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사랑 따위 개나 줘버려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예전에 내가 알던 수희라고는 생각할 수 없게
그녀는 세상을 모두 알아버린 뻔뻔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난 널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그래? 니가 날 잊을 수 있을까?”
“예전에 잊었지 니 뒷모습을 본 그 날”
“무슨 날? 군대간 후에 날 본 적이 있어?”
“넌 못 봤지만 난 봤지 아주 똑똑히”
“무슨 소리야?”
“별로 말하고 싶지 않고 니가 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말해봐 무슨 일인지”
“내가 연락 안 한 이후로 너 역시 연락 안 했잖아
그건 우리 사이가 그렇게 끝났다는 게 아닐까?
너도 편지에서 쿨한 이별을 원했고
내가 조금 늦게 받아들였을 뿐이지 그게 끝이야 우린”
“그러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해”
“여긴 군대야 사적인 전화 길게 못해
근무 중이니 이만 끊을게”
“여보세….딸깍”
밀려오는 짜증에 대답도 듣지 않고 그냥 끊어 버렸다
지금에 와서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자체가 화가 났다
그녀는 내가 그 모습을 본 것을 알지 못한다
======================================================
그 어둠 속에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을
내게 그대로 보여준 그녀가 다시 내게 연락해 온 것에 대한
가증스러움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에이 씨발~~~~”
영문도 모르는 후임병들은 내 눈치만 살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사실 수희는 조금 스토커 기질이 있었다
한번 맘 먹은 것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그런 스타일
그날 내가 전화를 끊은 후 그녀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다
후임병들에게 말을 해 놓아서 다들 알아서 처리를 했지만
가끔 민하씨랑 헷갈려 전화가 연결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짜증은 폭발하기 시작했고
그녀가 왜 내게 이렇게 집착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왜? 나한테 왜 그러냐?”
“너 나 좋아하잖아?
근데 왜 안 된다는 거야?”
“그냥 이제 니가 싫어
너도 편지로 이별을 고했잖아
그럼 끝난 거 아냐?”
“사람이 만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대체 왜 안 된다는 거야?”
“나 만나는 사람 있어”
“거짓말”
“진짜야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야”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에 민하에 대한 부분을 말해 버렸다
그녀는 첨엔 내 여자친구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더니
내가 진지하게 얘기하자 말이 없어졌다
“진짜야?”
“그래 사랑하는 것 같아”
“니가 여자를 사랑해? 말도 안돼”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번엔 맞는 것 같아
나라는 놈과는 차원이 다른 착한 여자야”
“그런 여자가 있어? 신기하네~~~”
그녀는 비꼬듯이 내게 말했다
“너랑 더 이상 말 섞기 싫다
너 남자 많잖아?
나한테 이러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 가”
“내가 남자가 어디 있어?”
“주변에서 들리는 말도 많고
왜 나 아는 사람들 눈에 띄여서 내 귀에까지 오게 하냐?
군대에서 그런 소리 듣는 게 좋은 줄 알아?”
“누…누가 그래?”
“너랑 나랑 둘 다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직접 봤어”
“뭐?? 뭘 봐?”
