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D-Day,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되었다.
미리 계획했던것처럼 오후쯤에 고은이를 만났다.
그날 역시도
이쁘고 깔끔한 모습의 그녀였다.
그녀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이전과는 조금 다른 향기가 나서
민감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괜히 아는체를 해보았다.
"아..향수 냄새 좋다~쓰러지겠는데?"
내 말에 그녀가
방긋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그래..
어짜피 오늘은 철저하게 너에게 맞추겠다.
돈 드는것도 아닌데 이정도 립 서비스쯤이야..
강남역 어느 극장,
역시 날이 날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엄청 붐볐다.
고은이가 좋아한다는 가수의 티켓을 구하지 못해
그냥 영화를 같이 보기로 한건데,
표가 매진인 영화가 많아서 이마저도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콘서트도 그렇고, 일이 꼬이는 기분이였다.
사람은 이래서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기다리면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영화의 티켓을 구매했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던건 아니였다.
잠시 그 아래 커피숍에 가서 시간을 때우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대학교때 지인을 만났다.
오랫만이라..반갑긴 했는데..
아는척을 하다보니 말이 조금 길어졌다.
고은이한테 집중할 시간을 30분 넘게나 빼앗긴 것이였다.
아..이런 눈치 없는 선배 같으니라구..
어쩌면 이게,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오늘 일이 꼬일려고 하는 신호탄 같은 것이였는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몇시간 후,
영화를 보고 나와서 식사를 좋게 한 후
어느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그녀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직까지 분위기는 괜찮았다.
오늘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내 계획대로 호텔까지 가는데 큰 무리는 없을듯 싶었다.
갑자기 그때,
내 전화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오빠..나 수지..바뻐?"
아 이런..
수지가 어쩐 일이지?
"아..아냐..괜찮아..어쩐일이야?"
나는 앞에 앉아있는 고은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수지와 통화를 시도했는데..
그녀도 크리스마스를 타는 탓일까?
내가 뭐하나 궁금해서 전화해봤다는 그녀는
곧 이어서 뜻밖의 말을 던져왔다.
"오빠..우리 이따가 만날까?"
아..이런..젠장..
갈등이 순간 밀려왔다.
오늘 잘하고 있었는데..
내가 여기서 고은이를 져버리고 수지를 찾아간다면,
한국에서의 일정이 얼마남지 않은 나로써는,
고은이와 좀처럼 회복이 쉽지 않을것 같았다.
그동안 오늘을 위해 쌓아온 공(?)들은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지금 나를 찾는 이 여자를 떠올리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최,수.지.
절정으로 피어있는 한송이 장미꽃 같은 그녀,
그 미모와 육체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내 물건을 한껏 힘주게 만드는 그녀,
며칠전
내 몸을 거칠게 받아내며
나를 최고로 만들어 주었던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이럴땐,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틀정도였으면 정말 좋겠다.
내 몸이 죽어라고 이 두명의 여자에게 충성하리라..
수지와 통화가 이어지는 사이,
난 조용히 테이블에서 일어서서는 자리를 옮겼다.
고은이가 앞에 있는데 표정 관리가 안될것 같았다.
"수지야..내가 이따가 전화할께.."
난 곧 자리로 돌아와
고은이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머릿속엔 이미 결정이 되어 있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고은이의 표정엔
실망감이 약간 깃들어 보이는듯 했다.
뭐 뻔한 얘기겠지만..
나는 지인을 팔면서 거짓말을 늘어놓아놨던것 같다.
고은이는,
속으로는 나를 엄청 욕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말을 믿어주며 수긍해줬다.
그래 보였다.
미안하다 고은아.
오빠가 나중에 잘할께.
아 씨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아쉽다.
잠시후,
술집을 빠져나와 거리 밖으로 나온 그녀와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는 무수한 인파들 속에서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아마 그때가
겨우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을것 같다.
*****
그날밤
어느 호텔,
수지가
거친 신음을 내 품으면서 그 탐스러운 엉덩이를 드러낸채
요염한 포즈로 내 앞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아름다운 선을 그리고 있는 그 허리의 어디쯤을 부여잡고선
비밀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그녀의 계곡 사이로 내 물건을 깊게 집어 넣고선
강렬하게 앞뒤로 몸을 움직여대고 있었다.
