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은 윤진과 함께 시내버스를 탔다. 애틋했던 지난 날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내 교통이 끊길 시간에 임박해 있었다. 윤진은 대구에 사는 이모네 집에 함께 살았는데, 고3인 사촌이 있었기에 항상 사촌동생이 오기 전에 집에 들어가서 먼저 씻어야 한다고 했다. 민성이 불편하지는 않냐고 물었다. 1학년때까지는 기숙사에 살았었는데 온전한 자기 개인공간이 있는 이모네 집에 사는 지금이 훨씬 더 편하다고 했다.
카페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어색한 나머지 깊이 들어가지고 못하고 허공으로 흩어졌지만 그 잔상은 민성과 윤진에게 가슴깊이 남았다. 민성은 윤진의 집 골목까지 같이 들어갔다. 아파트 일줄 알았는데 마당도 있는 단독주택이었다. 단독주택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민성은 그 집에서 사는 윤진이 참 부러웠다.
-윤진아, 종종 보자. 케이티엑스 타니깐 서울-대구도 별거 아니더라.
-ㅋㅋㅋ 그래. 다음번엔 내가 서울로 올라갈테니깐 서울 구경 시켜줘.
-언제올래? 나 전역하면 이제 진짜 시간 많거든.
-복학한다며?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괜히 시간 뺏기지 말고. ㅋㅋㅋ
집 문앞에서 민성은 윤진이 바로 들어가버릴거 같아 의미없는 말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내가 뭐 그런 것도 조절 못할까봐. ㅋㅋㅋ 넌 일단 언제든 와. 두팔 벌려 환영할게.
-알았어. ㅋㅋㅋ 전역 기념으로 그럼 한번 갈게.
민성이 더 이어나갈 말이 없을까 하고 궁리하던 차에 이미 윤진은 초인종을 누르고 말았다.
-윤진이니?
-네, 이모
<잉~~ 탁>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진은 뒤로 돌아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사과같이 업된 엉덩이가 청바지안에 가지런히 담겨 업되어 있었다. 마른체형이지만 골반라인이 도드라진다는 것을 그 어둠속에서도 볼 수가 있었다.
-오늘 어디서 잘거니?
-응. 나도 대구에 친구 있거든. 거기서 자기로 약속했어.
-그렇구나. 암튼 조심해서가. 오늘 와줘서 너무 좋았어.
-응. 나도 즐거웠어. 잘자.
민성은 윤진의 집 골목에서 빠져나와 큰길을 걸었다. 큰길을 걸으면서 그동안 있었던 대화들을 조용히 복기해보았다. 그 시절 서로 좋아했었는데... 그 위태롭고 가녀린 감정의 편린들을 놓칠세라 대화는 더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좋아했었는데...> 다음에 <그래서>가 아니라 <그런데>로 이어질까봐 민성은 불안했기 때문이다. 더 확실히 확인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민성은 고개를 저었다. 마르고 앞으로 살짝 굽었던 민성이 지금은 탄탄하고 다부진 몸을 보고는 윤진도 감탄을 했다. 반팔티를 가득 채우는 균형감 있는 몸을 보고는 운동 많이 했구나 하고 칭찬해주었을 때는 그동안 흘린 땀과 고통을 모두 상쇄하고 남을 만큼의 만족감을 느꼈었다.
서울과 대구. 분명 무시할 수는 없는 거리였다. 같은 곳에 살 때도 맺지 못한 인연을 지금 이어붙일 수 있을까? 괜히 말을 꺼냈다가 몇 년 만에 만난 윤진은 다시 보내버리진 않을까. 일단 친구로라도 옆에 두고 있다가 원찬처럼 다른 남자에게 또 다시 윤진을 뺏기진 않을까. 많은 생각들이 민성의 머릿속에 가득찼다. 대구에 친구가 있다는 말은 윤진이 걱정할까봐 급조한 거짓말이었고 민성은 비교적 싸 보이는 모텔에 들어갔다. 15인치 티비 한 대와 이불만 있는 그런 곳. 어차피 잠만 잘 곳이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 대충 씻고 자려고 누웠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불투명한 미래가 역설적으로 더욱 선명하게 눈 앞에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불투명한 선명함이라.... 할만한 군생활과 같은 모순이구만. 후후>
지난번 철희에게 한말을 다시 상기하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잠이 들었다.
