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3
“정태는 누구니?”
삼각함수를 알려주다가 무심코 민수가 물었다.
“선생님 궁금하세여? 제 남친이예요. 캐나다 연수 갔을 때 같은 학교에 다녔어요.”
일주일이 지나자 민수는 이런 정도는 물어볼 정도로 다영이와 친해졌다. 다영이는 민수가 문제푸는 법만 알려주지 않고 실생활에서 응용되는 것으로 설명해 주어 이해하기 편했다.
삼각함수만 하더라도 왜 사인 코사인이 음수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물리학에서 힘의 한 방향이 양수라고 한다면 그 반대 방향은 음수로 약속하기로 한 점과 연결지어 설명해주니 이해하기 쉬웠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든 알려주려는 선생님의 모습도 믿음직스러웠다.
“선생님 궁금한 것이 있는데, 혹시 키스 해봤어요?”
문제를 다 풀고 나서 다영이 뜬금없이 물었다. 민수는 영화에서만 보았지 실제로 해 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뭔가를 알려주고 있는 선생으로서 제자보다는 더 많이 알아야한다는 자존심이 발동해 대충 “내 나이가 몇개인데…”하고 대답해주었다.
다영이는 투명하고 큰 눈을 민수의 눈 앞에 대고 뭔가 찾으려는 듯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민수는 다영이처럼 예쁜 여자를 바로 눈 앞에서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냥 자기한테 뭔가를 배우는 제자라고 생각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제발 좀 옷 좀 제대로 입었으면 싶었다. 허벅지를 하얗게 내놓은 짧은 반바지하며 속에 브래지어를 했는지 안했는지 면티하나 입은것 하며 종종 눈을 둘곳이 없었다.
다행히 스포츠 룩 패션으로 얇은 브래지어를 하긴 했지만 문제를 풀려고 고개를 숙이면 젖가슴의 굴곡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민수는 실수로라도 그 모습을 훔쳐보는 자신이 싫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얘가 나를 무시하는 거 아냐?, 남자로서 나에 대해 전혀 긴장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문이 일었다.
“선생님 순진하죠?”
다영이의 시선은 뭔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얘가 사람말을 못믿고 왜이래. 해봤다니까. 이제 공부하자. 이 선분의 정사영을 삼각함수를 이용하여 풀면 어떻게 되지?”
“알았어요. 믿을게요. 미o미다! 근데 남자들은 키스를 하면 왜 가슴을 만지려 하죠?”
민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키스할 때 그냥 키스만 하지 왜 가슴을 동시에 만질까. 그것이 남자의 일반적인 행태인가, 아니면 다영이가 겪은 남자의 개인적인 습성인가. 먼저 이것먼저 판단해야 했다. 수학처럼 다영이에게 논리정연한 답변을 해주어야 했다. 그래야 수학 선생이었다.
입술은 둘 데가 생겼는데 손은 둘 데가 없어서? 얼굴로 여자의 눈을 가렸으니 안보는 틈을 타서 얼렁뚱땅 가슴을 만져보고 싶어서? 가슴을 만지기 위해서 키스를 한 것이다? 이것은 좀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영이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니스칠을 한 것처럼 윤기가 흐르고 붉은 피가 돌고 있었다. 아랫 입술이 도톰하게 비어져 나와 육감적이었다. 항상 뭔가를 기다리고 또 그것이 다가와야 채워지는 요철의 볼록철 같았다. 다영이가 ‘키스’라는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민수는 다영이의 입술을 집중해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다영이가 입술로 키스라고 하자 입술의 용도가 어렸을 때 젖이나 빨고 밥이나 먹는 도구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잘 상상이 되지는 않지만 다영이가 남자와 키스하는 광경이 떠올랐다.
“선생님 한번도 키스 안해 봤죠? 사실 대로 말해도 되요. 뭐라고 안할게요.”
어물쩡거리는 민수를 보고 있다가 다영이가 넘겨 짚었다. 민수는 죽어도 그런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으므로 되는 대로 지어내기 시작했다.
“그건 말야. 남자의 본능이란 게 계차수열이 돼놔서 키스를 하면 가슴을 만지고 싶고 가슴을 만지면 또.......”
“그냥 키스만으로 만족하진 못하나요? 그것이 훨씬 더 낭만적인데. 괜히 가슴을 더듬으면 키스는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고. 전 이게 좀 불만이예요.”
‘얘가 키스를 해보긴 해본 모양이구나.’ 민수는 더 이상 얘기가 깊어질까봐 어서 공부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꾸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다영이가 민수 쪽으로 넘어질 듯이 숙이고 있어 자꾸 얼핏얼핏 하얀 젓가슴이 보여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 더워. 옆에 있으니까 더 덥다. 마주 하고 않을까?”
에어컨은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거실바닥을 호박잎만큼 차지하던 햇볕도 사라진 저녁이었으므로 더울 리 만무했다. 다영이는 민수의 속을 아는 지 모르는지 내색하지도 않고, 앞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더니 앉은 뱅이 책상 아래로 다리를 쭉 뻗었다. 발끝이 민수의 허벅지에 닿을락말락했다. 그러더니 문제집을 제쪽으로 끌어당겨 잠자코 문제를 푸는 시늉을 했다. 책상이 낮아 고개를 숙여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옷섶새로 드러났다. 살갗처럼 얇고 분홍색 브래지어에 가슴이 소담스럽게 담겨져 있었다.
넉넉하고 탄탄했다. 가파를 데는 가파르고 완만할 데는 완만했다. 성숙한 여자의 몸이었다. 민수는 피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여인의 몸이었다. 선생이란 자가 힐끔거리며 제자의 가슴이나 훔쳐보는 것이 영 사리에 맞지 않는 일 같았으나 자신이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즐기진 말자. 그러면 호로 자식이다’고 다짐했다.
고아원 시절 첫번째 여자 원장에게서 성(性)에 관한 말못할 체험은 있었지만 두번째 남자 원장이 부임하고는 성적으로 순수할 것도 교육 받았다. 사실 그 시절에는 나이도 먹어갔고성에 관심을 가질 만큼 한가하지 못했다.
