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 선배님회고담 ~48 (제대후 고향 인사 ~ 순심누나 이혼)
다음날 아침 일찍 ~
대문에다 큰 자물쇠를 채우고 서둘러 신당동 집을 나섰다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대전역에서 시외버스 바꿔타고 ...
귀여운 명순이를 셋이서 번갈아 무릅 위에 안아주면서 재롱 떨면 웃고 박수치고
도란도란 우스개 이야기 나누며 고향집에 도착하였다
아 ~ 어머니 ~!
나의 어머니~!
73세 흰머리카락이 성성한 나의 어머니 ~!
군복무 휴가중 딱 두 번 찾아뵈었던 너무도 연로하신 어머니 ~!
순심누나/ 나/ 순이/ 세사람이 차례로 나란히 서서 큰절을 올렸더니
"에구구 ~ 우리 장한 막내아들 ~ 어디 손 좀 만져보자 ~"
건강하게 군대생활 마치고 돌아와 ~
모든게 장하다고 ~
모든게 좋아라고 ~
차마 말씀으로 다 표현하지도 못하고,
북받치는 보람에 뜨거운 눈물을 줄줄 흘리시면서,
집안팍의 모든 문들을 활짝 열고 "막내아들이 제대해 돌아왔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집에서 기르던 토종닭 몇마리를 잡고 ~
엊그제 동삼이가 저수지에 그물 쳐서 잡아왔다는
산 가물치 회를 뜨고,
붕어 매운탕을 끓이고 ~
순심누나/ 순이/ 평소 부억일 도와주는 아주머니의 솜씨로 멋진 저녁상이 차려졌고
우리 가족들과
집안일, 농사일, 도와주는 이웃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큰방과 대청마루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오손도손 정담나누며 저녁을 먹었다
(자자일촌끼리 모여사는 농촌마을에선 조그마한 경사가 있어도
이웃들과 모여앉아 음식과 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 유지되어 왔고
근동에서 소문난 제법 경제력이 있었던 우리집안은
작고하신 할머니,
그 윗대로 부터 이웃들과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은혜에 대한 보답,
그리고 이웃사랑 베품을 가풍으로서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식사 도중 눈여겨 살펴보니 ~
순심누나는 동삼이는 서로 멀리 떨어져 앉아,
서로 눈길 마주치는걸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았고
어린 명순이마져도 외할머니와 외삼춘인 나에게만 매달리지
아빠되는 동삼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아 ~
가끔씩 멀거니 천정을 쳐다보는 동삼이의 처지가 딱해 보이기도 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
뒷 설거지도 모두 마치고 ~
차가운 우물속에
밭에서 따온 참외와 수박을 줄 매달아 빠트려 두었다가 칼로 쪼개 먹으면서
(예전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에는 무더운 여름철 농촌의 자연냉장고는 우물속이나 흐르는 냇물이었다)
나의 군대시절 이야기,
순이의 학교 이야기,
순심누나의 요리학원 이야기 ....
큰방과 대청마루 모서리에 내걸린 둥근 호야불 (유리등불의 일종) 심지가
검은 끄으름을 내면서 방안을 밝히는 가운데
어머니 위문잔치 겸 김운명이 제대기념 가족들의 이야기꽃,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일부러 어머니께 내보이기 위해
순심누나가 의도적으로 명순이에게 동요부르기 ~ 춤추기를 시켰고
나 역시 공동작전(?)으로 순이에게 가곡과 ~ 민요를 한가락 부르게하였다
늙으신 어머니,
동네 아줌마들이
"호호호 깔깔깔" 웃으시며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옳거니 ~
잘한다 ~
박장대소 박수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 또 칭찬 하셨다
어머니의 칭찬 말씀 ~
"어린 명순이가 서울에서 자란 탓인지 예의가 바르고 행동이 야무지구나 ~
옛 어른들의 말씀대로
말은 제주에서 키워야하고
사람은 서울에서 가르쳐야해 ~
그리고 우리 막내며느리는 어쩌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를까? ~
타고난 고운 목소리가 정말 나라의 내노라 하는 명창들도 감탄할 지경이구나 ~"
"어머니 ~
명순이가 내년이면 국민학교 입학하는데 서울에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으음 ~ 그거야 동삼이랑 순심이 너희 부부가 잘 의논해서 하려무나 ~"
"어머니 ~
저하고 순이는 내년에 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데 ....
이제부터 어머니께서 서울에 올라가 저희랑 함께 사시면 좋겠어요 ~"
"우선 운명이는 대학에 가는 것이 좋겠다 ~
집안의 형 누나들이 오래전 부터 모두가 원했던 일이었으니까 .....
그리고 순이가 운명이 뒷바라지 하면서 함께 대학에 다니는 것도 좋겠고 ~
내가 너희들 따라 서울 올라간다는 것은 ~
너의 형네랑 차차 의논해보기로 하자 ~ 큰애들이 대전으로 모시고 싶다고 하던데~"
"어머니 ~
제가 명순이 장래를 생각해서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아직도 반년이나 남았어요 ~
그동안은 어머니를 모시지 못해 죄송해서 어쩌지요~?"
"아 ~~ 내 걱정은 말아라 ~
농삿일과 바깥일은 동삼이가 다 알아서 잘하고 있고
밥해주고, 안살림 하는 것은 이웃집 여자들이 척척해주니 ~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다
대전이나 서울로 올라가면 ~
이웃 내 말벗이 한사람도 없을텐데 ... 오히려 나는 이곳이 편하고 좋구나 ~ "
이런저런 담소 나누다보니 어느덧 8월의 밤은 깊어 ...
이웃의 아저씨 아줌마들도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방안을 휘젖고 뛰어 다니며 재롱 떨던 명순이가 할머니 품안에서 스르릉 잠이 들었다
"저기 ~ 멀리 오느라 피곤들 할텐데 ~
순이는 명순이 대리고 작은 방에서 자거라 ~
순심이는 동삼이랑 사랑채에서 자면 될거구 ~
오늘밤은 모처럼 나하고 막내아들 단둘이서 정겹게 자고 싶구나.....후후후"
"저어 ~ 순이 불편할텐데 명순이는 저희가 대리고 잘게요 ~!"
"못써 ~ 모처럼 몇달만에 동삼이랑 만났는데 부부가 편히 지내야지 ~"
범접할 수 없는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각자 방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순심누나가 입을 뽀루퉁 한채로
명순이를 품에 안아 작은방으로 옮겨 뉘면서
나와 순이이게 들으란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 하소연을 하였다
"저 ~ 귀신에게 정나미 떨어졌는데 .... 휴우 ~ 이 밤을 어찌 지내지 ~"
"언니가 ~ 참으세요 ~ 그래도 아직은 부부지간인데....."
"나 ~ 정말 저 인간 품에 안기기 싫어 ~"
"누나 ~ 이번만 눈 질끈 감고 참아요 ~ 앞으로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 ~"
"여기 작은방에서 ~ 순이랑 명순이랑 셋이서 잠 잘까?"
"안돼요 ~ 어머니가 사랑채 건너가 자라고 말씀하셨으니 ~ 누나가 따르셔야 해요 ~ "
"어휴 ~ 내 가슴이 답답해 ~ 어이구 ~"
한숨 쉬는 순심누나를 조금 달래주려는 마음에
내 품안에 꼭 끌어안아 등을 토닥토닥 해주며 달콤한 키스를 해주었다
"운명아 ~ 나 진짜 동삼이가 싫어 ~! 오늘밤 하자고 덤비면 어쩌지 ~?"
"누나, 이제는 임신 걱정 없으니까 ~ 눈 딱 감고 한 번만 해줘요 ~ 마지막 서비스로 ~"
순이도 다가와 순심누나의 어깨를 살며시 안아주면서
"언니 ~
오늘, 내일, 지나면 대전형님 댁으로 우리 시골집으로 함께 나서요 ~
이틀밤만 어거지로라도 못이긴채 맘대로 하라고 하세요....제발 언니 ~"
"알았어 ~ 낯 모르는 남자에게 강간 당한셈 치지 머...크크크"
"그래요 바로 그거여 ~ 누나 "
"언니가 맘 먹었으니 ~ 두 분이 잘 될거네요 ... 헤헤헤"
"너 혼나 ~! 순이 네가 막상 당해봐라 얼마나 끔직한지 ~! 호호호"
작은방 요위에다 명순이를 재워두고 셋이서 한참 이야기 나누는데
"에헴 ~ 에험 ~"
마당 건너 사랑채에서 동삼이가 누나를 재촉하는 마른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 어서 건너가봐요 ~"
"에구 ~ 저 귀신 ~!!!"
