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롱이의 반성문 9부
실장에겐 당분간 일하기 힘들 것이라 말했고, 병원에 다닌다고도 얘기했다.
실장은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 초롱아.. 몸 관리 잘 하고, 일 할 수 있을 때 다시 전화 줘요.”
난 그 어마어마한 일을 겪고도
오히려 큰 충격 때문이었는지, 그 하루를 쉽게 잊을 수 있었다.
마치 남의 일이었던 것처럼 이렇게 지난 얘기를 술술 할 수 있었고
치료가 끝난 뒤엔 제 발로 다시 그 헬게이트에 걸어 들어갔다.
정말 머저리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실장은 놀란 토끼눈을 하며 날 쳐다봤다.
“제가 일주일정도만 쉰다고 했잖아요..ㅎㅎ"
평소처럼 일을 했고, 해바라기 이후로 다시 일을 시작했음에도
딱히 기억나는 하루가 없다.
그러던 와중에 1번 오빠의 재방문이 있었던 것이고
엄청난 흥분을 했던 그날을 뒤로하고
말 못할 무게감과 함께 다신 이 업계에 발을 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양재에서의 마지막 문을 나섰던 것이다.
사실 일을 그만두는 데에는 실장이 의외의 역할을 했다.
병원을 다니고 1주일 만에 다시 찾아간 업소,
실장이 놀란 토끼눈을 한 그 뒤로는 연민의 눈길도 있었는지
며칠 뒤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던 것이다.
「초롱아, 학교 끝나고
내가 그 근처로 갈게.
따로 얘기 좀 했으면
좋겠어.」
하면서 말이다.
실장이 아가씨에게 따로 연락하는 경우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당시 실장은 ‘따로 연락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어려운 만남을 제안한 것이다.
「학교 앞은 곤란하니
제가 역삼이나 삼성 쪽
으로 갈게요. 그쪽에서
뵈요.」
하며
우리는 삼성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네..무슨 일이세요?”
“여긴 듣는 귀가 많으니 초롱씨라고 부를게요.”
하곤
잠시 동안 정적이 흘렀다.
난 왠지 모르게 실장이 할 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미안하겠지.
..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난 초롱씨가 일을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개인사 이야기하는 거 아니라지만, 나도 가족이 있고 초롱씨보다 약간 어린 딸이 있어요.
나도 IMF겪고 힘들어져서 별일 다 하다가 돈 좀 준다고 해 이 일을 시작했는데
초롱씨를 볼 때마다 너무 속상했어요.
처음이야 아가씨들 어차피 돈 벌러 온 거, 나도 돈 벌러 왔으니 별 상관없었거든요.
근데 초롱씨
난 초롱씨가 정말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의외였다.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두라고 얘기한다는 건, 날 자르겠단 얘기 아니겠는가?
하지만 실장님의 눈에선 꽤나 진지한 느낌이 묻어나왔고
무언가 작정한 듯 한 모습이었다.
“나 사실 그날 들었어요. 초롱씨가 살려달라고 하는 거 다 듣고 가보려고 했어요.
근데 사장 놈이 잡는 거예요. 가지 말라고, 손님이라고..
다 한 번씩 그런 거 겪을 수 있다고. 그렇게 초롱씨 그만두면 사장이 자기는 좋대요.
초롱씨가 귀엽고 순수한 면이 있어서 그런 거 좋아하는 손님들한테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손님들은 업소녀같은 스타일을 찾는다는 이유였어요. 초롱씨 자꾸 개수 안 나오고
순번으로 손님들 넣으려고 해도 사장이 자꾸 초롱씨는 빼는 거예요.
난 초롱씨같은 스타일 좋아요.
나 여기서 일하면서 한 번도 초롱씨같은 아가씨 본 적 없어요. 내말 이해해요?
초롱씨가 나 그런 눈으로 쳐다보며 얘기할 때 정말 속상했어요. 그런 마음 이해해요?
딸 같다는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초롱씨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돈이 필요한 이유나 돈을 버는 방법은 불손했을지언정
그 당시 난 정말로 순수했다는 말이 어울렸고
실장은 진지하게 일을 그만하길 권했으며
어떤 아가씨는 사장에게 돈을 빌렸다가 핸플로는 돈이 안 되니
풀코스로 전향시켰던 사례도 있었으며
그 아가씨는 결국 돈을 못 갚아 아직도 사장에게 맞아가며 업소에 남아있다고 했다.
