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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7:52 887회 0건


기능사 시험 준비를 핑계로 삼촌으로부터 오전 근무만 허락받은 시현은 남는 시간 내내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지난 밤 편의점 앞에서 야한 원피스 한자락만 걸치고 다녔던 채경이 머릿속에 가득 찼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했던 허벅지 라인과 손을 낚아챘을채 벌어졌던 가디건 사이로 보였던 유두의 튀어나온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채경의 생각을 하면서 몇 번이고 자위를 했는지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시험이고 뭐고 일단 채경이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었다. 창배는 자기가 사귈 것이라면서 떠벌리고 다녔지만 아무리 친한 창배라도 그런 여자를 온전히 다 내어줄 수는 없었다.
시현은 일주일 정도는 저녁시간 때 마다 채경의 집 앞에서 어슬렁 거려봤다. 그 중에 두 번은 채경이 들어가는 것을 봤다. 그것 이외에는 별다를게 없어서 주말에는 한번 밖으로 나가는 채경을 미행해봤다. 채경은 잠실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어느 남자를 만났다. 20대 중후반의 남자였는데 만나서 어느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 남자의 얼굴을 주의깊게 살펴본다음 더 이상 그 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그대로 집에 돌아왔다. 남자 친구가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채경과 같은 여자를 독차지 한다는 생각에 그 남자에게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온 시현은 창배의 미니홈피에 접속을 해 채경을 사진을 보고 자위를 몇 번이고 했다.



희주는 학교에서 준기를 볼때마다 야릇한 상상에 잠기곤 했다. 언제쯤 자신이 준기의 밑에 깔려 처녀를 내어주게 될지 상상했다. 오늘도 역시 준기는 다정하게 희주를 대해주었다.

-00전 목요일에 시작인데 너 과에서 응원해?

준기는 경쟁 학교와 열리는 정기 체육대회 응원을 이야기 하였다. 준기의 학교는 경쟁대학과 잠실에서 9월 정도에 매년 체육대회를 하였다. 축제만큼이나 학교에서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이틀간은 학교가 모두 휴강을 하고 체육대회 응원을 갔다.

-응. 과에서 갈 거 같아. 우리 벌써 티셔츠도 다 맞췄는데. 준기 너네 과는?
-우리도 과에서 갈 거 같긴 해. 그래도 조금 보다가 빠져나와서 같이 보자.
-ㅋㅋㅋ 알았어. 한번 해볼게.

이번 주에 있을 체육대회에 둘은 벌써부터 들뜨기 시작했다. 그 응원을 가야 진정한 학교의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선배들로부터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준기는 희주와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동대문에서 쇼핑을 하고 길거리 노점상에서 분식도 먹으며 돌아다니다가 영화가 시작할 무렵 시간에 맞춰 극장에 들어갔다. 두시간 정도 지난 후에 창문 밖을 보니 완전히 깜깜해져 있었다. 상영관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계단으로 갈래?

준기는 희주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그래.

희주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준기와 함께 비상구 문을 열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동대문 00건물은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비상구 계단이 약간 지저분 했다. 비상등이라고 켜 놓은 등도 흐리멍텅 했다. 두어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극장 층도 아니고 쇼핑몰 층도 아닌 조용한 층으로 추정되는 계단을 지나고 있었다. 준기가 갑자기 손을 잡은 희주를 멈추어 세웠다. 희주는 무언가 걸려 넘어질 것을 알려주는 줄 알고 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때 준기가 희주를 벽쪽으로 밀었다.

-희주야..
-왜 그래...

희주는 준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첫 키스 이후에 키스를 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지난번엔 빈 강의실에서 키스를 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걸릴 뻔한 적도 있었다. 아무도 없는 건물 비상계단이 주는 짜릿함까지 더해져 희주는 조금씩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준기는 벽에 붙인 희주를 가볍게 안은 다음 키스를 했다. 처음에는 입술만 가볍게 부딪히더니 이윽고 준기의 혀가 조금씩 희주의 입속으로 들어왔다. 희주는 입을 조금 벌리고 준기의 혀를 받아들였다. 둘 사이에게 타액이 오가고 있었다. 준기는 이에 멈추지 않고 희주의 블라우스 단추를 희주도 모르게 하나둘씩 따고 있었다. 단추가 세 개나 벌어지고 나서야 희주는 준기가 자신의 앞섶을 열어젖히는지 알게 되었다.

-준기야...
-조금만.. 조금만...

준기를 부르는 희주에게 준기는 다급하고 간절하게 조금만이란 말만 대뇌일 뿐이었다. 희주는 준기를 막을 수 없었다. 준기에게 자신의 상체를 내주었다. 준기는 블라우스 단추를 다 풀더니 어깨가 보일 정도로 블라우스를 열어제꼈다. 준기는 거친 숨을 몰아붙이더니 희주가 눈 깜짝할 사이도 없이 브래지어를 위로 걷고 유방을 손으로 잡았다.

