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7
주희는 얼른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매슥거리는 입을 찬물로 한번 헹구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곳이 있다니’ 주희는 씁쓰레한 미소를 지으며 술탓인지 흥분해서인지 모를 오줌이 마려워서 변기에 앉았다.
“쫘아…쏴아와...”
참았던 오줌이 시원한 소리와 함께 P아져 나오자 양쪽 소음순 날개가 펄럭이며 물줄기에 젖어 아래로 오줌이 떨어져 내렸다. 다른때 같으면 이런 오줌소리에 신경이 쓰여 물을 내리고 조심스레 滑嗤?이번에는 거기 구멍이 벌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을 주어 배설의 쾌감을 만끽했다. 오줌 잔뇨가 다 나오고도 c방c방 아래로 끈적한 것이 떨어지는걸 보니 아마도 내심 흥분되어 애액 물이 나와 있엇나 보다. 질구에 힘을 주어 옴찔거리며 마무리를 하고 가만히 변기에 앉아 조금 쉬고 있었다.
그런데 옆칸에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더니 급하게 옷벗는 소리가 들렸다.
“으으음....쭈우웁 쭙!
“아아아아앙...........어헝”
여자가 곧 자지러지듯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고,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확연하게 들려왔다. 플라스틱이 달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남자가 무릎을 꿀었는지 발이 이쪽까지 넘어왔다. 주희는 당돌하게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해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올라섰다. 주희도 좀 취했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여자는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티셔츠만 입은채 위로 걷어올려 젖퉁이를 내놓은채 앉아 눈을 감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남자의 두팔은 마치 벌밧는 사람처럼 위로 들어 올려진채 거친손으로 젖통을 떡주무르듯이 움켜쥐엇다. 뒤통수가 보이는 남자는 바지가 허벅지 아래로 내려간 채 무릎을 꿀어 앉아 여자의 거기 사타구니에 얼굴을 쳐박고 흐벅지게도 거기를 빨고 있었다. 얼마나 쎄게 빠는지 남자의 눈과 얼굴이 이그러진 채였고 날름거리는 긴 혀가 위에서도 보일지경이었다. 저런 자세로 위로는 손으로 만지면서 아래에서는 입으로 빨수도 있다는게 주희는 참으로 경이롭게 보엿다.
눈을 감은 여자의 입에서는 연신 괴성이 흘러 나왔다.
“흐아아앙....더쎄게 빨아.....내보지 더 까벌려........”
“푸후우우...쩝쩝...쥬아아압....”
“아하아..나 몰라 내 보지 공알….공알.. 너무 좋아…”
남자가 혀를 날름거리며 대추만한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여자는 허벅지를 부르르 부르르 떨면서 거의 실신할듯이 소리를 질러대었다.
“아흐윽…미쵸어…보지 공알…그거….공알….”
“흡흐흡..쫍쫍…”
“더 더 더….아흐으..공알.. 씹어줘….”
남자는 여자가 시키는대로 잘도 따라서 여자의 공알을 이빨로 물고 자근자근 씹어주었다..
“하아..씨이발…..…똥구멍 빨리고 시퍼……”
여자가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아 올리며 엉덩이를 더 앞으로 힘주어 내밀었다.
“거기..더 아래...빨아....항문을..쎄게.....”
검붉은 해삼의 입구멍처럼 생긴 여자의 항문이 입을 벌리며 벌름벌름거렸다. 남자는 여자가 요구하는대로 혀를 날름거리며 맛잇는 사탕을 빨아먹듯 시컴틱틱한 항문을 마구 빨아제꼈다.
“쭈압.쭈압…쭙쭙..쪼오옥..쪽쪽...”
위에서 보니 여자의 벌어진 보지구멍에서는 애액과 침이 고여 있는 것이 보일 정도로 흥건하였다. 저기가 그렇게도 맛있을까 싶을 정도로 남자는 집요하게 여자의 항문을 빨더니 이제는 혀를 길게 벌려 항문에서부터 위로 갈라진 보지까지 한꺼번에 길게 훑어대었다.
“쭈우욱..쭙….쭈우우욱..쭙쭙”
“하아아..더이상 못 참겠어..박아줘....”
힘들게 여자의 두 구멍을 빨아대던 남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여자의 두 맨 다리를 벌려 올려서 자기 어께에 걸치게 하고는 각각 양벽에 "V"자로 고정시키고 자신의 사타구니를 여자의 사타구니에 야무지게 올려붙이고는 이내 쳐대기 시작했다.
“퍽 퍽 퍽.....퍼버벅….쩌거덕 쩌거덕....”
