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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9 1,185회 0건
떨리는 여자의 파동이 온 몸으로 전해져 온다.
흐느끼는 듯한 격정과 극렬했던 순간의 여진,
세상에는 최면이 잘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단다.
건조한 이성의 소유자일수록 최면에 걸리기 쉽지 않고
풍부한 감성을 가진 사람일 수록 최면에 잘 걸린단다.
최면이었을지도 모른다.
최면의 최 자도 배우지 못한 내가 최면을 걸 수 있는 사람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어떤 순간, 어떤 상황이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면,
이것은 유사최면이 될 지도 모른다.
이 여자, 최면에서 깨어나는 중이다.

"깨고싶지 않나요?"
"...부끄러워요, 눈을 뜨면 내가 너무 창피한 거 같아서......"

떨면서, 흐느끼듯 여자가 말한다.

"울어요?"
"......"

어쩌면 우는 게 당연하다.

나는 한 손으로 내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팬티도 내렸다.
꿈틀 꿈틀, 내가 움직이는 걸 느꼈으리라.
내가 무얼 하고 있는 지도 느꼈으리라.
느슨해졌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해진다.

"두려워 말아요"
"...그래도..."
"아니요, 괜찮아요......"

또 괜찮댄다. 난 나쁜 넘이다.

팬티와 바지를 신발과 함께 벗겨낸다.
벗겨낸 신발과 바지가 막 탈태를 한 배암의 지난 표피처럼 바닥에 놓여있다.

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여자를 돌려 세운다.
엉거주춤, 여자는 이제 막 돌아오는 길이다.
나는 극단적인 흥분을 공유하긴 했지만,
나는 최면술사가 아니었던가.
최면술사는 스스로의 최면에 완전히 몰입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왜냐하면 나는 상대를 최면에 들게하기 위해서 나를 콘트롤했어야 했고,
내 스스로의 몰입을 통제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터코스와 절정을 느끼는 여자를 내 앞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내 스스로 어느 정도의 흥분을 강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으므로.

돌아 선 여자의 스커트를 올렸다.
힙을 양 손으로 감싸고 내려 앉힌다.
앉히면서 내 성기를 여자의 음부에 조준한다.
한 번에 삽입이 되지 않는다.
몇 번 움직이다가 비로소 위치가 맞는다.
이 건, 여자가 돕지 않으면 어려운 거다.
애액때문인지 삽입은 완만하고 또 부드럽다.
난 양 손을 돌려 앞으로 해서 여자의 배를 끌어안았다.
바지를 내린 내 위, 뒤로 돌아선 여자가 앉았다.
완만하되 깊숙히 삽입된 성기를 느꼈으리라.

"가만히 있어요, 이건 내가 나한테 내리른 상입니다"
"......"
"나 잘 했어요? 난 내가 잘 한 거 같은데...후~"
"......"
"이런 섹스도 가능하겠다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
"말로 상상력을 극대화 한다면, 절정에 이를 수 있지도 않을까 싶은"
"......"
"근데, 되네요. 하하하"
"...나빠요..."
"나빠요? 음... 이거 비난이죠?"
"...네...호~~~"

여자가 웃는다. 조금은 편해진 거 같다.

"그냥 나도 느끼고 당신도 느끼고 그러고 난 후, 후희라고 생각해요"
"......"
"산 정상에서 피워 문 담배 한 대 처럼... 편안하게"
"......"
"편안하게... 그리고 느껴보세요. 이 자세와 이 삽입의 느낌을..."
"으...ㅁ..."

삽입이라는 두 음절에 여자가 반응하는 것 같다.
이 여자 이제 말에 민감해져 있다.
상상력과 조우해 먼 길을 돌아 온 여자가 이제 말에 반응한다.
주사사 아픈 게 아니라, 따끔했던 기억 때문에 두려워지는 것 처럼,
늘 기억은 과장되기 마련이다.

