘기를 할려니 막연하다.
"보시다시피 남자구요, 나이는 마흔 다섯, 용띠입니다.
하는일은 오퍼, 그냥 복덩방 같은 거지요.
사는 곳은 분당, 사무실은 이 근처 수원이구요.
물론 결혼은 했구요, 여기 까지는 누구한테든 하는 자기 소개일텐데......"
하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 다음이 문제인데, 나를 어떤 남자로 소개시킬까 하는 부분이 어려운 일이다.
그냥 오다 가다 만난 남자, 나이트 부킹도 아니고 골프 연습장 부킹이라는
전혀 새로운 국면에서 어떤 낯선 여자가 내가 누구냐고 묻는 건 어떤 뜻일까?
잠시 복잡해진 머리 속을 헤매다가 말문을 열었다.
여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내 입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
"와잎과는 대학 때 만났고, 군대 갔다오고 연애하다 졸업하고 평범하게 결혼,
아이 둘을 두었고요.
결혼 후 10년 만에 어떤 여자를 만나서 나는 사랑이라고 느꼈던 경험이
첫 번째 전과, 그리고 2 년 정도 만나다 헤어지고 혼자 된지, 아, 여기서 혼자라는 건
와잎 말고 애인 없는 처지를 말하는 겁니다, 하하하~"
이렇게 얼버무려서는 안 되는 건데, 괜히 한 쪽으로 무안해지면서 잠시 말을 끊고 담배연기를 뱉어냈다.
"이 나이에 가끔 차를 타고 가다가 센치해지면 차에서 내려 담배 한 대 물고 하늘 보기도 하는,
친구 넘 말을 빌리면 "너 언제 철 들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심한 부분도 있고요.
술로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거 보다는 얘기로 유지되는 관계가 더 좋은 사람입니다.
당연히 술은 잘 못하고요, 보시다시피 담배는 한 번도 끊어보지 못했구요"
슬쩍 눈치를 본다. 이건 눈치다. 내 말이 어떤 파장으로 상대에게 다가서는지 확인하는 절차.
이 여자, 웃는다. 그냥 의례적인 웃음이 아니고 관심을 보이는 웃음이다.
욕심이 난다.
"키스가 좋아요. 섹스보다는 전희가 좋고......"
당황스러운 기색이 느껴진다.
역시 너무 멀리 온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소통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남자와 여자는 소통의 문제로 결정된다고 믿어요.
소통이 잘 되는가 못 되는가. 그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인가 아닌가,
내게 맞는 사람인가 아닌가.
물론 섹스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키스로 전해져 오는 상대방을 느끼면서 만지고 그러는 전희가 좋은 건 가 봐요"
어차피 나선 길이었고 떠난 배였다.
그냥 이런 어색함도 겪어내야 할 문제로 느껴진다.
작업이었다면 엄청 무모한 작업이었겠지만 그 만큼 이 여자 편하다.
냉큼 일어서서 방을 나설만큼의 사람은 아닌 것 처럼 보인다.
고개를 숙이니 여자의 흰 색 골프화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발이다. 이런 느낌은 벌써 페티시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침묵, 이럴 때가 아니다.
"치세요, 그 쪽 차례입니다."
"아~ 네"
다섯 번 째 홀, 파 4, 짧은 거리 남자 371야드 여자 298야드의 쉬운 홀이다.
오른 쪽 OB지역만 피하면 버디까지 노릴 수 있는 평범한 홀,
어드레스를 끝낸 여자의 볼에 약간 홍조가 띄어져있다고 느끼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것이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너무 멀리 온 건가, 다시 한 번 생각했지만
여자는 아직 나랑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가. 박차고 나서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냥 잘한 거야.
땅 소리를 내면서 맞은 여자의 공이 왼쪽으로 치우친다.
훅이다.
이럴 때 "나이스 샷!"을 외치면 이 분위기가 조금은 나아질텐데, 훅에 대고 나이스 샷을 외칠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이 공은 왼쪽 경사면을 맞고 훼어웨이 밖의 라이트 러프 지역으로 굴러 나온다.
거리 손해 본 거 말고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낫 배드!"
"감사합니다"
말하는 여자의 억양에 조금 흔들림이 묻어 나온다.
내가 나쁜 놈일까, 잠시 자책도 했지만 이건 내가 먼저 흔들렸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섯 번 째 홀인데 뭐.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한다.
그 덕일까? 드라이버가 경쾌하게 활로스윙까지 이어지면서 제대로 맞는다.
백 스윙 천천히, 고개 들지 말고, 힘 빼고 주문도 없이 제대로 맞았다.
약간 오르막인 그린을 향해서 280야드에 떨어진다.
남은 거리 90야드 정도. 이건 버디 찬스다.
"나이스 샷!"
여자의 아까보다는 조금 작아진 목소리가 들린다.
