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이 글은 꽤 오래전에, 스토리를 작성했고, 상당히 많은 분량을 써둔 글입니다.
직딩들이 모두 다 그러하듯, 바빠서 몇년이 훌쩍 지나갔고, 새삼스럽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면, 근친상간, 스윙, 그룹섹스 등과 같은 부류를 좋아한다면,
과감하게 왼쪽이동 하거나, 다른 글을 읽으시라 권합니다.
그런것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작가의 개인 취향 때문이죠.^^
다만, 현실같은 느낌의 달콤한 로맨스와 그자리에 있는듯한 느낌의 섹스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애쓸것은 약속 드립니다.
------------------------------- 뜨락에
여행이란.
낮선 곳. 낮선 사람. 그것은 새로운 희열이랄까?
동해안으로 다녀온 여행은 낮선 사람을 만난 짧은 시간이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이었다.
현석이 휴가에서 돌아와 채 이틀도 쉬기 전에 전화가 왔다. 정민국 사장은 자기의 친구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를 추천해 주었다.
전 회사의 정 사장이 어떻게 추천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특채의 형식을 빌려 면접이 이루어 졌고 면접이 끝나자 바로 출근일자를 일러 주었다.
"뭐가 일이 조금 이상한 것 같은 데. 정사장님 소개라서 그런가?"
현석은 면접을 보자 말자 출근일자가 통지되는 이런 일이 이해가 안되었지만 회사를 구하느라 크게 애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현석이 이동한 회사는 네 개의 사업본부에 인원은 3백 명 정도 되었다.
계열사가 3 개가 있어서 작은 그룹형태를 취하였고 그룹본부에 총무. 경리. 경영. 기획 등의 기획관리 부서가 집중해 있고 통합관리 되는 체제였지만 사업영역에 있어서 만큼은 독립된 영업영역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각 사는 서로간에 약간씩 시너지를 가지는 구조일 뿐 서로 매출을 밀어 주는 관계가 아닌 것이 마음에 들었다.
현석이 배치 받은 사업부는 박일한 사장이 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업본부에 비하여 인원이 가장 적었다.
삼백 여명의 직원 중에 다른 본부는 팔구십 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현석이 속한 본부는 불과 오십 여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본부 내에 3개 부서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불과 11명의 직원이 현석이 배치 받은 부서였다.
그 부서의 부장이 한 달쯤 전에 퇴사하였고, 공석으로 있었던 상태에서 현석이 책임자로 그 자리에 배치 받았다.
"나이나 경력으로 보아서 부장이 될 수는 없고 차장 직책으로 부장 대행을 맡길 테니 열심히 하세요" 라고 했던 박일한 사장의 말이 머릿속에 맴 돌았다.
입사하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날.
본부 내의 다른 부장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사장의 말이 왜인지 알게 되었다.
적어도 다른 부장들을 현석 보다 다섯 살 이상은 많아 보였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나이의 느낌은 십 년 차이도 더 되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타 부서의 부장들과 인사를 마치고 자신이 맡을 부서의 직원을 소개받는 자리에서 현석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헉.
밖으로 표현되지 않았을 뿐 헉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정말 심장이 멈추고 숨이 턱 막힐 만큼의 미인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한지수라고 소개했다.
내 부서다. 내 부서에 이런 대단한 미인이라니.
한지수.
그녀의 주위 모두가 깜깜한데 한지수에게 서만 빛이 나는 것처럼 그녀가 환했다.
마치 몸 속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 나오는 것 같았다.
"반갑습니다. 잘 부탁해요."
그렇게 말하고 잠시 멈추어 고개를 까딱 하고 인사를 나누었지만, 남자직원들과는 다르게 악수를 청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이름 정도를 말하고 잘 부탁한다는 정도였는데도 마치 몇 시간의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하고 지나가면서 옆쪽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걸어가고 있었지만 발이 공중에 붕 떠서 자꾸 한지수 쪽으로 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 다음에는 누구를 소개 받았는지, 몇 명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자리에 와서 앉았지만, 머리 속이 멍 했다.
