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들어와 글을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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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둘러 앉은 여자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몰려있다.
사진작가답게 수 많은 여자들을 섭렵하며 여자라면 자신 있는 나였지만 11명이나 되는 온갖 종류의 여자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는 그 시선은 아무리 나라해도 당황스럽다.
그런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여자들의 얼굴이 아주 노골적으로 짖궂은 표정이다.
남자라고는 나 하나 뿐이고 다 여자들이다보니... 개개인으로는 내숭을 떨거나 얌전한 여자들이라도 모여있으면 과감해지는게 여자들이다.
여기 모인 여자들도 지금 이 시간을 단조로운 일상에서 맛보는 색다른 일탈로 여기는지 나를 보는 시선이 재밌는 장난감이 생긴 아이처럼 아주 대단치도 않은 표정과 눈빛들이다.
이대로 조금 더 가다간 여자들의 포스에 짖눌릴 기세라 나는 오기가 뻗쳐서 허리를 곧게 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렇게 많은 미인들이 저만 쳐다보니 이거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허헛. 이 연립에 이사온게 정말 너무나 행복하다고 해야겠네요.
뭐 반장님은 이미 아시겠지만 제 이름은 강승훈이고 올해 45살, 직업은 사진작가 겸 요 앞에 새로낸 행복사진관 주인입니다. 서울 토박이고, 10년 전에 상처해서 지금껏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업을 했으니 저희 사진관 많이 찾아주시고 우리 행복연립분들에게는 모든 사진에 대해 20% D.C 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나저나 이렇게 반상회라는거에 나와본 건 첨인데요. 여자분들만의 모임에 남자가 끼니...이거 참..... 그냥 색다른 경험 한번 하는 셈 치겠습니다. 하하하."
"저요"
손을 번쩍 들고 나를 쳐다보는 여자.
201호 윤은미라고 했던가. 올해 나이가 32이니 나보다 13살이나 어린 여자다. 남편이 뭔 한다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것 같다. 여기가 무슨 전학생 받은 학교인 양 질문한다고 손을 드는 폼이 왠지 귀엽다
아직 애가 없다는데 그래도 여자 나이 32에 유부녀이면서 왜 그렇게 귀염을 떠는건지 의문스럽긴 했다.
"예 말씀하세요"
"왜 여태 혼자 사세요. 보아하니 우리 연립에 들어올 정도면 재력도 있으시고 이렇게 풍채도 아주 좋으신데. 재혼은 안하세요?"
당연히 들을 만한 질문이었지만 내심 그런말은 안해주길 바랬던 나였다.
"떠나보낸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재 아내는... 아직도 제게 유일한 아내입니다. 뭐 그런걸 다 떠나서라도 앞으로도 혼자서 살 생각입니다.
이제는 혼자 사는게 익숙해져서 이 나이가 다른 누가 생겨도 오히려 불편해요. 그냥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면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유롭게 여생을 살 생각입니다.
그냥 사진기와 재혼한 셈 치지요 뭐....하핫..."
여자들의 시선이 묘해진다. 아직도 아내만을 생각한다는 나의 멘트에 감동 먹은 표정이다.
이 행복연립에는 이번에 304호에 이사온 나를 포함하여 모두 12세대가 산다. 층마다 4세대 씩이다. 한동짜리 연립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런 연립이다보니 재력이 왠만해서는
입주하기 힘든 곳이다. 여자들의 모두 20대에서 40대까지 아주 골고루 였고, 태반이 유부녀에 과부가 둘, 이혼녀가 하나, 아직 미혼인 노처녀가 하나다.
골고루도 섞였다.
자기 집안이 좋거나 남편 집안이 좋은 여자들인 모양인데 그래서 그런지 다들 한 미모 한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들이었다.
사진의 모델로 세워봐도 괜찮은 작품이 될듯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이 여자들을 다음 작품전의 모델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을 모델로 한다면 색다른 작품들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정도 사는 여자들이 선듯 하겠다고 할지가 우선 의문이다.
"저요, 저요."
"도대체 여기가 봉숭아학당도 아니고 댁이 맹구도 아닌데... 왜 자꾸 그러는거냐고....귀엽기는 무지 귀엽구만....훗..."
나는 진짜 맹구처럼 윤은미가 또 손을 들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질문은 은미가 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만 해요. 은미씨...강선생님이 난처해 하시잖아요."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반상회장이라는 여자가 제지를 한다.
"역시 반상회장이라는 건가...아주머니 땡큐입니다...."
반상회장은 104호에 사는 나과 같은 강씨성의 강수희다. 38살이고 남편이 무슨 기업 부장이라고 했는데 기억은 안났다.
38살에 애 둘인 여자치고는 상당히 몸매도 좋고 꾸미고 있는 것을 보면 제법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가진 여자다.
온갖 짖궂은 질문이 난립할지도 모를 상황을 적당히 무마해주는게 남에게 배려할 줄 아는 여자로 보였다.