이 말까지는 내 자존심 때문에 하기 싫었는데
그녀의 집요함에 맞설 무기는 그거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자대배치 받고 니 연락이 뜸해질 무렵
오직 얼굴 한번 보겠다는 생각에 빡세게 훈련받고 휴가 받았지
집에도 안 가고 바로 너한테 갔어
집에 전화했더니 너희 어머님이 아직 안 왔다고 하더라
밖에서 4-5 시간을 공중전화 박스에서 서서 기다렸지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택시 타고 어떤 남자랑 내리더라
어린 남자 목을 끌어 안고 너무 다정한 모습에
너와 내 인연이 뚝 끊어져 버린걸 알았다
그 길로 부대에 들어와 너란 여자 지우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
이제 정리했는데 또 다른 방법으로 날 괴롭히지 마라”
“…”
그녀는 내 말을 다 들은 후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건…”
“니 대답 들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애
이제 전화 안 할거라고 믿는다
이만 끊을게 뚝”
조금 잔인한 방법이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 이후 그녀의 전화는 오지 않았고
난 민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면회를 다시 오겠다고 했지만 바로 혹한기 훈련에 들어갔고
훈련 이후 상병휴가에 병장휴가까지 남아 있었다
그렇게 제대의 그날이 점점 다가왔다
상병 휴가를 나왔지만 가족 친지들과 보내며
수강신청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그녀와 만날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
우린 병장 휴가를 기다리며 전화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녀를 다시 만난 건 말년 휴가 때였다
난 3월에 제대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로 복학을 할 수 있었고
그러기에 말년 휴가를 학기초 강의를 들으며 보냈다
그녀와 시간을 많이 갖고 싶었지만 강의와 그녀의 직장생활 때문에
좀처럼 만나는 시간을 잡기 힘들었다
휴가를 나와 맞는 첫 주말에 우린 드디어 만났다
내가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으나
수업 때문에 바쁜 나보다 자신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한사코 만류해서
그녀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오기로 했다
먼 곳에서 오는 그녀를 위해 지하철역까지 마중 나갔다
그녀가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지자 난 왠지 안절부절 해져 버렸다
‘이제 그녀와의 관계를 확정할 시간이 되었어’
난 이미 그녀에게로 마음을 굳혔고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오빠~~~~”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면서 손을 흔들고 소리지르는 그녀를 보았다
후광이 비친다는 말이 이런 소리였던가?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도 안보이고
오직 그녀의 얼굴만 보였다
“고생했죠? 내가 가도 되는데”
“아니예요 오빠 보러 오는 건데 뭐”
“그래도 힘들었겠다 얼른 가요 우리”
제대하고 쓰려고 좀 일찍 집을 구했다
입대전보다 학교 근처에는 원룸이 많이 늘어서 쉽게 집을 구했다
예전에 살던 곳보다는 휠씬 깨끗하고 아담한 집으로
그녀와 마을버스를 타고 집 근처까지 와서 내렸다
그녀는 첨 집에 갈때는 뭐 사 들고 가야 한다면서
한사코 휴지와 세제를 사고야 만다
작은 맘 씀씀이까지 내 마음에 꼭 든다고 해야 하나
하늘에서 내게 복을 내려 주신 것만 같았다
그녀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어수선한 곳 때문에 내가 무안해 하고 있을 때
그녀가 웃으며 뭔가를 내민다
“이게 뭐에요?”
아까부터 그녀 손에 들린 쇼핑백이 궁금했지만
내게 줄 선물 같아서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집들이 선물 ^^”
그 안에 담긴 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엔 곱게 접힌 거북이들이 있었다
투명한 유리병 속에 담겨진 형형색색의 거북이들
“사실 그 거북이들 중 처음 몇 백 마리는
이름없는 주인을 위해 접혀진 것들이예요
나중에 만든 나머지들은 오빠 생각하며 접었어요”
내가 군대에서 고생하고 있는 동안
그 누군가가 날 생각하며 접었을 그것들을 보니
맘이 찡해지고 너무 고마웠다
“진짜 감동이다
고마워요 민하씨
오빠가 정말 이 고마움 잊지 않을게요”
“아니예요 오빠 덕분에 얼마나 행복했는데”
“내가 행복해야죠 ㅎㅎㅎ”
“저도 행복했어요 ^^”
“우리 나가요 저녁도 먹고 여기 구경도 하고”
“네 ^^”
그녀를 데리고 나와 아직 나도 익숙해지지 않은 학교 이 곳 저 곳을 구경시켜주고
군대 가기 전 자주 갔었던 단골 음식점 중에
맛있는 곳만 일부러 찾아가 저녁식사와 간식을 먹은 후 다시 방으로 왔다
아직 침대와 책상밖에 없는 집이라 그녀는 침대에 난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조금은 멍하게 앉아있는 그녀에게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오빠 어디가 좋아요?"
