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사랑 따위 개나 줘버려
아쉬운 작별을 마치고 그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그녀는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뒤를 쫓으면 그녀를 불러 세우려는 순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인데 지금 붙잡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그녀는 뚜벅뚜벅 자신의 집으로 걸어 들어갔고
난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뒤돌아 나오면서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Good Bye’
========================================================
그 길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집에서 며칠 푹 쉰 다음 부대로 복귀했다
“들어 오니 갑갑하지? 이제 또 지옥이다 ㅎㅎㅎ”
고참들은 복귀한 나를 놀려댔지만
이미 난 부대 밖이 지옥이었다
그 날 이후 부대 내의 모든 작업을 자원해서 했다
육체를 피곤하게 굴릴수록 정신은 청정하고 맑아져 갔다
마침 부대는 신 막사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가 일할 수 있는 노가다 거리는 많이 넘쳐 났다
문득문득 그녀가 머리 속에 떠오를 때면
더욱 더 가혹하게 육체를 혹사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상병 진급을 할 시기쯤
그녀를 마음 속에서 편하게 털어낼 수 있었다
군대에서 제일 바쁜 시기인 상병
그때는 뭘 하면서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훈련 뛰고 작업하고 근무서면 하루가 지나갔다
대대장의 진급 욕심 때문에 한달 반에 한번 정도
신교대 훈련병들과 함께 하는 야간 행군은 시간 보내기 좋은 놀이거리였다
밤새 40킬로를 걷다 보면 정신은 한없이 맑아졌다
물론 그 다음날 다리가 무척 고생했지만
군대에서 인연이 완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군 시절 외부에 많이 나가는 관계로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마침 백화점이 하나 새로 들어섰다
그 곳 8층에 CD기도 있고
마땅히 다른 할 일이 없어서 백화점에 자주 가곤 했는데
신규 백화점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에는 늘 도우미가 상주해 있었다
첨엔 눈도 안 마주치고 멀뚱멀뚱 표시판의 숫자만 바라보았다
몇 층 가시냐는 그녀들의 말에만 대답을 할 뿐
그 곳에 들리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그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모양이다
대충 부딪치는 아가씨가 2-3명 정도였다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보게 되자 얼굴도 익히게 되고
탑승할 때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녀와 나 혼자 뿐이었다
탑승하면서 눈인사를 나누고 서 있는데 그녀가 말을 걸어 왔다
“뭐 하시는 분이세요?”
“저요? 그냥 군바리죠”
“군인이 이렇게 자주 나와요? ㅎㅎㅎ”
“전 자주 나오는 군바리죠”
“아 그러시구나 호호호”
그렇게 첫 인사를 나누고 담에 볼 때마다 조금씩 말문을 텄다
우린 한 번 나올 때 3명씩 같이 나왔는데
다른 녀석들도 그 곳에 자주 들리는 모양이었다
“다들 같이 계시는 거예요?”
“네 제 쫄따구들이죠”
“아하~~ ㅎㅎ”
“맘에 드는 녀석이라도? ㅎㅎㅎ”
“맘에 들면 소개시켜 주시게요?”
“뭐 맘에 드신다면야 당연 해드려야죠”
“호호호 좋은데요”
아무래도 사람들을 상대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보니
립 서비스에 능하려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치 않게 기회가 생겼다
“주말엔 뭐하고 지내요?”
“그냥 부대에서 쉬고 그러죠”
“저희는 주말이 더 바빠서 ㅠ.ㅠ”
“주말엔 못 쉬어요?”
“가끔 쉬긴 해요 주로 평일에 쉬고”
“주말에 쉬면 놀러 와요 맛있는 것 사줄 테니”
“군인이 무슨 돈이 있다고 ㅎㅎㅎ”
“군인이 돈 많은 거 모르시는구나? ㅎㅎㅎ”
“정말요? 진짜 가요 그럼”
“와요 어딘지는 아시죠? ㅎㅎ”
“그 XX동에 있는 큰 부대 맞죠?”
