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色道의 시작
“너 실수한 거다
덕분에 난 편해졌는데 넌 알바생들한테 호출이나 전화 좀 받을걸? 흐흐흐”
“에이 사장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니가 잘하면 내가 다 챙겨 주잖아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군대 가기 전까지 꾸준히 일하기다”
“네 ㅠ.ㅠ”
내 덕분에 오후 시간이 자유로워진 사장님은 나를 꽤나 신뢰했다
마감과 가게 열쇠까지 내게 맡기고 내 스스로 관리하도록 권한을 준 셈
사장님이 장부를 덮어 놓자 옆에 말없이 있던 수희가 장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시 후 매일 몰려 다니는 알바 패밀리들이 까페에 들이 닥쳤다
이 시간에 나와 있는 날 보고 의아해 했지만 난 그냥 잠시 들렸다고 하고
그들을 뒤로 한 채 인사를 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
“형 기다려”
그 중 날 제일 따르는 희준이가 날 따라 나선다
“형 뭐 할거야?”
“집에 가서 가방 챙겨서 도서관 가야지”
“그래? 나도 같이 가요 그럼
쟤네들이랑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젠 재미가 없네”
“넌 꼬맹이 안보냐?”
“요즘 계절학기 듣는다고 저녁에나 만날 수 있어”
“아~~ 그래? 바쁘겠네”
생각해보니 경희도 연락이 없다가 그날 하루 다녀간 뒤 또 연락이 없다
아마 꼬맹이랑 같이 계절학기를 듣는 모양이다
또는 다른 남자가 생겨 바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피식 웃어 버렸다
“형 그럼 도서관 정문에서 30분 뒤에 봐”
“그래 이따 보자”
방학이면 고향으로 내려 갔을 녀석인데
아무래도 연애사업 때문에 집에 안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냥 시간 보내긴 애매하니까 공부를 핑계로 위안 삼을 모양이다
우린 정확히 30분 뒤 도서관 입구에서 만났다
방학이라 자리는 많은 편이어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몰두하기 시작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희준이가 말을 걸었다
“형 밥 먹어야지”
“시간이 그렇게 됐나?”
우린 학교식당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형 수희 누나 어때?”
“난 그냥 잘 모르겠는데?
패밀리 애들이랑 친하게 잘 어울리는걸 봐선 성격은 좋은 것 같은데”
“나도 술 몇 번 같이 했는데 많이 마시지는 않고
그냥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잘하더라구
지영이 누나처럼 술에 쩔지도 않고
석진이 녀석이 무지 들이대는데 적당히 받아주고 말아”
“그래? 난 잘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나한테 형 얘기를 자주 물어봐
혹시 형한테 관심 있는 거 아냐?”
“글쎄? 난 모르겠는데?”
“잘 지켜봐요 형한테 관심 있는 것 같으니까”
“뭐 어쩌라고?”
“형도 여자 하나 있어야지
저녁에 일만 하고 술도 안마시고 넘 삶이 무미건조하잖아
남자라면 가끔 몸도 풀어야 하고 히히히”
“그래서 넌 몸 푸니까 좋냐?”
“나야 요즘 잘 풀죠
꼬맹이가 은근 잘해
예전에 정미랑 할 때는 정미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녀석의 말에 정미와의 정사가 떠올랐다
가끔 얼굴은 보지만 내 품 안에 보여주었던 다정하고 섹시한 모습은
이제 내게 보여 주지 않는 여자
“정미랑 할 때 좋았지?
나도 좋았어
여자 좀 만나보니까 정미가 못하는 편은 아니더라
아니 오히려 수준급 실력인 것 같아
우리 말고도 좀 있었을 거야 그렇지 형?”
“그렇겠지 수준급이었으니까”
“정미 생각 나?”
“그럼 나지
안 난다면 남자가 아니겠지? ㅎㅎㅎ”
“마자 마자 맛있는 여자니까”
맛있는 여자
그랬다
정미는 맛있는 여자였다
많지 않은 경험에서도 그녀가 맛있다는 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허리에서 둔부로 이어지는 라인은
잠들었던 자지를 폭발시킬 만큼의 매력이 넘쳤다
그 날 정미와 나눴던 뜨거운 정사를 생각하며
뻐근해진 아랫도리를 희준이 모르게 진정시키고 있었다
녀석 역시 그녀와의 정사를 생각하며 불끈 솟아버린 자지를 진정시키고 있을 것이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가
알바 시간이 다가와 희준이와 헤어졌다
“오늘도 술 파티냐?”