나름의 돌직구였다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냥 다 좋아여. 오빠니까"
너무 순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녀를 보고 있으면 난 이유 없이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에 비하면 나는 참 막 살아온 기분이 들어서
그리고 내가 또 얼마나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에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 무릎 앞에서 그녀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나 민하씨에게 사랑 받을 자격이 모자란 사람인데
내가 민하씨에게 상처 줄까 봐 두려워요”
“오빠가 상처 안주게 내가 더 잘하면 되죠”
“난 바람둥이에 여자 관계도 복잡했어요
또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고”
“알아요
오빠가 그만큼 멋진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거죠
내가 잘하면 오빠도 달라질 거예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잖아요 ^^”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다
"이런 오빠라도 사랑할 수 있어요?"
그녀에게 내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내 어두움 면을 다 알면서 날 좋아해주는 그녀에게
그때 내 가슴 속에 담긴 모든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녀가 받아줄지 안받아줄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사실 군대 있는 동안에는 그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며
애써 내 진심을 외면했었다
내 스스로 나라는 인간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더 그녀를 밀어냈다
이런 그녀라면 나도 사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난 오빠를 사랑해요"
그녀의 말 한마디가 내 가슴속에 있던 응어리를 다 풀어 버렸다
그 옛날 명신이에게 건넸던 약속까지도
너무도 따뜻한 그녀의 대답에 난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떨리는 그 손등에 키스를 했다
“손등에 하는 키스는 존경의 표시래요”
오랜 시간 동안 날 바라보며 기다려준 그녀에 대한 내 마음
배시시 웃고 있는 그녀를 잡아 끌어 의자에 앉은 내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곤 이마에 살짝 키스를 했다
"이마에 하는 키스는 감히 당신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라는 뜻이래요
경외의 키스"
동그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자
첨엔 조금 놀라서 움츠러들던 그녀가
조용히 양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난 이미 오빠꺼예요. 오빠 사람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어요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빠가
내가 만날 사람이라는 게 너무 좋았어요
오빠가 제대하면 다시 헤어진 그 언니에게 갈 줄 알았어요
난 그냥 동생으로 남고
난 그게 제일 싫어요
오빠사람이고 싶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녀가 글썽이며 말하자
첨으로 그녀의 속마음을 접한 내 가슴이 찢어질 듯 저며왔다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에
난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귀를 묻고
가만히 그녀의 심장소릴 들었다
그렇게 꽤나 긴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내가 믿었던 한 여자는 날 무참히 버렸고
내가 감히 원하지 못했던 내겐 선물 같은 그녀는
날 위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안 그래도 천사 같은 그녀인데
그 말 한마디로 그녀는 내게 천사가 되었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울지 말아요
민하씨 맘 몰라줘서 미안해요”
그녀 앞에서 난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맘 한 구석엔 그녀를 갖고 싶다는
조금은 과감한 생각이 들었다
“민하씨”
대답을 들을 틈도 없이 그녀에게 감히 키스를 했다
“으읍”
갑작스런 키스에 조금 당화해 보였지만
그래도 내 머리를 감싸고 있는 손은 끝내 풀지 않았다
서서히 그녀의 입이 벌어지면서 내 혀가 그녀에게 들어갔다
마치 내 물건이 그녀의 질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키스만으로도 이렇게 짜릿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아~~~오빠~~~이상해요”
잠시 쉬는 틈을 타서 그녀가 내게 고백한다
“나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있었어요
어느 날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골목 입구에서 그 남자와 첫 키스를 했어요”
“그랬어요?”
“별로 좋은 남자는 아니었어요
빠에서 일하던 바텐더였는데 주인 언니와 바람이 났어요
어릴 적 친구라서 꽤 오래 사귀었지만
그 친구의 선택은 그 누나였어요
주인 언니는 날 질투했고 결국 경제력을 빌미로
그 친구를 빼앗아 갔어요”
순간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았다
난 그녀의 얼굴을 잡고 다시 입술을 훔쳤다
이번에도 그녀는 저항 없이 날 받아들였다
그녀의 아픈 기억을 내 입술로 지웠다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우려는 듯
강렬하게 그녀의 입술에 남은 그 남자를 지워나갔다
동시에 내 과거도 지우고 싶었던 것 같아
그녀의 하체를 끌어 당겨 내 품에 강하게 안았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안겨 있는 그녀를 들고 한동안 방안을 걸었다
내 목을 감고 있는 그녀의 느낌이 좋아서
이제 뭔가 결정을 해야 할 순간이 왔다고 느꼈다
침대 위에 가만히 그녀를 내려 놓고는 내가 말했다
"이제 민하씨 오빠 여자로 만들거예여 무슨 뜻인지 알죠?"
