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워킹 USA’ 와 ‘뉴욕의 그녀들’ 그리고 ‘맨해튼 블루스’를 쓰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든 글을 지웠습니다.
이것도 취미라면 취미 생활인데..이런 저런 말해야 구차해지고
새로운 글들로 대신 인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
<가로수길 까페에서>
사람은 가끔 엉뚱해지고 싶을때가 있는것 같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때 마치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것처럼
그 상황을 부딪히며 헤쳐나가는 경우가 있다.
뭐라 정확히 표현을 할수는 없지만
이성적인 생각보단 즉흥적인 감성에 의지하고
그에 따른 판단에 의해서 순간 순간을 넘긴다고 해야 할까?
예를 들면,
그냥 길을 걷다가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사람들중에
우연히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게 된다면,
상황상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스쳐지나갈수 밖에 없는 현실에 수긍을 한다.
그러다가 가끔 종종 그 스쳐지나감에 만족치 못하고
일을 만들어서 그 인연을 이어나가는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어릴때부터 그런건 아니였다.
그래도 20대 중반까지 한국에서 지내는동안에는 적당히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지냈기에
별로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았는데,
20대 중후반부터 외국에서 지내게 되면서 조금은 변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조금더 뻔뻔해진다고 해야 할까?
그것도 대부분이 한참 혈기 왕성했던 20대 중후반때 얘기긴 하지만..
지금 이렇게 30대가 되어서 중후반을 달리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얌전해지긴 했다.
허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더라도 그런 엉뚱한 마음이나 생각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건 아닌것 같다.
어떤면에선,
이런 부분이 내가 엉뚱해질때가 있다라고 말하기보단
조금더 그 대상에 대한 강한 목표 의식에서
그 상대에게 나를 어필하는 과정에서
음흉해지고 노골적이 된다고 말하는게 맞을것 같다.
아무튼,
30대 초반에 막 접어든 4-5년전의 일이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몇해전까지 가로수길에서 작은 까페를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때가 연말을 맞아 나는 잠시 한국에 나와 휴가를 보내고 있었고,
어느날 저녁 시간쯤 그 친구 까페를 다른 친구 한두명과 찾았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선
주문했던 커피를 들고선 내 자리로 돌아오는 그 짧은 순간에
내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꽤 매력적인 이성을 보게 되었다.
적당히 웨이브진 머리에
세련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인 그녀였고
비록 앉아있는 자세였지만서도 충분히 날씬함이 느껴지는 체형이였다.
특히 내 눈길을 끌었던것은,
그녀가 입고 있던 어느 미국 대학의 후드티(?)였다.
그 학교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학교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왠지 그녀가 그 학교 출신일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향 사람을 만난 내심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아무튼,
다른이들에 비해 유독 내 눈길을 사로잡은 그녀의 모습은
살짝 내 가슴 한켠을 긴장 시켰던것 같다.
나는 커피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오면서
억지스럽게 그녀와 마주보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건 뭐..어떤 습관적인 행동 같은거였는데..
20대 초중반 정도로 여겨지는 그녀의 싱그러움에 비해
나는 비록 30대 초반의 “아저씨” 부류 일지 모르겠지만,
내 스스로는 아직까지 쓸만하다고 여기던 알량한 자신감(?)이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그녀를 의식하였으니, 그녀 역시도 나를 의식해줬으면 하는
혹시나 하는 바램에서 나온 행동이였던것 같다.
자리에 앉고나서..한 10분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사실 눈과 귀는 친구들과의 얘기에 집중을 하는척 했지만
내 신경은 맞은편에 보이는 그녀의 테이블에 쏠려 있었다.
두 테이블정도 떨어져 앉아있던 그녀였기에
친구들과 어떤 얘기들을 주고 받는지는 전혀 알수 없었다.
나는 그냥 순간 순간 그녀의 모습만 확인할 뿐이였다.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첫눈에 좋게 보니..
모든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나도 참 어쩔수가 없다.
첫눈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이렇게 금방 빠져드는건
내 스스로가 어떻게 컨트롤 할수 있는 영역이 아닌것 같다.