토요일, 수송관 주헌 상사는 당직사관을 서기위해서 인수인계를 받고 인원 점검을 하였다. 각 분대장들을 모두 모아놓고 오전에 일광건조와 대청소를, 특히 창문을 다 뜯어서 깨끗이 수입하라고 지시했다. 분대장들은 앞에서는 뭐라고 못했지만 뒤돌아서서는 궁시렁 거렸다. 그 소리를 못들었을리 없는 주헌상사는 분대장들에게 한마디 했다.
-이게 다 니들 위해서 그러는거야. 먼지가 다 니들 입으로 들어간다고. 감기 걸리고 싶지 않으면 으쌰으쌰 해서 오전안으로 다 끝내자.
누워서 티비를 보던 병장들과 상병 말호봉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막상 청소가 시작되자 모두 창고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거나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레토나 분대는 오직 컨테이너와 그 주변만 정리하면 되었다. 두식은 분대장 기간 내내 솔선수범해서 모든 작업을 지시했지만 이제 슬슬 말년에 접어들자 민규에게 사실상 인수인계를 하고 컨테이너를 빠져나갔다.
분대 가장 막내인 원찬은 일신 원재 등 몇몇과 함께 매트리스와 모포, 포단을 바깥에 다 널고 관물대 밑, 티비 뒤, 서랍 안을 모두 싹싹 쓸고 닦았다. 원찬은 걸레를 빨아와 컨테이너 전체를 닦고 있었다. 청소가 거의 끝마무리 될 무렵 원찬은 서랍 안에 있는 물건들을 다 꺼내서 그 안을 닦고 있었다. 서랍 안에 있는 물건들은 대체로 치약이나 구두약 같이 쌓아놓고 쓰는 보급품이나 전역자들이 버려놓고 안찾아가는 물건들이었다. 이쯤에서 원찬을 선임에게 물어본다음 버릴 것은 버릴 요량으로 물건들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민성의 책도 보이길래 이것은 일단 갖고 있자는 생각으로 따로 집어 들었다. 민성의 책에서 편지 한통이 툭 떨어졌다.
<보내는 사람: 유소라 받는 사람: 배원찬>
자신이 자대에 온지 얼마 안되서 소라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였다. 편지 안에는 소라가 슬립만 입고 섹시한 포즈로 찍은 사진도 같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찬은 일단 주머니에 넣었다. 청소가 모두 끝나고 점심 식사 집합을 했다.
두식의 인솔 하에 재빨리 밥을 먹고 온 원찬은 세탁기 시간을 확인 한 다음 건조대 위로 올라가 편지를 꺼냈다. 편지 안에는 군생활에 대한 위로와 원찬에 대한 애정, 기다림의 의지와 신변잡기적인 사회 소식들이 적혀있었다. 원찬은 편지를 외우듯이 읽고 또 읽었다. 내용이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였다. 왜 이 편지를 민성이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에 편지를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상상은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어떤 가설로 추측을 하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다 꿰듯이 연결되었다. 그러자 가설이 확신이 되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
편지가 원찬의 주먹안에서 구겨지는지도 모르고 원찬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1학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입대를 한 셈이니 정말이지 1년 9개월만에 학교에 갔다. 복학한 민성을 보자 몇몇은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놀라며 반가워했다.
-최민성~! 야.. 반갑다.
은정이와 지혜가 제일 먼저 민성을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1학년때 같이 수업도 듣고 발표 때문에 조별활동도 했었던 여자 동기들 중에는 가장 친한 애들이었다.
-우와. 니네 3학년이야? 고학년이네... 나 언제 따라가냐?
