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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7:59 912회 0건
3화, 차연희 편 1부

1
하사 5호봉인데 제대하겠다고 진급하지 않은 놈은 대대 최고참 하사관이다.
그러니 이제 중사들도 위관급 장교들도 놈에게는 한 수 접어준다.
대대 주임상사는 물론 각 예하중대 주임상사급도 웬만한 일은 눈감아 준다.
하지만 대대장이나 대대 작전장교는 계속 놈의 직속상관인 본부중대장을 갈군다.
전역원서 취소시키고 진급시험 응시하게 하라고...

학과 진급시험에서 과락 점수만 맞지 않으면 진급 1순위인 것을 놈도 알고 있다.
포상 점수, 지휘관 인사고과점수, 실역복무기간, 특수훈련 이수회차, 놈을 넘을 사람이 없다.
이런 진급 1순위인 하사관이 진급 안 하고 전역하겠다고 하니 좀 아까운 것이다.

하지만 놈은 진급할 생각이 없다.
왜?
차연희...그녀 때문이다.

놈이 근무하는 부대는 1년이면 여러 차례 특별훈련을 한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에 출동부대로 차출되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놈이 고참으로 싱숭생숭 할 때 시작 된 팀 스피리트 훈련...
(이 훈련은 1976년부터 1993년까지 이어졌다. 요즘은 키 리졸브 훈련이라고 한다.)
이 훈련에는 놈의 부대가 각 중대별로 차출되어 육군을 상대하는 ‘가적(가장적군)’이 된다.
또 대대 전체가 미 해병대와 연합한 상륙전 훈련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 수중점프훈련을 이수한 대원들을 차출하는데 놈은 거기도 차출되어 선착 낙하팀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놈은 어떤 훈련이든지 열외를 당해본 적이 없다.
가적도 나가고 선착 낙하팀도 가보고 상륙전 훈련 때는 수중 침투팀도 되어 참여한다.
그리고 이런 훈련이 끝나면 항상 뒤풀이 파티가 있다.
미군 놈들 위로파티인데...씨발 고생은 우리가 더 했는데 파티 이름은 미군 위로다.

그해에도 어김없이 훈련이 종료되고 파티가 시작되었다.
조또 미군 놈들이 좋은 것은 이럴 때 그놈들은 계급장을 뗀다.
이병도 일병도 써전도 장교도 심지어 부대장도 노는데서는 아무 거리낌이 없다.
같이 술잔을 부딪치고 몸도 부딪치며 춤을 춘다.
파티가 절정에 오르면 각 미군들의 파트너도 춤추는 자리에 뛰어든다.

그 중에는 미군들 부인인 양키년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한국 년들이다.
팀스피리트 한미연합 상륙전에 참여한 미해병대는 일본 오키나와 주둔군이다.
그런데도 그놈들의 파티에 참여한 여자들은 대부분 한국 년들이다.
그년들이 어떻게 이런 파티에 초대되었는지 놈으로선 알 수 없다.
다만 많은 한국 년들이 밤에 그것도 부대 안 연병장에서 벌어진 댄스파티에서 춤추고 놀았다.

이 파티에는 한국군 장교 부인들도 또 가족들도 상당수 있다.
부대 근처에서 사는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파티에 온 것이 아니라 실상 위문공연을 보러 온 것이다.
파티가 시작되기 전 꼭 연예인을 초대한 위문공연이 있었으므로 그걸 보러 온 것이다.

놈은 사실 그런 것이 싫었다.
그 파티에서 춤추고 뛰노는 한국 년들 보는 것이 싫었다.
더구나 미군 새끼들이 점령군 노릇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훈련 때 보면 진짜 전투 같은 고생은 한국군이 하고 미군 새끼들은 탱자탱자다.
그런데도 한국군 위문공연과 위문파티가 아니라 미군 위문공연과 위문파티라서 싫었다.
이런 것 마저 사대주의가 작용한다고 생각하니 더 싫었다.

그래서 그 날도 공연장엘 가지 않고 위병소에서 라면이나 끓여먹을까 하고 내려왔다.
그런데 위문공연을 보러 오는 가족들 사이에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얼굴이 보였다.

‘누구지? 어디서 봤지?’

아무리 생각해도 부대 내 근무 중인 장교의 부인은 아니다.
위병오장은 그 정도는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장교들 애인도 거의 상당수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부대에 근무 중인 장교들과 관련이 있는 여자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낯이 익다. 그 여자와 놈의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녀도 깜짝 놀란다.