아무튼,
그녀가 홀깃 거리는 나를 의식한것 같았다.
순간적이지만 약 5초 정도 서로의 눈빛이 마주쳤다.
나는 그녀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이쁘시네요~’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그녀는 그런 나를 향해 마치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라는 메세지를
눈빛을 통해 보내오는것 같았다.
착각은 나만의 자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시선을 사로잡는 저 여성과 뭔가 여운을 남기고 싶다는..
그냥 이렇게 스쳐지나가기엔 괜히 아쉬움이 남을것 같았다.
엉뚱한 발상은 즉흥적인 액션을 취하게 만들었다.
잠시후 가게 안쪽 주방에서 볼일을 보고 있던 친구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선 은근슬쩍 녀석의 눈치를 보며 내 의중을 전했다.
“근데 영철아..”
“어..”
“저기 앉아있는 테이블 여자분들한테..케익이든 뭐든 좀 갖다 드려..계산은 내가 할께..”
내 말을 들은 친구녀석은
나를 향해 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왜?..아는 애들이야?”
“아니..”
“하하..이새끼..”
“…”
“저기 웨이브진 머리 여자애 보고 그러는거지?..크크..”
역시 눈치가 빠른 영철이였다.
나는 그런 녀석을 향해 그녀에 대해 물었다.
“어..자주 오는 손님이야?”
“아냐..근래에 두세번정도 들린것 같은데..이쁘지?”
“그러게..괜찮네..”
“크크..알았다..내가 가서 얘기좀 해볼께..”
고마운 녀석..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주춤하고 있는 나를..
그런 내 마음을 십분 이해해주는 녀석이였다.
얼마후
녀석은 먹을거리 몇개를 접시에 담아서 그녀들의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내게는 그녀와 따로 만남을 갖게끔 해주거나..
전화번호라도 얻어주겠노라는 말을 남겨놓고선..
영철이가 그녀들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그녀와 또 한번 눈을 마주쳤다.
아까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서로간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내가 보낸 먹거리에 살짝 감사함을 표시하는 그녀의 목인사에
나는 가볍게 답례 인사를 보냈다다.
결국,
그렇게 해서 나는
내 존재감을 그녀에게 확실히 전하게 되었었다.
*****
미리 선약이 잡혀있는 상태였다.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들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까페 입구를 빠져나가는 우리를 향해 그녀들 무리중 한명이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내왔다.
그때까지도 영철이는 그녀들의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우리를 배웅차 잠시 밖으로 같이 나왔다.
인사를 하면서 영철이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민혁아..이따가 저녁에 보자..내가 알아서 해놀께”
“…”
나야 뭐 녀석만 믿고 있는 처지인데..
그냥 묵묵히 고개만 끄덕거리며 감사할 뿐이였다.
몇시간 후,
친구들과 한참 술 자리를 가지는 중에
실내가 답답함을 느껴 밖으로 빠져나와 담배를 한대 입에 물고선
얼마전 합류하면서 영철이가 내게 건내주었던 쪽지를 호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손.고.은 – 011-1234-5678’
녀석은 내게 쪽지를 넘기며
‘말 잘해놨으니깐 나중에 전화해봐’라고 말을 했었다.
손고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와 통화가 하고 싶어졌다.
약간의 술 기운에 얼떨떨함이 있었지만
낯선 사람과 처음으로 인사를 해야 하는..
더욱이 조금 뻔뻔해 져야 하는 상황의 통화를 하기엔
어쩌면 딱 적당한 기분처럼 느껴졌다.
전화기를 꺼내들어 그녀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맑은 음성이 내 귓가에 전해졌다.
“안녕하세요..손고은씨 전화인가요?”
“네..전데요..누구시죠?”
“네 안녕하세요..저는 김민혁이라고 합니다..아까 가로수길 까페에서 뵈었던..”
“아..네...”
“조금 늦은 시간인데..주무신건 아닌가요?”
“아니예요..그냥 집에서 TV 보고 있었어요..”