“흐으으으...박아 박아...더..더...”
남자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여자의 엉덩이는 뒤로 조금 밀려났고, 반구로 단단하게 부푼 젖가슴은 그 자존심과 긴장감을 유지한 채 연신 흔들렸다가 제자리로 돌아가곤 했다. 젖소의 젖보다 더 크게 부푼 젖가슴은 남자의 양손에 짖이겨지듯 붙잡힌채 터질 듯 몸부림을 ?고 남자의 엉덩이는 앞으로 밀어넣을 때는 사탕을 빨아들이는 볼따구처럼 홀쭉해졌다가 뒤로 뺄 때는 다시 풍선처럼 부풀었다.
그 단순한 동작에 몰입하는 남자나 그 동작에 온몸과 성대로 반응하는 광경이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여자는 두손을 위로 들어 변기 뒤쪽 옷걸이용 쇠봉을 붙잡고 있어서 온몸을 남자에게 내주고 남자가 하는 대로 다 따라가야했다. 옴몸을 먹이감처럼 내준 무방비의 그녀이지만 신음소리만큼은 분명 자기 것이었다.
여자는 계속 중얼거렸다
“좋아, 너무 좋아. 보지 좋아..”
“자지 꽉 껴……꽉 꽉”
행여라도 쑤시던 자지가 빠지기라도 하면 여자는 빠진 남자 성기를 얼른 주워 자신의 보지구멍속에 밀어넣고는 외쳤다.
“더 더 박아줘”
“아니…아직…그 구멍 말고”
“어 거기에 박아….”
남자의 귀두가 항문 언저리에 닿자 여자는 아직 항문에 박지말고 보지에 박아달라고 빠르게 말을 이었다.
“뿌자작 푸아악…!
“하아..씨바..보지 좋아…..보지..보지….”
여자의 쫙 벌어진 보지에 자지가 그대로 들어가 박히고 곧 남자의 동작이 빨라지자 쾌락은 이렇게 문명의 언어가 의식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 그저 “아” “하” “흑” “보지” 같은 짐승 언어의 영토로 넘어가 버렸다.
그들의 음모는 땀이 젖어 살에 달라붙었고, 남자의 성기는 물기로 번들거렸다. 여자는 엉덩이를 쳐올리며 야무지게 보지구멍을 자지에 밀착시켰다.
“찌걱 찌걱...찌거덕 찌거덕”
보지구멍속에서는 물기젖은 절구방아소리가 이어지고 하얀 변기 뚜껑 위에는 새둥지나 되는 것처럼 까만 털이 어지럽게 떨어졌다.
주희는 많이 놀랐지만 오직 차돌맹이처럼 이기적인 쾌락에만 집중하는 그들이 한편으론 부러웠다. 남자가 벌써 양이 찾는지 아님 보지가 헐거운지 막바지를 위해 성기를 뽑아 번질거리는 귀두로 여자의 항문을 벌리며 쑤시고 들어갔다.
“허엉..거기 뒷구멍….좋아…..”
“뿌자자작…뿌죽”
“아흐흐흐흥...... 허억!...내 후장….”
씹물에 번들거리는 항문은 이내 벌렁 까지며 귀두가 밀려들어가고 성기가 직장을 쑤욱 뚫고 들어가자 여자는 허파에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이내 사내의 성기가 앞뒤로 움직이며 빡빡한 피스톤처럼 항문속살을 끄집어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헉..허으으….후장 더 박아줘…..아주 씹창내줘…..”
“좋아….이 개같은년….씹구멍아….”
“퍼버버벅..뿌악 뿌악…뿍 뿍…삐주죽…….”
주희는 항문을 쑤석거리는 남자의 몽둥이를 보면서 저렇게 하면 똥이 묻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저여자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으로 볼때는 똥묻은 자지도 빨아줄 것 같았다.
어느순간 남자가 자지뿌리까지 깊게 똥구멍속에 밀어 넣으며 여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부르르 힘을주자 그동안 찡그리며 눈을 감고 있던 여자가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이 복강 깊숙이에서 신음을 내질렀다.
“아으으…빨리……똥구멍에 싸아…..”
직장속으로 밀려드는 뜨근한 정액의 느낌에 오르가즘에 오른 여자는 고개를 뒤로 발딱 제끼곤 눈을 떴고 이때 주희의 눈과 딱 마주쳤다. 곧바로 여자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야이…이 시발년아 너 뭐야 뭐!”