남자 원장은 과장된 아버지 상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한 원생들은 엄격한 성격을 갖게 되었고 반항기를 참지 못한 아이들은 문제아의 길로 접어 들었다. 민수는 여자원장에게서 받았던 상처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새로운 규율에 잘 적응햇었다. 그러나 다영이가 앞에 있는 현실 앞에서 민수의 본능도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을 발동했다.
‘정태라는 그 허수아비 같은 녀석이 저 가슴을 만져 보았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질투심이 훅 일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질투였으나 매우 고집이 센 느낌이었다.
민수의 머리 속을 눈치 챘는지 다영이가 몸을 들며 아래로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을 뒤로 확 재쳤다. 삼푸 냄새가 훅 끼쳤다. 길거리를 다닐 때 여자들이 지나가면 훅 끼치던 그 냄새였다.
다영이의 냄새... 민수는 갑자기 낮익은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머리를 젖히자 불룩한 가슴도 덩달아 출렁거렸다. 둔탁하지 않고 날렵한 가슴질이었다. 가슴은 리히터 지진계처럼 빠르게 움직이다가 탄력을 과시하며 재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남긴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공부하는 학생이 뭐 그런 데 관심이 많냐?”
민수는 선생으로서의 체면을 찾으려는 듯 갑자기 이렇게 허풍을 떨었다. 그리고 정태와 다영이의 몸을 이중 노출 해보자 괜히 기분이 나빠지기도 했다. 다영이는 그런 민수를 보고 픽 한번 웃었다. 이날의 대화로 민수는 다영이를 알 거 다 아는 성숙한 여자로 보게 되었다. 다영이를 볼 때마다 이상한 상상이 들어 좀 괴로워졌다.
민수가 집에 들어 온지 열흘이 될 때까지 다영이는 이층 화장실을 쓰지 않았다. 외간 남자가 자신의 똥 냄새를 맡는 것이 좀 껄끄러웠다.
늦은 밤에도 아래층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았다. 그러나 열흘이 넘고 민수와 좀 가까워지자 거리낌없이 대변을 보고 화장실 문도 열어 놓지 않았다. 늦은 밤에 ‘쏴’하는 소변 소리에 잠이 깨기도 했다. 민수는 이제 좀 가까이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몇번 오줌싸는 소리를 듣고 나니 민수는 다영이 오줌싸는 소리와 소영이의 오줌소리를 구분할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선천적으로 예민하고 정확한 민수의 감각기관은 두 여자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과 채취까지도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오줌을 싸고나면 분명 질구멍을 옴조리기 위해 항문에 힘을 줄것이다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민수의 상상속에는 다영이와 소영이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고것을 한번 ‘보고싶다’라는 욕심이 들자 민수는 흠짖 고개를 떨치며 자숙했다. 그러나 그건 않될일이다. 어린시절 고아원에서도 그런일 때문에 원장에게 벌을 받았지 않앗던가.
민수는 상대방의 똥냄새를 맡아봐야 사람간에 친해진다고 믿고 있었다.
우연히 ‘큰일’ 보는 일이 순차로 돌아온 날이었다. 밤이었고 다영이가 먼저 일을 봤다. 민수는 참고 있다가 일을 보러 들어갔다. 변기에 앉았는데 따뜻했다.
‘얼마 전에 사람이 여기 앉아 있었다.’ 민수는 단순한 유추를 해보고 기뻐하였다.
‘가랭이를 벌리고 그 뽀얀 엉덩이살이 여기에 문질러봉뺐痼甄蔑 이렇게 생각하니 야릇한 생각이 들었다. 시간차만 좀 날 뿐 그들은 맨 살을 맞대고 앉아 있는 것이다. 엉덩이와 허벅지 위로 다영이의 살이 뎁혀 놓은 온기가 전해졌다. 엉덩이를 조금 들어 변기 플라스틱을 천천히 쓰다듬어 보았다.
다영이의 맨 엉덩이를 생각해보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을 때를 떠올려 보았으나 옷을 벗길 수는 없었다.
진회색 교복 치마를 입었을 때 탄탄하게 안쪽으로 꽉 죄인 윗 엉덩이를 떠올렸으나 색이 진회색으로 나와 그만 두었다. 군대시절 휴가 나와서 고참의 강요로 비디오방에서 같이 본 포르노의 장면을 떠올렸으나 이는 다영이를 욕되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다.
다음에 다영이의 뒷모습을 볼 때 더 확실하게 봐두어 상상을 잘 하기로 마음먹었다.
더구나 기분좋은 것은 자신이 맨살로 뎁혀놓은 이자리를 또 동생 소영이가 와서 그 예쁜궁둥이를 여기에 문지르게 될것이다.
“흐흐’ 민수의 입에서 기묘한 웃음이 나왔다.
7월이 되자 곧 기말 고사가 시작되었다. 다영이는 중간 고사 때 55점 맞던 수학 점수가 이번에는 80점으로 뛰었다. 판조와 주희는 매우 흡족하였다. 이런 추세로 수능 볼 때까지만 가기를 바랐다.
주희는 판조의 부추김아래 민수에게 가방을 사준다, ‘뽀나스’를 준다, 부산을 떨었다. 주희는 ‘사람을 잘 봤단 말이야’ 하고 민수를 보듬어주고라도 싶었다.
민수는 다영이 시험 준비 해준다고 외무고시를 공부를 소홀이 했기 때문에 내년 2월에 있을 1차시험을 위해 과목을 한번에 다잡아 공부해야 했다. 독일어, 영어, 행정법, 경제학, 헌법... 공부할 게 쌓여 있었다. 다영이를 날잡아 가르치는 화요일과 금요일을 빼면 학교 도서관에 나갔다가 10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주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그 모습이 좋아보여 밤참으로 과일이며 잣죽같은 간식거리를 방에 날라 주었다.
공부 잘하는 아들을 뒷바라지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졌다. 그들의 화제는 다영이였다. 그 외에는 할 얘기가 별로 없었다.
“다영이 남자 정태가 오늘 장미 백송이를 선물해줬대요.”
“다영이가 오늘 칠판에 나가 어려운 미적분을 풀었대요.” 등등. 다영이 다영이 다영이. 다영이 얘기밖에 모르는 걸까. 둘째딸 소영이도 있는데..그런 뻔한 일이야 듣고 싶지 않았다. 주희는 다영이를 끌어들여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려고 한 것인데 민수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 날 밤이었다.