“네..그럼 잠깐 통화 가능하세요?”
“네..괜찮아요..”
그렇게 처음으로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선
곧바로 나는 아까 내가 했던 까페에서의 뻘쭘한 짓과
이렇게 전화번호까지 얻어서 연락을 하는 집요함(?)에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런 내게 그녀는 ‘괜찮아요~’라고 예의상의 대답을 해줬지만
그 목소리는 꽤나 밝은 목소리여서
마치 그 나름대로 지금의 상황을 유쾌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속해서 통화는 이어졌다.
서로간에 7살정도 차이가 난다는것을 확인했을때쯤
편하게 호칭을 하자는 내 제안에 그녀는 내게 ‘오빠’라고 스스럼없이 불러주면서
괜히 기분 좋은 립서비스를 한번 날려주었다.
“그 까페 사장님과 동갑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왜?? 중학교 동창이야..”
“저는 오빠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거든요..”
“아..말이라도 고맙다..나는 그냥 내 나이처럼 보이는거고..걔가 조금 들어보이는거지.”
그녀는 나란 존재에 대해서 어느정도 호기심을 가지는것 같았다.
어쩌면 영철이가 이미 썰어놓은 나에 대한 약발탓(?)일까?
“아까 까페 사장님이 그러던데..미국 사신다면서요?”
“어..한 5년 됬어..너도 동부에 있는 B 대학 다닌다고 하던데..대학원생?”
“네..저는 이제 1년 됬어요..”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로가 미국에 어떤 기반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때문인지
억지스럽게 내가 대화 소재를 생각해내거나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녀와의 대화는 훨씬 편했다.
그렇게 서로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동안
30분정도가 훌쩍 지난것 같다.
친구들이 한 두번정도 밖으로 나와 내가 뭐하는지 확인을 하곤 했다.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나 싶었다.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통화를 곧 마쳐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젠 그녀와 담판을 지어야 겠다는 생각에
나는 그녀에게 제안을 했다.
“고은아..친구들이 기달려서 나 들어가봐야겠다..
“네..”
“이젠 나랑 데이트 해줄꺼지?”
헤어지는 인사를 하면서 갑작스럽게 뻔뻔해진 내 넉살에
그녀의 웃음소리가 커졌다.
“하하..데이트요?”
“어..너나 나나 비슷한 처지 같은데..”
“하하..비슷한 처지요?”
“나도 휴가 2주 정도 밖에 안남았고..너도 조만간 방학 마치면 돌아간다고 했으니..”
“…”
“미국 가서도 볼지도 모르는데..왠만하면 서로 돕자..”
“하하..재밌어요..오빠”
그 모습을 확인 할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기분 역시도 꽤 좋은듯 싶었다.
내가 전화했을때부터 어느정도 예상을 했던것도 같고..
“까페에서 영철이가 뭐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내가 길거리에서 그렇게 아무한테나 전화번호 안물어..”
“하하..정확히는 길거리는 아니죠..아니다..그게 그건가?”
“아무튼..”
“네..”
“내가 막 들이대는 이미지야??”
“아뇨..인상은 그래 보이진 않았는데..근데..”
“근데..?”
“전화 통화하면서 말해보니 선수 같아요..하하”
“워워..아냐..아냐..”
“하하..”
“그거야 너랑 처음 통화니깐 너나 나나 어색할까봐 내가 일부로 말을 오버한거고..”
“에이..암튼 잘 모르겠어요..”
긴가 민가 하는 그녀에 말투에
냉정함이라고는 느낄수 없었다.
뭐..이정도 말했으면 충분히 된것 같았다.
20대도 아니고 너무 들이대고 싶진 않았다.
물론 판단은 그녀의 몫이겠지만..
나는 얼마후,
그녀에게 ‘자면서 잘 생각해봐’라는 말과 함께
통화를 곧 마무리 지었다.
*****
다음날이였다.
그 전날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고 나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기엔 귀찮고 해서
근처 도곡동에 있던 누나집에가서 하루 신세를 지었다.
