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15부 -
한편, 홍사장(아저씨)의 방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내일 경일이가 세미에게 시내로 구경가자고 했다더군...”
“아니.....그 무뚝뚝한 애가요? 참.....나 원........ 아니 그 촌뜨기가 뭐 그리 좋다고...”
홍사장의 부인은 못마땅한 얼굴로 얼굴을 찌푸린다.
“오늘은 글씨도 가르쳐 줬다는데......”
“어휴~ 말도 안돼..... 아니 당신은 경일이 불러서 따끔하게 야단이나 치지 그랬어요? ”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잖아... 경일이가 딱히 잘못한 일도 아닌데...”
“어휴~ 바보같은 녀석... ”
홍사장은 답답한지 한숨을 내 쉰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휴우~ ”
처음부터 그것을 노린 것이다.
그 계획에 말순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된 것은
말순은 얼굴도 예쁘장 한데다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아 글도 모르며
싸릿골이라는 지명만 알 뿐 찾아 가지도 못하는 아이다.
그러기에 홍사장과 부인은 말순이를 동물처럼 길을 들인 후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써 먹으려는 수작이었고
또 앞으로 말순이가 필요 없을때는 언제든지 버리겠다는 심산이다.
“그러지 말고 내일 당장 아버지께 보내는게 어때요? 경일이가 더 마음을 쏟기전에 말예요.”
“아니...그러기에는 아직... ”
홍사장이 머뭇거리자 부인의 눈꼬리가 치켜 올려지며 미간이 실룩거린다.
“혹시... 당신........ 그 애를 좋아하는건 아니겠죠?”
“뭐...뭐라고??? 무슨...그런 소리를........ 나..난 다만...그 애를 길들이기 위해서...”
홍사장은 부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가로 저었다.
“솔직히 말해봐요... 어제 그 애랑 둘이 잘때.... 기분이 어땠어요?”
“아냐..... 나..난 그냥... 애처로운 마음만 들어서... 흐흣...”
“흥! 애처롭긴 뭐가 애처로와요.. 그 촌구석에 쳐 박혀 있을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그..그건 그렇지만... 휴우~”
막상, 부인 때문에 세미를 데리고 오긴 했지만
그 어린 아이에게 못된 짓을 한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던 홍사장이다.
가진 것 한 푼 없이 부인과 결혼하여
처갓집의 도움으로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홍사장은
20년을 넘게 같이 살았지만 지금도 부인의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는 형편이다.
이번 일도 혼자 사는 장인이 연세가 들자
어린 여자 아이와 같이 자게 하면 그 기를 받아들여
노인의 원기가 회복 된다는 소리를 어디서 듣고 온 부인의 성화로
홍사장이 한 보름여 동안 전국을 돌아 다닌 끝에 결국 말순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
“우리가 잘 보여야 하는 것 잘 알죠?”
“그...그렇긴 하지만... 근데 도대체 그 재산을 어디다가 숨겼을까?”
“글세 말이에요~ 그냥 우리를 주면 우리가 알아서 잘 모실텐데...어휴~ 노인네가...”
“근데...세미가 그걸 알아 낼 수 있을까?”
“그러니까 당신한테 애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고 그랬잖아요...휴우~ ”
부인의 언성이 높아지자 홍사장은 움찔하며 눈치를 보다가 주춤거린다.
“저어~ 그럼...난..... 세미 방에...”
“아 그만 됐어요..... 그 앤 이미 말을 잘 듣는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아직은.......흐흣....”
홍사장이 머뭇거리자 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내가 가 보고 올께요...만약 옷을 벗고 있다면 다 된거니까요... 참..빤쓰는 모두 없앴죠?”
“으응... 오..오늘 아침에...”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던 부인은 방을 나서면서 금새 활짝 펴진 얼굴을 변하더니
세미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저......어어?? 아줌마네예......히 히~ 난 또 아저씬 줄 알았잖아예...”
역시 발가벗은 채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세미는 방문이 열리자 발딱 일어났다.
“세미 어때? 방은 마음에 드니? 호 호~”
아주머니는 세미의 알몸을 보자 마음이 놓이는지 얼굴에는 함빡 웃음을 띄고있다.
“야~ 그란데... 혼자 잘라니까..... 무서불꺼 같애예...”
“무섭긴..... 호호~ 역시 세미는 발가벗고 있으니 너무 예뻐...”