얼른 밑으로 내려서는 주희의 눈에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똥구멍에서 빠지며 여자의 희멀건뱃가죽에 찐한 요쿠르트 같은 정액을 분출하는게 언뜻 눈에 들어 왔다. 여자의 악다구니 소리를 뒤로하며 주희는 평소의 체신에 맞지 않게 후다닥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왓다. 그리곤 마치 모르고 아스팔트에 나온 뱀새끼마냥 후다닥 줄행량을 치며 도망쳤다.
화장실을 나오자 더 가관이었다.
불이 잘 들어오지 않는 벽에서 여자는 스커트만 들어올린 채 남자의 허리를 또아리틀 듯 감고 있었다. 밑에는 남자의 성기가 곧추선채 엉덩이 골짜기를 가르며 정중앙에 그대로 박혀 있어 마치 여자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보였다. 주희는 불현듯 걸음을 멈추고 후미진곳에 서서 그 장면을 주시했다.
주희는 이런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는 자신에게서 놀라움을 느꼈다. 아니 정숙한 여인들의 고상한 레벨로는 어울리지 않는 이런 상황에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이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가 한번 맛본 생선을 잊지 못하듯 화장실의 장면이 떠오르며 마치 그다음 후속편 포르노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어 주희는 입맛을 다시며 마른침을 삼꼈다.
비상등 파란 불빛에 여자의 하얀 엉덩이가 달덩이처럼 위아래로 흔들렸다. 여자를 들고 저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남자의 체력도 대단했지만 그 남자의 가슴팍에 잘 달라붙어 있는 여자의 현란한 기술이 더 돋보였다.
“푸슉 푸슉….빠지직....뿌주죽..”
주희는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왜? 섹스할 때 여자의 보지속에서는 꼭 저런 소리가 날까. 방구뀌는 소리, 진흙창이나 뻘밭에 빠진 소리, 밀가루 반죽할 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소리, 성악가들이 부르는 크래식한 소리는 아닐망정 꼭 이렇게 민망하고 얄굿은 소리만 나는 것 같았다. 지금 이순간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지 그 이유도 모른채 주희는 흠칫 고개를 한번 털고는 다시 눈망울이 빛나며 그 장면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속에 피스톤이 올라갔다 내려왓다 하듯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보지속에 틀어 박흰채 길어졌다 짧아졌다를 반복했다.
여자의 고개가 뒤로 제껴지며 두팔로 남자의 목을 껴안았다. 여자의 입이 확 벌어졌다.
“하악!.....싸…..빨리…….”
“우으으……”
“푸악 푸악…푸걱 푸걱….퍽 퍽 퍽 퍽….”
피스톤 속도가 빨라지며 막바지를 치닷는듯 하더니 남자가 여자의 히멀건 엉덩이를 붙잡고 부르르 떤다. 여자도 다시 남자의 목을 끓어 안고 엉덩이를 남자의 성기에 더욱 밀착시키며 엉덩이 아랫쪽 근육줄기가 보일 정도로 힘을 주며 쪼였다.
‘患蔑 주희는 직감적으로 患募?느낌을 들며 자신의 입으로 그말을 뱄어냈다.
여자는 히멀건 허벅지를 풀며 밑으로 내려와 앉더니 남자의 성기를 입으로 물었다. 그리곤 긴 혀를 날름거리며 남자의 귀두를 깨끗이 할터 주었고 마지막 서비스인지 불알까지 입에 문채 위아래로 성기를 쭉쭉 빨아주었다.
벽에 기댄 남자의 입이 벌어졌고 앉아있는 여자의 엉덩이 아래로 방금 남자가 싼 정액이 주루룩 흘러나와 바닥의 카페트위에 떨어졌고 마치 아이스크림 녹은물처럼 보엿다.
아직도 위로 들어올려진 치마는 종업원이 입고 있던 살에 짝 달라붙는 스판치마였는데 ‘언더더시’는 욕망에 솔직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장해 종업원 매음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낙 만남이 자연스러워 성매매 티를 최소화하고 있었다. 설령 종업원이 아니드래도 연인끼리도 이런 섹스를 할 수 있도록 권장하면서도 어떻게 단속의 화살을 피해 이렇게 성업중인지는 모를일이었다.
마무리 일이 끝난 것을 보면서 주희도 엉덩이를 한번 부르르 떨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분위기 싫습니까?”
고상하게만 살아온 주희는 그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젖어 ‘다 사람이 벌일 수 있을 만한 일’이라고 인정하고 있었으나 노골적으로 ‘싫다, 좋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남녀 사이에 할 만한 것이 섹스 밖에 남아 있지 않는 것은 좀 싫어요.”
그러다 이렇게 넌지시 반항을 한번 부려 보았다. 이는 주희의 진심이었다. 한편으로 주희는 ‘섹스’라는 말을 남자 앞에서 자연스럽게 써버린 자신에 놀랐다.