오전 내내 조카들과 놀면서 실갱이를 벌이다가
오후 3-4시쯤 애들이 학원간 사이 틈이 생겨서
고은이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나는 어제 나눈 ‘데이트’ 얘기는 꺼내지 않고선
이런 저런 다른 얘기들을 꺼내며
천천히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문득,
약간의 허기짐이 밀려왔다.
“고은아 저녁 같이 먹자..데리러 갈게..집이 어디야?”
“집은 방배동인데..그런데 지금 만나자구요?“
이미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 눈치를 챈거지만,
오늘 그녀는 특별한 약속이 없는것 같았었다.
“나랑 가깝네..집 근처에서 같이 밥 먹자..싫어?”
“아니..그건 아닌데..갑자기 그러니깐..”
“괜찮아..어제 데이트 해주기로 말 다 마친거면서..”
“하하..제가 언제 그랬어요?”
“아..몰라..배고프니깐 일단 만나자”
“…”
“30분안에 데리로 갈테니 이따가 보자”
막무가내로 그렇게..
일단 약속을 잡았다.
얼마후 나는 어제 친구들과 놀던 곳 근처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찾아서는
고은이가 말해준 방배동의 어느 아파트로 차를 몰았다.
거의 도착할때쯤해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금방 나갈께요’라고 말했던 그녀는 한 15분 뒤에야 내려왔는데..
까페에서 처음 봤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모습이였다.
전날이 스키니진 차림의 캐주얼한 느낌이였다면
그날은 치마를 입고 나와 한결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기본 바탕이 좋아서인지 입는 옷에 따라 분위기도 틀려보이고..
화장도 신경쓴거 같고..
여튼 어제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그녀였다.
그녀가 옆 좌석 문을 열고 자리에 앉은뒤
벨트를 메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선
나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어제보다 엄청 더 이쁘네..”
내 말을 들은 그녀가 큰 소리로 웃어댔다.
“하하..오빠도 어제보다 더 멋있어 보여요~”
*****
신사동쪽에 있는 꽤 맛있는 칼국수 집을 찾았다.
사실 나는 옛날 추억에 먹고 싶어 들린거였는데..
막상 식사를 할려고 식당에 들어가서는,
한껏 멋을 부린것 같은 그녀를 자세히 보니
어쩌면 그녀는,
내심 오늘 저녁 괜찮은 분위기의 식사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그런 내 생각을 눈치 챈 걸까?
주문을 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나온 음식을
털털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먹어 댔고,
내가 덜 미안하게끔 멘트도 잊지 날려주었다.
“와..이집 맛있네요~”
“외국에 몇년 있다보니 나는 한국오면 이런것만 찾게되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서도
나는 그런 그녀의 배려에 조금 머쩍어했던것 같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잠시 길거리를 배회하다 근처에 있던 어느 바를 찾아 들어갔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봐서는 썩 술을 좋아하는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색함을 없애면서 조금더 가까운 얘기를 나누기에는
역시 가벼운 술이 좋을것 같았다.
고은이에게는,
뜻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선뜻 자신에게 작업을 걸어온
이 남자가 뭐하는 놈인지..그 정체가 궁금했을터이니..
당연스럽게도 나에 대해 궁금한게 많았던것 같다.
학교, 하는 일, 미국에서의 생활 등등.
반면 나는,
하나 하나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것들을 묻지는 않았고
그저 그녀의 반응이나 말투, 그리고 말할때의 표정같은데서
성향이나 성격만 대강 짐작하려 했던것 같다.
사실 내게는
내 앞에 앉아있는 매력적인 모습의 그녀 그 자체외에는
크게 개인사가 궁금하다거나 그런건 없었다.
눈에 보이는게 중요한거였다.
어느덧,
바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은지
한 두시간이 지났던것 같다.
두번째 주문했던 칵테일과 맥주도 거의 비웠었고
12시가 가까워질때까지 서로간에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었다.
그렇게 그날밤
내가 30대가 되면서 첫 헌팅(?)을 했던
가로수길 까페의 매력녀인 고은이와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었던것 같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든 글을 지웠습니다.
