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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그리고 사랑 - 8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8:16 812회 0건

“혜화동에 있는 S병원이에요.”
그녀는 현석에게 가야할 곳을 알려주었다. 이제 임신한지 6개월이 지나서 제법 부른 배가 현석의 눈에 보였다.
“그런데, 어디가 아픈데?”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아직은 몰라요, 예리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안받기에, 회사로 전화를 했더니,
직원이 받아서는 병원 입원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그녀는 말을 이었다.
“벌써 3일이나 됫다는데,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더니, 두통이 너무 심해서, 약국에 약을 사러 갔는데, 약사가 증세를 들어보더니, 지금 바로 큰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 했다네요.
증세가, 두통이 심하면서 좀 심한 구토증세가 있었대요.”
“그래? 머리가 아프면서 구토를 한다고? 그럴 수도 있나?”
“나도 잘 모르겠어요. 전에도 구토까지는 안해도 두통은 종종 있어서, 그때마다 두통약을 먹기는 했는데, 그때, 너무 심했고 또, 몇번 반복되는걸 본 직원이 심부름을 가서 약사에게 증상을 말하면서 물어봤다네요.
그랬더니, 바로 큰병원으로 가라면서 가능하면 S병원으로 가라했대요.”
“…”
왜?
큰병원으로?
큰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지난번에 드레스피팅 약속 잡았을 때, 왜 두통이 너무 심하다고 하루 연기했잖아요?”
“그랬었지.”
“그때도 그랬지만, 그전부터 좀 그러긴 했는가 봐요.”

이것저것 참으로 자세히도 물어본 것 같다.
자매처럼 지낸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병원에 갔다는 소식을 듣자말자 바로 달려가는것으로 봐서도 분명 그런 것 같다.

* * *

신경외과 병동으로 갔다.
예리는 1인실의 문앞에 이름표가 붙어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입원실의 침대에 예리가 앉아 있었지만, 가족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다.
예리의 가족이 어떤지 현석은 이미 예리에게 들어서 잘 알고있다.
침대옆에 한사람이 앉아 있었지만, 모르는 얼굴인데, 예리 또래의 젊은 여성이다.
“예리야.”
지수가 예리를 부르면서 침대곁으로 갔다.
“언니. 어떻게 알고?”
예리가 지수와 현석을 번갈아 보며 반색을 했지만, 표정이 미묘하다.
그리고 예리가 울었던 것 같다.
눈 주위가 부어있고, 울었을때의 느낌 그대로이다.
침대옆에 앉은 여자도 울었던 모양이다.
“그래,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지수가 예리에게 아픈데를 물었는데, 그때 화장실 문이 짤깍 열렸다가 닫히면서 화장실 안의 불빛이 병실을 잠깐 비추었다가 사라졌다.
가족중에 누군가가 화장실에 있다가 나오는 모양이다.

발자국소리.
“아니, 아저씨, 아저씨가 여기 왜 왔어요?”
이건?
이건 뭐야?
이 목소리는 정하니의 목소리이다.
가족이 아니고 정하니?
“아저씨, 아저씨가 왜 여기에 왔어요? 네? 그리고 무슨자격으로 여길 왔어요?”
정하니의 목소리는 고함소리같기도 하고, 울음소리 같기도 하다.
뜬금없는 고함소리에, 놀란 사람은 현석뿐만이 아니었다.
예리도 지수도 놀라서 정하니를 돌아보다가 현석을 바라 보았다.

현석도 그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정하니를 돌아보았다.
정하니 역시 얼굴에 울었던 흔적이 뚜렸했다.
운 얼굴에 세면을 하고 나오는 모양이다.
“예리, 불쌍한 우리 예리가 죽을지도 모른단 말이에요. 아저씨. 어떡해요. 아저씨이.”
정하니는 그렇게 말 해 놓고 침대옆 의자에 주저 않으면서 예리의 손을 잡으며 소리내어 울었다.
그 옆에 앉아있던 예리 또래의 여자도 함께 울었다.

현석은 정신이 멍 해졌다.
지수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생각할까?
무었이라 생각할까?
지수의 얼굴을 쳐다보니 당혹감으로 쌓여있다.
설마 현석이 예리와 아는사이?
아니 예리친구들과도 아는 사이일지는 몰랐다는 듯 약간은 황당한 표정이다.

그런데, 예리가 죽을지도 모른다니.
그건 또 무슨소리야 대체?
도무지 정신을 수습할 수가 없다.
병원에 입원을 했으니 친구들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 했어야 하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지수가 현석을 바라 보았다.
그녀에게, 예리와의 관계를 고백할, 설명할 시간을 놓쳐버린 탓에 이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석이 예리와의 관계를 지수에게 고백하기 전에 두사람 관계가 이제 밝혀져 버린 것 같다.
설명이 필요하겠지.
아니면, 그녀 혼자 가 버릴까?
모르겠다.

“울지마, 하니야, 아영아.”
예리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신도 울었다.
두사람처럼 큰소리로 울지는 않았지만, 소리죽여 흐느끼고 있었다.
아영이라면, 그때, 졸업식때 못봤던 예리의 친구 홍아영인가보다.