새삼스럽게 가슴은 쿵쾅거리고 숨소리마저 새액 쌕 들려 오는 것 같았다.
한 번 더 한지수의 얼굴을 더 보고 싶었다. 그냥 눈이 가는 방향이 그녀가 있는 쪽으로 자꾸 향했다.
그녀는 미모의 탤런트나 배우들 만큼, 아니 그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미인이었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어떤 또 다른 기품 같은 것이 있었다.
서구적 이미지의 너무나도 예쁜 얼굴에 현석 만큼이나 큰 키 아니 현석보다도 커 보이는 키에 날씬한 체격은 어느 곳에서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여자였다.
그것이 유독 현석에게만 그럴런지는 몰라도.
몇 일.
사내의 업무를 파악하는 그 몇 일 사이에도 느낀 것이지만 한지수 그녀는 회사에서 퀸의 위치에 있었다.
회사내의 타 부서 직원들이 한지수에게 어찌어찌 해 보려는 사람도 많고 직장 동료가 아닌 남녀간의 그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애를 태웠지만, 대개 다 포기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지금도 다른 사업본부에서 일 없이 현석의 본부로 와서 괜히 지수에게 말을 거는 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보지만 그들 모두다 한결같이 지수의 말 논리에 그냥 물러 갈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 대시하는 그 많은 남자직원들을 직장동료 이상의 그 어떤 접근도 허용치 않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수의 상관이지만 현석에게는 정말 묘한 감정이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아내와는 상관없이 마음 한 곳에 연정 같은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긴 아내와는 사랑 같은 것이 떠난 지는 오래 되었다.
아니 현석이 모르거나 모르는 체 할 뿐 아내는 이제 이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혼 초에는 깊은 사랑으로 살았는데, 아니 사랑인줄 알았는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것이 사랑도 애정도 식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자신도 알고 있다.
이미 별거나 다름없는, 호적에 부부라고 되어있고 한 집에 사는 것이 부부라면 맞는 말이지만 육체관계를 가진지도 얼마나 되었는지 모른다.
한집에 살지만 서로 각방에서 잠을 자고, 그저 형식적으로 간혹 한 번씩은 함께 잠자리에 함께 드는 경우가 있지만, 부부라는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행사 같은 것이었다.
집에 함께 있어야 대화도 거의 없고 어쩌다 하는 말에 아내는 떠나겠다는 말을 했고 간혹은 친정이라고 이야기 하고 일주일씩 짐에 돌아오지 않기도 했다.
처음에는 화도 내고 했지만 현석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이별을 기정사실화 해 둔 상태에서 서로간에 서류를 들고 그 마무리를 하지만 않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수에게 싹트는 그 묘한 감정이 사랑의 감정이나 그런 것으로 말하기에 정말 적당치 않지만, 출퇴근의 차 속에서 잠자리에 들 때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출근하면 분명 현석의 몇 번째 앞 책상에 앉아 있는데 퇴근하면서 보고 싶어 졌다.
낮에 거래처에 나가 상담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도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자주자주 든다.
저녁에 거래처와 느긋하게 식사를 하거나 술 한잔을 곁들여 더욱 친밀한 관계를 가져야 하였지만 갑자기 한지수가 보고 싶어 질 때는 퇴근시간 전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면 가능한 회사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 이유는 한지수 그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지수의 뒷모습을 힐끗힐끗 쳐다보게 되었고 혹시 업무로 같이 외출할 기회는 없을까, 어떻게 든 좀 가까워질 수 없을까 하는 열망이 계속 일어났지만 그것은 현실과는 무관하게 마음속에서만 있는 짝사랑 같은 것일 뿐이었다.
직원인데, 한 회사의, 그것도 내 부서의 직원인데, 스스로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그럴수록 가슴이 아려 오는 사무치는 그리움 같은 것이 가슴속에 가득 차 있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혼자만의 괴로움이었다.
어떤 때에는 퇴근을 하다가 지금 얼굴을 보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면 차를 길가에 세우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나 마음만 언제나 한지수를 향하고 있었고 현석은 언제나 속만 애타게 끓이고 있었다.