이것도 취미라면 취미 생활인데..이런 저런 말해야 구차해지고
새로운 글들로 대신 인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
<가로수길 까페에서>
사람은 가끔 엉뚱해지고 싶을때가 있는것 같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때 마치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것처럼
그 상황을 부딪히며 헤쳐나가는 경우가 있다.
뭐라 정확히 표현을 할수는 없지만
이성적인 생각보단 즉흥적인 감성에 의지하고
그에 따른 판단에 의해서 순간 순간을 넘긴다고 해야 할까?
예를 들면,
그냥 길을 걷다가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사람들중에
우연히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게 된다면,
상황상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스쳐지나갈수 밖에 없는 현실에 수긍을 한다.
그러다가 가끔 종종 그 스쳐지나감에 만족치 못하고
일을 만들어서 그 인연을 이어나가는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어릴때부터 그런건 아니였다.
그래도 20대 중반까지 한국에서 지내는동안에는 적당히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지냈기에
별로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았는데,
20대 중후반부터 외국에서 지내게 되면서 조금은 변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할수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조금더 뻔뻔해진다고 해야 할까?
그것도 대부분이 한참 혈기 왕성했던 20대 중후반때 얘기긴 하지만..
지금 이렇게 30대가 되어서 중후반을 달리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얌전해지긴 했다.
허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더라도 그런 엉뚱한 마음이나 생각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건 아닌것 같다.
어떤면에선,
이런 부분이 내가 엉뚱해질때가 있다라고 말하기보단
조금더 그 대상에 대한 강한 목표 의식에서
그 상대에게 나를 어필하는 과정에서
음흉해지고 노골적이 된다고 말하는게 맞을것 같다.
아무튼,
30대 초반에 막 접어든 4-5년전의 일이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몇해전까지 가로수길에서 작은 까페를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때가 연말을 맞아 나는 잠시 한국에 나와 휴가를 보내고 있었고,
어느날 저녁 시간쯤 그 친구 까페를 다른 친구 한두명과 찾았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선
주문했던 커피를 들고선 내 자리로 돌아오는 그 짧은 순간에
내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꽤 매력적인 이성을 보게 되었다.
적당히 웨이브진 머리에
세련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인 그녀였고
비록 앉아있는 자세였지만서도 충분히 날씬함이 느껴지는 체형이였다.
특히 내 눈길을 끌었던것은,
그녀가 입고 있던 어느 미국 대학의 후드티(?)였다.
그 학교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학교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왠지 그녀가 그 학교 출신일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동향 사람을 만난 내심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아무튼,
다른이들에 비해 유독 내 눈길을 사로잡은 그녀의 모습은
살짝 내 가슴 한켠을 긴장 시켰던것 같다.
나는 커피를 받아서 자리로 돌아오면서
억지스럽게 그녀와 마주보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건 뭐..어떤 습관적인 행동 같은거였는데..
20대 초중반 정도로 여겨지는 그녀의 싱그러움에 비해
나는 비록 30대 초반의 “아저씨” 부류 일지 모르겠지만,
내 스스로는 아직까지 쓸만하다고 여기던 알량한 자신감(?)이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그녀를 의식하였으니, 그녀 역시도 나를 의식해줬으면 하는
혹시나 하는 바램에서 나온 행동이였던것 같다.
자리에 앉고나서..한 10분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사실 눈과 귀는 친구들과의 얘기에 집중을 하는척 했지만
내 신경은 맞은편에 보이는 그녀의 테이블에 쏠려 있었다.
두 테이블정도 떨어져 앉아있던 그녀였기에
친구들과 어떤 얘기들을 주고 받는지는 전혀 알수 없었다.
나는 그냥 순간 순간 그녀의 모습만 확인할 뿐이였다.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첫눈에 좋게 보니..
모든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나도 참 어쩔수가 없다.
첫눈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이렇게 금방 빠져드는건
내 스스로가 어떻게 컨트롤 할수 있는 영역이 아닌것 같다.
아무튼,
그녀가 홀깃 거리는 나를 의식한것 같았다.
