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열 다섯 살, 아무리 철이 들고 차분한 성격을 가졌다고 해도 올곧게 사리분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나이다.
더군다나 겪어 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 아찔하고 혼미한 순간에 무엇이 현명한 대처인지
모르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그저 자위행위를 했을 뿐인데, 그저 그녀를 뇌리 속에서만 상상했을 뿐인데, 나는 순간 절도나 살인을
일삼다가 들킨 죄인처럼 죄를 숨겨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와 충동에 휩싸였다.
그 찰나의 압박은 그릇된 행동으로 나타났다.
순간적으로나마 아주 원초적이고며 동물적인 행동 즉, 그녀의 입을 세게 틀어 막고는 내 쪽으로 끌어 당긴 것이다.
그녀가 나를 본 순간 크게 소리를 칠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고,
내 아랫도리와 처참한 자존심만이 덩그러니 남겨질 거라고 판단한 철부지의 오판이었다.
거기에 우연까지 더해 졌다. 그녀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휘저은 손은, 내 정액이 담뿍 묻어 이제는 축축해져버린 휴지가
들린 손이었던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왼손잡이었던 나는 동물적으로 그렇게 한 것 뿐이었다.
"으읍!..."
그녀가 덥석 내 가슴쪽으로 끌려 들어왔다. 나는 내 힘이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허수아비처럼 힘 없이 끌려 들어온 성희 선생님을 보면서 그 극단적이고도 급박한 순간 마저도 나는 나의 힘이 이리도 세다는 사실에 묘한 흥분을 느꼈다.
그것은 여자를 정복했을 때의 남자들의 성취욕과도 비슷한 거였다.
그 편향적 우월감이 얼마나 유치한 건 지 알면서도, 그 상황이 경찰서에 끌려들어 갈 수도 있는 극도의 범죄임을 알면서 그런 여유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니...
화들짝 놀라 내게 안긴 그녀.
그것이 그녀와 내 인연의 첫 시작이었고, 우리의 첫 스킨십은 그렇게 폭력적인 도발로 시작 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러니까 그녀가 내게 힘 없이 끌려 들어와서 안긴 그 순간은, 내 힘이 세서도, 그녀의 힘이 약해서도 아니었다.
삽시간 나의 도발에 당황한 그녀가 몸을 가누지 못해서일 뿐이었다.
문제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내 손, 그리고 내 손에 감싸져 있던 밤꽃 향 지극한 정액 냄새였다. 그녀를 붙잡은 지 채 1초도 지나지 않아 나는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자지에서 정액을 뿌려대고자 열심히 펌프질을 해대던 손이란 사실을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때를 놓치지 않고 등을 돌린 그녀가 냅다 나의 뺨을 후려쳤다.
"너 뭐야!"
남이 듣건 말건 흥분한 그녀가 악을 주다시피 소리쳤다. 당황한 건 나였다.
"서... 선생님..."
"이런, 미친 새끼!"
그 곱디 고운 입술에서, 찰진 타액과 유혹에 젖은 음성을 버무려 하프같은 음향을 내 놓을 것만 같던 그 아름다운 입에서 방금 미친 새끼라는 욕이 튀어나온 거였다.
나는 적잖아 당황했다.
"서... 선생님, 제 말 좀 들어보... 세요."
"개새끼.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미친 새끼 두고 보자!"
그녀는 한달음에 화장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세차게 열린 문이 덜컹덜컹 쇳소리를 내면서 흔들거렸다.
다행이다. 아무도 없다. 급히 뛰어가는 주변으로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천만다행인 셈이다.
나는 얼른 바지를 추스르고 급하게 그녀의 뒤를 향해 뛰어나갔다.
"선생님! 성희 선생님!"
흘깃 뒤돌아 본 그녀가 나의 추격을 인지하자마자 보폭의 깊이를 재촉했다.
"선생님 잠깐만요. 오해에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발걸음을 더 빨리하려고 애를 쓰는 듯 보였다.
"선생님! 제발요! 신고를 해도 좋고, 뭘 해도 좋은데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오해라구요 오해!"
역시 나의 안타까운 부름에도 그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나의 겁태를 알리기 위해 향하는 길을 빨리 했다.