순심누나가 우는 듯한 표정으로 작은방을 나서 사랑채쪽으로 사라지고
작은방에는 나와 순이만 남아서 요위에 곤히 잠들어 있는 명순이를 내려다보며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서 무언의 사랑을 눈빛으로 주고 받았다
"오빠랑 ~ 여기서 함께 자면 안되겠지요 ?"
"조금만 참아 ~ 서울가면 자유롭게 살테니...."
"오빠 ~ 어머님께 가기전에 키스해주고 가세요..."
"으응 ~ 이리와 ... 쪼옥 쪽 쪽 쪽 ~"
깊숙한 키스에 금방 달아올라 달콤한 타액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발그레해진 얼굴로 빙그레 웃으며 한없이 매달리는 순이의 손길을 뿌리치고
큰방으로 건너와 어머니 옆으로 다가 앉았다
"막내야 ~ 순이가 너를 잘 따르고 많이 좋아하지 ~? 후후후"
"네에 ~ 3년전부터 저하나 믿고서 우리집에 민며느리 들어왔잖어요 ~ 하하하"
"자고로 여자란 남편을 하늘처럼 여기고 순종해야 하는법 ~
내가 순이를 처음 보았을 때,
심성이 착하고 덕이 있어보이더라, 그래서 선뜻 민며느리 들였지~"
"집안은 넉넉지 않지만 ~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이 모두가 성실한 편이예요"
"그럴거여 ~ 부모를 본 받으며 자라나는게 자식인지라 ~ 인지상정이겠지 ~"
"앞으로 착한 순이랑 알뜰살뜰 잘 살게요...하하하"
"그려 ~ 우리 막내아들 ~ 부디 부부간 화목하고,
순이가 밭이 튼실하게 보이더라만 ~
우리집안에 아들 손자가 귀하니 부디 다남하였으면 좋겠다 .... 호호호"
"그거야 맘대로 되나요? ~
오래전에 대전의 형님도 아들이 하나뿐이라면서 그런 말씀하셨는데
다행이 순이가 나이가 어리고 몸도 튼튼하니 ~
어머님 말씀데로 그저 생기는데로 많이 낳을게요 ... 하하하"
"호호호 ...
순이가 들으면 서운하겠다 ~ 김씨 집안에 아들 낳아주는 씨받이도 아니고....호호호호"
"어머니 ~ 요 몇년 사이에 부쩍 힘이 부치신 듯하네요 "
"아니여 ~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 하루종일 이웃들과 잡답하고 생활이 재밌어 "
"이제는 저하고 순이가 어머니를 서울로 모셔서 봉양할게요...."
"아이고 ~
빈말이라도 고맙구나 ~ 그 일은 다음에 큰 애들이랑 함께 천천히 의논하자구나"
"그나저나 ~ 대학에 가려면 학원인가? 뭔가를 다니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할텐데 ...."
"네에 ~ 이번 9월부터 차분히 대학입시공부 시작할거예요 ~"
"대학교 다니는 돈 걱정은 말어라 ...
우리집 재산이 아직은 여유로운 편이니 ... 내가 알아서 지원해주마
그리고 내 나이가 점점 많아지니
차후 적당한 기회에 모든 재산을 형과 의논해서 사이좋게 적당히 나누고,
누나들에게도 인사치레로 조금씩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구나 ~"
(중간에 이야기를 빠트렸지만 ~
시집간 큰누나가 한 분 계시고 ~
막내누나는 서울의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었다 ~
의사 애인과 약혼한 상태로 함께 출발)
"네에 ~ 모든 것은 어머니 뜻대로 하세요 ~ 대학만 마치면 제 앞길은 제가 개척할게요...."
"아이구 ~ 장한 아들 ~ 피끓는 젊은이라 ~ 세상이 자신만만한가 보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는데 ~
너의 큰형도 처음 한의원 개업할 때, 아버지가 알게 모르게 많이 도와주신거여 ~
그래서 지금은 대전에서 떵떵 거리고 자리 잡은거지....."
"아 ~ 그랬었나요 ~ 저는 워낙 어린시절이라 그런 내용은 전혀 몰랐어요"
"너에게도 ~
한 밑천 대줄테니 너의 형처럼 쉽게 기반을 닦았으면 좋겠구나...."
"제 앞일은 제가 알아서 계획할게요 ~ 정히 힘 겨우면 형님과 의논할거구요..."
"눈치를 살펴보니 ~
순심이가 동삼이를 자꾸 멀리하는 것 같던데 ~
너는 그 내막을 알고 있느냐?...
부부간에 떨어져 서울에서만 지내려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는 일인데요 ~
단지 평소에 동삼이가 워낙에 무식하고 ~
순심누나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않으니 ~ 어느 여자인들 좋아하겠어요 ?"
"모르는 소리 ~
그런 동삼이를 동네 여인네들이 얼마나 칭찬한다고 ~
평소에 부지런하지 ... 집안팍 대소사 척척 잘 처리하지 ... 참한 일군이라고 ~ "
"그거야 ~
동삼이가 농촌에선 일꾼으로 대우 받겠지만 ~ 요즘 신식 젊은 부부들은
예전과는 사는 방식들이 좀 다르거든요 ~"
흰머리에 잔주름이 가득한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어깨와 팔다리 안마를 해드렸다
"아이쿠 시원하다 ~ 역시 젊은이의 손길이 좋긴 좋구나 ~ 후후후"
"어머니 막내아들의 정이 깃든 손길이라 그런거예요...하하하"
안마를 마치고 어머니의 손을 꼭 부여잡은 체로 얼핏 잠이 들었는데
마당 건너 사랑채에서 앙칼진 순심누나의 비명소리와
"우당탕탕" ~
살림 부셔지는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깜짝놀라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살며시 열고 마루에 나가보니
작은방에서 잠자던 순이도 싸움 소리에 놀란 듯 눈이 왕방울만큼 커져
툇마루에 나와 있다가 쪼르르 ~ 내게로 다가와 품에 안기면서
"오빠 ~ 순심언니 부부가 기어이 싸우나봐요? ~ 무서워요 ~!"
"괜찮아 ~ 오랜만에 만나니 사랑 싸움 하는거겠지...."
"혹씨 언니가 다치지 않을까요? 걱정돼요 ~"
"걱정말어 ~ 순심누나가 체구는 작아도 동삼이를 평소에 휘어잡고 살았으니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잠시 조용하는 듯 하더니만
이어서 ~~~ 또 다시 우당탕 ~
무언가를 집어던지고 고성으로 부부 언쟁이 벌어지는 듯,
"이 더러운 짐승같은 인간아 ~ 앞으로 너하고는 죽어도 못살아 ~!"
"뭐가 어쨌다구 그래 ~~~!"
"에고 ~ 에고 ~ 내 신세야 ~ 원통하고 원통하다 ~!"
"............"
"그래 ~ 서로가 그리도 좋다면 맘 편하게 아예 그년을 대리고 살아 ~!"
"............"
소리 소리 지르며 악담에 욕을 하면서 울부짓는 순심누나 ...
묵묵부답 말이 없는 동삼이 ....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뭔가를 종알종알 채근하는 누나의 사나운 말소리와
가끔씩 중언부언 동삼이의 풀죽은 말소리가 창틈으로 새어 나오면서 어느덧 잠잠해졌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사랑방에 찾아들어가 ~
부부싸움에 끼어들어 뜯어 말릴 수도 없는 형편이고 ~
마루끝에 서서 걱정을 하는 나와 순이의 마음을
밤하늘의 별들이 알아 주는 듯 수천만개의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한시간 쯤이나 지났을까?
싸움 소리가 잦아들자 어머니의 조용한 말씀이 계셨다
"운명아 ~ 이제 그만 들어와 자거라 ~ 순이도 ~ 걱정말고 건너가 자도록하고 ~"
"네에 ~ 들어갈게요 ~ "
"네에 ~ 편히 주무세요 ~ 어머님 ~"
한여름 밤의 순심누나의 부부싸움은 그렇게 막이 내렸습니다
다음날 이른아침 6시에
옆자리 어머니의 잔기침 소리를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는데 .....
부엌에서 도란도란 여자들의 말소리가 큰방에 까지 들렸다
순심누나/ 순이/찬모 아줌마가
아침을 지으면서 어젯밤 사건의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듯,
아침 식사를 마치고 ~
동삼이는 바깥 농사일 처리한다고,
어머니는 동네 한바퀴 돌아본다며 명순이 손을 잡고, ~ 세 사람이 동시에 외출하였다
지난밤 순심누나 부부싸움이 너무도 궁금하였는데 ~
순심누나가 나와 순이에게 자초지종 들려준 그 사연이란 .....,
동삼이가 ~
순심누나의 젖통을 만지고 보지를 손으로 만지다가
생전에 안하던 짓거리를 시작하였다고
엎드려 입으로 보지를 빨려고 해서 ~ 단연 거부하면서
더럽고 싫다고 ~ 의심에 찬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
어느 누구에게 배운 짓이냐 ? ...
