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최선자
놈이 어슬렁거리며 위병소로 내려 온다.
위병근무를 서고 있는 쫄병들이 놈을 보고 바짝 쫄아있다.
놈에게 오늘은 또 무슨 꼬투리를 잡혀서 쪼인트를 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놈은 늘 그렇다.
자기 근무가 아님에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휴일이면 이 시간 쯤 필히 위병소를 찾는다.
물론 자기 근무일 때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이 시간 쯤이면 스스로 위병을 선다.
이미 위병 오장급이므로 근무를 설 짬밥이 아님에도 그렇다.
위병 근무자즐은 놈이 왜 그런지 이유를 대강은 안다.
놈은 킬러다.
총을 잘 쏘는 저격수 킬러라는 얘기가 아니다.
놈은 암컷 킬러다.
그런데 저걱할 암컷 대상이 없으면 놈은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 대원들을 갈군다.
그래서 대원들은 갈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되도록이면 하느 쯤 저격대상을 남긴다.
저격에 실패하는 것은 놈의 실력부족이므로 대원들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어떻든 쪼인트를 까이지 않게 하려면 저격 대상 하나 쯤은 그해놔야 한다.
"필승!"
근무자의 경례 소리가 대대장이 지나갈 때보다 더 크다.
대다장은 괴롭히지 않으나 직속 상관인 놈은 자신들의 편한 잠자리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놈에게는 더 곧은 자세로 더 크게 경례를 붙인다.
"그래. 수고"
놈이 손가락을 까닥하면서 근무자의 경례를 받는다.
경례소리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어무 트집없이 위병소 안으로 들어오며 묻는다.
"별일 들 없냐?"
위병소 내부근무를 하는 대원이 대답한다.
"네. 상병 김덕환, 별일 없습니다"
"짜아식 기합 들었네"
"아닙니다"
"근무일지 내 봐"
"네, 여기 있습니다"
놈이 위병소 출입 현황을 보는 척 하면서 보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면회자 명부다.
면회 대상자를 만나지 못해 되돌아간 면회자 명부가 놈의 관심사다.
정확히는 면회를 하지 못한 젊은 여자가 관심사다.
그녀들이 놈의 저격 대상이기 때문이다.
실상 이 부대는 일반 부대와는 다르다. 이 부대는 특수부대다.
그래서 근무하는 숫놈들이 대차다.
일명 한가닥씩 하는 놈들만 뽑은데다 훈련 또한 여타 군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1년이면 거의 10개월은 훈련이고 그도 6개월은 부대 인근이 훈련장이 아니라 외지가 훈련장이다.
때문에 면회객들이 면회를 와서 허탕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놈의 킬러 생활이 시작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갑자기 떨어진 훈련 때문에 미리 애인이나 여자친구들에게 부재를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관계가 확실한 애인이거나 여자친구들은 미리 연락을 받지 않으면 면회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여자들은 아니다.
특히 팬팔로 알게 되었거나 우연히 휴가나 외박 중 원나잇을 하며 알게 된 여자들은 허탕을 치는 경우 가 많다.
더구나 이 부대 근무자들은 여자들이 많이 따른다.
특수임무를 받은 때문에 포상이 다양하여 휴가나 외박 중에 돈도 잘 쓰고 강인한 훈련으로 몸도 좋다.
이런 이유로 이 부대 대원들에게 반하는 여자들은 많다.
그래서 누구라도 여자가 최소한 서넛은 된다.
이중 실증나는 여자들을 때내는 방법으로 자신이 부재할 때 면회를 오라고 연락한다.
그러면 바람을 맞은 여자들은 기분이 나빠져서 다시는 찾지 않는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화가 난 여자들은 더 적극적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쓰는 방법은 강압적이다. 술을 골뱅이가 되도록 먹고 방 안에다 똥을 싸기도 한다.
그런 방법에 당한 여자들은 학을 땐다. 그리고 다시는 찾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바람을 맞았더라도 그냥 온전하게 돌아가는 여자는 거의 없다.
어떤 놈의 밥이 되더라도 된다. 그래서 그 놈에게 좃침을 맞게 된다.
그렇게 다른 놈의 좃침을 맞으면 원래의 남자에게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다.