이미 내 머릿속엔,
아까까지 같이 있던 고은이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수지를 만나는 순간부터
내 신경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집중을 했던것 같다.
수지는 그런 여자였다.
아쉬울게 없을것 같고, 외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화려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나름대로의 고충과
그로인한 외로움도 많이 쌓여있는 여자였다.
풍요속의 빈곤이라 해야 할까?
연인이 함께 지낸다는 크리스마스,
나를 찾은 수지에게서
더 이상 콧대 높던 예전의 모습은
당연스럽게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겨우 그녀는 칵테일 한잔 정도 마셨을 뿐인데,
나를 향해 아주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내가 알던 최수지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모습은 적극적이고 노골적이었다.
그녀의 몸은 애타게 나를 찾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힘껏 두 팔을 뻗으며
열렬히 환영을 했다.
어쩌면 그녀는,
막연히 내가 추측하는것과는 달리
다른이들의 손(?)을 별로 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누구 말처럼 갓 잡은 활어마냥 몸 부림을 쳐대는
그 싱그러운 나신은 몇번씩이나 나를 끓어 오르게 만들었다.
그정도로 그녀는 내 모든 동작과 터치에 환호를 보내왔다.
두번의 연속된 섹스,
하얗고 매끄럽기만 했던 그녀의 피부 곳곳엔
내가 남겨놓은 듯한 불그스름이 넘쳐 났고,
한참을 흐느끼며 내 물건을 받아내던 그녀는
마침내 그곳의 아픔을 호소 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며칠전을 포함해 너무 갑자기 무리를 한 모양이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녀의 몸을 계속해서 탐하고 싶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
나는 내 흔적과 기억을 수지의 육체에 확실히 남기고 싶었다.
격렬하게 움직이던 동작을 잠시 멈췄다.
대신에 그녀를 옆으로 돌려 눞히면서
그 아픔을 호소하는쪽으로 손을 뻗어 살며시 어루만졌다.
방금전까지의 흥건함보다는 덜 했지만
아직까지 손끝에는 촉촉한 여운이 느껴졌다.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클리스토스 근처를 찾았다.
입과 혀로 애무를 할때 그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그곳.
한번, 두번..세번,
아..오빠..
잠깐 터치한것 뿐인데..
수지의 몸이 다시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호흡도 다시 거칠어지는것 같았다.
순간적이지만
내 물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던 그녀 그곳에서
꽉 끼는듯한 조임이 느껴졌다.
나는 곧바로
그녀의 그런 반응에 찬사를 보냈다.
"최수지 맛있다"
내 손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수지가 완전히 타오르는것 같았다.
그녀의 고운 입이 다시 벌어지며
요란스런 신음소리와 탄성을 내뱉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본연의 그 모습처럼
아름다웠던 수지의 얼굴에
또 다시 잔뜩 찡그러져있는
표정들이 나타나는것 같았다.
나는,
그 환희로운 순간의 마지막 끝을 찾기 위해
다시 서서히 엉덩이를 움직여댔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꽤나 오랫동안..
격렬하게 유지되었던것 같다.
*****
섹스를 마친후,
수지가 내 품에 안겨오며 애교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는 결혼 안해?"
"결혼?..글쎄..아직은.."
"오빠..나 매일 안고 싶지 않아?"
응?..
워워..
야..너 같은 여자를 매일 안고야 살고 싶지만,
아무리 남녀가 하룻밤 사이에 만리장성까지 쌓는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자나..에이..이건 아니다...이건..
갑자기 벙쪘지만
빨리 순간을 모면해야겠다 싶었다.
"너 지금 그거 프로포즈냐?..나 너 감당 안될것 같은데.."
"치..내가 어때서..?"
"하하..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오빠 정도면 나도 그렇구..집에서도 오케이 할것 같은데.."
잠시 골똘이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대화를 하는 그녀를 보니
미친듯이 장난이 걸고 싶어졌다.
"그래..내가 철들면 생각해볼께..심각하게.."
"치.."
"한 3년 기달려봐.."
"아 증말..근데 오빠는 미국에서 계속 있을꺼야?"