-너 지금 군인 아니야? 어떻게 복학했대? 2학기부터 들어도 돼?
-아직 전역 안했는데 부대 허락 받아서 복학했어. 휴가도 모아놓는 거고. 1학기 과목이랑 연계되지 않고 따로 들을 수 있는 과목 위주로 수강신청 했어.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볼게
-흠흠.. 그런 우릴 선배님으로 모셔 ㅋㅋㅋㅋ
-알겠어. 선배님들 밥사주세요
-꺼져. ㅋㅋㅋㅋ
은정과 지혜와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다. 둘이 근처에 가장 유명한 부대찌개 집에 갔다. 개강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철형이랑 건희는 왜 안보이냐?
라면사리를 푹 익히며 민성이 물었다.
-왜 안보이긴.... 걔네도 국방부가 잡아갔다.
-하긴.. 다들 갔겠네. 안간애 없냐?
-재상이는 어학연수간다고 지금 캐나다 가있어. 회정이는 글쎄...맞다. 걔도 대학원간다고 아직 안갔을걸?
-언제 동기한번 다 보자. 애들 어떻게 사는지 너무 궁금해.
-ㅋㅋㅋ 남자애들 다 없어졌는데 그냥 우리만 봐 ㅋㅋ 복학생이면 개강총회 가서 신입생 꼬셔야 되는거 아니야? 2학기 개강이라 그런거 없나? ㅋㅋㅋ
-그치? 우리과 신입생이 있지? 언제 한 대? 이번주 금요일인가? 가야겠다. ㅋㅋ
-아서라.. 풋풋한 신입생이 복학생 거들떠보기라도 하겠냐?
-으이그.. 니들이 아직 몰라서 그렇지. 군필 한번 맛보면 미필은 비린내나서 못먹는다.
-변태새끼 ㅋㅋㅋ
셋은 함께 부대찌개를 다 먹고 헤어졌다. 이번에는 지혜가 계산을 했다. 전역 축하주는 다음에 따로 모여서 은정이 내기로 했다.
민성은 정신없이 수업을 들었다. 그동안 자동차 시트에만 앉아있었지, 의자에 이렇게 오래 앉아있으려니 정말 어색했다. 책도 대기하는 시간에 핸들에 걸쳐두고 읽었던 것이 훨씬 편했다. 더 좋은 의자와 책상이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이내 이것들도 적응되겠지 하고 도서관에 가려는데 카톡이 왔다. 한지연이었다.
<민성. 복학 축하해. 나도 노량진에 방 얻었어>
<원룸? 고시원? 이제 공무원 준비 하는거야?>
<고시원. 10월부터 들어가기로 했어. >
<우리 둘다 이제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겠다.>
<응.. 국영수는 내가 많이 물어볼게. 나좀 도와줘.>
<아직 무슨 과목인지 모르지? 웬만한 과목들은 내가 다 도와줄게. 부대 복귀해서 보자.>
<응 알겠어. 빨리와>
민성은 학교가 끝나고 자취방으로 갔다. 아직까지는 책 몇 권에 노트북 하나 옷 몇 벌이 전부여서 깔끔해보였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있었더니 군대에서 작업했을 때보다 더 피곤했다. 침대에 벌러덩 누워 천장을 쳐다보았다. 지연과 같이 공부하기로 한 계획은 상병때 부터 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몇 번의 육체관계를 맺다보니 이제 순수한 의미에서 공부파트너는 될 수 없었다.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관계 정리를 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었다. 한지연은 함께 군생활을 했던 사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1호차를 맡았을 때, 수송부에선 차관리와 운전기량으로 털리고 당번병과 함께 쓰는 당번병실에서는 연대장님 잘 모시라고 온갖 참모들이 시어머니처럼 들들 볶고,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의지하고 기댔던 사람이었다. 성정도 온화하고 특히 육체적 매력이 있어서 함께 시간은 지낼 때에는 영혼까지 쭉 빨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대단한 마력의 소유자였다. 이제 와서 생각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소라와 윤진이라는 새로운 변수들이 생겼기 때문에 확실해질뻔한 마음이 흔들릴 뿐이었다.