.......
반상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는 집에 돌아왔다. 한꺼번에 11명의 온갖 종류의 여자들이 모인 곳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온 것이다.
"장하다 강승훈..."
나는 문득 주먹을 쥐고 자신에게 격려를 했다.
2시간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 순 여자들만 모인 모임에서 시달리다 보니 상당히 피곤하다. 아무리 한여름이라도 실내는 에어콘 빵빵한 곳이었는데도 온몸이 땀이다.
훌렁훌렁 벗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헐렁한 반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나와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 꺼내 따서 한모금 하는데 벨이 울렸다.
"딩동"
"누구세요?"
"저 반상회장입니다."
"잠시만요"
문을 열어주자 강수희씨가 서있다.
키는 165 정도. 아담한 키에 몸매는 상당히 날씬하게 잘 빠졌고 세련된 미모를 가진 여자다. 38이라는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건 잘 꾸미기 때문이겠지.
워낙 더운 날씨다보니 연한 베이지색 나시를 입고 그린 계열의 얇은 체크무늬 플로어 치마를 입었는데 치마 밑으로 보이는 종아리가 곧게 잘 뻗었고 나시 밖으로 드러난 동그란 어깨가
여성스러움을 간직하고 있고 팔의 살결도 희고 매끄러워 보였다.
가슴 앞에 몇가지 서류를 모아 안고 있었다.
38세. 전업주부. 애는 둘. 큰 아들은 중학생이고 둘째 아들은 아직 초딩. 몇학년인지는 기억안남.
현관을 열고 강수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 눈앞에 주르르 올라가는 프로필...
"무슨 첩보영화 찍냐... 이게 왜 내 눈 앞에서 올라가는건데... 누구를 위한 설명이냐구...훗..."
웃기지도 않은 생각을 하며 그녀를 보는데 샤워하고 왔는 지 은은하게 상큼한 비누 내음이 난다.
"무슨 일이신지... 아이구 내 정신...일단 들어오세요..."
"네 그럼 잠시 실례를..."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오랜다고 냉큼 들어온다?...흠...샤워도 했고???"
강수희씨가 신을 벗고 거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현관을 닫고 돌아서는데 괜스리 자지가 불끈 거린다.
"금방 샤워 좀 하고 맥주나 마시려는 중이었습니다. 한캔 하실래요? 혼자살다보니 별다른 음료수가 없구 그냥 맥주만 잔뜩 있어서... 오늘처럼 더운 날에 그냥 시원한 맥주가 최고죠..."
"네 좋아요"
거실 쇼파에 강수희씨를 앉히고 맥주를 권했다.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앉은 모습이 단아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누군지 남편은 아주 복받은 녀석이군. 섹스할 때도 이런 분위기일까?"
냉장고에서 캔 하나 꺼내주자 가볍게 따서 한 모금 마시는데 꿀꺽 하고 그녀의 목으로 맥주 넘어가는 모습에 나도 꿀꺽 하고 마셨다. 침을...
조금 떨어져서 쇼파에 나란히 안자 캔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기분이 저절로 싱숭생숭해진다.
"오늘 반상회 때 사람들이 너무 괴롭혀 드렸죠? 대신 사과드릴게요. 항상 여자들만 모이다가 강선생님같이 멋있으신 분이 오니깐 다들 좋아서 그런거에요...이해해주세요..."
"아 별말씀을요. 다들 즐겁게 맞이해 주셔서 저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모두들 아름다운 분들이라 저도 기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호호...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해요. 다른게 아니구요. 우리 연립에 처음으로 입주하셨는데 이것 저것 설명 드릴것두 있어서요. 원래는 부인이 계시면 그분에게 드릴 설명인데 혼자시라..."
강수희씨는 쇼파 앞 티 테이블에 가지고 온 서류들을 놓고 이것 저것 설명해 주었다. 다른 곳에 비해 이 연립은 여자들끼리 상당히 단합이 잘 되는 모양이다. 모임도 자주 가지는 편인것 같고.
반상회 때도 보니 연령대가 다른데도 서로 언니 동생하면서 친한 것으로 보이고 설명을 들어보니 나름대로들 사회봉사를 한다고 조금씩 돈도 걷어서 불우이웃도 돕고 친목 모임도 활성화 되어 있었다.
회비 문제라든지 주기적인 모임이나 행사등에 대해 차근 차근 설명해주는 강수희씨 옆에서 그녀에게서 풍기는 시원하고 향긋한 비누향과 그녀가 서류를 보여주느라 허리를 숙일 때마다
나시틈으로 살짝 보이는 풍만해 보이는 희고 봉긋한 유방의 윗부분과 잘록한 허리의 매끄러운 피부를 보고 솟구치는 욕정을 참느라 샤워하고 씻은 땀이 다시 나고 있다.
다른 여자들도 그렇지만 수희 역시 나이에 비해 피부도 탄력이 있고 몸매도 잘 가꾸어진 여자였다.