"아마도?..당분간 한국 올 계획은 없어.."
"휴..오빠도 안되겠다..난 한국이 좋은데.."
그래..
암만 그래도..우리 사이에 결혼 얘기는..
남 얘기같고..뜬 구름 잡는 얘기 같다.
"남자 소개 시켜줘?"
내 말을 들은 수지의 표정에
순간 짜증이 잔뜩 밀려왔다.
"아 몰라 짜증나.."
가시나 성질은..
여자 나이 29,
모르긴 몰라도,
수지가 나한테까지 그러는거보니,
결혼땜에 이리 저리 스트레스가 많은 모양이다.
문득,
내 친구들 중 누구들 처럼,
수지도 이제 그런 시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위한 결혼.."
*****
"오빠는 만나는 사람은 없어?"
아..고은이!
수지가 무심코 내게 묻는 말에
문득 그녀 생각이 났다.
나도 양심은 조금 있는 놈이라서,
그녀를 생각하면..
그냥..괜히 미안해진다.
어쩌면 그녀와 좋은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을것 같았다.
내게 한국에서 남은 시간은 겨우 며칠,
이제와서 돌이키기엔 뭐히지만,
고은이에 대한 마음은..
툴툴 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싫던 좋던,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마음도 있고,
미국 들어가기전에 예의상 인사는 한번 해야 하니,
그냥 커피나 한잔 같이 하고 헤어져야겠다 싶었다.
나는,
내일 오전에 당장 고은이에게 연락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렇게 수지 옆에서 잠이 들었던것 같다.
며칠 후,
고은이를 만나 같이 점심을 같이 먹었다.
역시 나에 대한 그녀의 태도가 이전과는 조금 다른듯 했다.
아니 어쩌면,
속사정을 모르는 그녀는
아직까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조금더 뻔뻔해지지 못했다.
사실,
내일 모레면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찬스를 노리면서 그녀에게 어떻게 해볼려고 했다면..
또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결국,
고은이와의 인연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것 같았다.
어느날 저녁,
가로수길 까페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
그리고 억지스럽게 만들려고 했던 내 엉뚱함과
그렇게 해서 맺게된 인연을,
나는 그렇게 놓아버리는것 같았다.
오빠 잘가요~
미국 가서 연락할께요.
그날,
마지막 인사를 건내던 고은이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가로수길 까페에서
내가 반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언제든지 놀러오고 싶으면 말해..
비지니스로 비행기 티켓 보낼께.
나는,
그녀의 작별 인사에 장난스럽게 대응은 했지만,
씁쓸함과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건
어쩔수 없는 것이였다.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고은이와 헤어지던 그날은,
뼛속까지 춥게 느껴질 정도로
거지같던 날씨의 날이였던것 같다.
*****
약 2달 후 미국
아악 엄마!
갸날프고 하늘하늘한 몸매를 가진 그녀가
고함치듯 울부짖는 소리는,
밤 새 온통 내 방을 뒤덮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어루만지고 달래가며
내 욕구를 채우고자 정신이 없었다.
야 손고은!
내가 너 잡아 먹을려고 3개월을 공들였다.
내가 잘해주겠다고 약속했자나..그치?
근데,
너도 말이야,
봄 방학이면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다 큰 남자집에 놀러다니고 그러면 어떡해..
그래..안그래..응?
<끝>
*****
글을 마치며..
최근,
제가 초중고 시절, 그 십대 시절 꽤 좋아했던 가수의 안좋은 소식에,
오래된 그의 옛날 노래를 찾아들었습니다.
그중 "안녕"이라는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들으면서
3일에 걸쳐 2시간 정도씩 글을 썼는데,
리듬에 맞춰 글을 적다보니 그 나름대로 좋네요.
제 감성엔 지금 들어도 노래가 좋습니다.
음..
위의 에피소드는 경험담 특성상 전체적인 스토리는 팩트,
디테일함은 꾸밈이 들어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지 실제로는 두개의 다른 에피소드였지만,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연결시킨 부분이
읽는 분들이 이해를 하는데 있어서 그냥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아무쪼록 발기찬 한주가 되길 빌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되었다.
미리 계획했던것처럼 오후쯤에 고은이를 만났다.