부담일 거다. 부담이 없을 땐 그렇게 톡톡 튀어 오르던 바운스가 내 소개에 숨이 죽었다.
여자가 아이언을 들고 나선다.
끊어 갈려나 보다. 하고 스크린을 보고 있는데 100야드 남짓, 너무 짧다.
"몇 번이에요?"
"아~ 7번요"
여자는 우드로 쳤어야 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샌드를 선택하고 타석에 섰다. 잘 맞았다. 투 온에 붙였다. 핀까지 5야드 정도.
"나이스 온!"
조금 전 보다는 나아진 목소리가 들린다.
여자의 어프로치 10 야드 정도. 내 퍼팅이 들어간다.
"나이스 버디!" 컴퓨터와 여자가 같이 외친다.
쓰윽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쓰리 온 한 여자는 투 퍼터, 그래도 드라이버를 칠 때의 흔들림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버디대 보기, 내가 이긴 홀이다.
뭘 해달라 그럴까?
본인 소개? 이건 너무 상투적이다.
내가 소개 했으니 그 쪽도 소개해 달라는 말은 웬지 궁금한 부분이기는 해도 너무 상투적이다.
"제 소원 차례네요, 하하하"
여자를 보았다.
그래도 당황스러움은 묻어나지 않는다.
어차피 티샷을 보고 예상하고 각오 했었던 일이었는지,의외로 담담하다.
"하세요, 하하"
벌써 돌아간 걸까? 내가 멀리 떠나왔던 길을 돌아서 벌써 돌아간 걸까?
이런 내가 다시 조급해진다.
"키스 좋아하세요? 이 질문에 두 번째 홀의 상품입니다.
물론 대답하셔야 되구요"
어차피 나선 길이다를 되뇌이며 상품을 걸었다.
자, 어떻게 할 건가요, 돌아오신 건가요, 아님 아직 제가 있는 부근에 서 계신 건가요,
잠시 고개를 숙이던 여자가 말문을 열었다.
"예, 좋아해요...... 저도 섹스보다는 전희가 좋고 또 후희가 좋아요......"
이런 한 방 먹었다.
이건 게임 같다. 골프가 게임이 아니라 같이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긴장감이 흘렀다.
여자는 트러블 샷을 핀에 붙이는 리커버를 해낸 것이다.
공을 결코 넘겨주지 않겠다는 듯한 결의마저 엿보인다.
좋다. 그래도 이 느낌은 참 오랜만이다.
"제가 먼저 칩니다"
롱아이언을 잡았다.
파 5, 5번 홀이다. 롱홀이라 핸디 하나를 주고 쳐야 되는 롱홀이다.
벙커에 그린 주변에 워터 해저드,
꽤 높은 핸디캡의 홀이다.
그냥 파 세이브만 하자.
180 야드 비 거리의 페어웨이, 약 60야드 짧은 여자의 드라이버는 좌측의 나무를 맞고 떨어졌다.
그래도 오비가 아닌 헤비 러프, 두번 째 샷,미들 아이언으로 150 야드 정도, 銓?오른 쪽 슬라이스로 휘었으나
라이트 러프 지역, 남은 거리 160 야드 정도.
여자의 우드가 잘 맞았다. 거의 150 야드 정도. 두번째 샷도 우드, 잘 맞는다. 140 야드 정도.
남은 거리 130야드 정도.
서로 나이스 샷을 외치면서 또 어느 정도 분위기가 살아오른다.
160야드 남은 거리 5 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오른 쪽 슬라이스 나면서 워터 해저드다.
여자도 짧은 우드로 그린을 노리는 듯 했으나 같이 워터 해저드.
같은 조건 이지만, 핸디 하나가 있으니 내가 불리하다.
한 벌타 먹고 해저드 앞에서 어프로치 핀 앞에 붙는다.
이 번 홀에서는 내심 졌으면 했다.
궁금했다. 어떤 명령이 떨어질지, 어떤 마음인지 여자의 생각을 읽고 싶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붙어버린 느낌이 들 정도로 핀 앞에 붙었다.
여자의 다섯번째 샷,그린에 올라온다.
보기 펏이 못미친다.
두 번째 펏도 컨시드에 닿지 못한다.
결국 세 번째 만에 컨시드, 끝내 홀컵에 떨어 뜨리지 못하고 쿼드러플,
내 펏도 안 들어가 5 온에 투 펏,
핸디 하나 제외하고도 내가 이겼다.
결국 내 궁금증은 풀 길이 없이 내가 다시 공을 던져야 할 모양이다.
지금은 수비가 적당한데, 예의 내 소심함이 다시 나를 몸서리치게 만든다.
그래도 내가 건너야 할 강이다.
스크린을 정면으로 보고 있는 긴 쇼파에 내가 앉아있고
그 쇼파에 직각으로 놓인 일인용 쇼파에 여자가 앉았다.