나는 이제 잃을 것이 없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내 안에 잠자던 악마가 꿈틀거렸다.
"야 이 씨발 년아! 제발 서란 말이다! 내 말이나 듣고 신고를 하든 뭘 하든, 개 쳐 하란 말이야. 아! 씨발! 진짜 좃같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미풍이 잠시 스치는 듯했다. 어디선가 종 소리가 들렸고, 저 멀리 모여있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그 미풍을 타고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그리곤 정적 뿐이었다.
그녀가 뒤돌아 봤다.
내 욕이 먹힌 것일까. 그녀의 눈은 매우 사나워 보였다. 원망과 증오, 분노와 절제가 뒤섞인 눈빛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다시 또 그 미풍이 불었다. 이번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귀를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이 미풍에 찰랑이며 그녀의 뽀얀 귓볼을 빛 속에 내보였다. 아스라히 명멸하는 청아한 백색의 원광처럼 아름다운 귓볼이었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심한 욕설을 퍼부은 그 순간에 나는, 그녀의 귓볼이 참으로 예쁘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뚜벅뚜벅, 그녀가 다가왔다. 내 심장 소리가 그녀의 발걸음과 하나의 리듬이 되어 쿵쾅거렸다.
다가온 그녀, 중학생인 나보다 십 여 센치는 차이나는 훤칠한 키의 그녀. 그녀가 위에서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짝!"
다시 한 번 그녀의 손바닥이 나의 뺨을 갈겨댔다. 솔직히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순간을 대처하기 위해 내 뺨을 어루만졌다. 동정을 얻어서라도, 한 순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제스처는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매섭고도 표독스러운 투로 말했다.
"너 그 안에서 나 기다렸니?"
정말 어처구니도 없고,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던 말을 그녀가 하고 있었다.
"그게... 그게 무슨... 소리에요?"
"너 나 강간하려고 그랬니?"
그녀 입에서 스스로 강간이라는 말을 하자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묘하고도 짜릿한 흥분이 내 가슴을 후벼 팠다.
"서, 선생님. 그게 아니구요. 제 말 좀 들어보... 세요. 진짜 오해해요."
"오해?"
"전, 정말 선생님이 그렇게 갑자기 들어올 줄 몰랐어요. 제가 들어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갑작스럽게 들어온 거잖아요."
"그렇게 계속 핑계 댈 거지? 승우 너, 아직 중학생이라서 봐주려고 했는데, 너, 경찰서 가서 강간미수로 조사 한 번 받아볼래?"
도대체 그녀의 입은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어떻게 강간이니 강간미수라는 말을 저렇게 태연하게 해댈 수 있는 걸까.
그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표독스럽게 물었다.
"내가 급하게 들어간 건 사실이지. 하지만 승우 니가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니야? 날 어떻게 해 보려고?"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한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 옆으로 가져 갔다. 거기엔 그녀의 입을 틀어막는 순간 휴지에서 옮겨 붙은 나의 정액이 소량 묻어 있었다. 이미 그녀는 그것이 무언인지 알고 있는 듯했다. 홍어처럼 정액의 그 알싸한 밤꽃향 역시도 무색무취의 순간으로 은둔하다가 어느 시점이 오면 톡 쏘듯이 심하게 향을 내뿜을 때가 있다. 그녀는 급히 길을 재촉하는 순간에 그런 묘한 향을 느꼈을 것이다.
"이거 니 정액이지? 너 딸딸이 쳤니?"
"서... 선생님!"
"이렇게 비린내 나는 어린 새끼도 정액이 나온다니 어이가 없네."
그 거침없으면서도 저열한 단어 선택은 지금껏 내가 상상해 오던 고아한 자태의 그녀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왜 딸딸이 치다가 여자가 들어오니까 못참고 한 번 따 먹고 싶었어? 너라는 놈, 다시 생각해 보니 안 되겠다. 나 하나라면 괜찮을 텐데 그 순간에 다른 여자 애가 들어갔었으면 어떡할 뻔 했어? 너 정말 악질인 새끼다. 너 진짜 콩밥 좀 먹어야 겠다. 어린 새끼가 벌써부터 강간질이라니. 너 여기 꼼짝말고 있어!"
