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는 한바탕 게임이 끝난 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런게 뭐가 재밌을까...내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 오늘 밤에 조금이라도 해놨어야 하는데 역시 집에 있을걸 그랬어"
시끄럽고 생산적이지 않은 술자리는 봄이에게 맞지 않는 자리였다
‘재수없는놈 계속 여자애들 술 먹이잖아...저렇게 살아봐야 .... ’
봄이는 아까부터 눈에 거슬렸던 남자를 보며 속으로 한껏 욕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보고 있던거야 기분 나빠’
봄이가 생각에 빠진 사이 남자도 그녀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다시 한 번 이런 자리에 오지 말아 야겠다고 생각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봄이 오늘 되게 섹시하게 입었네 내가 다 불끈불끈하다"
봄이는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매일 이렇게 이쁘게하고 다녔으면 좋겠다는거야 하하"
아무런 반응 없이 멀뚱히 쳐다보자 남자는 당황한 듯 둘러댔다
그녀는 평상시에 잘 입지 않던 짧은치마를 입었는데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옆자리의 남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마주보고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근데 왜 이렇게 찰싹 붙어 있는거야..."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있어 넓게 앉을 수는 없었지만 지나치게 밀착해있다고 생각했다
‘술 때문에 민감해진 것 같아 그런걸거야’
술자리 게임이 익숙치 않은 봄이는 벌칙에 자주 걸릴수밖에없었고 벌주를 많이 마신 탓에 머리가 어지럽고 주변이빙글빙글 돌고있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 그만 가자..."
봄이는 백을 어깨에 메고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술집 밖으로 나왔다
건물 안은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 웃고 떠드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계단으로 내려갈까?..."
엘리베이터는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봄이는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봄이야 괜찮아? 너 많이 마셨나보다 조금만 더있다가지 바래다줄게"
얼마나 걸어 내려왔을까 재수없는 그 남자는 어느샌가 따라와 봄이의 팔을 잡았다
"오빠 고마워요 부축해주지 않아도 되요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사양마 괜찮아 사람이 가끔 술 먹고 취할 수도 있는거지 이러다 넘어지면 큰일 난다?”
남자는 손을 뿌리쳐내려는 봄이의 팔을 잡고 남은 한손을 자연스럽게 어깨에 올렸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재수없는게 눈치도 없어... 그래 차라리 얼른 내려가자’
봄이는 술 때문에 가뜩이나 머리가 아픈데 더 피곤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시끄러운 거 싫으면 오빠랑 둘이 어디 갈까?"
남자는 치근덕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네? 미안해요 오빠 잘 못 들었어요 이제 거의 다 내려왔나봐요”
봄이는 대꾸하기 싫었지만 술기운이 점점 올라와 이 남자없이는 계단을 내려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빠랑 좀 더 있다가자 이렇게 술이 취해서 어떻게 가려고? 술 좀 깨고가 위험하잖아”
“괜찮은 바있는데 갈래? 아니면 조용한 카페도 있어 어때?”
계단의 끝이 점점 다가오자 남자는 조급해 보였다
‘휴 거의 다왔나봐...’
이제 저 멀리 밝은 불빛이 보이는걸로 보아 조금만 더 내려가면 1층인 것 같았다
“부축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이제 혼자 갈게요 거의 다 내려왔나봐요 그럼내일봐요“
봄이는 남자의 팔을 재빨리 뿌리쳤다
“놀다가자니까?”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남자는 그녀의 팔을 잡고 돌려세웠다
남자는 얼굴에 기분 나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 미친놈... 이러려고 따라온 거였어’
봄이는 남자의 집요함에 한껏 짜증이 났다
“왜 이래요 오빠 저 갈거에요”
봄이가 손을 뿌리치려하자 남자는 더욱 세게 잡았다
“미안미안 오빠가 너무 돌려 말해서 실망한 거야? 알았어 오빠랑 모텔에서 자고가자고 됐지?”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오빠 정말 미쳤어요?”