순간적이지만 약 5초 정도 서로의 눈빛이 마주쳤다.
나는 그녀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이쁘시네요~’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그녀는 그런 나를 향해 마치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라는 메세지를
눈빛을 통해 보내오는것 같았다.
착각은 나만의 자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시선을 사로잡는 저 여성과 뭔가 여운을 남기고 싶다는..
그냥 이렇게 스쳐지나가기엔 괜히 아쉬움이 남을것 같았다.
엉뚱한 발상은 즉흥적인 액션을 취하게 만들었다.
잠시후 가게 안쪽 주방에서 볼일을 보고 있던 친구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선 은근슬쩍 녀석의 눈치를 보며 내 의중을 전했다.
“근데 영철아..”
“어..”
“저기 앉아있는 테이블 여자분들한테..케익이든 뭐든 좀 갖다 드려..계산은 내가 할께..”
내 말을 들은 친구녀석은
나를 향해 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왜?..아는 애들이야?”
“아니..”
“하하..이새끼..”
“…”
“저기 웨이브진 머리 여자애 보고 그러는거지?..크크..”
역시 눈치가 빠른 영철이였다.
나는 그런 녀석을 향해 그녀에 대해 물었다.
“어..자주 오는 손님이야?”
“아냐..근래에 두세번정도 들린것 같은데..이쁘지?”
“그러게..괜찮네..”
“크크..알았다..내가 가서 얘기좀 해볼께..”
고마운 녀석..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주춤하고 있는 나를..
그런 내 마음을 십분 이해해주는 녀석이였다.
얼마후
녀석은 먹을거리 몇개를 접시에 담아서 그녀들의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내게는 그녀와 따로 만남을 갖게끔 해주거나..
전화번호라도 얻어주겠노라는 말을 남겨놓고선..
영철이가 그녀들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그녀와 또 한번 눈을 마주쳤다.
아까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서로간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내가 보낸 먹거리에 살짝 감사함을 표시하는 그녀의 목인사에
나는 가볍게 답례 인사를 보냈다다.
결국,
그렇게 해서 나는
내 존재감을 그녀에게 확실히 전하게 되었었다.
*****
미리 선약이 잡혀있는 상태였다.
얼마지나지 않아 친구들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까페 입구를 빠져나가는 우리를 향해 그녀들 무리중 한명이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내왔다.
그때까지도 영철이는 그녀들의 테이블에 앉아있었는데,
우리를 배웅차 잠시 밖으로 같이 나왔다.
인사를 하면서 영철이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민혁아..이따가 저녁에 보자..내가 알아서 해놀께”
“…”
나야 뭐 녀석만 믿고 있는 처지인데..
그냥 묵묵히 고개만 끄덕거리며 감사할 뿐이였다.
몇시간 후,
친구들과 한참 술 자리를 가지는 중에
실내가 답답함을 느껴 밖으로 빠져나와 담배를 한대 입에 물고선
얼마전 합류하면서 영철이가 내게 건내주었던 쪽지를 호주머니에서 꺼내들었다.
‘손.고.은 – 011-1234-5678’
녀석은 내게 쪽지를 넘기며
‘말 잘해놨으니깐 나중에 전화해봐’라고 말을 했었다.
손고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와 통화가 하고 싶어졌다.
약간의 술 기운에 얼떨떨함이 있었지만
낯선 사람과 처음으로 인사를 해야 하는..
더욱이 조금 뻔뻔해 져야 하는 상황의 통화를 하기엔
어쩌면 딱 적당한 기분처럼 느껴졌다.
전화기를 꺼내들어 그녀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맑은 음성이 내 귓가에 전해졌다.
“안녕하세요..손고은씨 전화인가요?”
“네..전데요..누구시죠?”
“네 안녕하세요..저는 김민혁이라고 합니다..아까 가로수길 까페에서 뵈었던..”
“아..네...”
“조금 늦은 시간인데..주무신건 아닌가요?”
“아니예요..그냥 집에서 TV 보고 있었어요..”
