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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의 너 - 1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7:52 1,130회 0건


호텔에 도착한 선우는 샤워가운을 입고 있는 지숙을 보았다. 지숙도 도착한지 얼마 안됐는지 머리가 젖어있었다.

-샴페인 한잔 할래?
-아니. 오늘 들어가봐야돼. 애아빠가 오거든.
-그럼 술은 안되겠네.

선우는 옷을 벗어 던지고 그대로 지숙의 몸 위로 올라갔다.

-채경씨는 택시 타고 갔어?
-응, 보냈어.

젊은 애인에서 채경씨로 호칭이 바뀌니 선우는 기분이 이상했다. 자신만 주머니에 넣어두고 혼자만 꺼내보던 채경을 다른 사람의 입에서 그 이름을 들으니 더 채경을 독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숙은 여자라 다행이지만 남자가 자신으로부터 채경을 가져간다면 선우는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경의 남자친구라는 그 의사는 어떤 놈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바쁠때마다 그 의사놈을 불러서 떡을 칠까? 하는 생각이 들자 어쩐일인지 자지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안그래도 아까부터 채경 때문에 오늘은 꼭 섹스가 하고 싶었는데 지금 자신 앞에 관능적인 지숙이 누워있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형님이 오늘 집에 들어온다니깐 빨리 할게.

선우는 이미 껄떡거리며 액을 흘리는 자신의 자지를 지숙의 보지에 그대로 밀어넣었다. 혼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이미 흥건히 젖은 지숙은 열렬히 선우를 받아주었다. 지숙의 얼굴을 보면서 채경을 상상했다. 지숙도 상당한 미인이었기 때문에 감정의 전이가 쉬웠다. 선우는 오래 참지 못하고 그대로 지숙의 입에 정액을 쏟았다. 지숙의 남편은 정관수술을 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임신을 하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할 처지였다. 그래서 선우는 콘돔을 이용하거나 질외사정을 했다.

-오늘 진짜 참기 힘들었나봐. 왜 이렇게 빨리 끝내?
-오늘 형님 들어온다면서....
-핑계는... 아무튼 나도 좋았으니까 뭐.

지숙은 티슈에 정액을 뱉어낸 후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채경이라는 애, 얼굴도 예쁘고 분위기도 있고 참 괜찮더라. 왜 자기가 결혼할 것도 아닌데 그렇게 푹 빠져 사는지 알거 같애. 나중에 내가 선자리 하나 소개시켜줄까봐...
-나이가 이제 고작 몇인데 선이야. 후후.. 내가 다 쓰고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그때 가서 진짜 행복하게 잘 살라고 좋은 남자 소개해줘.
-진심이야? 평생 못 놓고 살거 같은데?

지숙은 실실 웃으며 방에서 빠져나갔다. 선우는 피곤한 기분도 들고 어차피 체크인 한 방에서 하루 자고 가기로 했다. 자신의 싱글 라이프가 편하다면 바로 이런 점이 편한 것이었다. 결혼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가도 자신을 배척하려는 매형들과 배다른 누나들이 눈에서 아른 거렸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채경은 현민의 병원으로 갔다. 현민이 잠깐 시간이 나는 틈에 만나기로 했다. 채경은 한동안 현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현민이 부르자마자 달려갔다. 병원 옆에 있는 카페에 앉아 현민을 기다리자 조금 뒤에 현민이 도착했다.

-오빠, 여기

채경이 손을 들자 현민이 그 앞에 앉았다. 턱밑이 푸르스름하게 올라온 것으로 보아 며칠째 면도를 못한 모양이었다.

-오래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왔어. 많이 피곤한가봐?
-하~~~암.. 어제 두시간인가? 그것도 엎드려서 잤어.

현민은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했다. 채경은 자신이 시켜놓은 커피를 현민에게 건냈다.

-아냐. 커피는 이제 보기만 해도 신물난다. 졸릴때마다 커피 마셔서 이제 커피 싫어.

현민은 채경이 주는 커피를 마다했다. 밥을 먹기에는 애매한 시간이고 다른 곳을 가기에는 현민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여 하는 수 없이 근처 모텔로 향했다. 현민이 인턴을 하면서부터는 종종 있는 일이었다. 채경은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텔로 들어선 현민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는 침대에 털썩 누웠다. 채경과 함께 들어온 모텔이지만 현민은 발기하지 않았다. 채경은 얼마나 피곤하면 그럴까하고 생각했다.