내가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암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위험하니 그만두라는 실장의 진심어린 충고였다.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실장의 그 모습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실장은 다시 업소로 돌아가 그곳의 실장역할을 계속 했겠지만
실장은 자기는 사장과 얽힌 게 있어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것이 핸플업소 폭탄(?)처리반의 방법일 수도 있고
실장의 진심일 수도 있고
사장의 지시일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의도가 어쨌든 그 당시 난 실장의 말을 모두 믿었기에 업소를 정리할 수 있었다.
해바라기 이후로 폭풍 같은 일들이 지나가며
결국 그들의 의도대로 난 일을 그만뒀고,
짐을 다 꾸려 대기실을 나설 때
연지언니가 한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너, 그만두려고? 푸하하~~ 못 그만둘걸? 다른데 가면 이만큼 돈도 못 벌어.
너 돈보고 다시 올 거잖아. 뻔해~~ 인연이 되면 다시보자 초롱아. 잘가~~~”
이로써 혼란스러웠던 나의 첫 번째 핸플업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업계NF라고 교육을 명목삼아 서비스를 원했던 실장이
마지막엔 날 업계에서 꺼내주려고 노력했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 업소녀를 자기 친동생마냥 잘 일러주었던 언니가
마지막엔 넌 이곳에서 발 끊기 힘들거란 악담을 퍼부었다.
3년간 핸플을 쉬었다고 한 것처럼
솔직히 돈 때문이라도, 색녀가 다 된 몸뚱아리 때문이라도 분명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둘의 마지막 모습 때문에 이를 악물며 참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실장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고
연지언니의 말대로 되고 싶지도 않았다. 자존심 상하니까..
..
하지만 이대로 끝났으면 반성문 따위는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모자란SM아저씨 이후로 난 여전히 성욕에 목말라있었다.
당시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술을 먹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었고
술을 먹으면 ‘좋았음’은 기억에 남지만
그 과정이 어렴풋이 흐려져 결국 항상 만족하지 못하다는 슬픈 후문이었다.
하지만 난 남자친구의 사랑만으로 만족함을 ‘연기’할 수 있었다.
비록 조루끼가 다분한 그였지만
“난 단1초라도 너와 하나가 될 수 있음에 만족하고, 또 감사해.
내가 이사람 저사람 많이 만나봤다면 만족하지 못할 수 있지만
너뿐이기 때문에 난 항상 만족해. 사랑하고, 고마워.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라는 말을 정말 진심을 담아했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인가… 가늠이 될까?
믿지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몸을 준 것은 돌 I 해바라기가 전부였고
그 마저도 난 만족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굉장한 고통의 시간이었다.
한편으론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이 점점 커지는 만큼
육체적 갈증도 점점 깊어져 갔지만 이것은 표현할 수 없는…
그저 소리 없는 아우성, 고통뿐인 상처와 같았다.
나중엔 두 얼굴의 야누스처럼
낮엔 청순하고 수수한 일편단심 해바라기의 여자 친구가 되었고
밤엔 욕망이 들끓는 혈기왕성한 색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난 남자친구가 첫 경험의 대상이었고
사실 남자친구 이전에 오래 만났던 전남자친구가 있었으나
정말 아무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경험에 피가 나지 않아 혹시나 잠자리에 적극적이 되면 그가 날 의심하진 않을까
내가 어떠한 표현을 하면 그것으로 연상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좋아 미치겠어, 더해줘” 라고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도
끝내 삼켜버리길 연애5년째.
적어도 남자친구에게 난, 색녀는 커녕
순수하기 짝이 없는 푸딩같은 Girl Friend였다.
많은 남자들은 ‘적극적인 걸 더 좋아 했을 텐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에 관한 얘기는 차츰 하게 될 듯 하다.
무튼, 남자친구에게 내 색을 다 풀지 못하니
밤중에 1번 오빠나 해바라기를 상상하며 질질 싸대길 몇 해,
오래도 참았다…!!!
