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깊게 들이 마셨다.

발코니 난간에 팔을 기댄 채 담배연기를 내 뿜으며, 멀리 파도가 치는 바다를 바라보니,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 앉았다.


"십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아이들을 재우러 간 제니퍼도, 로비로 내려간 샘과 경미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나 혼자 이곳에 있었던 것 처럼 편안함과 나릇함에 젖어 들었다.


얼굴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볼에 닿는 순간, 방금 전 귀엽게, 고개를 젖히며 몸을 흔들던 경미의

모습이 떠 올랐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샘의 표정이 떠오르자,

낮에 테닝을 마치고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 경미 젖은 몸 뒤로 벌거벗은 샘이 다가오는 모습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샤워기 아래로 세찬 물줄기가 두사람의 머리위에서 부서지고....

커다란 덩치의 샘이 경미의 등을 감싸 안으며, 무릎을 구부린채, 허연 물건을 경미의 엉덩이에 비벼대고...


경미의 젖은 머리채를 움켜쥔채, 힘줄이 불끈 튀어나온 허옇고 굵은 샘의 자지가 경미의 꽃잎을 헤짚고

들어가자, 경미는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으려 몸을 뒤튼다...

.......


잠시 동안의 상상을 떨쳐버리려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훗...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바닷바람이 날 깨웠는지,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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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문득 실눈을 뜨면 낯선 남자의 금빛 머리카락 뒤로, 천정의 전구가 눈이 부시도록 밝았다.

꿈을 꾸듯, 몽롱한 기분은 술기운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낯설고 비릿한 타액이 자신의 목 젖을 Ъ?

숨이 막히는 듯 싶으면, 그 낯선 남자는 또 그 것을 거두어 들여,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외에...또 다른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 밀려와 경미는 온 몸에 전기가 오는 듯 몸을 떨었다.

이제 그 비릿함은 경미의 냄새인지, 그 남자의 것인지 모르게 너무도 친숙한 향기로 느껴지고 있었다.



"하~압."

경미는 목이 뒤로 젖혀지며, 짧은 신음을 토해 냈다. 조용한 호텔 복도를 울리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크게 울려왔다.



"하앙..어엄~마 하~앗"


몽롱한 비릿함에 취해 있던 경미는, 발가락 끝을 오므리며 격한 신음을 토해 냈다.



"내가 왜 그러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려 하자마자, 또 다시 깊숙한 무엇인가가 경미를 정신없이 신음만

터져 나오게 하고 있었다.



경미는 무의식 중에 정신을 차리려고, 발 버둥쳤다.



하나씩 더듬으며, 정신을 찾으려고 애썼다.


"느껴지는 것을 하나씩 더듬어야 돼...난 어디에 있지?"

"호...텔.., 신혼..여행"


하나. 경미의 입속에서 경미의 호흡을 리드하고 있는 거칠고 굵은 혀....타액....


"느껴진다."



둘. 경미의 머리 뒤 쪽을 움켜잡고 있는 커다란 손...

"느껴져"



"하~압."


눈물이 핑 돌면서, 경미는 밀려드는 쾌감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 순간, 경미는 영화가 끝나고 객석이 불이 환하게 밝혀진 듯 정신이 들었고, 이 낯선 남자의 이름이 떠올랐다.



"샘~"




셋. 주위가 너무도 환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뭐가 있어"


경미의 팬티 속에 무언가 부드럽고, 까칠한 것이 들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가 어디지?"


"9층? 10층? 복도....10층이야"


경미의 호피무늬 원피스는 허리까지 말려 올라와 있었고,



"팬티속.... 그리고 그 안에 내 엉덩이"



팬티 뒤쪽으로, 엉덩이골을 감싸고 있는 까실까실한 그의 팔뚝이 느껴졌다.



그 팔뚝을 따라 항문아래 넓은 부위에 꿈틀거리는 커다란 손바닥이 미끌거렸다.


"젖었어..."



그리고....



그녀의 분홍빛 날개 사이를 비집고, 깊숙히 들어와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손가락이 느껴졌다.



"샘의 손가락이야"


경미는 독백하듯 생각했다.



미끌거리듯, 너무도 부드럽게 그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었고, 그의 손바닥까지 축축하게 적셔있는 것이 엉덩이를 통해 느껴졌다.

"흐읍..허엇"

갑자기 맑아진 정신에 경미는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참으려 애쓰며,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가위에 눌린 듯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을 깨달았다.




경미는 소파 끝 팔걸이를 베고 누워있고, 경미의 몸위에는 육중한 샘의 가슴이 경미를 누르고 있어

꼼짝도 하지 못했다.



수치스러움이 밀려왔다...


수치스러움에 몸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경미는 뭔지 모를...허전함이 느껴졌다.



샘의 손가락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을 때...



"스스..슥"


살결과 옷이 마찰하는 소리였다.


엉덩이를 움켜쥐고 있던, 샘의 손바닥이 하얀 면팬티와 함께 무릎 뒤에 와 있는 걸 느꼈다.



경미는 귀 옆으로 흐르는 따뜻한 눈물이 느껴졌다.



수치스러움.... 남편 진호의 얼굴이 떠올랐고, 술에 취해 이런 모습으로 있는 자신을 원망하는 눈물이었다.



샘의 손바닥보다도 작은 경미의 팬티는 다시 왼쪽 발목에 걸쳐졌다.


소파 위로 벗겨진 하이힐이 경미의 발에 닿았다...



경미를 짓누르고 있던 샘이 몸을 비틀며 움직였다.

엉덩이를 들고 바지를 벗으려고 하는 걸 경미는 느낄 수가 있었다.


그 순간....


"띵~"


경쾌한 엘레베이트의 신호음이 들렸고, 엘레베이트의 문이 꿈틀거리듯 기계음을 내는 순간...


샘이 벌떡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경미도 몸을 일으켜 소파에 앉았다.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아랍계인 듯한 부부 둘이 걸어나오며...소파에 않아있는 경미와 눈이 마주쳤다.


등을 돌리고 서있는 샘을 번갈아 쳐다 보다가,


헝크러진 머리를 한 동양여자의 왼쪽 발목에 걸려있는 팬티를 본 두 사람은 놀란 눈으로 경미를 쳐다보았다.



경미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멍하니...두 사람을 쳐다보고만 있다가,

부부가 몸을 돌려 복도 쪽으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서는 정신이 들었다.


경미는 벌떡 일어나 계단쪽으로 뛰어 내려갔고, 샘은 우물쭈물 선채로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