한지수의 회사 내에서의 깔끔한 처신도 현석이 한지수에게 사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도록 하였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 한들 현석은 비록 부부라 할 수 없는 사이이긴 해도 호적상 결혼한 엄연한 유부남이었다.
두 사람 사이가 지금 부부인 것도 아닌 것도 아닌, 현석 자신과 아내와의 불편한, 그리 아름답지 못한 이 과정을 떠들 필요도 없는 것이니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회사내의 여직원에게 그런 속내를 내 비칠 필요는 더욱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 비춰서 어쩔 건데?
내가 결혼은 했지만, 부부관계를 전혀 안하고 있으니 우리 사귀어 볼래? 그렇게 말하나?
당연히 말도 안 된다.
그러한 까닭에 현석에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게 한지수의 얼굴이 어른거렸고 싸아한 가슴만 부여잡게 했다.
왜 이럴까. 현석 자신도 자신을 어찌 할 수 없을 만큼 그리움이 커져 갔다.
머릿속에서는 안 된다고 하고, 마음은 한없이 그 쪽으로 가고 있는 이 이상한 모습이 현석은 견딜 수가 없었지만 도리가 없는 일이다.
아내와의 관계야 어떻든 현석은 유부남이며 부서장인 상태이고 한지수는 부하직원이다.
그러나 상상 속에서 그녀는 다정한 애인으로 항상 현석의 옆에 있었다.
감미로운 입술로 키스했고 부드러운 몸짓으로 품으로 안겨 드는 정말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언제나 현석의 옆에 있었다.
간혹 한 번씩은 그녀와의 섹스를 상상해 본다.
깊은 사랑으로 진한 애정으로 서로를 위하며 상대의 만족을 위한 배려로 이루어 지는 감미로운 섹스의 상상은 현석을 꿈속으로 인도한다.
잠들기 전에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그 상상 속의 섹스는 현석에게 대단히 큰 기쁨이다.
비록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일 지라도.
(계속)
이 글은 꽤 오래전에, 스토리를 작성했고, 상당히 많은 분량을 써둔 글입니다.
직딩들이 모두 다 그러하듯, 바빠서 몇년이 훌쩍 지나갔고, 새삼스럽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면, 근친상간, 스윙, 그룹섹스 등과 같은 부류를 좋아한다면,
과감하게 왼쪽이동 하거나, 다른 글을 읽으시라 권합니다.
그런것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작가의 개인 취향 때문이죠.^^
다만, 현실같은 느낌의 달콤한 로맨스와 그자리에 있는듯한 느낌의 섹스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애쓸것은 약속 드립니다.
------------------------------- 뜨락에
여행이란.
낮선 곳. 낮선 사람. 그것은 새로운 희열이랄까?
동해안으로 다녀온 여행은 낮선 사람을 만난 짧은 시간이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이었다.
현석이 휴가에서 돌아와 채 이틀도 쉬기 전에 전화가 왔다. 정민국 사장은 자기의 친구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를 추천해 주었다.
전 회사의 정 사장이 어떻게 추천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특채의 형식을 빌려 면접이 이루어 졌고 면접이 끝나자 바로 출근일자를 일러 주었다.
"뭐가 일이 조금 이상한 것 같은 데. 정사장님 소개라서 그런가?"
현석은 면접을 보자 말자 출근일자가 통지되는 이런 일이 이해가 안되었지만 회사를 구하느라 크게 애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현석이 이동한 회사는 네 개의 사업본부에 인원은 3백 명 정도 되었다.
계열사가 3 개가 있어서 작은 그룹형태를 취하였고 그룹본부에 총무. 경리. 경영. 기획 등의 기획관리 부서가 집중해 있고 통합관리 되는 체제였지만 사업영역에 있어서 만큼은 독립된 영업영역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각 사는 서로간에 약간씩 시너지를 가지는 구조일 뿐 서로 매출을 밀어 주는 관계가 아닌 것이 마음에 들었다.
현석이 배치 받은 사업부는 박일한 사장이 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업본부에 비하여 인원이 가장 적었다.