그리고 내 색기의 봇물이 터진 것은
23살의 3월부터였다.
핸플에 한번 경험이 있었고
준하드(하의 속옷 빼고 올 탈의)로 시작을 했으니 탈의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BJ(사까시)에 입싸(구강사정) 까지 된다면 하드로 전향해도 괜찮다는 조건들로,
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3년 전 그 일을 잊어버리다 못해
지금은 흥분의 한 요소로 작용을 하고 있으니 올 탈의의 하드 컨셉으로 전향한다면
지금 내 넘쳐흐르는 색기 정도는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만으로
이번엔 조금 더 멀리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면접을 보러간 그 곳은
전에 일하던 곳과 마찬가지로 굳건한 쇠 문으로 되어있었다.
천정에는 cctv가 달려있었고, 아마 그것으로 누가 오는 가 감시한 뒤 문을 열어주는 듯 했다.
업소로 면접을 보러가는 난 옷 차림새가 엄청나게 케쥬얼했다.
어차피 면접을 보면 하드컨셉은 처음이니 교육을 진행할거고,
그러면 올 탈의를 할 게 뻔한데..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연신내쪽에 위치한 그 곳은
업소에 발을 내 딛자마자 놀라웠던 것이 있으니,
실장이 여자라는 것이었다.
(흔한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룸에 마담이 존재하는 것은 익히 들었음에도
핸플에 여실장은 철부지 경험자에겐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사장님?
실장님?
아무튼, 곱게 두 갈래의 땋은 머리 언니야는, 내 또래보단 연식이 있어보였고
그래도 얼굴 자체가 예쁘장해 뭔지 모를 부러움을 느꼈다.
“하드는 처음이라고 했죠? 전에 가게에선 서비스 어디까지 했었어요?”
“저.. BJ랑 입싸까지 했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똥까시(똥꾸멍 사까시)나 황제서비스도 경험이 있었.....
지만
말해봤자 이용당할게 뻔하니 나름 머리 굴린다고 비!밀!!(은커녕 훗날 결국 걸렸음..ㅋㅋ)
“뭐야, 준하드 맞아요? 완전 서비스는 하든데? 호호호”
귀여운 동생 대하는 듯한 말투와 표정에 굳은 어깨는 서서히 풀어졌고,
어딘가에서 남자실장이 나와 날 반겨줬다.
“와~ 생각보다 귀엽네~~ 아예 일할 생각으로 온 거에요? 하드 안 해도 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하드가 준하드 보다는 개수가 더 많이 나오니까 한번 해봐요.“
“저, 교육은 따로 진행 하나요?”
“음…. 언제부터 일할 수 있어요?”
“오..오늘부터요”
여실장과 남실장은 반가운 얼굴을 하곤 바로 콜! 을 외쳤다.
여실장은 대기실과 복장에 대해 바쁘게 설명해줬고
남실장은 T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 시간 반 뒤에 교육해주실 분이 올 거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곳에서 내 닉네임은 ‘방울’이었고
초롱이를 말해봤으나 촌스럽다는 이유로 더 촌스러운 방울이를 추천해줬다.
전에 일하던 곳 보다 대기실이 참 좁구나.. 언니들이 많이 있지는 않나보다.
옷은 이걸 집어 입으면 된다고 했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양재에서 입었던 옷과 비슷한 홀복을 하나 선택했다.
3년 만에 입게 된 야한 옷이란,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보이쉬한 코트와 상반되는 모습이었고
마치 나 스스로 마법사를 만난 신데렐라마냥 예뻐진 내 복장에 감탄하게 되었다.
하얀 유방은 색스러웠고, 감추어진 곳 없는 어깨는 조금 천박해 보였지만
한편으론 ‘난 아직 대학생 풋내기, 남자경험도 한명 뿐인 깨끗한 학생’이기에
더 야하게 느껴졌던 그 마음을 글 읽는 여러분들은 알까…?
내 몸 구석구석과 좁아터진 대기실의 세부관찰로 이곳에서의 시간을 금방 흘렀갔고
곧 대기실의 전화기가 울렸다.
교육해줄 손님이 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울’이의 제2 핸플업이 시작 되었다.