이렇게 일명 흐른보지를 찾으려고 놈은 매주 토일요일이면 위병소를 어슬렁거리는 것이다.
위병일지를 보던 놈의 눈이 번쩍 한다. 이는 놈이 저격 대상을 발견한 때문이다.
"야!"
"네, 상병 박덕환"
"이 여자 언제 나갔냐?"
"누구 말입니까?"
"여기, 최선자"
"아! 네...한 5분 되었습니다"
"버스 지나갔냐?"
"네"
"언제 갔어?"
"예 방금 갔습니다"
"오늘 막차 몇 시지?"
"네, 이번이 막차입니다"
"그럼 버스 못 탔겠네?"
"아마도..."
"알았어. 수고 해"
"네 필승"
놈이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머금는 것을 박덕환 상병은 확실히 본다.
"제길...저놈 또 오늘 한 건 하겠군"
놈은 바쁘다. 숙소에서 옷을 사복으로 갈아입고 자전거를 끌고 정류장까지 가려면 시간이 빡빡하다.
막차가 떠났으면 면회객이 읍내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 외에는 없다.
이 동네는 택시가 3대다.
만에 하나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으면 그차를 탔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택시가 들어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까 순전히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재수다.
택시를 타기 전에 그녀를 만나면 폼나게 중대장 오토바이를 잠시 이용하는 것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
그도 아니면 놈의 자가용인 자전거 외에는 없다.
중대장 오토바이는 그러나 위험부담이 크다.
폼은 나지만 자주 이용하다 들키면 자대영창이다,
그래서 오늘을 할 수 없이 자기 자가용인 자전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도와주는 척 하면서 자전거 뒷좌석에 태우면 만사가 오케이다.
"면회 오셨어요?"
준비를 마찬 놈이 급히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세웠다.
그리고 핸드백을 마지막 거리며 버스 정류장을 서성이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재수는 최고다. 먹잇감이 택시도 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놈의 질문을 받은 여자는 경계심을 갖고 쭈볏거린다.
"아! 네...저는 위 부대 근무하는 현역입니다"
"아~ 네에"
놈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여자가 경계심을 조금 누그려뜨리며 답했다.
"면회를 못 하셨나 보지요?"
"네...훈련을 나가서 일요일 돌아온다고..."
"아하! 6중대로군요?"
"네...잘은 모르지만 아마 그럴거예요"
"훈련 연락은 못 받으셨나요?"
"네...훈련 나간다는 말은 없었는데...."
"애인이신가요?"
"뭐...애인이라기 보단..."
"그럼 친한 친구사이?"
"..."
"혹시 친구오빠?"
"...."
"왜 말 못할 사이라도 되나보죠?"
"..."
"그런데...왜? 여기 계세요?"
"아...네. 막차가 떠났다고..."
"텍시가 없던가요?"
"한 30~40분은 있어야 온다고...
"저런...그러면 택시를 타도 읍내에서 서울 가는 버스 놓칠텐데?"
"읍내 버스 막차도 그렇게 일찍 끊어지나요?"
"그래요 여긴 워낙 시골이라..."
여자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면서 놈은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미 저년은 밥이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때요? 제 자전거 뒤에라도 타실래요?
"근데...진짜 저 부대 근무하시는 분 맞나요?"
"왜 의심되세요?"
"뭐 의심이라기 보다..."
"그럼 제 신분을 확인시켜드려야겠군요. 갑시다"
"어디로요?"
"위병소"
여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놈의 신분 확인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당연하다.
자전거 뒤에라도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태워주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남자 뒤꽁무니에 않아서 그 남자의 허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니 당연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의심을 벗겨주는 일은 놈이 더 바라는 일이다.
위병소로 가면 또 대원들이 자신을 보고 우렁찬 구호와 함께 경례를 붙일 것이다.
그것으로 놈의 작전 1단계는 완성된다.
그리고 2단계는 자전거 뒤꽁무니에 태우는 것이다.
읍내까지는 자전거로 빨리 달려도 최소 10분,
고개를 한 두개 넘어야 하는데 고개가 높아서 뒤에 사람을 싣고 타고 넘기는 힘들다.