소라와 윤진이 지연보다 딱히 더 나을 것은 없었다. 소라와는 원찬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만 보통의 연인처럼 될 수 있었고 윤진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어떤 만남이 가장 좋을까 하고 민성은 생각했다. 일단 세 여자가 당장 모두 보기 싶었지만 당장 볼 수 있는 것은 소라밖에 없었다.
<소라야, 알바 언제 끝나? 이따가 볼까?>
<응.. 9시 이후에 와. 어디서 볼래?>
<내가 그쪽으로 갈게.>
민성은 저녁을 간단히 먹고 다0소에 가서 필요한 잡동사니 몇 개를 구입했다. 인터넷에 할만한 아르바이트를 검색해 보았다. 처음 먹은 마음은 아무거나 다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고르다보니 딱히 할만한게 몇 개 남지 않았다. 대충 간단한 메모만 하고 나서 소라의 집으로 향했다. 건물 앞에서 조금 기다리니 소라가 저쪽에서 걸어왔다.
-일찍왔네? 복학했다며 약속도 없는거야? ㅋㅋㅋ
-평일이라 약속이 없나봐.
둘은 마치 신혼부부처럼 소라의 집으로 들어갔다. 한번 와 본적 있는 소라의 집이어서 그런지 어색한 기분은 많이 사그라졌다.
집으로 들어서자 마자 민성은 뒤에서 소라를 꽉 안았다.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말랑말랑한 소라의 가슴을 천천히 마사지했다. 소라의 엉덩이 골에 자신의 물건을 빳빳하게 세운 뒤 비비기 사작했다. 수치까지 감내하며 자신의 모든 육체를 민성에게 헌납하고 종국에는 굴복해버린 소라로서는 이제 민성이 하자는대로 고분고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민성이 소라를 눕히고 삽입을 시도하려고 하자 소라가 말했다.
-으흥... 나 땀났단 말이야. 씻고... 씻고 올래.
민성은 소라를 일으켜주었다.
-여기서 다 벗고가
민성의 말에 잠시 머뭇거린 소라는 모든 옷을 탈의하고 가슴과 보지를 손으로 가리고 잰걸음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민성은 자리에 앉아 소라를 기다리며 음악을 들었다. 한참 후에 가정용 수건으로 앞만 가린 소라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바로 소라에게 달려가 민성이 껴안으려고 하자 소라가 몸을 뒤틀며 말했다.
-너도 씻어. ㅋㅋ
-그럼 나 씻고 올동안 마실것좀 사와라.
-맥주? 커피?
-아직까진 시원한 맥주가 낫겠지? 커피도 나으려나? 아무튼 난 상관없어.
민성은 카드를 꺼내주며 소라에게 주었다. 소라가 분홍색 원피스를 서랍에서 꺼내 입으려고 하였다. 넥 부분은 라운드로 파여 조금만 숙여도 가슴이 보일 것 같았고 치마도 키가 큰 소라의 허벅지를 반도 가리지 못하는 길이였다. 피트감이 있어 몸에 옷이 달라붙자 탱탱한 힙도 그 라인이 어느 정도 들어났다. 갑자기 욕심이 생긴 민성이 소라를 잡고 팬티와 브라를 벗겨내었다.
-뭐야 ㅋㅋㅋ 밖에 나갈건데 이거 벗으면 어떻게 해?
-벗고 사와. 중요한 부분인데 샤워하고 바람 좀 불게 해줘야지.
-으이그 못말려. 브라는 안돼. 보인단 말이야.
-그때 외박 때 입고 온 가디건 걸쳐.
