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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질내사정기 - 채팅녀 편 - 단편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8:03 788회 0건
* 모든 캐릭터는 실존 인물이며, 모든 에피소드는 실제 사건입니다. 단, 등장인물의 신상보호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흐릿하게 처리했습니다.

* 이번 편은 워스트 5 안에 들어가는 경험담입니다. 기대 놓고 스크롤 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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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녀 편


2008년 늦가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일찌감치 취업을 결정짓고 이런저런 알바와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꽂혔던 게 채팅!

채팅이라고 해서 번개를 목적으로 했던 건 아니었고, 인터넷에서 만난 또래 남녀 넷이 하루 한 시간 정도 채팅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대개 밤 11시가 되면 한 명 한 명 방으로 기어 들어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남자친구와는 왜 싸웠는지, 여자친구와 어떤 체위로 했는지 등의 영양가 없는 수다를 나누곤 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중 리더격이었던 형이 화제를 하나 던졌습니다. 바로 ‘채팅으로 만난 이성과의 섹스’. 서로 직접 만나지 못할 뿐이지, 내일 소개팅에 어떤 속옷 입고 가야할지까지 상의할 만큼 숨기는 게 없었던 우리들은 한 명씩 자신의 경험을 풀었습니다. 대구에 사는 형은 채팅으로 열 명 정도를 섭렵했다고 자랑했고, 청주에 사는 한 살 아래 간호사 동생은 인근 도시에 사는 유부남과 장난치듯 하룻밤을 보낸 것을 고백했습니다. 부산에서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누나는 지금까지 두 명을 만나봤고 그 중 한 명과는 섹스까지 갔으나 뒷맛이 개운하지 않아 다시는 만남을 갖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 눈치 채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부산 사는 누나는 전작 [마미 편]의 주인공)

그리고 돌아온 저의 차례.

그런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때까지 채팅을 통해 낯선 이성을 만나 본 적 없었거든요. 아직 경험이 없노라고 말하자 중학교 일진 만난 초딩처럼 일순간 경건해진 채팅방 분위기. 청주녀와 부산 누나가 농담처럼 “그럼 한 번 내려와. 이것도 아다인데, 떼어줄게.”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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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을 인천에 사는 28살 백조라고 소개했습니다. 몇 달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잠시 쉬는 중이며 ‘원래 채팅 같은 거 안 하지만 심심함에 백만 년 만에 들어왔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 왜 거의 모든 채팅 유저-특히 여자-들은 똑같은 말을 할까요? 원랜 채팅 안 하는데 오랜만에 들어왔다......)

대화를 나눠보니 말도 잘 통하고, 무엇보다 느낌이 좋고...... 뭐 이딴 거 없이 ㅋ 오로지 이 물고기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야겠다는 일념에 불량식품 아폴로 빼먹듯 차근차근 이야기를 끄집어냈습니다.

처음 삼십 분 정도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악이야기, 최근에 헤어진 연인에 대한 이야기 등등. 하지만 목적성 짙은 젊은 남녀의 대화는 결국 야한 이야기로 귀결되기 마련이더군요. 제가 여자 친구가 헤어진 지 꽤 되었다고 (거짓)말하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그럼 마지막 섹스가 언제야?”

라고 승부를 띄웠고 저는 옳다구나! 하고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최대한 ‘섹스 보다는 사랑에 더 관심이 있고, 누군가와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유의 허세를 섞어가며.

제가 송파구에 산다고 하자 모 놀이공원 이야기를 꺼내면서 아직 한 번도 안 가봤다고, 꼭 가보고 싶다고 조르듯 이야기하는 그녀.

뭐, 게임 끝난 거죠~

우린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통화로 넘어갔습니다. 꽤나 여리고 높은 목소리였는데, 목소리가 예쁘다고 칭찬하자 외모는 더 예쁘다고 말한 후 민망한 듯 꺄르르 웃더군요. 자신의 외모에 상당한 자신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정말 예쁜지 아닌지 사진으로 확인하자고 하니,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실물로 직접 보자며 돌아오는 주말이 어떠냐고 물어오는 그녀. 지금이라면 꽃뱀이나 낚시를 의심해볼 법도 한데, 당시의 저는 황수관 박사님도 해결해줄 수 없는 성적 호기심이 샘솟던 젊은이였기에 썩은 동아줄일지도 모를 그녀의 제안을 덥석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썩은 동아줄이었습니다.