실장에겐 당분간 일하기 힘들 것이라 말했고, 병원에 다닌다고도 얘기했다.
실장은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 초롱아.. 몸 관리 잘 하고, 일 할 수 있을 때 다시 전화 줘요.”
난 그 어마어마한 일을 겪고도
오히려 큰 충격 때문이었는지, 그 하루를 쉽게 잊을 수 있었다.
마치 남의 일이었던 것처럼 이렇게 지난 얘기를 술술 할 수 있었고
치료가 끝난 뒤엔 제 발로 다시 그 헬게이트에 걸어 들어갔다.
정말 머저리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실장은 놀란 토끼눈을 하며 날 쳐다봤다.
“제가 일주일정도만 쉰다고 했잖아요..ㅎㅎ"
평소처럼 일을 했고, 해바라기 이후로 다시 일을 시작했음에도
딱히 기억나는 하루가 없다.
그러던 와중에 1번 오빠의 재방문이 있었던 것이고
엄청난 흥분을 했던 그날을 뒤로하고
말 못할 무게감과 함께 다신 이 업계에 발을 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양재에서의 마지막 문을 나섰던 것이다.
사실 일을 그만두는 데에는 실장이 의외의 역할을 했다.
병원을 다니고 1주일 만에 다시 찾아간 업소,
실장이 놀란 토끼눈을 한 그 뒤로는 연민의 눈길도 있었는지
며칠 뒤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했던 것이다.
「초롱아, 학교 끝나고
내가 그 근처로 갈게.
따로 얘기 좀 했으면
좋겠어.」
하면서 말이다.
실장이 아가씨에게 따로 연락하는 경우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당시 실장은 ‘따로 연락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어려운 만남을 제안한 것이다.
「학교 앞은 곤란하니
제가 역삼이나 삼성 쪽
으로 갈게요. 그쪽에서
뵈요.」
하며
우리는 삼성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네..무슨 일이세요?”
“여긴 듣는 귀가 많으니 초롱씨라고 부를게요.”
하곤
잠시 동안 정적이 흘렀다.
난 왠지 모르게 실장이 할 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미안하겠지.
..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난 초롱씨가 일을 그만뒀으면 좋겠어요.
개인사 이야기하는 거 아니라지만, 나도 가족이 있고 초롱씨보다 약간 어린 딸이 있어요.
나도 IMF겪고 힘들어져서 별일 다 하다가 돈 좀 준다고 해 이 일을 시작했는데
초롱씨를 볼 때마다 너무 속상했어요.
처음이야 아가씨들 어차피 돈 벌러 온 거, 나도 돈 벌러 왔으니 별 상관없었거든요.
근데 초롱씨
난 초롱씨가 정말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의외였다.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두라고 얘기한다는 건, 날 자르겠단 얘기 아니겠는가?
하지만 실장님의 눈에선 꽤나 진지한 느낌이 묻어나왔고
무언가 작정한 듯 한 모습이었다.
“나 사실 그날 들었어요. 초롱씨가 살려달라고 하는 거 다 듣고 가보려고 했어요.
근데 사장 놈이 잡는 거예요. 가지 말라고, 손님이라고..
다 한 번씩 그런 거 겪을 수 있다고. 그렇게 초롱씨 그만두면 사장이 자기는 좋대요.
초롱씨가 귀엽고 순수한 면이 있어서 그런 거 좋아하는 손님들한테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손님들은 업소녀같은 스타일을 찾는다는 이유였어요. 초롱씨 자꾸 개수 안 나오고
순번으로 손님들 넣으려고 해도 사장이 자꾸 초롱씨는 빼는 거예요.
난 초롱씨같은 스타일 좋아요.
나 여기서 일하면서 한 번도 초롱씨같은 아가씨 본 적 없어요. 내말 이해해요?
초롱씨가 나 그런 눈으로 쳐다보며 얘기할 때 정말 속상했어요. 그런 마음 이해해요?
딸 같다는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초롱씨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돈이 필요한 이유나 돈을 버는 방법은 불손했을지언정
그 당시 난 정말로 순수했다는 말이 어울렸고
실장은 진지하게 일을 그만하길 권했으며
어떤 아가씨는 사장에게 돈을 빌렸다가 핸플로는 돈이 안 되니
풀코스로 전향시켰던 사례도 있었으며
그 아가씨는 결국 돈을 못 갚아 아직도 사장에게 맞아가며 업소에 남아있다고 했다.