그녀는 내게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이번엔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욕도 할 수 없었다. 궁지에 몰려 죽음을 앞 둔 쥐새끼처럼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라져가는 그녀를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 그 한 자리에서 얼마나 머물렀을까.
그러나 그 누구도 나를 잡으러 오지 않았다. 하물며 성당에 상주하고 있는 건장한 남자라던가 동네 형들조차도 나의 순간적인 실수를 포획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점점 정오의 따사로운 햇볕이 따가운 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미 나는 자포자기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될 대로 되라지... 까짓거 강간이건 강간 미수건 조사 받으면 될 거 아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 머릿속엔 유치장에 갇혀 헤어져야 할 사람들의 실망스러운 얼굴이 떠올랐다. 가슴은 떨렸다. 그렇게 나는 집에 돌아왔다.
그날 이후로 나는 경찰이 들이닥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미칠 노릇이었다. 차라리 누군가 와서 잡아가 버렸으면 속이라도 시원할 테다. 하지만 고요의 나날들은 하루하루를 더해갔고, 그럴 수록 나의 피골은 영면에 든 고인처럼 매말라갔다.
아, 이 순간이 이럴진데, 죽음의 순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당시에 나는 그 하나의 사고로 인해서 철학적인 깊이를 늘려갔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토요일이었다. 나의 헬쓱해진 얼굴에 적잖이 당황한 친구들이 내게 무슨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나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오전 4교시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친구 녀석들과 좀 떨어져 걸었다. 고민이 있어 봬는 나를, 친구들은 서로 배려해 주려는지 다가오지 않고 주변에서 나를 경호하듯이 뒤따라 오고 있었다.
나의 보폭은 축 쳐져 있었고, 시야는 그러한 내 발걸음을 따라 아래로 향해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걷는 길, 그 길엔 천하고 저급하며 저속한 단어로 나를 뭉개어 버린 그녀, 성희 선생님의 환영이 있었다.
언제쯤 신고할까. 몇 년 형을 받을까. 강간이 아닌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작은 형량이 떨어지지 않을까. 소년원은 또 어디로 갈까.
거기에 가면 폭력적인 녀석들에게 얻어 맞지나 않을까. 생각이 깊이가 깊다는 건, 그만큼 쓸데 없는 상상들도 더불어 많아지는 법이다.
그 순간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걷던 내 앞에 예쁘장한 하이힐이 보였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여기이다.
그 하이힐, 정확하게 핑크색이었는지 빨간 색이었는지, 파란 색이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커피색 스타킹과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가 있는 단아한 스커트, 그리고 영원히 기억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소프트한 느낌의 하이힐이 꽤 잘 어울렸다는 사실 만큼은 기억할 수 있다.
그 하이힐이 잠깐 멈춰 서고, 동시에 내 고개가 스커트를 따라 올라 갔다. 그랬다. 그 하이힐의 주인공은 성희 선생님이었다. 신고를 하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사라진 그녀가 정확히 5일만에 내 앞에 나타난 거였다.
그리고 그녀는 난데 없이 나의 멱살을 움켜 쥐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녀의 키는 나보다 십여 센티는 크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그런 그녀가 나의 멱살을 움켜쥐자 나는 잠시 발이 허공에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허공에 들린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녀의 기세가 세차고 날카로웠다는 반증이 아닐까.
뒤에서 따라 걷던 친구들이 갑자기 웅성대기 시작했다. 민망하고 창피했다. 그러나 나는 목울대가 막혀 컥컥 대기만 할 뿐,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녀의 멱살 쥔 손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5일 만에 끌려가는구나. 최소한 몇 년 정도는 친구며, 부모며, 자유라는 녀석까지 잃어야 하는구나. 나도 모르게 미량의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을 보았는지 성희 선생님이 콧방귀를 끼듯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살 빠졌네. 아주 5일이 죽을 맛이었지?"
요녀다. 그녀는 천사의 탈을 쓴 요녀이자 악마다.