“네 정문에 와서 민증 내고 OO대대 XXX상병을 찾으시면 됩니다”
내가 선임이라 아무래도 외출 외박이 걸려서
대신 후임 녀석의 관등성명을 알려주었다
“하하하 진짜 가요 그럼”
“그러세요 ^^
근데 그 쪽 이름은 명찰에 써진?”
“네 송미향입니다”
“이쁘네요 이름 ^^
대신 친구 한 두 명 더 데리고 오세요
쫄따구도 같이 나갈 수 있게”
“나중에 친구들 데리고 한번 갈께요
한 명당 한 분씩 나온다고 하니 ^^
대신 맛있는 것 사주셔야 해요”
“네 알겠습니다 ^^”
이 곳은 내겐 낯선 곳이다
입대하기 전에 한번도 와보지 못한 동네
그 곳에서 인연이 만들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수희 이후 여자 냄새를 내게 풍겨주는 사람은 미향이가 처음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왠지 면회를 올 것 같았다
그녀에게서 한 동안 맡지 못하던 섹스의 향기가 풍겨왔다
말은 튼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화창한 토요일 오전
축구나 족구도 빠지고 그냥 쉬려고 하고 있는데
바로 밑 후임 녀석이 헐레벌떡 뛰어 왔다
“최희수 상병님 큰일 났지 말입니다”
“뭔데? 뭐가 문젠데?”
“지금 위병소에 누가 절 면회 왔답니다”
“그게 뭔 큰일이야?”
“근데 저는 면회 올 사람이 없지 말입니다”
“가보고 와서 얘기해 호들갑 떨긴”
“가 봤지 말입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아가씨랑 다른 아가씨가 있더라고 말입니다
그러더니 최상병님을 얘기를 해서 보니 그 엘리베이터 걸이지 않습니까?”
“그래? 진짜 왔네 ㅎㅎㅎㅎㅎ”
“오라고 하셨습니까?”
“온 다길래 오라고 했지
나 찾아오면 아무래도 간부들한테 눈치 보이니까
니 핑계로 면회하라고 했지”
“진짭니까? 그럼 오늘 우리 외출 나가는 겁니까?”
“오늘 사관이 누구냐?”
“선임하사님이지 말입니다”
“그럼 외박으로 가자 ㅎㅎㅎ”
“근데 전 잘 몰라서 아가씨들은 영 ㅠ.ㅠ”
“에이 바보 그럼 뭐할려고?”
“그냥 이 근처 있는 친척집에 가도 되겠습니까?
전 여자는 별로라”
“맘대로 해라 일단 나가자”
녀석에게 면회실에 가서 아가씨에게 내 면회신고를 하라고 하고
난 상황실에 일직사관을 만나러 갔다
워낙 친한 선임하사라 편하게 썰을 풀었다
“왠 일이냐? 면회 왔다던데”
“그러게요 별 일이네요 ^^”
“너랑 XX랑 둘이냐?”
“사실 온 여자 둘이 친구인가 봐요
전 그냥 곁다리로 나가는 거구요”
“그래? 넌 면회 온 적이 없어서 왠 일인가 했지”
“젊은 여자들이 둘 왔는데 좀 놀다 오려구요
신경 좀 써주세요”
“사고 안 칠 자신 있어?”
“사고는 무슨 제가 그럴 놈으로 보이십니까?
한 번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어이~~ 일직부관 2명 외박증 끊어줘라”
생각지도 않은 여자들의 면회에 외박증까지
난 후임의 외박증까지 손에 들고 면회실로 내려갔다
“어머 오셨네요 ^^”
“약속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분은?”
“제 친구 미려예요”
“아~~네 반가워요”
“얘기 듣던 것 보다 더 괜찮으신데요?”
“그래요? 뭐라고 했길래?”
“호호호 제가 뻥 좀 쳤죠”
“하하하 그러시구나 일단 나갑시다”
난 그녀 둘과 후임을 데리고 위병소에 신고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다른 녀석들이라면 영외에 나온 것만으로도 좋아서 날뛰겠지만
나와 녀석은 매번 나오는 영외라 그리 좋지 않았다
“어디로 갈까요?”