삼백 여명의 직원 중에 다른 본부는 팔구십 명의 직원이 있었지만 현석이 속한 본부는 불과 오십 여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본부 내에 3개 부서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불과 11명의 직원이 현석이 배치 받은 부서였다.
그 부서의 부장이 한 달쯤 전에 퇴사하였고, 공석으로 있었던 상태에서 현석이 책임자로 그 자리에 배치 받았다.
"나이나 경력으로 보아서 부장이 될 수는 없고 차장 직책으로 부장 대행을 맡길 테니 열심히 하세요" 라고 했던 박일한 사장의 말이 머릿속에 맴 돌았다.
입사하여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날.
본부 내의 다른 부장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사장의 말이 왜인지 알게 되었다.
적어도 다른 부장들을 현석 보다 다섯 살 이상은 많아 보였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나이의 느낌은 십 년 차이도 더 되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타 부서의 부장들과 인사를 마치고 자신이 맡을 부서의 직원을 소개받는 자리에서 현석은 숨이 멎는 줄 알았다.
헉.
밖으로 표현되지 않았을 뿐 헉 소리가 새어 나왔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정말 심장이 멈추고 숨이 턱 막힐 만큼의 미인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한지수라고 소개했다.
내 부서다. 내 부서에 이런 대단한 미인이라니.
한지수.
그녀의 주위 모두가 깜깜한데 한지수에게 서만 빛이 나는 것처럼 그녀가 환했다.
마치 몸 속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 나오는 것 같았다.
"반갑습니다. 잘 부탁해요."
그렇게 말하고 잠시 멈추어 고개를 까딱 하고 인사를 나누었지만, 남자직원들과는 다르게 악수를 청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이름 정도를 말하고 잘 부탁한다는 정도였는데도 마치 몇 시간의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하고 지나가면서 옆쪽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걸어가고 있었지만 발이 공중에 붕 떠서 자꾸 한지수 쪽으로 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 다음에는 누구를 소개 받았는지, 몇 명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자리에 와서 앉았지만, 머리 속이 멍 했다.
새삼스럽게 가슴은 쿵쾅거리고 숨소리마저 새액 쌕 들려 오는 것 같았다.
한 번 더 한지수의 얼굴을 더 보고 싶었다. 그냥 눈이 가는 방향이 그녀가 있는 쪽으로 자꾸 향했다.
그녀는 미모의 탤런트나 배우들 만큼, 아니 그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미인이었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어떤 또 다른 기품 같은 것이 있었다.
서구적 이미지의 너무나도 예쁜 얼굴에 현석 만큼이나 큰 키 아니 현석보다도 커 보이는 키에 날씬한 체격은 어느 곳에서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여자였다.
그것이 유독 현석에게만 그럴런지는 몰라도.
몇 일.
사내의 업무를 파악하는 그 몇 일 사이에도 느낀 것이지만 한지수 그녀는 회사에서 퀸의 위치에 있었다.
회사내의 타 부서 직원들이 한지수에게 어찌어찌 해 보려는 사람도 많고 직장 동료가 아닌 남녀간의 그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애를 태웠지만, 대개 다 포기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지금도 다른 사업본부에서 일 없이 현석의 본부로 와서 괜히 지수에게 말을 거는 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보지만 그들 모두다 한결같이 지수의 말 논리에 그냥 물러 갈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 대시하는 그 많은 남자직원들을 직장동료 이상의 그 어떤 접근도 허용치 않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수의 상관이지만 현석에게는 정말 묘한 감정이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아내와는 상관없이 마음 한 곳에 연정 같은 것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긴 아내와는 사랑 같은 것이 떠난 지는 오래 되었다.
아니 현석이 모르거나 모르는 체 할 뿐 아내는 이제 이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혼 초에는 깊은 사랑으로 살았는데, 아니 사랑인줄 알았는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것이 사랑도 애정도 식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자신도 알고 있다.
이미 별거나 다름없는, 호적에 부부라고 되어있고 한 집에 사는 것이 부부라면 맞는 말이지만 육체관계를 가진지도 얼마나 되었는지 모른다.