그날 역시도
이쁘고 깔끔한 모습의 그녀였다.
그녀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이전과는 조금 다른 향기가 나서
민감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괜히 아는체를 해보았다.
"아..향수 냄새 좋다~쓰러지겠는데?"
내 말에 그녀가
방긋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그래..
어짜피 오늘은 철저하게 너에게 맞추겠다.
돈 드는것도 아닌데 이정도 립 서비스쯤이야..
강남역 어느 극장,
역시 날이 날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엄청 붐볐다.
고은이가 좋아한다는 가수의 티켓을 구하지 못해
그냥 영화를 같이 보기로 한건데,
표가 매진인 영화가 많아서 이마저도 곤란한 상황이 되었다.
콘서트도 그렇고, 일이 꼬이는 기분이였다.
사람은 이래서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기다리면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영화의 티켓을 구매했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던건 아니였다.
잠시 그 아래 커피숍에 가서 시간을 때우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대학교때 지인을 만났다.
오랫만이라..반갑긴 했는데..
아는척을 하다보니 말이 조금 길어졌다.
고은이한테 집중할 시간을 30분 넘게나 빼앗긴 것이였다.
아..이런 눈치 없는 선배 같으니라구..
어쩌면 이게,
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오늘 일이 꼬일려고 하는 신호탄 같은 것이였는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몇시간 후,
영화를 보고 나와서 식사를 좋게 한 후
어느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그녀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직까지 분위기는 괜찮았다.
오늘 이대로만 진행된다면
내 계획대로 호텔까지 가는데 큰 무리는 없을듯 싶었다.
갑자기 그때,
내 전화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오빠..나 수지..바뻐?"
아 이런..
수지가 어쩐 일이지?
"아..아냐..괜찮아..어쩐일이야?"
나는 앞에 앉아있는 고은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수지와 통화를 시도했는데..
그녀도 크리스마스를 타는 탓일까?
내가 뭐하나 궁금해서 전화해봤다는 그녀는
곧 이어서 뜻밖의 말을 던져왔다.
"오빠..우리 이따가 만날까?"
아..이런..젠장..
갈등이 순간 밀려왔다.
오늘 잘하고 있었는데..
내가 여기서 고은이를 져버리고 수지를 찾아간다면,
한국에서의 일정이 얼마남지 않은 나로써는,
고은이와 좀처럼 회복이 쉽지 않을것 같았다.
그동안 오늘을 위해 쌓아온 공(?)들은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지금 나를 찾는 이 여자를 떠올리면 생각이 복잡해진다.
최,수.지.
절정으로 피어있는 한송이 장미꽃 같은 그녀,
그 미모와 육체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내 물건을 한껏 힘주게 만드는 그녀,
며칠전
내 몸을 거칠게 받아내며
나를 최고로 만들어 주었던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이럴땐,
크리스마스 이브가 이틀정도였으면 정말 좋겠다.
내 몸이 죽어라고 이 두명의 여자에게 충성하리라..
수지와 통화가 이어지는 사이,
난 조용히 테이블에서 일어서서는 자리를 옮겼다.
고은이가 앞에 있는데 표정 관리가 안될것 같았다.
"수지야..내가 이따가 전화할께.."
난 곧 자리로 돌아와
고은이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머릿속엔 이미 결정이 되어 있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고은이의 표정엔
실망감이 약간 깃들어 보이는듯 했다.
뭐 뻔한 얘기겠지만..
나는 지인을 팔면서 거짓말을 늘어놓아놨던것 같다.
고은이는,
속으로는 나를 엄청 욕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말을 믿어주며 수긍해줬다.
그래 보였다.
미안하다 고은아.
오빠가 나중에 잘할께.
아 씨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아쉽다.
잠시후,
술집을 빠져나와 거리 밖으로 나온 그녀와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는 무수한 인파들 속에서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아마 그때가
겨우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을것 같다.
*****
그날밤
어느 호텔,
수지가
거친 신음을 내 품으면서 그 탐스러운 엉덩이를 드러낸채
요염한 포즈로 내 앞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아름다운 선을 그리고 있는 그 허리의 어디쯤을 부여잡고선
비밀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그녀의 계곡 사이로 내 물건을 깊게 집어 넣고선
강렬하게 앞뒤로 몸을 움직여대고 있었다.