내가 5일간 얼마나 심적인 고통 속에서 괴로워했는지 그녀는 이미 아는 듯했다. 그걸 노린 거였다. 그녀는 바로 나의 고통을 노린 거였다.
사디즘(성적(性的) 대상에게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異常) 성욕)의 결정체다.
그녀는 잡은 멱살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나를 끌고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는 멀어져 가는데 녀석들의 웅성거림은 더욱 선명하게 들려 왔다.
그녀가 앞에 세워 둔 자신의 자가용 앞으로 가더니 나를 냅다 조수석에 밀어 넣었다. 의기양양한 모습이 가관일 정도였다.
이미 내가 자포자기의 상태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그녀가 여유 있게 운전대에 올랐다.
내가 도망가지 않을 거라는 사실까지도 아주 명확하게 아는 듯했다.
그녀가 운전대 위에 두 팔을 톡톡 쳐 대면서 말했다.
"자 그럼 가야지?"
"... ..."
"왜 대답을 안 해?"
"가야지 승우야?!"
"네..."
그녀가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요녀라지만, 천사의 탈을 쓴 악마라지만, 예쁜 얼굴은 어쩔 수 없었다. 문득 국민학교때 봤던 외화시리즈 "V"가 생각났다. 다이애나. 파충류의 본모습을 가리고 인면의 탈을 쓴 미인. 나는 그때도 그녀가 설령 파충류라고 해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이애나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 있었다. 지금의 성희 선생님도 그랬다. 비록 상스런 욕에 저급한 언어를 쓰고, 심리적인 가학에 묘한 쾌감을 얻는 듯한 그녀였지만, 그 예쁜 얼굴 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이미 그녀의 팬이었던 것이다.
그래 까짓 거,
그말은 곧, 그녀가 나를 어떤 식으로 처벌하든 달게 받자는 의미였다. 그녀니까. 내 마음을 한 순간에 앗아가 버린
그녀니까, 비록 그녀가 어떤 식으로 날 고통 속으로 빠트린대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이윽고 그녀가 시동을 걸었다. 저 뒤로 친구들의 뛰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녀와 내가 탄 자가용은 녀석들의 뜀박질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파출소가 있는 동네 어귀에 다다랐다. 파출소가 가까워 올 수록 내 심장이 빨라졌다. 심장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때 그녀가 운전대를 잡았던 오른 손을 들더니 갑자기 내 가슴에 가져다 댔다. 아마도 그 순간은 내 심장이 미칠듯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을 것이다.
눈 앞에는 파출소가 있었고, 나는 그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처지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미칠듯한 심장박동. 그 박동과 엇박자같은 요동은 고스란히 그녀의 손길에 전해 졌다.
갑자기 그녀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녀는 사디즘 성격이 강한 여자다. 야릇하게 미소 짓던 그녀가 갑자기 참지 못하고 웃음을 쏟아 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의 웃음을 복수에 대한 통쾌함 쯤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그 오판과 함께 그녀의 자가용은 파출소를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길게 미끄러져 지나쳤다.
"서... 선생님?..."
"호호호호! 호호호호! 승우 너 진짜 귀엽다. 호호호호!"
대체 이 여자는 무어란 말이냐. 대체 이 웃음은 무어란 말이냐. 그리고 파출소를 지나친 이유는 무엇이며 또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 것이란 말이냐.
그 혼란. 당최 추스를 수가 없었다.
-----------------
휴 드디어 1장 완성했습니다
앞으로 3주 동안은 정말 시간 내기가 버거워 이렇게 드문드문 올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흰님의 쪽지로 인해 급하게 글을 쓰다보니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 꽤 있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봐 주시구요. 수정이 없다보니 읽기 애매한 부분도 있을 것인데, 이 부분도 함께
이해를 구합니다.
저는 현재 평택에서 출장 중이구요. 하루하루 고단하고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느라
이렇게 글쓰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3주 후 서울에 올라가게 되면 시간적 여유가 되니
그때는 다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때까지만 모쪼록 부족한 소설 응원해 주시구요.
응원쪽지! 사랑?쪽지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
그럼 오늘 하루도 피로하셨을 텐데, 편히들 쉬세요^^
소라에선 초보작가라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댓글좀 달아주세요
무리가 있는 나이다.