-아.....

희주의 입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이전에도 가볍게 가슴을 터치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다 드러내놓고 만진 적은 없었다. 이미 자신의 유방이 준기의 손에 있음을 자각하고 준기의 터치에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준기는 희주쪽에서 아무런 제지가 없자 희주의 가슴을 마음껏 주물렀다. 그러나 준기도 남자인 이상 욕망에는 끝이 없는 법이었다. 준기는 희주가 고개를 돌리고 창밖을 보고 있는 사이 가슴에게로 다가가 유두를 한입 베어 물었다.

-아......~

아까보다 더 깊어진 희주의 한숨이 들렸다. 희주는 주먹을 꽉 쥐고 준기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준기는 처음으로 여자의 가슴을 빨아봤다. 그러나 본능은 준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인도해주고 있었다. 준기는 혀로 희주의 유두를 살살 돌렸다. 희주의 숨도 거칠어 지기 시작했다. 준기는 유두 양쪽을 번갈아가면서 가슴에 침을 묻혔다. 준기의 손이 희주의 밑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치마를 걷고 엉덩이를 살살 만지다가 다리 사이 팬티 위를 터치했다. 희주가 움찔하며 준기의 팔을 꽉 잡았다. 희주의 반항이 느껴지자 준기도 거칠 것이 없이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다.

-준기야... 거긴.. 다.. 다음에..

희주가 준기의 손을 잡았다. 준기가 고개를 들어 희주를 바라보았다. 희주는 고개를 양 옆으로 절레절레 흔들었다. 준기는 그대로 희주에게 키스를 하였다. 처음에는 입만 벌려 준기의 혀를 받아주던 희주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준기는 희주의 혀를 강하게 빨았다. 그러면서 손으로 희주의 엉덩이를 희롱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준기는 희주의 거절이 내심 무안했다. 조금 더 뜸을 들이다 만졌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희주는 희주 나름대로 준기의 행동이 아쉬웠다. 차라리 오늘 자신에게 모텔에 가자고 말했다면 못이기는 척 따라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층인지 아래층인지 모를 곳에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쿵 소리가 들렸다. 희주와 준기는 얼른 옷 매무새를 고치고 건물을 빠져 나갔다.


준기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온 희주는 채경을 찾았다. 거실에는 채경이 벗어놓은 것으로 짐작되는 남색 트렌치코트가 벗어져 있었고 욕실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희주는 채경이 먼저 와서 씻고 있다고 생각했다. 채경은 집에 들어와서 옷을 바닥에 벗어놓은 일이 없을 만큼 정리정돈을 잘하는데 오늘은 꽤 의외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방에 가방을 두고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다음 희주는 거실로 나왔다. 그때 마침 채경도 샤워를 끝나고 밖으로 나왔다.

-엇.. 희주야..

채경은 살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희주를 바라봤다.

-어.. 언니.. 왜 그렇게 놀래요?
-아니.. 사람 없는 줄 알았어.

희주는 채경이 놀라는 모습이 조금 의아했다. 채경은 큰 타올로 온몸을 가리고 나왔다. 평소에는 희주가 집에 있어도 샤워후 알몸으로 나오는 채경인데,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면서 수건으로 온몸을 가리고 나오는 것이 조금 이상했다.

-언니.. 저 있잖아요. 아까 준기가..

희주는 아까 전에 건물 계단에서 준기와 있었던 일들을 미주알 고주알 털어놓기 시작했다. 채경은 주의깊게 희주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그래서 저도 모르게 거절했어요. 준기가 무안해 하거나 상처 받으면 안될텐데... 네? 언니? 언니?
-응? 응.... 그래. 기분 나쁘지 않게 잘 거절했다며. 그럼 준기도 기분 나쁘지 않을거야.
-언니.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좀 이상하네.
-아니야. 조금 피곤해서 그랬나봐.
-그래서 준기가....

희주는 준기와의 있었던 일로 종달새 처럼 채경의 옆에서 쫑알거렸다. 채경은 희주가 귀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채경은 희주가 씻을 동안 따뜻한 차를 마셨다. 이제야 조금 놀란 가슴이 진정되는 듯 했다. 긴장이 풀어지자, 채경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조용히 잠을 청했다.

<똑똑똑>

희주가 채경의 방문을 살짝 열었다.

-언니, 들어가도 되요?
-응 들어와.

채경이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배에 힘을 주니 배가 조금 욱신거리는 듯 했다. ㅇ

-오늘도 언니랑 자려구요.
-ㅋㅋㅋ 그래.. 이리와서 누워.

채경은 침대 한쪽으로 공간을 마련해 주어 희주를 눕게 했다. 채경의 가슴부분에 팍 하고 안기었다.