“아니 이제 재미없어
오늘은 꼬맹이 데리고 와서 몸이나 풀래
정미 생각했더니 확 땡겨 ㅎㅎㅎ”
“좋겠다 자식”
한 여자를 공유한 두 남자
지금은 둘 다 그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
아마도 정미에겐 다른 남자가 생겼을 것이다
셋이서 함께 즐긴 건 아니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희준이 역시 그녀와의 3some을 상상해 봤을 것이다
녀석과 나는 은밀한 상상을 공유하고 있었다
알바와 도서관을 오가며 방학이 지나가고 있다
가끔 연락이 오는 지영이
학점과 취업 문제로 공부에 몰두 중인 지나와 경희
내 주변의 여자들이 바빠지면서 내 色道行도 잠시 휴지기를 맞고 있었다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 봄으로 가는 기간
그 해 겨울은 눈이 많지 않았다
변변찮은 눈만 보고 어느새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곧 봄이 올 것 같은
늦은 시간 손님이 뜸해 턴테이블에 앉아 음악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에게 허락된 몇 분 안 되는 평온한 시간
문에 달린 작은 종소리가 평온한 내 시간을 방해한다
‘겨우 정리하고 잠시 쉬는데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구만’
살짝 얼굴이 찡그려지다가 문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올라오던 짜증이 확 가라 앉는다
“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시네요”
“어머? 기억하고 계시네요”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
방학이라서 내려 오셨나봐요?”
“네 생각나서 들렸어요”
‘한지희’
그녀는 커다란 와인색 첼로가방을 메고 카운터 앞 빠에 앉았다
외투를 벗으니 겨울임에도 얇은 블라우스 재질의 꽃무늬 프린트 옷을 입었다
맨살이 비쳐 나오지 않는걸 보면 안에는 슬립 같은 걸 입은 모양이다
“칵테일 한 잔 드릴까요?”
“저번에 드셨던 걸로 저도 한잔 주세요”
“네 스크류 드라이버 말씀하시는 거죠?”
“어머? 다 기억하시네 아저씨 선수인가 봐요”
“하하하 그렇게 보이나요? 감사합니다”
“호호호 감사할 일은 아닌 거 같은데”
“아~~ 그런가요? ㅎㅎㅎ”
그녀와 몇 마디 농담을 나누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칵테일을 만들었다
빠로 나오자 그녀는 약간 더운지 외투를 벗고 있었다
쟁반에 받쳐 그녀 앞에 내려 놓으며 그녀의 상체를 보니 꽤나 풍만해 보인다
그녀에게 들킬까 봐 시선을 턴테이블 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칵테일 한 모금을 깊게 마시며 내게 말한다
“저녁에 혼자 일하려면 힘들겠어요?”
“그냥 즐기면서 해요 음악도 듣고 사람들도 보고”
“사람 구경이 재미있긴 해요 그렇죠?”
“네 맞아요”
“나 같은 사람은 어때요?”
“네? 아~~ 그게 뭐랄까?”
“아저씨가 보는 제 모습이 궁금해서요”
“네 매력 있는 분 이예요
전 음악 전공하는 분들에게 약간 환타지 같은 걸 가지고 있는데
첼로가방을 메고 계시는 모습도 멋지고
얼굴도 예쁘신데다 몸매까지 멋지시니 섹시하다고 해야 할까요?”
“호호호 듣기 기분 나쁘진 않은데요?
여자로서 매력 있다는 말이니까”
당시만 해도 섹시하다는 표현에 거부감을 가지는 여자들이 많았다
내 그런 거침없는 표현에도 그녀는 쿨하게 받아넘기는 걸로 봐선
그녀의 성향이 보수적이거나 경계심이 많은 것은 아닌 듯 했다
“아저씨는 퇴폐적이라고 말했었죠? 내가”
“네 그랬었죠
제 눈빛이나 분위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신 듯”
“네 근데 전 그 분위기가 맘에 들어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손님분과 얘길 하면 상당히 유쾌해집니다 제가”
“그냥 지희 라고 부르세요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희수씨라고 불러도 되죠?”
“그럼요 지희씨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럼”
그녀는 칵테일을 마시며 나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첼로를 전공한 사람으로 졸업 후의 불안한 미래와
요즘 한동안 틀어지고 있는 남자친구와의 문제까지
마치 고해성사를 토해내듯 그녀는 내게 많은 것들을 얘기해 주었다
“어머 너무 제 얘기만 했나 봐요”
“아니예요 저야 뭐 특별히 할 얘기가 별로 없는데요 지희씨에 비하면”
“그래도 듣고 싶은데 저도”
“저야 뭐 특별한 것은 없고….”
