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평범한 진도였다.
S사이트에서 쪽지로 대화를 나누다가, 핸드폰 채팅으로 넘어가고 집요한 요구에 못이겨 만난 어느 주말저녁, 그렇게 그와 첫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를 H라고 부르겠다. H는 외모도, 관계도, 나를 다뤄주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뜨겁고 원초적인 만남은 몇번이나 계속되었다. 그런 순간이 좋았다. 내일이면 없어질 사람처럼 두번, 세번 연이어, 나로 인해 다시 되살아나는 남자. 숫컷!
육체적인 관계로 시작된 만남은 몇가지 패턴을 가진다. 확율이 적은 것들은 빼고 가장 확율이 높은 것은 다음 두가지 정도다. 한 쪽이 집착하거나, 원나잇이 그렇듯 서로의 몸이 익숙해지는 것만큼 멀어지거나. 그와의 관계에서 내가 경로로 잡았던 것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의 뜨거움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그 온도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 가장 간편했고, 쿨했고, 상처도 적었다.
“우린 애인이 될 수 없는걸까?”
“글쎄?”
“우리 관계는 지금 뭐지?”
“...”
어느날 뜸금없이 온 H의 톡. 육욕적인 관계로 시작해서 그곳에 부여되는 사회,관계적 질문들...익숙했고, 어느 지점에 도달했다고 알려주는 경고, 신호와 같았다.
“우리 언제 또 만날까? 나는 이번 주말도 시간되는데”
“난 아무래도 힘들것 같아. 선약이 있어서..”
“누구 만나는데?”
“친구”
“어떤 친구? 남자야?”
“...”
왜 남자들은 저런 질문이 금기라는 것을 모를까? 나는 차갑지만 자존감이 높은 남자를 선호한다. 내가 되려 모질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나는 모질지 못하다. 상대가 무관심에 지쳐서 그만두기를 원한다. 그 후로 H에게도 그렇게 대했다. 그런데 H는 대화의 방향을 새롭게 고쳐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한테 기묘하고 참신한 느낌을 주었는데, 그 이유는 H가 말하는 지점이 남자의 본성과 정확히 배치되는 쪽이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그런 제안(?)은 나의 미적지근해진 세포를 자극시켜 대화와 만남으로 다시 이끌기 위한 얇팍한 수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H의 제안은 잊혀질만하면 계속되었고, 급기야 나 역시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의 제안은 대략 이런 내용들이었다.
‘네 몸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다른 남자(들)를 초대해서 관계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우리 관계가 애인, 부부관계가 된다 해도 그런 상황을 즐기고 싶다’
얼마나 비도덕적이고 난잡한 제안들인가? H의 상상들은 글자로 옮겨지면서 점점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실제로 그가 그런 상황속에 우리를 던져놓고 굉장하게 흥분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신기했다. 사실, 남자란 얼마나 질투에 취약한 존재인가? 번식과 소유욕을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경험상 그의 상상은 온통 오류와 아이러니 투성이었다. 그래서 난 그의 생각에 반응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실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즐거울까? 나 역시 도덕적인 여자도 아니고 본능에 충실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짐승이 되고 싶진 않았다.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단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H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그 자체를 즐길 수도 있고, 혹은 질투심에 벌벌 떨면서 후회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실험정신이 투영되었다고 하면 미친년소리 듣기 딱 좋겠지만, 궁금증과 호기심에 약간의 흥분이 가미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제안을 함께 구체화 시켰고,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와 조건들로 정리되었다.
1. H와 내가 둘이 먼저 만나 방을 잡는다.
2. H가 사전에 물색한 남성(A)을 방으로 초대한다.
3. A는 나같은 타입의 여자를 ‘아주 많이’ 좋아해야 하며, 그 역시 내 타입이어야 한다.
4. 맥주를 마신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야한 속옷을 입고 그에게 몸을 보여준다.