“우 히 히 히~”
“이젠 벗고 있어도 창피한 생각은 안 들지? ”
“야~ 내는 홀딱 벗어도 안 창피해예......히 히~”
아주머니는 세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 걸터 앉았다.
“어디.....세미 잠시만 누워 봐..... ”
“이렇게예?”
세미가 눕자 아주머니는 세미의 가랑이를 벌려 그 사이를 손으로 몇 번 문지른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세미는 이제 남의 손이 가랑이 근처만 와도 짜릿해 진다.
“아 후~ 히 히~~ 가...간 지 러 버 예....아 우~ 흣...”
“그렇지? 후훗... 그래두 기분은 좋잖아.. 그치? ”
“으흐~ 그래기는 한데... 흐흡...”
세미는 가랑이를 활짝 벌려 주었고 벌써 그 곳에는 말간 물이 고여 오고 있었다.
“으음~ 됐다... 그럼 잘 자도록 해라..... 내일 보자...”
“야~ 아줌마도 패이 주무시소~”
아주머니는 세미의 조갯살을 자세히 보는 것 같더니
손을 떼고 잘자라는 인사와 함께 방을 나가 버렸다.
사방이 푸른 수풀로 뒤덮힌 고향이다.
맑은물이 흐르는 선녀탕에는 순자와 점순이가 정신없이 멱을 감고있다.
“야~ 순자야~ 점순아~ 내 왔데이......우 히 히~”
세미는 아이들을 보자 반가운 마음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어메야~ 니 말수이 아이가? 와아~ 진짜로 선녀같데이.... 와~”
“히 히~ 인자 내는 말수이가 아이고...세미데이.... 이름 바꾼기라...”
잠자리 날개같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세미는
순자와 점순이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자 어깨가 으쓱해진다.
“내는 후딱 집에 갔다 올끼라... 느그들 여기서 기다려래이? ”
“으응~ 알았데이.......언니야~”
“어어?? 점수이 니....내보고 언니라꼬 ?나? 우 히 히~”
“응~ 인자 니보고 언니라꼬 칼끼구먼....”
한창 신이난 세미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니
멀리 해묵은 초가가 눈에 들어오고 집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덕구..... 아하~ 아이지....히 히~ 오빠야이~ 어메~~~”
세미는 숨도 허덕이지 않고 단숨에 집으로 달려가 사립문을 들어섰다.
“더..더... 아이다...오..오빠야~ 어 어????? 전부 어데갔노? 어메~~”
방문은 다 뜯긴 채 열려있고 방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아부지~ 어메~~ 어 어~~ 흐흣..... 어 어 어~”
아무리 둘러봐도 틀림없는 빈 집이다.
“허어헉... 흐흑... 흐흐 흐흑... 어..어..어 메 이~ 흐흑...”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세미는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다.
“어메~~ 오빠야~ 흐흑...오빠아~ 허엉 헝~ 어엉~”
“세미야... 세미야... ”
“으으응~ 흐흑... 흑... 어 어??? 아...아...아 저 씨~흐흑..”
꿈에서 깨어 난 세미는 아직도 흐느끼고 있다.
“하 하~ 우리 세미가 꿈을 꾼 모양이구나? 후훗...근데 무슨 꿈을 울면서 꾸니?”
“훌쩍... 지..집에 갔는데예 식구들이 전부 없었어예...훌쩍...훌쩍...”
“아아~ 그래서 울었구나... 원래 꿈이란 반대거든... 모두 잘 있을꺼야...하 하~”
세미는 꿈을 꾸면서 울었던 것이 괜히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싱긋이 웃어 보인다.
“근데.....오빠는예?”
“으응~ 방금 학교에 갔어... 자~ 얼른 씻고 밥 먹어야지... 오늘은 어디 갈데가 있어..”
“갈데가예? 아아~ 시내에 가는기구나.... 히힛...이따가 오빠하고 가기로 했는데...”
세미는 언제 울었냐는 식으로 헤헤거리며 욕실로 들어간다.
“오늘은 이 옷을 입어... 이쁘지?”
“우와~ 증말 이뿌네예... 와~”
어제와 같은 하늘색 원피스였지만 오늘은 속이 비치질 않으며 고급스러워 보였다.
“오늘부터 며칠간 세미가 가 있을데가 있어...”
“매칠간이요? 고게 어딘데예?”