이미 내 머릿속엔,
아까까지 같이 있던 고은이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수지를 만나는 순간부터
내 신경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집중을 했던것 같다.
수지는 그런 여자였다.
아쉬울게 없을것 같고, 외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화려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나름대로의 고충과
그로인한 외로움도 많이 쌓여있는 여자였다.
풍요속의 빈곤이라 해야 할까?
연인이 함께 지낸다는 크리스마스,
나를 찾은 수지에게서
더 이상 콧대 높던 예전의 모습은
당연스럽게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겨우 그녀는 칵테일 한잔 정도 마셨을 뿐인데,
나를 향해 아주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내가 알던 최수지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모습은 적극적이고 노골적이었다.
그녀의 몸은 애타게 나를 찾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힘껏 두 팔을 뻗으며
열렬히 환영을 했다.
어쩌면 그녀는,
막연히 내가 추측하는것과는 달리
다른이들의 손(?)을 별로 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누구 말처럼 갓 잡은 활어마냥 몸 부림을 쳐대는
그 싱그러운 나신은 몇번씩이나 나를 끓어 오르게 만들었다.
그정도로 그녀는 내 모든 동작과 터치에 환호를 보내왔다.
두번의 연속된 섹스,
하얗고 매끄럽기만 했던 그녀의 피부 곳곳엔
내가 남겨놓은 듯한 불그스름이 넘쳐 났고,
한참을 흐느끼며 내 물건을 받아내던 그녀는
마침내 그곳의 아픔을 호소 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며칠전을 포함해 너무 갑자기 무리를 한 모양이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그녀의 몸을 계속해서 탐하고 싶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
나는 내 흔적과 기억을 수지의 육체에 확실히 남기고 싶었다.
격렬하게 움직이던 동작을 잠시 멈췄다.
대신에 그녀를 옆으로 돌려 눞히면서
그 아픔을 호소하는쪽으로 손을 뻗어 살며시 어루만졌다.
방금전까지의 흥건함보다는 덜 했지만
아직까지 손끝에는 촉촉한 여운이 느껴졌다.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클리스토스 근처를 찾았다.
입과 혀로 애무를 할때 그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그곳.
한번, 두번..세번,
아..오빠..
잠깐 터치한것 뿐인데..
수지의 몸이 다시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호흡도 다시 거칠어지는것 같았다.
순간적이지만
내 물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던 그녀 그곳에서
꽉 끼는듯한 조임이 느껴졌다.
나는 곧바로
그녀의 그런 반응에 찬사를 보냈다.
"최수지 맛있다"
내 손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수지가 완전히 타오르는것 같았다.
그녀의 고운 입이 다시 벌어지며
요란스런 신음소리와 탄성을 내뱉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본연의 그 모습처럼
아름다웠던 수지의 얼굴에
또 다시 잔뜩 찡그러져있는
표정들이 나타나는것 같았다.
나는,
그 환희로운 순간의 마지막 끝을 찾기 위해
다시 서서히 엉덩이를 움직여댔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꽤나 오랫동안..
격렬하게 유지되었던것 같다.
*****
섹스를 마친후,
수지가 내 품에 안겨오며 애교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는 결혼 안해?"
"결혼?..글쎄..아직은.."
"오빠..나 매일 안고 싶지 않아?"
응?..
워워..
야..너 같은 여자를 매일 안고야 살고 싶지만,
아무리 남녀가 하룻밤 사이에 만리장성까지 쌓는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자나..에이..이건 아니다...이건..
갑자기 벙쪘지만
빨리 순간을 모면해야겠다 싶었다.
"너 지금 그거 프로포즈냐?..나 너 감당 안될것 같은데.."
"치..내가 어때서..?"
"하하..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오빠 정도면 나도 그렇구..집에서도 오케이 할것 같은데.."
잠시 골똘이 무언가를 생각하면서 대화를 하는 그녀를 보니
미친듯이 장난이 걸고 싶어졌다.
"그래..내가 철들면 생각해볼께..심각하게.."
"치.."
"한 3년 기달려봐.."
"아 증말..근데 오빠는 미국에서 계속 있을꺼야?"