어느 년하고 잠 잤느냐 ? ...
죄인 다루 듯 꼬치꼬치 누나가 캐물었더니
이웃마을 과부댁이란 몇차례 배 맞추었다고 순진한 동삼이가 실토하였고 ...
일단 약점을 잡은 누나는 급한 성격이 활라당 뒤집어져 ~
머리맡의 살림살이를 집어 던지면서 일부러 온식구들 다 들으라는 듯
소리소리 악을 쓰면서 ~
과부와 바람 핀(?) 동삼이를 곤경에 빠트린 것이었다
누나는 이제 더럽고 정떨어져 못살겠으니 ~
부부 헤어지자고 막말을 하였고
동삼이가 누나 앞에 무릅 꿇고서 잘못했다고 싹싹 빌면서
제발 집안 식구들 앞에 챙피 안당하게 조용조용히 해달라고 ~
헤어질 때 헤어지더래도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정을 나누고 싶다고
그러면 누나가 원하는대로 이혼장에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는
적당한 핑게를 대면서 이혼할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동삼이가 먼저 이혼 이야기를 해주니 귀가 번쩍 띤 나머지
순심누나가 눈 질끈 감고 다리를 벌려주니 동삼이는 애무도 없이 배위에 올라타 ~
한바탕 디딜방아를 찧기 시작했는데 ~
왠걸 ? ~
몇번 흔들지도 못하고 좆물을 찍 ~ 싸고나서
중얼중얼 혼자서 하는 말,
"이상하다 ~! 과부랑 할 때는 오랜시간 재밌게 잘 되던데....."
"순심이 구멍이 너무 작은걸까? ~ 들어만 가면 바로 찌르르 오금이 져려오거든...."
"참으려 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으니 ~ 답답하구먼....어휴 ~!"
"내가 병신 고자도 아닌데.....쩝 ~!"
"참내 ~ 이 더러운 인간아 ~
명색이 마누라가 벌거벗고 곁에 누워있는데 지금 과부년을 칭찬하는거여 ~?
"그래 ~~~
나는 원래 당신한테 이상한 여자고 ~ 그 과부년은 당신하고 잘 맞는 여자이니
두 말 할 것 없이 내가 떠나줄테니 ~ 둘이서 날마다 배 붙이고 사이좋게 잘 살어봐 ~"
"기왕지사 당신이 먼저 이혼 이야기 꺼냈으니 ~
후회없이 헤어지자고 ~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명순이가 의지처가 될테니 내가 대리고 살 것이고....
혼인 할 때
어머니로 부터 받은 전답 중, 절반을 뚝 떼어 줄테니 당신이 가져 ~!"
"순심아 ~
어쩜 그렇게 갑자기 내가 싫어진거여 ~? 정말 헤어질거여 ~?"
"솔직히 말할게 귀를 씻고 잘 들어봐 ~
어린시절 ~
산에서 억지로 한번 당하고 ~
여자란 몸을 준 남정네 따라 사는 거라고 ~
할머니 어머니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들은바 있어서 맘에도 없는 혼사를 치룬거여~
그리고 군대 겨울휴가 때,
명순이가 생기지 않았으면 진즉에 보따리 쌌을거여 ~
당신이 좋아서 따라 산게 아니고 ~ 할 수 없이 어거지로 살아온 거라구....."
"그래서 여태 것
요리조리 나를 피하고 명순이 대리고 서울에서만 살았구먼....허허허"
"지금 헛웃음이 나오냐고 ~!!!
나는 그동안 어거지로 살아온 세월이 아까워 후회 한탄과 눈물이 나오는데 ~!"
"미안하구먼 ~
당신의 맘 속에는 진즉에 장동삼이 흔적이 지워졌는데 ... 난 그걸 몰랐구먼 ~"
"잘 알아둬요 ~
나는 어릴적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앞으로 부처님을 의지하여 홀로 살면서 명순이 기르는 재미로 살거여 ~
당신은 물론 모든 남정네는 다들 소름끼치니 나를 깨끗이 잊어주라고 ~!"
"그래 ~ 잘 알았구먼 ~ 순심이 뜻대로 다 해줄테니 염려 말라구 ~~"
그런 내용으로 밤 늦도록 이혼 합의를 하고서 얼핏 잠들었는데
이제는 영~영 헤어진다는 아쉬움 탓이었을까?
지난밤 싸움 끝에 토끼 뜀 번개섹스에 미련이 남아 있었던걸까?
새벽녁에 동삼이가 순심누나를 끌어 안고 다시 재도전(?)
형식적이나마 남편이었는데 가련한 생각이 들어 ~ 못이긴채 다리를 벌려주니
허겁지겁 달겨들어 배위에 올라타고선 흔들기 시작 2~3분도 지나지 않아
"어흐흥 ~ 아따 기분 좋은거 ~ 나 싼다 싸 ~!"
덩치 좋고 힘이 넘치는 동삼이가 원래 종자가 토끼는 아닐진데 ~
이상하게도 순심누나 봉지에 들어오면 바로 백기를 쳐드는 안쓰러운 현상 ~!
"미안해 ~ 천천히 꾹 참으면서 하려해도 ~ 금방 싸게 되는구먼 ~!"
"이제 제발 나를 잊어줘요 ~
남여간에 서로 잘맞는 찰떡 궁합이 있다던데 당신과 나는 처음부터 안 맞는 궁합이었고 ~
옆마을 과부댁과 당신은 속궁합이 잘 맞는 것 같으니
나하고 헤어지면 곧바로 과부댁하고 재혼해서 잘 살아 보세요 ~
어머니께는 내가 말씀드려 허락을 받아 낼테니 ~~~"
첫날밤 .....
부부싸움의 원인 .....
동삼이와 과부댁 간의 간통(?) 사건이 순진한 동삼이의 자백으로 표면화 되었는데 ~
혹씨나 해서 순심누나가 이른아침 부엌에서 찬모 아줌마에게 확인하 바로는
동산이와 과부댁이 서로 눈이 맞아 진즉부터 찬이슬 맞고 다닌다고
(한밤중 신새벽에 찾아 다니면 바지가랭이에 이슬 젖는 것)
쉬쉬하는 비밀이지만 ~ 입소문으로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
동삼의의 고백에 이제 증인들도 있겠다
순심누나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이혼작전은 일사천리 ~~~
다음날 밤 ~
작은방에 명순이를 먼저 재우고
큰방에 어머니, 순심누나, 동삼이, 나와, 순이까지 다섯 사람이 빙 둘러 앉아
심각한 이혼 이야기를 순심누나가 먼저 꺼내었다
어젯밤 다투게 된 자초지종과 ~
찬모 아줌마의 증언까지 ~
그동안 두 사람의 형식적인 부부생활에 정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었다는 것 ~
앞으로 먼 장래를 위해 서로가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다고 ~
두 사람이 이미 합의(?)를 보았으니 어머니께서 허락만 해주시으면 되겠다고 ~
순심누나의 소설같은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시던 어머니는
두 사람의 이혼에 대해 이미 체념하신 듯,
두 사람이 잘 알어서 앞일을 판단하라는 묵인 겸 체념하는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한숨과 장탄식 ....
흔들리는 남포등불 아래 두사람을 안타까운 눈길로 물끄러미 바라다보면서,
"여필종부 ~ 일부종사란 이야기도 다 ~ 옛 이야기로구나 ...."
"이제라도 두 사람 ~ 맘 편할데로 결정하는게 좋을 것 같다 ~"
"동삼이는 과부댁과 눈이 맞았다는데 ~ 서로 함께 살림 차리기로 약속한거여~?"
"거기까지는 아직 ~"
"뭘, 우물쭈물해요 ~ 어머니 앞에서 솔직히 다 털어 놓으시지 ~!"
순심누나의 채근에 동삼이가 움찔 놀라면서 조용히 실토하였다
"함께 같이 살면 좋겠다고 서로가 이야기는 몇번 했었구먼요 ~"
"흥 ~ 진즉에 맘이 콩밭에 가 있었구먼 ~!"
"순심이는 조용히 하거라 ~ 너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게 아니지 않느냐~?"
"동삼이가 우리집에 들어와서 친 아들처럼 산게 어언 10여년이 넘었구나
그동안 해마다 힘들여 쌓아온 공로가 얼마인데 이젠 우리가 남이 아니지 않느냐?
