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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1:08 957회 0건
여자의 일생 -20부-


※ 여자의 일생을 아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 동안 말순이의 어린 시절이 오늘로서 끝내고 사실상의 2부로 넘어가겠습니다.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 될 세미의 청소년기 시절을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구릿빛 알몸을 다 들어낸 채 홍노인의 곁에서 엎드려져 있는 세미,

작은 엉덩이를 꼼지락거리며 머리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으으으.......... 쭈욱............하아........ 쭉......음냐~ 음냐......쪽....쪽!!”

홍노인은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벌써 몸이 달아버린 상태이다.

“으흐~ 세...세 미 야........... 흐흡.......... 아하~ ”

전혀 발기가 되지 않을 줄 알았던 홍노인은

온몸으로부터 발산되는 이상한 기운을 느끼며 점점 짜릿해지더니

아랫도리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되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흐흡.......그...그만해 엣..............흐으흣........”

홍노인은 세미의 머리를 힘껏 밀쳐 버리며 벌떡 일어났다.

“하...하...할베요....흐으.......흡.........”

잦은 호흡을 내 쉬고 있는 홍노인의 얼굴에는 노기가 서려있다.

잠시 전까지만 해도 가만히 있던 할아버지가 의아한 듯

동그란 두눈을 커다랗게 뜨고 쳐다보는 세미의 입가가 몹시 번들거린다.

“흐흣...너...자다가 말고 도대체 무슨짓이야? 흐으~ 흐으~”

비록 소리는 작았으나 그 말에는 위엄이 서려있다.

“저어.......훌쩍....그..그..그게.....훌쩍...훌쩍.....흐 흐흑....”

무슨 말을 하려던 세미는 무안하기도 하고 뭔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커다란 눈망울에는 눈물이 고인다.

“아니....울기는 왜 울어?........안되겠다..... 너~ 내일 당장 경일이네 집으로 거거라...”

“예엣??? 아...아...아 저 씨......훌쩍... 지..집에예? 흐흡....... 할 베 요~ 자..잘못....훌쩍...”

잠을 자던 중,

오줌이 마려워 깼던 세미는 할아버지가 주무시는 것을 보고

며칠동안 길들여진 몸이 은근히 달아 오르자

아저씨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옷을 벗었다.

그리고 어른들은 모두 그렇게 해 주면 좋아 하리라 생각했던 세미는

할아버지의 거시기를 꺼내게 빨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인자하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가 화를 내는 것이었다.

“흑..흑..... 흐흑.... 하..할 베 요~ 흐흑....잘 못 했 어 예~ 다..다시는...훌쩍...”

세미는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아 빌었다.

물론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홍노인은 세미를 보지 않고 외면해 버린다.

꿇어 앉아있는 세미의 발가벗은 몸을 보면 금방 자신의 의지가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저씨가 시켰지?”

고개를 숙인 채 가녀린 두 어깨를 들썩이는 세미를 보며

할아버지가 평소와는 다르게 짧게 물었다.

“훌쩍...으으~ 아...아... 아 니 예~ 기냥....훌쩍..훌쩍.....”

세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아저씨를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아저씨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하라고는 하지 않았으니까...

“흐흡..... 그럼 너.... 집에 있을때도... 이런 적이 자주 있었어? ”

“아..아..아니라예~ 지...집에서는 하..한번도...........흐흣...”

세미의 더듬거리는 말을 듣고 있던 홍노인의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거린다.

-으흠.........역시 그랬구나..... 역시...김서방이.........-

그 동안 외면을 하던 홍노인이 고개를 돌려 세미를 보자

작고 여린 세미의 몸이 더욱 딱하고 안쓰럽게 보인다.


“세미야... 이리 온........ ”

갑자기 부드러워진 말투와 손길,

세미는 의아한 얼굴로 할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할아버지가 무서웠지? 어휴~ 어린 것이 ..........이리 와......”