“전 여기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진짜 갈려고?”
“어? 어디 가세요?”
“네 전 다른 쪽에 볼 일이 있어서 재미있게 보내십시오”
“그래 알겠다 들어가 봐”
“안녕히 가세요”
후임은 부대를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난 아가씨 2명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논의를 했다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제가 이 곳은 군대밖에 몰라서 ㅎㅎㅎ”
“ㅎㅎㅎ 저희가 아는 데로 가실래요?”
“그러시죠 뭐 ^^”
엘리베이터에서 제복을 입고 서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사복으로 갈아 입으니 섹시미가 넘치는 싱싱한 여인 그 자체였다
“일단 영화라도 보실래요?”
“그러죠 뭐”
우리 셋은 시내에 있는 극장 쪽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마땅히 눈에 띄는 영화가 없어 시간이 적당히 맞는 곳으로 들어갔다
표를 사고 자리에 앉을 때 그녀의 친구는 나를 가운데 두려고 했으나
미향이는 그녀를 구석으로 몰고 자신이 가운데 앉았다
순간 친구의 표정이 좀 거북해졌었지만 이내 평정을 찾았다
나는 두 여자의 신경전을 모른 채 하면서도
놓치지 않고 모두 체크하고 있었다
‘오늘 잘하면 1승 올리겠구나’
영화가 끝나고 가볍게 점심을 먹은 후 그녀들이 말했다
“우리 신나는 곳으로 이동해요”
“어디로?”
“술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콜!!!”
미향이는 나레이터급 여인답게 데리고 다니기에 좋은 몸매를 가졌다
친구는 좀 작은 편이지만 군바리가 이런 여자 둘을 달고 다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시선이 와서 꽂혔다
그녀들이 안내한 곳은 유명 대학가 뒷 편의 먹자 골목이었다
“여기 와 봤어요?”
“부대 근처라 휴가 복귀할 때 여기서들 만나요”
“외박 나온 적은 없고?”
“면회 온 사람이 없었다니까 ㅎㅎㅎ”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말을 먼저 튼 것은 그녀의 친구였다
“그럼요 미려씨”
“어머~~ 나도 아직 오빠라고 안 하는데”
“뭐 어때? 오빠는 오빠지 ㅎㅎㅎ”
그녀들이 안내한 술집은 깨끗한 일본풍의 술집이었다
“여기 자주 오나 봐요”
“여기가 제일 깔끔하고 좋아서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내게는 아까운 시간이라는 걸 아는지
그녀들은 알아서 술집으로 들어왔다
술을 시켜놓고 한 잔 한 잔 기울이다 보니
그녀들의 속내와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풀려 나왔다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아르바이트나 구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미려는 아직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었고
미향이는 다행히 우월한 외모로 새로 생긴 백화점 안내사원이 됐다
“오빠 우리 말 놓고 편히 지내요”
“그래도 괜찮을까?”
“어때요 나이로 오빤데”
“그래 그럼”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든 그녀들은 나보다 나이가 어렸다
난 학생이었던 관계로 아직 사회생활을 몰랐기에
그녀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들렸다
“일은 힘들지 않아?”
“사람 상대하는 게 힘들어요
이상한 사람들도 많고”
“이상한 사람?”
“다짜고짜 찝쩍 거리는 사람도 있고
어쩔 때는 만지는 사람도 있구요”
“그래? 신고해 버리지 그랬어?”
“아무래도 고객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럴 땐 정말 짜증나요”
“근데 둘 다 남자친구 없어?”