주희는 어떤 남자와 ‘섹스’라는 말을 주고받으면 같이 섹스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결혼전 외국에서 섹스를 할때도 한 번도 실제로 그런 외간 남자와 이런 말을 나눠 본 적은 없었다.
“주희 씨에게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한다는 것은 뭘까요?”
영석은 눈이 게슴츠레하게 취했지만 그래도 은근슬쩍 주희의 어깨에 기댄다거나 의자를 잡는 척 하다가 손을 잡는다거나 하는 어설픈 수작은 부리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질문을 하려고 애썼다. 이는 그의 원칙이었다. 술기운에 얼떵뚱땅 벌인 관계, 이는 그의 여자 사전에 끼지 못했다.
“좋은 거죠. 영화에도 나오고, 가슴 떨리는 일이죠.”
사실 주희는 사랑이란 것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스물 하나에 판조를 만났고 그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와 엄마 아빠의 부추김, 그리고 남이 보기에 부러운 조건에 순응해 결혼했다. 결혼 했을 때 이미 다영이가 배속에 석달 된 태아로 자라고 있었다.
사랑? 가슴 떨리는 사랑? 타이타닉같은 사랑? 러브 스토리의 사랑? 비포선라이즈의 사랑?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남편에게 그런 사랑을 느끼기에는 남편은 주희에게 너무 잘해 주었다. 주희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었다. 그러다가 누굴 먼저 좋아할 감성이 퇴화되고 말았다.
“남 얘기 말고 주희씨가 생각하는 사랑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사랑요.”
“그렇게 따지듯이 묻지 말아요. 잘 모른다고요. 됐어요? 선생님, 오늘 같이 밥먹고 술먹자고 한 것이 다 어떤 의도가 있지 않았어요?”
“저는 단지 주희씨의 얘기를......”
“그냥 너 따먹고 싶다, 여관가자, 모텔가자, 그러는게 솔직하지 않아요?”
주희는 술기운을 빌어, 학창 시절에 들었지만 자신은 써본 적이 없는 ‘따먹다’라는 말을 함부로 뇌까리며 쾌감을 느꼈다. 여고 다닐 때 근처 학교 남고생들이 지나가며 ‘누구 따먹었다’라며 웃곤 가곤했다.
“허심탄회한 표현 너무 멋있어요. 하지만 저는 좀 억울해요. 주희씨에게 그런 욕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남녀사이에 섹스가 전부이면 지긋지긋 하듯이요.”
“저는 남편이 있는 여자예요. 두딸이 이제 고등학생이에요. 오히려 눈감고 하는 하룻밤의 정사가 나아요.”
영석은 이제 다 잡아놓은 먹잇감에 욕심이 생겼다. 하룻밤의 정사야 한번 사정하면 그만이다. 한번 사랑을 주면 온 영혼을 통째 갖다 바칠 것 같은 순진한 처녀와 같은 그녀한테서 사랑을 받고 싶었다.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그리고 누구의 할머니 그러면 주희씨는 어디 있습니까? 주희씨의 느낌, 주희씨의 선택, 주희씨만의 순수한 기쁨은 어디 있습니까? 결국 묘지의 주인으로 돌아가시겠어요?”
“사회라는 것이 있잖아요. 거기서 벗어날 수 없잖아요.”
“제가 좋으십니까? 맘에 드십니까? 저는 주희씨가 좋습니다. 불쌍한 주희씨에게 많은 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밥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보고, 드리이브도 나가고, 같이 섹스도 하고, 같이 수영도 하고 싶습니다. 따라 올래요?”
주희는 막힘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영석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 감정의 위태로움 앞에서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놓여 있구나’싶어 감정이 빈 곳없이 충만해졌다.
그냥 따라가 버리자. 지금의 감정에 충실하자. 못난 자기 검열로 짐승같은 쾌락을 경멸했던 과거의 그녀는 간 곳 없었다. 그리고 사랑도 하리라. 여자들 품 속을 헤매고 다녀야 하는 이 남자의 운명을 자신의 품 속에 포근히 보듬어 주리라.
영석은 이제 얼렁뚱땅 주희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주희도 손을 빼지 않았다. 따뜻하고 넓적한 손바닥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가시죠.”
‘호텔이겠지?’ 하면서도 “어디로요?” 하고 물었다.
“수영장으로요.”
주희는 생뚱맞은 제안에 ‘웬?’ 하였다.