5. 스킨쉽은 분위기따라 가능하지만, 삽입은 하지 않는다. (누구와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3번일텐데, 나는 남자들로부터 범용적인 사랑을 받는 타입이 아니다. (말이 어려웠나? 이런 고백은 언제나 쉽지가 않다) 일부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덩치도 있는 편이고 가슴과 히프가 상대적으로 좀(?!) 큰 편이다. 육덕지다거나 풍만하다는 표현은 전문적인 냄새가 나서, 뚱녀라는 말은 비방용으로 들려서 싫어한다. 어쨌던 소녀시대랑은 거리가 먼 인종이라고 보면 된다.(뭐 세상은 다양한거니까;;;) 내가 원하는 남성타입 역시 어느정도 확고하다고 할 수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보다는 그냥 쉽게 만날 수 있는 옆집 아저씨 스타일을 선호한다. 생활 밀착형이라고 해야하나? 멀끔한 얼굴에 근육질, 공사를 한 아랫도리, 3시간은 너끈하다는 홍보성 문구..이런 것들에 질색하는 편이다. 다양성과 존중을 구걸하는 것은 이쯤으로 하자.
사실 이런 조건들만 만족한다면 제안에 응하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자극적이고 신선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악하고 단순하지 않나? 저런 조건에 응할 성인남자가 정말 있을까? 저 조건을 만족시키는 자리가 이루어진다해서 정말 아무일 없이 그 만남이 끝나게 될까? 참고로 난 남자를 믿지 않는다. 아직은 내가 순수했던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남자들이 단 한번의 만남을 요구하면서 쉽게 내 뱉는 말들, 거짓약속 Best1위는 이것이다. ‘난 그런 남자 아니다’ 그들의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점을 굳이 채근하고 싶지는 않다.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된 마당에 굳이 자신을 도덕적으로 재단하려 하는 남자가 되려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아뭏든 난 경험상 그런 남자와의 약속에 보답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말은 절대 믿지 않는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지 않았을 때, H로부터 톡이 왔다.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람을 찾았고, 나만 좋다고 하면 당장 보기로 했다는 내용과 함께 지원자의 사진도 함께 보내왔다. 입사지원서에 넣었을법한 증명사진. 첫느낌은 가림없이 명확했고 촌스러웠고, 그래서 맘에 들었다. 이제 두려움과 흥분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경험하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현실화될때, 약간의 흥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기가 있다. 특히 첫 경험일수록 그렇다. 그 느낌은 싫지만 중독성이 강하기도 하다.
그렇게 만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멀리서 오는 H의 차도, 차안 가득히 나는 그의 냄새도,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도 다 오랫만이었다.
“오랫만이네?”
“그러게..잘 지냈어?”
“뭐 그렇지.”
“....”
“어디로 가는거야?”
“응, 그 사람 직장이 종로쪽이래, 그 근처 모텔에서 보기로 했어”
“그렇구나..”
종로라면 집에서 멀지 않았다. 나는 가방을 꼭 끌어앉고 창밖 풍경에 집중하려 했다. 해질무렵 집으로 가는 엄마와 아이들, 어딘가로 서둘러가는 직장인들. 하릴없이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는 노인들. 그 모든 일상풍경들이 사뭇 낮설게 느껴졌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아?”
“사진 보여줬잖아..”
“얼굴말구, 다른 정보가 많은데”
“뭐..만나보면 알겠지”
슬쩍 본 그의 옆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오랫만에 본 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이 상황이 즐겁고 좋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갑자기 그 모습이 얄미워보였다. 내가 먼저 약속을 어기고 A와 선을 넘는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그 역시 두고보면 알겠지
“나 같은 스타일 좋아한데?”
“우리 만난 곳에서 찾은 사람이야. 네 사진도 본 모양이던데. 왕팬이래”
“그렇구나. 경험은 많데?”
“아니..거의 없데. 이런 경험도 이번이 처음인가 보던데?”
“그렇구나...”
“니 얼굴만 봐도 쌀것 같다고 하더라”
“설마...”