“전 헤어진 지 오래됐고 미려는 맘에 둔 사람 있어요 ^^”
“아하~~~ 사랑에 빠지셨구만 ㅎㅎㅎ”
“아직 사랑까지는 아니구요 ㅎㅎㅎ”
짧은 외박 시간이라 그런지 시간은 후다닥 도망가는 것 같다
어느 정도 거하게 술에 취했을 때 그녀들이 말했다
“우리 나가서 노래방 가요”
“그래 가자”
근처 노래방에 들어가니 그녀들의 과거를 짐작할만한 일이 일어났다
노래방에서 방방 뜨는 그녀들을 보니
예전에 좀 놀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피어 올랐다
‘하긴 저 외모에 남자들이 가만 안 뒀겠지’
미향이와 미려는 마이크를 놓지 않은 채 노래를 불러댔고
난 그저 한 두 곡 부른 뒤 노래방 의자에 앉아 박자만 맞춰 주고 있었다
방뇨의 기운이 느껴져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내가 들어오자 미려는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디
“미향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아까 남친이랑 몇 시까지 들어간다고 약속을 해서 ㅠ.ㅠ”
“그래? 그럼 지금 가야 해?”
“웅 미안해요 오빠 둘이 재미있게 노세요”
“이런 아쉬워서 어쩌지? 나중에 또 봐 그럼”
“네 오늘 즐거웠어요 미향아 연락해”
노래방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우리도 그 곳을 나왔다
“이제 뭐 하죠?”
“글쎄 늦게 들어가도 돼?”
“아직 뭐 시간 괜찮아요 한 잔 더 할까요?”
“그럼 나야 좋지 어차피 오늘 혼자 자야 하는데”
“ㅎㅎㅎ 내가 같이 있어 줄까요?”
“그럼 나야 좋은데 내가 늑대라서 가만 둘지 모르겠네 흐흐흐”
“에이 남자들이야 다 똑같지 뭐”
내 직감의 거미줄에 그녀의 마음 한 자락이 걸렸다
이미 여기까지 일이 진행되었으니 이번 술자리에서 그녀의 맘을 떠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가 안내한 곳은 조용하고 은밀한 술집이었다
“분위기 좋은데’
“여기 연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예요”
“군바리는 올 것이 못 되는군 ㅎㅎㅎ”
“하하하 그런가?”
구석진 자리에 앉은 우리는 간단하게 술과 안주를 시켰다
그녀는 테이블을 셋팅 하면서 한마디 건넨다
“내가 면회 가서 기분 어땠어요?”
“좋았지 나한테는 첫 면회인데”
“그렇게 좋았어요?”
“농담처럼 그랬거든
첫 면회 오는 여자랑 결혼한다고 ㅎㅎㅎ”
“호호호 진짜? 나랑 결혼해야겠네”
“나만 좋으면 결혼하는 건가?”
“하긴 ㅎㅎㅎ 난 별로다 군인”
“이런 ㅡ.ㅡ;”
술잔과 농담이 오가면서 우리 많이 친숙해졌고
러브샷이나 작은 스킨십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오빠가 맘에 들어 난”
혀가 조금 꼬인 채 그녀가 말을 했다
“왜?”
“그냥 맘에 들어
솔직한 것도 좋고 서울 사람이고 ㅎㅎㅎ”
“서울 사람이 좋은 거구만 ^^”
“아냐 뭔가 젠틀해서 좋아
엘리베이터에서도 다른 사람처럼 느끼하게 굴지 않고
그냥 오빠 생각하면 깔끔해”
“그래도 좋게 봐주니 좋네”
술 병이 하나 둘 늘어가고 둘 다 술에 취했을 때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갈구 같은 것을 느꼈다
“오늘 같이 있어도 돼?”