“아까 수영장에 가기로 했잖아요. 술도 깰겸”
주희는 얼른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매슥거리는 입을 찬물로 한번 헹구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곳이 있다니’ 주희는 씁쓰레한 미소를 지으며 술탓인지 흥분해서인지 모를 오줌이 마려워서 변기에 앉았다.
“쫘아…쏴아와...”
참았던 오줌이 시원한 소리와 함께 P아져 나오자 양쪽 소음순 날개가 펄럭이며 물줄기에 젖어 아래로 오줌이 떨어져 내렸다. 다른때 같으면 이런 오줌소리에 신경이 쓰여 물을 내리고 조심스레 滑嗤?이번에는 거기 구멍이 벌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을 주어 배설의 쾌감을 만끽했다. 오줌 잔뇨가 다 나오고도 c방c방 아래로 끈적한 것이 떨어지는걸 보니 아마도 내심 흥분되어 애액 물이 나와 있엇나 보다. 질구에 힘을 주어 옴찔거리며 마무리를 하고 가만히 변기에 앉아 조금 쉬고 있었다.
그런데 옆칸에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나더니 급하게 옷벗는 소리가 들렸다.
“으으음....쭈우웁 쭙!
“아아아아앙...........어헝”
여자가 곧 자지러지듯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고,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확연하게 들려왔다. 플라스틱이 달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남자가 무릎을 꿀었는지 발이 이쪽까지 넘어왔다. 주희는 당돌하게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해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올라섰다. 주희도 좀 취했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여자는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티셔츠만 입은채 위로 걷어올려 젖퉁이를 내놓은채 앉아 눈을 감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남자의 두팔은 마치 벌밧는 사람처럼 위로 들어 올려진채 거친손으로 젖통을 떡주무르듯이 움켜쥐엇다. 뒤통수가 보이는 남자는 바지가 허벅지 아래로 내려간 채 무릎을 꿀어 앉아 여자의 거기 사타구니에 얼굴을 쳐박고 흐벅지게도 거기를 빨고 있었다. 얼마나 쎄게 빠는지 남자의 눈과 얼굴이 이그러진 채였고 날름거리는 긴 혀가 위에서도 보일지경이었다. 저런 자세로 위로는 손으로 만지면서 아래에서는 입으로 빨수도 있다는게 주희는 참으로 경이롭게 보엿다.
눈을 감은 여자의 입에서는 연신 괴성이 흘러 나왔다.
“흐아아앙....더쎄게 빨아.....내보지 더 까벌려........”
“푸후우우...쩝쩝...쥬아아압....”
“아하아..나 몰라 내 보지 공알….공알.. 너무 좋아…”
남자가 혀를 날름거리며 대추만한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여자는 허벅지를 부르르 부르르 떨면서 거의 실신할듯이 소리를 질러대었다.
“아흐윽…미쵸어…보지 공알…그거….공알….”
“흡흐흡..쫍쫍…”
“더 더 더….아흐으..공알.. 씹어줘….”
남자는 여자가 시키는대로 잘도 따라서 여자의 공알을 이빨로 물고 자근자근 씹어주었다..
“하아..씨이발…..…똥구멍 빨리고 시퍼……”
여자가 허벅지를 양손으로 잡아 올리며 엉덩이를 더 앞으로 힘주어 내밀었다.
“거기..더 아래...빨아....항문을..쎄게.....”
검붉은 해삼의 입구멍처럼 생긴 여자의 항문이 입을 벌리며 벌름벌름거렸다. 남자는 여자가 요구하는대로 혀를 날름거리며 맛잇는 사탕을 빨아먹듯 시컴틱틱한 항문을 마구 빨아제꼈다.
“쭈압.쭈압…쭙쭙..쪼오옥..쪽쪽...”
위에서 보니 여자의 벌어진 보지구멍에서는 애액과 침이 고여 있는 것이 보일 정도로 흥건하였다. 저기가 그렇게도 맛있을까 싶을 정도로 남자는 집요하게 여자의 항문을 빨더니 이제는 혀를 길게 벌려 항문에서부터 위로 갈라진 보지까지 한꺼번에 길게 훑어대었다.
“쭈우욱..쭙….쭈우우욱..쭙쭙”
“하아아..더이상 못 참겠어..박아줘....”
힘들게 여자의 두 구멍을 빨아대던 남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여자의 두 맨 다리를 벌려 올려서 자기 어께에 걸치게 하고는 각각 양벽에 "V"자로 고정시키고 자신의 사타구니를 여자의 사타구니에 야무지게 올려붙이고는 이내 쳐대기 시작했다.
“퍽 퍽 퍽.....퍼버벅….쩌거덕 쩌거덕....”