판조도 지방으로 연수 강좌를 가고 다영이는 모처럼 학교 기숙사 친구와 같이 자면서 공부정리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럴 모양으로 집에 없었다. 언니가 외박을 하자 소영이는 자기도 오늘은 바로 옆에 사는 친구네집에서 자고 온다고 하며 저녁무렵 밖으로 나갔다.
“선생님, 적적한데 와인이나 한잔 하세요.”
주희는 이층 거실로 과일과 와인을 들고 왔다. 그러고 보니 이 집에 들어온 지 3주가 되어 가는데 아침에 밥이나 같이 먹을까 주희와 민수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주희는 민수를 처음 본 순간, 고등학교 2학 년 때 연합 써클에서 알게 되었고 대학 들어가서도 따라 다녔던 선배 오빠와 흡사해 매우 놀랐다.
담배를 멋있게 피던 그 오빠. 그 오빠와 민수는 분명 다른 사람이지만 외양과 분위기에서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추억으로의 여행이랄까. 딸을 잘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만족하고 덤으로 이런 여행까지 할 수 있다면 다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쨍!”
그들은 잔을 부딪혔다.
“선생님은 여자 친구 있으세요? 많이 따라다닐 것 같은데.”
주희는 곱상한 턱선에 어울리지 않게 언제나 이글거리며 빛이 나는 민수의 눈을 바라보았다. 민수는 갑자기 무언가 흐트러지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실크 슈미즈에 가운만 하나 걸치고 ‘여자 친구’를 물어보는 주희가 낮설어 보였다. 머리칼은 굵직하게 웨이브졌는데 귀부인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민수를 한 식구로 생각하겠다는 듯이 부끄럼없이 무릎위까지 다리를 드러내며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이런 거 물어보니까 이상해요? 한 집에 살면서 서로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요.”
“공부하는 사람은 여자 친구가 없어야겠지요.”
민수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맞아요. 내가 괜한 것을 물어봤네요.”
“어머니는 남자 친구 있으세요?”
민수는 과감하게 물어 주었다. 꼭 이런 질문을 원하는 것 같았다.
“어머, 어쩜 그런 것을 물어봐요?”
“요즘은 결혼해도 애인 다 둔다는데요. 신문보니까요.”
“사실 뭐. 저는 없어요. 친구들 보면 두고 있긴 해요. 그러나...”
“그럼 요즘 행복하세요?”
민수의 특기는 대담하고 당당한 질문이었다.
평소에는 이 특기를 숨기고 지내지만 대답을 잘 해줄 것 같은 상대를 만나면 궁금한 것을 거리낌없이 직설적으로 물어 보았다.
“행복하죠. 남편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다영이도 선생님 덕분에 공부를 더 잘하고, 모자란데 없이 넉넉하고, 선생님같이 착한 분도 같이 살게 되고...”
“남편 분은 어떻게 만났어요?”
주희는 자신의 신상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어 기분이 들떴다.
19년 전 주희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항공사에서 스튜디어스로 일하고 있을 때 대학 병원을 찾았다. 성기가 자꾸 쓰려 하루 정도 참다가 병을 키울까봐 산부인과를 찾아 간 것이다. 증세를 얘기하니 외래 접수처에서 비뇨기과로 보내 주었다. 남자 의사를 만날까봐 좀 두려웠다. 무슨 암이나 걸렸다면 모를까 스물두살 처녀가 사소한 통증으로 남자에게 속몸을 내보이기가 아무래도 부끄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진찰실에 들어가니 새파랗게 젊은 의사가 앉아 있었다.
막 레지던트를 마친 판조였다. 판조는 그 정도 됐으면 처녀의 성기를 직업적으로 들여다 볼 때가 되었지만 주희의 미모를 보자 그게 아니었다. 여자의 말을 들으니 찰과상 정도였으나, 자신의 말 한마디면 이 여자는 옷을 벗고 가랑이를 벌리고 진찰대에 눕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리가 덜덜 떨렸다.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또 감춰진 병이 있을지 몰라요...”
주희는 말을 더 기다렸다. 주희가, 그래서? 하는 눈빛을 하자 판조는 에라 모르겠다, 하며
“일단 한 번 봅시다.” 하고 말해 버렸다.
간호사는 나일론 치마를 하나 던져주고는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오라고 했다. 주희는 바지를 벗고 그 위에 치마를 입고는 간호사의 지시 대로 두다리를 끼워놓기 좋게 홈이 파진 길다란 쇠통이 있는 진찰대에 누웠다. 간호사가 흘끔 치마 속을 보더니, “팬티도 벗으셔야죠.” 하고 퉁을 주었다. 그 때 판조가 들어오더니 “아, 괜찮아요. 지금 벗으세요.” 하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런데 쇠통 홈에 다리를 끼워넣어 몸이 불편해진 주희는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다시 일어나기 어렵네요...그냥 선생님이 벗겨 주세요.”
판조는 먼 훗날 회고 하기를 주희가 선생님이 벗겨주세요라는 말을 할 때 둘의 운명이 이미 합치되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판조는 떨리는 손으로 하얀 앵초 꽃이 새겨진 분홍 팬티를 주욱 벗겼다. 하얀 골반과 골짜기를 덮은 검은 숲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팬티를 한쪽다리에 걸쳐놓은채 벌어진 주희의 사타구니위로 무성한 보지털밭에 눈이 가자 판조는 숨이 턱 막혔다.
‘보지’ 정말 보지다운 보지였다. 의사로서 바라보는 여성의 성기가 아니라 이건 그냥 보지였다. 쭉 갈라진 보지계곡을 바라보며 판조는 마른침을 소리죽여 목으로 넘겼다.
주희는 사실 치마를 갈아입기 전까지 부끄러웠지만, 판조의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안심하고 또 여기까지 온 마당에 어떻게 하겠냐하며 체념도 빨랐으므로 그냥 ‘진찰 받는다’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보나마나 성교 통증이었다. 격렬한 마찰로 찰과상도 있을 것이다. 연고나 한번 발라주고 염증약 좀 지어주고는 ‘당분간 성관계는 피하세요’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이 여자 앞에서 그런 싱거운 말이나 하고 옷을 입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떨리는 운명을 느끼고 있었다.