“으음~ 마음이 참 좋으신 할아버진데... 아마 세미를 보면 무척 좋아 하실꺼야...”
아저씨의 말을 들은 세미의 얼굴은 금새 어두운 그림자가 휩싸인다.
며칠간이라지만 경일이 오빠를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괜히 우울해진 것이다.
“그라믄...어휴~”
“이건 세미의 옷이야... 봐..”
아저씨가 커다란 가방을 열어보이자 어두웠던 세미의 얼굴은 금새 환하게 밝아졌다.
“우와~ 우와~ 이기...전부 내끼라예? 우와~”
가방 안에선 형형색색의 옷들이 몇 벌이나 있는지 모를 정도이다.
“우리 세미가 예쁘게 자라야 하니까...하 하~ 그래... 며칠 지낼 수 있겠지?”
“히 히~ 야~ 우와~ 히 히 히~”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 세미는 예쁜 옷을 보며 신이났다.
“자~ 가자..... 아주머니가 기다리겠다...”
오늘도 운전기사는 어디로 갔는지 아저씨가 핸들을 잡았고
아주머니는 앞자리에 앉지 않고 세미가 앉은 뒷좌석으로 왔다.
세미는 이 집으로 온 후 처음으로 나들이를 하는 것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고 마음은 풍선처럼 들떠 있었다.
“세미가 아주 기분 좋은가 봐.... 호 호~ ”
“야아~ 너무 신나예...히 히 히~와~~ 저게 셌이래요? 디게 높데이....”
“너..... 할아버지께 가면 말 잘듣고 있어야 한다...알았지?”
“야~ 내는 말 잘 들을끼라예...하나...둘이.....세시....네시.....우와~”
아주머니는 슬며시 세미의 원피스 치마를 들춰보지만
처음보는 시내 광경에 세미는 아예 고개를 차창 밖으로 돌린 채 정신이 없다.
“세미는 이렇게 빤쓰를 안 입고 있으니 훨씬 편하지?”
“야~ 내는 집에서도 빤쓰를 안 입었어예...히 히~”
세미가 그렇게 말을하자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야릇한 미소가 감돌았다.
차는 어느덧 시내를 빠져나와 한산한 시골길을 달리자
그렇게 신이났던 세미도 시골의 풍경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 시무룩해져 버린다.
“아직 멀었어예?”
“아냐.....이제 거의 다 왔어... 세미가 지루한가 보네?”
“그게 아이고... 오줌이 매루와서예....”
“하 하 하~ 그랬구나... 그럼 조금만 참아... 저기 보이는 곳이니까...”
드디어 까만 승용차는 시골길의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쓴 채 외딴 과수원으로 접어 들었다.
보기에도 엄청 큰 사과 과수원이다.
“여기라예? 와아~ 능금이다... ”
“세미는 사과 좋아해?”
“야~ 내는 능금, 억시로 좋아하는데...히 히~”
“그럼 잘 됐네... 여기 있는 사과는 세미 맘대로 먹어도 되니까...하 하~”
과수원을 한참 들어가자
거기에는 언 듯 보기에도 잘 지어진 기와집이 한 채 있었으며
거기에는 머리가 하얀 노인 한 분이 마당에 서 있었다.
한시간 이상 헐떡거리며 달려 온 차는 이제 그 기와집 마당에 멈추어 섰다.
“장인 어른... 그 동안 편히 지내셨습니까?”
“아버지~ 오늘은 무척 건강해 보이네요...호 호~”
“으음~ 생각보다가 일찍 왔네... 허 허 허~ 그런데 경일이는?”
“아~ 경일이는 학교에 갔구요... 아참... 세미야...할아버지께 인사 드려야지..”
아저씨의 말에 처음보는 얼굴이 익숙지 않은 세미는 쭈삣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오~ 심부름 할 아이를 하나 데려 온다더니...바로 이 애구나...”
“예...애가 아주 착하더군요...”
“그래...참 이쁘게 생겼구나...너~ 이름은 뭐냐?”
“저..저어.....가강...아이지... 유..윤 세 미 래요...”
“윤 세 미.......호홋...이름도 예쁘네... 그래...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무서울 것 같았던 세미는 할아버지의 부드러운 웃음에 다소 긴장이 풀리자
그 동안 참아왔던 오줌이 이젠 움직이기만 해도 쌀 것만 같았다.