더군다나 겪어 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 아찔하고 혼미한 순간에 무엇이 현명한 대처인지
모르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그저 자위행위를 했을 뿐인데, 그저 그녀를 뇌리 속에서만 상상했을 뿐인데, 나는 순간 절도나 살인을
일삼다가 들킨 죄인처럼 죄를 숨겨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와 충동에 휩싸였다.
그 찰나의 압박은 그릇된 행동으로 나타났다.
순간적으로나마 아주 원초적이고며 동물적인 행동 즉, 그녀의 입을 세게 틀어 막고는 내 쪽으로 끌어 당긴 것이다.
그녀가 나를 본 순간 크게 소리를 칠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고,
내 아랫도리와 처참한 자존심만이 덩그러니 남겨질 거라고 판단한 철부지의 오판이었다.
거기에 우연까지 더해 졌다. 그녀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휘저은 손은, 내 정액이 담뿍 묻어 이제는 축축해져버린 휴지가
들린 손이었던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왼손잡이었던 나는 동물적으로 그렇게 한 것 뿐이었다.
"으읍!..."
그녀가 덥석 내 가슴쪽으로 끌려 들어왔다. 나는 내 힘이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허수아비처럼 힘 없이 끌려 들어온 성희 선생님을 보면서 그 극단적이고도 급박한 순간 마저도 나는 나의 힘이 이리도 세다는 사실에 묘한 흥분을 느꼈다.
그것은 여자를 정복했을 때의 남자들의 성취욕과도 비슷한 거였다.
그 편향적 우월감이 얼마나 유치한 건 지 알면서도, 그 상황이 경찰서에 끌려들어 갈 수도 있는 극도의 범죄임을 알면서 그런 여유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니...
화들짝 놀라 내게 안긴 그녀.
그것이 그녀와 내 인연의 첫 시작이었고, 우리의 첫 스킨십은 그렇게 폭력적인 도발로 시작 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러니까 그녀가 내게 힘 없이 끌려 들어와서 안긴 그 순간은, 내 힘이 세서도, 그녀의 힘이 약해서도 아니었다.
삽시간 나의 도발에 당황한 그녀가 몸을 가누지 못해서일 뿐이었다.
문제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은 내 손, 그리고 내 손에 감싸져 있던 밤꽃 향 지극한 정액 냄새였다. 그녀를 붙잡은 지 채 1초도 지나지 않아 나는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자지에서 정액을 뿌려대고자 열심히 펌프질을 해대던 손이란 사실을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때를 놓치지 않고 등을 돌린 그녀가 냅다 나의 뺨을 후려쳤다.
"너 뭐야!"
남이 듣건 말건 흥분한 그녀가 악을 주다시피 소리쳤다. 당황한 건 나였다.
"서... 선생님..."
"이런, 미친 새끼!"
그 곱디 고운 입술에서, 찰진 타액과 유혹에 젖은 음성을 버무려 하프같은 음향을 내 놓을 것만 같던 그 아름다운 입에서 방금 미친 새끼라는 욕이 튀어나온 거였다.
나는 적잖아 당황했다.
"서... 선생님, 제 말 좀 들어보... 세요."
"개새끼.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미친 새끼 두고 보자!"
그녀는 한달음에 화장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세차게 열린 문이 덜컹덜컹 쇳소리를 내면서 흔들거렸다.
다행이다. 아무도 없다. 급히 뛰어가는 주변으로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천만다행인 셈이다.
나는 얼른 바지를 추스르고 급하게 그녀의 뒤를 향해 뛰어나갔다.
"선생님! 성희 선생님!"
흘깃 뒤돌아 본 그녀가 나의 추격을 인지하자마자 보폭의 깊이를 재촉했다.
"선생님 잠깐만요. 오해에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발걸음을 더 빨리하려고 애를 쓰는 듯 보였다.
"선생님! 제발요! 신고를 해도 좋고, 뭘 해도 좋은데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오해라구요 오해!"
역시 나의 안타까운 부름에도 그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나의 겁태를 알리기 위해 향하는 길을 빨리 했다.