무성한 보지털을 비닐 위생 장갑 낀 손으로 제치고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성기를 양쪽으로 벌려보았다.
“쓰으윽…..쩍!
‘아...보지구멍’ 판죠는 또다시 소리나지 않게 침을 삼켯다.
수많은 성기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흡입력있는 쫀득한 보지는 처음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눈을 구멍에 고정하고 얼굴이 가까이 다가갔다.
코끗을 타고 올라오는 애기 분유냄새 같은 보지냄새..’허윽’ 판죠는 현기증이 일었지만 가까스로 자제하고 소음순 부분을 잡고 당겨보았다.
주희는 미끌미끌하고 따뜻한 살이 아래를 부드럽게 당기는 것을 느꼈다. 그냥 눈을 감고 있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수동적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젊은 남자의사가 하는 양을 보고 싶었으므로 힐끗거리며 배 아래쪽을 내려다 보았다. 깨끗하고 하얀 이마가 허벅지 너머로 보였다. 마치 섹스할 때 남자가 밑에서 보지를 열심히 애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안경을 썼는데 눈빛이 여리고 맑았으나 철판이라도 돗儲嗤겠다는 듯이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래를 자세히 보는 게 부끄러웠으나, 또한 노출증을 허가받은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이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판죠는 벌어진 구멍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물었다.
“어디가 아파요?”
“더 안쪽 깊이요. 쓰려요.”
판조는 젤을 발라 더 깊이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속살 안쪽 모세 혈관이 충혈되었다가 터져 있었다. 진찰은 끝났다. 깨끗하게 그냥 놔두기만 해도 삼일이면 좋아질 정도였다.
“최근에 자위나 성교를 격렬하게 한 적이 있지 않아요?”
판조는 이왕이면 자위했다고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주희는 이런 것 까지 말해야 하나 싶다가, 의사니까 물어보겟지 하며 대답했다.
“이틀 전에 한 번 있었어요.”
“전희가 충분히 있었어요? 흥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여기가 말라 통증이 오기 쉬워요. 물기가 모자라면 젤이라도 써야 해요.”
“비행차 네델란드 갔을 때 술집에서 만난 흑인과 방에 들어가자마자 막 한 것 같아요. 너무 커서 아프다는 생각은 했는데 술도 먹고 이상한 케익도 먹은 뒤라 그런 거 따질 때는 아니었어요.”
“오주희씨는 성기 구멍이 작은 편이거든요. 물론 흥분되면 커지긴 하는데, 흑인꺼 받아주기에는 작아요. 그리고 술집에서 만난 남자와 하면 급하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상처가 나기 쉬워요. 사랑하는 남자와 오랜 시간을 갖고 충분히 젖으면 하도록 해요.”
판조는 이상하게 조바심이 일었다. 의사로서의 조언 수준을 넘어 아끼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지만 통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때가 낯선 남자와 처음이라 잘 몰랐어요. 이상한 약 기운에 그만.”
“그러시면 안 돼요. 몸 조심하셔야 해요.”
“예, 그럴게요. 사실 좋지도 않았어요. 그 남자는 힘만 세고, 저 혼자 좋아하며 소리 지르고. 또 얼마나 짐승같이 길던지. 사실 저는 예전부터 물이 적고, 또 가끔 혼자해도 별로 좋지는 않아요. 그냥 안아만 주면 좋겠어요.”
판조는 주희의 솔직한 이 말도 무척 맘에 들었다. 자신의 성기는 이미 발기부전의 증세가 진행되어서 발기가 되어도 탄탄함이 없이 흐물거렸다. 보형물을 넣어가면서까지 애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일 참이었다. ‘아’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아랫도리에 충만한 이느낌은 물론 발기부전이 상대하는 여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것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예쁘고 솔직한 여자가 ‘안아만 줘도 좋다’고 말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판조는 문득 장난이 일었다. 연고를 발라주는 핑계를 대서 성감대를 건드려 보았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소음순부분에 연고를 문지르다가 실수한척 하면서 음핵을 툭 건드려 주었다. ‘헉..’판조는 주희의 민감한 반응을 감지하고 용기를 얻어 슬그머니 연고가 묻은 손가락으로 보지의 갈라진 부분을 쭈욱 훑어주었다.
따뜻한 조개속에 손가락이 파묻히자 주희의 보짓살이 파르르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주희도 입으로 새어나온 신음을 어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입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게 할수도 없었다.
주희는 판조의 의도를 알고도 생에 처음으로 여학생 같은 신선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신음소리를 질러야 하나?’ 간호사가 알아챌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간호사는 이미 나간 뒤였다. 진료의 한 과정이려니 하며 가만히 참고 있었다.
판조의 손가락은 리드미컬하게 소음순과 보지구멍 입구 사이를 움직이며 연고를 발랐다.
주희의 보지구멍 밑으로 손가락이 내려갔을 때 판조는 보았다.
‘물…..’ 투명한 이슬처럼 방울방울 흘러나오는 보짓물, ‘느끼고 있구나’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판조는 슬슬 구멍속으로 손가락을 진입시켰다.
주희는 ‘의사라 뭔가를 알기는 잘 아는구나’하고 생각했다. 물이 괴어옴을 느꼈다. 혹시 물이 흘러나와 넘쳐서 의사가 알게 될까봐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 남자가 계속 이렇게 물나오게 해주었으면 싶었다.
판조의 손가락이 구멍속으로 쏘옥 들어갔다.
“헉!
결국 주희의 입에서 헛바람이 새어 나왔다.
“질속에 상처난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어야 돼요”
판조는 짐짓 아무렇치도 않은듯 묵묵히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연고를 질 안벽에 발라주었다.주름진 질벽의 부드러움이 손끝에 전달되어 왔지만 이 이상 더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판조는 판단했다. 그것은 주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날의 이 만남이 두사람에게 공통의 운명을 열어주었다.
민수는 주희의 이야기중에 한마디라도 놓칠새라 눈을 반짝이며 경청하였다.
“정태는 누구니?”
삼각함수를 알려주다가 무심코 민수가 물었다.