오늘 당장 둘이 헤어지면 ~
순심이는 명순이 대리고 서울에서 요리공부하며 살 것이고 ~
동삼이는 적당한 기회에 과부댁을 집으로 불러들여
정한수 떠놓고 간단히 혼인식이라도 올린 후 한식구처럼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집에서 함께 살기가
영 ~ 거북하다면 따로 나가서 살도록 거처를 장만하자꾸나
그리고 한가지 더 ~
순심이가 혼사 때 제급 받은 전답문서 중 절반을 동삼이에게 나누어 준다는데
나도 그 동안 살아온 정리를 생각하여 ~
동삼이 앞으로 조금 더 떼어 줄 생각이다
과부댁하고 새살림 시작하면서 생활이 곤궁하면 남자로서 기를 못펴요 ~"
"어머님 ...
정말 죄송합니다 ~
처남이랑, 순이 아가씨에게도 체면이 안서고 부끄럽네요 ~
더욱이 여지것 맘에도 없으면서 부부관계 유지해온 순심이에게도 정말 미안하네요
우리 부부의 일이 이렇게 부끄럽게 정리되고 보니 한 마디 변명도 못하겠구먼요
단지 ~
저는 이곳이 고향이자 제 삶의 터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머님 모시고 아들처럼 이 집에서 계속 살고 싶습니다
과부댁은 적당한 기회에 어머님께 인사 올리고 거두겠습니다
남사스럽게 ~
남들 앞에서 결혼식을 할 수도 없고, 그냥 조용히 살랍니다
거북한 것은 ~
명절에, 제사에, 순심이랑 형제분들이 고향집 내려오면
서로 눈치보여 마주보기 힘들까봐 그게 걱정이지요"
"흥 ~
그런건 걱정 말아요 ~
어머니 보러 오는거지 ~
당신이나 과부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
세사람의 대화를 곁에서 들으면서 너무도 심각한 분위가 탓에
나와 순이는 뭐라고 나서서 말 한마디 거둘 수가 없었다
맘속으로만 순심누나가 정말 똑똑하고 야물차다고 감탄에 또 감탄을 할 뿐 ~
밤 늦도록 ~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 동삼이는 혼자서 사랑채로 건너가고
큰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순심누나, 명순이, 순이, 어머니, 나까지 ~
그날 밤 다섯식구 모두 나란히 누워잤는데
이상한 것은 그 누구에게도 전혀 섹스런 음탕한 생각이 안나는 것은
모자지간의 천륜의 탓이었을까?
그날밤 이혼이란 무거운 대화 탓이었을까?
내일은 대전 형님댁 인사 ~
모레는 순이네 집 인사 ~
일정이 빡빡하여 (순이 학교 개학 날짜 때문에) 모두들 한숨도 못자고 두런두런
비몽사몽 장래 이야기를 한없이 나누었다
밤새도록 양손에 나와 순이의 손을 꼭 쥐어준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은 50여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식사 때,
동삼이가 보이지 않았는데 .....
간밤에 어머님과의 의논 후,
동네 구멍가게에 나가 깡술 막걸리를 마시고
아마도 이웃 과부댁을 찾아가 하소연 겸 정식 청혼을 한 듯,
아침밥 먹으면 대전으로 떠나는 순심누나 명순이 마주 보기도 어색할테구
이런저런 모든게 너무 거북해서 일부러 자리를 피한 듯 싶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하고 순심누나 순이가 어머니께 하직인사 (큰절) 올리는데
어머니께서 일일이 손을 잡아주면서 덕담을 해주셨다
"운명이는 늦었지만 시험공부 열심히해서 반듯한 대학에 합격하고
순이는 고등학교 마치거든
운명이와 의논해서 적당한 대학에 진학하거라
요즘은 여자도 많이 배워 ~
아는게 많으면 어디서건 필요한 인재가 될테니까 ~
순심이는 이제 마음의 짐을 다 덜어냈으니 ~
홀가분하게 너의 앞길을 개척하려므나 ~
장래 유명한 요리사로 성공하길 바란다
내년이면 명순이가 국민학교에 입학하는데 어엿한 학부모도 노릇해야겠구나
운명이 순이가 대학에,
명순이가 국민학교에 다니게 되면,
예전처럼 서울 살림을 순심이가 모든걸 책임 맡아야 할텐데 ....
언제 살림하고 언제 요리학원 기술 배울건지 ~ 연약한 몸에 견딜 수 있을까?"
"어머니 아무 걱정마세요 ~
제가 몸은 작아도 여지껏 어디 한 곳 아픈데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운명이는 어릴적부터 친동생으로 금이야 옥이야 제가 돌봐왔었는데
앞으로 저희 모녀는
남편 대신에 운명이를 믿고 의지하고 살아 갈거예요
순이하고는 시누 올캐가 아닌 친 자매지간으로 평생 동고동락하기로 약속 했어요 ~"
"호호호 ~
순심이는 언제부터 그렇게 단단히 맘 먹었느냐? ~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몸은 작은데 생각이나 말하는 건 영리한 제갈공명 같구나
그래라 ~~
너랑 운명이 남매지간 정이 자별한 것은
우리 가족들은 물론 온동네 사람들이 인정하는데
내가 죽거든 ...
순심이가 운명이에게 내 몫까지 대신 해주것을 부탁한다 호호호"
"어머니 ~ 좋은 덕담 끝에 왜 돌아가신다는 말씀을 하세요 ~ 하하하"
"어머님은 마음이 부처님 같아서 장수 하실거예요 ~ 호호호"
"작고하신 시어머님 말씀에 ~
운명이랑 순심이는 타고난 사주팔자에
서로 인연이 깊을 거라고 예언하시더니만 ~ 그 말이 꼭 맞는 말이었구나 ~ 호호호 "
나와 순이, 순심누나는 어머니의 양손을 붙잡고 ~
오래오래 건강히 사시라고 기원하였고
어린 명순이는 할머니 품안에 안기면서
볼에다 "뽀뽀" "사랑해요 할머니" 재롱을 떨었다
"호호호 ~ 하하하 ~ 호호호 ~"
섭섭한 이별의 순간이 웃음천지 즐거운 한마당이 되었다
어머니께서 언제 준비하셨던지....?
순심누나에게는 멋진 옷 한벌 사입으라고 ~
명순이게는 국민학교에 갈 준비하라고 ~
순이에게는 고등학교 3학년 힘들게 공부하면서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
나에게는 대학입시준비 학원비에 보태쓰라고 ~
한사람 앞에 하나씩 봉투를 내미셨다 .....
역시 큰집 안방마님으로서의 격조 높은 풍모가 돋보이는 우리 어머니 ~!
그리고는 별도로 ~
순심누나에게 살림비용으로 두툼한 봉투를 주면서
"운명이 군대에서 막 제대 한 몸으로,
대학시험공부하려면 체력이 딸린 터이니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잘 챙겨 먹이고,
서울집도 깨끗히 도배해서 새롭게 꾸며보거라 ~"
"대전 큰 아이네 집이나 ~
시골의 순이네 집에 갈 때도 빈손으로 가지 말아라 ~
순심이가 셋중에 나이가 제일 많으니 매사에 실수없이 어른 역할을 잘해야 할거다 ~ "
부모 자식간의 인연과 ~
사람과 사람간의 인연이란 어떤걸까?
천륜지간이란 ... 피와 육신을 물려 받은 부모자식, 형제간 사이
인륜지간이란 ... 남이면서 한 몸이 된 부부지간 아닐런지?
대문을 나서 ~
마을 밖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 나서며 배웅하시는
햇볕가리개 양산을 받쳐 쓴 어머니의 등이 더욱 허전해 보이는 것은
73세 고령의 나이 탓이 아니라 ~
넓다란 큰집에서 긴시간을 홀로 지내는 고독의 쓸쓸함이 배어 있었는 듯 느껴졌다
이 때 멀리서
동삼이가 자전거 짐칸에 고기 망태를 싣고서 헐레벌떡 나타났다
어제 저수지에 쳐 두었던 그물을 아침에 거두었는데 용케도 큰수확이 있었다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물치, 붕어, 잉어, 열댓마리가
축축한 호박잎이 깔린 대바구리 안에서 퍼덕이고 있었다
"대전의 한의원 큰형님 댁에 선물로 전해드려 달라....."
"명순이도 서울에서 공부 잘해야 한다....."
미리 봉투가 준비되지 않은 듯,
그냥 손에 집힌데로 한 줌의 구겨진 돈을 명순이 손에 쥐어주는 동삼이 ~
싫다고 안 받겠다고 손을 뿌리치는 명순이를 순심누나가 채근하면서
"고맙습니다...." 인사하면서 받게하였고
"그래 ~ 부녀간에 정이 자별하여 할미의 눈에 보기 좋구나 ~ 호호호"
사람간의 헤어짐이란 ~
이처럼 다음을 기약하는 기다림일까?
남여간의 정이란 무얼까? ~
좋다가도 싫어지는게 남여사이 아닌가?