그녀가 폭탄이었냐고요? 아니오. 그녀가 철벽방어를 했냐고요? 아니오.

그녀는 아예 나오질 않았습니다. -_-

약속시간 30분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 타고 오고 있다던 그녀는, 약속시간을 30분 넘긴 후에야 “갑자기 일이 생겨서...... 중간에 돌아갔어.”라며 미안해하더군요. 무슨 일이냐고 묻자,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갑자기 아픈데 자기 말고는 동물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금 앰뷸런스 타고 동물병원 가고 있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는 그녀.

이런 우라질 썅파울로!

그러면서 그 다음 주는 어떠냐고 다시금 썩은 동아줄을 내리더군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파토. 그녀는 약속 당일 아침, 까먹고 있었는데 오늘이 가족여행 가기로 한 날이었다며, 지금 하와이 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가고 있다는, 도무지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는 그녀.

이런 개나리 씹장생!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하와이 가는 비행기는 김포에 없다고 일러주자 그녀는 자기를 못 믿겠냐면서 자신이 얼굴사진이라도 보내면 믿겠냐더군요. 얼굴 사진 보내는 것과 신용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상한 저는 필요 없다고 대답한 후 아예 그녀의 번호를 지웠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삼세판이고, 먹을 것도 최소한 세 번은 권하고 거절해야 하잖아요? ㅋ 얼마지 않아 그녀가 밥을 사겠다며 연락을 해왔고, 이번에도 동아줄에 몸을 맡긴 저. 그리고 다시 파토.

이쯤 되면 그녀와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다, 그녀가 어떤 핑계를 댔는지 더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녀의 변명은...... 집에 불이 났답니다. 그것도 화장실에 불이 나서 씻고 나가기 어렵다며, 다음에 만나자는 그녀.

불은 제 마음 속에서 났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 아예 아무 화가 안 나더군요. 저는 알겠다고 말한 후 정말 그녀의 번호를 지웠습니다.

채팅방에서 이 이야기를 하니 모두 깔깔거리면서 저보고 바보 아니냐고 한 마디씩 했습니다. 보나마나 엄청난 폭탄이 저를 가지고 논 것이라며, 오히려 안 나간 게 다행일 거라고 위로하더군요. 생각해보니 제가 한석규도 아니고 왜 CTX를 제거하려고 쫓아다녔는지 스스로 한심스러웠습니다.

(* CTX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창에 [쉬리]를 쳐보세요)

그리고 저의 첫 번개와 섹스는 의외의 곳에서 실현되었습니다. 바로 그 채팅방의 멤버 중 한 명이었던 부산 누나. 그해 겨울 우연찮은 기회로 부산에 갔다가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원랜 만나서 점심만 먹고 헤어지려 했지만, 연착된 기차 때문에 식사 약속은 술을 겸한 자리가 되었고, 우리가 들어간 횟집이 룸 형식이라 자연스럽게 부산 누나와의 스킨십으로 연결된 것. 그리고 이어진 세 번의 정사.

(* 전작 [마미 편] 참고)

이른 아침 손을 꼭 잡고 광안리 겨울바다를 보면서 누나도 저도 설마하니 우리가 실제로 만나 몸을 섞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며 신기해했습니다. 이후 부산 누나와는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그녀가 서울에 오면 그리고 제가 부산에 가면 만남을 갖고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
[나의 질내사정기 - 채팅녀 편] 끝.












......일 리 없잖아요? ㅋ

[나의 질내사정기 - 채팅녀 편]은 지금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룻밤 사이 세 번의 정사를 갖고 서울로 향하던 KTX. 원래 술도 공기 좋은 곳에서 마시면 안 취하듯이, 기분 좋은 인연과 개운한 정사를 즐기다 보니 몸에 피로가 전혀 쌓이지 않더군요. 왠지 기차에만 타면 [상실의 시대]를 읽어줘야만 할 거 같고, [춘천 가는 기차]를 들어줘야 할 거 같은 허세로 창밖을 보며 멍 때리고 있는데, 윙~하고 울리는 전화기. 모르는 번호였습니다.