“네?”
“민하씨 가질거라구요”
“정말요?”
“원하지 않으면 말해요
민하씨가 날 원했으니까 민하씨 가질거예요
갖고 싶어요”
“오빠…”
처음엔 좀 놀라던 그녀가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인다
난 속옷만을 남기고 옷을 벗어 버렸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의 곁에 누웠다
“이상해요?”
“조금”
“괜찮아 질거예요
이제 민하씨는 오빠 여자니까”
그녀의 목 뒤로 내 팔을 넣어 그녀를 끌어 안았다
내 맨살에 그녀의 손이 닿자 식어있던 피가 다시 끓어 올랐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며 그녀의 옷 위로 몸을 더듬었다
첨엔 부끄러운 듯 몸을 틀며 내 손길을 피하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 내 움직임을 그대로 받아 들였다
그녀가 키스에 몰입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상의 밑으로 손을 넣었다
그녀의 배와 허리에 내 손이 닿았지만
그다지 놀라지 않고 내 몸을 끌어 안고만 있었다
손길이 점점 그녀의 가슴 쪽으로 향하던 순간
내 손 끝에 그녀의 브레지어가 닿았다
난 재빨리 등 뒤로 손을 돌려 그녀의 후크를 풀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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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때문에 출근을 했는데
예상치 못한 힛트수와 댓글에 큰 감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토리에 집중하시고
새로 오신 분들은 많은 양의 글을 정주행해 주시고
감정이입이 되어 남기신 댓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정말 열심히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빨리 다음 편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주말에 한 편 더 올려 놓고 갑니다
읽어주시는 독자들을 위해 열심히 쓰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_ _)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예전에 내가 알던 수희라고는 생각할 수 없게
그녀는 세상을 모두 알아버린 뻔뻔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난 널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그래? 니가 날 잊을 수 있을까?”
“예전에 잊었지 니 뒷모습을 본 그 날”
“무슨 날? 군대간 후에 날 본 적이 있어?”
“넌 못 봤지만 난 봤지 아주 똑똑히”
“무슨 소리야?”
“별로 말하고 싶지 않고 니가 알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말해봐 무슨 일인지”
“내가 연락 안 한 이후로 너 역시 연락 안 했잖아
그건 우리 사이가 그렇게 끝났다는 게 아닐까?
너도 편지에서 쿨한 이별을 원했고
내가 조금 늦게 받아들였을 뿐이지 그게 끝이야 우린”
“그러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해”
“여긴 군대야 사적인 전화 길게 못해
근무 중이니 이만 끊을게”
“여보세….딸깍”
밀려오는 짜증에 대답도 듣지 않고 그냥 끊어 버렸다
지금에 와서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자체가 화가 났다
그녀는 내가 그 모습을 본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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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둠 속에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을
내게 그대로 보여준 그녀가 다시 내게 연락해 온 것에 대한
가증스러움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에이 씨발~~~~”
영문도 모르는 후임병들은 내 눈치만 살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사실 수희는 조금 스토커 기질이 있었다
한번 맘 먹은 것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그런 스타일
그날 내가 전화를 끊은 후 그녀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다
후임병들에게 말을 해 놓아서 다들 알아서 처리를 했지만
가끔 민하씨랑 헷갈려 전화가 연결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짜증은 폭발하기 시작했고
그녀가 왜 내게 이렇게 집착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왜? 나한테 왜 그러냐?”
“너 나 좋아하잖아?
근데 왜 안 된다는 거야?”
“그냥 이제 니가 싫어
너도 편지로 이별을 고했잖아
그럼 끝난 거 아냐?”
“사람이 만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대체 왜 안 된다는 거야?”