봄이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야말로 왜이래 너무 튕기지마 오빠 힘들어 아까 눈빛 교환했잖아 오빠가 확인하느냐고 윙크까지하니까 그 쟤서야 밖으로 나온 거잖아”
봄이는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기억을 거슬러가자 번개를 맞은 듯 아까의 상황이 떠올랐다
남자는 자신을 욕하며 생각에 빠져있던 봄이의 눈빛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 것이었다
“그건 오빠가 여자애들한테 술 먹이고 찍쩝거리는 모습이 재수 없어서 본거에요 그러니까 그만 놔요”
“아아 ... 아프다니까요 이 손 놓으라구요 왜...왜...이래요?”
봄이가 팔을 빼내려하자 남자는 더더욱 강하게 잡고 봄이를 벽에 밀었다
술기운이 한참 올라왔는데도 자신이 떨고 있는걸 느꼈다
“너 있잖아 말조심하는게 좋을 거야 앞으로 힘들게 생활하고 싶어? 쥐똥만한게 다 벗고다니지 치마는 왜 입고 다니냐?”
“보여주려고 그렇게 입고다니는 거잖아 내 말이 틀려? 팬티 흰색이더라?”
봄이는 한심하다는 듯 올려보았다
“건방진 계집애네 날 그런 눈으로 봐? 한 대 맞고 싶냐? 응?”
남자는 점점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고 있다가 정말 큰일이 날것만 같았다
마침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발자국소리에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비명소리에 손을 놓고 계단을 허겁지겁 뛰어올라갔다
“괜찮아요 내려오다가 발을 헛 디뎌서 그만... 죄송합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봄이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한 쌍의 커플이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봄이는 지옥 같았던 건물에서 빠져나왔다
‘술기운이 없었더라면 소리조차 못 질렀을거야 무서웠지만 해내고나니 너무 통쾌한걸? 재수없는 놈... 힘세다고 다가 아니야 사람은 머리를 써야지!’
봄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뛰어올라가던 남자를 생각하니 콧소리가 절로 나왔다
"더러운새끼...벗고 다니냐니 여자한테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지 근데 정말 보였을까?‘
‘아닐거야 흰색 속옷을 많이 입으니까 갖다 붙였겠지..."
통쾌함도 잠시 남자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올랐다
‘괜히 짧은치마를 입었어...’
봄이는 남자의 말 때문에 유난히 거리의 시선들을 의식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짧은치마가 흔들릴때마다 아래쪽을 보며 치마를 어루만졌다
지나가는 남자들마다 힐끔힐끔 쳐다보고 웅성거리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
봄이는 걸음을 멈추고 택시를 멈추어 세웠다
늦은 밤이 아니였기 때문에 별다른 두려움은 없었다
‘휴...이제야 살 것같아 역시 치마는 나랑 안 어울려 불편하고... 이게 뭐야’
택시 문을 닫자 주위의 시선들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꿈의빌라로 가주세요”
“어디요?”
택시기사의 목소리는 얼음장만큼 차가웠다
‘아차...이렇게 말하면 알리가 없지 나 아직 술이 안 깼나봐’
“여기서 쭉 가면 나오는 커피집있는 사거리에서 세워주세요”
기사는 아무 말 없이 출발했다
택시기사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얼굴이 보일듯 말듯 했다
봄이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너무 빨리 달리잖아 아무래도 이상해’
택시는 출발한지 얼마안되어 점점 속력을 붙이더니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신호를 무시하는건 기본이였고 중앙선을 넘어가기까지 하며 앞차를 추월했다
“기사님 천천히 가주셔도 되요”
봄이는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얘기했다
하지만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택시는 속도를 유지했다
창문 너머 배경들이 점점 더 빠르게 사지고 있었다
“이러다 사고 나겠어요 네?”