“선생님 궁금하세여? 제 남친이예요. 캐나다 연수 갔을 때 같은 학교에 다녔어요.”
일주일이 지나자 민수는 이런 정도는 물어볼 정도로 다영이와 친해졌다. 다영이는 민수가 문제푸는 법만 알려주지 않고 실생활에서 응용되는 것으로 설명해 주어 이해하기 편했다.
삼각함수만 하더라도 왜 사인 코사인이 음수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물리학에서 힘의 한 방향이 양수라고 한다면 그 반대 방향은 음수로 약속하기로 한 점과 연결지어 설명해주니 이해하기 쉬웠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든 알려주려는 선생님의 모습도 믿음직스러웠다.
“선생님 궁금한 것이 있는데, 혹시 키스 해봤어요?”
문제를 다 풀고 나서 다영이 뜬금없이 물었다. 민수는 영화에서만 보았지 실제로 해 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뭔가를 알려주고 있는 선생으로서 제자보다는 더 많이 알아야한다는 자존심이 발동해 대충 “내 나이가 몇개인데…”하고 대답해주었다.
다영이는 투명하고 큰 눈을 민수의 눈 앞에 대고 뭔가 찾으려는 듯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민수는 다영이처럼 예쁜 여자를 바로 눈 앞에서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냥 자기한테 뭔가를 배우는 제자라고 생각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제발 좀 옷 좀 제대로 입었으면 싶었다. 허벅지를 하얗게 내놓은 짧은 반바지하며 속에 브래지어를 했는지 안했는지 면티하나 입은것 하며 종종 눈을 둘곳이 없었다.
다행히 스포츠 룩 패션으로 얇은 브래지어를 하긴 했지만 문제를 풀려고 고개를 숙이면 젖가슴의 굴곡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민수는 실수로라도 그 모습을 훔쳐보는 자신이 싫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얘가 나를 무시하는 거 아냐?, 남자로서 나에 대해 전혀 긴장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문이 일었다.
“선생님 순진하죠?”
다영이의 시선은 뭔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얘가 사람말을 못믿고 왜이래. 해봤다니까. 이제 공부하자. 이 선분의 정사영을 삼각함수를 이용하여 풀면 어떻게 되지?”
“알았어요. 믿을게요. 미o미다! 근데 남자들은 키스를 하면 왜 가슴을 만지려 하죠?”
민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키스할 때 그냥 키스만 하지 왜 가슴을 동시에 만질까. 그것이 남자의 일반적인 행태인가, 아니면 다영이가 겪은 남자의 개인적인 습성인가. 먼저 이것먼저 판단해야 했다. 수학처럼 다영이에게 논리정연한 답변을 해주어야 했다. 그래야 수학 선생이었다.
입술은 둘 데가 생겼는데 손은 둘 데가 없어서? 얼굴로 여자의 눈을 가렸으니 안보는 틈을 타서 얼렁뚱땅 가슴을 만져보고 싶어서? 가슴을 만지기 위해서 키스를 한 것이다? 이것은 좀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영이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니스칠을 한 것처럼 윤기가 흐르고 붉은 피가 돌고 있었다. 아랫 입술이 도톰하게 비어져 나와 육감적이었다. 항상 뭔가를 기다리고 또 그것이 다가와야 채워지는 요철의 볼록철 같았다. 다영이가 ‘키스’라는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민수는 다영이의 입술을 집중해서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다영이가 입술로 키스라고 하자 입술의 용도가 어렸을 때 젖이나 빨고 밥이나 먹는 도구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잘 상상이 되지는 않지만 다영이가 남자와 키스하는 광경이 떠올랐다.
“선생님 한번도 키스 안해 봤죠? 사실 대로 말해도 되요. 뭐라고 안할게요.”
어물쩡거리는 민수를 보고 있다가 다영이가 넘겨 짚었다. 민수는 죽어도 그런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으므로 되는 대로 지어내기 시작했다.
“그건 말야. 남자의 본능이란 게 계차수열이 돼놔서 키스를 하면 가슴을 만지고 싶고 가슴을 만지면 또.......”
“그냥 키스만으로 만족하진 못하나요? 그것이 훨씬 더 낭만적인데. 괜히 가슴을 더듬으면 키스는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고. 전 이게 좀 불만이예요.”
‘얘가 키스를 해보긴 해본 모양이구나.’ 민수는 더 이상 얘기가 깊어질까봐 어서 공부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꾸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다영이가 민수 쪽으로 넘어질 듯이 숙이고 있어 자꾸 얼핏얼핏 하얀 젓가슴이 보여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 더워. 옆에 있으니까 더 덥다. 마주 하고 않을까?”
에어컨은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거실바닥을 호박잎만큼 차지하던 햇볕도 사라진 저녁이었으므로 더울 리 만무했다. 다영이는 민수의 속을 아는 지 모르는지 내색하지도 않고, 앞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더니 앉은 뱅이 책상 아래로 다리를 쭉 뻗었다. 발끝이 민수의 허벅지에 닿을락말락했다. 그러더니 문제집을 제쪽으로 끌어당겨 잠자코 문제를 푸는 시늉을 했다. 책상이 낮아 고개를 숙여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젖가슴이 적나라하게 옷섶새로 드러났다. 살갗처럼 얇고 분홍색 브래지어에 가슴이 소담스럽게 담겨져 있었다.
넉넉하고 탄탄했다. 가파를 데는 가파르고 완만할 데는 완만했다. 성숙한 여자의 몸이었다. 민수는 피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여인의 몸이었다. 선생이란 자가 힐끔거리며 제자의 가슴이나 훔쳐보는 것이 영 사리에 맞지 않는 일 같았으나 자신이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즐기진 말자. 그러면 호로 자식이다’고 다짐했다.
고아원 시절 첫번째 여자 원장에게서 성(性)에 관한 말못할 체험은 있었지만 두번째 남자 원장이 부임하고는 성적으로 순수할 것도 교육 받았다. 사실 그 시절에는 나이도 먹어갔고성에 관심을 가질 만큼 한가하지 못했다.