오르막은 당연히 내려야 하고 나란히 걸어야 한다.
오르막을 다 오르면 내리막인데 브레이크를 요령껏 사용하면 뒤의 여자는 죽을 맛이다.
생면부지의 남자라도 허리를 힘껏 안을 수밖에 없다.
그 때 등 뒤에 느끼는 처녀의 유방감촉은 죽이는 맛이다.
더구나 자전거 뒷죄석은 안장이 없다.
뼈대만 있으니 덜컹거리는 비포장에서 느끼는 엉덩이의 충격은 아픔을 넘어 고통이다.
결국 뒤에 붙어서 "천천히"라고 사정할 수밖에 없다.
그럭저럭 가다보면 읍내애서 떠나는 막차를 놓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 2단계가 완성되면 그때 그녀는 놈의 밥이 된다.
"흐흐흐"
놈의 입가에 웃음끼가 떠나지 않는다. 오늘 놈은 제대로 저격 목표를 사로잡았다.
......
작가의 말
용주 이야기를 쓰다가 스토리 구상이 뒤틀려서 머리를 식히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쉬어가는 페이지로 약 40여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이 이야기를 씁니다.
주인공인 "놈"...그 killer가 누군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다만 여성의 이름은 모두가 가명입니다. 또 부대명이나 지역은 밝히지 못합니다.
40여년 전이긴 하지만 거의 100% 실화인데다 솔직한 표현도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40년이 넘게 흘러서 기억이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당시는 고통과 희열이 동반되었던 시절입니다.
강한 훈련, 강한 군기, 상상할 수 없는 구타. 배고픔...이런 것들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면 그 고통을 이겨내고 휴가 또는 외박 중에 접수했던 수많은 여자와의 경험은 또 희열이었죠.
특히 부대에 있으면서 주인이 흘린 보지를 먹는 즐거움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쪼록 용주 말고도 "놈"을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입니다.
이런 글도 쓰지만 용주도 곧 여러분을 찾아 될 것입니다. 더운데 이런 글을 읽으면서라도 더위 식히세요.
놈이 어슬렁거리며 위병소로 내려 온다.
위병근무를 서고 있는 쫄병들이 놈을 보고 바짝 쫄아있다.
놈에게 오늘은 또 무슨 꼬투리를 잡혀서 쪼인트를 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놈은 늘 그렇다.
자기 근무가 아님에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휴일이면 이 시간 쯤 필히 위병소를 찾는다.
물론 자기 근무일 때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이 시간 쯤이면 스스로 위병을 선다.
이미 위병 오장급이므로 근무를 설 짬밥이 아님에도 그렇다.
위병 근무자즐은 놈이 왜 그런지 이유를 대강은 안다.
놈은 킬러다.
총을 잘 쏘는 저격수 킬러라는 얘기가 아니다.
놈은 암컷 킬러다.
그런데 저걱할 암컷 대상이 없으면 놈은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 대원들을 갈군다.
그래서 대원들은 갈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되도록이면 하느 쯤 저격대상을 남긴다.
저격에 실패하는 것은 놈의 실력부족이므로 대원들 책임이 아니다.
그래서 어떻든 쪼인트를 까이지 않게 하려면 저격 대상 하나 쯤은 그해놔야 한다.
"필승!"
근무자의 경례 소리가 대대장이 지나갈 때보다 더 크다.
대다장은 괴롭히지 않으나 직속 상관인 놈은 자신들의 편한 잠자리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놈에게는 더 곧은 자세로 더 크게 경례를 붙인다.
"그래. 수고"
놈이 손가락을 까닥하면서 근무자의 경례를 받는다.
경례소리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어무 트집없이 위병소 안으로 들어오며 묻는다.
"별일 들 없냐?"
위병소 내부근무를 하는 대원이 대답한다.
"네. 상병 김덕환, 별일 없습니다"
"짜아식 기합 들었네"
"아닙니다"
"근무일지 내 봐"
"네, 여기 있습니다"
놈이 위병소 출입 현황을 보는 척 하면서 보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면회자 명부다.
면회 대상자를 만나지 못해 되돌아간 면회자 명부가 놈의 관심사다.