“혹시 오늘 시간 괜찮아요?”

누군가... 생각하다 떠오르는 썩은 동아줄! 몇 개월 전 저를 완벽한 빡침으로 몰았던 바로 그 인천 채팅녀였습니다. 무슨 일이냐는 퉁명스러운 대답에 그녀는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해서요. 사실 오늘 약속이 있었는데 펑크났거든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세 번이나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한 자신의 전적을 잊었는지, 몇 개월 만에 다짜고짜 연락해서 만나자니요? 자기가 나오라면 내가 정말 나올 거라 생각한 걸까요? 사람이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고, 보자보자 하니까 보자기로 보이는 건지. 예전 아무렇지 않게 약속을 파토 내던 것을 생각하니 울화통이 터져서 단칼에 거절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서울역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엥......?

---
모두들 무개념 폭탄일 거라 예상했던 그녀의 외모. 반면, 자신의 얼굴 사진 보낼 수도 있다며 외모에 자신만만해 하던 그녀는 실제로도 꽤 예뻤습니다.

긴 생머리에 갸름하고 하얀 얼굴. 쌍꺼풀 없이 큰 눈과 작은 입술. 하지만 어딘가 정은 안 가게 생긴......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얼굴 생김새는 청순가련형인데, 짓고 있는 표정은 깍쟁이 같은?

상당히 추운 겨울날이었음에도 얇은 코트와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매치했더군요. 보는 사람마저 추워 보이게 하는 복장이었지만 163정도 되어 보이는 적당한 키와 마른 듯 길쭉한 팔다리 때문인지 꽤나 괜찮은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미 세 번이나 어긋난 만남이었지만 그 목적성은 여전히 또렷했습니다. 종로 어딘가에서 샤브샤브를 먹은 우리. 그녀는 술도 한 잔 안 마신 상태에서 “외박은 안 되지만 늦게 들어가는 건 괜찮아요.”라면서 저를 떠보더군요.

이미 지난밤 부산까지 원정 가서 세 번의 A-Match를 가졌던 저였지만 새로운 이성 앞에서 자동발기 되는 20대의 패기로 그 도전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녀는 꽤나 오랫동안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기 쫓아다니는 연하남이 있지만 자신에게 조금 모자란 거 같아서 안 만나주고 있다나? 그러면서 그 연하남이 귀찮다며 궁시렁 궁시렁.

꽤나 예쁘장한 그녀였지만 밥 먹는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불평을(그것도 다른 남자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근원 모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대체 자신의 외모 어디를 믿고 저런 말들을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장드라마 조연급 연기자가 자신의 깜냥이 닿지 못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원탑 주연을 맡은 듯 한 느낌이랄까요?

저는 살짝 뼈를 집어넣은 말투로 “그 연하남은 그쪽 어디가 좋대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예뻐서 한 눈에 반했대요.”라고 대답하고선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되었지만 사이즈가 나오더군요. 딱 하룻밤 상대구나.

마지막 밥을 볶아 먹을 무렵 그녀가 먼저 “이거 다 먹고 뭐하죠?”라고 운을 떼더니 “맥주 하나 사서 어디 들어갈까요?”라면서 저를 유혹(?). 만난 지 두 시간도 안 되어 근처 숙박업소에 체크인 하였습니다.

예쁘장한 얼굴과는 다르게 몸매는 그저 그랬습니다. 살짝 마르고 팔다리가 길쭉하여 보기엔 좋았지만, 살결에 손을 대보니 탄력이...... 근육 없이 마르기만한 몸의 전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배꼽 아래쪽으로 ‘一자’로 난 수술자국. 아마도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나 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씻겠다고 들어간 그녀는 들어간 지 5분 정도 지나자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저더러 같이 씻자고 했습니다. 보통 남자가 여자를 씻겨주면, 여자도 남자를 씻겨주는 게 정석인데. 그녀는 비누거품을 다 제거한 후 총총걸음으로 욕실을 빠져나가더군요. 뭐, 이젠 황당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녀는 애무 보다 삽입이 더 좋다면서, 애무 없이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느 정도 애무는 있어야 할 거 같아서 입술을 맞추려 하자 그녀는 단호하게 “키스는 하기 싫어.”라며 고개를 돌렸습니다. 민망한 마음에 그대로 젖꼭지에 입술을 가져가 애무를 하니, 그녀가 빨리 삽입하고 싶다는 듯 제 페니스를 손으로 쥐더니 자신의 꽃잎 쪽으로 이끌더군요.