남자 원장은 과장된 아버지 상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한 원생들은 엄격한 성격을 갖게 되었고 반항기를 참지 못한 아이들은 문제아의 길로 접어 들었다. 민수는 여자원장에게서 받았던 상처들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새로운 규율에 잘 적응햇었다. 그러나 다영이가 앞에 있는 현실 앞에서 민수의 본능도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을 발동했다.
‘정태라는 그 허수아비 같은 녀석이 저 가슴을 만져 보았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질투심이 훅 일었다. 아무 근거도 없는 질투였으나 매우 고집이 센 느낌이었다.
민수의 머리 속을 눈치 챘는지 다영이가 몸을 들며 아래로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을 뒤로 확 재쳤다. 삼푸 냄새가 훅 끼쳤다. 길거리를 다닐 때 여자들이 지나가면 훅 끼치던 그 냄새였다.
다영이의 냄새... 민수는 갑자기 낮익은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
머리를 젖히자 불룩한 가슴도 덩달아 출렁거렸다. 둔탁하지 않고 날렵한 가슴질이었다. 가슴은 리히터 지진계처럼 빠르게 움직이다가 탄력을 과시하며 재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남긴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공부하는 학생이 뭐 그런 데 관심이 많냐?”
민수는 선생으로서의 체면을 찾으려는 듯 갑자기 이렇게 허풍을 떨었다. 그리고 정태와 다영이의 몸을 이중 노출 해보자 괜히 기분이 나빠지기도 했다. 다영이는 그런 민수를 보고 픽 한번 웃었다. 이날의 대화로 민수는 다영이를 알 거 다 아는 성숙한 여자로 보게 되었다. 다영이를 볼 때마다 이상한 상상이 들어 좀 괴로워졌다.
민수가 집에 들어 온지 열흘이 될 때까지 다영이는 이층 화장실을 쓰지 않았다. 외간 남자가 자신의 똥 냄새를 맡는 것이 좀 껄끄러웠다.
늦은 밤에도 아래층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았다. 그러나 열흘이 넘고 민수와 좀 가까워지자 거리낌없이 대변을 보고 화장실 문도 열어 놓지 않았다. 늦은 밤에 ‘쏴’하는 소변 소리에 잠이 깨기도 했다. 민수는 이제 좀 가까이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몇번 오줌싸는 소리를 듣고 나니 민수는 다영이 오줌싸는 소리와 소영이의 오줌소리를 구분할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선천적으로 예민하고 정확한 민수의 감각기관은 두 여자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과 채취까지도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오줌을 싸고나면 분명 질구멍을 옴조리기 위해 항문에 힘을 줄것이다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민수의 상상속에는 다영이와 소영이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고것을 한번 ‘보고싶다’라는 욕심이 들자 민수는 흠짖 고개를 떨치며 자숙했다. 그러나 그건 않될일이다. 어린시절 고아원에서도 그런일 때문에 원장에게 벌을 받았지 않앗던가.
민수는 상대방의 똥냄새를 맡아봐야 사람간에 친해진다고 믿고 있었다.
우연히 ‘큰일’ 보는 일이 순차로 돌아온 날이었다. 밤이었고 다영이가 먼저 일을 봤다. 민수는 참고 있다가 일을 보러 들어갔다. 변기에 앉았는데 따뜻했다.
‘얼마 전에 사람이 여기 앉아 있었다.’ 민수는 단순한 유추를 해보고 기뻐하였다.
‘가랭이를 벌리고 그 뽀얀 엉덩이살이 여기에 문질러봉뺐痼甄蔑 이렇게 생각하니 야릇한 생각이 들었다. 시간차만 좀 날 뿐 그들은 맨 살을 맞대고 앉아 있는 것이다. 엉덩이와 허벅지 위로 다영이의 살이 뎁혀 놓은 온기가 전해졌다. 엉덩이를 조금 들어 변기 플라스틱을 천천히 쓰다듬어 보았다.
다영이의 맨 엉덩이를 생각해보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을 때를 떠올려 보았으나 옷을 벗길 수는 없었다.
진회색 교복 치마를 입었을 때 탄탄하게 안쪽으로 꽉 죄인 윗 엉덩이를 떠올렸으나 색이 진회색으로 나와 그만 두었다. 군대시절 휴가 나와서 고참의 강요로 비디오방에서 같이 본 포르노의 장면을 떠올렸으나 이는 다영이를 욕되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좋았다.
다음에 다영이의 뒷모습을 볼 때 더 확실하게 봐두어 상상을 잘 하기로 마음먹었다.
더구나 기분좋은 것은 자신이 맨살로 뎁혀놓은 이자리를 또 동생 소영이가 와서 그 예쁜궁둥이를 여기에 문지르게 될것이다.
“흐흐’ 민수의 입에서 기묘한 웃음이 나왔다.
7월이 되자 곧 기말 고사가 시작되었다. 다영이는 중간 고사 때 55점 맞던 수학 점수가 이번에는 80점으로 뛰었다. 판조와 주희는 매우 흡족하였다. 이런 추세로 수능 볼 때까지만 가기를 바랐다.
주희는 판조의 부추김아래 민수에게 가방을 사준다, ‘뽀나스’를 준다, 부산을 떨었다. 주희는 ‘사람을 잘 봤단 말이야’ 하고 민수를 보듬어주고라도 싶었다.
민수는 다영이 시험 준비 해준다고 외무고시를 공부를 소홀이 했기 때문에 내년 2월에 있을 1차시험을 위해 과목을 한번에 다잡아 공부해야 했다. 독일어, 영어, 행정법, 경제학, 헌법... 공부할 게 쌓여 있었다. 다영이를 날잡아 가르치는 화요일과 금요일을 빼면 학교 도서관에 나갔다가 10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주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그 모습이 좋아보여 밤참으로 과일이며 잣죽같은 간식거리를 방에 날라 주었다.
공부 잘하는 아들을 뒷바라지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졌다. 그들의 화제는 다영이였다. 그 외에는 할 얘기가 별로 없었다.
“다영이 남자 정태가 오늘 장미 백송이를 선물해줬대요.”
“다영이가 오늘 칠판에 나가 어려운 미적분을 풀었대요.” 등등. 다영이 다영이 다영이. 다영이 얘기밖에 모르는 걸까. 둘째딸 소영이도 있는데..그런 뻔한 일이야 듣고 싶지 않았다. 주희는 다영이를 끌어들여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려고 한 것인데 민수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 날 밤이었다.