대화중에 네비게이션 음성이 골목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좁은 골목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커다랗고 하얀 대리석으로 된 모텔이 보였다. 간판엔 00 Hotel이라고 쓰여 있었다. <계속>
S사이트에서 쪽지로 대화를 나누다가, 핸드폰 채팅으로 넘어가고 집요한 요구에 못이겨 만난 어느 주말저녁, 그렇게 그와 첫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그를 H라고 부르겠다. H는 외모도, 관계도, 나를 다뤄주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뜨겁고 원초적인 만남은 몇번이나 계속되었다. 그런 순간이 좋았다. 내일이면 없어질 사람처럼 두번, 세번 연이어, 나로 인해 다시 되살아나는 남자. 숫컷!
육체적인 관계로 시작된 만남은 몇가지 패턴을 가진다. 확율이 적은 것들은 빼고 가장 확율이 높은 것은 다음 두가지 정도다. 한 쪽이 집착하거나, 원나잇이 그렇듯 서로의 몸이 익숙해지는 것만큼 멀어지거나. 그와의 관계에서 내가 경로로 잡았던 것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의 뜨거움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그 온도가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 가장 간편했고, 쿨했고, 상처도 적었다.
“우린 애인이 될 수 없는걸까?”
“글쎄?”
“우리 관계는 지금 뭐지?”
“...”
어느날 뜸금없이 온 H의 톡. 육욕적인 관계로 시작해서 그곳에 부여되는 사회,관계적 질문들...익숙했고, 어느 지점에 도달했다고 알려주는 경고, 신호와 같았다.
“우리 언제 또 만날까? 나는 이번 주말도 시간되는데”
“난 아무래도 힘들것 같아. 선약이 있어서..”
“누구 만나는데?”
“친구”
“어떤 친구? 남자야?”
“...”
왜 남자들은 저런 질문이 금기라는 것을 모를까? 나는 차갑지만 자존감이 높은 남자를 선호한다. 내가 되려 모질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나는 모질지 못하다. 상대가 무관심에 지쳐서 그만두기를 원한다. 그 후로 H에게도 그렇게 대했다. 그런데 H는 대화의 방향을 새롭게 고쳐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한테 기묘하고 참신한 느낌을 주었는데, 그 이유는 H가 말하는 지점이 남자의 본성과 정확히 배치되는 쪽이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그런 제안(?)은 나의 미적지근해진 세포를 자극시켜 대화와 만남으로 다시 이끌기 위한 얇팍한 수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H의 제안은 잊혀질만하면 계속되었고, 급기야 나 역시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의 제안은 대략 이런 내용들이었다.
‘네 몸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다른 남자(들)를 초대해서 관계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우리 관계가 애인, 부부관계가 된다 해도 그런 상황을 즐기고 싶다’
얼마나 비도덕적이고 난잡한 제안들인가? H의 상상들은 글자로 옮겨지면서 점점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실제로 그가 그런 상황속에 우리를 던져놓고 굉장하게 흥분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신기했다. 사실, 남자란 얼마나 질투에 취약한 존재인가? 번식과 소유욕을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경험상 그의 상상은 온통 오류와 아이러니 투성이었다. 그래서 난 그의 생각에 반응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실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즐거울까? 나 역시 도덕적인 여자도 아니고 본능에 충실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짐승이 되고 싶진 않았다.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단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H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그 자체를 즐길 수도 있고, 혹은 질투심에 벌벌 떨면서 후회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실험정신이 투영되었다고 하면 미친년소리 듣기 딱 좋겠지만, 궁금증과 호기심에 약간의 흥분이 가미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제안을 함께 구체화 시켰고,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시나리오와 조건들로 정리되었다.
1. H와 내가 둘이 먼저 만나 방을 잡는다.
2. H가 사전에 물색한 남성(A)을 방으로 초대한다.
3. A는 나같은 타입의 여자를 ‘아주 많이’ 좋아해야 하며, 그 역시 내 타입이어야 한다.
4. 맥주를 마신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야한 속옷을 입고 그에게 몸을 보여준다.