-채경아,, 이리로 와봐

그와중에 현민은 테이블 의자에 앉아있는 채경의 손을 잡고 침대로 데리고 와 끌어안았다. 현민에게서 모텔 샴푸 냄새가 났다.

-피곤하다며? 오빠 괜히 힘쓰지 말고 그냥 푹 자고가~
-난 너랑 있으면 힘이 생겨
-ㅋㅋㅋ 거짓말

현민의 입에 발린 거짓말이 채경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현민이 하는대로 모르는척 몸을 맡긴 채경의 가슴 위로 현민의 손이 조물딱 조물딱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채경의 옷을 다 벗기고 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몇분 되지 않아 콘돔을 잡고 포장을 뜯으려고 하였다. 채경은 현민의 물건을 바라봤다. 백퍼센트 발기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현민은 뭔가 서두르는 눈치였다. 채경을 만나는 그 짧은 시간에 섹스도 하고 휴식도 하고 대화도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 현민이 참 안쓰러웠지만 오늘 제대로 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경은 콘돔 포장을 뜯고 있는 현민의 몸 아래로 가 자지를 입에 넣었다.

-아~

한번도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던 채경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오랄을 해주자 현민은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 평소에는 오랄을 해달라고 사정해야 한두번 입으로 넣었다가 빼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능숙한 자세와 스킬로 현민의 물건을 빳빳이 세우고 있었다. 현민은 현기증을 느꼈다. 요 며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어지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현민은 채경이 하는대로 가만히 있었다. 눈을 감고 자신의 자지를 음미하는 채경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타락한 성녀, 정숙한 창녀의 모습이었다. 그 모순적인 얼굴을 바라보다가 현민은 모든 피가 자신의 물건으로 쏠림을 느꼈다. 5분이 넘는 오랄을 끝내고 자신의 물건이 채경의 입속을 떠나자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현민은 그대로 채경을 눕히고 꽃잎안으로 자신의 물건을 집어넣었다.

-아... 아.. 하아.. 오빠.. 살살...

채경은 갑작스럽게 들어온 현민이 당황스러웠지만 자신도 충분히 젖어있음을 느꼈다. 채경은 오늘 스스로 오랄을 해주면서 자신도 젖어왔던 것이다. 현민은 오늘 당장 죽을 것처럼 맹렬하게 채경을 몰아붙였다.

-하... 하.. 오빠... 너무 세.. 흐음....
-어..어..억...

현민은 피로가 겹쳐있는데다가 채경의 오랄로 이미 어느 정도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템포를 조절하지도 못하고 피스톤 운동을 하다가 결국 끝을 맞이하고 말았다. 채경이 오랄을 해준 시간보다도 덜 버텼다. 현민은 그게 미안했지만 자신은 절정을 맛보았다. 현민은 사정을 한 후 기절하다가시피 잠이 들어버렸다. 채경은 시간 되면 깨워주겠다고 말했다. 현민이 잠들자 채경은 갑자기 외로워졌다.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모텔에 누워서 같이 잠만 잤다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자신의 몸만 달구고 골아떨어져버린 현민이 야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깨우거나 재촉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의사를 사귀는 여자친구가 감내해야할 부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모텔에는 시계가 없어 채경은 시간을 확인하려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야, 뭐하냐? 오늘 집에 언제 들어와?>

시현의 문자였다. 갑자기 소름이 확 끼쳤다. 알몸상태였던 채경은 얼른 침대로 가 이불 속에 몸을 숨겼다. 현민의 체온으로 안이 데워져 소름이 가라앉았다. 모텔에 들어올 때쯤 왔던 문자였다. 채경이 어쩌지 못하고 있는 사이 다시 문자가 왔다.

<씹냐? 아주 죽으려구...>

시현은 문자와 함께 사진도 하나 보냈다. 시현의 자지를 물고 애처롭게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채경은 심장이 덜컥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현민이 옆에서 자고 있지 않았다면 비명을 질렀을 뻔했다.

<문자보면 바로 답해. 아니면 또 누구한테 이 사진을 보낼지 모를 일이야>

시현의 세 번째 문자가 오고서야 채경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답문을 보냈다.

<문자.. 지금 봤어요. 친구랑 같이 있어요?>

채경이 문자를 보내자마자 전화가 걸려왔다. 작게 떨리는 진동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느껴졌다. 채경은 급히 핸드폰을 들고 욕실로 달려갔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시현이 짜증나는 투로 말했다.

