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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16 1,199회 0건
대구의 한여름기온은 영남권사람이 아니면 적응하기 힘들다.
하물며 에어컨이 없는 집은 샤워하고 상체를닦고 하체로 내려갈때쯤이면 벌써 등짝에서 땀이 송골송골.......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유독 에어컨바람을 싫어하시는 아버지를 둔 나.

“아부지, 안 더우세요? 잠시만 틀까요?”
“별로, 나가서 마당에 물이나 좀 뿌려라.”

이렇게 놔두고도 사용하지 않는집도 있다. 그나마 들이 많은 동네라 공기가 밀집지역에 비해 썩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난 별다른 궁시렁 없이 찌그러지는 편이다.


그날 이후, 난 아주머니에게 전에 없던 흥미와 관심이 생겨났다.
그렇다고 밑밥을 뿌린다거나 찌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것은 아니다. 의미없이 던져놓은 낚싯대 그리고 새우깡에 술한잔인 한량이, 드리운 낚싯대 옆으로 물고기가 파닥 튀어오르는걸 보고 새우깡보단 매운탕이란 것에 흥미가 생긴 정도.

그러다보니 마주치는 일도 잦아지고 사소한 일상의 대화정도는 불편하지않게 나누는, 진정한 이웃이 되어가고있다.

“밥은 먹고다니냐?”

10시가 넘어 퇴근한 아들의 끼니가 걱정이 되셨는지 불꺼진 거실을 조심스레 들어왔건만 자리에 누우셨던 어머니를 일어나시게 했나보다.

“예, 시간이 몇신데요..... 주무세요.”
“그래, 늦지않게 자거라.”
“그럴께요”

여름에 퇴근하고 잠들기 전 찬물에 샤워할때만큼 시원한 일이 또 있을까....

‘철커덕’

아랫집에도 누군가 귀가가 늦은 모양이다.
아무짖도 않고 가만히 몸만 담그고 있었을 뿐인데, 왜 욕탕물은 처음이랑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뭐 꼬불꼬불한것도 일렁거리긴 한다.
나갈려다 괜스레 욕실 창밖풍경에 시선을 던진다. 센티하게 밤하늘이야 보겠냐만.......
아저씬 아직 안 들어온건지 잠이 들었는지 방안이 깜깜하다. 아주머니댁에 불이 켜져있고 누가 나처럼 더위를 달래는지 물소리가 요란하다. 변기에 올라서서 비스듬하게 쳐다보면 보일까 싶었지만 욕실은 사각지대였다.
욕실 창에서 바로 보이는곳이 아저씨 방이었고 그 옆으로 아주머니집부엌과 방이 2칸인데, 증축을해서 그앞에 거실과 맨 끝에 화장실을 두는 구조로 바꾸었다. 열린문에 방충망만 쳐져있고 불이 켜져있어 혹시나 하는 기대에 화장실쪽이 보이지않음을 알고도 쉽사리 고개를 접지못했다. 문앞에 방금 벗어놓은듯한 구두가 물소리의 주인이 누구였음 하는 내 바람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여러벌의 신발이 있지만 느낌이란게 이럴때 기가막히다.

숨죽이던 그때, 머리에 타월을 두른 아주머니가 방문앞까지 걸어나왔다.

“흡.......”

거실불은 꺼져있었지만 방에 켜진 불빛은 이 상황에서 넘칠만큼 광명이었다.
아주머닌 알몸으로 그렇게 방문앞으로 왔던 것이다. 가려도 아무상관없는 머리에만 타월을 두른채........
내가있는 쪽으로 허리를 숙이고 머리를 말리시는데, 방향이 반대였음 그 풍만한 엉덩이를 마음껏 감상해 줄수 있었을텐데......
욕실 창문옆에 거미처럼 달라붙어 숨도 죽인채 그 광경을 보고있었다.
다리를 벌려 무릎을 살짝 낮추더니 그곳의 물기를 마저 닦아낸다. 내 심장박동이 벽을넘어 아주머니에게까지 느껴질까 싶을정도로 죽인숨과 반비례해 무책임하게도 뛰어댄다.

이것인가. 훔쳐보기란.............

평소에 약간의 관음끼와 아주약간의 변태끼가 있음을 나도 인정하는 바이지만, 학교 다닐때 선생님 치마밑 들여다본게 내가 훔쳐본 기억의 전부인거 같다.
흠....이건 훔쳐보여지는거라고 할수 있겠다.
방문켠에 놓인 팬티를 입더니 낯설지않은, 양손가락을 가랑이사이 팬티로 집어넣어 불편하지않게 당겨내리는 모습이란............

순간 아주머니가 내쪽으로 고개를 드는것 같았다.
급하게 몸을 숙였다. 한치의 움직임도없이 있는데 도저히 다시 고개를 들 용기가 생기지않았다. 나를 보지는 못했을거라고 생각됐지만 우리집 욕실에 불이켜져있는건 확인했을테니까...........