“흑...흑... 하...할베요........허엉~ 어 어 어 엉~ 엉 엉~~~~~”

세미는 그동안 참아왔던 설음이 북받쳤는지

할아버지의 품에 안기더니 목을 놓아 우는 것이었다.

“그만........ 그만 울어.........그렇게 울면 ........ 몸만 상해....어휴~ 녀석.....”

“허어엉~ 하아..........할 베 요 흐흑...내......인자....다 시는 흐흑..안 그럴께예....허엉~”

비록 세미는 길들여진 몸을 달래기 위해 그런 짓을 했지만

할아버지의 눈에는

어린 세미가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 것이었고

그것이 할아버지에게는 더욱 측은하게 생각된 것이다.

“자아~ 일어나....... 할아버지가 세미 잠옷을 입혀 줄테니........”

홍노인은 주름진 거친 손으로 세미의 두 뺨에 흠뻑 적셔진 눈물을 닦아주더니

자리에서 일으켜 손수 잠옷까지 입혀 주셨다.

“세미가 미워서 그런게 아냐........다만... 예쁜 세미가 그런짓을 하니까...그게 미운거지.”

“훌쩍....훌쩍.... 아...아...알 아 예....훌쩍....”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지 비록 울음은 그쳤지만 세미의 어깨는 쉬지 않고 들썩인다.

“여자란 몸을 함부로 돌리면 안되는거야~ 곱게 간직했다가 나중에 꼭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자신의 몸을 보여주고 허락해야지.......”

“훌쩍..... 내...내는 할베가 좋았는데....훌쩍...그라고 내는 할베를 사랑하는데예....훌쩍...훌쩍”

“어허~ 이녀석..... 그래도 지금은 아니야~ 니가 좀 더 크고 좀 더 어른이 되어야지...”

홍노인은 훌쩍거리는 세미를 포근히 감싸 안았다.

그리고 앞으로 여자가 지켜야 할 여러 가지의 일들을 하나하나 일러 주었다.

물론 그 중에는 세미가 알아 듣는 것도 있었지만

어린 세미에게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싸릿골에서 자란 탓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이지만 아저씨에게 길들여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귀뚜라미 소리도 이젠 조용해지고

세미는 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행복한 표정으로 꿈나라를 찾아 들었다.




- 5년 후 -


“할아버지......학교 다녀왔습니다..... ”

열 일곱 살이 된 세미는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이 되었고

이젠 어딘지 모르게 처녀티가 조금씩 풍겨나는 세미였으나

할아버지 앞에선 언제나 어린아이다.

“어 어~ 그렇게 뛰다가 넘어질라.... 허 허 허~”

할아버지는 가방을 달랑거리며 달려오는 세미를 보더니 환한 미소를 짓는다.

“우 히 히~ 할아버지.....나 오늘 시험 잘 쳤다......”

“그래? 역시 세미는 똑똑해서 할아버지가 그럴 줄 알았어...배고프지? 어여~ 들어가자...”

홍노인이 세미의 어깨를 감싸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세미는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이거 풀빵.......... 할아버지가 좋아 하시잖아.....히 힛!!”

“어이구..... 배고픈데... 너나 먹을 것이지....허 허 허~”

홍노인에게는 비록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세미의 손을 통해서 건네 받는 풀빵이란 그 어떤 것 보다가도 더 값지다.

“근데...... 할아버지........... 어디 편찮으세요? 얼굴색이 몹시 안 좋은데...”

“아냐 아냐~ 내가 왜 아파....... 오늘 농장에 다녀 오느라고 피곤해서 그렇지...”

이제 홍노인에게 있어서 세미는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고

요즘들어 부쩍 몸이 약해진다는 것을 안 홍노인은

세미를 위해서라도 좀더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그 먼길을 걸어서 다녀 온 것이다.

“안돼........할아버지..... 그러다가 쓰러지시면 어쩌시려구...”