“으흡...아..아저씨~ 오..오주움....으흐~”
“아참...그렇지..... 저기.. 그냥 아무데서나 눠... 하 하~ 아까부터 마렵다고 하더니...”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구석을 가리키자
세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쪼로로 달려가 원피스의 치마를 달랑 들어 올린다.
“쏴아~~~~”
“아..아니...저..저..저... 허 허 헛!!”
말릴 틈도 없이 세미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으며 세찬 오줌줄기를 내 뻗자
할아버지는 손을 허공에 내 저으며 껄껄 웃어버린다.
“시골에서 자란 아이라... 아직 철이 없어요...그냥 아버지 이야기 동무나 하면 될꺼예요..”
“허 허~ 그래 보이는구나... 자~ 이리 온~ 너도 이런 딸이나 하나 낳지 그랬어...”
오줌을 다 눈 세미가 입을 오물거리며 어색한 표정을 짓자
할아버지는 세미에게 손을 내 미는 것이었다.
세미가 그 손을 얼른 잡지 못하니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거려 잡으라고 했다.
할아버지의 손은 조금 거친 듯 했으나 무척 따스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아까보니 이 애가 빤쓰를 안 입은 것 같던데.,...”
“저어...그기...”
세미가 말을 하려고 하자 얼른 아주머니가 말을 가로채 버린다.
“아유~ 얘가 촌에서 여태껏 빤쓰를 안 입고 살아서.. 답답하대요... 그렇지 세미야..”
“야아~ 내는 빤쓰 입으믄 답답해예....”
이미 차에서 세미에게 주입시킨 교육의 결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미는 그저 아주머니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허 허~ 그래도 그렇지..... 다 큰 녀석이... 허 허 허~”
“글세 말이예요~ 아무리 말을 해도 안되네요...호 호~”
할아버지는 연신 세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고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서로를 쳐다보며 빙긋이 웃고 있다.
세미는 뭔가 모를 불안감이 감도는 아저씨의 집보다
어쩌면 할아버지 혼자만 사는 여기가 더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경일이 오빠가 없다는게 흠이지만.....
- 다음편에 계속 -
[email protected]
한편, 홍사장(아저씨)의 방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내일 경일이가 세미에게 시내로 구경가자고 했다더군...”
“아니.....그 무뚝뚝한 애가요? 참.....나 원........ 아니 그 촌뜨기가 뭐 그리 좋다고...”
홍사장의 부인은 못마땅한 얼굴로 얼굴을 찌푸린다.
“오늘은 글씨도 가르쳐 줬다는데......”
“어휴~ 말도 안돼..... 아니 당신은 경일이 불러서 따끔하게 야단이나 치지 그랬어요? ”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잖아... 경일이가 딱히 잘못한 일도 아닌데...”
“어휴~ 바보같은 녀석... ”
홍사장은 답답한지 한숨을 내 쉰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휴우~ ”
처음부터 그것을 노린 것이다.
그 계획에 말순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된 것은
말순은 얼굴도 예쁘장 한데다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아 글도 모르며
싸릿골이라는 지명만 알 뿐 찾아 가지도 못하는 아이다.
그러기에 홍사장과 부인은 말순이를 동물처럼 길을 들인 후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써 먹으려는 수작이었고
또 앞으로 말순이가 필요 없을때는 언제든지 버리겠다는 심산이다.
“그러지 말고 내일 당장 아버지께 보내는게 어때요? 경일이가 더 마음을 쏟기전에 말예요.”
“아니...그러기에는 아직... ”
홍사장이 머뭇거리자 부인의 눈꼬리가 치켜 올려지며 미간이 실룩거린다.
“혹시... 당신........ 그 애를 좋아하는건 아니겠죠?”
“뭐...뭐라고??? 무슨...그런 소리를........ 나..난 다만...그 애를 길들이기 위해서...”
홍사장은 부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가로 저었다.
“솔직히 말해봐요... 어제 그 애랑 둘이 잘때.... 기분이 어땠어요?”
“아냐..... 나..난 그냥... 애처로운 마음만 들어서... 흐흣...”
“흥! 애처롭긴 뭐가 애처로와요.. 그 촌구석에 쳐 박혀 있을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데..”
“그..그건 그렇지만... 휴우~”
막상, 부인 때문에 세미를 데리고 오긴 했지만
그 어린 아이에게 못된 짓을 한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던 홍사장이다.