예전에 지리산에서 만난 도인에게 배운 심결을 외우며 발기하려는 좆을 억지로 죽이면서 설명을 들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다 듣고 나니 어느새 둘다 맥주를 다 마셨고 하나 더 권하니 곧잘 받아마신다.
"참.. 강수희씨 테스트 한번 받아보실래요?"
"테스트요?"
"네.. 사진 테스트입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사진작가입니다. 다음달 제 사진전이 있는데 그후의 작품전에 대한 구상이 떠올라서요.
저는 풍경쪽도 하지만 특히 여자를 많이 찍죠. 오늘 반상회하면서 보니까 여기 여자분들은 모두가 다른 연령대에 다른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고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미인들이시더군요. 제 사진의 모델들로 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졌어요."
"사진 모델이요? 하, 하지만 전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인데..."
모델하라니 무척이나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긴 이런 제안이 처음이겠지."
살짝 붉어진 얼굴이 나이에 비해 귀엽다고나 할까? 평소의 세련된 외모뿐 아니라 숨겨진 귀여움도 있는 듯하다.
또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 사뭇 궁금하다.
"어렵게 생각하실것 없구요. 사진모델이라는 거 별거 아닙니다. 누군 뭐 태어날 때부터 모델로 태어나나요? 누구라도 모델은 할 수 있는 거지요.
제가 구상하게된 작품전의 컨셉은 생활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여인들의 일상속에서 그녀들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겁니다.
오늘 보니 평범한 전업주부님들도 있고 직장을 가진 분이나 이혼하신 분이나 아직 미혼인 분에, 남편 없이 혼자 가정을 꾸려가는 분들도 있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남자든 여자든 자신만의 꿈이 있게 마련이죠. 어린 시절 가졌던 그런 꿈들이 살아가면서 성취되기도 하고 또는 잊혀지기도 합니다.
이 연립에 사는 분들은 다들 기본 바탕은 아름다운 분들인데 아마도 살아가면서 조금씩 생활에 매몰되어가면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분들도 있다고 보입니다.
여자를 모델로 하면서 전 그 모델의 겉으로 드러난 미 보다는 감춰져 있던 아름다움을, 상실한 꿈이라던가, 용기가 없어서 드러내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내면의 욕구이라든가 그런것에 촛점을 맞추어 그것을 끄집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강수희의 얼굴이 처음엔 좀 당황스럽다는 얼굴에서 조금씩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쯤에서 일단 한방 찍자..."
"자자... 제가 좀 말이 많았죠? 모델이다 뭐다 그런거 생각하지 마시구요, 어렵게 생각 마시고 그냥 평상시 모습 그대로 한장 찍는 겁니다."
내가 서재로 가서 카메라를 가져오자 강수희는 다시 당황하고 있었다.
"여...여기서요?"
"네, 여기가 어때서요? 사진모델은 뭐 산이나 강에서 아님 스튜디오에서만 사진 찍는 건 줄 아신건 아니죠? 아니면 뭐 홀딱 벗고 찍는 걸로 아셨나요? 하핫..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생활속에서 평범한 여인을 찍겠다고...여기 제 거실만 해도 충분히 사진 찍기에 적당한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 그러지 마시구 평소에 하는 모습으로 있으시면 되요...옷 벗으라고 안할테니 걱정마시구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한쪽 눈을 찡긋 윙크를 하며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 싱크대 앞에 세웠다.
"여기 보이시죠. 설겆이 할게 좀 있네요. 좀전처럼 저 의식하지 말고 그냥 설겆이만 해주세요. 평소 하시던대로 하시면 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렇게 뻣뻣하게 있지 마시구요. 그렇다고 억지로 포즈 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마시구요."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엔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어 주고 옷매무새를 바로 잡는 척하면서 그녀의 귓볼이나 목덜미, 어깨의 브레지어끈, 팔을 스치듯 건드렸다.
"절 의식하지 마시구. 그냥 늘상 하시던 일입니다. 설겆이... 오신김에 제 설겆이 해 준다 생각하구 그냥 편하게요"
내가 씨익 웃어주니 그녀도 긴장이 풀리는 지 웃으며 농담을 한다.
"사진 찍는다는 핑계로 설겆이 시키려는 거 아니에요?"
"네, 사실은 바로 그겁니다. 혼자 살다보니 설겆이가 보통 귀찮은게 아니라 오늘 수희씨 좀 부려먹을라구요. 온김에 해주고 가세요...그래요. 그렇게...."
내게서 시선을 돌리고 그녀는 설겆이를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찍어갔다.
설겆이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뒤에서 사진을 찍고는 이번엔 그녀를 다시 쇼파로 데려가 앉혔다.
"그냥 집에서 있는 것처럼. ...그래요... 자... 이제 강수희씨는 집에서 쇼파에 앉아 계십니다.