‘누구지? 그녀도 나를 아는 것 같은데?’

놈은 이제 그것이 궁금하다.
그러나 이내 ‘어디서 봤겠지’ 정도로 넘어갔다.

“여기서 근무하시네요?”

그녀다. 안에서는 파티가 진행 중인데 그녀가 위병소에 나타났다.

“네?”
“저 모르시겠어요?”
“글쎄요...얼굴은 낯이 익습니다만...”
“호호호...용산 기억나세요?”
“앗!”

놈의 얼굴이 벌개진다. 그녀였다. 쪽팔린다.

“아니...어떻게?”
“네에...친구 동생이 여기서 근무해서요”
“누구?”
“한기영 대위. 아세요?”
“아~ 네에. 알죠. 얼마 전에 결혼했죠?”
“그래요.”
“그 분 해사출신인데...”
“그런가 봐요. 서로 대학 때부터 연애했대요”
"근데 왜 누나가..."
"신혼 중인 부인이 혼자 오기 어렵다고 시누인 친구에게 부탁했는데...찬구가 같이 가자고 해서..."

한 대위, 중대장 마치고 고군반 다녀와서 지금 대대 인사참모를 하고 있다.
해사출신인데다 근무 년한이 곧 소령 진급 케이스다.
그러므로 최소한 서른은 넘었다. 그로 보면 결혼이 늦은 나이다.
한 대위 누나의 친구라면, 그리고 개업의라면 그녀는 이미 상당한 나이가 되었다는 거다.
관심 없다. 이쁘기도 하고 의사이기도 하고 나이도 많은데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그런데....

“파티 한다는데 거기 안 가시고...근무 중이세요?”
“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서울 나오시면 전화주세요”
“네?”
“제가 커피 한 잔은 사 드릴 수 있어요”

‘흐흐흐, 요거 봐라? 낚시질을 내가 해야 하는데 먼저 낚싯대를 던지네?’

얘기를 마친 그녀가 자신의 명함을 주고 또각또각 부대 안으로 걸어 올라갔다.
앞에는 일행이 그녀를 기다리느라 천천히 걷고 있었다.
그녀들은 아마도 한 대위의 초청을 받아 부대를 단체로 방문한 것 같았다.

2
“야! 이 씨발아...”
“넵”
“너는 조또 기집 많다면서....”
“....”
“이럴 때 친구도 좀 달고 나타나서 술값도 내주고 분양도 하고 그래야지”
“그러는 반장님은 그 많던 기집들 다 시집보내버렸습니까?”
“그래 그랬다. 씨발아”
“그럼 우리 옮기죠”
“어디로?”
“나이트크럽 어떻습니까?”
“조까...난 조또 그거 체질에 안 맞아”
“爛歐?”
“기집들 앉혀놓고 야부리 푸는 자체가 싫어”
“그건 제가 하겠습니다”
“아냐. 그냥 한 잔 더하고 찢어지자.”
“차도 없습니다”
“막차 끊겼어?”
“그럼요. 글고...그냥 집에 가기도 싫고요”

놈의 후배 중에 ‘좆쟁이’가 하나 있다.
좃은 크기가 별 거 없는데(실제 놈 거 보다는 작다) 파워가 좋다.
놈의 고향은 강원도 정선이다.
군대 오기 전까지 정선밖에 모르던 놈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팬팔로 사귄 여자가 많다. 거의 매일 여자에게서 편지가 온다.
면회도 뻔질나게 다니는 여자가 서넛은 된다.

놈의 좃힘이 좋다는 것은 ‘승진훈련장’ 야외훈련때였다.
일주일 훈련이 끝나고 귀대 하루 전 밤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 밤이면 고참 하사들은 그냥 여전 텐트 안에서 밤을 새지 않는다.
하사들 때거리로 훈련장 인근에 있던 읍내 술집 방문이 행사치레다.
그 읍내는 군인들을 타킷으로 한 방석집에 즐비하다.
그 방석집에서 한 잔 거나하게 빨고 기집을 품는 것이 훈련 종료다.

그날, 놈은 최고참으로 후배들 둘을 달고 방석집에 갔다.
그중 한 놈이 지금 함께 술자리를 하고 있는 정선 촌놈이다.
맥주를 박스로 가져와서 기집 셋과 군바리 셋이 마셨다.
당연히 소주까지 타서 마셨으므로 코가 비틀어질 정도까진 아니지만 마실만큼 마셨다.
기집을 품었는지 말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같이 있던 여자가 깨웠다. 다섯시다.