-친구랑 같이 있어서요.
-친구 누구? 니 기둥서방? 낄낄...
-아니요... 그냥 친구요.

채경이 수화기를 손으로 가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늘 좀 보자. 집에 언제 올거야?
-조금 있다가 들어갈거에요.
-그럼 나 그 편의점에서 기다리고 있는다.
-어? 저기....

뚝. 채경이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시현은 전화를 끊었다. 채경은 당황스러웠다. 전화를 끊고 앞을 보자 욕실 거울 속의 자신의 보였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가졌지만 거울 속의 자신의 표정은 놀랍도록 우울했다. 채경은 자신의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공포감과 외로움을 모두 날려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시현의 전화로 지나치게 긴장했는지 자신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있었다. 그 손으로 자신의 몸을 터치하긴 싫었다. 그마저도 못하게 된 채경은 다시 현민의 옆으로 가 누웠다. 현민의 가슴께로 가 고개를 묻었다. 현민이 몸을 뒤척이다가 채경쪽으로 몸을 돌려 채경을 껴안았다. 채경은 태어나서 처음 사람에게서 따뜻함을 느꼈다.


시현은 핸드폰 속에 있는 채경의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자신의 장난감을 흔들기 시작했다. 요새는 게임보다도 채경의 뒤를 캐는 것에 맛이 들려있었다. 채경과 통화를 한 이후 오늘은 어떻게 요리할까 하다가 끝을 보고 싶었다. 그래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지작거리던 장난감을 놓았다. 빳빳해진 장난감을 다시 팬티 안으로 집어넣고 샤워를 하러 나갔다. 방에서 나가니 이제 제법 추워졌다. 반지하인 자신의 방에서 반 계단 올라가면 변기가 있는 칸이 있고 그 옆에 고무호스와 세수대야 있는 칸이 있었다. 아직 주인아주머니가 한겨울은 아니라 뜨거운 물을 틀어주지 않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씻는 시현은 아니었지만 날씨가 서늘해지자 밖으로 나가서 씻는 것도 귀찮아졌다. 수도꼭지를 틀고 물통에 물을 받아 바가지로 몸에 끼얹었다. 차가운 물이 온몸을 할퀴는 듯한 기분이었다. 시현은 갑자기 채경의 집이 떠올랐다. 그날 자신도 경황이 없어 집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얼핏 봐도 굉장히 좋아보이는 집이었다. 그런 집은 뜨거운 물도 잘 나올테고 집 안에 화장실이 있어 씻기도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참에 아예 채경의 기둥서방으로 눌러앉을 생각을 잠깐 했다. 채경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많고 벤츠를 몰 만큼 돈푼께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늙다리 하나쯤은 거뜬히 제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안되면 채경의 치부를 낱낱이 공개할수도 있었다. 채경의 늙은 애인 앞에서 채경이 자신의 정액받이임을 내보인다면 그 늙은 기둥서방의 표정이 어떨까 상상을 해보았다. 입가엔 미소가 지어졌고 자지가 서는 걸 느꼈다. 그러나 비누칠을 한 뒤 다시 찬물을 끼얹었을때는 미소도 발기도 모두 사그라졌다.

-아, 씨발 더럽게 춥네.

어제 한번 쓴 수건으로 다시 머리부터 가볍게 물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바깥공기가 제법 쌀쌀했다. 시현은 그냥 나체로 문밖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볼테면 보라는 식이었다. 주인집 부부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라 여름에 웃통을 까고 다녀도 딱히 뭐라하지 않았다. 시현을 손주쯤으로 보는 분들이었다. 자지를 덜렁거리며 방으로 들어온 시현은 옷을 갈아입고 컴퓨터를 켰다. 부팅이 되는 시간 동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처음에 방을 구할 때 주인집에 비흡연자라고 말했기 때문에 오히려 방안에서만 담배를 펴야했다. 시현은 자신이 흡연자이기는 했지만 방이 담배연기로 가득 차는 것은 탐탁해하지 않았다. 채경이 두어시간 걸린다고 말했으니 한시간 정도 게임을 하고 나가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나게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세판 정도를 하고 나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시현은 컴퓨터를 후다닥 끄고 밖으로 나갔다. 10분정도 걷다보니 채경의 건물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편의점에서 기다리려고 하다가 멀리서 채경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시현은 음흉한 미소를 띠며 채경에게 걸어갔다. 이미 시현이 기다릴 것으로 예상했던 채경이지만 막상 시현을 보니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왜 그렇게 놀라?
-응..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 동갑이야. 너도 말 편하게 해.
-으...응..