정확히는 면회를 하지 못한 젊은 여자가 관심사다.
그녀들이 놈의 저격 대상이기 때문이다.
실상 이 부대는 일반 부대와는 다르다. 이 부대는 특수부대다.
그래서 근무하는 숫놈들이 대차다.
일명 한가닥씩 하는 놈들만 뽑은데다 훈련 또한 여타 군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1년이면 거의 10개월은 훈련이고 그도 6개월은 부대 인근이 훈련장이 아니라 외지가 훈련장이다.
때문에 면회객들이 면회를 와서 허탕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놈의 킬러 생활이 시작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갑자기 떨어진 훈련 때문에 미리 애인이나 여자친구들에게 부재를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관계가 확실한 애인이거나 여자친구들은 미리 연락을 받지 않으면 면회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여자들은 아니다.
특히 팬팔로 알게 되었거나 우연히 휴가나 외박 중 원나잇을 하며 알게 된 여자들은 허탕을 치는 경우 가 많다.
더구나 이 부대 근무자들은 여자들이 많이 따른다.
특수임무를 받은 때문에 포상이 다양하여 휴가나 외박 중에 돈도 잘 쓰고 강인한 훈련으로 몸도 좋다.
이런 이유로 이 부대 대원들에게 반하는 여자들은 많다.
그래서 누구라도 여자가 최소한 서넛은 된다.
이중 실증나는 여자들을 때내는 방법으로 자신이 부재할 때 면회를 오라고 연락한다.
그러면 바람을 맞은 여자들은 기분이 나빠져서 다시는 찾지 않는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화가 난 여자들은 더 적극적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쓰는 방법은 강압적이다. 술을 골뱅이가 되도록 먹고 방 안에다 똥을 싸기도 한다.
그런 방법에 당한 여자들은 학을 땐다. 그리고 다시는 찾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바람을 맞았더라도 그냥 온전하게 돌아가는 여자는 거의 없다.
어떤 놈의 밥이 되더라도 된다. 그래서 그 놈에게 좃침을 맞게 된다.
그렇게 다른 놈의 좃침을 맞으면 원래의 남자에게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다.
이렇게 일명 흐른보지를 찾으려고 놈은 매주 토일요일이면 위병소를 어슬렁거리는 것이다.
위병일지를 보던 놈의 눈이 번쩍 한다. 이는 놈이 저격 대상을 발견한 때문이다.
"야!"
"네, 상병 박덕환"
"이 여자 언제 나갔냐?"
"누구 말입니까?"
"여기, 최선자"
"아! 네...한 5분 되었습니다"
"버스 지나갔냐?"
"네"
"언제 갔어?"
"예 방금 갔습니다"
"오늘 막차 몇 시지?"
"네, 이번이 막차입니다"
"그럼 버스 못 탔겠네?"
"아마도..."
"알았어. 수고 해"
"네 필승"
놈이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머금는 것을 박덕환 상병은 확실히 본다.
"제길...저놈 또 오늘 한 건 하겠군"
놈은 바쁘다. 숙소에서 옷을 사복으로 갈아입고 자전거를 끌고 정류장까지 가려면 시간이 빡빡하다.
막차가 떠났으면 면회객이 읍내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 외에는 없다.
이 동네는 택시가 3대다.
만에 하나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으면 그차를 탔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택시가 들어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까 순전히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재수다.
택시를 타기 전에 그녀를 만나면 폼나게 중대장 오토바이를 잠시 이용하는 것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
그도 아니면 놈의 자가용인 자전거 외에는 없다.
중대장 오토바이는 그러나 위험부담이 크다.
폼은 나지만 자주 이용하다 들키면 자대영창이다,
그래서 오늘을 할 수 없이 자기 자가용인 자전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도와주는 척 하면서 자전거 뒷좌석에 태우면 만사가 오케이다.
"면회 오셨어요?"
준비를 마찬 놈이 급히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세웠다.
그리고 핸드백을 마지막 거리며 버스 정류장을 서성이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재수는 최고다. 먹잇감이 택시도 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놈의 질문을 받은 여자는 경계심을 갖고 쭈볏거린다.