다음날 아침 일찍 ~
대문에다 큰 자물쇠를 채우고 서둘러 신당동 집을 나섰다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대전역에서 시외버스 바꿔타고 ...
귀여운 명순이를 셋이서 번갈아 무릅 위에 안아주면서 재롱 떨면 웃고 박수치고
도란도란 우스개 이야기 나누며 고향집에 도착하였다
아 ~ 어머니 ~!
나의 어머니~!
73세 흰머리카락이 성성한 나의 어머니 ~!
군복무 휴가중 딱 두 번 찾아뵈었던 너무도 연로하신 어머니 ~!
순심누나/ 나/ 순이/ 세사람이 차례로 나란히 서서 큰절을 올렸더니
"에구구 ~ 우리 장한 막내아들 ~ 어디 손 좀 만져보자 ~"
건강하게 군대생활 마치고 돌아와 ~
모든게 장하다고 ~
모든게 좋아라고 ~
차마 말씀으로 다 표현하지도 못하고,
북받치는 보람에 뜨거운 눈물을 줄줄 흘리시면서,
집안팍의 모든 문들을 활짝 열고 "막내아들이 제대해 돌아왔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집에서 기르던 토종닭 몇마리를 잡고 ~
엊그제 동삼이가 저수지에 그물 쳐서 잡아왔다는
산 가물치 회를 뜨고,
붕어 매운탕을 끓이고 ~
순심누나/ 순이/ 평소 부억일 도와주는 아주머니의 솜씨로 멋진 저녁상이 차려졌고
우리 가족들과
집안일, 농사일, 도와주는 이웃 아저씨 아줌마들까지
큰방과 대청마루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오손도손 정담나누며 저녁을 먹었다
(자자일촌끼리 모여사는 농촌마을에선 조그마한 경사가 있어도
이웃들과 모여앉아 음식과 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 유지되어 왔고
근동에서 소문난 제법 경제력이 있었던 우리집안은
작고하신 할머니,
그 윗대로 부터 이웃들과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은혜에 대한 보답,
그리고 이웃사랑 베품을 가풍으로서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식사 도중 눈여겨 살펴보니 ~
순심누나는 동삼이는 서로 멀리 떨어져 앉아,
서로 눈길 마주치는걸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았고
어린 명순이마져도 외할머니와 외삼춘인 나에게만 매달리지
아빠되는 동삼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아 ~
가끔씩 멀거니 천정을 쳐다보는 동삼이의 처지가 딱해 보이기도 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
뒷 설거지도 모두 마치고 ~
차가운 우물속에
밭에서 따온 참외와 수박을 줄 매달아 빠트려 두었다가 칼로 쪼개 먹으면서
(예전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에는 무더운 여름철 농촌의 자연냉장고는 우물속이나 흐르는 냇물이었다)
나의 군대시절 이야기,
순이의 학교 이야기,
순심누나의 요리학원 이야기 ....
큰방과 대청마루 모서리에 내걸린 둥근 호야불 (유리등불의 일종) 심지가
검은 끄으름을 내면서 방안을 밝히는 가운데
어머니 위문잔치 겸 김운명이 제대기념 가족들의 이야기꽃,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일부러 어머니께 내보이기 위해
순심누나가 의도적으로 명순이에게 동요부르기 ~ 춤추기를 시켰고
나 역시 공동작전(?)으로 순이에게 가곡과 ~ 민요를 한가락 부르게하였다
늙으신 어머니,
동네 아줌마들이
"호호호 깔깔깔" 웃으시며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옳거니 ~
잘한다 ~
박장대소 박수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 또 칭찬 하셨다
어머니의 칭찬 말씀 ~
"어린 명순이가 서울에서 자란 탓인지 예의가 바르고 행동이 야무지구나 ~
옛 어른들의 말씀대로
말은 제주에서 키워야하고
사람은 서울에서 가르쳐야해 ~
그리고 우리 막내며느리는 어쩌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를까? ~
타고난 고운 목소리가 정말 나라의 내노라 하는 명창들도 감탄할 지경이구나 ~"
"어머니 ~
명순이가 내년이면 국민학교 입학하는데 서울에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으음 ~ 그거야 동삼이랑 순심이 너희 부부가 잘 의논해서 하려무나 ~"
"어머니 ~
저하고 순이는 내년에 대학에 진학했으면 하는데 ....
이제부터 어머니께서 서울에 올라가 저희랑 함께 사시면 좋겠어요 ~"
"우선 운명이는 대학에 가는 것이 좋겠다 ~
집안의 형 누나들이 오래전 부터 모두가 원했던 일이었으니까 .....
그리고 순이가 운명이 뒷바라지 하면서 함께 대학에 다니는 것도 좋겠고 ~
내가 너희들 따라 서울 올라간다는 것은 ~
너의 형네랑 차차 의논해보기로 하자 ~ 큰애들이 대전으로 모시고 싶다고 하던데~"
"어머니 ~
제가 명순이 장래를 생각해서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아직도 반년이나 남았어요 ~
그동안은 어머니를 모시지 못해 죄송해서 어쩌지요~?"
"아 ~~ 내 걱정은 말아라 ~
농삿일과 바깥일은 동삼이가 다 알아서 잘하고 있고
밥해주고, 안살림 하는 것은 이웃집 여자들이 척척해주니 ~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다
대전이나 서울로 올라가면 ~
이웃 내 말벗이 한사람도 없을텐데 ... 오히려 나는 이곳이 편하고 좋구나 ~ "
이런저런 담소 나누다보니 어느덧 8월의 밤은 깊어 ...
이웃의 아저씨 아줌마들도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방안을 휘젖고 뛰어 다니며 재롱 떨던 명순이가 할머니 품안에서 스르릉 잠이 들었다
"저기 ~ 멀리 오느라 피곤들 할텐데 ~
순이는 명순이 대리고 작은 방에서 자거라 ~
순심이는 동삼이랑 사랑채에서 자면 될거구 ~
오늘밤은 모처럼 나하고 막내아들 단둘이서 정겹게 자고 싶구나.....후후후"
"저어 ~ 순이 불편할텐데 명순이는 저희가 대리고 잘게요 ~!"
"못써 ~ 모처럼 몇달만에 동삼이랑 만났는데 부부가 편히 지내야지 ~"
범접할 수 없는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각자 방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순심누나가 입을 뽀루퉁 한채로
명순이를 품에 안아 작은방으로 옮겨 뉘면서
나와 순이이게 들으란 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 하소연을 하였다
"저 ~ 귀신에게 정나미 떨어졌는데 .... 휴우 ~ 이 밤을 어찌 지내지 ~"
"언니가 ~ 참으세요 ~ 그래도 아직은 부부지간인데....."
"나 ~ 정말 저 인간 품에 안기기 싫어 ~"
"누나 ~ 이번만 눈 질끈 감고 참아요 ~ 앞으로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 ~"
"여기 작은방에서 ~ 순이랑 명순이랑 셋이서 잠 잘까?"
"안돼요 ~ 어머니가 사랑채 건너가 자라고 말씀하셨으니 ~ 누나가 따르셔야 해요 ~ "
"어휴 ~ 내 가슴이 답답해 ~ 어이구 ~"
한숨 쉬는 순심누나를 조금 달래주려는 마음에
내 품안에 꼭 끌어안아 등을 토닥토닥 해주며 달콤한 키스를 해주었다
"운명아 ~ 나 진짜 동삼이가 싫어 ~! 오늘밤 하자고 덤비면 어쩌지 ~?"
"누나, 이제는 임신 걱정 없으니까 ~ 눈 딱 감고 한 번만 해줘요 ~ 마지막 서비스로 ~"
순이도 다가와 순심누나의 어깨를 살며시 안아주면서
"언니 ~
오늘, 내일, 지나면 대전형님 댁으로 우리 시골집으로 함께 나서요 ~
이틀밤만 어거지로라도 못이긴채 맘대로 하라고 하세요....제발 언니 ~"
"알았어 ~ 낯 모르는 남자에게 강간 당한셈 치지 머...크크크"
"그래요 바로 그거여 ~ 누나 "
"언니가 맘 먹었으니 ~ 두 분이 잘 될거네요 ... 헤헤헤"
"너 혼나 ~! 순이 네가 막상 당해봐라 얼마나 끔직한지 ~! 호호호"
작은방 요위에다 명순이를 재워두고 셋이서 한참 이야기 나누는데
"에헴 ~ 에험 ~"
마당 건너 사랑채에서 동삼이가 누나를 재촉하는 마른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 어서 건너가봐요 ~"
"에구 ~ 저 귀신 ~!!!"
순심누나가 우는 듯한 표정으로 작은방을 나서 사랑채쪽으로 사라지고
작은방에는 나와 순이만 남아서 요위에 곤히 잠들어 있는 명순이를 내려다보며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서 무언의 사랑을 눈빛으로 주고 받았다
"오빠랑 ~ 여기서 함께 자면 안되겠지요 ?"
