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미친듯이 달아 올라 몰아치는 섹스도 좋지만, 평범하면서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천천히 음미하는 섹스도 분명 또 하나의 맛이다. 처음부터 우리가 그 맛을 알았던 것은 아니고 만나온 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갔고, 결정적인 계기는 미진이 아줌마의 폐경이었다.
미진이 아줌마의 폐경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밝아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엔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이 클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야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내 여자가 내 정자를 자신의 몸속에 직접 받을 수 있다는 흥분에 깊은 생각을 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 혼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여자이므로 그런 내색을 하진 않았겠지만서도......
그리고 내 성경험은 군에 입대하기 며칠 전 친구들이 등떠밀려 가게 된 사창가에서의 경험이 전부였었다. 늘 자위는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실제의 여자 경험은 극히 적었었다. 그런 상태에서 만난 미진이 아줌마는 내게 여자 친구이자 큰 누나, 작은 이모같은 풍요로움으로 다가왔고, 고맙게도 그녀도 날 좋아해줬다. 그녀와의 오래 이어지는 관계는 절제, 만족, 배려에서 비롯된 상대에 대한 이해심같은 데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녀만 있으면 그냥 그걸로 다 좋았다.
폐경 이후에도 계속 만남을 지속해오면서 예전과는 달라진 점들이 몇 가지 눈에 띄었다. 여전히 섹스시에 부족함 없이 여성액이 분비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좀 적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이건 다분히 내 개인적인 견해일 뿐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고 섹스하기엔 여전히 풍부한 양, 맛, 향을 자랑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간혹 과격한 섹스를 하고 난 뒤엔 기력이 좀 빠진 듯한 모습이 언뜻 비쳤다. 물론 평상시적인 섹스때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 과격한 섹스 뒤에는 기분 좋은 나른함이 동반되겠지만 예전과는 좀 비교되는 면이 분명 있었다. 한창 달아올라 몰아붙일 때는 나도 그녀도 정신없이 헤매기 때문에 자각하기 어렵지만, 격정이 잦아들고 후희를 충분이 즐긴 다음 몸을 풀고 나란히 누우면 곧바로 잠시 잠이 들어버리는 그녀를 보면서
"내가 너무 내 욕심만 채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중에 서로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내 여자가 버거워한다면 그건 사랑도 아닌 그냥 욕정풀기에 다름 아닐 것이다.
난 솔직해지고 싶었다. 우린 섹스중에도 간간이 얘기를 잘 나누는 편이었지만 이건 내가 사랑하는 미진이 아줌마에게 내 의견과 그녀의 의중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거라면 내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고 내가 싫어진 거라면 내가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평일이었고 추운 3월 초의 밤이었다. 퇴근 후에 보러 간다는 약속도 없이 무작정 미진이 아줌마를 보러 서울로 차를 몰았다. 딱 맞게 9시에 도착해서는 근처 슈퍼에서 츄파춥스 딸기맛 사탕을 하나 샀다. 미진이 아줌마에게 전화를 해서
"미진씨, 나예요. 형석이."
"예, 형석씨. 잘 지내고 있죠?"
"나 이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예? 지금 앞에 와있다고요?"
하며 제법 크게 놀란듯한 목소리를 낸다.
"내 애인 보고 싶어서 달려왔는데 그냥 돌아갈까요?"
"아니 아니~ 그게 아니구요. 온다고 연락했으면 화장이라도 좀 하고 꾸밀거 아니예요?"
하며 웃으며 가볍게 나무란다.
평소에 날 만날 때면 화장을 곱게 하고 날 만나 왔었고, 미진이 아줌마에게도 나라는 존재는 애인이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날 신경써서 대하는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다. 하지만 평소에도 한 차례 섹스를 할라치면 입술, 볼, 눈, 코, 이마, 귀, 목 등을 맘껏 빨고 핥아 얼굴의 색조화장 정도는 우습게 지워버리는 나였기에 그녀의 생얼이 낯설지는 않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또 그게 아닐 것이다.