“나 만나는 사람 있어”
“거짓말”
“진짜야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야”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에 민하에 대한 부분을 말해 버렸다
그녀는 첨엔 내 여자친구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더니
내가 진지하게 얘기하자 말이 없어졌다
“진짜야?”
“그래 사랑하는 것 같아”
“니가 여자를 사랑해? 말도 안돼”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번엔 맞는 것 같아
나라는 놈과는 차원이 다른 착한 여자야”
“그런 여자가 있어? 신기하네~~~”
그녀는 비꼬듯이 내게 말했다
“너랑 더 이상 말 섞기 싫다
너 남자 많잖아?
나한테 이러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 가”
“내가 남자가 어디 있어?”
“주변에서 들리는 말도 많고
왜 나 아는 사람들 눈에 띄여서 내 귀에까지 오게 하냐?
군대에서 그런 소리 듣는 게 좋은 줄 알아?”
“누…누가 그래?”
“너랑 나랑 둘 다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직접 봤어”
“뭐?? 뭘 봐?”
이 말까지는 내 자존심 때문에 하기 싫었는데
그녀의 집요함에 맞설 무기는 그거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자대배치 받고 니 연락이 뜸해질 무렵
오직 얼굴 한번 보겠다는 생각에 빡세게 훈련받고 휴가 받았지
집에도 안 가고 바로 너한테 갔어
집에 전화했더니 너희 어머님이 아직 안 왔다고 하더라
밖에서 4-5 시간을 공중전화 박스에서 서서 기다렸지
12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택시 타고 어떤 남자랑 내리더라
어린 남자 목을 끌어 안고 너무 다정한 모습에
너와 내 인연이 뚝 끊어져 버린걸 알았다
그 길로 부대에 들어와 너란 여자 지우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
이제 정리했는데 또 다른 방법으로 날 괴롭히지 마라”
“…”
그녀는 내 말을 다 들은 후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건…”
“니 대답 들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애
이제 전화 안 할거라고 믿는다
이만 끊을게 뚝”
조금 잔인한 방법이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그녀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그 이후 그녀의 전화는 오지 않았고
난 민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면회를 다시 오겠다고 했지만 바로 혹한기 훈련에 들어갔고
훈련 이후 상병휴가에 병장휴가까지 남아 있었다
그렇게 제대의 그날이 점점 다가왔다
상병 휴가를 나왔지만 가족 친지들과 보내며
수강신청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그녀와 만날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
우린 병장 휴가를 기다리며 전화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녀를 다시 만난 건 말년 휴가 때였다
난 3월에 제대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로 복학을 할 수 있었고
그러기에 말년 휴가를 학기초 강의를 들으며 보냈다
그녀와 시간을 많이 갖고 싶었지만 강의와 그녀의 직장생활 때문에
좀처럼 만나는 시간을 잡기 힘들었다
휴가를 나와 맞는 첫 주말에 우린 드디어 만났다
내가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으나
수업 때문에 바쁜 나보다 자신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한사코 만류해서
그녀가 내가 있는 곳으로 오기로 했다
먼 곳에서 오는 그녀를 위해 지하철역까지 마중 나갔다
그녀가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지자 난 왠지 안절부절 해져 버렸다
‘이제 그녀와의 관계를 확정할 시간이 되었어’
난 이미 그녀에게로 마음을 굳혔고
그녀에게 내 마음을 고백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오빠~~~~”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면서 손을 흔들고 소리지르는 그녀를 보았다
후광이 비친다는 말이 이런 소리였던가?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하나도 안보이고
오직 그녀의 얼굴만 보였다
“고생했죠? 내가 가도 되는데”
“아니예요 오빠 보러 오는 건데 뭐”
“그래도 힘들었겠다 얼른 가요 우리”
제대하고 쓰려고 좀 일찍 집을 구했다
입대전보다 학교 근처에는 원룸이 많이 늘어서 쉽게 집을 구했다
예전에 살던 곳보다는 휠씬 깨끗하고 아담한 집으로
그녀와 마을버스를 타고 집 근처까지 와서 내렸다
그녀는 첨 집에 갈때는 뭐 사 들고 가야 한다면서
한사코 휴지와 세제를 사고야 만다
작은 맘 씀씀이까지 내 마음에 꼭 든다고 해야 하나
하늘에서 내게 복을 내려 주신 것만 같았다
그녀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어수선한 곳 때문에 내가 무안해 하고 있을 때
그녀가 웃으며 뭔가를 내민다
“이게 뭐에요?”