"조금만 참아 ~ 서울가면 자유롭게 살테니...."
"오빠 ~ 어머님께 가기전에 키스해주고 가세요..."
"으응 ~ 이리와 ... 쪼옥 쪽 쪽 쪽 ~"
깊숙한 키스에 금방 달아올라 달콤한 타액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발그레해진 얼굴로 빙그레 웃으며 한없이 매달리는 순이의 손길을 뿌리치고
큰방으로 건너와 어머니 옆으로 다가 앉았다
"막내야 ~ 순이가 너를 잘 따르고 많이 좋아하지 ~? 후후후"
"네에 ~ 3년전부터 저하나 믿고서 우리집에 민며느리 들어왔잖어요 ~ 하하하"
"자고로 여자란 남편을 하늘처럼 여기고 순종해야 하는법 ~
내가 순이를 처음 보았을 때,
심성이 착하고 덕이 있어보이더라, 그래서 선뜻 민며느리 들였지~"
"집안은 넉넉지 않지만 ~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이 모두가 성실한 편이예요"
"그럴거여 ~ 부모를 본 받으며 자라나는게 자식인지라 ~ 인지상정이겠지 ~"
"앞으로 착한 순이랑 알뜰살뜰 잘 살게요...하하하"
"그려 ~ 우리 막내아들 ~ 부디 부부간 화목하고,
순이가 밭이 튼실하게 보이더라만 ~
우리집안에 아들 손자가 귀하니 부디 다남하였으면 좋겠다 .... 호호호"
"그거야 맘대로 되나요? ~
오래전에 대전의 형님도 아들이 하나뿐이라면서 그런 말씀하셨는데
다행이 순이가 나이가 어리고 몸도 튼튼하니 ~
어머님 말씀데로 그저 생기는데로 많이 낳을게요 ... 하하하"
"호호호 ...
순이가 들으면 서운하겠다 ~ 김씨 집안에 아들 낳아주는 씨받이도 아니고....호호호호"
"어머니 ~ 요 몇년 사이에 부쩍 힘이 부치신 듯하네요 "
"아니여 ~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 하루종일 이웃들과 잡답하고 생활이 재밌어 "
"이제는 저하고 순이가 어머니를 서울로 모셔서 봉양할게요...."
"아이고 ~
빈말이라도 고맙구나 ~ 그 일은 다음에 큰 애들이랑 함께 천천히 의논하자구나"
"그나저나 ~ 대학에 가려면 학원인가? 뭔가를 다니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할텐데 ...."
"네에 ~ 이번 9월부터 차분히 대학입시공부 시작할거예요 ~"
"대학교 다니는 돈 걱정은 말어라 ...
우리집 재산이 아직은 여유로운 편이니 ... 내가 알아서 지원해주마
그리고 내 나이가 점점 많아지니
차후 적당한 기회에 모든 재산을 형과 의논해서 사이좋게 적당히 나누고,
누나들에게도 인사치레로 조금씩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구나 ~"
(중간에 이야기를 빠트렸지만 ~
시집간 큰누나가 한 분 계시고 ~
막내누나는 서울의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었다 ~
의사 애인과 약혼한 상태로 함께 출발)
"네에 ~ 모든 것은 어머니 뜻대로 하세요 ~ 대학만 마치면 제 앞길은 제가 개척할게요...."
"아이구 ~ 장한 아들 ~ 피끓는 젊은이라 ~ 세상이 자신만만한가 보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는데 ~
너의 큰형도 처음 한의원 개업할 때, 아버지가 알게 모르게 많이 도와주신거여 ~
그래서 지금은 대전에서 떵떵 거리고 자리 잡은거지....."
"아 ~ 그랬었나요 ~ 저는 워낙 어린시절이라 그런 내용은 전혀 몰랐어요"
"너에게도 ~
한 밑천 대줄테니 너의 형처럼 쉽게 기반을 닦았으면 좋겠구나...."
"제 앞일은 제가 알아서 계획할게요 ~ 정히 힘 겨우면 형님과 의논할거구요..."
"눈치를 살펴보니 ~
순심이가 동삼이를 자꾸 멀리하는 것 같던데 ~
너는 그 내막을 알고 있느냐?...
부부간에 떨어져 서울에서만 지내려고 하던데..."
"저는 잘 모르는 일인데요 ~
단지 평소에 동삼이가 워낙에 무식하고 ~
순심누나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않으니 ~ 어느 여자인들 좋아하겠어요 ?"
"모르는 소리 ~
그런 동삼이를 동네 여인네들이 얼마나 칭찬한다고 ~
평소에 부지런하지 ... 집안팍 대소사 척척 잘 처리하지 ... 참한 일군이라고 ~ "
"그거야 ~
동삼이가 농촌에선 일꾼으로 대우 받겠지만 ~ 요즘 신식 젊은 부부들은
예전과는 사는 방식들이 좀 다르거든요 ~"
흰머리에 잔주름이 가득한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어깨와 팔다리 안마를 해드렸다
"아이쿠 시원하다 ~ 역시 젊은이의 손길이 좋긴 좋구나 ~ 후후후"
"어머니 막내아들의 정이 깃든 손길이라 그런거예요...하하하"
안마를 마치고 어머니의 손을 꼭 부여잡은 체로 얼핏 잠이 들었는데
마당 건너 사랑채에서 앙칼진 순심누나의 비명소리와
"우당탕탕" ~
살림 부셔지는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깜짝놀라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살며시 열고 마루에 나가보니
작은방에서 잠자던 순이도 싸움 소리에 놀란 듯 눈이 왕방울만큼 커져
툇마루에 나와 있다가 쪼르르 ~ 내게로 다가와 품에 안기면서
"오빠 ~ 순심언니 부부가 기어이 싸우나봐요? ~ 무서워요 ~!"
"괜찮아 ~ 오랜만에 만나니 사랑 싸움 하는거겠지...."
"혹씨 언니가 다치지 않을까요? 걱정돼요 ~"
"걱정말어 ~ 순심누나가 체구는 작아도 동삼이를 평소에 휘어잡고 살았으니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잠시 조용하는 듯 하더니만
이어서 ~~~ 또 다시 우당탕 ~
무언가를 집어던지고 고성으로 부부 언쟁이 벌어지는 듯,
"이 더러운 짐승같은 인간아 ~ 앞으로 너하고는 죽어도 못살아 ~!"
"뭐가 어쨌다구 그래 ~~~!"
"에고 ~ 에고 ~ 내 신세야 ~ 원통하고 원통하다 ~!"
"............"
"그래 ~ 서로가 그리도 좋다면 맘 편하게 아예 그년을 대리고 살아 ~!"
"............"
소리 소리 지르며 악담에 욕을 하면서 울부짓는 순심누나 ...
묵묵부답 말이 없는 동삼이 ....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뭔가를 종알종알 채근하는 누나의 사나운 말소리와
가끔씩 중언부언 동삼이의 풀죽은 말소리가 창틈으로 새어 나오면서 어느덧 잠잠해졌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사랑방에 찾아들어가 ~
부부싸움에 끼어들어 뜯어 말릴 수도 없는 형편이고 ~
마루끝에 서서 걱정을 하는 나와 순이의 마음을
밤하늘의 별들이 알아 주는 듯 수천만개의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한시간 쯤이나 지났을까?
싸움 소리가 잦아들자 어머니의 조용한 말씀이 계셨다
"운명아 ~ 이제 그만 들어와 자거라 ~ 순이도 ~ 걱정말고 건너가 자도록하고 ~"
"네에 ~ 들어갈게요 ~ "
"네에 ~ 편히 주무세요 ~ 어머님 ~"
한여름 밤의 순심누나의 부부싸움은 그렇게 막이 내렸습니다
다음날 이른아침 6시에
옆자리 어머니의 잔기침 소리를 듣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는데 .....
부엌에서 도란도란 여자들의 말소리가 큰방에 까지 들렸다
순심누나/ 순이/찬모 아줌마가
아침을 지으면서 어젯밤 사건의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듯,
아침 식사를 마치고 ~
동삼이는 바깥 농사일 처리한다고,
어머니는 동네 한바퀴 돌아본다며 명순이 손을 잡고, ~ 세 사람이 동시에 외출하였다
지난밤 순심누나 부부싸움이 너무도 궁금하였는데 ~
순심누나가 나와 순이에게 자초지종 들려준 그 사연이란 .....,
동삼이가 ~
순심누나의 젖통을 만지고 보지를 손으로 만지다가
생전에 안하던 짓거리를 시작하였다고
엎드려 입으로 보지를 빨려고 해서 ~ 단연 거부하면서
더럽고 싫다고 ~ 의심에 찬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
어느 누구에게 배운 짓이냐 ? ...