퇴근 시간인 9시를 30분이나 넘겨서야 미진이 아줌마가 매장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예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띄우면 내 차로 걸어오는 그녀의 자태가 곱다. 조수석 창문 옆에 서서 노크를 하면서
"똑똑, 형석씨. 미진이 들어가요."
하며 장난끼 있는 웃음을 지으며 문을 연다. 51살의 아줌마가 19살 아래의 애인에게 그런 유치한 장난을 하면 자칫 추태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이 여자는 자연스레 소화해냈다
차에 올라타자
"형석씨,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하하......"
하며 크게 웃어보였다.
"으음~~~ 내키진 않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요. 히이~"
하니 옆으로 몸을 일으켜 가볍게 뽀뽀를 해온다. 화장품 냄새가 옅게 풍기는 걸로 보아 매장 동료 아줌마의 것을 빌려 급하게 화장을 한 듯 했다.
"이쁘기만 한데요. 뭘~"
"그건 그래요. 헤~"
하며 혀를 내밀며 배시시 웃어보인다. 그 모습이 귀여워 깊은 키스를 하며 그녀의 30분간의 노력을 원점으로 돌렸다.
"미진씨 얼굴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원두커피라도 한 잔 할까요?"
"좋죠~"
하는 대답을 하면서도 조금은 의외라는 표정을 풀지 못한다. 아마 모텔을 가자는 말을 할 거라 예상했는데 틀렸을 테니. 난 그녀의 불안감을 풀어주기 위해 활짝 웃어보였다.
전에 몇 번 들른 적이 있는 유흥가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카페에 들어갔다. 우리 둘 다 설탕을 넣지 않은 원두커피의 뜨거움을 입으로 가져갔다.
"난 미진씨를 사랑해요."
"나두요. 나도 형석씨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하면서도 뭔가 불안감을 놓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다. 빙빙 돌려 오래 끌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 본론을 빨리 꺼내기로 했다.
"미진씨가 요즘 나와 사랑을 나눌 때 좀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미진씨와 나누는 섹스는 너무 황홀하고 만족해요. 나는 이렇게 만족하는데 미진씨가 섹스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서 그래요."
하고 말하니 불안감이 가신 표정으로
"힘든 거 없어요. 나도 형석씨와 사랑할 때 얼마나 좋다구요."
한다.
"그렇다면 나도 고맙지만 요즘 가끔 황홀하게 사랑하고 나서 당신이 몇 번 바로 잠든 적 있었잖아요. 그래서 그런 걱정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 그런적 있긴 한데 정말 그때는 너무 졸려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더라구요. 그래도 그때마다 잠들고 10분 정도 지나서 일어났잖아요. 나 괜찮아요. 형석씨 그런 걱정이라면 안해도 괜찮아요."
하면서 조금은 부끄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정말 귀엽다.
난 그냥 웃으면서 턱을 괴고 내 귀여운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다. 미진이 아줌마도 나와 같은 자세로 날 똑바로 쳐다보며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다. 몇 분인가를 그렇게 말없이 서로 말없이 마주 봤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만족감과 편안함이 감돌며 안도감이 찾아왔다. 먼저 말을 꺼낸건 미진이 아줌마였다.
"난 형석씨 만나는 것 자체로 그냥 좋아요. 그리고 나같이 나이 많은 여자를 만나주는 것도 고맙고... 하여튼 그냥 다 좋아요."
한다. 나도 웃으면서 그냥 계속 들어준다.
"그리고 형석시와 나누는 섹스도 무척 기분좋고 만족해요."
"미진씨처럼 이쁜 애인이 있으면 그렇게 되요. 하하하"
"그럼 다행이구요!"
하며 새침한 표정으로 또 혀를 낼림거린다. 아마도 침에 원두커피 성분이 조금 섞여 지금 맛보면 괜찮은 맛이 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미진이 아줌마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얼굴을 내게로 더 가까이 들이밀고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서는
"저는요, 음~ 섹스할 때 서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이 기분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니깐~~~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로 된 그 상태가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구요."
한다. 그래서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도 미진씨하고 같이 하나로 되어 있을 때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요."