저는 머쓱한 마음에 콘돔을 찾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난 콘돔 하면 잘 못 느끼는데.”라면서 빼고 하자는 그녀. 그때까지 여자가 먼저 콘돔을 거부한 경우는 복학했을 때 잠시 만난 여자 후배(전작 [색골 편]의 주인공)가 유일했습니다. 남자 입장에서 여자가 먼저 노콘을 제안한 건 택배 아저씨만큼 반가운 것이었지만, 왜인지 그녀와는 콘돔을 해야 할 거 같은 예감적인 예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고무 느낌이 이상하다는 그녀를 달래가며 콘돔을 사용했습니다.

그저 그런 섹스였고, 그저 그런 쾌감이었습니다. 첫 삽입에서 사정까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 걸렸고, 저는 간단한 기본 체위만으로 섹스를 이어갔습니다. 그녀 역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신음과 몸짓으로 저를 받았습니다.

저는 섹스 중 서로의 얼굴을 보며 밀어를 속삭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녀와는 도무지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보통의 여성들은 쑥스러워 말을 못하거나 “응, 좋아.”라고 대답을 하는데, 그녀는 “그래.”라고 대답하고 끝. “어디가 좋아?”라고 물어보면 보통의 경우 부끄러워하거나 “보지가 좋아요.”라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데, 그녀는 “그냥, 다.”라고 말을 끊었습니다. 저 역시 맥이 끊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사정......

섹스가 끝나고 제가 그녀 위에서 내려오자 그녀는 주섬주섬 백에서 담배를 꺼내 물더군요. 그리곤 아무 감흥도 없는 목소리로 “좋았어.”라고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저 역시 아무 감정 실지 않은 목소리로 “나도.”라고 대답했습니다. 솔직히 돈 쓰고 자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그녀를 보면서 ‘아, 얘랑 더 이상 만날 일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정 후에는 찾아오는 차분한 마음을 ‘현자타임’이라고 한다지요? 저에게는 홍위병의 ‘자아비판’시간 같았습니다. 나는 왜 욕정에 눈이 멀어 의미 없이 섹스를 했을까......

특히나 지난 밤 부산에서의 기분 좋았던 정사의 느낌을, 지금 내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채팅녀와의 정사로 날려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몸에 깊게 스며들었던 부산 누나의 손길도 채팅녀가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날아가 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몇 판이다? 삼세판이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안으며 2라운드를 시작하려 하자, “나 거기가 약해서 한 번 하고 나면 이틀은 쉬어야 해.”라며 속옷을 찾아 입는 그녀. 순간 ‘뭐 이런 게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싫다는 여자를 억지로 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 한 번 더 하고 3일 쉬면 되겠네.”라고 농담하자 피식 웃더니 대답하길 “예전에 연속해서 두 번 했다가 일주일 간 앓아누웠어.”라며 또 되도 않은 변을 늘어놓는 그녀였습니다.

그렇다고 남녀 둘이서 모텔방에 나란히 누워 쎄쎄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그녀의 배꼽 밑에 있는 ‘一자’ 상처를 가리키며 무슨 수술을 받았느냐, 어디 아팠느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말하길...... 제왕절개라는 겁니다. -0-

설마하니 내가 생각하는 그 제왕절개가 맞나 싶어서 “임신했었어?”라고 묻자 그녀는 태연히 담배를 재떨이에 비비며 “응.”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아들이 유치원 다니고 있지만 오늘은 시어머니가 대신 봐주기로 했고 남편도 늦게 들어오니 자신도 늦게 들어갈 수 있다며 안심하라는 듯 말하는 그녀.

와우...... 지저스......

왜 여태까지 유부녀라는 것과 애가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냐고 추궁하듯 물어보자 오히려 황당하다는 저를 바라보며 그녀가 내뱉은 말.

“숨긴 적 없어. 자기가 안 물어본 거지.”