올라가는 시간 10여 분, 철수 준비를 해야 하므로 5시 30분이 기상시간이다.
바쁘다. 그런데 다른 방에서 자던 놈들은 아직 기척도 없다.
너무 많이 마신 것 같다. 아무리 웬만한 것은 그냥 넘어거지만 이건 아니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방문을 나섰다.
그리고는 파트너가 가르쳐 준 방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안에서는 한참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기집은 죽어나가는데 사내 놈 용쓰는 소리가 요란하다. 철벅거리는 소리가 방 밖으로 들렸다.
옆방에 있던 다른 후배도 눈을 비비며 방문을 나셨다. 곁에는 그놈의 파트너도 있다.

“야! 빨리 끝 내. 지금 늦었어”
“넵. 다 되어 갑니다”

“오빠....이제 그만...나 죽겠어”
“조금만 참어...헉헉”
“아! 진짜 몇 번째야?”
“몰라...그래도 뺄 건 빼야지 헉헉”

둘이 투닥거리면서도 여자는 또 죽어갔다.
그리고 10여 분 후 놈이 옷을 입고 나왔다.

“야 씨발아. 몇 번 했냐?”
“모릅니다. 그냥 방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했습니다”

‘헉? 세 시간을?’

밤 11시 쯤 부대를 출발하여 내려와서 가게 찾아 앉은 것이 12시 쯤이다.
술 마신 시간이 두어시간이라고 치고 각자 방으로 쪼개진 시간이 2시 쯤.
그렇다면 그때 부터라면 무려 세 시간을 기집과 붙었다는 거다.
그놈 참 체력도 좋다. 좃힘은 알아줘야겠다.
기집도 대단하다. 그걸 다 받아내다니...그리고도 끝에 그렇게 색을 쓰다니...
놈은 촌놈을 다시 한 번 봤다. 놈의 눈알이 쑥 들어간 것 같았다.

이번 휴가는 그런데 놈과 같이 아다리가 맞았다. 용산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어느덧 무교동에 이르렀다.
오는 도중에 투닥거림도 있었다. 괜히 죄없는 육군들 붙들어서 시비하고 술집에 끌고 가서 술 먹고 계산도 시켰다.
그래도 이 순진한 육군들은 술값 잘 낸다. 괜히 휴깃길에 갈굼 당하기 싫어서다.
그렇게 용산에서 부터 술집을 순회하다가 무교동 낙지골목에서 또 앉은 것이다.
이쯤 되니 놈은 이제 집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선 촌놈은 아마 찢어지면 여자를 찾을 것이다.

“야! 씨발아”
“넵”
“너 나하고 찢어지면 차도 없는데 누구 부를 애 있냐?”
“넵. 대기 중입니다”
“개시키...”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난 좀 빨리 사라져라?”
“아닙니다. 오늘 아니면 낼도 있는데 그거야 뭐...”
“그럼 이렇게 하자”
“어떻게 말입니까?”
“내가 어떤 년한테 전화를 한 번 해 보겠어”
“???”
“그년이 나오겠다면 나도 니꺼 불러”
“넵”
“그러면 넷이서 한 잔 더 하고 헤어지자”
“넵”

놈이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시간을 보면 이미 퇴근을 하고도 남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신호가 한 번 울리면서 전화를 받았다.

“아! 차연희 원장님 좀 부탁합니다”
“전데요? 누구시죠?”
“아! 네. 반갑습니다. 전... 그 한기영 대위...”
“아! 네에...그런데 이 시간에 왜?”
“아! 제가 휴가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네에. 그러세요? 지금 어디신데요?”
“여긴 무교동입니다”
“혼자 계셔요?”
“아닙니다. 같이 나온 후배랑...”
“네에...그러시면 후배분 하고 헤어진 뒤 전화 다시 주실래요?”
“그럼 술이 좀 취할 거 같은데...”
“그만 드시고 후배분 보내신 뒤 저하고 먹음 되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데 뒤에서 기다리던 촌놈이 되었느냐고 얼굴로 물었다.

“야! 여기서 끝내자.”
“안 온 대요?”
“엉”

짧게 대답한 놈이 자리로 가서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했다. 촌놈이 엉거주춤 뒤를 따랐다.

“너, 니 깔치에게 가라”
“반장님은?”
“난 용산역에서 막차가 11시에 있다”
“아 네”
“귀대일 만나자. 고향 가서 잘 쉬고...좃 함부로 놀리지 말고...”
“넵”
“또 싸우다 붙잡혀서 이첩되지 말고...”
“넵, 필승”

놈은 경례를 붙이는 후배를 뒤에 두고 지나가는 택시를 불렀다.