남편은 아침에 출근했고 아이들도 제각기 학교에 갔습니다.
무척 무더운 여름날씨입니다.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네요.
좀전에 보니 맥주를 아주 시원하게 드시더군요. 평소에 드셔본 듯한 모습이에요.
날은 후덥지근하고 땀이 차서 축축하고 목이 탑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아주 땡기죠."
냉장고에 가서 한캔 더 가져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렇게 맥주캔을 따고 드시는 모습을 찍겠습니다. 나는 의식하지 마세요. 자, 식구들이 다 나간 혼자만의 시간.
설겆이도 끝냈고 무더위에 심한 갈증을 느끼며 혼자서 한잔 즐기는 맥주의 시원함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래요...그렇게 드시면 됩니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문득 창밖을 내다 봅니다. 거리에 이 무더위에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 저들은 이런날 왜 저렇게 열심히 걸어다닐까?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살까? 지금 나는 뭘하고 있지?
나는....이 생활에 만족하는 걸까? 내가 가졌던 그 예전의 꿈들을....나는 이제는 잊어버린 걸까? 남편도, 아이도 모두 제 할것들을 찾아 갔는데 나는...."
속삭이듯 말을 걸면서 셔터를 누르는 동안 강수희씨는 내 말에 최면이 걸린 것처럼 이제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며 창밖을 본다.
그녀의 눈빛이 가라앉으며 차분해지고 무언가 생각에 잠겨들어간다.
"그래 그 표정...그래요...아주 좋아요. 당신의 내면을 보여봐요. 생각을 해요. 깊이 깊이...당신이 원하던 것을... 하지만 용기내지 못하던 것을..."
그녀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나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셔터를 눌렀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그녀의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처음 이 연립에 왔을 때 그녀의 성숙하고 세련된 아름다움 뒷편에 감추어진 그늘진 뭔가를 살짝 느꼈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한 삶을 살더라도 인간은
어느 한구석 채워지지 못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입주를 위해 몇번 더 만나야 했기에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했었다.
분명 그녀에게는 채워지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 잘은 몰라도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을 못하고 있다.
"뭐 대부분의 여자들이 현재에 만족 못하고 살지는 하지......."
그리고 그런 불만속에는 분명 일상과 다른 섹스에 대한 욕망도 있기 마련이다.
변해가는 표정속에 언듯 언듯 보이는 욕구들을 재빨리 사진에 담았다.
"좋은 표정이군...."
"수희씨... 수희씨...자 마셔요.."
내가 몇번 부르자 그녀는 흠칫 자신만의 생각에서 깨어났다. 다시 냉장고에서 캔을 꺼내 건낸다.
이게 벌써 4캔 째다. 받아 마시는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건 단지 취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어때요? 사진 찍는거 별거 아니죠?"
"네 그러네요. 그냥 설겆이 하고 앉아서 맥주만 마시면 되는 거였네요..."
살짝 웃는 그녀의 얼굴은 술기운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자, 이제 자신의 모습을 한번 보시겠어요? "
"어머, 지금요?"
"네, 방금 찍은 따끈 따끈한 걸로 한번 보세요."
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서재로 갔다.
디지탈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메모리에 든 사진들을 옮겼다. 모니터는 작업용이라서 특별히 주문한 40인치의 전문가용 고사양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다.
의자에 앉히고 그녀의 등 뒤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고 조금씩 접촉을 시도했다.
스치듯 팔을 건드리고 살짝 살짝 어깨를 눌렀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그녀의 나시속 앞가슴은 적당히 벌어져 안쪽의 유방을 감싼 브레지어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상당히 커 보인다.
맛있어 보이는 풍만한 유방의 윤곽에 군침이 넘어갔다.
사진을 한장 한장 넘기며 보여주자 수희씨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하다.
"어머 이게 나에요?"
평상시의 행동을 그대로 한 모습이지만 전문작가가 찍어내는 사진엔 일반인의 시선과는 다른 구도, 다른 색조, 다른 표정이 잡혀 드러나게 마련이다.
나는 일상에서의 그녀의 표정들 속에서, 특히나 감춰지고 억눌리고 비밀스런 갈망을 찾아내 담았다.
스스로 거울을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자신의 생소한 모습에 놀라는 그녀..
사진 속의 강수희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고 요염한, 정말 모델같은 모습이었다.
"어때요? 맘에 들어요?"
"네, 정말 작가가 찍으니 다르네요."
"워낙에 모델이 좋아서 그래요."
"어머..."
얼굴을 붉히는 그녀.
의자에 앉은 그녀의 나시 밖으로 드러난 동그란 어깨를 감싸듯 잡으며 그녀 옆에 살짝 반쯤 무릎을 꿇고 눈 높이를 맞추며 그녀의 무릎 위에 놓인 손을 잡았다.
"어때요? 제 모델 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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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둘러 앉은 여자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몰려있다.