판조도 지방으로 연수 강좌를 가고 다영이는 모처럼 학교 기숙사 친구와 같이 자면서 공부정리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럴 모양으로 집에 없었다. 언니가 외박을 하자 소영이는 자기도 오늘은 바로 옆에 사는 친구네집에서 자고 온다고 하며 저녁무렵 밖으로 나갔다.
“선생님, 적적한데 와인이나 한잔 하세요.”
주희는 이층 거실로 과일과 와인을 들고 왔다. 그러고 보니 이 집에 들어온 지 3주가 되어 가는데 아침에 밥이나 같이 먹을까 주희와 민수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주희는 민수를 처음 본 순간, 고등학교 2학 년 때 연합 써클에서 알게 되었고 대학 들어가서도 따라 다녔던 선배 오빠와 흡사해 매우 놀랐다.
담배를 멋있게 피던 그 오빠. 그 오빠와 민수는 분명 다른 사람이지만 외양과 분위기에서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추억으로의 여행이랄까. 딸을 잘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만족하고 덤으로 이런 여행까지 할 수 있다면 다할 나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쨍!”
그들은 잔을 부딪혔다.
“선생님은 여자 친구 있으세요? 많이 따라다닐 것 같은데.”
주희는 곱상한 턱선에 어울리지 않게 언제나 이글거리며 빛이 나는 민수의 눈을 바라보았다. 민수는 갑자기 무언가 흐트러지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실크 슈미즈에 가운만 하나 걸치고 ‘여자 친구’를 물어보는 주희가 낮설어 보였다. 머리칼은 굵직하게 웨이브졌는데 귀부인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민수를 한 식구로 생각하겠다는 듯이 부끄럼없이 무릎위까지 다리를 드러내며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이런 거 물어보니까 이상해요? 한 집에 살면서 서로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요.”
“공부하는 사람은 여자 친구가 없어야겠지요.”
민수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다.
“맞아요. 내가 괜한 것을 물어봤네요.”
“어머니는 남자 친구 있으세요?”
민수는 과감하게 물어 주었다. 꼭 이런 질문을 원하는 것 같았다.
“어머, 어쩜 그런 것을 물어봐요?”
“요즘은 결혼해도 애인 다 둔다는데요. 신문보니까요.”
“사실 뭐. 저는 없어요. 친구들 보면 두고 있긴 해요. 그러나...”
“그럼 요즘 행복하세요?”
민수의 특기는 대담하고 당당한 질문이었다.
평소에는 이 특기를 숨기고 지내지만 대답을 잘 해줄 것 같은 상대를 만나면 궁금한 것을 거리낌없이 직설적으로 물어 보았다.
“행복하죠. 남편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다영이도 선생님 덕분에 공부를 더 잘하고, 모자란데 없이 넉넉하고, 선생님같이 착한 분도 같이 살게 되고...”
“남편 분은 어떻게 만났어요?”
주희는 자신의 신상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어 기분이 들떴다.
19년 전 주희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항공사에서 스튜디어스로 일하고 있을 때 대학 병원을 찾았다. 성기가 자꾸 쓰려 하루 정도 참다가 병을 키울까봐 산부인과를 찾아 간 것이다. 증세를 얘기하니 외래 접수처에서 비뇨기과로 보내 주었다. 남자 의사를 만날까봐 좀 두려웠다. 무슨 암이나 걸렸다면 모를까 스물두살 처녀가 사소한 통증으로 남자에게 속몸을 내보이기가 아무래도 부끄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진찰실에 들어가니 새파랗게 젊은 의사가 앉아 있었다.
막 레지던트를 마친 판조였다. 판조는 그 정도 됐으면 처녀의 성기를 직업적으로 들여다 볼 때가 되었지만 주희의 미모를 보자 그게 아니었다. 여자의 말을 들으니 찰과상 정도였으나, 자신의 말 한마디면 이 여자는 옷을 벗고 가랑이를 벌리고 진찰대에 눕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리가 덜덜 떨렸다.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또 감춰진 병이 있을지 몰라요...”
주희는 말을 더 기다렸다. 주희가, 그래서? 하는 눈빛을 하자 판조는 에라 모르겠다, 하며
“일단 한 번 봅시다.” 하고 말해 버렸다.
간호사는 나일론 치마를 하나 던져주고는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오라고 했다. 주희는 바지를 벗고 그 위에 치마를 입고는 간호사의 지시 대로 두다리를 끼워놓기 좋게 홈이 파진 길다란 쇠통이 있는 진찰대에 누웠다. 간호사가 흘끔 치마 속을 보더니, “팬티도 벗으셔야죠.” 하고 퉁을 주었다. 그 때 판조가 들어오더니 “아, 괜찮아요. 지금 벗으세요.” 하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런데 쇠통 홈에 다리를 끼워넣어 몸이 불편해진 주희는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다시 일어나기 어렵네요...그냥 선생님이 벗겨 주세요.”
판조는 먼 훗날 회고 하기를 주희가 선생님이 벗겨주세요라는 말을 할 때 둘의 운명이 이미 합치되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판조는 떨리는 손으로 하얀 앵초 꽃이 새겨진 분홍 팬티를 주욱 벗겼다. 하얀 골반과 골짜기를 덮은 검은 숲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팬티를 한쪽다리에 걸쳐놓은채 벌어진 주희의 사타구니위로 무성한 보지털밭에 눈이 가자 판조는 숨이 턱 막혔다.
‘보지’ 정말 보지다운 보지였다. 의사로서 바라보는 여성의 성기가 아니라 이건 그냥 보지였다. 쭉 갈라진 보지계곡을 바라보며 판조는 마른침을 소리죽여 목으로 넘겼다.
주희는 사실 치마를 갈아입기 전까지 부끄러웠지만, 판조의 조용조용한 목소리에 안심하고 또 여기까지 온 마당에 어떻게 하겠냐하며 체념도 빨랐으므로 그냥 ‘진찰 받는다’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보나마나 성교 통증이었다. 격렬한 마찰로 찰과상도 있을 것이다. 연고나 한번 발라주고 염증약 좀 지어주고는 ‘당분간 성관계는 피하세요’하면 끝이었다. 그러나 이 여자 앞에서 그런 싱거운 말이나 하고 옷을 입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떨리는 운명을 느끼고 있었다.