순간 아차싶었다.

‘불을 끄고봤어야지!. 멍충이............’

이미 늦은 후회다.
여기서 조용히 문을 열어 불을꺼도 이살할것 같고, 변기물을 내리고 태연히 세면대 물을틀어 과장되게 세수를 하고 방으로 왔다. 괜히 뒷발꿈치는 들고............

아랫집은 스레트(?)지붕이라 우리집보다 더 더울텐데 종종 이런기회가 주어질것 같은 느낌을, 눕힌 내 골은 캐치해간다. 들키는 날엔 완전 개쪽으로 마무리 될것 같지만.......

‘다음부터는 불을 꼭 끌것이다’

라는 단순한 준비된 계획에 왠지 내가 음산하게 웃는 기분이다.
앞으로 여름내내 욕실에서 아랫집이나 훔쳐보는걸로 소일거리 삼지않을까 하는 걱정은 그당시에는 들지도 않았다.

벌여놓은일이 많아 바쁜 일상 덕에 그 짖을 유일한 취미거리로 삼아 심취하지는 않았지만, 밤에 욕실을 사용할때면 늘 불켜기전에 욕실창밖을 두리번거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버릇은 생긴듯하다.

간혹 마주쳐도 왠지 투시가 되는듯 하고, 가까이 마주할때면 ‘난 이 옷속에 어떤물건이 숨겨져있는지 알고있다’ 라는 생각에 쾌감이 일기도 하고, 왠지 옷을 입고있어도 내눈엔 알몸으로 다니는것처럼 느껴졌다.
어떨 땐 아들이 집에있어서 물소리가나도 그때같은 볼거리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운 좋은날은 거실 광명아래 걸친것들을 하나씩하나씩 벗고 욕실로향하는 모습도 목격하고, 그것도 거미처럼 벽에 달라붙지않고 방충망에 밀착해 떳떳(?)하게 그 광경을..........
불을끄고보며 신경쓰게 된것은 우리집 사람들이 욕실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때다.
다행인건 볼거리에 열중하고있을때 그런일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볼거리를 놓친적은 있지만.
갑자기 내가있는곳이 밝아져서 소리소문없게 몸을 낮추었다. 가슴이 철커덩.....

“안에 누구?”

누나다.............

“어....내다.”
“불도 안켜고 들어갔노”
“켜지마라. 더워서 그냥 물에 들어왔는데 안켜도 된다.”

딱히 논리적인 변명거리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넘어갔던것같다.
순진무구한 우리가족들...........
이 털털하고 조심성없는 아주머니덕에 황송한 볼거리를 제공받기는 했지만 이 욕실이 나만의 욕실이 아니기에, 혹 아부지나 동생이 나와같은 재미에 심취해있지나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여러 정황상, 또 고지식해 빠진 우리가족이 그럴일은 없을것 같았다.
욕실에 들어가서 욕실본연의 의무와 볼일외에 창밖에 관심을 두는 이딴 뻘짖은 왠지 매치가 안된다. 그래도 한편으로 아주머니가 좀 조심성있었으면 하는.....순전히 우리가족을 위해서.


결국 여름이 다 가기전에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다.

코앞의 아저씨방에 불이 켜져있는날은 아주머니의 그 조심성없는 행동은 쉬는날이다. 더불어 나도 쉬는날이었고......

그날은 오전부터 비가왔다.
아주머니집은 불이 다 꺼진상태고, 아저씨는 불 켜진 방안에 누워 티비를 보고있는 듯.....
이런상황까지 즐기는건 아니다. 저 아저씨가 알몸으로 몸 구석구석을 닦고, 괜히 파자마안으로 손을넣어 흔들어대고, 구겨지는 인상......아, 생각만해도 욕지기가.
아저씨는 일용직일이나 뭐 그런일을 하는것같았다. 규칙적이지않은 생활이나 차림새, 연장, 작업화등으로 미루어볼때 용역일용직을 다니시는 듯. 조용하고 별로 남에게 피해도 안주실분 같고, 약간 외소하신게 혼자계신분이라 딱해보이기도 하고.....연세는 우리아부지 연배이신듯.

욕실불을 키러 나가려는데 창밖으로 왠 여자목소리가 들린다.





비가 왔음 했더니 와주네요^^. 걱정하시던데 내일까지 온다니까 농작물에 어느정도 해갈은 하실 듯.
며칠 뒤 또 장기간 출장을 갈 듯 해서 하루에 한부씩이라도 올리려니 빡셉니다.^^.
아까운것도 아닌데 메인은 자꾸 미뤄지고.....
좋은시간되시길...

-어제 써놓고 올리지못했네요. 출근전에 올릴랬더니 아침부터 꼬롬한얘기하는 기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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