사진작가답게 수 많은 여자들을 섭렵하며 여자라면 자신 있는 나였지만 11명이나 되는 온갖 종류의 여자들이 모두 나만 쳐다보는 그 시선은 아무리 나라해도 당황스럽다.
그런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여자들의 얼굴이 아주 노골적으로 짖궂은 표정이다.
남자라고는 나 하나 뿐이고 다 여자들이다보니... 개개인으로는 내숭을 떨거나 얌전한 여자들이라도 모여있으면 과감해지는게 여자들이다.
여기 모인 여자들도 지금 이 시간을 단조로운 일상에서 맛보는 색다른 일탈로 여기는지 나를 보는 시선이 재밌는 장난감이 생긴 아이처럼 아주 대단치도 않은 표정과 눈빛들이다.
이대로 조금 더 가다간 여자들의 포스에 짖눌릴 기세라 나는 오기가 뻗쳐서 허리를 곧게 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렇게 많은 미인들이 저만 쳐다보니 이거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허헛. 이 연립에 이사온게 정말 너무나 행복하다고 해야겠네요.
뭐 반장님은 이미 아시겠지만 제 이름은 강승훈이고 올해 45살, 직업은 사진작가 겸 요 앞에 새로낸 행복사진관 주인입니다. 서울 토박이고, 10년 전에 상처해서 지금껏 혼자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업을 했으니 저희 사진관 많이 찾아주시고 우리 행복연립분들에게는 모든 사진에 대해 20% D.C 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그나저나 이렇게 반상회라는거에 나와본 건 첨인데요. 여자분들만의 모임에 남자가 끼니...이거 참..... 그냥 색다른 경험 한번 하는 셈 치겠습니다. 하하하."
"저요"
손을 번쩍 들고 나를 쳐다보는 여자.
201호 윤은미라고 했던가. 올해 나이가 32이니 나보다 13살이나 어린 여자다. 남편이 뭔 한다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것 같다. 여기가 무슨 전학생 받은 학교인 양 질문한다고 손을 드는 폼이 왠지 귀엽다
아직 애가 없다는데 그래도 여자 나이 32에 유부녀이면서 왜 그렇게 귀염을 떠는건지 의문스럽긴 했다.
"예 말씀하세요"
"왜 여태 혼자 사세요. 보아하니 우리 연립에 들어올 정도면 재력도 있으시고 이렇게 풍채도 아주 좋으신데. 재혼은 안하세요?"
당연히 들을 만한 질문이었지만 내심 그런말은 안해주길 바랬던 나였다.
"떠나보낸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재 아내는... 아직도 제게 유일한 아내입니다. 뭐 그런걸 다 떠나서라도 앞으로도 혼자서 살 생각입니다.
이제는 혼자 사는게 익숙해져서 이 나이가 다른 누가 생겨도 오히려 불편해요. 그냥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면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유롭게 여생을 살 생각입니다.
그냥 사진기와 재혼한 셈 치지요 뭐....하핫..."
여자들의 시선이 묘해진다. 아직도 아내만을 생각한다는 나의 멘트에 감동 먹은 표정이다.
이 행복연립에는 이번에 304호에 이사온 나를 포함하여 모두 12세대가 산다. 층마다 4세대 씩이다. 한동짜리 연립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런 연립이다보니 재력이 왠만해서는
입주하기 힘든 곳이다. 여자들의 모두 20대에서 40대까지 아주 골고루 였고, 태반이 유부녀에 과부가 둘, 이혼녀가 하나, 아직 미혼인 노처녀가 하나다.
골고루도 섞였다.
자기 집안이 좋거나 남편 집안이 좋은 여자들인 모양인데 그래서 그런지 다들 한 미모 한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들이었다.
사진의 모델로 세워봐도 괜찮은 작품이 될듯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이 여자들을 다음 작품전의 모델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을 모델로 한다면 색다른 작품들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정도 사는 여자들이 선듯 하겠다고 할지가 우선 의문이다.
"저요, 저요."
"도대체 여기가 봉숭아학당도 아니고 댁이 맹구도 아닌데... 왜 자꾸 그러는거냐고....귀엽기는 무지 귀엽구만....훗..."
나는 진짜 맹구처럼 윤은미가 또 손을 들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질문은 은미가 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만 해요. 은미씨...강선생님이 난처해 하시잖아요."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반상회장이라는 여자가 제지를 한다.
"역시 반상회장이라는 건가...아주머니 땡큐입니다...."
반상회장은 104호에 사는 나과 같은 강씨성의 강수희다. 38살이고 남편이 무슨 기업 부장이라고 했는데 기억은 안났다.
38살에 애 둘인 여자치고는 상당히 몸매도 좋고 꾸미고 있는 것을 보면 제법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가진 여자다.
온갖 짖궂은 질문이 난립할지도 모를 상황을 적당히 무마해주는게 남에게 배려할 줄 아는 여자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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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는 집에 돌아왔다. 한꺼번에 11명의 온갖 종류의 여자들이 모인 곳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온 것이다.