입은 뗀 김에 나에 대한 작은 부분 몇 가지를 그녀에게 털어 놓았다
그 중 명신이에 대한 부분도 포함해서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오히려 제가 더 작게 느껴지네요 희수씨에 비하면”
“아니예요 이제 지나간 일인데요 뭐”
“지금은 여자친구 있어요?”
“아뇨 여자친구는 만들지 않으려고요”
“왜요? 그 여자분 때문에?”
“그냥 구속 받는 게 싫어서요 전 자유롭고 싶거든요 ㅎㅎㅎ”
“희수씨 은근 바람둥이인가 보네 ^^”
“좀 끼가 있긴 한가 봐요 ㅎㅎㅎ”
“잠시만요 화장실 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이동했다
약간 비틀거리는 그녀에게서 고혹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상당히 섹시한 여자야
눈에서 강한 색끼도 나오고
내게 관심이 있는 건가? 남자친구도 있으면서
그녀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그녀가 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좀 이상한 것이 느껴졌다
하늘하늘한 블라우스 속 슬립이 비치는데
그녀의 가슴 쪽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이상하다 가슴이 큰 건 알지만 너무 흔들리는데?’
그녀가 내 앞 자리에 앉을 때까지 내 시선은 그녀의 가슴에 꽂혀 있었다
“주스처럼 괜찮아서 마셨는데 살짝 취하나 봐요”
“그래요? 술이 강한 편은 아니신가 보네요?”
“조금 마셔요 ^^”
그녀와의 대화 중에도 그녀가 눈치 못 채게 살짝 살짝 그녀의 가슴을 주시했다
그녀의 몸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흔들린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의문이 확실히 풀린 것은 그녀가 취기에 의자 뒤에 기대어 휴식을 취할 때였다
‘앗!!!’
취기가 오르는지 그녀는 의자 등판 깊이 몸을 뉘였고
그 덕분에 브라우스가 그녀의 몸에 적당히 달라 붙었다
그 순간 안 쪽에 입은 슬립의 윤곽이 시스루 브라우스를 통해 눈에 들어왔고
가슴의 중앙쯤으로 보이는 곳에 흐릿하지만 도드라지게 돌기 같은 것이 피어 올라왔다
‘저건 분명 젖꼭지의 위치인데? 그럼 설마 노브라?’
서빙과 음악교체를 핑계로 자리를 옮기며 그녀의 가슴 쪽을 지속적으로 관찰했지만
그녀의 꼭지 윤곽 외에는 달리 그 돌출부위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역시 영혼이 자유로운 여자인가?’
대화를 통해 짐작은 했지만 이건 너무 유혹적이다
방학이 끝나면 그녀는 다시 지방에 내려갈 것이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괜찮으세요? 많이 취해 보이는데”
“아니예요 그냥 현기증이 나서 좀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아 네 그럼 들어가세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왠지 모르는 아쉬움이 막 밀려왔다
“저기~~지희씨”
“네?”
“저기… 또 오실 거죠?
방학 끝나면 지방에 가신다고 해서”
“호호 그럼요
아저씨 보러 또 올께요 조만간”
“네 ^^ 그럼 들어가세요”
아쉬움에 한 마디 던진 것인데 그녀는 희망적인 반응을 보인다
‘저 정도면 따 먹을 수 있겠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맡았던 섹스의 향기는 오늘 만남 이후로 더 진해졌다
어쩜 다음 번 다시 만나게 되면 그녀를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술에 취해 조금 불안했지만 택시 타면 된다는 말로 그녀는 나를 안심시키고
커다란 첼로 가방을 들려고 한다
“제가 들어다 드릴께요 택시까지”
“아니예요 괜찮아요”
한사코 말리는 그녀에게서 첼로가방을 빼앗아 가게 앞으로 나가 택시를 잡았다
그녀를 먼저 태우고 앞자리에 첼로가방을 가지런히 챙겨 주었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요”
“네 나중에 또 뵈요”
사라지는 택시를 보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그 날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그녀의 흔들리는 가슴과 도드라진 꼭지가 눈에 아른거렸다
예술가의 향기가 나는 그녀는 지금껏 만나온 여자들과는 다른 부류라 그런지
내 성욕을 더욱 더 자극했다
“너 실수한 거다
덕분에 난 편해졌는데 넌 알바생들한테 호출이나 전화 좀 받을걸? 흐흐흐”
“에이 사장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니가 잘하면 내가 다 챙겨 주잖아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군대 가기 전까지 꾸준히 일하기다”
“네 ㅠ.ㅠ”
내 덕분에 오후 시간이 자유로워진 사장님은 나를 꽤나 신뢰했다
마감과 가게 열쇠까지 내게 맡기고 내 스스로 관리하도록 권한을 준 셈
사장님이 장부를 덮어 놓자 옆에 말없이 있던 수희가 장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시 후 매일 몰려 다니는 알바 패밀리들이 까페에 들이 닥쳤다
이 시간에 나와 있는 날 보고 의아해 했지만 난 그냥 잠시 들렸다고 하고
그들을 뒤로 한 채 인사를 하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
“형 기다려”
그 중 날 제일 따르는 희준이가 날 따라 나선다
“형 뭐 할거야?”