"그거하고는 조금 달라요. 난 오르가즘같은 건 오면 좋고 없으면 그걸로 그만이라구요."
하다가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 커진 것을 갑자기 의식하고는 다시 목소리를 낮춰
"난 당신하고 하나로 되어 있는 그 상태가 너무 기분 좋은 거라구요."
뭔가 알 것 같았다. 내 애인은 섹스시에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중점을 두고 만족감을 갖는 듯 했다.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척 맘에 들었다. 어디시 이런 편안한 마인드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을 내 애인으로 둘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남자들은 섹스에 임할 때 늘 마음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 지금 날 위해 가랑이를 벌리는 이 여자를 성적으로 만족시켜 줘야 한다는 공통된 부담감. 그리고 그 여자를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남성으로서의 점수와 우월감 등이 매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자지에 이런저런 장난질을 쳐서 뭔가를 쑤셔박고 말아올리는 등 난리를 피우는 게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사실 자기가 기분 좋자고 하는 작업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남성 자신을 위한 작업이 되는 것이다.
나도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치관이 성립되어 온 사람답게, 보통의 남성들과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1%의 부담감을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미진이 아줌마는 나와 애인 사이인 그 자체로 좋고, 섹스시에도 나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에서 만족한다고 한다.
내가 그동안 가져왔던 나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다 걷히는 느낌이었다. 51세가 된 이 여자게서 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좋아서 이 여자를 사랑하는가 말이다. 처음엔 내가 짝사랑하던 여자가 날 받아줘서 고마웠고 그 마음으로 사랑이 진행되어 지금은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귀결되었다.
"그냥 이 여자면 됐다."
다 식은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마치고 나오니 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그녀의 귀가가 늦어 문제가 생길까 조바심이 났다. 그녀를 태우고 그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오히려 그녀는 느긋해하고 내가 안달이 난 것 같은 표정이었다.
미진이 아줌마의 집에 도착하기 10분쯤 전에 그녀가 주택가 골목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차를 안내했다. 2층 빌라들이 많은 주택가 한 켠에 어렵게 주차를 하고 미진이 아줌마가 입으로 내 정액을 뽑아내는 것을 느끼며 몸서리를 쳤다.
미진이 아줌마의 폐경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밝아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엔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이 클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야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내 여자가 내 정자를 자신의 몸속에 직접 받을 수 있다는 흥분에 깊은 생각을 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 혼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여자이므로 그런 내색을 하진 않았겠지만서도......
그리고 내 성경험은 군에 입대하기 며칠 전 친구들이 등떠밀려 가게 된 사창가에서의 경험이 전부였었다. 늘 자위는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실제의 여자 경험은 극히 적었었다. 그런 상태에서 만난 미진이 아줌마는 내게 여자 친구이자 큰 누나, 작은 이모같은 풍요로움으로 다가왔고, 고맙게도 그녀도 날 좋아해줬다. 그녀와의 오래 이어지는 관계는 절제, 만족, 배려에서 비롯된 상대에 대한 이해심같은 데서 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녀만 있으면 그냥 그걸로 다 좋았다.
폐경 이후에도 계속 만남을 지속해오면서 예전과는 달라진 점들이 몇 가지 눈에 띄었다. 여전히 섹스시에 부족함 없이 여성액이 분비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좀 적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이건 다분히 내 개인적인 견해일 뿐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고 섹스하기엔 여전히 풍부한 양, 맛, 향을 자랑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간혹 과격한 섹스를 하고 난 뒤엔 기력이 좀 빠진 듯한 모습이 언뜻 비쳤다. 물론 평상시적인 섹스때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 과격한 섹스 뒤에는 기분 좋은 나른함이 동반되겠지만 예전과는 좀 비교되는 면이 분명 있었다. 한창 달아올라 몰아붙일 때는 나도 그녀도 정신없이 헤매기 때문에 자각하기 어렵지만, 격정이 잦아들고 후희를 충분이 즐긴 다음 몸을 풀고 나란히 누우면 곧바로 잠시 잠이 들어버리는 그녀를 보면서
"내가 너무 내 욕심만 채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중에 서로 만족하는 것도 좋지만 내 여자가 버거워한다면 그건 사랑도 아닌 그냥 욕정풀기에 다름 아닐 것이다.
