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제법 사람으로 붐볐다.
낮에는 커피를 팔고 저녁에는 식사와 술을 파는 전형적인 카페다.
일주일 동안 미국으로 출장을 간다는 말을 전해 듣자 말자 윤가희는 자신은 일주일을 그냥 지나 갈 수가 없으니 그 전에 꼭 보고 가야 한단다.
그 긴 시간을 어찌 안보고 살수 있느냐며, 한사코 만나야 한단다.
그래서 윤가희와 만난 카페이다.
"이제 일어설래요?"
맞은편에 앉은 가희가 자리를 옮길 의사를 비쳤다.
토요일 오후의 압구정동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런 곳에 자주 와 볼 기회가 별로 없는 현석에게는 약간은 생소하고 약간은 낮선 그런 곳이다.
"그럴까? 저녁은 어디서 할까?"
"일단 다른 곳으로 옮기죠."
그러다가 그녀의 시선이 한 곳에서 못 박혔다.
"쟤가?"
"....."
현석을 보고 중거리는 것이 아님을 알아채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이 못 박힌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 곳에는 앳되어 보이는 여자가 친구들과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중이었고 그 중 한 명이 가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가희에게 다가 왔다.
현석의 눈에 대학생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녀는 마치 현석이 옆에 없기라도 한 듯이.
"언니. 이게 얼마 만이에요?"
"예리 아니니? 안녕?"
"아. 일행이 계신 데. 죄송해요. 너무 반가워서."
그 때서야 그녀가 현석에게 간단한 목례를 했다.
"그래 나도 반가워."
윤가희가 말을 받았다.
"언니. 그럼 다음에 한 번 뵈어요. 오늘은 손님도 계시고 하니..."
"그래. 다음에 한 번 보자."
"네. 언니."
그녀가 목례를 하고 돌아섰다. 꽤 깜찍한 모습이다.
현석이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잔을 들려는 찰라.
"쨍그랑."
"악."
깨지는 소리와 여자의 비명소리가 동시에 올렸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그녀가 뛰듯이 돌아서다가 마침 쟁반에 주스가 들은 유리잔을 받치고 오던 종업원과 부딪친 친 것이다.
그녀는 비틀거리다가 몸을 바로 잡았고 종업원은 쟁반과 유리잔을 통째로 바닥에 떨어트리면서 바닥에 부딪친 유리잔의 깨지는 소리와 플라스틱 쟁반이 큰 소리를 내었다.
카운터에 있던 종업원이 재빠르게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뛰어 왔다.
"예리야 괜찮니?"
가희가 놀라 일어섰고 현석도 놀랐다.
"죄송해요 손님. 죄송해요. 안 다치셨어요?"
부딪친 종업원이 너무 놀랐는지 잠시 멍하게 있다가 그 학생에게 다친 곳이 없느냐고 물어 보았다.
"네. 다치지는 않았어요."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란 스케치 북과 두 권의 책과 핸드백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우려다 말고 휴대폰을 의자에 내려 놓고 그것들을 주워 올리며 물기를 털어 냈다.
달려온 종업원이 재빠르게 바닥에 흩어진 유리조각들을 쓸어 담았다.
"안 다치셔서 다행입니다."
종업원이 그렇게 말하고 그녀의 앞 뒤를 돌며 마치 점검을 하듯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는 카운터로 데리고 갔다.
카운터에 도착한 그녀는 종업원들과 몇 마디 하더니 이쪽을 보고 손 인사를 하고는 문 밖으로 사라졌다. 무슨 일인지 몰라 하며.
"우리도 나가죠."
그녀를 눈으로 배웅하던 가희가 나가자고 제의했다."
"응."
"잠깐 제가 화장실 다녀 올 테니 입구에서 만나요."
"응. 그래."
그녀가 핸드백을 들고 화장실로 총총히 사라졌다.
현석은 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탓에 테이블 위의 커피잔으로 손이 갔다. 그러다가 윤가희가 앉았던 옆 의자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휴대폰.
맞다 아까 다른 짐들을 정리하고 털고 할 때 휴대폰을 그 곳에 잠시 놓고 정리하더니 잊어버리고 간 모양이다.
현석은 자리를 옮겨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학생이 휴대폰이라니.
"그 애는 누구야?"
올림픽 도로를 달리며 물었다.
"왜? 관심 있어요?"
"관심은. 그냥. 가희를 아는 체 하니까 궁금해서 물어 보는 거지 뭐."
"먼 친척 동생이야. 별로 왕래는 없지만."
"아. 난 또. 그런데 별로 안 친한 모양이지? 왕래가 없다면."
"그냥. 친척이라도 집안에 큰 행사나 있어야 얼굴 보는 정도죠 뭐."