"아! 네...저는 위 부대 근무하는 현역입니다"
"아~ 네에"
놈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여자가 경계심을 조금 누그려뜨리며 답했다.
"면회를 못 하셨나 보지요?"
"네...훈련을 나가서 일요일 돌아온다고..."
"아하! 6중대로군요?"
"네...잘은 모르지만 아마 그럴거예요"
"훈련 연락은 못 받으셨나요?"
"네...훈련 나간다는 말은 없었는데...."
"애인이신가요?"
"뭐...애인이라기 보단..."
"그럼 친한 친구사이?"
"..."
"혹시 친구오빠?"
"...."
"왜 말 못할 사이라도 되나보죠?"
"..."
"그런데...왜? 여기 계세요?"
"아...네. 막차가 떠났다고..."
"텍시가 없던가요?"
"한 30~40분은 있어야 온다고...
"저런...그러면 택시를 타도 읍내에서 서울 가는 버스 놓칠텐데?"
"읍내 버스 막차도 그렇게 일찍 끊어지나요?"
"그래요 여긴 워낙 시골이라..."
여자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면서 놈은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미 저년은 밥이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때요? 제 자전거 뒤에라도 타실래요?
"근데...진짜 저 부대 근무하시는 분 맞나요?"
"왜 의심되세요?"
"뭐 의심이라기 보다..."
"그럼 제 신분을 확인시켜드려야겠군요. 갑시다"
"어디로요?"
"위병소"
여자가 의심의 눈초리로 놈의 신분 확인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당연하다.
자전거 뒤에라도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태워주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남자 뒤꽁무니에 않아서 그 남자의 허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니 당연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의심을 벗겨주는 일은 놈이 더 바라는 일이다.
위병소로 가면 또 대원들이 자신을 보고 우렁찬 구호와 함께 경례를 붙일 것이다.
그것으로 놈의 작전 1단계는 완성된다.
그리고 2단계는 자전거 뒤꽁무니에 태우는 것이다.
읍내까지는 자전거로 빨리 달려도 최소 10분,
고개를 한 두개 넘어야 하는데 고개가 높아서 뒤에 사람을 싣고 타고 넘기는 힘들다.
오르막은 당연히 내려야 하고 나란히 걸어야 한다.
오르막을 다 오르면 내리막인데 브레이크를 요령껏 사용하면 뒤의 여자는 죽을 맛이다.
생면부지의 남자라도 허리를 힘껏 안을 수밖에 없다.
그 때 등 뒤에 느끼는 처녀의 유방감촉은 죽이는 맛이다.
더구나 자전거 뒷죄석은 안장이 없다.
뼈대만 있으니 덜컹거리는 비포장에서 느끼는 엉덩이의 충격은 아픔을 넘어 고통이다.
결국 뒤에 붙어서 "천천히"라고 사정할 수밖에 없다.
그럭저럭 가다보면 읍내애서 떠나는 막차를 놓치는 것은 당연하다.
이 2단계가 완성되면 그때 그녀는 놈의 밥이 된다.
"흐흐흐"
놈의 입가에 웃음끼가 떠나지 않는다. 오늘 놈은 제대로 저격 목표를 사로잡았다.
......
작가의 말
용주 이야기를 쓰다가 스토리 구상이 뒤틀려서 머리를 식히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쉬어가는 페이지로 약 40여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이 이야기를 씁니다.
주인공인 "놈"...그 killer가 누군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다만 여성의 이름은 모두가 가명입니다. 또 부대명이나 지역은 밝히지 못합니다.
40여년 전이긴 하지만 거의 100% 실화인데다 솔직한 표현도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40년이 넘게 흘러서 기억이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당시는 고통과 희열이 동반되었던 시절입니다.
강한 훈련, 강한 군기, 상상할 수 없는 구타. 배고픔...이런 것들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면 그 고통을 이겨내고 휴가 또는 외박 중에 접수했던 수많은 여자와의 경험은 또 희열이었죠.
특히 부대에 있으면서 주인이 흘린 보지를 먹는 즐거움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쪼록 용주 말고도 "놈"을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입니다.
이런 글도 쓰지만 용주도 곧 여러분을 찾아 될 것입니다. 더운데 이런 글을 읽으면서라도 더위 식히세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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