시현은 무슨 큰 은총이라도 베푸는 양 채경에게 말을 놓으라고 했다. 채경은 시현이 동갑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거리를 두기 위해서 일부러 말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것을 시현은 알 리가 없었다.

-니네집 놀러가도 되지?

시현은 물어봐놓고 채경이 답을 하기도 전에 먼저 집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채경은 안된다는 말을 목구멍까지 하려다 참고 조용히 시현의 뒤를 따라들어갔다. 채경은 카드키로 현관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짧은 시간동안 시현은 채경의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여기 cctv있어요.
-있으면 어때? 응? 그럼 안에서는 된단 소리네? 흐흐

시현이 능글맞게 웃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시현은 채경의 손목을 잡고 문쪽으로 갔다. 채경은 순순히 문을 열었다. 시현은 딱딱하게 일어선 자신의 주니어 때문에 아플 지경이었다. 문이 열리고 채경을 몰아붙이려던 찰나에 안에서 소리가 났다.

-어? 언니 왔어?

뭔가 후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희주가 나왔다.

-응.. 일찍 와 있었네.

채경이 희주를 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시현은 아차 싶었다. 같이 산다는 룸메이트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채경이 순순히 자신의 의도대로 따라준게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룸메가 집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이랬다는 데에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 시현은 채경을 노려보려던 순간에 누군가가 더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누나, 안녕하세요.

준기가 희주의 방에서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체격의 준기를 보자 시현은 이내 깨갱했다. 채경은 시현을 압도하는 준기의 체격에 안도감을 느꼈다. 평소보다 더 키가 큰 것처럼 느껴졌고 어깨가 더 넓은 것처럼 느껴졌다.

-어, 놀러왔구나.
-언니, 근데 이 분은 누구셔?

희주가 시현을 가르키며 물었다.

-응, 학교 친구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희주와 준기가 시현에게 인사를 하자 시현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시현은 자신이 지금 뭘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리둥절 하였다. 방금전까지 채경의 머리채를 잡고 자신을 농락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려고 했는데 준기가 자신을 경계하는 눈초리를 보이자 그대로 쫄아붙었다.

-그..그럼.. 난 이제 그만 가볼게.
-그럴래? 바래다줘서 고마워.

시현이 집에서 나가려고 하자 채경도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하였다. 채경은 뒤도 안돌아보고 그대로 거실로 들어갔다. 시현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채경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사람이 있으면 있다고 말을 해야지. 아무튼 다음에 보자.>

문자를 보내면서 시현은 이를 갈았다. 별다른 답문은 오지 않았다. 그 점이 시현을 더 분노하게 했다. 시현은 자기 화를 이기지 못하고 전봇대를 걷어찼다. 발목이 부러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대로 다리를 절며 집으로 돌아갔다. 시현은 다시 핸드폰을 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결국 전화가 걸렸다.

-여보세요?
-아,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새꺄
-미친놈아, 애들이랑 술마시고 있어.
-그 채경이란 년에 대해서 재밌는 얘기 해줄게. 시간날 때 보자.
-그으래? 내일 니네집으로 갈게.

학교 근처 술집에서 사내놈들이랑 섞여 재미없는 술자리를 갖던 창배의 얼굴에 화색이 번졌다.


-니들 뭐 했어? ㅋㅋㅋ

채경은 주방에서 물을 한컵 먹은 후로 거실 쇼파에 너무 얌전히 앉아있는 준기, 희주에게 놀리듯이 물었다.

-아무것도 안했어요.

희주가 발끈하면서 말을 하자 그 모습이 더 귀여웠다.

-음.. 수상한데.. 희주는 바로 나왔고, 준기는 쪼끔 뜸을 들이다 나왔다?? 바지 입고 나오려다 보니까 시간이 더 걸린거 아니야?

채경이 눈을 흘기며 말하자 이번에는 준기가 발끈했다.

-아니에요. 희주네 집이니깐 당연히 희주가 나가봐야죠 ㅋㅋㅋ
-그래 믿어주겠어. ㅋ

채경이 더 이상 추궁을 멈추자 준기와 희주는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거렸다.

-아, 언니, 저희 커플링 했어요. 짜잔~

희주는 손바닥을 채경에게 펼치며 반지를 자랑했다. 평범한 은반지였다. 채경은 딱히 부럽다는 기분은 들지 않으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손가락을 한번 만져보았다. 아무 것도 없는 매끄러운 손가락 뿐이었지만 부러워하지 않으려 했다.