“네..그럼 잠깐 통화 가능하세요?”
“네..괜찮아요..”
그렇게 처음으로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선
곧바로 나는 아까 내가 했던 까페에서의 뻘쭘한 짓과
이렇게 전화번호까지 얻어서 연락을 하는 집요함(?)에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런 내게 그녀는 ‘괜찮아요~’라고 예의상의 대답을 해줬지만
그 목소리는 꽤나 밝은 목소리여서
마치 그 나름대로 지금의 상황을 유쾌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속해서 통화는 이어졌다.
서로간에 7살정도 차이가 난다는것을 확인했을때쯤
편하게 호칭을 하자는 내 제안에 그녀는 내게 ‘오빠’라고 스스럼없이 불러주면서
괜히 기분 좋은 립서비스를 한번 날려주었다.
“그 까페 사장님과 동갑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왜?? 중학교 동창이야..”
“저는 오빠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거든요..”
“아..말이라도 고맙다..나는 그냥 내 나이처럼 보이는거고..걔가 조금 들어보이는거지.”
그녀는 나란 존재에 대해서 어느정도 호기심을 가지는것 같았다.
어쩌면 영철이가 이미 썰어놓은 나에 대한 약발탓(?)일까?
“아까 까페 사장님이 그러던데..미국 사신다면서요?”
“어..한 5년 됬어..너도 동부에 있는 B 대학 다닌다고 하던데..대학원생?”
“네..저는 이제 1년 됬어요..”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로가 미국에 어떤 기반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때문인지
억지스럽게 내가 대화 소재를 생각해내거나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녀와의 대화는 훨씬 편했다.
그렇게 서로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동안
30분정도가 훌쩍 지난것 같다.
친구들이 한 두번정도 밖으로 나와 내가 뭐하는지 확인을 하곤 했다.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나 싶었다.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통화를 곧 마쳐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젠 그녀와 담판을 지어야 겠다는 생각에
나는 그녀에게 제안을 했다.
“고은아..친구들이 기달려서 나 들어가봐야겠다..
“네..”
“이젠 나랑 데이트 해줄꺼지?”
헤어지는 인사를 하면서 갑작스럽게 뻔뻔해진 내 넉살에
그녀의 웃음소리가 커졌다.
“하하..데이트요?”
“어..너나 나나 비슷한 처지 같은데..”
“하하..비슷한 처지요?”
“나도 휴가 2주 정도 밖에 안남았고..너도 조만간 방학 마치면 돌아간다고 했으니..”
“…”
“미국 가서도 볼지도 모르는데..왠만하면 서로 돕자..”
“하하..재밌어요..오빠”
그 모습을 확인 할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기분 역시도 꽤 좋은듯 싶었다.
내가 전화했을때부터 어느정도 예상을 했던것도 같고..
“까페에서 영철이가 뭐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내가 길거리에서 그렇게 아무한테나 전화번호 안물어..”
“하하..정확히는 길거리는 아니죠..아니다..그게 그건가?”
“아무튼..”
“네..”
“내가 막 들이대는 이미지야??”
“아뇨..인상은 그래 보이진 않았는데..근데..”
“근데..?”
“전화 통화하면서 말해보니 선수 같아요..하하”
“워워..아냐..아냐..”
“하하..”
“그거야 너랑 처음 통화니깐 너나 나나 어색할까봐 내가 일부로 말을 오버한거고..”
“에이..암튼 잘 모르겠어요..”
긴가 민가 하는 그녀에 말투에
냉정함이라고는 느낄수 없었다.
뭐..이정도 말했으면 충분히 된것 같았다.
20대도 아니고 너무 들이대고 싶진 않았다.
물론 판단은 그녀의 몫이겠지만..
나는 얼마후,
그녀에게 ‘자면서 잘 생각해봐’라는 말과 함께
통화를 곧 마무리 지었다.
*****
다음날이였다.
그 전날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고 나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기엔 귀찮고 해서
근처 도곡동에 있던 누나집에가서 하루 신세를 지었다.