“허헛..... 역시 할아버지 걱정을 해 주는건 세미 밖에 없구나....허 허 허~”

“빨리 들어가서 좀 쉬세요~ 에이~ 난 할아버지가 아픈건 싫은데...”

세미는 홍노인의 팔을 잡으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아냐....잠깐 세미랑 같이 다녀 올데가 있어...”

하며 세미의 가방을 손수 받아서 마루에 올려 놓더니 따라 오라고 하였다.

“어딜 가는데? 오늘은 쉬고 나중에 가면 안돼? 할아버지이~”

“허헛...녀석...나는 괜찮으니까..... 빨리 따라 오기나 해.....”


세미의 손을 잡고 발을 옮겨 놓으시는 할아버지의 숨이 몹시 차 보인다.

“할아버지.......아아~ ”

세미는 누런 밀가루 푸대로 만든 봉지에서 풀빵을 꺼내 할아버지의 입에 넣어드렸다.

“그런데 지금 어디를 가시려는 거예요?”

“허억...헉... 글쎄... 허헉...가 보면...알아...헉..헉....”

할아버지와 함께 들길을 걷는 것은 세미에게도 즐거운 일이었으나

요즘들어 부쩍 숨차 하시는 할아버지가 세미의 눈에 몹시 안쓰럽게 보인다.

“헉..헉...자아~ 저기다.... 허 허 헛..... 저기 조그마한 집이 보이지? 허 헉...헉...”

할아버지가 가리키는 그 집은 양철지붕을 한 초라해 보이는 집이었다.

“으응~ 저건 누구 집이예요?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은데...”

“후훗...저게 원래 내 집이야........허 허 허~”

“아니......할아버지는 부자잖아요.......그런데.....저 집이 어떻게?”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집이다.

“녀석..... 넌...내게 어울리는 집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

“그럼요~ 할아버지는 멋지고 우아한 집에서 사셔야 어울리죠...”

그러나 홍노인은 대답대신 고개를 가로젓더니 세미의 손을 꼭 잡기만 한다.


드디어 양철집에 다다르자 제일 먼저 마당에 무성한 풀들이 눈에 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집이다.

“이 집이 내가 자랐던 집이지.....”

“네에? 할아버지가 어렸을때요?”

“으응~ 내가 너만 했을때는 꿈도 참 많았었는데... 휴우~”

“그래도 할아버지는 그 꿈을 다 이루셨잖아요....돈도 많이 벌구...”

먼지가 가득 쌓인 마루에 걸터 앉은 할아버지는 말없이 먼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돈이 인생에 있어서 전부는 아니지.....”

“그...그래도..... 돈은 많은게 좋잖아요?”

“아니야~ 꼭...그런 것만은 너도 봤지? 지난 5년동안 경일이 에미가 나를 몇 번이나 찾아 왔는지..... 다 부질 없는 일이지....... 이젠 내 곁에는 세미 너 밖에 없단다....”

할아버지는 평소와 달리 몹시 우울해 하셨고 간간히 얼굴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 집을 너에게 줄께.....”

“예엣! 이 집을 요?...........그럼 나보고 여기서 혼자 살라구요? 무섭게시리...”

“아냐.......여기서 살지 마...... 그냥 집만 주는거야.......”

세미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 낡은 집,

거저 줘도 가져가지 않을만한 그런 집인데...

“내가 벌써 니 앞으로 등기를 이전 해 놨으니... 나중에 내가 죽거든.....니가 가져...”

“피잇..... 또 죽는다는 소리... 난 할아버지가 그 소리 할때가 젤 싫어....”

요즘들어 가끔씩 내가 죽거든.... 하는 소리가 잦아지는 홍노인,

세미는 그럴 때마다 가슴 한켠이 두근거리고 두려워지는 것이다.

“후훗....녀석..... 자~ 이제 그만 가자.........”

세미는 할아버지가 일어서자 얼른 다가가서 부축하듯이 팔짱을 낀다.