그때 입원실 문이 열리고 또각또각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잠깐 멈칫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그러나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또 아저씨다.
그럼 이번에는 박인옥?
그 목소리를 향해 고개가 돌아간 눈길에 박인옥이 보였다.
“연락도 안했는데, 아저씨가 어떻게 알고 왔어요?”
맞다.
박인옥이었다.

“아저씨, 우리 예리좀 살려주세요. 아저씨. 우리 예리 어떻게 해요? 아저씨.”
박인옥도 울음을 터뜨리면서 현석의 팔을 잡았다.
박인옥은 현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어깨를 덜썩이며 울었다.
현석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정하니가 박인옥을 현석에게서 떼어냈다.
“인옥아, 좀.”
박인옥은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현석을 바라보며 정하니기 끄는대로 움직였다.

“헨리.”
그때서야 지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전에 말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때서야 지수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다.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그녀가 더 놀래기 전에.
그래야 할 것 같다.

현석은 그녀의 팔을 잡고 병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약간 버틸것처럼 멈칫하던 지수가 현석을 따라 병실 밖으로 나왔다.

“엘리, 이 상황을 설명해 줄께.”
“네, 나도 듣고싶어요.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그녀의 언성이 올라가 있었다.
왜 아닐까?
그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상황이다.
비록, 그녀와의 관계가 시작되기 전에 생긴 일이지만, 분명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병실 밖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는데, 병실 문이 조금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아마, 누군가가 나오려다가, 누군가의 제지 때문에 닫힌 것이리라.
“커피숍으로 가자.”
“…”
그녀는 아무말 없이 현석을 따라 왔다.

* * *

“말해보세요.”
지수는 오렌지 주스를, 현석은 커피를 테이블 위에 놓고 말없이 마주 보다가, 약간은 화난 음성으로 그녀가 말을 했다.
“내가 엘리를 만나기 전에, 예리와 아는 사이 였어. 다만, 엘리를 만나기 전에 예리와 난 서로 헤어졌어. 난, 엘리는 만나기 전의 일이라서, 예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거야.”
현석은 거기까지 쉬지 않고 말했다.
그리고 잠깐 그녀를 쳐다 보았다.
아주 작은 표정의 변화가 그녀의 얼굴에 있었다.

“작년 4월. 그때가 마지막이었어.”
현석이 말 하면서도 참, 구차한 변명처럼 들렸다.
“그 전년 겨울에 만났고, 6개월 정도 알고 지냈어.”
“…”
그녀가 물끄러미 현석을 바라 보았다.
현석은 그녀의 눈을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정말 죽고싶은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그럼, 현아는, 현아는 당신 아이예요?”
제법 길어진 침묵을 깨고, 그녀가 물었다.
여전히 화난 목소리지만, 톤은 조금 낮아져 있었다.
“…”
현석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알았어요?”
“지난번에 드레스 피팅하러 갔을 때.”
조금 머뭇거리다가 대답을 했다.
“그 전에는 몰랐어요?”
“응.”
“그럼, 그 뒤에 예리를 찾아간적 있어요?”
“피팅하러간 다음날 한번.”
“왜요?”
“정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엘리가 말한 아이가, 내 아이가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어.”
“맞대요?”
“…”
현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현아, 안보고 싶었어요?”
“…”
현석은 대답을 못했다.
얼마나 눈앞에 아련거렸는지 모른다.
꿈에도 보이던 아이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드레피팅하러 간 이후에, 헨리의 표정이 어두울 때가 자주 있었어요.”
“…”
맞아, 그랬다.
예리를 생각하면 어두울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난, 왜 그러나 했는데, 이젠 이해가 되네요.”
“…”
할말 없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왜, 말 안했어요?”
현석의 대답을 기다리던 지수가 다시 물었다.
“미안해, 엘리에게 말 하려고 기회만 보고 있었어. 그런데 혹시 엘리가 놀라서, 또, 우리 애기가 어떻게 될까 그게 너무 겁이 나기도 했고, 또 이걸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러면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수는 화난 얼굴로 현석을 바라보았다.
“오늘 친정에 가서 잘께요. 당신이 잘못한 것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오늘은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내일 집에서 봐요. 그리고 예리가 나보다는 헨리와 더 가까웠던 것 같으니, 병실에 올라가서 예리가 어떤 상태인지 좀 제대로 알아보고 오세요.”
그녀는 일어서서 현석에게 말했다.
“…”
아무말도 못했다.
“친정에 이 사실을 말 해야 할지 아닐지는 생각해 봐야 하겠지만, 나머진 내일 이야기 해요.”
그리고 그녀는 현석을 남겨두고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면서 커피숍을 나갔다.