나는 이제 잃을 것이 없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내 안에 잠자던 악마가 꿈틀거렸다.
"야 이 씨발 년아! 제발 서란 말이다! 내 말이나 듣고 신고를 하든 뭘 하든, 개 쳐 하란 말이야. 아! 씨발! 진짜 좃같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미풍이 잠시 스치는 듯했다. 어디선가 종 소리가 들렸고, 저 멀리 모여있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그 미풍을 타고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그리곤 정적 뿐이었다.
그녀가 뒤돌아 봤다.
내 욕이 먹힌 것일까. 그녀의 눈은 매우 사나워 보였다. 원망과 증오, 분노와 절제가 뒤섞인 눈빛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다시 또 그 미풍이 불었다. 이번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귀를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이 미풍에 찰랑이며 그녀의 뽀얀 귓볼을 빛 속에 내보였다. 아스라히 명멸하는 청아한 백색의 원광처럼 아름다운 귓볼이었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심한 욕설을 퍼부은 그 순간에 나는, 그녀의 귓볼이 참으로 예쁘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뚜벅뚜벅, 그녀가 다가왔다. 내 심장 소리가 그녀의 발걸음과 하나의 리듬이 되어 쿵쾅거렸다.
다가온 그녀, 중학생인 나보다 십 여 센치는 차이나는 훤칠한 키의 그녀. 그녀가 위에서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짝!"
다시 한 번 그녀의 손바닥이 나의 뺨을 갈겨댔다. 솔직히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순간을 대처하기 위해 내 뺨을 어루만졌다. 동정을 얻어서라도, 한 순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제스처는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매섭고도 표독스러운 투로 말했다.
"너 그 안에서 나 기다렸니?"
정말 어처구니도 없고,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던 말을 그녀가 하고 있었다.
"그게... 그게 무슨... 소리에요?"
"너 나 강간하려고 그랬니?"
그녀 입에서 스스로 강간이라는 말을 하자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묘하고도 짜릿한 흥분이 내 가슴을 후벼 팠다.
"서, 선생님. 그게 아니구요. 제 말 좀 들어보... 세요. 진짜 오해해요."
"오해?"
"전, 정말 선생님이 그렇게 갑자기 들어올 줄 몰랐어요. 제가 들어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갑작스럽게 들어온 거잖아요."
"그렇게 계속 핑계 댈 거지? 승우 너, 아직 중학생이라서 봐주려고 했는데, 너, 경찰서 가서 강간미수로 조사 한 번 받아볼래?"
도대체 그녀의 입은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어떻게 강간이니 강간미수라는 말을 저렇게 태연하게 해댈 수 있는 걸까.
그녀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표독스럽게 물었다.
"내가 급하게 들어간 건 사실이지. 하지만 승우 니가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니야? 날 어떻게 해 보려고?"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한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 옆으로 가져 갔다. 거기엔 그녀의 입을 틀어막는 순간 휴지에서 옮겨 붙은 나의 정액이 소량 묻어 있었다. 이미 그녀는 그것이 무언인지 알고 있는 듯했다. 홍어처럼 정액의 그 알싸한 밤꽃향 역시도 무색무취의 순간으로 은둔하다가 어느 시점이 오면 톡 쏘듯이 심하게 향을 내뿜을 때가 있다. 그녀는 급히 길을 재촉하는 순간에 그런 묘한 향을 느꼈을 것이다.
"이거 니 정액이지? 너 딸딸이 쳤니?"
"서... 선생님!"
"이렇게 비린내 나는 어린 새끼도 정액이 나온다니 어이가 없네."
그 거침없으면서도 저열한 단어 선택은 지금껏 내가 상상해 오던 고아한 자태의 그녀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왜 딸딸이 치다가 여자가 들어오니까 못참고 한 번 따 먹고 싶었어? 너라는 놈, 다시 생각해 보니 안 되겠다. 나 하나라면 괜찮을 텐데 그 순간에 다른 여자 애가 들어갔었으면 어떡할 뻔 했어? 너 정말 악질인 새끼다. 너 진짜 콩밥 좀 먹어야 겠다. 어린 새끼가 벌써부터 강간질이라니. 너 여기 꼼짝말고 있어!"