어느 년하고 잠 잤느냐 ? ...
죄인 다루 듯 꼬치꼬치 누나가 캐물었더니
이웃마을 과부댁이란 몇차례 배 맞추었다고 순진한 동삼이가 실토하였고 ...
일단 약점을 잡은 누나는 급한 성격이 활라당 뒤집어져 ~
머리맡의 살림살이를 집어 던지면서 일부러 온식구들 다 들으라는 듯
소리소리 악을 쓰면서 ~
과부와 바람 핀(?) 동삼이를 곤경에 빠트린 것이었다
누나는 이제 더럽고 정떨어져 못살겠으니 ~
부부 헤어지자고 막말을 하였고
동삼이가 누나 앞에 무릅 꿇고서 잘못했다고 싹싹 빌면서
제발 집안 식구들 앞에 챙피 안당하게 조용조용히 해달라고 ~
헤어질 때 헤어지더래도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정을 나누고 싶다고
그러면 누나가 원하는대로 이혼장에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는
적당한 핑게를 대면서 이혼할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동삼이가 먼저 이혼 이야기를 해주니 귀가 번쩍 띤 나머지
순심누나가 눈 질끈 감고 다리를 벌려주니 동삼이는 애무도 없이 배위에 올라타 ~
한바탕 디딜방아를 찧기 시작했는데 ~
왠걸 ? ~
몇번 흔들지도 못하고 좆물을 찍 ~ 싸고나서
중얼중얼 혼자서 하는 말,
"이상하다 ~! 과부랑 할 때는 오랜시간 재밌게 잘 되던데....."
"순심이 구멍이 너무 작은걸까? ~ 들어만 가면 바로 찌르르 오금이 져려오거든...."
"참으려 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으니 ~ 답답하구먼....어휴 ~!"
"내가 병신 고자도 아닌데.....쩝 ~!"
"참내 ~ 이 더러운 인간아 ~
명색이 마누라가 벌거벗고 곁에 누워있는데 지금 과부년을 칭찬하는거여 ~?
"그래 ~~~
나는 원래 당신한테 이상한 여자고 ~ 그 과부년은 당신하고 잘 맞는 여자이니
두 말 할 것 없이 내가 떠나줄테니 ~ 둘이서 날마다 배 붙이고 사이좋게 잘 살어봐 ~"
"기왕지사 당신이 먼저 이혼 이야기 꺼냈으니 ~
후회없이 헤어지자고 ~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명순이가 의지처가 될테니 내가 대리고 살 것이고....
혼인 할 때
어머니로 부터 받은 전답 중, 절반을 뚝 떼어 줄테니 당신이 가져 ~!"
"순심아 ~
어쩜 그렇게 갑자기 내가 싫어진거여 ~? 정말 헤어질거여 ~?"
"솔직히 말할게 귀를 씻고 잘 들어봐 ~
어린시절 ~
산에서 억지로 한번 당하고 ~
여자란 몸을 준 남정네 따라 사는 거라고 ~
할머니 어머니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들은바 있어서 맘에도 없는 혼사를 치룬거여~
그리고 군대 겨울휴가 때,
명순이가 생기지 않았으면 진즉에 보따리 쌌을거여 ~
당신이 좋아서 따라 산게 아니고 ~ 할 수 없이 어거지로 살아온 거라구....."
"그래서 여태 것
요리조리 나를 피하고 명순이 대리고 서울에서만 살았구먼....허허허"
"지금 헛웃음이 나오냐고 ~!!!
나는 그동안 어거지로 살아온 세월이 아까워 후회 한탄과 눈물이 나오는데 ~!"
"미안하구먼 ~
당신의 맘 속에는 진즉에 장동삼이 흔적이 지워졌는데 ... 난 그걸 몰랐구먼 ~"
"잘 알아둬요 ~
나는 어릴적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앞으로 부처님을 의지하여 홀로 살면서 명순이 기르는 재미로 살거여 ~
당신은 물론 모든 남정네는 다들 소름끼치니 나를 깨끗이 잊어주라고 ~!"
"그래 ~ 잘 알았구먼 ~ 순심이 뜻대로 다 해줄테니 염려 말라구 ~~"
그런 내용으로 밤 늦도록 이혼 합의를 하고서 얼핏 잠들었는데
이제는 영~영 헤어진다는 아쉬움 탓이었을까?
지난밤 싸움 끝에 토끼 뜀 번개섹스에 미련이 남아 있었던걸까?
새벽녁에 동삼이가 순심누나를 끌어 안고 다시 재도전(?)
형식적이나마 남편이었는데 가련한 생각이 들어 ~ 못이긴채 다리를 벌려주니
허겁지겁 달겨들어 배위에 올라타고선 흔들기 시작 2~3분도 지나지 않아
"어흐흥 ~ 아따 기분 좋은거 ~ 나 싼다 싸 ~!"
덩치 좋고 힘이 넘치는 동삼이가 원래 종자가 토끼는 아닐진데 ~
이상하게도 순심누나 봉지에 들어오면 바로 백기를 쳐드는 안쓰러운 현상 ~!
"미안해 ~ 천천히 꾹 참으면서 하려해도 ~ 금방 싸게 되는구먼 ~!"
"이제 제발 나를 잊어줘요 ~
남여간에 서로 잘맞는 찰떡 궁합이 있다던데 당신과 나는 처음부터 안 맞는 궁합이었고 ~
옆마을 과부댁과 당신은 속궁합이 잘 맞는 것 같으니
나하고 헤어지면 곧바로 과부댁하고 재혼해서 잘 살아 보세요 ~
어머니께는 내가 말씀드려 허락을 받아 낼테니 ~~~"
첫날밤 .....
부부싸움의 원인 .....
동삼이와 과부댁 간의 간통(?) 사건이 순진한 동삼이의 자백으로 표면화 되었는데 ~
혹씨나 해서 순심누나가 이른아침 부엌에서 찬모 아줌마에게 확인하 바로는
동산이와 과부댁이 서로 눈이 맞아 진즉부터 찬이슬 맞고 다닌다고
(한밤중 신새벽에 찾아 다니면 바지가랭이에 이슬 젖는 것)
쉬쉬하는 비밀이지만 ~ 입소문으로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
동삼의의 고백에 이제 증인들도 있겠다
순심누나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이혼작전은 일사천리 ~~~
다음날 밤 ~
작은방에 명순이를 먼저 재우고
큰방에 어머니, 순심누나, 동삼이, 나와, 순이까지 다섯 사람이 빙 둘러 앉아
심각한 이혼 이야기를 순심누나가 먼저 꺼내었다
어젯밤 다투게 된 자초지종과 ~
찬모 아줌마의 증언까지 ~
그동안 두 사람의 형식적인 부부생활에 정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었다는 것 ~
앞으로 먼 장래를 위해 서로가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다고 ~
두 사람이 이미 합의(?)를 보았으니 어머니께서 허락만 해주시으면 되겠다고 ~
순심누나의 소설같은 이야기를 귀 담아 들으시던 어머니는
두 사람의 이혼에 대해 이미 체념하신 듯,
두 사람이 잘 알어서 앞일을 판단하라는 묵인 겸 체념하는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한숨과 장탄식 ....
흔들리는 남포등불 아래 두사람을 안타까운 눈길로 물끄러미 바라다보면서,
"여필종부 ~ 일부종사란 이야기도 다 ~ 옛 이야기로구나 ...."
"이제라도 두 사람 ~ 맘 편할데로 결정하는게 좋을 것 같다 ~"
"동삼이는 과부댁과 눈이 맞았다는데 ~ 서로 함께 살림 차리기로 약속한거여~?"
"거기까지는 아직 ~"
"뭘, 우물쭈물해요 ~ 어머니 앞에서 솔직히 다 털어 놓으시지 ~!"
순심누나의 채근에 동삼이가 움찔 놀라면서 조용히 실토하였다
"함께 같이 살면 좋겠다고 서로가 이야기는 몇번 했었구먼요 ~"
"흥 ~ 진즉에 맘이 콩밭에 가 있었구먼 ~!"
"순심이는 조용히 하거라 ~ 너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게 아니지 않느냐~?"
"동삼이가 우리집에 들어와서 친 아들처럼 산게 어언 10여년이 넘었구나
그동안 해마다 힘들여 쌓아온 공로가 얼마인데 이젠 우리가 남이 아니지 않느냐?