무성한 보지털을 비닐 위생 장갑 낀 손으로 제치고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성기를 양쪽으로 벌려보았다.
“쓰으윽…..쩍!
‘아...보지구멍’ 판죠는 또다시 소리나지 않게 침을 삼켯다.
수많은 성기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흡입력있는 쫀득한 보지는 처음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눈을 구멍에 고정하고 얼굴이 가까이 다가갔다.
코끗을 타고 올라오는 애기 분유냄새 같은 보지냄새..’허윽’ 판죠는 현기증이 일었지만 가까스로 자제하고 소음순 부분을 잡고 당겨보았다.
주희는 미끌미끌하고 따뜻한 살이 아래를 부드럽게 당기는 것을 느꼈다. 그냥 눈을 감고 있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수동적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젊은 남자의사가 하는 양을 보고 싶었으므로 힐끗거리며 배 아래쪽을 내려다 보았다. 깨끗하고 하얀 이마가 허벅지 너머로 보였다. 마치 섹스할 때 남자가 밑에서 보지를 열심히 애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안경을 썼는데 눈빛이 여리고 맑았으나 철판이라도 돗儲嗤겠다는 듯이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래를 자세히 보는 게 부끄러웠으나, 또한 노출증을 허가받은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이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판죠는 벌어진 구멍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물었다.
“어디가 아파요?”
“더 안쪽 깊이요. 쓰려요.”
판조는 젤을 발라 더 깊이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속살 안쪽 모세 혈관이 충혈되었다가 터져 있었다. 진찰은 끝났다. 깨끗하게 그냥 놔두기만 해도 삼일이면 좋아질 정도였다.
“최근에 자위나 성교를 격렬하게 한 적이 있지 않아요?”
판조는 이왕이면 자위했다고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주희는 이런 것 까지 말해야 하나 싶다가, 의사니까 물어보겟지 하며 대답했다.
“이틀 전에 한 번 있었어요.”
“전희가 충분히 있었어요? 흥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여기가 말라 통증이 오기 쉬워요. 물기가 모자라면 젤이라도 써야 해요.”
“비행차 네델란드 갔을 때 술집에서 만난 흑인과 방에 들어가자마자 막 한 것 같아요. 너무 커서 아프다는 생각은 했는데 술도 먹고 이상한 케익도 먹은 뒤라 그런 거 따질 때는 아니었어요.”
“오주희씨는 성기 구멍이 작은 편이거든요. 물론 흥분되면 커지긴 하는데, 흑인꺼 받아주기에는 작아요. 그리고 술집에서 만난 남자와 하면 급하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상처가 나기 쉬워요. 사랑하는 남자와 오랜 시간을 갖고 충분히 젖으면 하도록 해요.”
판조는 이상하게 조바심이 일었다. 의사로서의 조언 수준을 넘어 아끼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지만 통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그때가 낯선 남자와 처음이라 잘 몰랐어요. 이상한 약 기운에 그만.”
“그러시면 안 돼요. 몸 조심하셔야 해요.”
“예, 그럴게요. 사실 좋지도 않았어요. 그 남자는 힘만 세고, 저 혼자 좋아하며 소리 지르고. 또 얼마나 짐승같이 길던지. 사실 저는 예전부터 물이 적고, 또 가끔 혼자해도 별로 좋지는 않아요. 그냥 안아만 주면 좋겠어요.”
판조는 주희의 솔직한 이 말도 무척 맘에 들었다. 자신의 성기는 이미 발기부전의 증세가 진행되어서 발기가 되어도 탄탄함이 없이 흐물거렸다. 보형물을 넣어가면서까지 애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일 참이었다. ‘아’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아랫도리에 충만한 이느낌은 물론 발기부전이 상대하는 여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것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예쁘고 솔직한 여자가 ‘안아만 줘도 좋다’고 말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판조는 문득 장난이 일었다. 연고를 발라주는 핑계를 대서 성감대를 건드려 보았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소음순부분에 연고를 문지르다가 실수한척 하면서 음핵을 툭 건드려 주었다. ‘헉..’판조는 주희의 민감한 반응을 감지하고 용기를 얻어 슬그머니 연고가 묻은 손가락으로 보지의 갈라진 부분을 쭈욱 훑어주었다.
따뜻한 조개속에 손가락이 파묻히자 주희의 보짓살이 파르르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주희도 입으로 새어나온 신음을 어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입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게 할수도 없었다.
주희는 판조의 의도를 알고도 생에 처음으로 여학생 같은 신선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신음소리를 질러야 하나?’ 간호사가 알아챌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간호사는 이미 나간 뒤였다. 진료의 한 과정이려니 하며 가만히 참고 있었다.
판조의 손가락은 리드미컬하게 소음순과 보지구멍 입구 사이를 움직이며 연고를 발랐다.
주희의 보지구멍 밑으로 손가락이 내려갔을 때 판조는 보았다.
‘물…..’ 투명한 이슬처럼 방울방울 흘러나오는 보짓물, ‘느끼고 있구나’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판조는 슬슬 구멍속으로 손가락을 진입시켰다.
주희는 ‘의사라 뭔가를 알기는 잘 아는구나’하고 생각했다. 물이 괴어옴을 느꼈다. 혹시 물이 흘러나와 넘쳐서 의사가 알게 될까봐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 남자가 계속 이렇게 물나오게 해주었으면 싶었다.
판조의 손가락이 구멍속으로 쏘옥 들어갔다.
“헉!
결국 주희의 입에서 헛바람이 새어 나왔다.
“질속에 상처난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어야 돼요”
판조는 짐짓 아무렇치도 않은듯 묵묵히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연고를 질 안벽에 발라주었다.주름진 질벽의 부드러움이 손끝에 전달되어 왔지만 이 이상 더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판조는 판단했다. 그것은 주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날의 이 만남이 두사람에게 공통의 운명을 열어주었다.
민수는 주희의 이야기중에 한마디라도 놓칠새라 눈을 반짝이며 경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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