아까부터 그녀 손에 들린 쇼핑백이 궁금했지만
내게 줄 선물 같아서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집들이 선물 ^^”
그 안에 담긴 상자를 열어보니 거기엔 곱게 접힌 거북이들이 있었다
투명한 유리병 속에 담겨진 형형색색의 거북이들
“사실 그 거북이들 중 처음 몇 백 마리는
이름없는 주인을 위해 접혀진 것들이예요
나중에 만든 나머지들은 오빠 생각하며 접었어요”
내가 군대에서 고생하고 있는 동안
그 누군가가 날 생각하며 접었을 그것들을 보니
맘이 찡해지고 너무 고마웠다
“진짜 감동이다
고마워요 민하씨
오빠가 정말 이 고마움 잊지 않을게요”
“아니예요 오빠 덕분에 얼마나 행복했는데”
“내가 행복해야죠 ㅎㅎㅎ”
“저도 행복했어요 ^^”
“우리 나가요 저녁도 먹고 여기 구경도 하고”
“네 ^^”
그녀를 데리고 나와 아직 나도 익숙해지지 않은 학교 이 곳 저 곳을 구경시켜주고
군대 가기 전 자주 갔었던 단골 음식점 중에
맛있는 곳만 일부러 찾아가 저녁식사와 간식을 먹은 후 다시 방으로 왔다
아직 침대와 책상밖에 없는 집이라 그녀는 침대에 난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조금은 멍하게 앉아있는 그녀에게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오빠 어디가 좋아요?"
나름의 돌직구였다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냥 다 좋아여. 오빠니까"
너무 순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그녀를 보고 있으면 난 이유 없이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에 비하면 나는 참 막 살아온 기분이 들어서
그리고 내가 또 얼마나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에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 무릎 앞에서 그녀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나 민하씨에게 사랑 받을 자격이 모자란 사람인데
내가 민하씨에게 상처 줄까 봐 두려워요”
“오빠가 상처 안주게 내가 더 잘하면 되죠”
“난 바람둥이에 여자 관계도 복잡했어요
또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고”
“알아요
오빠가 그만큼 멋진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거죠
내가 잘하면 오빠도 달라질 거예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잖아요 ^^”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다
"이런 오빠라도 사랑할 수 있어요?"
그녀에게 내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내 어두움 면을 다 알면서 날 좋아해주는 그녀에게
그때 내 가슴 속에 담긴 모든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녀가 받아줄지 안받아줄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사실 군대 있는 동안에는 그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며
애써 내 진심을 외면했었다
내 스스로 나라는 인간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더 그녀를 밀어냈다
이런 그녀라면 나도 사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난 오빠를 사랑해요"
그녀의 말 한마디가 내 가슴속에 있던 응어리를 다 풀어 버렸다
그 옛날 명신이에게 건넸던 약속까지도
너무도 따뜻한 그녀의 대답에 난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떨리는 그 손등에 키스를 했다
“손등에 하는 키스는 존경의 표시래요”
오랜 시간 동안 날 바라보며 기다려준 그녀에 대한 내 마음
배시시 웃고 있는 그녀를 잡아 끌어 의자에 앉은 내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곤 이마에 살짝 키스를 했다
"이마에 하는 키스는 감히 당신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라는 뜻이래요
경외의 키스"
동그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녀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자
첨엔 조금 놀라서 움츠러들던 그녀가
조용히 양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난 이미 오빠꺼예요. 오빠 사람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어요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빠가
내가 만날 사람이라는 게 너무 좋았어요
오빠가 제대하면 다시 헤어진 그 언니에게 갈 줄 알았어요
난 그냥 동생으로 남고
난 그게 제일 싫어요
오빠사람이고 싶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녀가 글썽이며 말하자
첨으로 그녀의 속마음을 접한 내 가슴이 찢어질 듯 저며왔다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에