오늘 당장 둘이 헤어지면 ~
순심이는 명순이 대리고 서울에서 요리공부하며 살 것이고 ~
동삼이는 적당한 기회에 과부댁을 집으로 불러들여
정한수 떠놓고 간단히 혼인식이라도 올린 후 한식구처럼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집에서 함께 살기가
영 ~ 거북하다면 따로 나가서 살도록 거처를 장만하자꾸나
그리고 한가지 더 ~
순심이가 혼사 때 제급 받은 전답문서 중 절반을 동삼이에게 나누어 준다는데
나도 그 동안 살아온 정리를 생각하여 ~
동삼이 앞으로 조금 더 떼어 줄 생각이다
과부댁하고 새살림 시작하면서 생활이 곤궁하면 남자로서 기를 못펴요 ~"
"어머님 ...
정말 죄송합니다 ~
처남이랑, 순이 아가씨에게도 체면이 안서고 부끄럽네요 ~
더욱이 여지것 맘에도 없으면서 부부관계 유지해온 순심이에게도 정말 미안하네요
우리 부부의 일이 이렇게 부끄럽게 정리되고 보니 한 마디 변명도 못하겠구먼요
단지 ~
저는 이곳이 고향이자 제 삶의 터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머님 모시고 아들처럼 이 집에서 계속 살고 싶습니다
과부댁은 적당한 기회에 어머님께 인사 올리고 거두겠습니다
남사스럽게 ~
남들 앞에서 결혼식을 할 수도 없고, 그냥 조용히 살랍니다
거북한 것은 ~
명절에, 제사에, 순심이랑 형제분들이 고향집 내려오면
서로 눈치보여 마주보기 힘들까봐 그게 걱정이지요"
"흥 ~
그런건 걱정 말아요 ~
어머니 보러 오는거지 ~
당신이나 과부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요 ~"
세사람의 대화를 곁에서 들으면서 너무도 심각한 분위가 탓에
나와 순이는 뭐라고 나서서 말 한마디 거둘 수가 없었다
맘속으로만 순심누나가 정말 똑똑하고 야물차다고 감탄에 또 감탄을 할 뿐 ~
밤 늦도록 ~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 동삼이는 혼자서 사랑채로 건너가고
큰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순심누나, 명순이, 순이, 어머니, 나까지 ~
그날 밤 다섯식구 모두 나란히 누워잤는데
이상한 것은 그 누구에게도 전혀 섹스런 음탕한 생각이 안나는 것은
모자지간의 천륜의 탓이었을까?
그날밤 이혼이란 무거운 대화 탓이었을까?
내일은 대전 형님댁 인사 ~
모레는 순이네 집 인사 ~
일정이 빡빡하여 (순이 학교 개학 날짜 때문에) 모두들 한숨도 못자고 두런두런
비몽사몽 장래 이야기를 한없이 나누었다
밤새도록 양손에 나와 순이의 손을 꼭 쥐어준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은 50여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식사 때,
동삼이가 보이지 않았는데 .....
간밤에 어머님과의 의논 후,
동네 구멍가게에 나가 깡술 막걸리를 마시고
아마도 이웃 과부댁을 찾아가 하소연 겸 정식 청혼을 한 듯,
아침밥 먹으면 대전으로 떠나는 순심누나 명순이 마주 보기도 어색할테구
이런저런 모든게 너무 거북해서 일부러 자리를 피한 듯 싶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하고 순심누나 순이가 어머니께 하직인사 (큰절) 올리는데
어머니께서 일일이 손을 잡아주면서 덕담을 해주셨다
"운명이는 늦었지만 시험공부 열심히해서 반듯한 대학에 합격하고
순이는 고등학교 마치거든
운명이와 의논해서 적당한 대학에 진학하거라
요즘은 여자도 많이 배워 ~
아는게 많으면 어디서건 필요한 인재가 될테니까 ~
순심이는 이제 마음의 짐을 다 덜어냈으니 ~
홀가분하게 너의 앞길을 개척하려므나 ~
장래 유명한 요리사로 성공하길 바란다
내년이면 명순이가 국민학교에 입학하는데 어엿한 학부모도 노릇해야겠구나
운명이 순이가 대학에,
명순이가 국민학교에 다니게 되면,
예전처럼 서울 살림을 순심이가 모든걸 책임 맡아야 할텐데 ....
언제 살림하고 언제 요리학원 기술 배울건지 ~ 연약한 몸에 견딜 수 있을까?"
"어머니 아무 걱정마세요 ~
제가 몸은 작아도 여지껏 어디 한 곳 아픈데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운명이는 어릴적부터 친동생으로 금이야 옥이야 제가 돌봐왔었는데
앞으로 저희 모녀는
남편 대신에 운명이를 믿고 의지하고 살아 갈거예요
순이하고는 시누 올캐가 아닌 친 자매지간으로 평생 동고동락하기로 약속 했어요 ~"
"호호호 ~
순심이는 언제부터 그렇게 단단히 맘 먹었느냐? ~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몸은 작은데 생각이나 말하는 건 영리한 제갈공명 같구나
그래라 ~~
너랑 운명이 남매지간 정이 자별한 것은
우리 가족들은 물론 온동네 사람들이 인정하는데
내가 죽거든 ...
순심이가 운명이에게 내 몫까지 대신 해주것을 부탁한다 호호호"
"어머니 ~ 좋은 덕담 끝에 왜 돌아가신다는 말씀을 하세요 ~ 하하하"
"어머님은 마음이 부처님 같아서 장수 하실거예요 ~ 호호호"
"작고하신 시어머님 말씀에 ~
운명이랑 순심이는 타고난 사주팔자에
서로 인연이 깊을 거라고 예언하시더니만 ~ 그 말이 꼭 맞는 말이었구나 ~ 호호호 "
나와 순이, 순심누나는 어머니의 양손을 붙잡고 ~
오래오래 건강히 사시라고 기원하였고
어린 명순이는 할머니 품안에 안기면서
볼에다 "뽀뽀" "사랑해요 할머니" 재롱을 떨었다
"호호호 ~ 하하하 ~ 호호호 ~"
섭섭한 이별의 순간이 웃음천지 즐거운 한마당이 되었다
어머니께서 언제 준비하셨던지....?
순심누나에게는 멋진 옷 한벌 사입으라고 ~
명순이게는 국민학교에 갈 준비하라고 ~
순이에게는 고등학교 3학년 힘들게 공부하면서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
나에게는 대학입시준비 학원비에 보태쓰라고 ~
한사람 앞에 하나씩 봉투를 내미셨다 .....
역시 큰집 안방마님으로서의 격조 높은 풍모가 돋보이는 우리 어머니 ~!
그리고는 별도로 ~
순심누나에게 살림비용으로 두툼한 봉투를 주면서
"운명이 군대에서 막 제대 한 몸으로,
대학시험공부하려면 체력이 딸린 터이니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잘 챙겨 먹이고,
서울집도 깨끗히 도배해서 새롭게 꾸며보거라 ~"
"대전 큰 아이네 집이나 ~
시골의 순이네 집에 갈 때도 빈손으로 가지 말아라 ~
순심이가 셋중에 나이가 제일 많으니 매사에 실수없이 어른 역할을 잘해야 할거다 ~ "
부모 자식간의 인연과 ~
사람과 사람간의 인연이란 어떤걸까?
천륜지간이란 ... 피와 육신을 물려 받은 부모자식, 형제간 사이
인륜지간이란 ... 남이면서 한 몸이 된 부부지간 아닐런지?
대문을 나서 ~
마을 밖 버스 정류장까지 따라 나서며 배웅하시는
햇볕가리개 양산을 받쳐 쓴 어머니의 등이 더욱 허전해 보이는 것은
73세 고령의 나이 탓이 아니라 ~
넓다란 큰집에서 긴시간을 홀로 지내는 고독의 쓸쓸함이 배어 있었는 듯 느껴졌다
이 때 멀리서
동삼이가 자전거 짐칸에 고기 망태를 싣고서 헐레벌떡 나타났다
어제 저수지에 쳐 두었던 그물을 아침에 거두었는데 용케도 큰수확이 있었다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물치, 붕어, 잉어, 열댓마리가
축축한 호박잎이 깔린 대바구리 안에서 퍼덕이고 있었다
"대전의 한의원 큰형님 댁에 선물로 전해드려 달라....."
"명순이도 서울에서 공부 잘해야 한다....."
미리 봉투가 준비되지 않은 듯,
그냥 손에 집힌데로 한 줌의 구겨진 돈을 명순이 손에 쥐어주는 동삼이 ~
싫다고 안 받겠다고 손을 뿌리치는 명순이를 순심누나가 채근하면서
"고맙습니다...." 인사하면서 받게하였고
"그래 ~ 부녀간에 정이 자별하여 할미의 눈에 보기 좋구나 ~ 호호호"
사람간의 헤어짐이란 ~
이처럼 다음을 기약하는 기다림일까?
남여간의 정이란 무얼까? ~
좋다가도 싫어지는게 남여사이 아닌가?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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