그녀는 내게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이번엔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욕도 할 수 없었다. 궁지에 몰려 죽음을 앞 둔 쥐새끼처럼 그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라져가는 그녀를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 그 한 자리에서 얼마나 머물렀을까.
그러나 그 누구도 나를 잡으러 오지 않았다. 하물며 성당에 상주하고 있는 건장한 남자라던가 동네 형들조차도 나의 순간적인 실수를 포획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점점 정오의 따사로운 햇볕이 따가운 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미 나는 자포자기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될 대로 되라지... 까짓거 강간이건 강간 미수건 조사 받으면 될 거 아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 머릿속엔 유치장에 갇혀 헤어져야 할 사람들의 실망스러운 얼굴이 떠올랐다. 가슴은 떨렸다. 그렇게 나는 집에 돌아왔다.
그날 이후로 나는 경찰이 들이닥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미칠 노릇이었다. 차라리 누군가 와서 잡아가 버렸으면 속이라도 시원할 테다. 하지만 고요의 나날들은 하루하루를 더해갔고, 그럴 수록 나의 피골은 영면에 든 고인처럼 매말라갔다.
아, 이 순간이 이럴진데, 죽음의 순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당시에 나는 그 하나의 사고로 인해서 철학적인 깊이를 늘려갔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토요일이었다. 나의 헬쓱해진 얼굴에 적잖이 당황한 친구들이 내게 무슨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나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오전 4교시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친구 녀석들과 좀 떨어져 걸었다. 고민이 있어 봬는 나를, 친구들은 서로 배려해 주려는지 다가오지 않고 주변에서 나를 경호하듯이 뒤따라 오고 있었다.
나의 보폭은 축 쳐져 있었고, 시야는 그러한 내 발걸음을 따라 아래로 향해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걷는 길, 그 길엔 천하고 저급하며 저속한 단어로 나를 뭉개어 버린 그녀, 성희 선생님의 환영이 있었다.
언제쯤 신고할까. 몇 년 형을 받을까. 강간이 아닌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작은 형량이 떨어지지 않을까. 소년원은 또 어디로 갈까.
거기에 가면 폭력적인 녀석들에게 얻어 맞지나 않을까. 생각이 깊이가 깊다는 건, 그만큼 쓸데 없는 상상들도 더불어 많아지는 법이다.
그 순간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걷던 내 앞에 예쁘장한 하이힐이 보였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여기이다.
그 하이힐, 정확하게 핑크색이었는지 빨간 색이었는지, 파란 색이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커피색 스타킹과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가 있는 단아한 스커트, 그리고 영원히 기억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소프트한 느낌의 하이힐이 꽤 잘 어울렸다는 사실 만큼은 기억할 수 있다.
그 하이힐이 잠깐 멈춰 서고, 동시에 내 고개가 스커트를 따라 올라 갔다. 그랬다. 그 하이힐의 주인공은 성희 선생님이었다. 신고를 하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사라진 그녀가 정확히 5일만에 내 앞에 나타난 거였다.
그리고 그녀는 난데 없이 나의 멱살을 움켜 쥐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녀의 키는 나보다 십여 센티는 크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그런 그녀가 나의 멱살을 움켜쥐자 나는 잠시 발이 허공에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허공에 들린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녀의 기세가 세차고 날카로웠다는 반증이 아닐까.
뒤에서 따라 걷던 친구들이 갑자기 웅성대기 시작했다. 민망하고 창피했다. 그러나 나는 목울대가 막혀 컥컥 대기만 할 뿐,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녀의 멱살 쥔 손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5일 만에 끌려가는구나. 최소한 몇 년 정도는 친구며, 부모며, 자유라는 녀석까지 잃어야 하는구나. 나도 모르게 미량의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을 보았는지 성희 선생님이 콧방귀를 끼듯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살 빠졌네. 아주 5일이 죽을 맛이었지?"
요녀다. 그녀는 천사의 탈을 쓴 요녀이자 악마다.