“흐으으으...박아 박아...더..더...”
남자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여자의 엉덩이는 뒤로 조금 밀려났고, 반구로 단단하게 부푼 젖가슴은 그 자존심과 긴장감을 유지한 채 연신 흔들렸다가 제자리로 돌아가곤 했다. 젖소의 젖보다 더 크게 부푼 젖가슴은 남자의 양손에 짖이겨지듯 붙잡힌채 터질 듯 몸부림을 ?고 남자의 엉덩이는 앞으로 밀어넣을 때는 사탕을 빨아들이는 볼따구처럼 홀쭉해졌다가 뒤로 뺄 때는 다시 풍선처럼 부풀었다.
그 단순한 동작에 몰입하는 남자나 그 동작에 온몸과 성대로 반응하는 광경이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여자는 두손을 위로 들어 변기 뒤쪽 옷걸이용 쇠봉을 붙잡고 있어서 온몸을 남자에게 내주고 남자가 하는 대로 다 따라가야했다. 옴몸을 먹이감처럼 내준 무방비의 그녀이지만 신음소리만큼은 분명 자기 것이었다.
여자는 계속 중얼거렸다
“좋아, 너무 좋아. 보지 좋아..”
“자지 꽉 껴……꽉 꽉”
행여라도 쑤시던 자지가 빠지기라도 하면 여자는 빠진 남자 성기를 얼른 주워 자신의 보지구멍속에 밀어넣고는 외쳤다.
“더 더 박아줘”
“아니…아직…그 구멍 말고”
“어 거기에 박아….”
남자의 귀두가 항문 언저리에 닿자 여자는 아직 항문에 박지말고 보지에 박아달라고 빠르게 말을 이었다.
“뿌자작 푸아악…!
“하아..씨바..보지 좋아…..보지..보지….”
여자의 쫙 벌어진 보지에 자지가 그대로 들어가 박히고 곧 남자의 동작이 빨라지자 쾌락은 이렇게 문명의 언어가 의식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 그저 “아” “하” “흑” “보지” 같은 짐승 언어의 영토로 넘어가 버렸다.
그들의 음모는 땀이 젖어 살에 달라붙었고, 남자의 성기는 물기로 번들거렸다. 여자는 엉덩이를 쳐올리며 야무지게 보지구멍을 자지에 밀착시켰다.
“찌걱 찌걱...찌거덕 찌거덕”
보지구멍속에서는 물기젖은 절구방아소리가 이어지고 하얀 변기 뚜껑 위에는 새둥지나 되는 것처럼 까만 털이 어지럽게 떨어졌다.
주희는 많이 놀랐지만 오직 차돌맹이처럼 이기적인 쾌락에만 집중하는 그들이 한편으론 부러웠다. 남자가 벌써 양이 찾는지 아님 보지가 헐거운지 막바지를 위해 성기를 뽑아 번질거리는 귀두로 여자의 항문을 벌리며 쑤시고 들어갔다.
“허엉..거기 뒷구멍….좋아…..”
“뿌자자작…뿌죽”
“아흐흐흐흥...... 허억!...내 후장….”
씹물에 번들거리는 항문은 이내 벌렁 까지며 귀두가 밀려들어가고 성기가 직장을 쑤욱 뚫고 들어가자 여자는 허파에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이내 사내의 성기가 앞뒤로 움직이며 빡빡한 피스톤처럼 항문속살을 끄집어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헉..허으으….후장 더 박아줘…..아주 씹창내줘…..”
“좋아….이 개같은년….씹구멍아….”
“퍼버버벅..뿌악 뿌악…뿍 뿍…삐주죽…….”
주희는 항문을 쑤석거리는 남자의 몽둥이를 보면서 저렇게 하면 똥이 묻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저여자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으로 볼때는 똥묻은 자지도 빨아줄 것 같았다.
어느순간 남자가 자지뿌리까지 깊게 똥구멍속에 밀어 넣으며 여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부르르 힘을주자 그동안 찡그리며 눈을 감고 있던 여자가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이 복강 깊숙이에서 신음을 내질렀다.
“아으으…빨리……똥구멍에 싸아…..”
직장속으로 밀려드는 뜨근한 정액의 느낌에 오르가즘에 오른 여자는 고개를 뒤로 발딱 제끼곤 눈을 떴고 이때 주희의 눈과 딱 마주쳤다. 곧바로 여자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야이…이 시발년아 너 뭐야 뭐!”