왠지 내가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아 돌직구를 날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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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소설게시판 글쓰기는 되지만
다른 리플이나 까페 활동 등은 전혀 못하고 있네요
소라 운영진에게 신고했으나 답변이 없습니다 ㅠ.ㅠ
리플엔 답글 다는게 제 나름의 철칙인데
이 사태가 풀어지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안될 듯 합니다
그나마 소설게시판 업로드는 되는 것이 다행이네요
일이 바빠진 관계로 글을 제대로 축척 못해놓고 있네요
생각날때 빨리 정리해서 써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셔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추천도 해주시고 리플로 힘을 주세요
힘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_ _)
아쉬운 작별을 마치고 그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그녀는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뒤를 쫓으면 그녀를 불러 세우려는 순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인데 지금 붙잡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그녀는 뚜벅뚜벅 자신의 집으로 걸어 들어갔고
난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뒤돌아 나오면서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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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집에서 며칠 푹 쉰 다음 부대로 복귀했다
“들어 오니 갑갑하지? 이제 또 지옥이다 ㅎㅎㅎ”
고참들은 복귀한 나를 놀려댔지만
이미 난 부대 밖이 지옥이었다
그 날 이후 부대 내의 모든 작업을 자원해서 했다
육체를 피곤하게 굴릴수록 정신은 청정하고 맑아져 갔다
마침 부대는 신 막사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가 일할 수 있는 노가다 거리는 많이 넘쳐 났다
문득문득 그녀가 머리 속에 떠오를 때면
더욱 더 가혹하게 육체를 혹사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상병 진급을 할 시기쯤
그녀를 마음 속에서 편하게 털어낼 수 있었다
군대에서 제일 바쁜 시기인 상병
그때는 뭘 하면서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훈련 뛰고 작업하고 근무서면 하루가 지나갔다
대대장의 진급 욕심 때문에 한달 반에 한번 정도
신교대 훈련병들과 함께 하는 야간 행군은 시간 보내기 좋은 놀이거리였다
밤새 40킬로를 걷다 보면 정신은 한없이 맑아졌다
물론 그 다음날 다리가 무척 고생했지만
군대에서 인연이 완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군 시절 외부에 많이 나가는 관계로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마침 백화점이 하나 새로 들어섰다
그 곳 8층에 CD기도 있고
마땅히 다른 할 일이 없어서 백화점에 자주 가곤 했는데
신규 백화점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에는 늘 도우미가 상주해 있었다
첨엔 눈도 안 마주치고 멀뚱멀뚱 표시판의 숫자만 바라보았다
몇 층 가시냐는 그녀들의 말에만 대답을 할 뿐
그 곳에 들리는 날들이 늘어갈수록 그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모양이다
대충 부딪치는 아가씨가 2-3명 정도였다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보게 되자 얼굴도 익히게 되고
탑승할 때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녀와 나 혼자 뿐이었다
탑승하면서 눈인사를 나누고 서 있는데 그녀가 말을 걸어 왔다
“뭐 하시는 분이세요?”
“저요? 그냥 군바리죠”
“군인이 이렇게 자주 나와요? ㅎㅎㅎ”
“전 자주 나오는 군바리죠”
“아 그러시구나 호호호”
그렇게 첫 인사를 나누고 담에 볼 때마다 조금씩 말문을 텄다
우린 한 번 나올 때 3명씩 같이 나왔는데
다른 녀석들도 그 곳에 자주 들리는 모양이었다
“다들 같이 계시는 거예요?”
“네 제 쫄따구들이죠”
“아하~~ ㅎㅎ”
“맘에 드는 녀석이라도? ㅎㅎㅎ”
“맘에 들면 소개시켜 주시게요?”
“뭐 맘에 드신다면야 당연 해드려야죠”
“호호호 좋은데요”
아무래도 사람들을 상대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보니
립 서비스에 능하려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치 않게 기회가 생겼다
“주말엔 뭐하고 지내요?”
“그냥 부대에서 쉬고 그러죠”
“저희는 주말이 더 바빠서 ㅠ.ㅠ”
“주말엔 못 쉬어요?”
“가끔 쉬긴 해요 주로 평일에 쉬고”
“주말에 쉬면 놀러 와요 맛있는 것 사줄 테니”
“군인이 무슨 돈이 있다고 ㅎㅎㅎ”
“군인이 돈 많은 거 모르시는구나? ㅎㅎㅎ”
“정말요? 진짜 가요 그럼”
“와요 어딘지는 아시죠? ㅎㅎ”
“그 XX동에 있는 큰 부대 맞죠?”