"그런데 그 애는 무척 반가워 하던데?"
"의외의 곳에서 만나서 그런가 봐요."
"나하고 있는 것 문제 않되?"
"상관 없어요."
"가희가 상관 없다면 나야 뭐."
"별걱정 다 하세요. 그런데 걔 예쁘죠?"
"예뻣었나? 잘 기억이 안 나네.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가희가 더 예쁜데."
"거짓말이라도 기분 나쁘지는 않네."
"흐흠. 사실이니까."
"혹시 꼬시고 싶은 생각 안 들어요?"
"얘가 뭔 소리 하는 거야? 친척동생을 유부남에게 던져 주는 거야?"
"후후. 맘 있어 없어?"
"전혀 없는데. 난 가희만 있으면 되는걸."
"나만 있으면 된다니 기쁘기는 한데. 그렇지만 난 곧 떠날 텐데."
"가희야 말로 별 걱정 다하시네요."
"음. 내가 봐서는 현석씨 나 없으면 누군가 있어야 할 것 같은 데."
"글쎄 그래도 아마 난 가희만 그리워하면서 살게 될 거야 아마."
"어디 가서 그리워하게요? 다른 여자 품에서?"
"음. 바닷가가 아닐까? 교암리 쯤"
"어이쿠. 남자 망부석 하나 생기겠네."
"안되나. 그럼..."
"현석씨가 거기서 망부석 되면 거기 놀러 오는 여자들 다 집 나갈 텐데."
"왜?"
"현석씨가 굳은 망부석에 반해서 집에 안가면 집 나가는 거죠 뭐."
"그런 여자들이 있을까? 그러기만 한다면야 망부석도 좋을 것 같은 데."
"그럼 아까 걔도 관심이 있단 소리네 뭐."
"하하 그런데 지금은 가희 하나 건사하기도 힘에 부쳐서 말이야."
"에이. 전혀 아닌데.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인데."
"글쎄. 준다 해도 비린내 날 거 같다. 대학생이지?"
"맘에 없는 거는 아니네요 그럼."
"아니. 절대 아니야. 잊어 주세요."
가희와의 즐거운 저녁과 질펀하게 치러진 섹스는 하루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그녀의 육체는 한 번 불 붙으면 잦아 들기까지 무척이나 오래 걸린다.
"윙~~~"
그녀를 내려 주고 집으로 향하는데 주머니에서 이상한 느낌이 전해진다.
뭐지?
아. 아까 그 휴대폰.
그러고 보니 가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진동 소리인 모양이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기 저쪽에서 앳띤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전화기 주인 이신가요?"
(네. 전화 몇 번 했었는데요.)
"아. 네 진동상태라 못 들었던 거 같아요. 압구정동에 있는 카페 리나에서 잊어버리신 거 맞죠?"
(네. 어디서 잊어 버렸는지를 몰랐어요. 그래서 전화를 몇 번 했는데)
"그럼 이거 어떻게 전해 드릴까요?"
(지금은 너무 늦었죠?)
"그럼요."
(내일은 시간이 안 되는데. 모레 괜찮으신가요?)
"제가 모레 미국으로 출장을 가요. 그리고 돌아오려면 일주일은 걸릴 텐데. 내일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시군요. 내일 어느 때라도 가능 한가요? 죄송합니다. 제가 내일 시간이 잘 안 나서 가능할 때 전화를 드리고 싶은데)
"네 내일은 출장준비로 회사에 종일 있으니까 회사 부근이면 아무 때나 가능합니다."
(회사가 어느 쪽에 있는데요?)
"신사동인데 압구정동하고 붙어 있어서 압구정에 가까워요"
(그럼 내일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이거 배터리가 내일까지 갈까요?"
(아. 그럼.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를 하나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네 불러드릴 테니 메모 해 두세요."
현석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불러주었다.
다음날 그녀로부터 전화는 오지 않았다.
이런 바보 같으니 내 연락처를 주기만 하고 연락할 수 있는 번호를 받아 두지를 못했으니 연락을 해 볼 수도 없었다.
그럼 차라리 카페 리나에 가져다 주라고 하던지.
밤 늦게 까지 회사에서 기다렸지만 결국은 전화벨이 울리지 않았다.
(계속)
3부에서 잠시 언급을 했지만, 이 글의 시대적 배경이 1990년대 중반 이후입니다.
그점을 참고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즘들어 이상한 습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몇분이나 내 글을 읽을까, 100명? 200명? 에이 그런것 생각하지 말자. 했는데.
몇분이 읽었는지를 꼭 보게 되더군요.
어제는 다른 작가의 읽은 수와 비교도 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가능한 신경 쓰지 않으렵니다.^^
----------- 뜨락에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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