"아마도?..당분간 한국 올 계획은 없어.."
"휴..오빠도 안되겠다..난 한국이 좋은데.."
그래..
암만 그래도..우리 사이에 결혼 얘기는..
남 얘기같고..뜬 구름 잡는 얘기 같다.
"남자 소개 시켜줘?"
내 말을 들은 수지의 표정에
순간 짜증이 잔뜩 밀려왔다.
"아 몰라 짜증나.."
가시나 성질은..
여자 나이 29,
모르긴 몰라도,
수지가 나한테까지 그러는거보니,
결혼땜에 이리 저리 스트레스가 많은 모양이다.
문득,
내 친구들 중 누구들 처럼,
수지도 이제 그런 시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위한 결혼.."
*****
"오빠는 만나는 사람은 없어?"
아..고은이!
수지가 무심코 내게 묻는 말에
문득 그녀 생각이 났다.
나도 양심은 조금 있는 놈이라서,
그녀를 생각하면..
그냥..괜히 미안해진다.
어쩌면 그녀와 좋은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을것 같았다.
내게 한국에서 남은 시간은 겨우 며칠,
이제와서 돌이키기엔 뭐히지만,
고은이에 대한 마음은..
툴툴 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싫던 좋던,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마음도 있고,
미국 들어가기전에 예의상 인사는 한번 해야 하니,
그냥 커피나 한잔 같이 하고 헤어져야겠다 싶었다.
나는,
내일 오전에 당장 고은이에게 연락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렇게 수지 옆에서 잠이 들었던것 같다.
며칠 후,
고은이를 만나 같이 점심을 같이 먹었다.
역시 나에 대한 그녀의 태도가 이전과는 조금 다른듯 했다.
아니 어쩌면,
속사정을 모르는 그녀는
아직까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조금더 뻔뻔해지지 못했다.
사실,
내일 모레면 미국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찬스를 노리면서 그녀에게 어떻게 해볼려고 했다면..
또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결국,
고은이와의 인연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것 같았다.
어느날 저녁,
가로수길 까페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
그리고 억지스럽게 만들려고 했던 내 엉뚱함과
그렇게 해서 맺게된 인연을,
나는 그렇게 놓아버리는것 같았다.
오빠 잘가요~
미국 가서 연락할께요.
그날,
마지막 인사를 건내던 고은이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가로수길 까페에서
내가 반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언제든지 놀러오고 싶으면 말해..
비지니스로 비행기 티켓 보낼께.
나는,
그녀의 작별 인사에 장난스럽게 대응은 했지만,
씁쓸함과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건
어쩔수 없는 것이였다.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마 고은이와 헤어지던 그날은,
뼛속까지 춥게 느껴질 정도로
거지같던 날씨의 날이였던것 같다.
*****
약 2달 후 미국
아악 엄마!
갸날프고 하늘하늘한 몸매를 가진 그녀가
고함치듯 울부짖는 소리는,
밤 새 온통 내 방을 뒤덮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어루만지고 달래가며
내 욕구를 채우고자 정신이 없었다.
야 손고은!
내가 너 잡아 먹을려고 3개월을 공들였다.
내가 잘해주겠다고 약속했자나..그치?
근데,
너도 말이야,
봄 방학이면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다 큰 남자집에 놀러다니고 그러면 어떡해..
그래..안그래..응?
<끝>
*****
글을 마치며..
최근,
제가 초중고 시절, 그 십대 시절 꽤 좋아했던 가수의 안좋은 소식에,
오래된 그의 옛날 노래를 찾아들었습니다.
그중 "안녕"이라는 노래를 무한 반복으로 들으면서
3일에 걸쳐 2시간 정도씩 글을 썼는데,
리듬에 맞춰 글을 적다보니 그 나름대로 좋네요.
제 감성엔 지금 들어도 노래가 좋습니다.
음..
위의 에피소드는 경험담 특성상 전체적인 스토리는 팩트,
디테일함은 꾸밈이 들어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지 실제로는 두개의 다른 에피소드였지만,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었습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연결시킨 부분이
읽는 분들이 이해를 하는데 있어서 그냥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아무쪼록 발기찬 한주가 되길 빌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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