내가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그런 암적인 모습을 보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위험하니 그만두라는 실장의 진심어린 충고였다.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실장의 그 모습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실장은 다시 업소로 돌아가 그곳의 실장역할을 계속 했겠지만
실장은 자기는 사장과 얽힌 게 있어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다고 했다.
이것이 핸플업소 폭탄(?)처리반의 방법일 수도 있고
실장의 진심일 수도 있고
사장의 지시일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의도가 어쨌든 그 당시 난 실장의 말을 모두 믿었기에 업소를 정리할 수 있었다.
해바라기 이후로 폭풍 같은 일들이 지나가며
결국 그들의 의도대로 난 일을 그만뒀고,
짐을 다 꾸려 대기실을 나설 때
연지언니가 한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너, 그만두려고? 푸하하~~ 못 그만둘걸? 다른데 가면 이만큼 돈도 못 벌어.
너 돈보고 다시 올 거잖아. 뻔해~~ 인연이 되면 다시보자 초롱아. 잘가~~~”
이로써 혼란스러웠던 나의 첫 번째 핸플업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업계NF라고 교육을 명목삼아 서비스를 원했던 실장이
마지막엔 날 업계에서 꺼내주려고 노력했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 업소녀를 자기 친동생마냥 잘 일러주었던 언니가
마지막엔 넌 이곳에서 발 끊기 힘들거란 악담을 퍼부었다.
3년간 핸플을 쉬었다고 한 것처럼
솔직히 돈 때문이라도, 색녀가 다 된 몸뚱아리 때문이라도 분명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둘의 마지막 모습 때문에 이를 악물며 참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실장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고
연지언니의 말대로 되고 싶지도 않았다. 자존심 상하니까..
..
하지만 이대로 끝났으면 반성문 따위는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모자란SM아저씨 이후로 난 여전히 성욕에 목말라있었다.
당시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술을 먹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었고
술을 먹으면 ‘좋았음’은 기억에 남지만
그 과정이 어렴풋이 흐려져 결국 항상 만족하지 못하다는 슬픈 후문이었다.
하지만 난 남자친구의 사랑만으로 만족함을 ‘연기’할 수 있었다.
비록 조루끼가 다분한 그였지만
“난 단1초라도 너와 하나가 될 수 있음에 만족하고, 또 감사해.
내가 이사람 저사람 많이 만나봤다면 만족하지 못할 수 있지만
너뿐이기 때문에 난 항상 만족해. 사랑하고, 고마워.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라는 말을 정말 진심을 담아했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인가… 가늠이 될까?
믿지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몸을 준 것은 돌 I 해바라기가 전부였고
그 마저도 난 만족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굉장한 고통의 시간이었다.
한편으론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이 점점 커지는 만큼
육체적 갈증도 점점 깊어져 갔지만 이것은 표현할 수 없는…
그저 소리 없는 아우성, 고통뿐인 상처와 같았다.
나중엔 두 얼굴의 야누스처럼
낮엔 청순하고 수수한 일편단심 해바라기의 여자 친구가 되었고
밤엔 욕망이 들끓는 혈기왕성한 색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난 남자친구가 첫 경험의 대상이었고
사실 남자친구 이전에 오래 만났던 전남자친구가 있었으나
정말 아무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경험에 피가 나지 않아 혹시나 잠자리에 적극적이 되면 그가 날 의심하진 않을까
내가 어떠한 표현을 하면 그것으로 연상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좋아 미치겠어, 더해줘” 라고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도
끝내 삼켜버리길 연애5년째.
적어도 남자친구에게 난, 색녀는 커녕
순수하기 짝이 없는 푸딩같은 Girl Friend였다.
많은 남자들은 ‘적극적인 걸 더 좋아 했을 텐데’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것에 관한 얘기는 차츰 하게 될 듯 하다.
무튼, 남자친구에게 내 색을 다 풀지 못하니
밤중에 1번 오빠나 해바라기를 상상하며 질질 싸대길 몇 해,
오래도 참았다…!!!