"잘 안 맞네요, 갑자기"
"그러게요, 잘 치시던데, 갑자기 그 잘하신다던 어프로치랑 퍼터가 잘 안 맞았네요"
......
두 번째로 느껴지는 침묵이다.
내가 침묵을 느꼈다는 건 상대도 침묵을 느꼈다는 얘기다.
좋지 않다. 지금 침묵을 짧아야 한다.
"이번 상품은......"
또 침묵이다. 이럼 안 된다.
"키스 하고 싶습니다. 우리 둘 다 좋아하는, 키스가 하고 싶습니다"
말해버리고 말았다.
아직 12홀이나 남았는데, 여기서 키스하자고 말해 버렸다.
차마 얼굴을 바라볼 수 없어서 다시 여자의 발을 보고 말았다.
흰 발목 양말이 더 희다.
여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고개를 들어 여자를 보았다.
여자와 내 눈이 마주친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다.
그 전에 서로 바라보고 애기할 때와는 다른 느낌, 눈이 부딪치고 있다는 느낌이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순간, 여자의 눈이 감겼다.
이건......
여자가 앉은 자리로 가는 내 발걸음을 느낀다.
멀다. 1미터 남짓한 그 여자에게로 가는 그 순간이 너무 길다.
내 얼굴이 여자에게로 향한다.
얼핏 향수를 느낀다.
이건 듄이다.크리스챤 디올의 듄이다.
모래에서 뽑아냈다는, 그래서 나를 사막의 황량한 나그네에서 오아시스로 인도하던 듄이다.
예전에 그녀가 좋아하던 듄이다.
갑자기 여자가 내 안으로 더 성큼 들어선다.
난 왜 이리 냄새에 약할까?
예전에 그 여자는 내 냄새가 너무 좋다고 했었다.
종일 땀에 절은 런닝을 벗기면서도 그 여자는 다시 한 번 런닝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내가 질겁을 하면서 말려도 그 여자는 코에서 런닝을 떼지 않았다.
"난, 당신 냄새가 제일 좋아" "섹스 보다도?""당신 냄새는 흥분제 같어, 그니깐 닦지마"
가끔은 내 손수건을 빼앗아 며칠이고 그 냄새가 날라갈 때까지 들고 다녔다.
그리고 그 냄새가 날라갈 때 쯤, 내 다른 손수건을 요구했다.
그 때 일거다.
나도 냄새에 집착했고, 그 여자의 모든 냄새를 사랑하게 된 것은.
원시시대 이후로 퇴화를 거듭했을 인간의 후각이 그 여자를 만난 이후로 회복되고 오히려 진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했다.
가끔 스쳐 지나가는 어떤 사람의 향기를 맡으면서 내가 발기했음을 느끼던 어처구니 없는 경험도 그 이후고,
내가 그렇게 중국 출장을 싫어하는 이유도 그 냄새 때문이었다.
내 집착은 갈수록 강해졌다.
여자는 내 집착에 불을 질렀다. 그 듄으로.
나도 눈을 감았었나, 싶다.
그리고 여자의 입술에 내 입술을 대었다.
나그네는 비로소 오아시스를 발견하고 그 오아시의 샘물에 목마른 입술을 가져다 댄 것이다.
차다, 시원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다.
입술과 입술이 닿는 느낌을 즐긴다.
달디 단 입술을 내 혀로 열었다.
여자도 물러서지 않는다.
내 입술을 받고 또 내 혀를 받았다.
입 안 깊이 숨겨놓은 여자의 혀를 만난다.
혀와 혀끼리 만나서 인사하고, 악수하고 또 껴안는다.
혀는 혀와 만나서 비로소 뜨거워졌다.
갈증이 끝나고 샘물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옴을 느꼈지만
다시 갈증이 시작된다. 더 뜨거운 갈증,
더 무지막지한 갈증이 내 안에서 솟아오른다.
딱히 둘 데가 없던 손을 의식하는 순간,
가만히 여자의 겨드랑이 밑으로 안아 올리듯 받쳐든다.
등 뒤로 향한 브래지어 끈이 잡힌다.
이 안 쪽에 가슴이 있을 터, 갈증이 살며시 내 손을 가슴으로 향하게 한다.
한 손이 여자의 가슴에 닿는 순간, 여자가 몸을 뒤로 뺀다.
나도 앞으로 쓸려갈 뻔 했지만 겨우 몸의 균형을 잡는다.
"여기까지 입니다. 이 홀의 상품은"
그제서야 난 사막에 다시 홀로 남겨졌다.
"상품이 너무 달콤합니다"
"......"
"감사합니다" 상품 잘 받았습니다"
"몇 번째 홀인가요? 이제는?"
스크린을 보았다. 7 번 홀이 벌써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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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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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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