민성은 말을 하고 아차 싶었다. 소라와 대화함에 있어 지난날을 얘기하는 것은 암묵적 금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라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내 웃으며 그때 입었던 하얀색 망사 가디건을 걸쳤다. 자세히 보면 꼭지가 도드라진게 보였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가디건에 가려 알 수가 없었다.
-나 화장실에 들어가고 다시 팬티 입을지도 모르니깐 편의점이든 카페든 가서 인증샷 찍고 와야 돼 ㅋㅋ
-무슨 인증샷? 설마..
-응 그거ㅋㅋ
민성은 웃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인증샷은 찍어도 그만 안찍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던진 말이었다. 그러나 샤워를 하면서 내내 소라가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지가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이번 휴가는 아무와도 하지 못해서 민성의 물건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스물 몇해를 아무 동요도 일으키지 않던 놈이 요 몇 달간 조금만 자신을 소홀하게 방치해도 곧잘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민성은 자신의 물건에 비누칠을 하고 총기 손질을 할 때 보다 더 세밀하게 수입했다.
소라는 하얀 형광등이 짱짱한 편의점 보다는 은은한 조명이 있는 카페를 선택했다. 조금 더 걸어가야 했지만 편의점은 왠지 갈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입는 길이의 원피스 였지만 팬티를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했기 때문에 걸음이 평소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남자들이 자신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얇디 얇은 천조가리에 가려져 있을 뿐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한다는 사실에 묘한 짜릿함을 느꼈다. 카페에 도착한 후 아이스 카페모카 두잔을 시키고 대기등을 받았다. 대기인원이 조금 있어서 어찌할까 하다가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계산대 앞에 있을 수가 없었다. 자리로 가서 앉자니 앉으면 치마가 더욱 올라가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소라는 2층 화장실로 들어갔다. 마감시간이 거의 되어서 그런지 2층에는 사람이 아저씨 몇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변기에 들어가 있었더니 민성이 요구한 사항이 불현듯 생각났다.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화장실까지 들어오니 다시금 생각이 났다. 소라는 원피스를 벗었다. 완전 알몸이 된 상태로 셀카를 찍었다. 소라도 여자인지라 찍다보니 욕심이 났다. 가장 예쁘게 생길때까지 몇장을 찍었다. 그러자 조금 욕심이 났다. 소라는 원피스를 손으로 들고 문을 조금 열어보았다.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심히 몇 걸음 걸어보았다. 세면대 위에 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자 소라는 흠칫 놀랐다.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니 피식 웃음이 났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더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화장실 문도 조금 열었다. 2층 테이블에 몇 개 보였지만 아까 그 아저씨들이 있는 곳은 이곳에서 사각이었다. 구석으로 난 입구에서 꺽으면 2층 전체가 보이는 구조였다. 소라는 천천히 걸어 입구에서 꺽기 직전까지 걸어갔다. 심장이 미친듯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핸드폰을 들어 셀카를 몇 번 찍었다. 잘나온지 확인할 틈도 없었다. 그때였다.
<웅~~~ 웅~~~~>
원판의 커피 대기등이 소리를 내며 울리기 시작했다. 소라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뻔했다. 다시 화장실로 뛰어들어간 소라는 원피스를 입고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커피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심장이 진정이 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보니 민성이 수건으로 하체를 가리고 책상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었다. 소라는 뜨거워진 자신의 몸 때문에 커피에 있는 얼음이 다 녹진 않았을까 하고 걱정했으나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커피를 나란히 나눠먹었다.
-인증샷은 찍었겠지?
설마 하는 마음에 민성이 말해보았다. 찍어오지 않았다면 그걸 구실로 장난스럽게 섹스를 요구할 생각이었다. 수건을 치우고 자지를 들이밀 생각을 하던 찰나 소라가 수줍게 핸드폰을 내보였다.
-으응..찍었어. 여기.