살얼음이 얼 것 같은 싸늘한 목소리의 지수, 그리고 그 행동.
그녀의 이런 모습.
처음이다.
한없이 착하고, 한없이 순종적으로 보이던, 현석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두사람의 넘치는 사랑에 감사하던, 그런 여린 모습이 아니다.
예리와 현아에 대한것으로, 그녀에게 한없이 미안한 느낌을 갖고 있던 현석은 그녀의 전혀 다른 모습에 등줄기가 싸아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배신감 느꼈을 수도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지만, 개략적인 설명에서 현석이 바람을 피우거나 잘못한 상황이 아니라, 그녀와 만나기 이전의 이야기인 것으로 보고 명확히 선을 그은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그러면서도, 난 지금 매우 화가 나 있다 라는 것을 알렸다.
혹시, 다음에 현석이 잘못을 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경고 같아 보이기도 하다.

* * *

병실에는 예리와 예리와 친구 세사람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저씨, 그분 부인이시라면서요?”
병실을 열고 들어가자 말자 정하니가 물었다.
“…”
대답대신 쓴 웃음만 지었다.
지수와 나가서 이야기 하는 사이에 예리가 이야기 했겠지.
그러나, 현석의 쓴 웃음보다도 병실안은 더욱 더 침통한 분위기이다.

“정하니씨, 아까 그 이야기 좀 해봐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밖으로 나가요, 예리야 나가서 이야기 해도 되지?”
현석의 질문에 현석을 빤히 쳐다보던 정하니가 현석에게 밖으로 나가잔다.
“…”
예리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인옥아, 네가 예리 옆에 좀 있어라, 난 아저씨랑 잠시 나갔다 올 테니.”
정하니가 현석을 앞서면서 박인옥게 부탁을 한다.
“아저씨.”
낮은 목소리로, 예리가 불렀다.
그냥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현석은 예리의 옆으로 가서, 침대에 걸터 앉으며 예리를 당겨 품에 안았다.
예리는 아무런 저항없이 현석의 품에 안겼다.
예리의 떨리는 가슴이 현석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예리야, 너와 나는 대체 무슨 인연이 이러니?

현석은 품에서 조금 어색하게 떨어져 나가는 예리를 안타까이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서 정하니를 따라 나갔다.
현석의 뒤에 홍아영이 따라왔다.

아까 지수와 함께 앉았던 옆자리에 세사람이 앉았다.
“그래, 무슨 일인지 이야기 좀 해봐요.”
“아영아. 이분이 현석 아저씨야. 작년에 대학 졸업식때 네가 보고싶어 했던, 그 아저씨.”
정하니는 해야할 말 대신 홍아영에게 현석을 소개 했다.
참, 쓸데 없는짖.
그렇지만, 아까 처음 보았을때처럼 울거나 언성을 높이지는 않았다.
많이 차분해진 목소리이다.

정하니는 조용한 말투로 설명을 시작했다.
“몇일전에, 두통이 심하고, 좀 토하고 그랬대요.
그 직원의 말로는 그 전에도 몇번 그런 증상이 있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있는데서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고, 또 우리에게 말도하지 않아서, 우리도 몰랐어요.”
“어떻게? 대체.”
“예리도 그냥 두통이겠거니 했대요.”
“…”
“몇일전에도 심한 두통이 왔었는데, 마침 그때, 두통약이 떨어져서 직원이 두통약을 사러 약국엘 갔고, 전에도 그런 모습을 몇번 본적이 있는 그 직원이 약사에게 물었봤대요.
그랬더니, 약사의 얼굴이 심각해지면서, 두통약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 같으니까, 지금 즉시, 종합병원으로, 그것도 이 병원으로 가라고 하면서, 급하더라도 빨리 진료를 받으려면, 동네에 있는 의원에 가서 소견서를 받아가라고 했대요.
그리고, 동네의원에 전화까지 해 주면서 말을 했다네요.”
정하니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
현석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정하니가 말을 이었다.
“여기가 우리나라에서는 알아주는 뇌 신경외과가 있는 병원입니다.
그 말을 예리에게 전해주고, 저한테 전화를 했더라구요.
그래서 예리한테 연락을 하고, 그담부터 계속 예리와 있었어요.
이미 MRI 검사를 포함해서 꽤 여러가지 검사를 했어요.”
정하니가 핸드백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두 눈의 눈물을 닦아 냈다.
옆에 앉은 홍아영도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의사가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했어요.
아저씨도 잘 아시겠지만, 예리에게 부모는 좀 다른 존재 잖아요?
그래서 제가 보호자 서명을 하고, 우리 친구들이 같이 들었어요.
그런데, 예리가, 예리 병이 뭔지 아세요?”
정하니가 현석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
모르기도 하지만, 할말이 없다.
아까, 정하니가 현석에게, 예리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뇌종양 말기. 그것도 악성 종양이래요. 수술해도 치료될 가능성이 없는, 거기다가 수술이 불가능한 위치에 종양이 생겨서 수술도 못한대요, 어떡해요, 예리, 어떡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어떡해요라고 말하는 정하니의 목소리는 울부짖음이었다.
욱.
욱, 욱.
허리째로 고개를 숙인 정하니의 입에서 울음을 목으로 삼키는 소리가 현석에게 들렸다.
얼마나 슬픈지,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다른 두사람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정하니가 훨씬 더 예리와 친한것처럼 보였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현석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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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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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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