그러면서 자신은 정말 지금까지 나에게 거짓말 한 적 없다면서, 예전 약속이 파토 났던 그때도 정말 강아지가 아프거나 가족여행을 갔거나 집에 불이 나서 못 나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하와이 가는 비행기를 김포에서 탔냐고 따지듯 묻자, 사실은 제주도 간 건데 좀 더 있어 보이고 싶어 거짓말했다더군요.

이어서 그녀는 변명하듯 자기가 얼마나 기구한 결혼을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지를 토로했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은 남자와 ‘사고’를 치고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고 했습니다. 남자는 그녀 보다 한 살 위였고, 능력도 성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산. 그녀는 고민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원치 않았으나 임신 때문에 한 결혼이었기에 남편과 이혼을 할지 아니면 어차피 그놈이 그놈일 텐데 그냥 계속 할지.

하지만 거짓말처럼 유산하고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지금의 아들을 임신하게 되었고, 별반 애정도 없이 아이를 낳아 길렀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이 대목에서 깔깔거리며 “사실 그땐 남편 애가 맞는지 확신이 없었는데, 길러보니까 딱 남편 애더라.”라고 말했는데, 저는 진심 ‘미친년이다, 진짜 미친년이 나타났어.’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밖으로 나돈 이유로 남편의 경제적 능력 부족과 형편없는 섹스 실력을 꼽았습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여 휴일 없이 하루 종일 일해도 생활이 구질구질하다는 것, 그리고 부부관계를 가져도 물건이 워낙 부실하고 조루가 심해 도무지 만족이 안 된다는 겁니다.

섹스야 그렇다 쳐도, 남편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너는 왜 맞벌이 안 해? 라고 묻고 싶은 것을 겨우 삼켰습니다.

그녀의 사연이 기구한 건 맞지만, 이성을 만나 잠자리를 가지면서 기혼 여부를 말하지 않은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는 그녀에게 “그쪽이 유부녀인 줄 몰랐어.”라고 답한 후 “먼저 가볼게.”라며 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오히려 그녀 쪽에서 자기는 늦게 들어가도 된다며 조금 더 있다 가자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자유주의 국가에 간통죄가 있다는 게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감정을 왜 국가에서 컨트롤하려는 걸까요? 하지만 그녀가 저에게 보여준 행동들은 간통 여부를 떠나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모텔에 들어간 지 두 시간도 안 되어, 각자 갈 길 갔습니다. 그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대실 최단 시간’이며, 그녀는 제가 최초로 ‘집 앞이나 차 타는 곳까지 데려다 주지 않은’ 여자가 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3일 정도 지났을까? 한밤중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녀의 번호를 지운 후라 아무 생각 없이 받은 전화였는데 채팅녀더군요. 잠이 안 오는데 통화 좀 할 수 있겠냐는 그녀. 과연 이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걸까 싶은 생각에 통화하기 곤란하다고 하자, 대뜸 자기와 사귀지 않겠냐고 물어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 뭐 병”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_- 뒤에서 들리는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아들 돌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말을 돌린 후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
[나의 질내사정기]를 쓰며 많은 분들에게 질문 쪽지를 받곤 합니다. 그중 적잖은 질문이 ‘이성에게 다가가거나 이성을 대하는 방법’에 대한 것인데, 각양각색의 질문을 받아도 제 대답은 대동소이합니다.

솔직함! 정직함! 진솔함!

모태솔로를 탈출하고 싶은데 어떻게 이성에게 다가서냐는 질문에도,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내보이라고 답을 드립니다.

여자친구와 사진이나 영상을 남기고 싶은데 혹은 쓰리섬이나 스와핑을 제안하고 싶은데 어떻게 설득하냐는 질문에도,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답을 드립니다.

오래된 연인에게 헤어짐을 통보하고 싶은데 어떤 방법을 택해야 상대방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도, 어설프게 다른 이유댔다가 나중에 진짜 이유를 알게 되면 상대방의 상처가 더 크니 처음부터 거짓 없이 이유를 말하라고 답을 드립니다.

만약 인천 살던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저는 두 가지를 묻고 싶습니다. 정말 본인이 예쁘다고 믿느냐는 것과 방치하다시피 키운다는 아들은 삐뚤어지지 않고 잘 크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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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질내사정기 - 채팅녀 편]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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