소라가 찍은 사진은 놀라웠다. 화장실 안에서 찍은 사진은 그렇다쳐도 화장실 밖에서 카페 조명을 다 받아가면서 카페 내부가 같이 나오게 찍은 사진은 여타 포르노보다 더 강하게 민성을 자극했다. 빨대로 빨아먹던 플라스틱 커피잔 뚜껑을 열고 벌컥벌컥 마셨다. 민성은 하체를 가리고 있던 수건을 치워버린 후 그대로 소라를 덮쳤다. 원피스를 살짝 위로 제끼고 소라의 보지를 어루만졌다. 손가락을 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보지가 오물거리며 애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 흥분을 한 모양이었다. 민성은 침대에 소라를 눕혔다.
-으응.. 하지마.. 명확한 답을 주기로 했잖아.
-그 이야기는 전역하고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잖아. 그전까지는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줘.
소라가 앙탈을 부리며 민성의 손에 점령당한 보지를 흔들었다. 아랑곳 하지 않는 민성이 더욱 강하게 소라를 안으며 클리를 자극했다.
-아학... 하... 하응... 하앙.. 하지마... 흐음... 하앙.
-가만히 있어봐. 보지가 다 젖었잖아. 오늘은 몸이 따르는대로 해.
민성은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강하게 빨았다. 소라는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고 오히려 원피스를 머리 위로 벗어 던졌다. 언제봐도 탐스러운 풍만한 유방이 다시금 보였다. 민성은 유방까지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보지를 거침없이 핥아댔다. 몇 번이고 소라의 애액을 받아 마셨지만 마를 줄을 몰랐다. 민성은 손으로 보지를 쑤시고 건드리면서 몸통은 일으켜 소라의 상체 옆으로 갔다. 건들거리는 민성의 우람한 자지를 소라의 얼굴 옆에 덜렁거리자 소라가 약속한듯이 민성의 자지를 입에 넣었다. 인증샷도 그렇고 알아서 하는 오랄도 그렇고 언제나 정숙하고 도도하기만 한 퀸카 여대생에게도 음란한 기질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자꾸 요조숙녀 행세를 하는 소라가 갑자기 얄미워졌다. 민성은 바로 소라의 다리를 벌리고 그대로 자지를 끼워넣었다.
-아항...으흠.. 흠... 흥...아...
처음 할때보다 훨씬 신음의 톤이 높아졌다. 더 이상 신음을 안으로 삼키지 않았다. 민성은 혼내주겠다는 생각으로 펌프질을 해댔다. 피스톤의 속력을 점점 높이자 소라는 못참겠다는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민성아.. 아... 제발... 하항... 제발...흐응... 하....하.. 제발...하.... 하앙... 하앙...
-너도 좋지? 하지 말라면서 보지는 왜 이렇게 젖는건데?
-하앙.. 으흠...아.. 제발... 흐응.. 제발... 제발..
제발 어쩌라는 것인지 뒷말은 들리지 않고 제발이라는 말만 계속했다. 민성은 자비를 보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소라를 유린했다. 자신도 사정감을 느끼자 자지를 빼고 들고 있던 오른쪽 다리를 왼쪽으로 돌렸다. 다리 하나만 돌렸는데 소라가 알아서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민성은 엎드린 소라의 보지를 벌리고 뒤에서 빨았다. 코가 항문 위치에 닿자 야릿한 냄새가 났다. 그건 나쁜 냄새가 아니라 더욱 야릇해지게 만드는 냄새였다. 민성은 뒤치기를 하면서 항문까지 흘러내린 애액을 엄지손가락에 묻힌 뒤 항문을 비벼댔다. 소라가 난생 처음 느껴보는 쾌감에 몸서리를 쳤다.
-항... 하...아......흠....아..아...
소라가 몸서리를 칠 때마다 민성은 소라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들썩이던 엉덩이가 잠잠해졌다. 그러나 항문을 애무하는 쾌락을 어찌할 수 없었던지 소라는 더욱 강하게 보지를 조이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너무 강하게 달렸던 민성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다시 소라를 뒤집어 눕혔다. 자지를 넣고 소라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강하게 잡았다. 민성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소라는 민성이 양 뺨을 잡자 할 수 없이 민성을 바로 보게 되었다. 소라는 두 눈을 마주치기가 민망한지 키스를 하려고 다가갔다. 소라가 혀를 반쯤 내밀어 키스하려는 찰나 민성은 얼굴을 그대로 밀어 바닥에 대었다. 소라는 더욱 민망하여 고개를 돌리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허락지 않았다. 민성은 사정감이 몰려왔다.