-예쁘네. 준기가 사준거야?
-네, 누나. 이런거 처음이라 한번 꼭 해보고 싶었어요.
-준기 오는줄 알았으면 집에 뭐좀 준비해둘걸. 아무 것도 없다. 저녁은 먹었어?
-아직 안먹었어요. 우리 배달 시켜먹을래요?
-그래. 그러자.

채경은 냉장고에 붙어있는 쿠폰북을 뒤적거리다가 치킨 두 마리를 시켰다. 셋이서 치킨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희주와 준기가 치킨을 잡을 때가 채경의 눈엔 반지밖에 보이지 않았다. 현민과 왜 반지를 맞출 생각조차 못했던 것일까? 채경은 오늘 짧은 터치 후에 잠만자고 헤어진 현민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커플링을 보지 않았다면 오늘 현민이 자신에게 준 온기만으로도 위안이 되겠지만 조금 공허함을 느꼈다.

치킨을 다 먹고 채경은 샤워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니 그제서야 시현이 생각났다. 악을 품고 갔으니 이제 더한 짓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기운이 쭉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채경은 이미 선우에게 몸이 한번 더렵혀진 경험이 있었다. 세상은 이렇듯 어둡고 칙칙한 곳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이 사장이라는 지위나 돈에 자신이 굴복했지만 시현같은 애송이에게 마저 자신을 내던지기는 싫었다. 철저히 무시를 해나가면 알아서 제풀에 떨어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채경은 욕실에서 버릇대로 그냥 나가려다가 오늘은 준기가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갈아입을 속옷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반팔 티와 반바지만 입고 문을 조금 열었다. 쇼파쪽을 바라보니 거실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채경은 안심하고 그대로 거실로 나갔다. 그러나 쇼파 반대쪽, 주방쪽에서 준기가 걸어나왔다. 채경은 훔치다가 들킨 사람 마냥 덜컥 놀랐다. 그 모습에 준기도 어색함을 느꼈다. 방금 샤워하고 나온 젖은 채경의 모습을 보자 준기도 넋을 잃고 채경을 보았다. 가슴부근에 유두가 튀어나온 것도 자세히 보니 보였다. 준기는 고개를 재빨리 돌려 채경을 지나쳐 거실쪽으로 걸어갔다. 채경도 당황해서 일단 태연한척 아무말이나 내뱉었다.

-희주.... 희주는 어디갔어?
-희주는... 분리수거 한다고 잠깐 나갔어요.
-응...

더 이상 할말이 없는 채경은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지난번 선우와의 섹스 때 방문 틈으로 희주가 훔쳐봤었던 것은 채경의 방문이 제대로 닫지 않고 확 닫고 들어가면 완전히 닫히지 않고 뜨기 때문에 조그만 틈이 생겨서였다. 이번에도 채경은 당황해서 문을 확 닫고 들어가 화장대 의자에 앉았다. 준기 때문이라도 속옷을 입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화장대 거울 앞에서 채경은 옷을 다 벗었다. 두 손으로 자신의 터질듯한 유방을 받쳐보았다. 자신의 실루엣을 흘깃보았던 준기의 당황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자신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한 현민 때문에 불만이었던 채경은 이제야 자신의 다리사이에 손을 가져가보았다. 손을 대자 꽃잎이 촉촉이 젖어오기 시작했다. 한쪽다리를 침대에 올리고 다리를 활짝 벌렸다. 화장대 거울에는 음탕한 여자의 보지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채경은 손가락에 침을 묻혀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졌다. 현민, 준기... 오늘 뭔가 자신을 감칠맛 나게만 만들었던 남자들이 자신의 검지와 중지가 되었다. M자로 활짝 벌린 채경의 다리사이로 현민과 준기가 집요하게 채경을 희롱했다. 채경은 작게 신음 소리를 흘렸다. 촉촉해졌던 채경의 비부는 이제 흥건히 젖어있었다. 채경의 혀가 나와 입술을 한번 훑었다. 이 순간 만큼은 누구라도 자신을 어떻게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눈을 게슴츠레 감은 채경은 방이 가득차게 색기를 뿜어냈다. 그러나 채경의 색기는 방안을 채우지 못하고 어디론가 새어나가고 있었다. 준기가 지켜보고 있는 방의 문 틈 사이로 새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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