얼른 밑으로 내려서는 주희의 눈에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똥구멍에서 빠지며 여자의 희멀건뱃가죽에 찐한 요쿠르트 같은 정액을 분출하는게 언뜻 눈에 들어 왔다. 여자의 악다구니 소리를 뒤로하며 주희는 평소의 체신에 맞지 않게 후다닥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왓다. 그리곤 마치 모르고 아스팔트에 나온 뱀새끼마냥 후다닥 줄행량을 치며 도망쳤다.
화장실을 나오자 더 가관이었다.
불이 잘 들어오지 않는 벽에서 여자는 스커트만 들어올린 채 남자의 허리를 또아리틀 듯 감고 있었다. 밑에는 남자의 성기가 곧추선채 엉덩이 골짜기를 가르며 정중앙에 그대로 박혀 있어 마치 여자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보였다. 주희는 불현듯 걸음을 멈추고 후미진곳에 서서 그 장면을 주시했다.
주희는 이런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는 자신에게서 놀라움을 느꼈다. 아니 정숙한 여인들의 고상한 레벨로는 어울리지 않는 이런 상황에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이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가 한번 맛본 생선을 잊지 못하듯 화장실의 장면이 떠오르며 마치 그다음 후속편 포르노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어 주희는 입맛을 다시며 마른침을 삼꼈다.
비상등 파란 불빛에 여자의 하얀 엉덩이가 달덩이처럼 위아래로 흔들렸다. 여자를 들고 저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남자의 체력도 대단했지만 그 남자의 가슴팍에 잘 달라붙어 있는 여자의 현란한 기술이 더 돋보였다.
“푸슉 푸슉….빠지직....뿌주죽..”
주희는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왜? 섹스할 때 여자의 보지속에서는 꼭 저런 소리가 날까. 방구뀌는 소리, 진흙창이나 뻘밭에 빠진 소리, 밀가루 반죽할 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소리, 성악가들이 부르는 크래식한 소리는 아닐망정 꼭 이렇게 민망하고 얄굿은 소리만 나는 것 같았다. 지금 이순간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지 그 이유도 모른채 주희는 흠칫 고개를 한번 털고는 다시 눈망울이 빛나며 그 장면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속에 피스톤이 올라갔다 내려왓다 하듯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보지속에 틀어 박흰채 길어졌다 짧아졌다를 반복했다.
여자의 고개가 뒤로 제껴지며 두팔로 남자의 목을 껴안았다. 여자의 입이 확 벌어졌다.
“하악!.....싸…..빨리…….”
“우으으……”
“푸악 푸악…푸걱 푸걱….퍽 퍽 퍽 퍽….”
피스톤 속도가 빨라지며 막바지를 치닷는듯 하더니 남자가 여자의 히멀건 엉덩이를 붙잡고 부르르 떤다. 여자도 다시 남자의 목을 끓어 안고 엉덩이를 남자의 성기에 더욱 밀착시키며 엉덩이 아랫쪽 근육줄기가 보일 정도로 힘을 주며 쪼였다.
‘患蔑 주희는 직감적으로 患募?느낌을 들며 자신의 입으로 그말을 뱄어냈다.
여자는 히멀건 허벅지를 풀며 밑으로 내려와 앉더니 남자의 성기를 입으로 물었다. 그리곤 긴 혀를 날름거리며 남자의 귀두를 깨끗이 할터 주었고 마지막 서비스인지 불알까지 입에 문채 위아래로 성기를 쭉쭉 빨아주었다.
벽에 기댄 남자의 입이 벌어졌고 앉아있는 여자의 엉덩이 아래로 방금 남자가 싼 정액이 주루룩 흘러나와 바닥의 카페트위에 떨어졌고 마치 아이스크림 녹은물처럼 보엿다.
아직도 위로 들어올려진 치마는 종업원이 입고 있던 살에 짝 달라붙는 스판치마였는데 ‘언더더시’는 욕망에 솔직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장해 종업원 매음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낙 만남이 자연스러워 성매매 티를 최소화하고 있었다. 설령 종업원이 아니드래도 연인끼리도 이런 섹스를 할 수 있도록 권장하면서도 어떻게 단속의 화살을 피해 이렇게 성업중인지는 모를일이었다.
마무리 일이 끝난 것을 보면서 주희도 엉덩이를 한번 부르르 떨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분위기 싫습니까?”
고상하게만 살아온 주희는 그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젖어 ‘다 사람이 벌일 수 있을 만한 일’이라고 인정하고 있었으나 노골적으로 ‘싫다, 좋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남녀 사이에 할 만한 것이 섹스 밖에 남아 있지 않는 것은 좀 싫어요.”
그러다 이렇게 넌지시 반항을 한번 부려 보았다. 이는 주희의 진심이었다. 한편으로 주희는 ‘섹스’라는 말을 남자 앞에서 자연스럽게 써버린 자신에 놀랐다.