-오늘 언니 무슨 일 있는거 같아요? 평소에 제 고민 많이 들어주었으니깐 오늘은 제가 언니 고민 들어드릴게요.
-ㅋㅋ 고민 없는데? 고민이랄게 뭐가 있나..
-너 괜히 준기랑 아쉬우니깐 혼자 잘 수 없어서 그런거 아니야?
-아니에요 ㅋㅋ

채경은 희주의 해맑은 얼굴을 보자 오늘 자신이 겪은 일을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선우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선우의 옆에는 지숙이 발가벗은 상태로 숨을 헐떡이며 남은 여운을 마저 느끼고 있었다. 워낙 관리를 잘한 몸매였지만 최근 들어 약간 살이 오른 듯 하였다.

-큰 아들은 보고 왔어?
-어. 아들래미도 보고 관광도 조금 하다 왔지. 미국에서 좋은 것만 먹으니깐 나 살찐거 같아? 살쪘지?
-응. 조금 찐거 같은데?
-뭐야?

선우의 솔직한 대답에 지숙은 토라진 모습을 지었다. 아무리 선우가 파트너라고는 해도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게 여자의 심리였다. 지숙은 자신의 배와 허벅지를 어루만지다가 아무 생각없이 한마디 했다.

-요새 젊은 애인하고는 잘 지내? 몸매가 그렇게 좋다면서?
-몸매? 후후훗.. 좋지... 한사장이 또 그렇게 말했구만?
-근만이가 자기 젊은 애인이 알바할때도 단연 군계일학이라고 그러던데..
-그럴만 하지. 근데 자꾸 애인, 애인 하네. 애인 아니라니까?
-그럼 뭐라고 해? 젊은 애인이랑 결혼 안할거야? 자기 이제 결혼 할 나이도 슬슬 됐잖아. 어리긴 해도 그만한 여자 어딨겠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채경만한 여자가 없었다. 나름 괜찮은 대학에 다니고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성격도 참하고 나이도 어린데다가 안고 있을 때 다른 여자는 생각이 안 날만큼 맛도 일품이었다. 그러나 선우는 생각이 복잡하였다. 선우는 결혼을 아버지의 회사를 되찾을 패로 써야만 했다. 이사들 중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의 집안과 결혼을 해야 더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연애라는 헛된 감정과 결혼이라는 현실을 혼동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이야 매형들이 회사를 좌지우지 한다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빼앗아야할 자신의 회사였고 지금은 발톱을 숨긴 채 몸을 숨기고 있는 형국이었다.

-누님이 뭘 안다고.. 그리고 자기 하인이랑 결혼하는 사람도 봤어? 신데렐라 스토리? 그거 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법이라구..
-에이.. 하인은 좀 심했다. 아무리 경제적인 거 다 지원해줘도 말이야. 그렇게 예쁘다면 하물며 몸이라도 팔아서 먹고살수는 있을건데... 오히려 다른 남자 손 안타게 하려고 그렇게 계속 끼고 사는거 아니야?

지숙은 아까 선우가 살쪘다고 말한 것에 자극을 받아 선우의 약간 고리를 흔들며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선우는 지숙의 추궁에 몰리자 다시 지숙을 끌어안았다.

-어머.. 자기 ... 조금 쉬었다 해.. 젊은 애인 생각하니깐 또 딱딱해진거야? 호호

지숙의 놀림에 선우도 오기가 생겼다. 지숙의 다리를 벌리고 그대로 자신의 자지를 집어넣었다.

-아악~ 아~ 이렇게 갑자기 하아.. 들어오면 어떻게 해애.. 항~

지숙은 말과는 상반되게 허리를 빙글 돌리면서 선우를 애태우기 시작했다.

-정말 젊은 애인이 아니고 하녀야? 얼마나 복종하는지 보여줄 수 있어?
-헉...헉... 헉.. 어떻게 하면 되는데?

선우의 펌프질이 점점 심해지자 지숙의 눈빛도 장난기로 가득찼다.