내가 5일간 얼마나 심적인 고통 속에서 괴로워했는지 그녀는 이미 아는 듯했다. 그걸 노린 거였다. 그녀는 바로 나의 고통을 노린 거였다.
사디즘(성적(性的) 대상에게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異常) 성욕)의 결정체다.
그녀는 잡은 멱살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나를 끌고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는 멀어져 가는데 녀석들의 웅성거림은 더욱 선명하게 들려 왔다.
그녀가 앞에 세워 둔 자신의 자가용 앞으로 가더니 나를 냅다 조수석에 밀어 넣었다. 의기양양한 모습이 가관일 정도였다.
이미 내가 자포자기의 상태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그녀가 여유 있게 운전대에 올랐다.
내가 도망가지 않을 거라는 사실까지도 아주 명확하게 아는 듯했다.
그녀가 운전대 위에 두 팔을 톡톡 쳐 대면서 말했다.
"자 그럼 가야지?"
"... ..."
"왜 대답을 안 해?"
"가야지 승우야?!"
"네..."
그녀가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요녀라지만, 천사의 탈을 쓴 악마라지만, 예쁜 얼굴은 어쩔 수 없었다. 문득 국민학교때 봤던 외화시리즈 "V"가 생각났다. 다이애나. 파충류의 본모습을 가리고 인면의 탈을 쓴 미인. 나는 그때도 그녀가 설령 파충류라고 해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이애나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 있었다. 지금의 성희 선생님도 그랬다. 비록 상스런 욕에 저급한 언어를 쓰고, 심리적인 가학에 묘한 쾌감을 얻는 듯한 그녀였지만, 그 예쁜 얼굴 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는 이미 그녀의 팬이었던 것이다.
그래 까짓 거,
그말은 곧, 그녀가 나를 어떤 식으로 처벌하든 달게 받자는 의미였다. 그녀니까. 내 마음을 한 순간에 앗아가 버린
그녀니까, 비록 그녀가 어떤 식으로 날 고통 속으로 빠트린대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이윽고 그녀가 시동을 걸었다. 저 뒤로 친구들의 뛰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녀와 내가 탄 자가용은 녀석들의 뜀박질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파출소가 있는 동네 어귀에 다다랐다. 파출소가 가까워 올 수록 내 심장이 빨라졌다. 심장 소리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때 그녀가 운전대를 잡았던 오른 손을 들더니 갑자기 내 가슴에 가져다 댔다. 아마도 그 순간은 내 심장이 미칠듯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을 것이다.
눈 앞에는 파출소가 있었고, 나는 그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처지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미칠듯한 심장박동. 그 박동과 엇박자같은 요동은 고스란히 그녀의 손길에 전해 졌다.
갑자기 그녀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녀는 사디즘 성격이 강한 여자다. 야릇하게 미소 짓던 그녀가 갑자기 참지 못하고 웃음을 쏟아 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의 웃음을 복수에 대한 통쾌함 쯤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그 오판과 함께 그녀의 자가용은 파출소를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길게 미끄러져 지나쳤다.
"서... 선생님?..."
"호호호호! 호호호호! 승우 너 진짜 귀엽다. 호호호호!"
대체 이 여자는 무어란 말이냐. 대체 이 웃음은 무어란 말이냐. 그리고 파출소를 지나친 이유는 무엇이며 또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 것이란 말이냐.
그 혼란. 당최 추스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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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드디어 1장 완성했습니다
앞으로 3주 동안은 정말 시간 내기가 버거워 이렇게 드문드문 올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흰님의 쪽지로 인해 급하게 글을 쓰다보니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 꽤 있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봐 주시구요. 수정이 없다보니 읽기 애매한 부분도 있을 것인데, 이 부분도 함께
이해를 구합니다.
저는 현재 평택에서 출장 중이구요. 하루하루 고단하고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하느라
이렇게 글쓰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3주 후 서울에 올라가게 되면 시간적 여유가 되니
그때는 다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때까지만 모쪼록 부족한 소설 응원해 주시구요.
응원쪽지! 사랑?쪽지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
그럼 오늘 하루도 피로하셨을 텐데, 편히들 쉬세요^^
소라에선 초보작가라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댓글좀 달아주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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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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