가진 것 한 푼 없이 부인과 결혼하여
처갓집의 도움으로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게 된 홍사장은
20년을 넘게 같이 살았지만 지금도 부인의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는 형편이다.
이번 일도 혼자 사는 장인이 연세가 들자
어린 여자 아이와 같이 자게 하면 그 기를 받아들여
노인의 원기가 회복 된다는 소리를 어디서 듣고 온 부인의 성화로
홍사장이 한 보름여 동안 전국을 돌아 다닌 끝에 결국 말순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
“우리가 잘 보여야 하는 것 잘 알죠?”
“그...그렇긴 하지만... 근데 도대체 그 재산을 어디다가 숨겼을까?”
“글세 말이에요~ 그냥 우리를 주면 우리가 알아서 잘 모실텐데...어휴~ 노인네가...”
“근데...세미가 그걸 알아 낼 수 있을까?”
“그러니까 당신한테 애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고 그랬잖아요...휴우~ ”
부인의 언성이 높아지자 홍사장은 움찔하며 눈치를 보다가 주춤거린다.
“저어~ 그럼...난..... 세미 방에...”
“아 그만 됐어요..... 그 앤 이미 말을 잘 듣는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아직은.......흐흣....”
홍사장이 머뭇거리자 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내가 가 보고 올께요...만약 옷을 벗고 있다면 다 된거니까요... 참..빤쓰는 모두 없앴죠?”
“으응... 오..오늘 아침에...”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있던 부인은 방을 나서면서 금새 활짝 펴진 얼굴을 변하더니
세미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저......어어?? 아줌마네예......히 히~ 난 또 아저씬 줄 알았잖아예...”
역시 발가벗은 채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세미는 방문이 열리자 발딱 일어났다.
“세미 어때? 방은 마음에 드니? 호 호~”
아주머니는 세미의 알몸을 보자 마음이 놓이는지 얼굴에는 함빡 웃음을 띄고있다.
“야~ 그란데... 혼자 잘라니까..... 무서불꺼 같애예...”
“무섭긴..... 호호~ 역시 세미는 발가벗고 있으니 너무 예뻐...”
“우 히 히 히~”
“이젠 벗고 있어도 창피한 생각은 안 들지? ”
“야~ 내는 홀딱 벗어도 안 창피해예......히 히~”
아주머니는 세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 걸터 앉았다.
“어디.....세미 잠시만 누워 봐..... ”
“이렇게예?”
세미가 눕자 아주머니는 세미의 가랑이를 벌려 그 사이를 손으로 몇 번 문지른다.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세미는 이제 남의 손이 가랑이 근처만 와도 짜릿해 진다.
“아 후~ 히 히~~ 가...간 지 러 버 예....아 우~ 흣...”
“그렇지? 후훗... 그래두 기분은 좋잖아.. 그치? ”
“으흐~ 그래기는 한데... 흐흡...”
세미는 가랑이를 활짝 벌려 주었고 벌써 그 곳에는 말간 물이 고여 오고 있었다.
“으음~ 됐다... 그럼 잘 자도록 해라..... 내일 보자...”
“야~ 아줌마도 패이 주무시소~”
아주머니는 세미의 조갯살을 자세히 보는 것 같더니
손을 떼고 잘자라는 인사와 함께 방을 나가 버렸다.
사방이 푸른 수풀로 뒤덮힌 고향이다.
맑은물이 흐르는 선녀탕에는 순자와 점순이가 정신없이 멱을 감고있다.
“야~ 순자야~ 점순아~ 내 왔데이......우 히 히~”
세미는 아이들을 보자 반가운 마음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어메야~ 니 말수이 아이가? 와아~ 진짜로 선녀같데이.... 와~”
“히 히~ 인자 내는 말수이가 아이고...세미데이.... 이름 바꾼기라...”
잠자리 날개같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세미는
순자와 점순이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자 어깨가 으쓱해진다.
“내는 후딱 집에 갔다 올끼라... 느그들 여기서 기다려래이? ”
“으응~ 알았데이.......언니야~”
“어어?? 점수이 니....내보고 언니라꼬 ?나? 우 히 히~”
“응~ 인자 니보고 언니라꼬 칼끼구먼....”