"장하다 강승훈..."
나는 문득 주먹을 쥐고 자신에게 격려를 했다.
2시간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 순 여자들만 모인 모임에서 시달리다 보니 상당히 피곤하다. 아무리 한여름이라도 실내는 에어콘 빵빵한 곳이었는데도 온몸이 땀이다.
훌렁훌렁 벗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헐렁한 반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나와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 꺼내 따서 한모금 하는데 벨이 울렸다.
"딩동"
"누구세요?"
"저 반상회장입니다."
"잠시만요"
문을 열어주자 강수희씨가 서있다.
키는 165 정도. 아담한 키에 몸매는 상당히 날씬하게 잘 빠졌고 세련된 미모를 가진 여자다. 38이라는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건 잘 꾸미기 때문이겠지.
워낙 더운 날씨다보니 연한 베이지색 나시를 입고 그린 계열의 얇은 체크무늬 플로어 치마를 입었는데 치마 밑으로 보이는 종아리가 곧게 잘 뻗었고 나시 밖으로 드러난 동그란 어깨가
여성스러움을 간직하고 있고 팔의 살결도 희고 매끄러워 보였다.
가슴 앞에 몇가지 서류를 모아 안고 있었다.
38세. 전업주부. 애는 둘. 큰 아들은 중학생이고 둘째 아들은 아직 초딩. 몇학년인지는 기억안남.
현관을 열고 강수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 눈앞에 주르르 올라가는 프로필...
"무슨 첩보영화 찍냐... 이게 왜 내 눈 앞에서 올라가는건데... 누구를 위한 설명이냐구...훗..."
웃기지도 않은 생각을 하며 그녀를 보는데 샤워하고 왔는 지 은은하게 상큼한 비누 내음이 난다.
"무슨 일이신지... 아이구 내 정신...일단 들어오세요..."
"네 그럼 잠시 실례를..."
"남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오랜다고 냉큼 들어온다?...흠...샤워도 했고???"
강수희씨가 신을 벗고 거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현관을 닫고 돌아서는데 괜스리 자지가 불끈 거린다.
"금방 샤워 좀 하고 맥주나 마시려는 중이었습니다. 한캔 하실래요? 혼자살다보니 별다른 음료수가 없구 그냥 맥주만 잔뜩 있어서... 오늘처럼 더운 날에 그냥 시원한 맥주가 최고죠..."
"네 좋아요"
거실 쇼파에 강수희씨를 앉히고 맥주를 권했다.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앉은 모습이 단아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누군지 남편은 아주 복받은 녀석이군. 섹스할 때도 이런 분위기일까?"
냉장고에서 캔 하나 꺼내주자 가볍게 따서 한 모금 마시는데 꿀꺽 하고 그녀의 목으로 맥주 넘어가는 모습에 나도 꿀꺽 하고 마셨다. 침을...
조금 떨어져서 쇼파에 나란히 안자 캔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기분이 저절로 싱숭생숭해진다.
"오늘 반상회 때 사람들이 너무 괴롭혀 드렸죠? 대신 사과드릴게요. 항상 여자들만 모이다가 강선생님같이 멋있으신 분이 오니깐 다들 좋아서 그런거에요...이해해주세요..."
"아 별말씀을요. 다들 즐겁게 맞이해 주셔서 저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모두들 아름다운 분들이라 저도 기분도 아주 좋았습니다."
"호호...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해요. 다른게 아니구요. 우리 연립에 처음으로 입주하셨는데 이것 저것 설명 드릴것두 있어서요. 원래는 부인이 계시면 그분에게 드릴 설명인데 혼자시라..."
강수희씨는 쇼파 앞 티 테이블에 가지고 온 서류들을 놓고 이것 저것 설명해 주었다. 다른 곳에 비해 이 연립은 여자들끼리 상당히 단합이 잘 되는 모양이다. 모임도 자주 가지는 편인것 같고.
반상회 때도 보니 연령대가 다른데도 서로 언니 동생하면서 친한 것으로 보이고 설명을 들어보니 나름대로들 사회봉사를 한다고 조금씩 돈도 걷어서 불우이웃도 돕고 친목 모임도 활성화 되어 있었다.
회비 문제라든지 주기적인 모임이나 행사등에 대해 차근 차근 설명해주는 강수희씨 옆에서 그녀에게서 풍기는 시원하고 향긋한 비누향과 그녀가 서류를 보여주느라 허리를 숙일 때마다
나시틈으로 살짝 보이는 풍만해 보이는 희고 봉긋한 유방의 윗부분과 잘록한 허리의 매끄러운 피부를 보고 솟구치는 욕정을 참느라 샤워하고 씻은 땀이 다시 나고 있다.
다른 여자들도 그렇지만 수희 역시 나이에 비해 피부도 탄력이 있고 몸매도 잘 가꾸어진 여자였다.