3
후배와 헤어지고 탄 택시가 용산 역에 도착했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완행열차의 시간이 되려면 아직도 몇 시간은 남아 있다.
여자가 전화를 하라고 했다. 그러나 놈은 그녀의 말을 그냥 인사치례로 생각했다.
다시 전화를 걸면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까는 얼떨결에 울린 전화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틀림없이 누군지 짐작할 것이다.
아니라면 또 전화가 올 것 같으므로 미리 퇴근을 해버렸는지도 몰랐다.
그런 생각을 한 놈은 역사 한 곳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상당량의 술을 먹은 것 같은데 군대가 아니고 사회라서 인지 취하지도 않았다.
눈을 감고 생각하다 남은 시간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다.

‘씨발...밑져야 본전이지 뭐’

혼자서 중얼거린 놈이 역사 밖으로 나왔다. 계단 아래 한 켠에 전화박스가 줄이어 있었다.
역사 앞길에는 호객하는 아주머니들의 사업이 시작되었다. 홍등을 밝힌 골목엔 여자들이 즐비할 것이다.

“접니다.”
“어디세요?”
“용산 역입니다”
“왜요?”
“집에 가려고...”
“술 먹자면서요?”
“네? 진짭니까?”
“그럼요. 진짜죠”
“어디로 가면 됩니까?
“병원 아시죠?”
“네”
“그리 오세요”
“퇴근 안 하십니까?”
“퇴근했어요”
“네?”
“안 쪽에 제 방이...그곳이 제가 사는 집이예요”
“아!!”
“셔터 잠그지 않았으니 그냥 밀고 올라오세요.”
“넵”

놈은 기분이 좋았다. 그녀가 기다린 다는 것이 진짜였다.
그거두 술집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집으로 오란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놈의 눈이 커졌다.
방에서 나온 그녀가 날아갈 듯한 홈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시원한 거 드려요? 아님 술 더하실래요?”
“맥주 없습니까?”
“당연히 있죠”
“그럼 그거로 합시다”
“네.”

냉장고를 연 여자가 맥주와 땅콩 등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병원 안 쪽으로 만들어 진 방은 완전한 살림집이었다.
거실과 주방을 겸해서 쓰는 공간에는 텔레비전이 놓여 있었고 곁으로 전축도 있었다.
그리고 장식장에는 가공 음반들이 상당량 꽂혀 있었다. 그 안 쪽으로 그녀가 자는 침실이 있는 것 같았다.
뻘쭘한 놈이 말없이 술병을 따서 그녀의 잔에 한 잔 따라주고 단숨에 마셨다

“저기요.....”
“???”
“오늘은....여기서....자고....”
“네?”
“당신하고 자고 싶어요”
“무슨?”
“모르겠어요”
“???”
“나도 내가 왜 이런지...”
“참 나...”
“그 때 이후 쭈욱 생각했어요. 근데 부대도 모르고...”
“....”
“근데 그날...”
“....”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부대 위문공연 구경가자고 할 때 혹시나 했거든요”
“네에”
“그런데 정말 그곳에 당신이 있었어요”
“아하..”
“그 뒤 그냥 혼자서 면회를 갊까 생각했는데 오늘 전화가 왔어요”
“어허?...”
“이거두 우연은 아니죠?”

놈은 술이 땡겼다. 다시 벌컥벌컥 잔을 비웠다.

“연희예요. 차연희”
“차연희...”
“네...나이는 당신보다 좀 많아요”
"내 나일 알아요?"
"그럼요 진료기록부 있잖아요"
“근데?”
“나도 모르겠어요. 무조건 끌려요. 그날 이후...”

연희의 얼굴이 술을 마신 때문이기도 했지만 조명을 받아 더욱 붉게 변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놈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다시 맹목적으로 당신 생각하기 싫고....그러니까...여기서....오늘...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목덜미까지 붉게 물든 연희를 보던 놈이 일어나 다가왔다.
연희의 앞에까지 다가온 놈이 그녀의 턱을 올렸다. 두 눈을 감은 연희가 손을 내밀어 그의 가슴을 집었다.

부드러운 키스부터 시작되었다.
놈의 입술이 그녀의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부드럽게 터치하듯 지나갔다.
그리고는 놈이 연희의 허리를 당겨 품에 안았다.
꼭 밀착된 가슴언저리에서 그녀의 가슴을 느끼자 놈은 가슴이 뛰었다.
생각지도 않던 여자다. 진료를 받을 때 ‘이쁘다’ ‘한 번 먹엇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생각이 현실화 되었다. 그것도 껄떡거리지 않고...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단다. 찾아 오고 싶었단다.