짜증난듯한 목소리로 얘기하자 기사는 모자를 벗어 옆자리에 집어 던지면서 속도를 줄였다
‘휴... 오늘 안 풀려 정말...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모자는 왜 집어던져? 열 받는다는 거야 뭐야’
속도를 줄여 그나마 안심하던 차에 택시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급격히 방향을 튼 바람에 몸이 반대편으로 쏠리며 의자에 넘어졌다
“아저씨!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룸밀러를 본 봄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기사의 얼굴엔 셀 수 없을 만큼의 흉터가 있었고 죽일듯한 눈빛으로 룸밀러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런게 뭐가 재밌을까...내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 오늘 밤에 조금이라도 해놨어야 하는데 역시 집에 있을걸 그랬어"
시끄럽고 생산적이지 않은 술자리는 봄이에게 맞지 않는 자리였다
‘재수없는놈 계속 여자애들 술 먹이잖아...저렇게 살아봐야 .... ’
봄이는 아까부터 눈에 거슬렸던 남자를 보며 속으로 한껏 욕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보고 있던거야 기분 나빠’
봄이가 생각에 빠진 사이 남자도 그녀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다시 한 번 이런 자리에 오지 말아 야겠다고 생각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봄이 오늘 되게 섹시하게 입었네 내가 다 불끈불끈하다"
봄이는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매일 이렇게 이쁘게하고 다녔으면 좋겠다는거야 하하"
아무런 반응 없이 멀뚱히 쳐다보자 남자는 당황한 듯 둘러댔다
그녀는 평상시에 잘 입지 않던 짧은치마를 입었는데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고 옆자리의 남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마주보고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근데 왜 이렇게 찰싹 붙어 있는거야..."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있어 넓게 앉을 수는 없었지만 지나치게 밀착해있다고 생각했다
‘술 때문에 민감해진 것 같아 그런걸거야’
술자리 게임이 익숙치 않은 봄이는 벌칙에 자주 걸릴수밖에없었고 벌주를 많이 마신 탓에 머리가 어지럽고 주변이빙글빙글 돌고있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 그만 가자..."
봄이는 백을 어깨에 메고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술집 밖으로 나왔다
건물 안은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 웃고 떠드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계단으로 내려갈까?..."
엘리베이터는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봄이는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봄이야 괜찮아? 너 많이 마셨나보다 조금만 더있다가지 바래다줄게"
얼마나 걸어 내려왔을까 재수없는 그 남자는 어느샌가 따라와 봄이의 팔을 잡았다
"오빠 고마워요 부축해주지 않아도 되요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사양마 괜찮아 사람이 가끔 술 먹고 취할 수도 있는거지 이러다 넘어지면 큰일 난다?”
남자는 손을 뿌리쳐내려는 봄이의 팔을 잡고 남은 한손을 자연스럽게 어깨에 올렸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재수없는게 눈치도 없어... 그래 차라리 얼른 내려가자’
봄이는 술 때문에 가뜩이나 머리가 아픈데 더 피곤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시끄러운 거 싫으면 오빠랑 둘이 어디 갈까?"
남자는 치근덕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네? 미안해요 오빠 잘 못 들었어요 이제 거의 다 내려왔나봐요”
봄이는 대꾸하기 싫었지만 술기운이 점점 올라와 이 남자없이는 계단을 내려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오빠랑 좀 더 있다가자 이렇게 술이 취해서 어떻게 가려고? 술 좀 깨고가 위험하잖아”
“괜찮은 바있는데 갈래? 아니면 조용한 카페도 있어 어때?”
계단의 끝이 점점 다가오자 남자는 조급해 보였다
‘휴 거의 다왔나봐...’
이제 저 멀리 밝은 불빛이 보이는걸로 보아 조금만 더 내려가면 1층인 것 같았다
“부축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이제 혼자 갈게요 거의 다 내려왔나봐요 그럼내일봐요“
봄이는 남자의 팔을 재빨리 뿌리쳤다
“놀다가자니까?”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남자는 그녀의 팔을 잡고 돌려세웠다
남자는 얼굴에 기분 나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 미친놈... 이러려고 따라온 거였어’
봄이는 남자의 집요함에 한껏 짜증이 났다
“왜 이래요 오빠 저 갈거에요”
봄이가 손을 뿌리치려하자 남자는 더욱 세게 잡았다
“미안미안 오빠가 너무 돌려 말해서 실망한 거야? 알았어 오빠랑 모텔에서 자고가자고 됐지?”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오빠 정말 미쳤어요?”