5. 스킨쉽은 분위기따라 가능하지만, 삽입은 하지 않는다. (누구와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3번일텐데, 나는 남자들로부터 범용적인 사랑을 받는 타입이 아니다. (말이 어려웠나? 이런 고백은 언제나 쉽지가 않다) 일부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덩치도 있는 편이고 가슴과 히프가 상대적으로 좀(?!) 큰 편이다. 육덕지다거나 풍만하다는 표현은 전문적인 냄새가 나서, 뚱녀라는 말은 비방용으로 들려서 싫어한다. 어쨌던 소녀시대랑은 거리가 먼 인종이라고 보면 된다.(뭐 세상은 다양한거니까;;;) 내가 원하는 남성타입 역시 어느정도 확고하다고 할 수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보다는 그냥 쉽게 만날 수 있는 옆집 아저씨 스타일을 선호한다. 생활 밀착형이라고 해야하나? 멀끔한 얼굴에 근육질, 공사를 한 아랫도리, 3시간은 너끈하다는 홍보성 문구..이런 것들에 질색하는 편이다. 다양성과 존중을 구걸하는 것은 이쯤으로 하자.
사실 이런 조건들만 만족한다면 제안에 응하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자극적이고 신선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악하고 단순하지 않나? 저런 조건에 응할 성인남자가 정말 있을까? 저 조건을 만족시키는 자리가 이루어진다해서 정말 아무일 없이 그 만남이 끝나게 될까? 참고로 난 남자를 믿지 않는다. 아직은 내가 순수했던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남자들이 단 한번의 만남을 요구하면서 쉽게 내 뱉는 말들, 거짓약속 Best1위는 이것이다. ‘난 그런 남자 아니다’ 그들의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점을 굳이 채근하고 싶지는 않다.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된 마당에 굳이 자신을 도덕적으로 재단하려 하는 남자가 되려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아뭏든 난 경험상 그런 남자와의 약속에 보답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말은 절대 믿지 않는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지 않았을 때, H로부터 톡이 왔다.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람을 찾았고, 나만 좋다고 하면 당장 보기로 했다는 내용과 함께 지원자의 사진도 함께 보내왔다. 입사지원서에 넣었을법한 증명사진. 첫느낌은 가림없이 명확했고 촌스러웠고, 그래서 맘에 들었다. 이제 두려움과 흥분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경험하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현실화될때, 약간의 흥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기가 있다. 특히 첫 경험일수록 그렇다. 그 느낌은 싫지만 중독성이 강하기도 하다.
그렇게 만나기로 한 날이 되었다. 멀리서 오는 H의 차도, 차안 가득히 나는 그의 냄새도,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도 다 오랫만이었다.
“오랫만이네?”
“그러게..잘 지냈어?”
“뭐 그렇지.”
“....”
“어디로 가는거야?”
“응, 그 사람 직장이 종로쪽이래, 그 근처 모텔에서 보기로 했어”
“그렇구나..”
종로라면 집에서 멀지 않았다. 나는 가방을 꼭 끌어앉고 창밖 풍경에 집중하려 했다. 해질무렵 집으로 가는 엄마와 아이들, 어딘가로 서둘러가는 직장인들. 하릴없이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는 노인들. 그 모든 일상풍경들이 사뭇 낮설게 느껴졌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아?”
“사진 보여줬잖아..”
“얼굴말구, 다른 정보가 많은데”
“뭐..만나보면 알겠지”
슬쩍 본 그의 옆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오랫만에 본 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이 상황이 즐겁고 좋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갑자기 그 모습이 얄미워보였다. 내가 먼저 약속을 어기고 A와 선을 넘는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그 역시 두고보면 알겠지
“나 같은 스타일 좋아한데?”
“우리 만난 곳에서 찾은 사람이야. 네 사진도 본 모양이던데. 왕팬이래”
“그렇구나. 경험은 많데?”
“아니..거의 없데. 이런 경험도 이번이 처음인가 보던데?”
“그렇구나...”
“니 얼굴만 봐도 쌀것 같다고 하더라”
“설마...”
대화중에 네비게이션 음성이 골목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좁은 골목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커다랗고 하얀 대리석으로 된 모텔이 보였다. 간판엔 00 Hotel이라고 쓰여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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