주희는 어떤 남자와 ‘섹스’라는 말을 주고받으면 같이 섹스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결혼전 외국에서 섹스를 할때도 한 번도 실제로 그런 외간 남자와 이런 말을 나눠 본 적은 없었다.
“주희 씨에게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한다는 것은 뭘까요?”
영석은 눈이 게슴츠레하게 취했지만 그래도 은근슬쩍 주희의 어깨에 기댄다거나 의자를 잡는 척 하다가 손을 잡는다거나 하는 어설픈 수작은 부리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질문을 하려고 애썼다. 이는 그의 원칙이었다. 술기운에 얼떵뚱땅 벌인 관계, 이는 그의 여자 사전에 끼지 못했다.
“좋은 거죠. 영화에도 나오고, 가슴 떨리는 일이죠.”
사실 주희는 사랑이란 것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스물 하나에 판조를 만났고 그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와 엄마 아빠의 부추김, 그리고 남이 보기에 부러운 조건에 순응해 결혼했다. 결혼 했을 때 이미 다영이가 배속에 석달 된 태아로 자라고 있었다.
사랑? 가슴 떨리는 사랑? 타이타닉같은 사랑? 러브 스토리의 사랑? 비포선라이즈의 사랑?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남편에게 그런 사랑을 느끼기에는 남편은 주희에게 너무 잘해 주었다. 주희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었다. 그러다가 누굴 먼저 좋아할 감성이 퇴화되고 말았다.
“남 얘기 말고 주희씨가 생각하는 사랑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사랑요.”
“그렇게 따지듯이 묻지 말아요. 잘 모른다고요. 됐어요? 선생님, 오늘 같이 밥먹고 술먹자고 한 것이 다 어떤 의도가 있지 않았어요?”
“저는 단지 주희씨의 얘기를......”
“그냥 너 따먹고 싶다, 여관가자, 모텔가자, 그러는게 솔직하지 않아요?”
주희는 술기운을 빌어, 학창 시절에 들었지만 자신은 써본 적이 없는 ‘따먹다’라는 말을 함부로 뇌까리며 쾌감을 느꼈다. 여고 다닐 때 근처 학교 남고생들이 지나가며 ‘누구 따먹었다’라며 웃곤 가곤했다.
“허심탄회한 표현 너무 멋있어요. 하지만 저는 좀 억울해요. 주희씨에게 그런 욕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남녀사이에 섹스가 전부이면 지긋지긋 하듯이요.”
“저는 남편이 있는 여자예요. 두딸이 이제 고등학생이에요. 오히려 눈감고 하는 하룻밤의 정사가 나아요.”
영석은 이제 다 잡아놓은 먹잇감에 욕심이 생겼다. 하룻밤의 정사야 한번 사정하면 그만이다. 한번 사랑을 주면 온 영혼을 통째 갖다 바칠 것 같은 순진한 처녀와 같은 그녀한테서 사랑을 받고 싶었다.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그리고 누구의 할머니 그러면 주희씨는 어디 있습니까? 주희씨의 느낌, 주희씨의 선택, 주희씨만의 순수한 기쁨은 어디 있습니까? 결국 묘지의 주인으로 돌아가시겠어요?”
“사회라는 것이 있잖아요. 거기서 벗어날 수 없잖아요.”
“제가 좋으십니까? 맘에 드십니까? 저는 주희씨가 좋습니다. 불쌍한 주희씨에게 많은 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밥도 같이 먹고, 영화도 보고, 드리이브도 나가고, 같이 섹스도 하고, 같이 수영도 하고 싶습니다. 따라 올래요?”
주희는 막힘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영석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 감정의 위태로움 앞에서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놓여 있구나’싶어 감정이 빈 곳없이 충만해졌다.
그냥 따라가 버리자. 지금의 감정에 충실하자. 못난 자기 검열로 짐승같은 쾌락을 경멸했던 과거의 그녀는 간 곳 없었다. 그리고 사랑도 하리라. 여자들 품 속을 헤매고 다녀야 하는 이 남자의 운명을 자신의 품 속에 포근히 보듬어 주리라.
영석은 이제 얼렁뚱땅 주희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주희도 손을 빼지 않았다. 따뜻하고 넓적한 손바닥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가시죠.”
‘호텔이겠지?’ 하면서도 “어디로요?” 하고 물었다.
“수영장으로요.”
주희는 생뚱맞은 제안에 ‘웬?’ 하였다.
“아까 수영장에 가기로 했잖아요. 술도 깰겸”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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