봄이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야말로 왜이래 너무 튕기지마 오빠 힘들어 아까 눈빛 교환했잖아 오빠가 확인하느냐고 윙크까지하니까 그 쟤서야 밖으로 나온 거잖아”
봄이는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기억을 거슬러가자 번개를 맞은 듯 아까의 상황이 떠올랐다
남자는 자신을 욕하며 생각에 빠져있던 봄이의 눈빛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 것이었다
“그건 오빠가 여자애들한테 술 먹이고 찍쩝거리는 모습이 재수 없어서 본거에요 그러니까 그만 놔요”
“아아 ... 아프다니까요 이 손 놓으라구요 왜...왜...이래요?”
봄이가 팔을 빼내려하자 남자는 더더욱 강하게 잡고 봄이를 벽에 밀었다
술기운이 한참 올라왔는데도 자신이 떨고 있는걸 느꼈다
“너 있잖아 말조심하는게 좋을 거야 앞으로 힘들게 생활하고 싶어? 쥐똥만한게 다 벗고다니지 치마는 왜 입고 다니냐?”
“보여주려고 그렇게 입고다니는 거잖아 내 말이 틀려? 팬티 흰색이더라?”
봄이는 한심하다는 듯 올려보았다
“건방진 계집애네 날 그런 눈으로 봐? 한 대 맞고 싶냐? 응?”
남자는 점점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고 있다가 정말 큰일이 날것만 같았다
마침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발자국소리에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비명소리에 손을 놓고 계단을 허겁지겁 뛰어올라갔다
“괜찮아요 내려오다가 발을 헛 디뎌서 그만... 죄송합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봄이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한 쌍의 커플이 감사하게만 느껴졌다
봄이는 지옥 같았던 건물에서 빠져나왔다
‘술기운이 없었더라면 소리조차 못 질렀을거야 무서웠지만 해내고나니 너무 통쾌한걸? 재수없는 놈... 힘세다고 다가 아니야 사람은 머리를 써야지!’
봄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뛰어올라가던 남자를 생각하니 콧소리가 절로 나왔다
"더러운새끼...벗고 다니냐니 여자한테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지 근데 정말 보였을까?‘
‘아닐거야 흰색 속옷을 많이 입으니까 갖다 붙였겠지..."
통쾌함도 잠시 남자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올랐다
‘괜히 짧은치마를 입었어...’
봄이는 남자의 말 때문에 유난히 거리의 시선들을 의식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짧은치마가 흔들릴때마다 아래쪽을 보며 치마를 어루만졌다
지나가는 남자들마다 힐끔힐끔 쳐다보고 웅성거리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
봄이는 걸음을 멈추고 택시를 멈추어 세웠다
늦은 밤이 아니였기 때문에 별다른 두려움은 없었다
‘휴...이제야 살 것같아 역시 치마는 나랑 안 어울려 불편하고... 이게 뭐야’
택시 문을 닫자 주위의 시선들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꿈의빌라로 가주세요”
“어디요?”
택시기사의 목소리는 얼음장만큼 차가웠다
‘아차...이렇게 말하면 알리가 없지 나 아직 술이 안 깼나봐’
“여기서 쭉 가면 나오는 커피집있는 사거리에서 세워주세요”
기사는 아무 말 없이 출발했다
택시기사는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얼굴이 보일듯 말듯 했다
봄이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너무 빨리 달리잖아 아무래도 이상해’
택시는 출발한지 얼마안되어 점점 속력을 붙이더니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신호를 무시하는건 기본이였고 중앙선을 넘어가기까지 하며 앞차를 추월했다
“기사님 천천히 가주셔도 되요”
봄이는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얘기했다
하지만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택시는 속도를 유지했다
창문 너머 배경들이 점점 더 빠르게 사지고 있었다
“이러다 사고 나겠어요 네?”
짜증난듯한 목소리로 얘기하자 기사는 모자를 벗어 옆자리에 집어 던지면서 속도를 줄였다
‘휴... 오늘 안 풀려 정말...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모자는 왜 집어던져? 열 받는다는 거야 뭐야’
속도를 줄여 그나마 안심하던 차에 택시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급격히 방향을 튼 바람에 몸이 반대편으로 쏠리며 의자에 넘어졌다
“아저씨!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룸밀러를 본 봄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기사의 얼굴엔 셀 수 없을 만큼의 흉터가 있었고 죽일듯한 눈빛으로 룸밀러를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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