내 몸을 꿈틀 움직인다. 내 성기가 여자의 음부 속에서 같이 움직여진다.
여자의 성, 그 앞 호수에 장난 스럽게 돌을 던진다.
꿈틀 여자의 질이 조여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이건 후희다.
미치도록 절정을 느끼고 싶다.
사알짝 여자를 들어올린다.
여자의 몸이 내 성기 끝을 벗어나지 않을 높이에 떠 있다.
여자의 손을 뒤로 해서 내 몸에 지탱하게 했다.
불과 10 센티정도나 되었을까?
이 간격이면 충분하다.
나는 내 중심을 움직인다.
중심과 중심이 만나고 멀어지는 간격, 이 불과 10센티 남짓한 간극이
지금 이 공간의 두 남녀를 멀고 먼 행성으로 떠나보낸다.
나는 힘차게 부딪쳐간다.

"탁...탁...탁...~~~~~~"

여자의 입에서 드디어 신음이 나온다.

"아~~~아~~~~하~~~~~아~~~~"

나오면서 높아진다.

"하~~ 학~~~~ 헉~~~~ 하~~~~~~~~~~~~~~~~~~~"

멈추자, 멈춰야 한다.
그래도 그러기 싫다.
그냥 이대로 절정에 이르고 싶다, 나도.
그러나 참아야 한다. 그래도 하고싶다.
두 갈래 길에서 끝없이 반항하고 저항해 본다.

"헉~~~헉~~~ 허억~~~~~~~~~~~~~~~~~~~~~~~~~~"

여자의 고개가 또 꺽였다.
이 번에도 나보다 빨랐다.
순간 난 참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여자를 앉혔다.
고요해진다. 둘의 공간이 고요해진다는 것은 세상이 고요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 둘 사이의 공간이.
나는 가만히 여자를 안는다.
그리고 손을 올려 가슴을 움켜쥔다.
부드럽게 가슴을 문지른다.
여자는 잦아들 듯, 올라가고, 올라갈 듯, 잦아든다.
그러면서 점점 산을 내려올 채비를 한다.
고환쪽에 축축한 느낌이 든다.
싫지 않은 느낌이다. 오히려 황홀하다.
내 성기는 아직 꿈틀거리지만 난 견딜 것이다.
순간 전화 벨이 울린다.
기가 막힌 타이밍, 난 이제 견뎌낸 것이다.

찌고이네르 바이젠,사라사테가 만든 집시 바이올린,
이 곡이 여자의 벨 소리다.
꼼짝할 수 없다.
여자도 꼼짝하지 않는다.
나는 여자의 힙을 받쳐 힘을 주어 세운다.
그리고 치마를 내려준다.

"받아요......"
".......괜찮아요..."
"받아요... 괜찮아요, 나는..."

여자가 털썩 자리에 앉아 백을 뒤적인다.
그리고는 전화를 찾아내 화면에 뜬 전화발신자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다시 내려 놓는다.

"누구에요?"
"친구요, 같이 공 치기로 한..."
"받아요 괜찮아요"
"괜찮은데..."
"받아요, 쉬는 시간입니다. 하하하"

여자가 전화를 들고 벨이 막 끊어질 듯한 순간에 전화를 받는다.
나는 주섬주섬 팬티와 바지를 찾아 입는다.
성기가 축축했지만 괜찮다.
그냥 입는다.

"여보세요...어... 그냥 연습장이야....어.....조금 있다가 갈려고....."
"......"
"괜찮아...급한 일이라면서...아냐...오지마...갈래 나도 이젠..."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괜찮대도...갈거야...그래...다음에 하지 모....그래...들어가...응"

여자가 전화를 내려 놓는다.

"친구예요, 지금 온다고 그래서, 오지 말라고"
"그래요? 못 오신다 그런 거 아니었나?"
"그러더니 일찍 끝났다고, 기집애, 앤 때문인 거 모르나"
"친구 분 애인이 있구나?"
"네, 앤이 있어요, 친구는."
"그래요? 그 쪽은요?"
"후~~~ 없어요..."
"그래요? 아닌 거 같은데? 세상이 그 쪽 같은 여자를 내버려 둘까? 난 아니라고 봐요. 하하하"
"호호호, 정말이예요. 없어요..."
"정말요? 난 횡재한 거네, 하하하"
"저기....담배 한 대 펴도 될까요?"

헉,담배다. 담배를 핀댄다.