난 솔직해지고 싶었다. 우린 섹스중에도 간간이 얘기를 잘 나누는 편이었지만 이건 내가 사랑하는 미진이 아줌마에게 내 의견과 그녀의 의중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거라면 내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고 내가 싫어진 거라면 내가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평일이었고 추운 3월 초의 밤이었다. 퇴근 후에 보러 간다는 약속도 없이 무작정 미진이 아줌마를 보러 서울로 차를 몰았다. 딱 맞게 9시에 도착해서는 근처 슈퍼에서 츄파춥스 딸기맛 사탕을 하나 샀다. 미진이 아줌마에게 전화를 해서
"미진씨, 나예요. 형석이."
"예, 형석씨. 잘 지내고 있죠?"
"나 이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예? 지금 앞에 와있다고요?"
하며 제법 크게 놀란듯한 목소리를 낸다.
"내 애인 보고 싶어서 달려왔는데 그냥 돌아갈까요?"
"아니 아니~ 그게 아니구요. 온다고 연락했으면 화장이라도 좀 하고 꾸밀거 아니예요?"
하며 웃으며 가볍게 나무란다.
평소에 날 만날 때면 화장을 곱게 하고 날 만나 왔었고, 미진이 아줌마에게도 나라는 존재는 애인이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날 신경써서 대하는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다. 하지만 평소에도 한 차례 섹스를 할라치면 입술, 볼, 눈, 코, 이마, 귀, 목 등을 맘껏 빨고 핥아 얼굴의 색조화장 정도는 우습게 지워버리는 나였기에 그녀의 생얼이 낯설지는 않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또 그게 아닐 것이다.
퇴근 시간인 9시를 30분이나 넘겨서야 미진이 아줌마가 매장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예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띄우면 내 차로 걸어오는 그녀의 자태가 곱다. 조수석 창문 옆에 서서 노크를 하면서
"똑똑, 형석씨. 미진이 들어가요."
하며 장난끼 있는 웃음을 지으며 문을 연다. 51살의 아줌마가 19살 아래의 애인에게 그런 유치한 장난을 하면 자칫 추태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이 여자는 자연스레 소화해냈다
차에 올라타자
"형석씨,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하하......"
하며 크게 웃어보였다.
"으음~~~ 내키진 않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요. 히이~"
하니 옆으로 몸을 일으켜 가볍게 뽀뽀를 해온다. 화장품 냄새가 옅게 풍기는 걸로 보아 매장 동료 아줌마의 것을 빌려 급하게 화장을 한 듯 했다.
"이쁘기만 한데요. 뭘~"
"그건 그래요. 헤~"
하며 혀를 내밀며 배시시 웃어보인다. 그 모습이 귀여워 깊은 키스를 하며 그녀의 30분간의 노력을 원점으로 돌렸다.
"미진씨 얼굴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원두커피라도 한 잔 할까요?"
"좋죠~"
하는 대답을 하면서도 조금은 의외라는 표정을 풀지 못한다. 아마 모텔을 가자는 말을 할 거라 예상했는데 틀렸을 테니. 난 그녀의 불안감을 풀어주기 위해 활짝 웃어보였다.
전에 몇 번 들른 적이 있는 유흥가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카페에 들어갔다. 우리 둘 다 설탕을 넣지 않은 원두커피의 뜨거움을 입으로 가져갔다.
"난 미진씨를 사랑해요."
"나두요. 나도 형석씨 많이 사랑하고 있어요."
하면서도 뭔가 불안감을 놓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다. 빙빙 돌려 오래 끌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 본론을 빨리 꺼내기로 했다.
"미진씨가 요즘 나와 사랑을 나눌 때 좀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미진씨와 나누는 섹스는 너무 황홀하고 만족해요. 나는 이렇게 만족하는데 미진씨가 섹스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서 그래요."
하고 말하니 불안감이 가신 표정으로
"힘든 거 없어요. 나도 형석씨와 사랑할 때 얼마나 좋다구요."