-헉.. 헉... 소라야... 니 보지 누구거야?
-.... 하항... 하앙...아.... 흐음..
-빨리 말 안해? 말 안하면 안에다 싼다.
-......... 으음... 하항.. 안에다 하면 안돼. 하항....
-그러니깐 빨리 말하라고... 억...억
민성이 쌀 것 같은 소리를 내자 소라가 다급해졌다.
-니꺼. 니꺼야... 하항... 하항...하...아항.. 흐음..
-니가 누군데? 빨리 말해.
-민성이꺼.. 니꺼.. 제발.. 하항... 하항... 소라 보지는 민성이꺼.. 하항...아...하....
민성은 그대로 자지를 빼어 소라의 배에서 폭발 시켰다. 쿨럭쿨럭 하고 정액이 배와 가슴 전체에 쏟아졌다. 소라가 침대에 나부러져 가쁜 숨만 쌔근쌔근 쉬고 있었다. 다 싼 민성은 부드러운 키스를 하면서 자지를 보지와 항문 주변에 비벼댔다. 소라가 부르르 떨었다.
상병 휴가도 거의 끝나고 민성은 부대에 복귀했다. 이제 자신이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복귀하던 날 당직사관이던 김형호 하사에게 <잘 지내셨어요?> 라고 말을 해버렸다.
-민성이가 돌았구나. 돌았어 ㅋㅋㅋ
-앗. 죄송합니다.
머리가 제법 길어서 옆이고 뒤고 허연 부분이 사라진 민성이 겸연쩍게 웃었다.
-너 낼모레 또 나가지?
-네. 그게 진짜 마지막 휴가입니다.
-원래 군생활은 그 마지막 휴가 나가기 전이 군생활 통털어 가장 짜릿한 건데, 넌 약간 의미가 반감되겠다.
-아닙니다. 그건 다 똑같을 것 같습니다.
총을 출타자 함에서 다시 분대 총기함에 옮겨놓고 총기대장을 쓰고 현황판을 고쳤다. 웬만하면 당직병이 자신보다 후임이라 다 해줬는데 그때 마침 점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민성이 오랜만에 직접하려고 하자 뭐가뭔지 다 가물가물 해졌다. 그래도 몇 번 시행착오를 겪으니 금세 해내고 컨테이너로 들어갔다.
-헤이.. 다들 잘 있었냐? 군인아저씨들이 아주 수고가 많으시네.
이번에도 빵을 사들고 간 민성이 분대원들에게 나누어주며 말했다. 두식은 이제 말년 포스를 내며 티비 앞에 비스듬히 앉아 민성을 맞이했다.
-대학생 다 됐네. 너 낼모레 나갈 때는 중대장한테 머리길이 걸리겠다. 바리깡으로 3밀리로 밀리고 나가라 ㅋㅋㅋ
-아, 형.. 재수없는 소리. ㅋㅋㅋㅋ 원찬. 잘 지냈어?
-어.
원찬이 민성의 들뜬 인사에 차갑게 대꾸했다. 10시가 넘어 모두 취침시간에 들 무렵. 관물대도 없어진 민성이 아무자리에나 끼어서 자려고 할 때 원찬이 옆으로 조용히 다가왔다.
-민성아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민성은 무슨 일인가 눈치를 보고 나서 원찬과 함께 컨테이너 밖으로 나왔다. 불침번 부사수한테 당직사관이 순찰하면 가장 먼저 건조대로 와서 말하라고 하고 둘이 건조대 위로 올라갔다. 달빛이 구름에 가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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