다시 놈이 조금 난폭하게 키스를 이끌었다.
두 뺨을 잡은 놈의 손에 이끌려 연희가 입술을 열었다.
놈의 혀가 입 안으로 들어왔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놈이 그녀의 혀와 타액을 남김없이 입속으로 끌어당겼다.
연희가 까치발을 하며 놈의 목에 팔을 감았다.

놈이 허리를 조이며 손을 내려 그녀의 엉덩이를 쥐었다. 엉덩이가 옴찔 햇다.
엉덩이를 쥐었던 놈의 손이 올라오더니 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가슴이 그의 손에 일그러지자 연희가 부르르 떨었다.
홈드레스 앞섶을 거칠게 풀어헤치고 브래지어의 끈을 어깨 옆으로 밀었다.

“하아........”

연희가 고개를 돌렸다. 놈이 이번엔 그녀의 브래지어를 밀어 올렸다
조명아래 드러난 그녀의 가슴은 일품이었다. 그대로 놈은 가슴을 한 입 물었다.

“하아.....”

놈이 홈드레스 단추를 아랫배까지 풀고 브래지어의 후크를 땄다.
출렁, 가슴 두 개가 눈 잎에서 춤을 췄다. 입술을 옮겨가면서 양쪽에 달린 젖꼭지를 애무했다.
손으로는 드레스 자락을 허리까지 걷고 팬티 위를 애무했다. 그녀의 목이 직각으로 뒤로 꺾이며 몸을 움츠렸다.

“아아아......흑”

손가락 끝에 그녀의 계곡이 걸렸다.
손가락 끝이 팬티 안으로 들어가자 연희가 등을 활처럼 휘며 목에 매달렸다.

“하아.........”

고개를 젖힌 그녀의 두 눈과 입술이 쉴 사이 없이 떨렸다. 신음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하아아.......하아아.........”

신음을 내던 연희가 다리 하나를 놈의 허벅지에 걸었다.
목을 감았던 손이 어느새 그의 뒷머리를 잡아 뽑을 듯 흔들었다.
그녀의 눈썹과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 사이 쾌락에 겨운 흐느낌이 흘렀다.
손아귀에 잡힌 보지에선 이미 물이 흥건하게 흘렀다. 젖은 팬티를 젖히고 놈이 아주 손을 넣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뒤로 빠지며 발끝을 고추 세웠다.

“아윽.......”

놈의 손가락이 계곡 안 굴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연희가 울 것 같이 흐느꼈다.

“하악........흑.........하아아..........”

놈이 손가락 하나를 더 집어넣었다.
두 손가락이 질 속에서 요동을 치자 연희가 부들부들 떨었다.
연희는 놈의 손가락이 질 벽을 긁는 느낌을 여실히 알았다.

“나...더 이상은......하아아.........”

동굴 안에서 손가락을 뺀 놈이 연희를 안아들었다.
눈으로 침실을 붇자 연희가 눈으로 가리켰다.
침실 안은 이미 은은한 조명이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고 프리지아 향이 코를 자극했다.
침대에 연희를 내려놓은 놈이 군복을 벗었다.
온 안에 감춰진 놈의 근육이 너무도 멋있었다.
그런 놈의 근육을 보는 연희의 눈이 불탔다. 스스로 입고 있던 드레스와 팬티를 벗었다.
친대로 올라간 놈이 알몸의 연희에게 다가가 두 다리를 벌렸다.

“흑......”

손으로 얼굴을 가린 연희가 흐느꼈다.
놈이 머리를 가랑이 사이에 넣고 혀로 동굴 탐험을 시작했다.
연희는 자신의 은밀한 곳에 닿는 뜨거운 혀에 몸이 녹아내릴 듯한 열기와 흥분에 사로잡혔다.

“하악........하아아아........”

그녀의 몸이 튕기듯 일어났다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놈의 혀가 계곡을 휩쓸듯 훑은 것이다.

“아윽........하아아.......”

연희가 베게에 옆 얼굴을 묻고 깊게 길고 흐느꼈다.
놈이 혀를 창처럼 꼿꼿이 세워 계곡을 찌르자 다시 한 번 그녀의 몸이 튕겼다.

“하아악......하아아......아아아......”