한집에 살지만 서로 각방에서 잠을 자고, 그저 형식적으로 간혹 한 번씩은 함께 잠자리에 함께 드는 경우가 있지만, 부부라는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행사 같은 것이었다.
집에 함께 있어야 대화도 거의 없고 어쩌다 하는 말에 아내는 떠나겠다는 말을 했고 간혹은 친정이라고 이야기 하고 일주일씩 짐에 돌아오지 않기도 했다.
처음에는 화도 내고 했지만 현석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이별을 기정사실화 해 둔 상태에서 서로간에 서류를 들고 그 마무리를 하지만 않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수에게 싹트는 그 묘한 감정이 사랑의 감정이나 그런 것으로 말하기에 정말 적당치 않지만, 출퇴근의 차 속에서 잠자리에 들 때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출근하면 분명 현석의 몇 번째 앞 책상에 앉아 있는데 퇴근하면서 보고 싶어 졌다.
낮에 거래처에 나가 상담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도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자주자주 든다.
저녁에 거래처와 느긋하게 식사를 하거나 술 한잔을 곁들여 더욱 친밀한 관계를 가져야 하였지만 갑자기 한지수가 보고 싶어 질 때는 퇴근시간 전에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면 가능한 회사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 이유는 한지수 그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무실에 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지수의 뒷모습을 힐끗힐끗 쳐다보게 되었고 혹시 업무로 같이 외출할 기회는 없을까, 어떻게 든 좀 가까워질 수 없을까 하는 열망이 계속 일어났지만 그것은 현실과는 무관하게 마음속에서만 있는 짝사랑 같은 것일 뿐이었다.
직원인데, 한 회사의, 그것도 내 부서의 직원인데, 스스로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그럴수록 가슴이 아려 오는 사무치는 그리움 같은 것이 가슴속에 가득 차 있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혼자만의 괴로움이었다.
어떤 때에는 퇴근을 하다가 지금 얼굴을 보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면 차를 길가에 세우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나 마음만 언제나 한지수를 향하고 있었고 현석은 언제나 속만 애타게 끓이고 있었다.
한지수의 회사 내에서의 깔끔한 처신도 현석이 한지수에게 사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도록 하였지만 설사 그렇지 않다 한들 현석은 비록 부부라 할 수 없는 사이이긴 해도 호적상 결혼한 엄연한 유부남이었다.
두 사람 사이가 지금 부부인 것도 아닌 것도 아닌, 현석 자신과 아내와의 불편한, 그리 아름답지 못한 이 과정을 떠들 필요도 없는 것이니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회사내의 여직원에게 그런 속내를 내 비칠 필요는 더욱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 비춰서 어쩔 건데?
내가 결혼은 했지만, 부부관계를 전혀 안하고 있으니 우리 사귀어 볼래? 그렇게 말하나?
당연히 말도 안 된다.
그러한 까닭에 현석에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게 한지수의 얼굴이 어른거렸고 싸아한 가슴만 부여잡게 했다.
왜 이럴까. 현석 자신도 자신을 어찌 할 수 없을 만큼 그리움이 커져 갔다.
머릿속에서는 안 된다고 하고, 마음은 한없이 그 쪽으로 가고 있는 이 이상한 모습이 현석은 견딜 수가 없었지만 도리가 없는 일이다.
아내와의 관계야 어떻든 현석은 유부남이며 부서장인 상태이고 한지수는 부하직원이다.
그러나 상상 속에서 그녀는 다정한 애인으로 항상 현석의 옆에 있었다.
감미로운 입술로 키스했고 부드러운 몸짓으로 품으로 안겨 드는 정말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언제나 현석의 옆에 있었다.
간혹 한 번씩은 그녀와의 섹스를 상상해 본다.
깊은 사랑으로 진한 애정으로 서로를 위하며 상대의 만족을 위한 배려로 이루어 지는 감미로운 섹스의 상상은 현석을 꿈속으로 인도한다.
잠들기 전에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그 상상 속의 섹스는 현석에게 대단히 큰 기쁨이다.
비록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일 지라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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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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