“네 정문에 와서 민증 내고 OO대대 XXX상병을 찾으시면 됩니다”
내가 선임이라 아무래도 외출 외박이 걸려서
대신 후임 녀석의 관등성명을 알려주었다
“하하하 진짜 가요 그럼”
“그러세요 ^^
근데 그 쪽 이름은 명찰에 써진?”
“네 송미향입니다”
“이쁘네요 이름 ^^
대신 친구 한 두 명 더 데리고 오세요
쫄따구도 같이 나갈 수 있게”
“나중에 친구들 데리고 한번 갈께요
한 명당 한 분씩 나온다고 하니 ^^
대신 맛있는 것 사주셔야 해요”
“네 알겠습니다 ^^”
이 곳은 내겐 낯선 곳이다
입대하기 전에 한번도 와보지 못한 동네
그 곳에서 인연이 만들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수희 이후 여자 냄새를 내게 풍겨주는 사람은 미향이가 처음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왠지 면회를 올 것 같았다
그녀에게서 한 동안 맡지 못하던 섹스의 향기가 풍겨왔다
말은 튼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화창한 토요일 오전
축구나 족구도 빠지고 그냥 쉬려고 하고 있는데
바로 밑 후임 녀석이 헐레벌떡 뛰어 왔다
“최희수 상병님 큰일 났지 말입니다”
“뭔데? 뭐가 문젠데?”
“지금 위병소에 누가 절 면회 왔답니다”
“그게 뭔 큰일이야?”
“근데 저는 면회 올 사람이 없지 말입니다”
“가보고 와서 얘기해 호들갑 떨긴”
“가 봤지 말입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아가씨랑 다른 아가씨가 있더라고 말입니다
그러더니 최상병님을 얘기를 해서 보니 그 엘리베이터 걸이지 않습니까?”
“그래? 진짜 왔네 ㅎㅎㅎㅎㅎ”
“오라고 하셨습니까?”
“온 다길래 오라고 했지
나 찾아오면 아무래도 간부들한테 눈치 보이니까
니 핑계로 면회하라고 했지”
“진짭니까? 그럼 오늘 우리 외출 나가는 겁니까?”
“오늘 사관이 누구냐?”
“선임하사님이지 말입니다”
“그럼 외박으로 가자 ㅎㅎㅎ”
“근데 전 잘 몰라서 아가씨들은 영 ㅠ.ㅠ”
“에이 바보 그럼 뭐할려고?”
“그냥 이 근처 있는 친척집에 가도 되겠습니까?
전 여자는 별로라”
“맘대로 해라 일단 나가자”
녀석에게 면회실에 가서 아가씨에게 내 면회신고를 하라고 하고
난 상황실에 일직사관을 만나러 갔다
워낙 친한 선임하사라 편하게 썰을 풀었다
“왠 일이냐? 면회 왔다던데”
“그러게요 별 일이네요 ^^”
“너랑 XX랑 둘이냐?”
“사실 온 여자 둘이 친구인가 봐요
전 그냥 곁다리로 나가는 거구요”
“그래? 넌 면회 온 적이 없어서 왠 일인가 했지”
“젊은 여자들이 둘 왔는데 좀 놀다 오려구요
신경 좀 써주세요”
“사고 안 칠 자신 있어?”
“사고는 무슨 제가 그럴 놈으로 보이십니까?
한 번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 알았다
어이~~ 일직부관 2명 외박증 끊어줘라”
생각지도 않은 여자들의 면회에 외박증까지
난 후임의 외박증까지 손에 들고 면회실로 내려갔다
“어머 오셨네요 ^^”
“약속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분은?”
“제 친구 미려예요”
“아~~네 반가워요”
“얘기 듣던 것 보다 더 괜찮으신데요?”
“그래요? 뭐라고 했길래?”
“호호호 제가 뻥 좀 쳤죠”
“하하하 그러시구나 일단 나갑시다”
난 그녀 둘과 후임을 데리고 위병소에 신고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다른 녀석들이라면 영외에 나온 것만으로도 좋아서 날뛰겠지만
나와 녀석은 매번 나오는 영외라 그리 좋지 않았다
“어디로 갈까요?”