한창 신이난 세미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니
멀리 해묵은 초가가 눈에 들어오고 집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덕구..... 아하~ 아이지....히 히~ 오빠야이~ 어메~~~”
세미는 숨도 허덕이지 않고 단숨에 집으로 달려가 사립문을 들어섰다.
“더..더... 아이다...오..오빠야~ 어 어????? 전부 어데갔노? 어메~~”
방문은 다 뜯긴 채 열려있고 방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아부지~ 어메~~ 어 어~~ 흐흣..... 어 어 어~”
아무리 둘러봐도 틀림없는 빈 집이다.
“허어헉... 흐흑... 흐흐 흐흑... 어..어..어 메 이~ 흐흑...”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세미는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다.
“어메~~ 오빠야~ 흐흑...오빠아~ 허엉 헝~ 어엉~”
“세미야... 세미야... ”
“으으응~ 흐흑... 흑... 어 어??? 아...아...아 저 씨~흐흑..”
꿈에서 깨어 난 세미는 아직도 흐느끼고 있다.
“하 하~ 우리 세미가 꿈을 꾼 모양이구나? 후훗...근데 무슨 꿈을 울면서 꾸니?”
“훌쩍... 지..집에 갔는데예 식구들이 전부 없었어예...훌쩍...훌쩍...”
“아아~ 그래서 울었구나... 원래 꿈이란 반대거든... 모두 잘 있을꺼야...하 하~”
세미는 꿈을 꾸면서 울었던 것이 괜히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싱긋이 웃어 보인다.
“근데.....오빠는예?”
“으응~ 방금 학교에 갔어... 자~ 얼른 씻고 밥 먹어야지... 오늘은 어디 갈데가 있어..”
“갈데가예? 아아~ 시내에 가는기구나.... 히힛...이따가 오빠하고 가기로 했는데...”
세미는 언제 울었냐는 식으로 헤헤거리며 욕실로 들어간다.
“오늘은 이 옷을 입어... 이쁘지?”
“우와~ 증말 이뿌네예... 와~”
어제와 같은 하늘색 원피스였지만 오늘은 속이 비치질 않으며 고급스러워 보였다.
“오늘부터 며칠간 세미가 가 있을데가 있어...”
“매칠간이요? 고게 어딘데예?”
“으음~ 마음이 참 좋으신 할아버진데... 아마 세미를 보면 무척 좋아 하실꺼야...”
아저씨의 말을 들은 세미의 얼굴은 금새 어두운 그림자가 휩싸인다.
며칠간이라지만 경일이 오빠를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 괜히 우울해진 것이다.
“그라믄...어휴~”
“이건 세미의 옷이야... 봐..”
아저씨가 커다란 가방을 열어보이자 어두웠던 세미의 얼굴은 금새 환하게 밝아졌다.
“우와~ 우와~ 이기...전부 내끼라예? 우와~”
가방 안에선 형형색색의 옷들이 몇 벌이나 있는지 모를 정도이다.
“우리 세미가 예쁘게 자라야 하니까...하 하~ 그래... 며칠 지낼 수 있겠지?”
“히 히~ 야~ 우와~ 히 히 히~”
깊이 생각을 하지 않는 세미는 예쁜 옷을 보며 신이났다.
“자~ 가자..... 아주머니가 기다리겠다...”
오늘도 운전기사는 어디로 갔는지 아저씨가 핸들을 잡았고
아주머니는 앞자리에 앉지 않고 세미가 앉은 뒷좌석으로 왔다.
세미는 이 집으로 온 후 처음으로 나들이를 하는 것이라
모든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고 마음은 풍선처럼 들떠 있었다.
“세미가 아주 기분 좋은가 봐.... 호 호~ ”
“야아~ 너무 신나예...히 히 히~와~~ 저게 셌이래요? 디게 높데이....”
“너..... 할아버지께 가면 말 잘듣고 있어야 한다...알았지?”
“야~ 내는 말 잘 들을끼라예...하나...둘이.....세시....네시.....우와~”
아주머니는 슬며시 세미의 원피스 치마를 들춰보지만
처음보는 시내 광경에 세미는 아예 고개를 차창 밖으로 돌린 채 정신이 없다.
“세미는 이렇게 빤쓰를 안 입고 있으니 훨씬 편하지?”
“야~ 내는 집에서도 빤쓰를 안 입었어예...히 히~”
세미가 그렇게 말을하자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야릇한 미소가 감돌았다.