그리고 내 색기의 봇물이 터진 것은
23살의 3월부터였다.
핸플에 한번 경험이 있었고
준하드(하의 속옷 빼고 올 탈의)로 시작을 했으니 탈의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BJ(사까시)에 입싸(구강사정) 까지 된다면 하드로 전향해도 괜찮다는 조건들로,
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3년 전 그 일을 잊어버리다 못해
지금은 흥분의 한 요소로 작용을 하고 있으니 올 탈의의 하드 컨셉으로 전향한다면
지금 내 넘쳐흐르는 색기 정도는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만으로
이번엔 조금 더 멀리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면접을 보러간 그 곳은
전에 일하던 곳과 마찬가지로 굳건한 쇠 문으로 되어있었다.
천정에는 cctv가 달려있었고, 아마 그것으로 누가 오는 가 감시한 뒤 문을 열어주는 듯 했다.
업소로 면접을 보러가는 난 옷 차림새가 엄청나게 케쥬얼했다.
어차피 면접을 보면 하드컨셉은 처음이니 교육을 진행할거고,
그러면 올 탈의를 할 게 뻔한데..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연신내쪽에 위치한 그 곳은
업소에 발을 내 딛자마자 놀라웠던 것이 있으니,
실장이 여자라는 것이었다.
(흔한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룸에 마담이 존재하는 것은 익히 들었음에도
핸플에 여실장은 철부지 경험자에겐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사장님?
실장님?
아무튼, 곱게 두 갈래의 땋은 머리 언니야는, 내 또래보단 연식이 있어보였고
그래도 얼굴 자체가 예쁘장해 뭔지 모를 부러움을 느꼈다.
“하드는 처음이라고 했죠? 전에 가게에선 서비스 어디까지 했었어요?”
“저.. BJ랑 입싸까지 했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똥까시(똥꾸멍 사까시)나 황제서비스도 경험이 있었.....
지만
말해봤자 이용당할게 뻔하니 나름 머리 굴린다고 비!밀!!(은커녕 훗날 결국 걸렸음..ㅋㅋ)
“뭐야, 준하드 맞아요? 완전 서비스는 하든데? 호호호”
귀여운 동생 대하는 듯한 말투와 표정에 굳은 어깨는 서서히 풀어졌고,
어딘가에서 남자실장이 나와 날 반겨줬다.
“와~ 생각보다 귀엽네~~ 아예 일할 생각으로 온 거에요? 하드 안 해도 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하드가 준하드 보다는 개수가 더 많이 나오니까 한번 해봐요.“
“저, 교육은 따로 진행 하나요?”
“음…. 언제부터 일할 수 있어요?”
“오..오늘부터요”
여실장과 남실장은 반가운 얼굴을 하곤 바로 콜! 을 외쳤다.
여실장은 대기실과 복장에 대해 바쁘게 설명해줬고
남실장은 T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 시간 반 뒤에 교육해주실 분이 올 거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곳에서 내 닉네임은 ‘방울’이었고
초롱이를 말해봤으나 촌스럽다는 이유로 더 촌스러운 방울이를 추천해줬다.
전에 일하던 곳 보다 대기실이 참 좁구나.. 언니들이 많이 있지는 않나보다.
옷은 이걸 집어 입으면 된다고 했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양재에서 입었던 옷과 비슷한 홀복을 하나 선택했다.
3년 만에 입게 된 야한 옷이란,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보이쉬한 코트와 상반되는 모습이었고
마치 나 스스로 마법사를 만난 신데렐라마냥 예뻐진 내 복장에 감탄하게 되었다.
하얀 유방은 색스러웠고, 감추어진 곳 없는 어깨는 조금 천박해 보였지만
한편으론 ‘난 아직 대학생 풋내기, 남자경험도 한명 뿐인 깨끗한 학생’이기에
더 야하게 느껴졌던 그 마음을 글 읽는 여러분들은 알까…?
내 몸 구석구석과 좁아터진 대기실의 세부관찰로 이곳에서의 시간을 금방 흘렀갔고
곧 대기실의 전화기가 울렸다.
교육해줄 손님이 왔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울’이의 제2 핸플업이 시작 되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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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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