예전에 지리산에서 만난 도인에게 배운 심결을 외우며 발기하려는 좆을 억지로 죽이면서 설명을 들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다 듣고 나니 어느새 둘다 맥주를 다 마셨고 하나 더 권하니 곧잘 받아마신다.
"참.. 강수희씨 테스트 한번 받아보실래요?"
"테스트요?"
"네.. 사진 테스트입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사진작가입니다. 다음달 제 사진전이 있는데 그후의 작품전에 대한 구상이 떠올라서요.
저는 풍경쪽도 하지만 특히 여자를 많이 찍죠. 오늘 반상회하면서 보니까 여기 여자분들은 모두가 다른 연령대에 다른 생활환경을 가지고 있고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미인들이시더군요. 제 사진의 모델들로 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졌어요."
"사진 모델이요? 하, 하지만 전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인데..."
모델하라니 무척이나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긴 이런 제안이 처음이겠지."
살짝 붉어진 얼굴이 나이에 비해 귀엽다고나 할까? 평소의 세련된 외모뿐 아니라 숨겨진 귀여움도 있는 듯하다.
또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을까 사뭇 궁금하다.
"어렵게 생각하실것 없구요. 사진모델이라는 거 별거 아닙니다. 누군 뭐 태어날 때부터 모델로 태어나나요? 누구라도 모델은 할 수 있는 거지요.
제가 구상하게된 작품전의 컨셉은 생활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여인들의 일상속에서 그녀들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겁니다.
오늘 보니 평범한 전업주부님들도 있고 직장을 가진 분이나 이혼하신 분이나 아직 미혼인 분에, 남편 없이 혼자 가정을 꾸려가는 분들도 있더군요.
사람은 누구나 남자든 여자든 자신만의 꿈이 있게 마련이죠. 어린 시절 가졌던 그런 꿈들이 살아가면서 성취되기도 하고 또는 잊혀지기도 합니다.
이 연립에 사는 분들은 다들 기본 바탕은 아름다운 분들인데 아마도 살아가면서 조금씩 생활에 매몰되어가면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분들도 있다고 보입니다.
여자를 모델로 하면서 전 그 모델의 겉으로 드러난 미 보다는 감춰져 있던 아름다움을, 상실한 꿈이라던가, 용기가 없어서 드러내지 못하는,
이루지 못한 내면의 욕구이라든가 그런것에 촛점을 맞추어 그것을 끄집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강수희의 얼굴이 처음엔 좀 당황스럽다는 얼굴에서 조금씩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쯤에서 일단 한방 찍자..."
"자자... 제가 좀 말이 많았죠? 모델이다 뭐다 그런거 생각하지 마시구요, 어렵게 생각 마시고 그냥 평상시 모습 그대로 한장 찍는 겁니다."
내가 서재로 가서 카메라를 가져오자 강수희는 다시 당황하고 있었다.
"여...여기서요?"
"네, 여기가 어때서요? 사진모델은 뭐 산이나 강에서 아님 스튜디오에서만 사진 찍는 건 줄 아신건 아니죠? 아니면 뭐 홀딱 벗고 찍는 걸로 아셨나요? 하핫..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생활속에서 평범한 여인을 찍겠다고...여기 제 거실만 해도 충분히 사진 찍기에 적당한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 그러지 마시구 평소에 하는 모습으로 있으시면 되요...옷 벗으라고 안할테니 걱정마시구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한쪽 눈을 찡긋 윙크를 하며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 싱크대 앞에 세웠다.
"여기 보이시죠. 설겆이 할게 좀 있네요. 좀전처럼 저 의식하지 말고 그냥 설겆이만 해주세요. 평소 하시던대로 하시면 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렇게 뻣뻣하게 있지 마시구요. 그렇다고 억지로 포즈 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마시구요."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엔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어 주고 옷매무새를 바로 잡는 척하면서 그녀의 귓볼이나 목덜미, 어깨의 브레지어끈, 팔을 스치듯 건드렸다.
"절 의식하지 마시구. 그냥 늘상 하시던 일입니다. 설겆이... 오신김에 제 설겆이 해 준다 생각하구 그냥 편하게요"
내가 씨익 웃어주니 그녀도 긴장이 풀리는 지 웃으며 농담을 한다.
"사진 찍는다는 핑계로 설겆이 시키려는 거 아니에요?"
"네, 사실은 바로 그겁니다. 혼자 살다보니 설겆이가 보통 귀찮은게 아니라 오늘 수희씨 좀 부려먹을라구요. 온김에 해주고 가세요...그래요. 그렇게...."
내게서 시선을 돌리고 그녀는 설겆이를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찍어갔다.
설겆이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뒤에서 사진을 찍고는 이번엔 그녀를 다시 쇼파로 데려가 앉혔다.
"그냥 집에서 있는 것처럼. ...그래요... 자... 이제 강수희씨는 집에서 쇼파에 앉아 계십니다.