그녀에게 첫 번째 절정이 찾아온 것 같았다.
놈의 혀 만으로도 그녀가 절정에 오른 것이다.

“아아아.....하아..........”

축 늘어진 연희가 가쁜 숨을 토했다.
애액이 계속해서 계곡을 통해 흘러나왔다.
아랫배가 울컥일 때마다 분출하듯 애액이 쏟아졌다. 그 모든 것을 놈은 남김없이 마셨다.

“흑.......”

연희가 몸을 비틀었다. 그러더니 얼굴을 시트에 묻고 흐느꼈다.
흐느끼는 연희를 바로 누인 놈이 두 다리를 벌리고 탱탱하게 성낸 무기를 찔러 넣었다.

“학.........”

삽입되는 순간 연희가 고개를 치켜들더니 짧은 신음을 토했다.
그리곤 자신도 모르게 삽입된 물건을 조이며 시트를 손에 쥐고 비틀었다.

“하아아........하윽.........아아아.....”

그녀가 토해낸 신음은 모두 시트에 쏟아졌다.
놈이 천천이 왕복하며 노를 저었다. 그때마다 연희는 몸을 떨었다.
떨림이 잦아들다 시작되다 하는 연희의 몸은 연속적으로 울었다.
그런 몸의 울음에 화답하듯 계곡을 점령한 놈의 물건이 난폭해졌다.
왕복하는 움직임은 갈수록 거칠었고 그럴수록 연희의 조여 대는 힘은 대단해졌다.
긴자꼬...놈은 말로만 들었던 긴자꼬를 만난 것이다.

“아윽.......아아아아........하아아......너무.....좋아.........흐윽.....”

연희가 팔을 돌려 놈을 안았다. 그것을 신호로 놈은 다시 거칠게 왕복했다.
그런데 놈에게 급격한 사정감이 몰려왔다. 놈은 당황했다. 이대로는 지는 것이다.
살며시 무기를 빼내면서 호흡을 한 번 돌렸다.그런데 무기가 빠져나가자 그녀의 엉덩이가 따로 올라왔다.
보지 안을 정복한 무기를 놓치기 싫다는 신호였다. 보지는 계속 움찔거렸다. 강한 조임이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 씨발 완행열차는 왜 맨날 밤 늦게 있는 거야?’
‘씨발...그놈의 전투진지 작업은 언제 끝나는 거야?’
‘오늘 봉황대기 야구 누가 이겼지?’

놈은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옴찔 거리던 보지가 풀여졌다
그녀에게 두 번째 절정이 찾아온 것이다.
옴찔거리던 보지에서 힘이 빠지더니 그녀 전체가 시트에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격렬한 호흡에 아랫배가 움직이고 가슴이 흔들렸다.

“하아아.......하아......아아아.....”

옆 얼굴을 시트에 묻은 연희의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었다.
놈이 무기를 빼고 연희를 바로 눕혔다.

“하아....또?....그...그만해요...나 더 이상은....하윽...........하아아.......”

뒤돌려 엎은 그녀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벌렸다.
벌려진 계곡 사이에 동굴이 벌렁거리고 있었다.
놈의 무기가 거리낌 없이 다시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연희는 두 무릎을 세운 뒤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화답했다.

다시 놈의 전투진지 개설 작업이 시작되었다.
진퇴운동은 쉬지 않으면서 봉황대기에 출전한 야구선수가 되었다.
커브가 올지 직구가 올지 높은 볼일지 낮은 볼일지. 가운데 직구면 쳐야지 생각했다.

철벅철벅철벅
철벅철벅철벅
철벅철벅철벅

옴찔거린 질곡은 그 철벅거림이 신호인 듯 더욱 세차게 움직였다.

‘대단하다 긴자꼬’

놈은 이제 진지구축도 봉황대기도 완행열차도 소용이 없었다

“나.....나....도....나올 것...같아요....하윽......아아.........흐윽..”
“그..그래요.....제발.....아아........흐윽.........”
“헉헉”
“이젠,,,,정말....아악.......해줘요”
“어디에...”
“아...안에다...해도. 괜찮아요”
“그...그래...싼 다”
“아..앙...허..어...엉...아악”

쿨럭쿨럭쿨럭 쏟아지는 놈의 정액이 안으로 들어가는데 연희는 울고 있었다.
밤은 깊었다. 열차는 이미 떠났다. 그래도 연희와 놈의 욕망은 식지 않았다.
그리고 연희가 놈의 품에서 벗어난 것은 창밖이 어슴푸레 밝아 올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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