난 그녀의 가슴에 파묻혀 귀를 묻고
가만히 그녀의 심장소릴 들었다
그렇게 꽤나 긴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내가 믿었던 한 여자는 날 무참히 버렸고
내가 감히 원하지 못했던 내겐 선물 같은 그녀는
날 위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안 그래도 천사 같은 그녀인데
그 말 한마디로 그녀는 내게 천사가 되었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울지 말아요
민하씨 맘 몰라줘서 미안해요”
그녀 앞에서 난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맘 한 구석엔 그녀를 갖고 싶다는
조금은 과감한 생각이 들었다
“민하씨”
대답을 들을 틈도 없이 그녀에게 감히 키스를 했다
“으읍”
갑작스런 키스에 조금 당화해 보였지만
그래도 내 머리를 감싸고 있는 손은 끝내 풀지 않았다
서서히 그녀의 입이 벌어지면서 내 혀가 그녀에게 들어갔다
마치 내 물건이 그녀의 질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키스만으로도 이렇게 짜릿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아~~~오빠~~~이상해요”
잠시 쉬는 틈을 타서 그녀가 내게 고백한다
“나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있었어요
어느 날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골목 입구에서 그 남자와 첫 키스를 했어요”
“그랬어요?”
“별로 좋은 남자는 아니었어요
빠에서 일하던 바텐더였는데 주인 언니와 바람이 났어요
어릴 적 친구라서 꽤 오래 사귀었지만
그 친구의 선택은 그 누나였어요
주인 언니는 날 질투했고 결국 경제력을 빌미로
그 친구를 빼앗아 갔어요”
순간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았다
난 그녀의 얼굴을 잡고 다시 입술을 훔쳤다
이번에도 그녀는 저항 없이 날 받아들였다
그녀의 아픈 기억을 내 입술로 지웠다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우려는 듯
강렬하게 그녀의 입술에 남은 그 남자를 지워나갔다
동시에 내 과거도 지우고 싶었던 것 같아
그녀의 하체를 끌어 당겨 내 품에 강하게 안았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안겨 있는 그녀를 들고 한동안 방안을 걸었다
내 목을 감고 있는 그녀의 느낌이 좋아서
이제 뭔가 결정을 해야 할 순간이 왔다고 느꼈다
침대 위에 가만히 그녀를 내려 놓고는 내가 말했다
"이제 민하씨 오빠 여자로 만들거예여 무슨 뜻인지 알죠?"
“네?”
“민하씨 가질거라구요”
“정말요?”
“원하지 않으면 말해요
민하씨가 날 원했으니까 민하씨 가질거예요
갖고 싶어요”
“오빠…”
처음엔 좀 놀라던 그녀가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인다
난 속옷만을 남기고 옷을 벗어 버렸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의 곁에 누웠다
“이상해요?”
“조금”
“괜찮아 질거예요
이제 민하씨는 오빠 여자니까”
그녀의 목 뒤로 내 팔을 넣어 그녀를 끌어 안았다
내 맨살에 그녀의 손이 닿자 식어있던 피가 다시 끓어 올랐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며 그녀의 옷 위로 몸을 더듬었다
첨엔 부끄러운 듯 몸을 틀며 내 손길을 피하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 내 움직임을 그대로 받아 들였다
그녀가 키스에 몰입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상의 밑으로 손을 넣었다
그녀의 배와 허리에 내 손이 닿았지만
그다지 놀라지 않고 내 몸을 끌어 안고만 있었다
손길이 점점 그녀의 가슴 쪽으로 향하던 순간
내 손 끝에 그녀의 브레지어가 닿았다
난 재빨리 등 뒤로 손을 돌려 그녀의 후크를 풀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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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때문에 출근을 했는데
예상치 못한 힛트수와 댓글에 큰 감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토리에 집중하시고
새로 오신 분들은 많은 양의 글을 정주행해 주시고
감정이입이 되어 남기신 댓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정말 열심히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빨리 다음 편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주말에 한 편 더 올려 놓고 갑니다
읽어주시는 독자들을 위해 열심히 쓰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_ _)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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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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