한다.
"그렇다면 나도 고맙지만 요즘 가끔 황홀하게 사랑하고 나서 당신이 몇 번 바로 잠든 적 있었잖아요. 그래서 그런 걱정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 그런적 있긴 한데 정말 그때는 너무 졸려서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더라구요. 그래도 그때마다 잠들고 10분 정도 지나서 일어났잖아요. 나 괜찮아요. 형석씨 그런 걱정이라면 안해도 괜찮아요."
하면서 조금은 부끄러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정말 귀엽다.
난 그냥 웃으면서 턱을 괴고 내 귀여운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다. 미진이 아줌마도 나와 같은 자세로 날 똑바로 쳐다보며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다. 몇 분인가를 그렇게 말없이 서로 말없이 마주 봤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만족감과 편안함이 감돌며 안도감이 찾아왔다. 먼저 말을 꺼낸건 미진이 아줌마였다.
"난 형석씨 만나는 것 자체로 그냥 좋아요. 그리고 나같이 나이 많은 여자를 만나주는 것도 고맙고... 하여튼 그냥 다 좋아요."
한다. 나도 웃으면서 그냥 계속 들어준다.
"그리고 형석시와 나누는 섹스도 무척 기분좋고 만족해요."
"미진씨처럼 이쁜 애인이 있으면 그렇게 되요. 하하하"
"그럼 다행이구요!"
하며 새침한 표정으로 또 혀를 낼림거린다. 아마도 침에 원두커피 성분이 조금 섞여 지금 맛보면 괜찮은 맛이 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미진이 아줌마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얼굴을 내게로 더 가까이 들이밀고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서는
"저는요, 음~ 섹스할 때 서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이 기분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니깐~~~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로 된 그 상태가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구요."
한다. 그래서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도 미진씨하고 같이 하나로 되어 있을 때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요."
"그거하고는 조금 달라요. 난 오르가즘같은 건 오면 좋고 없으면 그걸로 그만이라구요."
하다가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 커진 것을 갑자기 의식하고는 다시 목소리를 낮춰
"난 당신하고 하나로 되어 있는 그 상태가 너무 기분 좋은 거라구요."
뭔가 알 것 같았다. 내 애인은 섹스시에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중점을 두고 만족감을 갖는 듯 했다.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척 맘에 들었다. 어디시 이런 편안한 마인드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을 내 애인으로 둘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남자들은 섹스에 임할 때 늘 마음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 지금 날 위해 가랑이를 벌리는 이 여자를 성적으로 만족시켜 줘야 한다는 공통된 부담감. 그리고 그 여자를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남성으로서의 점수와 우월감 등이 매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자지에 이런저런 장난질을 쳐서 뭔가를 쑤셔박고 말아올리는 등 난리를 피우는 게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사실 자기가 기분 좋자고 하는 작업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남성 자신을 위한 작업이 되는 것이다.
나도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치관이 성립되어 온 사람답게, 보통의 남성들과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1%의 부담감을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미진이 아줌마는 나와 애인 사이인 그 자체로 좋고, 섹스시에도 나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그 사실에서 만족한다고 한다.
내가 그동안 가져왔던 나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다 걷히는 느낌이었다. 51세가 된 이 여자게서 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좋아서 이 여자를 사랑하는가 말이다. 처음엔 내가 짝사랑하던 여자가 날 받아줘서 고마웠고 그 마음으로 사랑이 진행되어 지금은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귀결되었다.
"그냥 이 여자면 됐다."
다 식은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마치고 나오니 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그녀의 귀가가 늦어 문제가 생길까 조바심이 났다. 그녀를 태우고 그녀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오히려 그녀는 느긋해하고 내가 안달이 난 것 같은 표정이었다.
미진이 아줌마의 집에 도착하기 10분쯤 전에 그녀가 주택가 골목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차를 안내했다. 2층 빌라들이 많은 주택가 한 켠에 어렵게 주차를 하고 미진이 아줌마가 입으로 내 정액을 뽑아내는 것을 느끼며 몸서리를 쳤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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