“집에 가서 가방 챙겨서 도서관 가야지”
“그래? 나도 같이 가요 그럼
쟤네들이랑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젠 재미가 없네”
“넌 꼬맹이 안보냐?”
“요즘 계절학기 듣는다고 저녁에나 만날 수 있어”
“아~~ 그래? 바쁘겠네”
생각해보니 경희도 연락이 없다가 그날 하루 다녀간 뒤 또 연락이 없다
아마 꼬맹이랑 같이 계절학기를 듣는 모양이다
또는 다른 남자가 생겨 바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피식 웃어 버렸다
“형 그럼 도서관 정문에서 30분 뒤에 봐”
“그래 이따 보자”
방학이면 고향으로 내려 갔을 녀석인데
아무래도 연애사업 때문에 집에 안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냥 시간 보내긴 애매하니까 공부를 핑계로 위안 삼을 모양이다
우린 정확히 30분 뒤 도서관 입구에서 만났다
방학이라 자리는 많은 편이어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몰두하기 시작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희준이가 말을 걸었다
“형 밥 먹어야지”
“시간이 그렇게 됐나?”
우린 학교식당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형 수희 누나 어때?”
“난 그냥 잘 모르겠는데?
패밀리 애들이랑 친하게 잘 어울리는걸 봐선 성격은 좋은 것 같은데”
“나도 술 몇 번 같이 했는데 많이 마시지는 않고
그냥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잘하더라구
지영이 누나처럼 술에 쩔지도 않고
석진이 녀석이 무지 들이대는데 적당히 받아주고 말아”
“그래? 난 잘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나한테 형 얘기를 자주 물어봐
혹시 형한테 관심 있는 거 아냐?”
“글쎄? 난 모르겠는데?”
“잘 지켜봐요 형한테 관심 있는 것 같으니까”
“뭐 어쩌라고?”
“형도 여자 하나 있어야지
저녁에 일만 하고 술도 안마시고 넘 삶이 무미건조하잖아
남자라면 가끔 몸도 풀어야 하고 히히히”
“그래서 넌 몸 푸니까 좋냐?”
“나야 요즘 잘 풀죠
꼬맹이가 은근 잘해
예전에 정미랑 할 때는 정미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녀석의 말에 정미와의 정사가 떠올랐다
가끔 얼굴은 보지만 내 품 안에 보여주었던 다정하고 섹시한 모습은
이제 내게 보여 주지 않는 여자
“정미랑 할 때 좋았지?
나도 좋았어
여자 좀 만나보니까 정미가 못하는 편은 아니더라
아니 오히려 수준급 실력인 것 같아
우리 말고도 좀 있었을 거야 그렇지 형?”
“그렇겠지 수준급이었으니까”
“정미 생각 나?”
“그럼 나지
안 난다면 남자가 아니겠지? ㅎㅎㅎ”
“마자 마자 맛있는 여자니까”
맛있는 여자
그랬다
정미는 맛있는 여자였다
많지 않은 경험에서도 그녀가 맛있다는 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허리에서 둔부로 이어지는 라인은
잠들었던 자지를 폭발시킬 만큼의 매력이 넘쳤다
그 날 정미와 나눴던 뜨거운 정사를 생각하며
뻐근해진 아랫도리를 희준이 모르게 진정시키고 있었다
녀석 역시 그녀와의 정사를 생각하며 불끈 솟아버린 자지를 진정시키고 있을 것이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가
알바 시간이 다가와 희준이와 헤어졌다
“오늘도 술 파티냐?”