채경은 느닷없이 선우로부터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스타킹과 코트하나만 입고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시 한번 전화로 물어보니 오직 스타킹과 코트만 입고 오라고 말했다. 스타킹도 팬티 스타킹이면 안되고 허벅지까지만 오는 스타킹이어야 했으며 코트 안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고 택시를 타서도 안된다고 했다. 채경은 학교가 끝나는대로 집에 들러 선우가 시키는대로 했다. 한번도 이런 일은 시켜본적이 없어서 그 의도가 몹시 궁금했으나 묻는다고 다 알려줄 선우도 아니었다. 10월의 초순이라 두꺼운 코트는 입을 수 없고 바람막이 남색 트렌치 코트를 골랐다. 위에 걸칠 때에는 허벅지까지 감싸주는 다소 긴 코트였지만 이것만 입을 생각이 하니 다소 짧다는 생각을 하였다. 스타킹을 최대한 끝까지 올려 신고 코트를 입으니 그나마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트 길이보다도 더 짧은 미니스커트도 종종 입었었기 때문에 자신만 불안해 하지 않으면 누구도 코트 안에 전라의 몸으로 다닐 것이라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었다. 목이 허전했던 채경은 스카프로 목을 둘러 멋을 더했다. 건물 밖을 나가는데 시원한 바람이 코트 안으로 들어와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었다. 상쾌한 기분도 들었지만 두려움과 불안감 또한 깃들기 시작했다. 채경은 걸어서 지하철 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으로 향한 것은 채경뿐이 아니었다. 최근 들어 채경의 집 앞에서 종종 채경을 몰래 지켜보던 시현도 우연히 채경이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채경의 집과 시현의 집은 같은 동네는 아니더라도 걸어서 갈만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종종 채경의 집 앞으로 서성이다가 채경이 나가는 것을 본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을 못하다가 계단을 내려가는 채경이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발걸음 조심스럽자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설마 하면서 채경의 뒤를 계속 쫓고 있었다. 채경은 자리가 나도 앉지를 않고 계속 문앞에 서서 가고 있었다. 환승을 할때는 급하게 쫒다가 채경의 눈에 걸릴 뻔도 했다. 시현은 이전에 경험 했던 몇 번의 미행과 오늘이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알았다. 무언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채경의 뒤를 계속 쫓았다. 종착역에서 내리자 채경은 쭈뼛쭈뼛 서다가 사람들이 다 빠져 나간 다음에야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 짧은 않은 옷차림인데도 가방을 뒤로 둘러 조심스럽게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시현은 점점 자신의 망상이 현실이라고 직감했다. 채경은 어느 빌딩으로 들어갔는데 시현은 엘리베이터까지는 타지 못하고 채경이 몇층에서 내리는지만 체크하고 빌딩의 입구가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채경은 선우가 알려준 사무실로 들어갔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니 직원의 책상으로 보이는 곳은 모두 비어 있었고 사장실에서 선우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저씨.. 저 왔어요.
-어. 사람들 다 퇴근했어. 편하게 있어. 어디 시킨대로 하고 왔나 벗어봐

선우가 말하자 채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코트의 단추를 조금씩 풀었다. 코트의 앞섶이 벌어지자 눈부신 채경의 몸매가 드러났다. 선우는 그대로 코트를 벗겨버리고 채경에게 키스를 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발가벗겨진 채로 애무를 당하자 채경은 묘한 흥분감을 느꼈다.

-아저씨. 왜 이러세요.
-어때, 아무도 없는데.. 이러고 지하철을 타고 왔단 말이지? 응?

선우는 채경의 꽃잎을 손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터치만 했을 뿐인데 벌써 촉촉이 젖기 시작했다.

-너도 흥분한거 같은데? 지하철에서 누구하나 만져주는 놈 없었어?
-없었어요. 이제 그만 옷 좀 입게 해줘요.
-그래. 입어. 저녁 안먹었지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선우와 채경은 그대로 지하에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채경은 선우의 차 조수석에 타고 나갔다. 20여분을 차를 타고 가더니 근사한 스테이크집에 내렸다. 스테이크집 안에 들어가니 선우가 이미 예약을 한 곳으로 종업원이 안내했다.

-옷 받아들이겠습니다.

종업원이 채경의 뒤에서 말을 하자 채경이 화들짝 놀랐다.

-아니에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고맙습니다.

채경은 종업원이 뽑아주는 의자에 앉아 컵에 담긴 물을 마셨다. 불안감에 입안이 바짝바짝 말랐다. 선우는 안심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채경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아저씨 근데 무슨 일이에요? 저 지금 너무 창피해요.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편안히 있어? 너만 태연하게 있으면 아무도 너 신경 안써.
-오늘 왜 이러시는 거에요?
-그냥 한번 해봤어. 재밌잖아.

선우의 말에 채경은 아무말없이 고기만 먹었다. 종업원이 다가와 와인잔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마셔봐. 스테이크 먹길래 예약할 때 그냥 한번 시켜봤어. 중저가 와인으로는 제일 잘나가는 거래.
-아저씨 차 가지고 오셨잖아요.
-한잔만 마실거야. 한잔 먹는다고 티 안나. 나머지는 너 싸주라고 할테니깐 희주랑 같이 마셔.

채경은 와인을 입에 한모금 넣고 음미했다. 자신이 와인바에서 일을 해봐서 와인맛을 음미할 줄 알았다. 확실히 추천받은 와인이라 그런지 맛있었다. 스테이크와도 어울리는 와인이었다.

-어.. 김사장? 여기서 보네.

멀리서 한지숙이 채경과 선우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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