“전 여기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진짜 갈려고?”
“어? 어디 가세요?”
“네 전 다른 쪽에 볼 일이 있어서 재미있게 보내십시오”
“그래 알겠다 들어가 봐”
“안녕히 가세요”
후임은 부대를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
난 아가씨 2명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논의를 했다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제가 이 곳은 군대밖에 몰라서 ㅎㅎㅎ”
“ㅎㅎㅎ 저희가 아는 데로 가실래요?”
“그러시죠 뭐 ^^”
엘리베이터에서 제복을 입고 서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사복으로 갈아 입으니 섹시미가 넘치는 싱싱한 여인 그 자체였다
“일단 영화라도 보실래요?”
“그러죠 뭐”
우리 셋은 시내에 있는 극장 쪽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마땅히 눈에 띄는 영화가 없어 시간이 적당히 맞는 곳으로 들어갔다
표를 사고 자리에 앉을 때 그녀의 친구는 나를 가운데 두려고 했으나
미향이는 그녀를 구석으로 몰고 자신이 가운데 앉았다
순간 친구의 표정이 좀 거북해졌었지만 이내 평정을 찾았다
나는 두 여자의 신경전을 모른 채 하면서도
놓치지 않고 모두 체크하고 있었다
‘오늘 잘하면 1승 올리겠구나’
영화가 끝나고 가볍게 점심을 먹은 후 그녀들이 말했다
“우리 신나는 곳으로 이동해요”
“어디로?”
“술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콜!!!”
미향이는 나레이터급 여인답게 데리고 다니기에 좋은 몸매를 가졌다
친구는 좀 작은 편이지만 군바리가 이런 여자 둘을 달고 다니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시선이 와서 꽂혔다
그녀들이 안내한 곳은 유명 대학가 뒷 편의 먹자 골목이었다
“여기 와 봤어요?”
“부대 근처라 휴가 복귀할 때 여기서들 만나요”
“외박 나온 적은 없고?”
“면회 온 사람이 없었다니까 ㅎㅎㅎ”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말을 먼저 튼 것은 그녀의 친구였다
“그럼요 미려씨”
“어머~~ 나도 아직 오빠라고 안 하는데”
“뭐 어때? 오빠는 오빠지 ㅎㅎㅎ”
그녀들이 안내한 술집은 깨끗한 일본풍의 술집이었다
“여기 자주 오나 봐요”
“여기가 제일 깔끔하고 좋아서요”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내게는 아까운 시간이라는 걸 아는지
그녀들은 알아서 술집으로 들어왔다
술을 시켜놓고 한 잔 한 잔 기울이다 보니
그녀들의 속내와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풀려 나왔다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아르바이트나 구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미려는 아직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었고
미향이는 다행히 우월한 외모로 새로 생긴 백화점 안내사원이 됐다
“오빠 우리 말 놓고 편히 지내요”
“그래도 괜찮을까?”
“어때요 나이로 오빤데”
“그래 그럼”
일찍 사회생활에 뛰어든 그녀들은 나보다 나이가 어렸다
난 학생이었던 관계로 아직 사회생활을 몰랐기에
그녀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들렸다
“일은 힘들지 않아?”
“사람 상대하는 게 힘들어요
이상한 사람들도 많고”
“이상한 사람?”
“다짜고짜 찝쩍 거리는 사람도 있고
어쩔 때는 만지는 사람도 있구요”
“그래? 신고해 버리지 그랬어?”
“아무래도 고객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럴 땐 정말 짜증나요”
“근데 둘 다 남자친구 없어?”