집으로 돌아오는 할아버지는 몹시 힘들어 보이긴 했으나 표정이 무척 밝았다.

“나중에 내가 죽어도..... 오늘 너 한테 준 그 집을 팔면 안돼...”

“에이~ 또 그 소리..... 나 자꾸 그런 소리 하면 혼자 가버릴꺼야~”

“허 허 헛... 녀석!! 알았다...알았어....허 허 허~”

할아버지는 세미의 응석을 못 당하는지 그만 항복을 해 버린다.

“안 팔께요~ 할아버지가 그렇게 아끼던 집인데...내가 어떻게 팔아요.... 절대 안 팔께요...”

“그래...고맙다.... 역시 믿을 건 세미 밖에 없구나......”

세미의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는 말을 하시는 할아버지의 주름진 눈가에는

어느새 촉촉한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지금 우시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검버섯이 듬성듬성난 주름진 손으로 눈가를 얼른 닦으셨다.

“아...아냐.....울긴 왜 울어....... 허헛... 눈에 뭐가 들어갔나봐.... 허 허~”

그러나 할아버지의 그 웃음은 세미에게 무척 허탈하게 들렸으며

메아리 치듯 허공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독백처럼 중얼 거린다.

“어릴 때..... 개구쟁이였던 내가 잘못을 하면 꼭 부엌에서 벌을 섰지...”

“어머~ 할아버지가 개구쟁이셨어요? 우와~ 히힛...”

세미는 할아버지의 기분을 맞추어 드리려고 일부로 큰소리를 질렀으나

할아버지는 움직이지도 않으셨고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 곳이 바로..... 바로..... 지금 장독대를 놓아 둔 곳이지..... 허 허 허~”

“장독대요? 그런데 왜..... 거기에 장독대를 놓아 두셨어요?”

“후훗..... 그렇게라도 해 두지 않으면 잊어 버릴까 싶어서..... 내가 가장 싫어했던 곳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가장 추억이 서린 곳이지..... ”

“할아버지의 표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비록 깊은 주름은 그대로 있지만 할아버지의 얼굴은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세미도 거기서 벌을 한번 서 볼래? 후 후 훗...”

“에이~ 싫어요............ 치잇.....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허 허 허~ 그렇지....... 세미는 잘못을 하지 않으니까... 휴우~ 난 다시 벌을 서고 싶은데..”

“아이~ 할아버지.......이제 그런말 하지 마시고 빨리 집에나 가요...내가 등 두드려 드리고 다리도 주물러 드릴께.....”

“그래....어 허 헛....”


집으로 돌아 온 세미는 앙상해진 할아버지의 몸을 정성껏 주물러 드린다.

“참..... 세미는 집 생각 나지 않아? 여태껏 한번도 집 이야기를 하지 않던데...”

“으으~ 지...집 생각이요? 흐으으흠~ 나죠....어떤 때는 미치도록 생각이 나요...”

갑자기 할아버지의 입에서 집이라는 말이 나오자 세미의 얼굴이 굳어져 버린다.

“그런데 왜...... 한번도 이야길 하지 않았어?”

할아버지는 뜻밖이라면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흐흣..... 사실..... 한번 가 보고 싶었지만 찾아 갈 수가 없었어요.... ”

“아니....찾아 갈 수가 없다니?”

“아저씨가 그렇게 되시고....흑..... 저는....저는....훌쩍....흑...흑....”

세미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2년전, 유일하게 세미의 집을 알고 계시던 아저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버리면서

세미는 이제 집으로 찾아 가는 길이 모두 막혀버린 것이다.

“어휴~ 이 불쌍한 것.....다 내 탓이다. 내 탓이야....진작에 내가 알아 뒀어야 하는건데...”

홍노인은 울먹이는 세미를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흐흐흐 흑....흑...흑... 하...하...할 아 버 지~ 허어엉~”

세미는 할아버지의 품으로 안기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자

그것을 본 홍노인의 눈가에도 뜨거운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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