"그럼요, 근데 큰일 났네요"
"왜요? 뭐가요?"
"난 담배 피는 여자가 더 섹시하거든요"
"......"
"담배 피는 여자와 담배 안 피는 여자와 똑 같이 있으면 난 담배피는 여자가 좋더라"
"호호호...왜요??

나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서 여자에게 주었다.

"모르겠어요, 관능 같은거, 약간은 퇴폐적인..."
"아~~~~"
"손가락, 매니큐어를 바른 긴 손가락, 그리고 왜 여자는 손 끝에 담배를 집잖아요"
"네, 그래요, 눈이 좋기도 하셔라"
"하하, 그 긴 손가락을 거의 피다시피 해서, 담배를 잡고, 그 끝에서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는
굉장히 퇴폐적으로 보이면서 관능적이기도 하거든요"
"그럼 아내 분은 담배 피세요?"
"하하~~~ 아니요, 질색팔색하죠, 담배 연기에도"
"호호호, 그렇군요"

깊이 담배 연기를 뱉어낸 여자가 말을 잇는다.

"학교 다닐 때 폈어요. 그 땐 다들 폈거든요."
"그랬죠, 다 담배피던 시절이 있었죠, 남자든 여자든"
"맞아요, 안 피던 사람이 별로 없었죠"
"그래요, 그럼 전공이?"
"아~ 바이올린요"
"그랬군요"
"음악과라 그랬나, 여튼 심했어요. 하하하"
"그랬군요"
"그러다 대학 졸업하고 남편 만나면서 끊었나 그래요"
"남편 분은 담배 안 피나 보다"
"아니요, 폈어요 한 동안. 근데 남자들은 자기 여자가 담배 피는 게 싫은가 보더라구요"
"그런 거 있어요. 화장한 여자가 이뻐도 자기 부인은 화장 진하게 하는 거 싫어하는 이기심 같은 거. 하하"
"맞아요, 하하"
"그래요"
"아이한테 안 좋다고, 끊으라 그러더니, 아이 둘 낳고도 담배 피는 거 싫어하더라구요"
"아~ 그랬구나"
"그래서라기 보다, 한 동안 안 폈더니 다시 피기도 그렇고....여튼 그래서 안 폈어요"
"그랬군요"

여자의 감배 피는 손이 이쁘다.

"후후~~~ 나는 페티시스트 같아요"
"네?"
"왜 페티시즘이라고 있잖아요,
여자의 어느 한 부분에서 성적 쾌락을 느끼거나 집착하는 거"
"호호, 어디에 집착하시는데요?"
"그런 부분 집착이라기 보다는, 분위기"
"아~~~"
"그렇긴 해요. 다 벗은 모습 보다는 보일듯 말듯한 길이의 치마라던지,
그로테스크한 색감을 지닌 매니큐어, 발가락, 스타킹, 모 가터벨트 같은 게.
다 한 꺼번에 어우러지는 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느낌"
"아~~ 그래요"
"예, 근데 아무리 그런 느낌을 강조하는 비주얼을 가지고 있어도
별로 느낌이 가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아마 그건 또 감성하고 관계가 되었는 거 같기도 하고"
"호호, 변태 아니예요, 그것도 까다로운 변태?"
"하하하, 어떤 면에서 보면 변태 맞아요"
"조심해야겠다, 이거"
"하하하, 걱정 말아요, 딱 거기까지니깐.
모르겠어요 새디즘, 매저키즘 같은 건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근데 변태라는 건 상대적인 개념 같기도 해요"
"상대적인?"
"네, 상대가 이걸 변태로 받아들이면 변태가 되고
상대가 변태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변태가 아닌 거"
"그런 게 어디 있어요...호~~~"
"그냥 통념상의 변태지만, 잘 찾아 보세요, 여성 월간지에 보면,
성의학 박사들이 그런 페티시즘을 권유하잖아요.
아내와 더 완벽한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운운 하면서. 하하하"
"아~ 그렇긴 하다. 그럼 내가 문제인가? 호호"
"아니요. 그냥 그런 건 배우면 됩니다. 하하하~~~"

나는 제법 크게 웃었다.
자 남은 홀, 어떻게 돌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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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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