오전 내내 조카들과 놀면서 실갱이를 벌이다가
오후 3-4시쯤 애들이 학원간 사이 틈이 생겨서
고은이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나는 어제 나눈 ‘데이트’ 얘기는 꺼내지 않고선
이런 저런 다른 얘기들을 꺼내며
천천히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문득,
약간의 허기짐이 밀려왔다.
“고은아 저녁 같이 먹자..데리러 갈게..집이 어디야?”
“집은 방배동인데..그런데 지금 만나자구요?“
이미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 눈치를 챈거지만,
오늘 그녀는 특별한 약속이 없는것 같았었다.
“나랑 가깝네..집 근처에서 같이 밥 먹자..싫어?”
“아니..그건 아닌데..갑자기 그러니깐..”
“괜찮아..어제 데이트 해주기로 말 다 마친거면서..”
“하하..제가 언제 그랬어요?”
“아..몰라..배고프니깐 일단 만나자”
“…”
“30분안에 데리로 갈테니 이따가 보자”
막무가내로 그렇게..
일단 약속을 잡았다.
얼마후 나는 어제 친구들과 놀던 곳 근처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찾아서는
고은이가 말해준 방배동의 어느 아파트로 차를 몰았다.
거의 도착할때쯤해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금방 나갈께요’라고 말했던 그녀는 한 15분 뒤에야 내려왔는데..
까페에서 처음 봤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모습이였다.
전날이 스키니진 차림의 캐주얼한 느낌이였다면
그날은 치마를 입고 나와 한결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기본 바탕이 좋아서인지 입는 옷에 따라 분위기도 틀려보이고..
화장도 신경쓴거 같고..
여튼 어제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그녀였다.
그녀가 옆 좌석 문을 열고 자리에 앉은뒤
벨트를 메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선
나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어제보다 엄청 더 이쁘네..”
내 말을 들은 그녀가 큰 소리로 웃어댔다.
“하하..오빠도 어제보다 더 멋있어 보여요~”
*****
신사동쪽에 있는 꽤 맛있는 칼국수 집을 찾았다.
사실 나는 옛날 추억에 먹고 싶어 들린거였는데..
막상 식사를 할려고 식당에 들어가서는,
한껏 멋을 부린것 같은 그녀를 자세히 보니
어쩌면 그녀는,
내심 오늘 저녁 괜찮은 분위기의 식사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그런 내 생각을 눈치 챈 걸까?
주문을 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나온 음식을
털털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먹어 댔고,
내가 덜 미안하게끔 멘트도 잊지 날려주었다.
“와..이집 맛있네요~”
“외국에 몇년 있다보니 나는 한국오면 이런것만 찾게되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서도
나는 그런 그녀의 배려에 조금 머쩍어했던것 같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잠시 길거리를 배회하다 근처에 있던 어느 바를 찾아 들어갔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봐서는 썩 술을 좋아하는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색함을 없애면서 조금더 가까운 얘기를 나누기에는
역시 가벼운 술이 좋을것 같았다.
고은이에게는,
뜻하지 않았던 장소에서 선뜻 자신에게 작업을 걸어온
이 남자가 뭐하는 놈인지..그 정체가 궁금했을터이니..
당연스럽게도 나에 대해 궁금한게 많았던것 같다.
학교, 하는 일, 미국에서의 생활 등등.
반면 나는,
하나 하나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것들을 묻지는 않았고
그저 그녀의 반응이나 말투, 그리고 말할때의 표정같은데서
성향이나 성격만 대강 짐작하려 했던것 같다.
사실 내게는
내 앞에 앉아있는 매력적인 모습의 그녀 그 자체외에는
크게 개인사가 궁금하다거나 그런건 없었다.
눈에 보이는게 중요한거였다.
어느덧,
바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은지
한 두시간이 지났던것 같다.
두번째 주문했던 칵테일과 맥주도 거의 비웠었고
12시가 가까워질때까지 서로간에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었다.
그렇게 그날밤
내가 30대가 되면서 첫 헌팅(?)을 했던
가로수길 까페의 매력녀인 고은이와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었던것 같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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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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