남편은 아침에 출근했고 아이들도 제각기 학교에 갔습니다.
무척 무더운 여름날씨입니다.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네요.
좀전에 보니 맥주를 아주 시원하게 드시더군요. 평소에 드셔본 듯한 모습이에요.
날은 후덥지근하고 땀이 차서 축축하고 목이 탑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아주 땡기죠."
냉장고에 가서 한캔 더 가져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렇게 맥주캔을 따고 드시는 모습을 찍겠습니다. 나는 의식하지 마세요. 자, 식구들이 다 나간 혼자만의 시간.
설겆이도 끝냈고 무더위에 심한 갈증을 느끼며 혼자서 한잔 즐기는 맥주의 시원함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래요...그렇게 드시면 됩니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문득 창밖을 내다 봅니다. 거리에 이 무더위에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들... 저들은 이런날 왜 저렇게 열심히 걸어다닐까?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살까? 지금 나는 뭘하고 있지?
나는....이 생활에 만족하는 걸까? 내가 가졌던 그 예전의 꿈들을....나는 이제는 잊어버린 걸까? 남편도, 아이도 모두 제 할것들을 찾아 갔는데 나는...."
속삭이듯 말을 걸면서 셔터를 누르는 동안 강수희씨는 내 말에 최면이 걸린 것처럼 이제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맥주를 한모금씩 마시며 창밖을 본다.
그녀의 눈빛이 가라앉으며 차분해지고 무언가 생각에 잠겨들어간다.
"그래 그 표정...그래요...아주 좋아요. 당신의 내면을 보여봐요. 생각을 해요. 깊이 깊이...당신이 원하던 것을... 하지만 용기내지 못하던 것을..."
그녀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나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셔터를 눌렀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그녀의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처음 이 연립에 왔을 때 그녀의 성숙하고 세련된 아름다움 뒷편에 감추어진 그늘진 뭔가를 살짝 느꼈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한 삶을 살더라도 인간은
어느 한구석 채워지지 못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입주를 위해 몇번 더 만나야 했기에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했었다.
분명 그녀에게는 채워지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 잘은 몰라도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을 못하고 있다.
"뭐 대부분의 여자들이 현재에 만족 못하고 살지는 하지......."
그리고 그런 불만속에는 분명 일상과 다른 섹스에 대한 욕망도 있기 마련이다.
변해가는 표정속에 언듯 언듯 보이는 욕구들을 재빨리 사진에 담았다.
"좋은 표정이군...."
"수희씨... 수희씨...자 마셔요.."
내가 몇번 부르자 그녀는 흠칫 자신만의 생각에서 깨어났다. 다시 냉장고에서 캔을 꺼내 건낸다.
이게 벌써 4캔 째다. 받아 마시는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건 단지 취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어때요? 사진 찍는거 별거 아니죠?"
"네 그러네요. 그냥 설겆이 하고 앉아서 맥주만 마시면 되는 거였네요..."
살짝 웃는 그녀의 얼굴은 술기운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자, 이제 자신의 모습을 한번 보시겠어요? "
"어머, 지금요?"
"네, 방금 찍은 따끈 따끈한 걸로 한번 보세요."
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서재로 갔다.
디지탈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메모리에 든 사진들을 옮겼다. 모니터는 작업용이라서 특별히 주문한 40인치의 전문가용 고사양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다.
의자에 앉히고 그녀의 등 뒤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고 조금씩 접촉을 시도했다.
스치듯 팔을 건드리고 살짝 살짝 어깨를 눌렀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그녀의 나시속 앞가슴은 적당히 벌어져 안쪽의 유방을 감싼 브레지어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상당히 커 보인다.
맛있어 보이는 풍만한 유방의 윤곽에 군침이 넘어갔다.
사진을 한장 한장 넘기며 보여주자 수희씨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하다.
"어머 이게 나에요?"
평상시의 행동을 그대로 한 모습이지만 전문작가가 찍어내는 사진엔 일반인의 시선과는 다른 구도, 다른 색조, 다른 표정이 잡혀 드러나게 마련이다.
나는 일상에서의 그녀의 표정들 속에서, 특히나 감춰지고 억눌리고 비밀스런 갈망을 찾아내 담았다.
스스로 거울을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자신의 생소한 모습에 놀라는 그녀..
사진 속의 강수희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어딘지 모르게 섹시하고 요염한, 정말 모델같은 모습이었다.
"어때요? 맘에 들어요?"
"네, 정말 작가가 찍으니 다르네요."
"워낙에 모델이 좋아서 그래요."
"어머..."
얼굴을 붉히는 그녀.
의자에 앉은 그녀의 나시 밖으로 드러난 동그란 어깨를 감싸듯 잡으며 그녀 옆에 살짝 반쯤 무릎을 꿇고 눈 높이를 맞추며 그녀의 무릎 위에 놓인 손을 잡았다.
"어때요? 제 모델 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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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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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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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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