“전 헤어진 지 오래됐고 미려는 맘에 둔 사람 있어요 ^^”
“아하~~~ 사랑에 빠지셨구만 ㅎㅎㅎ”
“아직 사랑까지는 아니구요 ㅎㅎㅎ”
짧은 외박 시간이라 그런지 시간은 후다닥 도망가는 것 같다
어느 정도 거하게 술에 취했을 때 그녀들이 말했다
“우리 나가서 노래방 가요”
“그래 가자”
근처 노래방에 들어가니 그녀들의 과거를 짐작할만한 일이 일어났다
노래방에서 방방 뜨는 그녀들을 보니
예전에 좀 놀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피어 올랐다
‘하긴 저 외모에 남자들이 가만 안 뒀겠지’
미향이와 미려는 마이크를 놓지 않은 채 노래를 불러댔고
난 그저 한 두 곡 부른 뒤 노래방 의자에 앉아 박자만 맞춰 주고 있었다
방뇨의 기운이 느껴져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내가 들어오자 미려는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디
“미향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아까 남친이랑 몇 시까지 들어간다고 약속을 해서 ㅠ.ㅠ”
“그래? 그럼 지금 가야 해?”
“웅 미안해요 오빠 둘이 재미있게 노세요”
“이런 아쉬워서 어쩌지? 나중에 또 봐 그럼”
“네 오늘 즐거웠어요 미향아 연락해”
노래방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우리도 그 곳을 나왔다
“이제 뭐 하죠?”
“글쎄 늦게 들어가도 돼?”
“아직 뭐 시간 괜찮아요 한 잔 더 할까요?”
“그럼 나야 좋지 어차피 오늘 혼자 자야 하는데”
“ㅎㅎㅎ 내가 같이 있어 줄까요?”
“그럼 나야 좋은데 내가 늑대라서 가만 둘지 모르겠네 흐흐흐”
“에이 남자들이야 다 똑같지 뭐”
내 직감의 거미줄에 그녀의 마음 한 자락이 걸렸다
이미 여기까지 일이 진행되었으니 이번 술자리에서 그녀의 맘을 떠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가 안내한 곳은 조용하고 은밀한 술집이었다
“분위기 좋은데’
“여기 연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예요”
“군바리는 올 것이 못 되는군 ㅎㅎㅎ”
“하하하 그런가?”
구석진 자리에 앉은 우리는 간단하게 술과 안주를 시켰다
그녀는 테이블을 셋팅 하면서 한마디 건넨다
“내가 면회 가서 기분 어땠어요?”
“좋았지 나한테는 첫 면회인데”
“그렇게 좋았어요?”
“농담처럼 그랬거든
첫 면회 오는 여자랑 결혼한다고 ㅎㅎㅎ”
“호호호 진짜? 나랑 결혼해야겠네”
“나만 좋으면 결혼하는 건가?”
“하긴 ㅎㅎㅎ 난 별로다 군인”
“이런 ㅡ.ㅡ;”
술잔과 농담이 오가면서 우리 많이 친숙해졌고
러브샷이나 작은 스킨십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오빠가 맘에 들어 난”
혀가 조금 꼬인 채 그녀가 말을 했다
“왜?”
“그냥 맘에 들어
솔직한 것도 좋고 서울 사람이고 ㅎㅎㅎ”
“서울 사람이 좋은 거구만 ^^”
“아냐 뭔가 젠틀해서 좋아
엘리베이터에서도 다른 사람처럼 느끼하게 굴지 않고
그냥 오빠 생각하면 깔끔해”
“그래도 좋게 봐주니 좋네”
술 병이 하나 둘 늘어가고 둘 다 술에 취했을 때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갈구 같은 것을 느꼈다
“오늘 같이 있어도 돼?”
왠지 내가 먼저 말해야 할 것 같아 돌직구를 날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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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소설게시판 글쓰기는 되지만
다른 리플이나 까페 활동 등은 전혀 못하고 있네요
소라 운영진에게 신고했으나 답변이 없습니다 ㅠ.ㅠ
리플엔 답글 다는게 제 나름의 철칙인데
이 사태가 풀어지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안될 듯 합니다
그나마 소설게시판 업로드는 되는 것이 다행이네요
일이 바빠진 관계로 글을 제대로 축척 못해놓고 있네요
생각날때 빨리 정리해서 써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셔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추천도 해주시고 리플로 힘을 주세요
힘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_ _)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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