“아니 이제 재미없어
오늘은 꼬맹이 데리고 와서 몸이나 풀래
정미 생각했더니 확 땡겨 ㅎㅎㅎ”
“좋겠다 자식”
한 여자를 공유한 두 남자
지금은 둘 다 그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
아마도 정미에겐 다른 남자가 생겼을 것이다
셋이서 함께 즐긴 건 아니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희준이 역시 그녀와의 3some을 상상해 봤을 것이다
녀석과 나는 은밀한 상상을 공유하고 있었다
알바와 도서관을 오가며 방학이 지나가고 있다
가끔 연락이 오는 지영이
학점과 취업 문제로 공부에 몰두 중인 지나와 경희
내 주변의 여자들이 바빠지면서 내 色道行도 잠시 휴지기를 맞고 있었다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 봄으로 가는 기간
그 해 겨울은 눈이 많지 않았다
변변찮은 눈만 보고 어느새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곧 봄이 올 것 같은
늦은 시간 손님이 뜸해 턴테이블에 앉아 음악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에게 허락된 몇 분 안 되는 평온한 시간
문에 달린 작은 종소리가 평온한 내 시간을 방해한다
‘겨우 정리하고 잠시 쉬는데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구만’
살짝 얼굴이 찡그려지다가 문으로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올라오던 짜증이 확 가라 앉는다
“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시네요”
“어머? 기억하고 계시네요”
“그럼요 당연히 기억하죠
방학이라서 내려 오셨나봐요?”
“네 생각나서 들렸어요”
‘한지희’
그녀는 커다란 와인색 첼로가방을 메고 카운터 앞 빠에 앉았다
외투를 벗으니 겨울임에도 얇은 블라우스 재질의 꽃무늬 프린트 옷을 입었다
맨살이 비쳐 나오지 않는걸 보면 안에는 슬립 같은 걸 입은 모양이다
“칵테일 한 잔 드릴까요?”
“저번에 드셨던 걸로 저도 한잔 주세요”
“네 스크류 드라이버 말씀하시는 거죠?”
“어머? 다 기억하시네 아저씨 선수인가 봐요”
“하하하 그렇게 보이나요? 감사합니다”
“호호호 감사할 일은 아닌 거 같은데”
“아~~ 그런가요? ㅎㅎㅎ”
그녀와 몇 마디 농담을 나누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칵테일을 만들었다
빠로 나오자 그녀는 약간 더운지 외투를 벗고 있었다
쟁반에 받쳐 그녀 앞에 내려 놓으며 그녀의 상체를 보니 꽤나 풍만해 보인다
그녀에게 들킬까 봐 시선을 턴테이블 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칵테일 한 모금을 깊게 마시며 내게 말한다
“저녁에 혼자 일하려면 힘들겠어요?”
“그냥 즐기면서 해요 음악도 듣고 사람들도 보고”
“사람 구경이 재미있긴 해요 그렇죠?”
“네 맞아요”
“나 같은 사람은 어때요?”
“네? 아~~ 그게 뭐랄까?”
“아저씨가 보는 제 모습이 궁금해서요”
“네 매력 있는 분 이예요
전 음악 전공하는 분들에게 약간 환타지 같은 걸 가지고 있는데
첼로가방을 메고 계시는 모습도 멋지고
얼굴도 예쁘신데다 몸매까지 멋지시니 섹시하다고 해야 할까요?”
“호호호 듣기 기분 나쁘진 않은데요?
여자로서 매력 있다는 말이니까”
당시만 해도 섹시하다는 표현에 거부감을 가지는 여자들이 많았다
내 그런 거침없는 표현에도 그녀는 쿨하게 받아넘기는 걸로 봐선
그녀의 성향이 보수적이거나 경계심이 많은 것은 아닌 듯 했다
“아저씨는 퇴폐적이라고 말했었죠? 내가”
“네 그랬었죠
제 눈빛이나 분위기 때문에 그랬다고 하신 듯”
“네 근데 전 그 분위기가 맘에 들어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손님분과 얘길 하면 상당히 유쾌해집니다 제가”
“그냥 지희 라고 부르세요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희수씨라고 불러도 되죠?”
“그럼요 지희씨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럼”
그녀는 칵테일을 마시며 나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첼로를 전공한 사람으로 졸업 후의 불안한 미래와
요즘 한동안 틀어지고 있는 남자친구와의 문제까지
마치 고해성사를 토해내듯 그녀는 내게 많은 것들을 얘기해 주었다
“어머 너무 제 얘기만 했나 봐요”
“아니예요 저야 뭐 특별히 할 얘기가 별로 없는데요 지희씨에 비하면”
“그래도 듣고 싶은데 저도”
“저야 뭐 특별한 것은 없고….”