차는 어느덧 시내를 빠져나와 한산한 시골길을 달리자
그렇게 신이났던 세미도 시골의 풍경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 시무룩해져 버린다.
“아직 멀었어예?”
“아냐.....이제 거의 다 왔어... 세미가 지루한가 보네?”
“그게 아이고... 오줌이 매루와서예....”
“하 하 하~ 그랬구나... 그럼 조금만 참아... 저기 보이는 곳이니까...”
드디어 까만 승용차는 시골길의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쓴 채 외딴 과수원으로 접어 들었다.
보기에도 엄청 큰 사과 과수원이다.
“여기라예? 와아~ 능금이다... ”
“세미는 사과 좋아해?”
“야~ 내는 능금, 억시로 좋아하는데...히 히~”
“그럼 잘 됐네... 여기 있는 사과는 세미 맘대로 먹어도 되니까...하 하~”
과수원을 한참 들어가자
거기에는 언 듯 보기에도 잘 지어진 기와집이 한 채 있었으며
거기에는 머리가 하얀 노인 한 분이 마당에 서 있었다.
한시간 이상 헐떡거리며 달려 온 차는 이제 그 기와집 마당에 멈추어 섰다.
“장인 어른... 그 동안 편히 지내셨습니까?”
“아버지~ 오늘은 무척 건강해 보이네요...호 호~”
“으음~ 생각보다가 일찍 왔네... 허 허 허~ 그런데 경일이는?”
“아~ 경일이는 학교에 갔구요... 아참... 세미야...할아버지께 인사 드려야지..”
아저씨의 말에 처음보는 얼굴이 익숙지 않은 세미는 쭈삣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오~ 심부름 할 아이를 하나 데려 온다더니...바로 이 애구나...”
“예...애가 아주 착하더군요...”
“그래...참 이쁘게 생겼구나...너~ 이름은 뭐냐?”
“저..저어.....가강...아이지... 유..윤 세 미 래요...”
“윤 세 미.......호홋...이름도 예쁘네... 그래...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무서울 것 같았던 세미는 할아버지의 부드러운 웃음에 다소 긴장이 풀리자
그 동안 참아왔던 오줌이 이젠 움직이기만 해도 쌀 것만 같았다.
“으흡...아..아저씨~ 오..오주움....으흐~”
“아참...그렇지..... 저기.. 그냥 아무데서나 눠... 하 하~ 아까부터 마렵다고 하더니...”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구석을 가리키자
세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쪼로로 달려가 원피스의 치마를 달랑 들어 올린다.
“쏴아~~~~”
“아..아니...저..저..저... 허 허 헛!!”
말릴 틈도 없이 세미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으며 세찬 오줌줄기를 내 뻗자
할아버지는 손을 허공에 내 저으며 껄껄 웃어버린다.
“시골에서 자란 아이라... 아직 철이 없어요...그냥 아버지 이야기 동무나 하면 될꺼예요..”
“허 허~ 그래 보이는구나... 자~ 이리 온~ 너도 이런 딸이나 하나 낳지 그랬어...”
오줌을 다 눈 세미가 입을 오물거리며 어색한 표정을 짓자
할아버지는 세미에게 손을 내 미는 것이었다.
세미가 그 손을 얼른 잡지 못하니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거려 잡으라고 했다.
할아버지의 손은 조금 거친 듯 했으나 무척 따스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아까보니 이 애가 빤쓰를 안 입은 것 같던데.,...”
“저어...그기...”
세미가 말을 하려고 하자 얼른 아주머니가 말을 가로채 버린다.
“아유~ 얘가 촌에서 여태껏 빤쓰를 안 입고 살아서.. 답답하대요... 그렇지 세미야..”
“야아~ 내는 빤쓰 입으믄 답답해예....”
이미 차에서 세미에게 주입시킨 교육의 결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미는 그저 아주머니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허 허~ 그래도 그렇지..... 다 큰 녀석이... 허 허 허~”
“글세 말이예요~ 아무리 말을 해도 안되네요...호 호~”
할아버지는 연신 세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고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서로를 쳐다보며 빙긋이 웃고 있다.
세미는 뭔가 모를 불안감이 감도는 아저씨의 집보다
어쩌면 할아버지 혼자만 사는 여기가 더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다만 경일이 오빠가 없다는게 흠이지만.....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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