입은 뗀 김에 나에 대한 작은 부분 몇 가지를 그녀에게 털어 놓았다
그 중 명신이에 대한 부분도 포함해서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오히려 제가 더 작게 느껴지네요 희수씨에 비하면”
“아니예요 이제 지나간 일인데요 뭐”
“지금은 여자친구 있어요?”
“아뇨 여자친구는 만들지 않으려고요”
“왜요? 그 여자분 때문에?”
“그냥 구속 받는 게 싫어서요 전 자유롭고 싶거든요 ㅎㅎㅎ”
“희수씨 은근 바람둥이인가 보네 ^^”
“좀 끼가 있긴 한가 봐요 ㅎㅎㅎ”
“잠시만요 화장실 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쪽으로 이동했다
약간 비틀거리는 그녀에게서 고혹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상당히 섹시한 여자야
눈에서 강한 색끼도 나오고
내게 관심이 있는 건가? 남자친구도 있으면서
그녀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화장실 문이 열리면서 그녀가 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좀 이상한 것이 느껴졌다
하늘하늘한 블라우스 속 슬립이 비치는데
그녀의 가슴 쪽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이상하다 가슴이 큰 건 알지만 너무 흔들리는데?’
그녀가 내 앞 자리에 앉을 때까지 내 시선은 그녀의 가슴에 꽂혀 있었다
“주스처럼 괜찮아서 마셨는데 살짝 취하나 봐요”
“그래요? 술이 강한 편은 아니신가 보네요?”
“조금 마셔요 ^^”
그녀와의 대화 중에도 그녀가 눈치 못 채게 살짝 살짝 그녀의 가슴을 주시했다
그녀의 몸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흔들린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의문이 확실히 풀린 것은 그녀가 취기에 의자 뒤에 기대어 휴식을 취할 때였다
‘앗!!!’
취기가 오르는지 그녀는 의자 등판 깊이 몸을 뉘였고
그 덕분에 브라우스가 그녀의 몸에 적당히 달라 붙었다
그 순간 안 쪽에 입은 슬립의 윤곽이 시스루 브라우스를 통해 눈에 들어왔고
가슴의 중앙쯤으로 보이는 곳에 흐릿하지만 도드라지게 돌기 같은 것이 피어 올라왔다
‘저건 분명 젖꼭지의 위치인데? 그럼 설마 노브라?’
서빙과 음악교체를 핑계로 자리를 옮기며 그녀의 가슴 쪽을 지속적으로 관찰했지만
그녀의 꼭지 윤곽 외에는 달리 그 돌출부위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역시 영혼이 자유로운 여자인가?’
대화를 통해 짐작은 했지만 이건 너무 유혹적이다
방학이 끝나면 그녀는 다시 지방에 내려갈 것이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괜찮으세요? 많이 취해 보이는데”
“아니예요 그냥 현기증이 나서 좀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아 네 그럼 들어가세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왠지 모르는 아쉬움이 막 밀려왔다
“저기~~지희씨”
“네?”
“저기… 또 오실 거죠?
방학 끝나면 지방에 가신다고 해서”
“호호 그럼요
아저씨 보러 또 올께요 조만간”
“네 ^^ 그럼 들어가세요”
아쉬움에 한 마디 던진 것인데 그녀는 희망적인 반응을 보인다
‘저 정도면 따 먹을 수 있겠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맡았던 섹스의 향기는 오늘 만남 이후로 더 진해졌다
어쩜 다음 번 다시 만나게 되면 그녀를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술에 취해 조금 불안했지만 택시 타면 된다는 말로 그녀는 나를 안심시키고
커다란 첼로 가방을 들려고 한다
“제가 들어다 드릴께요 택시까지”
“아니예요 괜찮아요”
한사코 말리는 그녀에게서 첼로가방을 빼앗아 가게 앞으로 나가 택시를 잡았다
그녀를 먼저 태우고 앞자리에 첼로가방을 가지런히 챙겨 주었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요”
“네 나중에 또 뵈요”
사라지는 택시를 보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그 날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그녀의 흔들리는 가슴과 도드라진 꼭지가 눈에 아른거렸다
예술가의 향기가 나는 그녀는 지금껏 만나온 여자들과는 다른 부류라 그런지
내 성욕을 더욱 더 자극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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